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스레는 정해진 상황극판 규칙 외에 따로 정해진 규칙이 없습니다. 스레 설정에 맞게 자유롭게 잡담하시고, 일상하시고, 이벤트를 즐기시면 됩니다. 단, 이벤트 도중에 따로 규칙이 정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이 경우 이벤트 도중 레주가 명시합니다.
* 스레 설정은 아래 위키 링크를 따라 가셔서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본 스레는 챕터 형식으로 진행되며 현재 1챕터가 거의 종료되었기 때문에 시트스레는 챕터 2 개시 이후에 올릴 예정입니다. --- *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97%98%EB%A6%AC%EB%A9%98%ED%83%88%20%EC%9B%8C
>>573 챕1에서 해당 플레이어 시트의 주인만 그 플레이어를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챕1에서 있었던 일(일상이건 이벤트건 그외 잡담이건간에)을 챕2에서 언급하는 것 자체를 금지할 예정입니다. 즉, 순전히 캐릭터만 챕1에서 가져올 수 있으며, 이것도 일상에서나 사용이 가능할 뿐, 챕2에 참가하시려면 무조건 칼립토스 시트를 내셔야 참가가 가능합니다. 친목이나 AT 필드의 위험이 있으니까요!
그런 만큼 지금 여기서 각 참가자 캐릭터들의 인증코드를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중에 챕2에서 그 캐릭터 주인이란 걸 인증하셔야 할테니까요!
또한 지금부터 챕1 내용이나 진행에 대하여 궁금했던 점이나 더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으시면 여기에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챕2부터는 이벤트 뿐만 아니라 일상에도 약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거든요!
>>588 간단히 설명하자면: 1. 여자애는 겁나 강려크한 자연 능력 보유 2. 근데 성격이 겁나 소심해서 사람을 주먹으로 때리는 것조차 못함 3. 이런 사람을 그냥 놓치면 UFE에 손해가 갈 것이 분명했기에 UFE는 그녀를 붙잡아 기억을 없애버리고 살인 머신으로 개조해버림 4. 근데 코어에 의해 기억이 억지로 되살아나고, 개조된 이후의 기억들과 뒤섞여 그녀 자체가 망가져버림 5. UFE 개x끼들 입니다!
음 그래도 괜찮은걸까요..! 우리스레 친목시비 휘말리는게 싫어서 괜한 걱정이..ㅠㅠㅠㅠㅠ떡밥이나 스토리 진행용으로 가끔 등장하는 건 괜찮지만, 캐주 본인이 본인 시트로 일상해도 괜찮을지는 잘 모르겟어서88 예를 들어 A캐를 새로 냈다고 해도, 자신이 이전 스레 B캐였다고 밝히면 동일인물인 걸 어차피 다 알게 돼버릴테고..레주가 사용하시는 건 얼마든지 환영이고 괜찮고 영광이고(그만해) 암튼 좋지만 본인이 일상 한정이래도 직접 전시트로 플레잉하는게 가능할까는 잘 모르겠어요 88 기수스레 진행해본게 처음이라..(n년차 초보)(댕청함)
「Verse 1」 We were the warriors who called heroes, Fought for our glowing lives Glory for us, and Peace for earth We were used to hear the spell
Never minded for shadows, Covered ignorances were out of sight Instead of thinking about sides, We focused for our problems in front
Each of us has a fragile way; A single-log bridge just one can cross But we decided to trust each other's lane, Made the raft with logs we shared
The explore began
「Chorus」 We are living, On this middle of time Without folding, without defeat Without loss of hope We may fall down again in these cracks, But we'll never fallen by their pressure
We're all living, On this paradoxical land Without ending, without bending Without surrender to gifts We're finding someone can refuse the truth Abolish the age, make new pledge against the current
「Verse 2」 We were the sailors who just departured Knew nothing, perfectly blinded before Secretary loves, and valuable lives; We found the cherish moments denied from world
The tree eats blood to grow up Was named Justice by heroes After witnessing roots of the tree, We promised we would never go back
The wishes that had been buried The memories that must be mourned The heritages that we discovered Are prepared to set the sunk souls free
We are ready to stand
「Chorus」 We are living, On this middle of time Without folding, without defeat Without loss of hope We may fall down again in these cracks, But we'll never fallen by their pressure
We're all living, On this paradoxical land Without ending, without bending Without surrender to gifts We're finding someone can refuse the truth Abolish the age, make new pledge against the current
「Bridge」 Yes, This is the point of no return Since we determined to never compromise With irrationality of our honour Yes, This is the opening for our war
「Chorus」 We are standing, In this era of change Without bowing, without binding Without even vibrating No, we reject the given name from period We don't want to be hero, we are only..
We are living, On this middle of time Without folding, without defeat Without loss of hope We may fall down again in these cracks, But we'll never fallen by their pressure
We're all living, On this paradoxical land Without ending, without bending Without surrender to gifts We're finding someone can refuse the truth Abolish the age, make new pledge against the current
We want living, On this adorable world... We love living, In this ground of ties... We're loving... We're living...
너는 옛것을 좋아하고 옛것에 마음을 주는 아이라는 걸 안단다. 그러니 가끔은 이런 옛 방식도 괜찮겠구나 생각한다.
처음 너에게서 편지를 받았을 때를 기억하면, 나는 아직도 늙은 가슴을 설레고는 한다. 이제는 웬만한 글자를 전부 쓸 수 있게 되었으니 그 보답으로 내게 제일 먼저 편지를 보내고 싶었다는, 너의 쑥스러운 고백을 어찌나 흐뭇하게 받았던지. 그로부터 몇 년일까, 티파레트, 나의 어린 딸의 이름을 네 가족의 이름으로 삼아 네가 엘리멘트의 직함을 단 것은. 들어간 지 이틀만에 이런 건 못해먹겠다고 화를 내며 찾아오던 네가, 어느새 늠름하게 기록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구나.
신문에서 언뜻 너의 이름을 본 것 같았다. 내가 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별다를 게 없어. 나처럼 다락방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은, 핸드폰이 있어도 시계로만 쓰기 마련이다. 너도 알다시피(그리고 숱하게 겪었다시피) 오는 연락엔 대답하지 않고, 아는 번호엔 연락하지 않지. 세상을 보는 자그마한 창문이라는 말도, 나 같은 사람들에겐 먼 이야기일 따름이다. 그래서 나는 신문을 부르지. 먼 나라 이야기를 전해주는 소식통으로는 옛것이 안성맞춤이니까. 아침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는, 허무하게 울리다 꺼지는 기계의 소음과는 다르게, 사람을 불러세우는 힘이 있다. 나는 그 힘을 사랑하고, 너는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받아본 신문에 실려 있더구나.
에스메랄다,
아직 너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을까? 그 밤, 차갑고도 아름답던 밤, (너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남빛 물결이 넘실대던 밤에 네가 말했던 것을. 나는 스산한 밤바람을 맡으며 나의 어린 딸을 생각했지. 어린 시절에 멈춰버린 가여운 영혼을 떠올리면, 그 날 이후로 나의 아래에 있는 네가 걱정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너의 대장은 나에게 너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가 왜 나를 신뢰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야. 그저, 그의 눈에는, 네가 나에게 보여주는 웃음이 다른 웃음과는 다른, 어떤 원초적인 그리움을 담고 있는 듯이 보였기 때문일까 하고 추측해보기만 한다. 떠나겠다, 라는 말에 내가 나타내보인 불안은 내 의지와 관계없는 것이었다. 이해해 주기 바란다. 어미라면 자연스럽게 품을 수밖에 없는 걱정, 불안, 떨림, 그리고 특별히 나에겐, 나의 사랑스러운 티파레트를 떠나보낸 뒤로 더욱이 거센 상처였으므로, 너는 이해해 주겠지. 그래서 그렇게 말했을 거야.
당신이 나를 구해주었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를 구해주겠다고, 너무나도 순수하게, 단 한 치의 불신도 없이 너는 선포했다. 너는 칼립토스로부터 너를 구하고 죽었던 대장을 떠올렸을지 몰라. 그리고 나는 너로부터 내가 구해주지 못했던 가련한 티파레트를 떠올렸을지 모르지. 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우리는, 적어도 나에게는, 연결되어 있는 것만 같았어. 같은 꿈으로. 같은 희망으로.
그래서 나는 너를 나의 소원으로 삼기로 결정했단다.
너의 자랑스럽고도 사랑스러운 팀원들. 네가 말해주던 고귀한 이름들. 겟코노하라 히비키, 윤시현, 슈네비트헨 테를린덴, 나탈리 그레이스, 에릭 라이먼과 리사 캐서린. 너의 동료들, 전우들, 그리고 벗들. 네가 온마음으로 받아들였던 이들. 네가 그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행운이냐? 너의 소원을 이해해줄, 나의 바람에 귀 기울여줄 이들을. 너는 누군가를 구하겠노라고 당당하게 말했지만, 네가 봤듯이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만은 않았지. 네가 나로 인해 정의의 편이라고 믿어 의심찮았던 본부는 너의 믿음을 배신했고, 나는 그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라고 네게 귀띔해주지 못했던 것을 후회했다. 너는, 내가 보아왔던 너는, 네가 원하는 것을 돕지 않는 것에 매달려 있기를 죽기보다도 싫어하는 아이인데. 너 혼자였다면 가슴 아플 정도로 힘겨워했을 테다. 너 혼자였다면 거기서 주저앉아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지. 너의 꿈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것으로 나를 다시 절망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얼마나 행운이냐, 네가 너를 지탱해줄 사람들과 함께였다는 것이.
에스메랄다 나는 네가 알다시피 운명이라는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 그것은 사람의 의지를 빼앗아 버리는 낱말이지. 그 한 마디에 모든 노력을 묻어버리고, 대신 그것을 변명으로 삼아 삶이 내던지는 질문들에 방패막이로 세워버린다. 그처럼 무책임한 낱말, 괴로움에 대한 회피가 낳은 말이 어디 있겠니. 티파레트를 잃은 뒤로 나를 이끌고 간 것이 바로 운명이라는 말이었다. 나는 체념했어. 내게 주어진 운명은 고작 이런 것이라고, 이뿐이라고. 그런데 이것을 보아라. 나는 너를 만나지 않았니? 네가 거기에 있었다. 내가 포기한 채 주저앉아 있던, 좌절으로 쓴 운명이라는 글자 위에. 운명이 아니고서야 말할 수 없는 희열으로, 너는 기적처럼 거기에 있었지.
너의 운명도 이와 같다. 너의 사람들은 운명으로 거기에 있었고, 운명이 아니고서야 설명할 수 없는 존재로 그곳에 있었다. 달리 말해, 너는 기적과도 같이 그들을 만났어. 그들이 너의 기적처럼 네게 손을 흔들고 있던 셈이야.
너의 팀원들과 어울리면서 여전히 너는 거리를 쏘다닌다. 새로 산 바이올린을 들고 활보하기도 하고, 기타를 치며 한 자리에 몇 시간씩 눌러있기도 하지. 눈물이 날 정도로 가볍고 따뜻한 노래를 부르면서. 봄이 오면 아마 너는 다시 춤을 추며 다닐 테지? 거리가 너의 공연장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서, 코어에 목숨을 걸고 맞섰던 전사와는 완전히 거리가 있는 모습으로. 자유로운 새와 같이, 변함없는 별과도 같이. 운명처럼 만난 너의 사람들과 같이. 그리고 나는 그런 너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다.
나의 아가야. 이제 와 나는 영웅이 되어버리고 만, 네가 그토록 혐오하던 영웅이 되어버리고 만 너를 온전한 나의 말로 칭송하고 싶구나. 너는 잘해줬어. 너는 영웅처럼 되어버리고 말았으나 그를 만들어낸 것은 전적으로 너의 의지, 너의 사람들이다. 너와 너의 사람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지켜 낸 거야. 스스로의 세상을 지켜 낸 거다. 그 무엇에도 매달리지 않았어. 그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았다. 너와 네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 정의, 가치, 희망. 그것은 그 누구에게도 받지 않은, 그 무엇으로부터도 상속되지 않은, 완전히 너희들만의 것이다. 처음부터, 탄생부터. 그리고 그 마지막까지, 스스로 서는 것이야.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기대지 않고, 너희들은 오직 자신들만의 힘으로 영웅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것을 잘 지키고 있도록 하렴.
나의 자랑스러운 에스메랄다. 이번 주에 네가 바이올린을 보여주러 오겠다고 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너의 친구들의 소식을 전해주는 것 역시도. 코어가 사라진 지 꽤 시간이 지나서, 새로 코어가 생성될 시간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구나. 그러나 이것만은 알고 있겠지? 네가, 너의 친구들이 함께 운명을 이끌어간 후로, 그때부터 구원받은 영혼들이 셀 수 없다는 것을. 너희가 코어를 없애지 않았다면 생겨났을 또다른 희생자들과 안타까운 운명이 조금씩 바뀌었다는 것을, 그리고 오직 너희들의 손에서 그 일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네가 구해냈어. 네가 살려낸 운명들이야.
대장이 전해달라고 하더구나. 너무나도 늠름하게 자랐노라고. 이미 네가 먼저 들었을는지도 모르겠다.
고맙다, 에스메랄다, 나의 사랑하는 아가. 네가 가졌던 각오에 당당하게 서는 사람이 되어줘서. 나의 소원이 되어줘서, 그리고 그 소원을 이루어줘서.
"야. 히비키. 너 그동안 또 어디 가있었냐?" "지구와 인류를 구하고 돌아왔지." "길고양이 밥줬다는 얘기를 그렇게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지 않냐?" "진짜 인류를 구했다니까?" "유기견이라도 입양했어?" "됐다 됐어."
점심시간이 시작될 무렵. 페네리안의 어느 고등학교에는 세명의 소년이 점심식사를 위해 옥상에 모였다. 맑고 푸르른 하늘에는 흰 구름 조각들이 둥둥 떠있었고, 날씨는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바깥활동하기엔 더할나위없이 좋은 날씨였다.
"근데 히비키. 너 학교 끝나려면 한참 멀었는데 왜 가방을 싸왔어?"
히비키라는 소년의 친구 한명이 히비키에게 물었다. 히비키는 손에 든 음료수 캔을 열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가 무슨 이유냐고 묻자 히비키는 내일 말해주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소년의 친구들은 호기심과 답답함에 이유를 알려달라고 성화였다. 히비키는 친구들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구했다.
"근데 옥상에 올라온거 선생님이 알면 어쩌지? 원래 옥상은 출입금지잖아." "괜찮아. 문을 딴건 내가 아니라 레인이니까." "옥상에 오자고 한건 히비키 너였잖아!"
그때 옥상의 문이 철컥, 하고 열렸다. 소년들은 그게 선생님인가 싶어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정작 나온 것은 땀을 뻘뻘 흘리며 숨을 몰아쉬고 있는 소녀였다. 소년들은 안도했지만 소녀가 꽤 화난 기색인 것을 알아채자 다시 긴장했다.
"바...반장. 무슨 일이야?" "너희 여기 있었던거야? 선생님이 히비키를 불러오라고해서 교실로 부르러 갔더니만 교실에도 없고! 도서관에도 없고! 매점에도 없고! 운동장이랑 체육관에도 없어서 전교를 다 돌아다녔는데!" "응? 나를 불러?" "혹시나 싶어서 옥상에 온건데 진짜 허락도 없이 옥상에 오면 어쩌자는거야!"
화가 난 기색이 역력한 소녀는 히비키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히비키는 잔뜩 당황하여 소녀의 손을 떼낼 생각도 못하고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물었다.
"미, 미안해. 그보다 나를 불렀다면 역시 그건가? 선생님이 다른 말씀 안하셨어?"
소녀는 히비키의 물음에 멈칫하더니 곧 깜짝 놀라 히비키의 옷에서 손을 떼내었다. 그리고 말투를 가다듬고는 사과하며 선생님이 별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고 대답했다.
"야. 그럼 나는 간다. 로지! 고생시켜서 미안!"
히비키는 소녀의 대답을 듣자 서둘러 도시락을 정리하고 가방을 매었다. 그리고 짧게 인사를 남기고 문을 나섰다. 남겨진 소년 둘과 소녀는 벙찐 얼굴로 옥상 출입구를 바라보았다.
"쟤 왜 저러냐." "아. 그거 아니야 그거?" "뭐?" "히비키 쟤, 큰누나가 임신했다며. 곧 출산이라고 그랬는데." "진짜?"
자기들끼리 주변상황은 안중에도 두지않고 이야기를 나누던 소년들의 말소리는, 다시 화가 난 소녀가 큰 소리로 호통을 치자 겁을 먹고 주변을 정리하는 것으로 끝났다.
히비키는 시내의 산부인과에 도착했다. 꽃이라도 좀 사올걸 그랬나. 아니야. 요즘 병원에선 꽃같은 식물들의 반입이 안된다는데... 그럼 주스라도? ...출산한지 얼마 안됀 산모한테 주스를 줘도 되나...? 아기 신발이나 아기 옷은 이미 넘칠대로 넘칠거고...
문앞에서 계속 선물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감을 못잡고 갈팡질팡하던 히비키는
"어쩔 수 없지. 내 존재 자체가 선물이라고 해야겠다..."
라고 결심했지만 이내 양심에 찔린건지 서둘러 주변의 청과상에서 과일세트를 구매했다. 큰누나가 못먹으면 다른 가족들이 먹으라고 해야겠다... 라는 심정에서였다.
"겟코노하라 히비키고요. 네... 가족 관계에요."
병원 카운터에서 간단한 조회를 거치고 히비키는 큰누나가 있을 병실로 향했다. 어디보자. 분명 여기라고 했는데. 히비키는 문에 달린 작은 유리창으로 가족들을 발견하고 문을 열었다.
"큰누나. 엄마, 아빠. 나 왔어. 형이랑 작은 누나는?" "히비키... 학교는 어쩌고...?" "조퇴하라고해서 조퇴하고 왔어. 많이 힘들었지?"
히비키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와 얼굴로 자신을 맞이해주는 큰누나의 옆에 다가가 그녀의 손을 양손으로 감싸쥐었다. 아이를 낳으며 많은 체력을 쏟아부은 히비키의 큰누나였지만 어린 막내동생이 손을 잡아주자 다른 손으로 히비키의 손등을 토닥거리며 미소지었다.
"축하드려요 매형. 엄마랑 아빠도 축하해. 이제 손주가 둘이네?"
아니면 더 늘어나려나... 작게 의미심장한 투로 말하는 히비키를 보며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손사래쳤다.
"너도 참... 아. 히비키. 곧 여기로 아기 온다는데 보고 갈거지?" "아기? 여기에?" "응. 이제 곧 간호사가 아기 데리고올거야." "이제 히카루 얼굴 보겠네? 많이 기다렸잖아." "응? 으응..."
히비키는 히카루라는 이름을 듣자 조금 긴장한 기색이였다. 분명 큰누나가 출산을 위해 어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땐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했는데. 막상 이렇게 만나게 된다니 무슨 말을 먼저 건네야할지 등으로 머리가 복잡해진 것이다.
어쩌지. 무슨 말을 할까? 내가 네 삼촌이다? 아냐 이건 좀... 그럼 안녕 히카루? 글쎄... 무난하긴한데... 계속 고민하는 사이 간호사가 문을 두드리고 아기를 데려왔다며 히비키 일가에게 말을 건넸다. 다들 기뻐하며 간호사와 아기를 맞이했는데. 그중 딱 한명만 얼어붙은 듯 딱딱하게 미동조차 하지않았다. 그는 당연히 히비키였다.
갓 태어난 아기는 아주 작고, 물기도 덜 마른 상태라 쭈글쭈글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흔히 생각하는 아기의 이미지처럼 뽀얀 빛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아기를 귀여워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적어도 이 병실 안에는 없다.
아기의 부모는 물론 외조부모도 감격하며 감탄하기 바빴다. 아기의 작은 외삼촌이 되는 히비키만 아기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고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히비키가 결코 아기를 미워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그저 긴장해서 그럴 뿐이였다.
"예쁘기도 해라~ 히비키. 거기서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이리 와봐." "나중에... 아직 낯가린단 말야..." "삼촌이 조카한테 낯을 가리면 어떡해..." "몰라... 아직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히비키는 보다못한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아기와 마주했다. 작고 여린 아기를 보자 히비키는 아기가 누워있는 요람에 근처에 무릎을 꿇고 아기의 얼굴과 손을 바라봤다.
저렇게 작을 줄 몰랐는데... 안으면 부숴질 것 같아. 그럼 어쩌지... 히비키는 아기의 손가락 하나 잡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쭈글쭈글하다.'
와중에 개인적인 감상을 내리는건 잊지 않았다.
히비키는 자신이 왜 조카 앞에서 이렇게 긴장하는지 스스로도 궁금했다. 처음 얻은 조카도 아니고, 첫 조카를 얻었을때는 이렇게 긴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처음 이름을 지어준 조카라서 그랬나. 히비키는 조심스럽게 조카의 볼을 살살 건드렸다. 아기는 얼굴을 찌푸리고 기지개를 피다가 잠들었다.
"히비키. 안아볼래?" "내가?" "그래요. 한번 안아봐요."
큰누나와 매형의 제안에 히비키는 조금 놀란 기색이였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곧 매형이 아기를 안아 히비키에게 건넸다. 히비키는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아까보다 아기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히비키. 히카루... 안아보니까 어때?" "따뜻하네..." "당연히 따뜻하지..."
얘는 당연한 이야기를 새삼스레 말해. 그의 큰누나는 다시 히비키에게 물었다.
"히카루한테 할말은 없어?" "그게... 크면서 차차 말해주려고."
그리고 여기서 말하기엔 낯 간지럽기도 하고. 히비키는 멋쩍게 웃었다. 아기는 하품을 했다. 이 모습이 귀여웠는지 히비키는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히카루. 삼촌은 널 만나기까지 짧고도 긴 시간을 기다렸어. 비단 삼촌 뿐만이 아니라. 히카루의 엄마랑 아빠, 큰 외삼촌이랑 이모,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까지. 더 간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네가 탄생하기만을 간절히 바랐지.
태어난지 기껏해야 몇시간밖에 되지 않은 너에게 이런 말을 하는건 뭐하지만.(그리고 나도 살아본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생은 초콜릿이 들어있는 상자와 같다는 유명한 말이 있어. 아. 너는 아직 초콜릿을 먹어 본적이 없으니 그게 뭔지,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구나. 초콜릿이란건 아주 달고, 때때로 씁쓸한 맛을 내는 음식인데. 네가 몇년만 엄마랑 아빠가 만든 밥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면 내가 너한테 첫번째로 선물해줄게.
하여튼 이 말의 뜻은 이거야. 초콜릿 상자 안에 있는 초콜릿들은 모두 예쁘게 꾸며지고 달콤해보이지만,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맛을 알 수 없어. 한입만 먹어도 하늘을 날 수 있을 만큼 기분 좋게 달콤한 것이 있는 반면, 아주 쓰고 맛이 없어서 기분이 나빠지는 초콜릿이 있지. 싫어하는 크림이 든 초콜릿도 있고. 투박하게 꾸며져서 손이 가지않지만 직접 맛보면 그렇게 환상적일 수 없는 초콜릿도 있어.
인생도 마찬가지야. 어쩔땐 달콤한 초콜릿을 맛보게 되겠지만 어쩔땐 아주 쓰디쓴 초콜릿을 맛볼거야.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입에 담아야하는 초콜릿도 있을거고. 하지만 쓰디쓴 초콜릿만 먹게 된다고 너무 낙심하지 마렴. 언젠가는 달콤한 초콜릿을 먹게 될거고, 네가 네 초콜릿 상자를 달콤한 초콜릿으로 채워넣을 수도 있으니까.
나도 네 초콜릿 상자가 멋지게 채워질 수 있게 도와줄게. 물론 히카루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도와줄거야. 히카루. 우린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는 널 사랑하고, 앞으로도 쭉 사랑할거란다.
...물론 범죄를 저지른다면 어떻게 될진 모르겠는데... 아니다.
그때 아기가 눈을 뜨고 히비키를 바라봤다. 아기와 눈을 마주한 히비키는 다정한 목소리로 미소 지으며 아기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다시 여기에 안 올거라 공지했지만.. 그래도 이 말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에리주께서 스레가 완결 날 때까지 같이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듯이 스레주라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스레주라는 직함을 달고 어떻게든 악착같이 스레를 유지시키려는 이유는 다름아닌 에리주 같은 참가자분들이 계셔서가 아닐까 조심스레 말해봅니다. 이렇게 긴 글을 남겨주신 에리주 뿐만 아니라 같이 이 스레의 엔딩을 봐주신 향주와 시현주, 슈네주,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중도 하차 하시거나 연락이 끊긴 다른 참가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에리주께서는 제가 스레 내에서 열심히 했기 때문에 엔딩을 맞은 거라 하셨지만.. 전 반대로 여러분들이 절 끝까지 믿어주시고 밀어주셨기 때문에 이렇게 문제없이 엔딩까지 오게 된거라고 생각됩니다.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니 계속해서 머리속에 떠오르는 말은 많지만 내일 모레 있을 시험 땜에() 이 정도만 적겠습니다. 다시 한 번 완결까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후속 스레인 The Opposer, 아니면 다른 상황극 스레에서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아 그건 그렇고 에리주 너무한 거 아녜요. 안 그래도 감성 충만해질 시간대인데 이런 글을 올리시다니 아 진짜 울 뻔했네 (에리주: 나가 죽어라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