맞아요! 아, 노엘주도 첸주도 뵙고싶네요. 아마 이렇게 남은게 다겠죠..?() ㅠㅠ 분명 바쁘신걸거에요. 칼리주는 약속이 있으시다고 하셨구, 밀레주는 친척집이랬구... 그리고 또, 다들 바쁘시니까요. 위키 통해서 꼭 왔으면 좋겠네요. 헉 내일은 일나가시는군요... 저는 쉽니다 히히히(기쁨) 슬슬 졸려서, 저도 곧 자려구 합니다. 라이덴주도 어여 주무시고, 내일 일 잘 마치고 오세요. 내일은 많이 춥다니까 따듯하게 입으시구요!! 좋은 꿈 꾸세요 :)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방송사로 달려갔을땐 절망한 상황이었다. 방송사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버리다니. 일주일 간의 휴가는 그걸 위한 밑밥이었던가... 우리 드라마 방송은 대체 언제하지? 나,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된건가? 멍하니 서있었다. 뭐, 결국엔 어찌어찌 사장님도 돌아오고, 다른 방송사에서 다른 제작팀과 함께하게 되었지만 우리 멤버는 거의 그대로인것에 안심했다. 다만 요즘 걱정인건, 칼리씨나 다른 분들의 소식이 뜸한것 정도일까. 방송사가 갑작스레 없어졌으니... 연락할 방법도 딱히 없고, 걱정이다. 혼란스러운 탓에 길게 한숨을 내쉬곤, 멍하니 침대에 드러누워 있다가 TV를 틀어 녹화해둔 방영분을 틀었다.
하하, 우리 저땐 저랬네. 서먹서먹하고, 괜히 진찰하고. 아, 저때 옷 벗을때도 부끄러워 죽는줄 알았지. 어쩌면 저때부터 시작됐는지도 몰라. 아, 카밀씨랑 함께 이 도시를 먹자고 이야길 나눈장면이네. 끝나고 도시를 먹는 대신에 밥을 같이 먹었지. 다들 지금 뭐하고 있으려나. 괜히 쓸쓸해져서, 핸드폰을 붙잡고 꾹꾹 눌러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뭐해요? 우리 집에서 라면먹고 갈래요? P.S. 오랜만에 보는거니까 술이라도 한잔 해요. 좋은걸 사들고 와요, 식사 준비는 내가 해둘테니까.]
꾹, 전송. 밀레에게 연락을 마치고는, 길게 기지개를 켰다. 하아암, 하품도 좀 하고. 그러고보니 워커씨는 또 뭘 하시려나. 아아, 괜히 우울해지지 말자. 어디, 고기가 좀 남았으려나. 사다 둔 고기로 스테이크를 구울까. 스테이크에 와인 한잔하면서, 향초도 키고. 나쁘지 않은걸. 향초라도 사들고 와야겠다.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말을 마치고는 향초를 사들고 나왔다. 아, 직원이 날 알아봤다. 굉장히 오랜만이어서, 조금 들뜨고 말았다. 간단하게 싸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밀레가 알면 질투할지도 모르겠네. 기분좋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곧이어, 야옹 하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 하고 발치를 보니 새끼고양이가 머리를 부비고 있었다.
"안녕, 야옹아. 엄마는 어디가고 혼자있니."
쭈쭈쭈, 하는 소리를 내며 자세를 수그렸고, 가볍게 손을 뻗어 뒷목을 어루만져주었다. 기분이 좋은지 그릉거리기 시작했다. 아마, 엄마랑 떨어진걸까.
"나랑 같이 살래? 너랑, 밀레랑, 나랑 셋이서 살면 되겠네. 너도 좋니?"
야옹, 대답하듯이 그 아이가 말하자 후후, 조용히 웃고는 슥 안아들어 품 안에 넣어주었다.
"착하게 있으렴, 우리 집으로 가자. 너 하나 먹여살릴정도는 돈이 있으니까."
머리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어주며, 바쁜 길을 재촉했다. 바깥은 추우니까.
집에 오자마자 고양이를 간단하게 씻겼다. 싫어하는 통에 얼마나 난리를 쳤는지, 진이 다 빠져버렸다. 그래도 좀 깨끗해진걸 보니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 휴, 하고 침대에 좀 드러누워있으니 문득 밀레를 부른게 생각났다. 아, 요리 해야지. 침대에서 일어나자, 그 아이가 다시 발치에서 머리를 부비적거린다.
"너도 배가 고프니?"
줄게 뭐가 없는데. 어린 고양이한텐 뭘 줘야하지... 아, 그래. 우유라도 좀 주면 되겠지. 내일 사료를 사다가 먹이자.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어, 작은 그릇에 담았다. ...너무 차지 않으려나? 적당히 렌지에 돌리곤, 손가락을 대어 미적지근해진걸 확인하곤 내려놓아주었다. 몇번 맛을 보더니, 곧잘먹었기에 웃으면서 요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팬을 달구고, 버터를 바르고, 고기를 굽는다. 브로콜리같은걸 좀 곁들이고, 감자를 으깨면 되겠지. 밀레는 언제 오려나.
쥐도새도 모르게 방송사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조금 눈물이 났던 것 같았다. 다행이 지금은 마음도 풀리고 나름 괜찮아 진 상태였다. 편안하게 집 안 쇼파에서 늘어져 있었으니까. 지난 일은 생각하지 말자고 수도 없이 되뇌인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았다.
문자를 알리는 소리가 나면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집어 들어 내용을 확인한다. 발신자를 확인하고, 내용을 확인하는 걸 몇 번 반복하다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게다가, 그. 라면먹고 가라는 말도 있었으니까. 벌써부터 달아오른 뺨을 부여잡고 집 안을 내달려 한 켠에 마련된 냉장고를 열어젖힌다.
“아 맞다..연말이라서 마셔버렸지..”
연말 파티니 뭐니 하느라 미리 사 놓았던 술들이 다 사라져버린 것을 깨닫고는 좌절하듯 고개를 푹 숙이다가 팬에게 선물 받은 꽤나 고급진 와인이 있었다는 게 생각이 났다. 와인은 좋아하지 않아서 먹지 않고 있었는데 마침 딱 잘되었다.
“그래도 하나로는 부족할 지도 모르니까..”
결국 조엘의 집에 가기 전에 마트에 들려 술을 사 가기는 해야했다. 밀레는 종이가방에 와인을 담아들었다.
몇개 더 늘어난 봉투들을 들고 밀레는 입김을 뿜으며 걸음을 빨리 하고 있었다. 고르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버렸다. 결국에는 그냥 고르던 것들을 다 사버리는 걸로 끝났지만 시간이 조금 늦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걸 어떡하지. 초조해지는 마음덕에 걸음이 계속 빨라져 이내 뛰듯이 바뀐다.
“흐억, 헉. 드디어 도착했다...”
조엘의 집 앞 담벼락에 손을 대고 붙잡은 채로 가쁘게 숨을 내쉰다. 달리느라 찬 바람을 계속 맞은 탓에 귓가나 손이 붉어졌지만 그것보다는 힘든 것이 더 컸다. 조금 숨을 진정시키고 헛기침을 해 목소리를 가다듬고, 옷매무새를 점검하고 봉투 안 내용물을 확인 한 뒤 그제서야 띵동 하고 벨을 울린다.
“조엘? 저 왔어요.”
말하고 나니 너무 평범하게 말 한건가 싶었다. 그래서 조금 더 말을 덧붙이기 위해서 입을 재차 열었다.
“그러니까..그 라면 먹으러 오라고..그랬잖아요..”
자그맣게 중얼거리며 얼어붙은 손끝을 꼼지락거린다. 언제 열리려나. 초조하게 문이 열리고 그가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달리느라 몰랐던 추위가 슬슬 느껴지고 있었기에.
스테이크를 굽고 있는 와중에, 띵동,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밀레일까? 누구지, 싶었는데 곧 말소리가 들렸다. 아아, 밀레네. 곧이어 덧붙여진, 중얼거리는 말에 풉 하고는 웃고, 한참을 끅끅거렸다. 아, 언제나 귀엽긴 진짜. 잔뜩 쓰다듬어줄까, 싶다가 곧 자신의 옷 차림새를 확인했다. 별로 예쁘지 않은 츄리닝 차림이었다. 으음, 뭐 나쁘진 않지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진 않은데.
"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열어줄테니까. 옷 갈아입고 있거든요."
문 앞에 서서, 달콤하게 속삭이곤 거의 구워진 스테이크를 뒤로하고,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음, 뭘 입는게 좋을까. 아, 그래. 알몸 에이프런을 해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음, 하지만 생각해보니 좀 많이 부끄러운걸. 이따가 하는걸로 하자. 마침 촬영용 의상들이 몇벌 집에 있으니까, 간단한 차림새로 나가자. 청반바지에 하얀 티셔츠, 이정도면 되겠지 뭐. 에이프런도 걸치고, 문으로 나가서는 활짝 문을 열어주었다.
"밖에 많이 추웠나보네요. 오래 기다렸어요? 어서 들어와요."
곧 발 뒤춤에서 어느새 우유를 다 먹은건지, 아기 고양이가 불쑥 얼굴을 디밀곤 야옹, 하고 울었다. 푸훗, 하고 작게 웃고는 다시 부엌으로 걸어들어가 스테이크를 접시에 담으며 말했다.
"아까, 향초를 사러 나갔는데 애교를 부리더라구요. 요즘 혼자있으니까, 쓸쓸해서 데리고 왔어요. 이름도 붙여줘야 할텐데... 앉아요, 먹으면 따듯해질거에요."
매쉬 포테이토를 스테이크 옆에 담고, 브로콜리를 올리고. 음, 완성이네. 두개의 접시를 들고, 테이블에 가볍게 놓았다. 그리곤 부엌에서 포크와 나이프를 꺼내들어 테이블에 내려두곤, 한켠에서 향초를 꺼내어 불을 붙여 테이블에 놓았다. 식탁보 위로, 그럴듯한, 분위기있는 식사가 완성되었다. 아, 잔도 놓아야겠네. 천천히 일어나 다시금 잔을 가져왔다.
"집에 있으면 별로 안 추워요. 요리를 하느라 불 앞에 서있기도 했고... 사실 알몸 에이프런으로 맞아줄까 하다가, 부끄러워서 관뒀어요. 밀레의 반응이 궁금하긴 하지만, 지금은 밥 먹는게 더 좋을것같아서. 아, 혹시 알몸 에이프런으로, 어서오세요, 밥 먼저, 목욕 먼저? 아니면... 저 먼저? 이런 말을 하는게 나았을까요?"
푸스스, 작게 웃으면서 농담을 했다. 자기도 부끄러운건지, 귀가 옅게 붉어져갔다.
"맞아요, 그래도... 쓸쓸해서 키운다, 이런 느낌을 주면 안 되겠죠. 반려동물이잖아요? 아무 책임감 없이 데려온건 아니에요. 돈도 캐딜락을 끌 만큼은 있으니까, 잘 보살펴 주려구요. 밀레랑 저랑, 한순간에 사랑에 빠진것처럼, 우연히 만난 좋은 인연이잖아요? 아라 씨가 말한것처럼요."
소중하게 대해주려구요, 밀레처럼. 속삭이면서 웃었다.
"그래도, 바쁠수도 있고. 저 때문에 괜히 걱정끼치는건 싫거든요. 밀레도, 내가 밀레 생각때문에 뭐든 잘 못하면 싫을거아니에요? 가족이랑 있을수도 있고, 일 하고 있을수도 있고. 바람 피우고 있을수도 있으니까요. 아, 설마 진짜 바람피우는건 아니죠? 그럼 총으로 쏴버릴거니까 그렇게 알아요."
풉, 다시 한참을 웃다가 반쯤만 농담이에요. 하고 덧붙였다,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음.... M.J 어때요? 밀레 주니어를 줄여서. 방금 떠오른 말인데."
씩 웃었고, 나도 따라서 테이블 위에 앉았다. 와, 술 엄청 많이 사왔네. 음흉한 표정으로 웃으며 밀레를 쳐다봤다.
"오, 밀레... 술을 이렇게 잔뜩 사와서 뭘 어쩌려는 셈이지? 물론 진짜로 밥만 먹고 돌려보낼게 아니긴 했지만, 이건 너무 노골적이지 않아?"
벌을 줄까. 응? 씩 웃으면서, 조곤조곤 속삭이다가 저도, 저도 그랬어요. 라는 말에 놀란듯 너를 바라보다가 곧 미소지었다.
"상을 줘야겠네요. 음, 오늘은 취할때까지 마셔야겠네.."
씩, 웃고는 네가 짜잔, 하고 와인을 따라주자 웃으면서 받아들었다.
"어디서 난거에요? 꽤 괜찮은 와인이네."
밀레도 받아요, 하곤 조용히 와인을 들어 네게 따라주기 시작했다.
"그러게요. 밥부터 먹고, 술은 천천히 마셔요. 시간은 많으니까.."
건배. 짠, 하곤 네 어색하게 웃는 말에 답해주며 한모금 천천히 삼켰다. 맛있네, 조용히 숨을 뱉고는 곧 야옹이를 바라보았다.
"졸린가보네. 잠깐만요."
너어는.... 어디서 재우지. 음, 침대는 조금 있다가 써야할것 같고. 아아, 마침 이불과 베개가 남는게 있으니 그걸 덮어줘야겠다. 내일 이 아이의 침대도 사와야겠네. 베개를 꺼내 거실 한켠, 따듯한곳에 두고, 너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먕? 하며 네가 작게 울자, 목덜미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쉿, 어서 자렴. 속삭이곤 베개 위에 너를 내려다두고, 이불을 조심스럽게 덮어주었다. 잘자라. 가볍게 이마에 키스를 해주곤,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다.
"미안해요. 재워야 할것 같아서... 아, 스테이크 좀 먹어봐요. 잘 구운건지, 입맛에 맞는지 모르겠네."
사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물론 제가 술 사오라고 했지만 저는 그냥 분위기 있는 로맨틱한 식사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사심이 너무 가득한거 아닌가요??? 이런걸 제가 좋아할거라고 생각하시면 크나큰 오예입니다(진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술버릇... 취해서 딸꾹거리면서 애교를 잔뜩 부릴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