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자고 있다가 어느 순간 느껴지는 더듬거리는 손길에 느릿하게, 그리고 꽤나 힘겹게 감고 있던 두 눈을 뜬다. 지금 몇 시지? 비몽사몽한 채 손만 뻗어 핸드폰을 찾아대다가 결국 포기한 채로 배게 위에 다시 얼굴을 엎는다. 어젯밤에 마신 숙취에 허리 통증까지 겹쳐 오니 정말 딱 죽을 맛이였다. 이대로 좀만 더 누워있는다면 천국이 따로 없겠다만 옆에서 희미하게 조엘의 목소리가 들려왔기에 가까스로 입을 열어 대답한다.
"지금 막 일어..났어요.."
잠겨있는 목소리가 밀레의 피곤함을 대변해주는 듯 싶었다. 정신을 좀 차려야 한다는 생각과는 별개로 몸은 축 늘어져서 휴식을 권고하고 있었다.
"잘, 잤어요?"
엎드려 있던 상태에서 얼굴만 슬쩍 옆으로 돌려 눈을 슬며시 뜬 채로 조엘을 쳐다본다. 굳이 물어보지 않더라도, 그닥 잘 잔것 같지는 않았다. 잠결에 앓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기도 했으니까.
물이라도 한잔 떠 마시고 싶은 기분이였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침대에서 꼼짝도 하고 싶지 않았다. MJ에게 가져오라고 한다면, 그렇게 해 줄까.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작게 키득거리다가 몸을 돌려 얼굴이 천장을 향하게 다시 눕는다. 끄응, 하고 곡소리가 절로 나왔다.
"....몸은 좀 괜찮아요?"
아직 멍한 정신으로 묻는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닥 좋은 질문거리는 아니였던 것 같다. 뭐니뭐니해도 조엘을 저렇게 만든 데에 꽤나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으니까.
"어제는, 그...으으.."
적당히 잠이 깨니 이제는 어제 밤 일이 기억속에 생생히 자리잡는다. 차라리 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완벽하게 취해버려서 기억을 다 날려버리는 건데! 사실 후반부부터는 조금 기억이 애매하기는 했다. 차마 말을 다 못 이은 채 이불을 끌어와서 머리끝까지 뒤집어쓴다. 몸 상태가 조금만 더 멀쩡했다면 마구 발버둥을 쳤을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조, 조금 이따가 같이 놀러 나갈래요?? 왜, 어제 말했던 것...처럼..."
어제 일을 덮으려고 급하게 화제를 전환해 봤지만 결국 도돌이표처럼 제자리로 돌아와버린 것에 제 말솜씨를 한탄한다. 이불을 눈까지만 살짝 내려 슬그머니 조엘을 흘끔 바라본다.
"아니면 그냥 이대로 있어도 좋고요.."
은근슬쩍 손을 뻗어 그의 팔목 근처를 톡톡 두들겼다.
//사실 어디서부터 이을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다음날 상황으로 이어버렸습니다!! 사실 다 적어버리면 너무 길어질까 봐...(먼산)
>>183 한잔도 안 마셨다니 잘했어요!!(부둥부둥) 사실 무슨 맛이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ㅋㅋㅋㅋㅋㅋ그냥 뭔가 엄청 달고 식감이 물컹했던 것 같은 느낌이 어렴풋이 남아있습니다..조엘주 입맛에는 맞을지도 모르니 그래도 꼭 한번은 드셔보세요!! 조엘주 치킨 굉장히 좋아하시는군요ㅋㅋㅋㅋ 프로폴리스...(뭔지 모름)(찾아본다) 요즘 세상에는 참 신기한 게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저도 감기 빨리 낫고 싶네요(왈칵) 시도때도 없이 기침이 나오는 게 가장 괴롭습니다..토끼춤 그거 설마...!(상상)(심쿵사) 후 정말 후회 없는 인생이였습니다(?)
잠겨있는 목소리는 낮아서,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내 목소리도 엄청 낮겠네. 이상할텐데, 잠겨서... 신경쓰여서 흠흠, 하고 목을 풀어보려했지만, 긁히는 느낌이 나서 관뒀다.
"목 다 나가버렸네... 어제 소리 엄청 질렀으니까."
머리아파... 움직일수 있어요?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제의 기억.. 모락모락 떠오른다. 그렇지만 부끄러워 할 체력도 없었다. 진이 다 빠져버렸으니까.
"아뇨... 그래도 밤새 행복하긴 했네요. 우리 자.기.는?"
풉, 아주 작게 미소지으며 웃고는 말했다. 어제 일, 취해도 대부분 기억나니까요. 깊은 밤까진 거의 기억이 안나지만.... 아, 결국 나도 병나발 불었던가. 미쳤었지, 하..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 MJ 밥줘야 되는데. 배고플텐데."
MJ는 어디있지. MJ, MJ하고 몇번 잠긴 목소리로 부르자 어디선가 MJ가 나타나서는, 먕, 하고 울며... 내 머리를 밟기 시작했다.
"으으...미안해...밥도 안주고..... 우유, 우유를 줄게. 그리고 이것저것 사다 줄테니까아.. 잘못했습니다..으갸아악."
하도 꾹꾹거리고 누르는통에, 허리가 지끈거리고 아파왔다. 으으... 곧,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MJ를 안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으, 으갸아, 같은 작은 소리를 내며.
"물 가져다줄게요. 그리고.. 커피 한잔 해요. 놀러 나가는건.... 일어날수나 있어요? 저번에 내가 사둔 맨소래담 로션이 남았는데, 그거라도 발라줄게요. 일단 나도 물좀 마시고... MJ 밥 먹이고. 자기도 일어나 있어요, 움직여야 나을테니까."
부끄러워 할 기색 있는거 보니, 움직일수 있겠네요. 작게 놀리면서 말하곤, 간밤엔 즐거웠어요. 말하며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그리곤 네가 팔목 근처를 톡톡 두들기는거에, 음... 그것도 좋겠네요. 아니면 다녀와서, TV로 영화보며 종일 붙어있다가 졸리면 자도 좋고. 행복하게 덧붙이고는, 천천히 일어나 우선 부엌으로 갔다. 움직일때마다 허리가 지끈거리고 아팠지만, 물을 마시니 좀 정신이 드는것같았다. 커피포트에 물을 올려놓으며, 밀레에게 물을 가져다주곤 다시 냉장고로 향해 우유를 조금 따듯하게 덥혀, MJ에게 주었다. 그리곤 한켠으로 가서 맨소래담 로션을 들고와서는, 침대 옆에 조심히 앉으며, 밀레를 툭툭 두들겼고, 좀 돌아볼래요? 하곤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이파이가 왜그러지..(걱정) 지금은 또 괜찮아요? 앗 고맙습니다(부둥받음(말랑말랑(기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안 맞을것같아요.. 비위가 약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궁금한걸요! 응 꼭 먹어봐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맛있잖아요! 언제 먹어도 기쁜걸요(행복) 맞아요... 감기는 왜 불치병일까(슬픔) 맞아요... 그리고 그것도 맞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넘 부끄럽네요 전 사라져야겠습니다(도주)
움직일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는 잠시 고민하다가 아니라기에도 뭐하고, 그렇다고 맞다기에도 뭐한 애매한 고갯짓을 해 보인다. 굳이 해석해보자면 적어도 지금은 불가능하다거나, 혹은 잘 모르겠어요 정도이지 않을까.
"지금은 조금 더 누워있고 싶어요오.."
이불 속이 따뜻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편했으니까. 조심스레 꼼지락거리다가 잘못 삐끗한 탓에 느껴지는 고통에 인상을 슬쩍 찡그린다. 이러다 진짜로 하루종일 누워 있기만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슬쩍 들었지만 그럴 리가 있겠는가.
"자...당연히 행복하기는 했어요"
어제야 신나게 자기야 자기야 부르고 다녔다지만 지금은 도무지 엄두가 안 나는 듯이 말문이 턱 하고 막혀버린다.
"MJ가 우리 사이를....질투하고 있나 봐요"
그냥 배고픈 듯이 보였지만 묘한 뿌듯함을 느끼기도 잠깐 MJ의 행동을 말리기 위해 손을 뻗어보려 한다. 꽤나 아파 보였으니까. 하지만 그 전에 이미 조엘의 품 안에 안겨 있었다.
"일어날 수 있을 거에요. 자ㄱ..조엘도 일어나고 싶지 않다면 그냥 누워 있기만 해도 되는데.."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순 없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최대한 늦게까지 늦장을 부려 볼 생각인 듯 했다. 지금이 아침 시간대는 아니였지만 늘 일어나는 것은 힘든 일이였으니까.
"....나랑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부엌으로 향하는 조엘의 뒷모습을 고개만 살짝 들어올린 채로 바라보며 내뱉는다. 벌써부터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대단함과, 신기함을 가득 담은 채로. 어떻게 반쯤 몸을 일으켜 그에게서 물을 건네받아 한번에 쭉 마신다. 시원한 물을 마시니 방금 전 보다 조금 더 나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듯 싶기도 했다.
"조엘...자기야가 다 발라 준다면 다음에는 제가 해 드릴게요"
엎드린 채 베개에 얼굴을 묻고 웅얼거리며 이번엔 정말로 '자기'라는 말을 내뱉는 데에 성공한다. 그 대신에 얼굴에 열은 확 올랐지만. 약을 바르기 위해 이불을 걷어내자 맨 살에 찬 공기가 닿는 것에 소름이 돋는지 몸을 꼼지락댄다.
헉 안녕하세요, 지금 집 들어오셨군요. 어제도 나갔다오셨는데, 고생 많으셔요(부둥부둥) 앗앗, 그러게요... 독감 유행한다던데 독감은 아닐까 걱정입니다. 그래도 재채기랑 콧물찔찔나오는걸 보면 그냥 감기인것같지만요! ㅋㅋㅋㅋㅋ 며칠 확 앓고 쉬면 나을거에요 :) 괜찮습니다!
인생을 좀 더 보람있게 보내기 위해서 자격증 공부를 시작해서요! 앞으로 한 동안은 계속 바깥세상(?)을 나돌아 다녀야할 것 같습니다..아니 그보다 감기라니ㅠㅠㅠ그 며칠 확 앓는게 너무 힘들잖아요ㅠㅠㅠ지금 병원을 갈 수는 없으니 간단한 감기약이라도 드시고 내일 당장 병원에 가시는겁니다!!!
앗 그렇군요, 좋겠네요! 완전 멋있어요(반짝반짝) 힘드실텐데, 그래두 진짜로 멋있네요 :) 꼭 좋은 결과 있을거에요!! 바깥세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맞습니다.. 사실 생각만 해도 싫습니다. 목 아프구 코아프구....(질색) 맞아요, 내일 병원에 가야겠네요. 지금 좀 멍한데 답레를..쓸수 있을까...(걱정)
헉 조엘주가 칭찬해주시니 자신감이...!!!(배운지 이제 이틀) 격려해줘서 고마워요!! 사실 저도 기침은 아직 안 멎었습니다...조엘주 열은 안 나셔야 할텐데ㅠㅠㅠㅠㅠ병원에 꼭 가세요! 조금 아프고 빨리 나으셔야해요(부둥부둥) 답레는 천천히 주셔도 되요! 그것보다 조엘주 몸상태가8ㅁ8...
ㅋㅋㅋㅋㅋㅋ 고맙긴요(쓰담쓰담) 앗, 그렇군요.... ㅠㅠ 근데 밖에 다니시네요. 요즘 추운데 꼭 따듯하게 입고, 마스크 쓰고 다니세요. 저어 오늘 마스크썼는데 좀 낫더라구요. 열은 안나는것같습니다!! 네, 꼭 가서 금방 나을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앗 네, 그러면 슬슬 자러가려고 합니다....() 내일봐요 :) 밀레주도 너무 무리하시지 마시구요!
잘했어요(쓰담쓰담) 응, 그게 제일 다행이죠. 머리아프고 열까지나면 최악이니까요.. 앗 네, 당분간은 집에 있어야겠습니다. 별일 없다니 다행이네요 ㅋㅋㅋㅋㅋㅋ 공부는 잘 되고있어요? 아.. 맞아요, 밖에 엄청 춥죠. 내일 병원은 빠르게 갔다오는걸루... 뭐 좀 잘 챙겨먹어야 할텐데 식욕이 전혀 없네요. 사실 오늘 아무것도 안먹어서..
잘 생각했어요! 당분간은 집에서 따뜻하게 이불 덮고 먹을거 많이 드시면서 약 먹고 그러면 저절로 감기가 다 나을겁니다! 공부는...ㅋㅋㅋㅋㅋㅋㅋㅋ다 좋은데 이 추운 날 거기까지 가는 게 너무 힘듭니다..그보다 아무것도 안 드셨다니(동공지진)입맛은 아프니까 없겠지만 배 안 고파요?ㅠㅠㅠㅠ지금이라도 간단하게 드시는 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이팅입니다!! 앗 치킨, 좋아하긴 하지만 너무 느끼해서 먹다가 토해버릴것같아서요. 그생각도 해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그으냥 오늘 하루는 굶고, 내일 죽을 좀 사다가 먹어야겠습니다. 참치죽 이런거 해서.. 아, 오늘은 주무시기 전까지 간단하게 잡담이라도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