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좋아하는 캐가 있는데 그 캐를 좋아한다고 외칠곳이 없다'하는 당신을 위한 이곳! 여기서는 눈치안보고 마음껏 사랑을 외칠수있어! 아니면 사랑에 대한 고민을 털어넣을수도 있겠지! 앤캐가 있다고? 이리와서 외치고 가! 그냥 짝사랑중이라고? 이리와서 외치고 가! 하지만 비밀스럽게, 자신이 누군지 인증하지말고! 마음이 러브로 가득 차오를때 여길 찾아줘!
「이곳에 돌아온 뒤로 연못 속에서 헤엄치는 비단잉어를 천 년째 바라보고 있습니다. 수면이 그 세월 사이 단 한 번도 떨리기를 멈추지 않은 것처럼, 물과 투명히 맞닿은 지느러미는 여전히 한없이 흔들리고 있어요. 그러나 제멋으로만 나아가던 실타래는 마침내 멈추었고 시계바늘이 낡아 부러져서, 오랜만에 고개를 들어서 뒤를 돌아볼 계기로 삼았습니다.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며, 그를 사랑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지닌 사랑과 내가 지녔을지도 모르는 사랑, 그것들이 과연 중요한 것이기나 할까요? 이제 생각하건데 그 무엇보다도, 당신이 나에게 보낸 그 사랑이야말로 내가 지닌 모든 것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것이었음을 압니다. 텅 빈 나의 세계와 뺨 위에 슬프고 기쁜 미소를 불러일으키는 그 앎이야말로 사랑보다 커다란 나의 유일한 마음입니다. 행복하기를 바라며 끝없이 웃음을 보내요. 내가 아는 한 가장 따뜻했던 사람인 당신에게」
네가 떠나간 지가 언젠데 아직도 예쁘고 뽀송뽀송한 것만 보면 네가 기억나 나를 죽인다. 눈을 감으면 네 얼굴이 보인다. TRI의 진정한 수면 프로그램도 아무 효과가 없다. 거기에 얼굴은 없습니다, 하는 말을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도 눈을 감고 나면 너에게 주었던 내 시간들은 눈썹 사이로 속절없이 흘러나가는데 내 눈꺼풀 안에는 네 미소짓던 얼굴이 흐드러지게 수놓여버리고 만다. 이 옷을 네가 입으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울까를 생각해버리고 만다. 원치도 않는데 생각나는 사람아. 떠나보냈는데 아직도 아픈 사랑아. 내 차례는 이미 끝나버린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결국 끝까지 안고 가게 될 모양이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내가 눈떴을 때 때는 바야흐로 봄이었다 대지는 척박하고 바람은 거칠었다 뿌리를 잘못 내린 듯 아무도 축복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봄은 아름다웠다 내가 죽었을 때 때는 바야흐로 봄이었다 뿌리를 잘못 내린 듯 오래 살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찬란하게 아름다웠다
잘게 분해되는 몸 위로 따뜻한 햇살이 덮였다 모두들 그래 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 난 아직 안 지났는데 어떻게 그래 모두들 그래 다 지나고 나면 잊고 살아진다 해 난 아무리 지나도 그렇게 될 수 없어 영원히 잊혀지지도 넘길 수도 없는 그 페이지를 붙들고 오늘을 살아
난 아직도 그 한가운데 하루해 살이 풀처럼
내 사랑이 죽었을 때 내 청춘도 죽었고 차마 돌아보지 못했던 나의 봄을 이제야 보낸다 나의 봄을 이제야 보낸다
지금이야 엔딩 후 1:1 스레가 활성화되어 한결 나아졌지만, 상황극판에서 엔딩이 났다는 것은 헤어짐을 의미했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에게 정을 많이 주지 않도록 항상 노력했다. 내 아이의 친구였고 애인이었던 아이들과 헤어지고 나서도 슬퍼지지 않도록. 그런 세월이 오래되었기에 나는 오만하게도 널 사랑하는 감정도 금방 사그라들겠거니 하고 생각했나 보다. 너무나도 웃기고 한심한 말이지만, 아직도 그 아일 좋아할 줄 알았으면 스레가 살아있을 때 잘 할 걸 그랬다. 너에게도, 널 굴렸던 사람에게도, 스레에 참여했던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째서 나는 네 아이가 내 아이 옆에 영원히 있을거라 생각했을까. 아니면 진작에 못다 한 말에다 XXX 주를 불러볼 걸 그랬다. 그랬으면 다시 볼 수 있었을까? 아직도 네가 내 캐릭터를 사랑해 줄 거란 희망을 갖기에는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네. 그러니까, 익명으로 익명에게 여기에서 인사를 건넨다.
잘 지내시나요? 요즘 들어 날이 부쩍 추워졌네요. 감기 걸리지 않도록 건강에 유의하셨으면 합니다. 아직도 좋아하고 있어요. 정말 웃긴 이야기지만.
당신이 많이 궁금해요. 내가 바라 마지않던 글을 써내리는 손끝과 세심하게 나를 살피는 눈길, 돌고 돌아도 결국 그 끝은 나일거라 말해주는 입술. 나는 매일 당신이 궁금한데, 당신도 그럴까. 사랑해. 사랑해요. 세상의 끝에서 끝까지 온통 당신으로 가득차있어. 온 세상에 가득찬 당신을 줄세워 한 번씩 입맞출게. 그렇게 다가가는 걸 사랑이라고 하자. 우리 그렇게 매일 만나자.
네가 든 물잔에 팔랑팔랑 벚꽃잎이 날아와 담기는 걸 상상한다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고도 생각한다 너란 존재는 세상의 편애를 받으니까 그래야 마땅하니까 소원을 이뤄준다는 벚꽃잎마저 스스로 너를 찾아가지 않으면 내가 납득할 수 없어 양 손에 소원을 가득 움켜쥐고 너를 찾아가줄게
다같이 바다로 놀러갔을 때 말야. 키 크고, 그렇게 자랑스레 이야기한대로 잘생기고, 온몸은 상처투성이인... 당신을 멀리서 힐끔 봤었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 그걸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모른 척을 했었어. 그게 참 후회가 돼. 그 짧은 순간이 당신을 만날 마지막이었다는 걸 알았다면 분명 그렇게 하지 않았을텐데...
당신을 왜 좋아하게 되었냐고 물으면, 가만히 내버려두면 죽을 것 같았으니까. 라고 답할 거야. 나는 당신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 당신이 세상의 즐거움을 알게 되면, 그래서 죽기 싫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면. 그렇다면 나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어. 나는 당신에게서 언제나 나를 봤었어. 멋대로 겹쳐봐서 미안해. 당신이 훨씬 괴롭고 힘들었다는 거, 알고 있었는데... 내가 너무 욕심쟁이였나 봐.
당신은 나쁜 사람이니까 분명 지옥에 가겠지? 하지만 나도 당신이 모르는 곳에서 나쁜 짓을 많이 했거든. 그러니까 우리들, 지옥에서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만약 정말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나에게 고백해주지 않을래? 사실 알고 있었거든, 당신이 나를 좋아했다는 거. 그리고 나도 당신을 좋아했어...
나같은 건 이미 당신에게 추억이려나. 그래도 조금은... 기억해주면 기쁠 것 같아. 나도 당신을 정말 좋아했고... 지금도 정말 좋아하고 있으니까. 이런 말을 들어도 지금의 당신은 곤란할 뿐일텐데... 미안해, 역시 나는 나쁜 사람이라서, 이야기하고 싶었어.
마지막으로, 정말 하고 싶은 말을 할게. 부디 당신의 매일이 행복하길 바라. ...그럼 안녕.
내가 상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고민할 것도 없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냥 지나치던 사람들 중 하나였으면 좋겠다. 어떤 감정도 날 보고 느끼는 게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 답답한 마음이 좀 가라앉을까, 미련 없는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솟는 애정은 모든 걸 해결해줄 순 없더라, 그만큼의 용기가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심호흡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려는 지금도 혹시 하는 생각이 자꾸 머리를 들어올려서 헛웃음이 난다.
솔직하게 말하고 싶고,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겁이 난다, 아무것도 아니어서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게 결과가 정해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나였구나.
하지만 한편으론 노력을 그치는 순간 모든 게 끝이구나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당연스레 잊혀지겠지만 또 다른 장소에서 똑같은 마음을 가질지 모른다 생각하면 속이 메스꺼워진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알지 못해 또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되뇌이면서도 심장을 움켜쥐고 싶은 충동에 웅크린다. 아아, 내가 아무것도 몰랐다면, 이 감정을 알지 못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