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로벌하고 평화로운 상황극판을 위해, 멀고 먼 서로의 세계를 맛보기 위해 나타난 Miss. Memo입니다. 이 스레는 어떤 스레의 어떤 캐릭터라도 쓸 수 있는 메모판 스레로서, 행동이 아닌 쓰여진 글로만 이루어집니다. 결코 크로스오버처럼 진지한 내용이 아닙니다! 일기 쓰듯, 간단한 메모를 남기듯 대화를 이어가면 됩니다. 그러나 본스레에선 이 메모 스레에 관한 언급을 금합니다! 패러랠월드의 개념으로, 혹시 캐릭터들이 공용 메모판을 갖고 있다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상상에서 시작된 것이니까요.
예를 들어 A스레의 B캐릭터와, C스레의 D캐릭터가 있다면 이런 식입니다. 이름칸에는 A-B, 내용엔 (삐뚤삐뚤한 글씨, 옆엔 작은 낙서가 있다.) 여긴 뭐야? 그 다음엔 C-D, (반듯한 글씨) 메모장이네요. 그쪽 세계는 어떤가요?
단, 절대 전투적인 상황은 안됩니다. 어차피 행동 묘사가 없으니 전투는 불가능하겠지만요. 어디까지나 본인의 캐릭터가 메모를 쓴다는 생각을 가지고 가볍게 즐겨주세요!
스레와 캐릭터 정보의 완전한 익명은 불가능하며, 한쪽을 익명으로 했다면 다른쪽은 완전히 밝혀야 합니다.
4명이었던 우리 미술부 부원이 2명으로 줄어버렸어. 동아리를 유지하기 이해서는 최소 3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우리 미술부는 큰 위기를 맞아버렸어. 이대로 가다가는 기껏 힘들게 만든 미술부가 사라지고 말텐데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미술 전시회라도 한번 열어야하려나? 유령부원 넣고 싶진 않은데. 아니, 그, 착각은 하지 마! 미술부가 있건 없건 딱히 크게 신경은 안 쓰니까. 그, 그냥 일단은 부장이니까 살리는 노력은 해야할듯 해서 알아보는것 뿐이니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노란색 포스트잇, 검은색 볼펜으로 적은 읽기 편한 깔끔한 글씨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애 그림이 SD풍으로 그려져 있다.)
하티하티하티호! 하티하티하티호! 게임부 부원을 모집중입니다! 많이 많이 있을수록 대작게임들이 탄생할지 몰라요! 근데 사실은 게임만드는건 겉만 번지지르한 그야말로 존재하기 위한 핑계일뿐이지 실상은 게임만 하는겁니다. (이 부분만 읽기 힘들게 검은색 펜으로 덧칠해져있다.) 현재는 부장까지 포함해서 총 4명의 부원을 가지고있는 게임부! 거기 지나가는 당신, 가입하지 않겠는가. (아베 타카카즈가 엄청난 고퀄로 그려져있다.) 새로운 부원은 언제나 환영! 연락처는 010-TROL-GAME
그렇군요. 음. 세상 사는건 어딜 가든 비슷한건가... 아니면 사람들 생각하는건 다 똑같은건가... 우리세계는 바이러스가 하나 있는데 사람들마다 살인충동을 들게 만들다가 괴물로 바뀌어 버려서 죽여지는거거든요. ...오. 가만 생각해보니 당신의 세계랑 비슷하네요어응.으ㅡ....
미세리아.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죄를 망설임 없이 짓는 너나, 그런 죄를 짓고도 웃으면서 나는 지옥에서 다시 만나겟지. 어떤 사람의 죄는 죽어야만 용서된다지만 우리들이 저지른 짓들은 죽는걸로는 도저히 용서되지 않으니까. 그러니 거기서 날 괴롭힐 준비를 하면서 기다려줘.
아버지가 학교 방송 게스트에 2번 나오시더니, 제대로 맛들이셨나봐. 저녁식사 도중에 다음에는 또 언제 나가면 되냐고 나에게 물으셨어.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이거. 아니, 따, 딱히 아버지랑 같이 방송하는거 어색하다거나 그런건 아니니까 착각은 하지 마. 그냥, 그냥, 그냥....... 으으음.... 바, 바쁘신 가운데 시간 내서 오는게 안타까울 뿐이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노란색 포스트잇, 4B 연필로 적은 읽기 편하고 깔끔하면서도 진한 글씨체. 옆에는 왠 중년 남성의 모습이 SD풍으로 그려져있다.)
난... 난 아직도 잊지 못해... 절대 잊을 수 없어. 그놈들이 내 평범하고 행복했던 일상을 다 찢어발겨버린 날을 말이야. 내 얼굴에 불을 질러버리고, 내 소중한 친구들에게 산채로 불을 질러서 죽여버렸던 그 미친놈의 얼굴이 아직도 꿈에 나타나... 난 그자식을 죽여버릴때까지는 억울해서 못 죽여. 절대로... 그놈을 죽이지 않으면 난 그 끔직한 날에서 평생 벗어날 수 없을거야.
쌍둥이가 대신 죽었을때... 그때는 고작 몇 센치 정도의 간격으로 내가 더 안전한 곳에 있었다는 그 끔직한 이유로 나는 살아남았다. 모두 길동무로 만드려고 수프에 독을 타고 그것을 먹었을때는 내가 타고난 면역이 조금 강했다는 이유로 살아있었다. 결혼까지 생각한 여자가 배신을 하고 날 죽이려 했을때도 나는 그녀가 망설인 틈을 타 그녀를 잡아서 살아남았다. 나는 살아남았다. 나는 또 살아남았다. 나는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 . . 차라리 죽고싶어...
본가는 아직도 바람잘 날이 없답니다. 아직 당주로써의 소녀의 힘은 미비하지만,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사와요. 혹여 소녀와 같이 홀로 감당해야 할 무거운 짐을 지신 분이 계시다면, 이 부적을 몸에 지니시길. 이래뵈도 신을 받아들이는 무녀이기에 효험은 좋답니다?
(벛꽃 빛깔의 펜글씨, 그 옆에는 여우꼬리같은 하얀 털뭉치가 휴대전화 줄에 매달려있는 악세사리 여럿이 놓여있다.)
왜 나는 항상 뭐만 하려고 하면 안되는걸까? 뭔가 점점 동생들은 물론이고 같은 반 애들에게까지도 고통의 아이콘으로 박히는것 같아. 흥헤롱이라는 이상한 별명도 붙고 말이야. 이거 어디서부터 다 잡아야하는걸까?! 정말로?! 아니. 따, 딱히 신경 쓰는건 아니니까 착각하지 말고!!
(노란색 포스트잇, 4B연필로 적은 진하고 알아보기 쉽도록 깔끔하게 쓴 글씨체. 모퉁이에는 한숨 쉬는 소년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여름방학이 점점 끝나가고 있어. 딱히 학교가 싫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방학이 끝나는건 조금 아쉽다고 해야할까? 아니아니. 어디까지나 쪼~~~금 아쉬운거니까 착각은 하지 말고. 아무튼, 뭔가 아주 큰 추억거리를 만들고 싶은데 뭐가 있을까? 으으으으음... 따, 딱히 첫 고등학생의 방학이라고 해서 추억거리를 크게 남기고 싶다거나..그런건 절대로 아니니까 이상한 착각은 하지 말고!
아는 동생이 타임캡슐을 하자고 문자를 보내왔어. 갑자기 타임캡슐이라고 해도 말이지. 영 감이 안 잡힌달까? 벼, 별로 타임캡슐 하던지 말던지 나하고는 상관없고, 그런거에 로망을 느끼는 나이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기왕 하는거니 멋진걸 해보고 싶기는 한데.. 뭘 넣으면 좋을까? 으으으. 결정하기 어려워!!
(노란색 포스트잇, 볼펜으로 적은 진하고 알아보기 쉬운 깔끔한 글씨체. 그 옆에는 정말로 귀여운 이미지의 고양이 그림 하나가 그려져있다.)
우리 학교에서 슬슬 운동회를 할 예정이야. 나름대로 체력에는 자신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운동을 좀 하는게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어. 아니, 뭐 딱히 멋진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다거나 그런건 아니야. 그냥, 그러니까, 그게, 그러니까, 그게... 난 아직 10대니까 건장한 모습을 보이는게 좋잖아! 단지 그 뿐이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이번에는 좋은 성적 받고 싶긴 한데, 학교에서 운동 잘하는 애들이 많아서 잘 될지는 모르겠네. 하아.
(노란색 포스트잇, 볼펜으로 적은 진하고 알아보기 쉬운 깔끔한 글씨체. 그 옆에는 달리고 있는 자화상 같은 느낌의 그림이 하나 그려져있다.)
가끔은 현실이 꿈이나 픽션보다 더한 것 같다... 꿈은 깨면 되고, 픽션은 그냥 거기서 눈을 떼면 그만이지만, 현실은 돌이킬 수 없지. 솔직히 이 현실이 언젠가 깨어날 꿈이라면 그것도 그것대로 엄청나게 아쉽겠지만. 그러면 여태까지 나의 소중한 파트너와, 다른 멋진 선배들과 동료들을 만나서 같이 해왔던 일들이 모두 없던 게 되어버릴테니까.
그나저나 대체 그 마법소년 자식은 뭘까. 뭐였을까.
(줄이 없는 연습장 한 페이지에 연필로 쓰여진 글씨. 글씨 아래에는 마찬가지로 연필로, 앉은 채로 잠들어 있는 바보털 달린 소년과, 후드 달린 망토를 쓰고 옆에서 같이 졸고 있는 더 작은 소년이 그려져 있다.)
음, 우리 학교가 폐교될 위기를 벗어났는 줄 알고 내심 안심한 게 엇그제 같은데...아직도 질질 끌고 있어. 그 망할 김아무개 이사 자식 때문에 말이지. 거기에다가 소꿉친구 형도 현재...아무튼. 학교의 폐교 여부는 며칠 후에 마을 사람들을 모아서 투표를 해서 과반수로 결정을 한다는 듯 싶어. 근데 마을 어르신들은 지금...하아. 솔직히 우려되기는 해. 최악의 결과가. ...아니지. 좀 긍정적으로. 괜찮을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없는 건 절대로 아니니까. 그래, 그러니까 너무 낙심하면 안 되지.
아 맞다. 참고로, 내가 이 일에 좀 신경쓰는 건 단지 남들 하소연하는 거 보는 게 싫어서 그러는 거야. 한 가지만 더하자면 그 이사 자식이 기뻐하는 꼴보기 1도 싫어서도 그렇고. 다른 의미는 1도 없어. 으음, 정말 절대로 없어. 아아 진짜! 진짜라고!
( 깔끔하게 찢은 노트 종이에 볼펜으로 적힌 듯한, 좀 날려썼지만 알아볼 수는 있는, 악필에는 속하지 않는 글씨 )
어째서 새해가 찾아와서 나이를 한살 더 먹었는데 나는 여전히 뭔가 일이 안 풀리는거 같지? 호은 학교가 생기고 난 뒤부터 왠지 친구들은 물론이고 후배들한테까지도 영고의 아이콘으로서 박힌 것 같아. 나 원래 이런 애 아니었는데. 아니아니. 따, 딱히 신경쓴다거나 그런건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최, 최고 연장자 선배란 말이야! 그냥 요새 그런 이미지가 박힌 것 같아서 한번 말 꺼내본 것 뿐이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여, 여담이지만 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던지 말던지!! 따, 딱히 내가 신경쓸 바 아니잖아. 정말...
(노란색 포스트잇, 4B연필로 적은 읽기 편한 깔끔한 글씨체. 커다란 복주머니를 그린 그림 하나가 정말로 깔끔하게 그려져 있다.)
친구들에게 주려고 사탕을 샀는데 어쩌다보니 너무 많이 사버려서, 남은 걸 익명의 여러분들을 위해 남겨두고 갑니다! 가져갈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지만요. 아직도 사탕을 받지 못한 분들이나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신 분들은 힘내시고, 맛있게 드세요! 해피 화이트데이! 아, 그리고.
"혹시라도 조금 여성스러운 이름이라고 실망하는 레이디가 없길 바라는 이야기야. 루 군도 나도 분명히 남자아이니까 말이지!"
...라고, 제 친구가 전해달라네요. 여자로 착각당할 외모는 아니지만 이름만 놓고 보면 약간 그런 것 같기도...
(B4 사이즈의 줄 노트를 4분의 1 크기로 자른 종이에, 볼펜으로 써진 손글씨. 전체적으로 단정하지만 친구의 말을 받아적은 부분은 나름대로 약간 변화를 주려고 한 듯, 약간 더 자유분방한 느낌이다. 종이는 작은 플라스틱 바구니에 테이프 몇 조각으로 붙여져 있고, 바구니 안에 제과점에서 볼 수 있을법한 큰 막대사탕이 열 개 정도 담겨있다.)
>>101 세상에, 화이트데이를 기념해서 사탕을 준 건가요? 와아, 정말 고마워요! 맛있게 잘 먹을게요. 주고싶은 친구가 있어서 그런데 몇 개 더 가져가도 괜찮을까요? 그리고 저는 아주 멋진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그 친구 분께서도 똑같이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으시겠죠? 왠지 두 분 다 실제로 만나보고 싶기도 하네요. 아무튼 사탕 정말로 맛있게 잘 먹을게요. 정말로 고마워요! 저도 보답으로 초콜릿 쿠키를 좀 구워봤답니다. 혹시 드시고 싶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마음껏 가져가세요! 다들 행복한 화이트데이를 보내셨기를!
(커다란 하얀색 고양이 얼굴 모양의 포스트잇에 동글동글 예쁘게 적힌 글씨. 막대사탕이 3개 정도 사라져 있고, 대신 그 옆에 여덟 개 정도의 초콜릿 쿠키가 담긴 다른 조그만 분홍색 상자가 얌전히 놓여져있다.)
>>102 그럼요, 그럼요! 사실 제 입장에서는 처치곤란인 걸요, 가져가주시는 편이 오히려 땡큐랍니다! 아무래도 사탕이 좀 커서 혼자 먹으려면 하나 다 먹는데도 몇 시간씩 걸릴 것 같아서 말이죠...다음엔 더 작은 걸로 사야겠어요. 아, 쿠키는 잘 먹을게요! 고마워요! 제 친구도 그 쿠키 먹고 싶어했지만, 그 애는 사람이 아니라서 못 먹으니까 아쉬워하더라고요...
(저번과 같이 줄노트를 자른 종이에 볼펜으로. >>102의 상자 속 초콜릿 쿠키가 하나 사라져있다.)
>>103 정말 감사합니다! 친구가 '남자애한테서 받지는 못할 망정 너한테서 받게 되다니...' 하고 한숨 쉬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맛있게 먹더라구요. 저도 먹어봤는데 확실히 좀 오래 먹었답니다. 하지만 그만큼 진짜진짜 맛있었어요! 그런데 사람이 아닌 친구요? 음... 잘은 모르겠지만 그 분께도 어떻게 선물을 드릴 방법이 없는지 열심히 고민해볼게요! 초콜릿 쿠키가 아니라면 무엇이 좋을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글. 그래도 여전히 동글동글, 예쁘게 써진 글씨가 부엉이 모양 포스트잇에 적혀져있다.)
최근에 장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어. 하지만 분명히 좋은 길을 선택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어. 내가,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길을.
(또다른 부엉이 모양 포스트잇에 단정히 적힌 작은 글씨. 다른 메모들에 가리워져 잘 보이지 않는다.)
>>106 잘 할 수 있어. 너 자신을 믿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길을 걸을거야. 너무 힘들면 얼마든지 얘기해 줘. 얼마든지 상담해줄테니까. 그러니까 신중하게 생각하고, 만족할만한 답을 내길 바래. 나도 그렇지만, 너도 후회하지 않을 미래가 있길 바라니까. 아. 참고로 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네 글씨체라서 금방 발견할 수 있었어. 내 눈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하얀색 메모지 위에 나름 깔끔하게 쓰여있는 진한 글씨체. 바로 옆에 검은색 고양이 그림 하나 그려져있다. 그리 잘 그린 편은 아닌 것 같다)
>>107 네? 어... 먹을 수 있게 된 건가요? 와아! 정말 다행이예요! 먹을 수 없다고 하셔서 어떻게 전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이 스티커로 전할까, 생각했거든요. (강아지 모양의 포스트잇 위에 써진 동글동글, 예쁜 글씨체. 초콜릿 쿠키 모양의 스티커 2장이 얌전히 붙여져 있다.) 그런데... 비밀이요? 앗, 그런데 이미 들킨 것 같ㅇ... (작고 흐릿한 글씨 위에 줄이 2줄 주욱주욱 그어져 있다. 상당히 급하게 그은 듯한 분위기다.) 아, 아무것도 아니예요! 꼭 비밀로 해드릴게요, 하하... 어쨌든 만나서 정말로 반가워요!
/ 미스메모 매직 대단해! ㅋㅋㅋㅋㅋ 메데타시 메데타시~
>>110 어라...? 그 글씨체는 혹시... (당황했는지 글씨가 살짝 덜덜 떨려있다.) ...고마워, 나를 믿어줘서. 응, 너무 힘들면 너에게 꼭 털어놓을게. 물론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말야. 나도 너를 믿어. 네가 선택한 너의 미래는 분명 반짝반짝 빛이 나는, 그런 아름다운 미래일거야. 나도 너처럼 빛날 수 있도록 열심히 고민해볼게. 그보다 메모로도 속일 수 없다니... 당연히 발견 못 할 줄 알았는데...! 창피해!! (강아지 모양의 포스트잇 위에 예쁘게 써진 단정한 글씨체. 마지막 글씨는 약간 흐트러져 있지만 그래도 알아보기 쉽다. 옆에는 귀여운 하얀색 고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111 그래도 때로는 그 무료한 나날들이 소중한 것 같아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요.
(연노랑색의 포스트잇에, 연필로 써진, 곡선이 많지만 단정한 글씨체.)
>>112 앗, 네. 그랬군요! 네...봤습니다. 제 친구가 어떻게든 저번의 메모에 직접 답장을 해준 것 같네요. 입이 없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는 세계가 다르달까, 그런 문제였지만...으음, 여기서는 이렇게 간단히 해결될 문제였군요. 이런 곳이라면, 네... 스티커가 상당히 귀엽군요! 고마워요! 제 친구도, 만나서 반가웠고 고맙다고 전해달라네요!
[맛있는 밀크티 끓이는 법] 1. 우선 우유를 담은 작은 도자기 그릇을 물 담은 냄비에 넣고 중탕을... 어 이거 왜 그릇이 침수됐(이 문단은 가로줄이 찍 그어져 지우려 한 것 같다.) 1. 우선 우유를 담은 작은 도자기 그릇을, 물을 적당히!!! 담은 냄비에 넣고 중탕한다. 2. 그리고 이내 적당히 우유가 데워지면 냄비에서 도자기 그릇을... 너무 뜨겁고 그릇도 작아서 꺼낼 수가 없다?!(이 문단에도 가로줄이 찍 그어져 있다.)
......밀크티는 많이 끓이는데도, 맛있는 밀크티를 만들기란 어려워요.(예쁜 소녀의 글씨체)
난 악마는 믿어도 신은 안 믿어. 왜냐하면 이 세상은 불공평하거든. 우리 형은 태어날 때 부터 불공평하게 태어나서는 매일매일 병이나 상처때문에 앓아 눕다시피 하면서 나랑 다른 사람을 살리려고 얼마 없는 생명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였어. 언젠가는 병도 다 이겨내고, 남들만큼 살게 되는걸 그렇게 바란 사람이지만 10분 이상 헉헉거리지 않고 걸어본 적이 없는 형이 나보다 오래 못 살거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알만큼 약한 사람이였지. 그래도 난 최소한 신이 있다면 그 신이 형이 죽기 전에는 형이 바라던 윗쪽의 세상을 보여줄거라고 생각은 했어. 그런데 형은 날 살리다가 죽었어. 자기 죽을걸 알면서, 날 살리고 죽을 때 형은 나보고 자기보다 더 살아주길 바란다고 진심으로 말했다고.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더이상 널 볼 수 없을거야. 너도 날 볼 수 없을테고. 하지만 이건 늘 기억해줘. 널 자기 목숨보다 더 걱정하고, 네가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걸. 네가 힘들때마다 기억해야 해. 나는 네가 내가 누리지 못 했던 모든걸 누릴 수 있는 아이라는걸 알아. 그러니까 넌 나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줘.' 그걸 어떻게 잊겠어? 형은 내 전부였는데. 난 그래서 신이 있다고 믿고싶지 않아. 내 세상의 가장 소중한 모든게 형인데, 신은 그런 형에게 고통만 주다가 끝내버렸잖아. 그런 주제에 모든지 다 할 수 있다고? 그건 악마야! 나한테서 형을 뺏어갔잖아!
(재생지로 만들어진 듯한 줄노트의 한장, 무언가를 디자인 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반지, 너무 화려하지도 그러나 약간의 장식이 세련된 반지의 그림이다. 하지만, 길다란 선과 짧은 선 하나가 그림 위를 지나고 있었다. 엑스를 긋다 도중에 그만 둔 듯 하다. 그림 밑에는 마찬가지로 연필로 쓰여진 멋스러운, 그러나 조금 알아보기 힘든 글씨가 쓰여있다.)
'이것 좀 봐요 알렌. 여기 재밌어 보이는 장난감이 있네요! 위에 있는거 전부.. 이세계 같은 곳에서 사는 사람들인가 봐요! 알기 힘든 이야기도 있고 그림도 있네요! 우리도 뭣 좀 써볼까요? 이런 건 참고로 어그로가 중요해요 저한테 시켜보세요! 아주 멋'
(필체가 난폭한 글이 주욱 이어지다가 뚝 하고 끊긴다. 힘을 과하게 준건지 끝 선이 진하게 어이지던 필체는 없어지고 이윽고 부드럽고 유해보이는 필체가 그 밑에 이어서 작성된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에게 유즈네 여신님의 축복이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오늘도 내내 어여쁘시고, 아름다우시고, 귀여우시고, 사랑스러우시고, 단아하시고. 서있으면 작약, 앉으시면 모란, 걷는 모습은 백합 같으신 여러분들을 저는 언제나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다시 한 번 필체가 끊어진다.)
'당신은 기가막힌 간신의 말투로 이세계 사람들을 홀립니다! 알렌! 제가 호스트 같은 행동 하지 말라고했죠! 옛날 버릇나오네? 맞아야겠네? ....... 이-글 을 보는 사람은 30분이내 자기 세상으로 돌아가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붙잡고 자신의 가장 중요한 비밀을 발설하지 않는 다면 3대에 저주가 내릴 것 이고 또한 가까운 시일에 관심이 있던 이성에게 큰 봉변ㅇ...'
(잠시후 펜으로 휘갈겨 글이 안보이자 다음 페이지로 넘긴 당신. 어째서인가 사과문 같은게 있다)
증조할아버지. 전 아직도 세상에 태어난게 너무너무 좋아요! 태어난걸 후회해본 적이 없어요. 아빠랑 엄마는 저를 정말로 사랑해주세요. 저도 두분을 무척 사랑하고요! 이안오빠는 가끔 얄밉기는 한데, 그래도 맨날 절 챙겨주니까 정말로 좋아요. 아직도 할머니가 돌아가신건 슬프지만 그래도 할머니가 남겨주신 반지를 볼때면 할머니가 절 얼마나 예뻐해주셨는지 생각나서 행복해요. 할아버지도, 조금 무섭긴 하지만 얼마나 다정한 분이신지 몰라요! 아직도 할아버지가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던게 생각나요. 할아버지의 주름 자글자글한 손이랑 할아버지 냄새가 정말로 좋았는데... 지금 걸린 몸살감기도 훌쩍 이겨내시겟죠? 아마 증조할머니도 좋은 분이셨다니까 살아계셨다면 전 정말로 좋아했을거에요! 분명히요!
그러니까 증조할아버지, 저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 전 결국 당신덕분에 태어나서 정말로 사랑받으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니까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아직도 당신을 생각하시면 좀 밉고 괴롭다고 하셨어요. 할아버지가 요새 나이가 들어서 자주 아프세요. 증조할아버지, 어딘가에서 이 글을 읽으신다면 할아버지에게 자기 아버지를 만날 기회를 주세요.
(여자애같이 동글동글거리고 예쁜 글씨로 쓰여있다.) (종이는... 편지지같지만 보내는 곳의 주소는 쓰여있질 않다. 거기다가 무척 낡았다.)
두 사람 다 메모 남기지 말고 일하세요! 지금 사회가 많이 혼란스러운 것은 잘 아시잖아요! 아. 그리고 이건 이 메모를 보는 분들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몸에 좋으니 맛있게 드세요.
(노란색 포스트잇에 참으로 깔끔하고 둥글둥글한 글씨체로 글씨가 쓰여있다. 화가 난 것으로 보이는 머리에 뿔 난 여성의 그림이 둥그런 느낌으로 옆에 그려져있다. 그리고 메모지의 밑에는 진한 녹색 액체가 들어있는 페트병이 여럿 들어있는 바구니가 걸려있다. 바구니에는 '몸에 좋은 하윤표 건강즙 165호라는 글씨가 쓰인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점점 내가 온전한 나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는 시간이 줄어간다. 나는 지금 무슨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이지? 방금 내가 생각하던 그것이 정말 내 생각일까? 어제 잠든것은 정말로 내가 졸려서 잠든 것일까? 아니면... 점점 확실한 것 들이 줄어간다. 내 기억도... 어느 순간에는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게 된다면 난 뭐가 될까? 제르마라는 32세의 남자는 정말 존재한것인지를, 그리고 아직도 존재하는지를 어떻게 확인하지? 확인은 할 수 있는 것일까?
(*년 *월 *일 7시 25분 이라는 글씨가 맨 밑에 적혀있다.) (작은 수첩에 볼펜으로 적은 것 같다.)
내 이름, 크레센도. 응, 맞아요, 음악 시간에 언니 오빠들이 들어봤을 음악용어 "점점 세게". 이젠 기억도 안 나는 엄마가 지어 주신 이름이에요. 그런데 엄마는 내 이름의 약자인 "크레스" 를 "새벽" 이라는 뜻으로 알고 계셨나 봐요. 내 동생의 이름은 "딤" 이었는데, 이건 "황혼" 이라는 뜻이라고 알고 계셨죠. 딤은 "디미누엔도", 흔히들 데크레센도라고도 부르는... "점점 여리게"의 약자인데 말이죠. 뭐, 어쨌든, 상반된 이름을 달아주고 싶다는 엄마의 생각이 빗나가지는 않은 셈이네요.
(희고 얇은 한지에 푸른 잉크로 휘갈겨 써진 마법진...인데, 군데군데 잉크가 번져있거나 종이가 펜촉 때문에 찢어진 곳이 있어 형태를 다소 알아보기 힘듭니다.)
만취한 상태에서 메모를 하면 안 되는 이유. 잊어버리기 전에 메모하겠답시고 잡히는 대로 아무 종이나 가져다 썼었던 모양입니다...이 종이 되게 잘 번져요. (마법진을 가리키는 화살표와 함께, 종이 모서리에 같은 잉크로 써진 글씨입니다. 조금 번졌지만 위의 마법진보다는 훨씬 깔끔한 필체로 적혀 있습니다.)
(누군가의 휴대폰이 바닥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웃는 모습이 찍힌 사진. 잠금도 걸려있지 않았다. 잠금화면을 여니, 문자메세지 창이 나온다.) 염치 없지만, 걱정되서 한번 연락해본다. 잘 지내고 있어? 밥은 잘 먹고 있어? 식사가 부실할까봐 걱정된다. 아직 반찬이 냉장고에 남아 있으니까, 그거라도 챙겨 먹어. ...설마 집에 안 들어가고 있는건 아니지? 형은 사무실에서 지내고 있으니까. 밖에 있는거라면 괜히 위험한 곳에 들어가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 아직 중학생이잖아? 학교도 꼬박꼬박 출석하고. 그러고보니 누나는 잘 지내고 있어? 아무래도 연락이 되질 않네. 가능하다면 오빠가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전해줄 수 있을까. ...이만 줄일게. 이제 출동 해야겠다.
...미안하다. 내 동생. 강준아, 지연아.
(20xx년 7월 22일 오전 10시 31분, 임시저장이 되어 있어서 전해지지 않은 듯 하다.)
>>190 이거 누구 폰인지는 모르겠지만,임시저장된 문자 보내주고 주인분께서 찾아가시라고 여기다가 고이 놔뒀어. 문자 내용에서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애뜻하게 느껴져서 마음 아픈걸.핸드폰 주인 형아의 동생 분들은 밥 잘 먹고,학교 잘 다니고 있을거야.누나라고 적었던 사람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을테니까..부디 힘내길.
(초록초록한 포스트잇에 검은 볼펜으로 여자 글씨체마냥 예쁘게 적힌 글씨.그 포스트잇 아래에는 핸드폰이 쏙 들어갈만한 작은 박스가 하나 놓여있었다.)
(노란 풀로 제본해서, 낱장을 쉽게 뜯어낼 수 있도록 만든 노트의 한 페이지이다. 아마 떨어져 나온 것 같다. 까만색의 가는 펜으로 쓰인 간드러진 필기체. 대본의 일부 같다.)
배경 음악이 흐른다. BGM : (이 콜론 이후로는 비어 있다. BGM 선정을 아직 못 한 듯)
남 1, 쓰러진 남 5의 턱을 부여잡고 치켜든다.
남 1 : 난 언제나 이 세상이 「예술」이기를 바라며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것을 너한테 설명하고 있는 거야.
남 1, 남 5의 턱을 쥔 채로 다른 손으로 가슴팍을 쿵쿵 두들긴다. 한 번 두들길 때마다 한 마디씩 내어뱉듯 말한다.
남 1 : 승패 따위에 집착하며 뒤엉키고, 반했다며 달려들고, 복수하고 싶다며 날뛰고, 출세하겠다며 발광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발악하고... 남 1 : 그런 사람들이 불규칙하고 혼잡하게 뒤엉키며 자아내는 예술 말이야. 남 1 : 그래서, 그걸 자기만의 웃기지도 않는 규칙으로 다스리겠다는 웃기지도 않는 애드립을 치는 배우를 보면 남 1 : 극작가인 내가 나서서라도 입을 다물게 해야지.
남 1, 남 5를 땅바닥에 내팽개친다.
남 1 : 그러니까 다시 말해, 너는 이 세상이라는 무대를 잡쳐놓는 불청객이자 훼방꾼이라는 소리야. 남 1 : 더 이상 이 무대를 잡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남 1 : 당신을 치우도록 하지.
(아래에는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이 걸려 있다. 사이즈가 한참 커서 질질 끌리는 코트처럼 땅바닥에 쓸리는, 엄청난 볼륨의 하얀 머리카락에 휩싸인 소녀가 찍은 셀카. 파르스름한 빛을 뿜는 애처로워 보이는 눈동자 위로, 한 쌍의 수정질 뿔이 우뚝 돋아 있다. 이 소녀는 사람들이 그녀를 기억하는 것보다 좀 더 어려 보인다) (소녀의 뒤로 어렴풋이, 폐허가 된 도시의 전경이 보인다)
누군가의 죽음을 보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인류는 탄생한 이래 계속해서 죽음을 맞이했으며, 남은 이들은 죽은 자를 추모하는 행위를 계속해왔다. 한 사람의 빈자리는 너무나도 크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음에 대해 경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두꺼운 깃펜으로 쓴 글씨. 각지고 바르게 쓰여있다.)
(흰 종이 위에, 다채로운 색깔로 희미하게 반짝이는 진주색 글씨. 하지만 글씨 색깔이 종이 색깔과 거의 비슷해, 알아보려면 눈을 찌푸리고 자세히 봐야 한다. 흩날리듯 하는 우아한 필적.)
테오, 테오. 넌 정말 변할 생각을 않는구나. 리지랑 거의 영혼을 공유하다시피 하는 한 짝인 너라면, 리지가 앞뒤 양옆 다 꽉 막힌 벽창호라는 걸 알 텐데. 리지가 벽창호인 만큼이나 테오 넌 둔탱이야. 하여간 너희 커플은 옆에서 보는 사람을 속이 터지게 만드는 짜증나는 매력이 있다니까.
날이 추울 때는 역시 따뜻한 커피가 짱 (무언가에 밀려난듯 마지막 글씨가 엉망으로 늘어져있다. 그 옆으로 보이는 커피자국) 얼떨결에 하나 더 생겨서 두고 가요! 카페인이 필요하신 분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ps. 조금 흘리긴 했지만 아무 문제 없어요! 완전 깨끗!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테이크아웃 커피잔이 놓여있다)
>>232 이 세상은 미치지 않았어. 그리고 나도... 그렇게 믿고 싶은 걸... 설령 보이게 되지 않은게 보인다고 해도, 이미 한번 죽었다가 살아났다고 해도. ...아니 두번이였나? 그리고 지금은 제대로 돌아온게... 어... 나는, 도대체 몇번 반복한거지? (낡은 노트지에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적혀진 글씨. 단정한 글씨체가 점점 삐뚤어져 갔었지.)
모든 사람을 구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어요. 영웅이라는 직함을 달았다 해도, 그는 어디까지나 사람에 불과하니까요. 해낼 수 있는 만큼 누군가를 도와준다고 다짐하고 있다면, 구원받은 사람들 하나하나의 가슴에는 늘 당신이 영웅으로 남을 테죠? 단 한 명만일지라도, 하나의 미래와 가능성을 지켜냈다는 건 멋진 일이잖아요.
>>243 너는 잘 해낼 수 있을 거란다, 귀염둥이야. 학교는 언제나 변함 없이 이 자리, 이 곳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야. 결국 나는 학교를 떠나지 않고 이 학교와 함께 잊혀짐을 선택했단다. 너희가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반갑게 맞이해줄 누군가가 한 명쯤 있는 것도 좋잖니? 후훗.
그러니 네가 금방 건강해져서 학교로 돌아오기를 선생님은 이 자리에서 변함 없이 기다리고 있을게. 매화꽃은 이미 져버렸지만 너의 노랫소리 덕분에 마법이 일어났단다! 그러니... 이 마법의 매화꽃처럼 너도 부디 포기하지 말아주렴, 알았지?
그 노랫소리를 따라서 너에게도 마법과 같은 기적이 일어날 거란다. 선생님이 보증해줄게. 사랑스러운 아이야.
Fondly,
(이름 부분은 일부러인지 적혀있지 않았다. 하얀색 포스트잇에 씌여진 글씨는 단정했고, 정말 마법이라도 걸린 듯이 예쁘게 코팅된 매화꽃들이 책갈피처럼 붙여져있다. 손수 만든 듯한 마카롱들도 작은 상자에 담겨 놓여져있다.)
박수칠 때 떠나라고 하던데, 제정신입니까? 야이 미친 해신 새끼야. 박수는 여러번 칠 수 있잖습니까, 이 빡대가리야. 풀떼기라서 그런지 대가리에 꽃밭이 피셨나봐? 아 예 제가 좀 예쁜 여자 만나고 대가리에 꽃밭이 폈지 당신처럼 뇌에 곰팡이가 핀 건 아니라서 말입니다. 아무튼 확정은 아니야. 아마도.
(서로 필담을 나누다 다투기라도 했는지 글씨가 이리저리 밀려있다.) (누가 한대 치기라도 했는지 푸른 잉크가 죽 하고 일직선을 그어놓았다.)
나는 한때 내가 이 세상에 사라지길 바랬어 온 세상이 너무나 캄캄해 매일 밤을 울던 날 차라리 내가 사라지면 마음이 편할까 모두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두려워 (중략) 아름답게 아름답던 그 시절을 난 아파서 사랑받을 수 없었던 내가 너무나 싫어서 내 마음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그래도 난 어쩌면 내가 이 세상에 밝은 빛이라도 될까 봐 어쩌면 그 모든 아픔을 내딛고서라도 짧게 빛을 내볼까 봐 포기할 수가 없어 하루도 맘 편히 잠들 수가 없던 내가 이렇게라도 일어서 보려고 하면 내가 날 찾아줄까 봐
(푸른빛 배경에 수수한 장식으로 꾸며진 연하장과 함께 낱장의, 장문으로 쓰인 편지가 엮여 있다. 필체는 시원스러우면서도 정교하게 붓질한 간필이다. 겉보기엔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편지지만 바라보고 있자면 기묘한 기운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온 누군가의 유품과 같은, 서늘하고 비릿한 해기海氣 잔뜩 서린……. 편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편지는 북태평양에서부터 시작되어 세계를 떠도는 저주받은 유언장으로-
……라고 서문을 쓸까 하였지만 농담이라오. 버리지 마시오.
나 매명을 빌려 그대에게 안부를 묻소. 이미 새해가 밝고 달이 두 번은 흐른 때에 신년 축하는 무엇인가 생각하시겠지? 수취인 미상의 당신, 우선 '이 치는 여태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가-'하는 염려는 말아주었으면 하오. 근래엔 정초를 양력으로 센다는 상식 정도는 이제는 익히 배워 알고 있거든. 그런데 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월이 멀었음에도 공사 일체 다망한 그 까닭을 몰라 연말 연초를 그만 멀겋게 구경만 하며 넘겨버렸지 뭐요? 하니 올해엔 아주 채심을 단단히 하여 원일 연휴를 쇠려 하였는데…… 모르겠다, 이곳에선 매일이 방세芳歲라 늘 중신하며 세태를 익히고 있으나 백수白叟는 아직 세사 쫓기가 무척 버겁구려. 지금껏 한세월만 오랫동안 보내온 바람에 구습 버리기가 난하니, 그리하여 어언간 적기適期를 또 놓쳐버리고 이리 늦은 연하 인사 건네오.
이 서장書狀을 받은 그대, 생활은 평안하오? 본디 신년 새로운 날에는 만인에게 지복을 빌어줌이 마땅하겠으나, 내 맡은 천명이 차마 그리하지 못할 성질의 것이라 이상의 예를 보이기 어려워 애석하구려. 안부만을 고작 물을 뿐인 대과를 용서하시길. 하지만 무척 가볍게나마 건넬 덕담이 있어 그것을 위해 나 이 문언을 작성하노니 그대는 여혹이라도 심상 마시오. 이것은 흉덕한 바다의 신이 당신에게 오롯이 내리는 축언이니, 그대는 이 사실을 명기해 나쁠 일 없을 것이외다.
〖 나의 몸 닿지 아니한 곳에서만은 그대가 인경人境의 어떠한 자보다도 무탈하기를 바라오. 〗
……어때, 무언가 불길한 기분이 들지 않으시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착각이 아니올시다. 막 그대는 저주받은 셈이거든. 아, 설마하니 여기까지 읽고 종이를 찢어버리진 않겠지? 그리 대탈 아니니 기함은 마시고. 힘은 힘으로 누르고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고 하지들 않소, 같은 소이로 재액은 재액으로 누른 것에 불과하니 한동안 그대는 뭍에서는 화를 입지 않을 것이오. 이것은 내가 名을 걸고 장담하지. 뭐…… 내게 인印을 당하였으니 풍어風魚에는 더욱 호되게 당할지도 모르겠소만. 여하간 나 그대의 안녕을 살피리다.
이상, ■■■神- - 기획 신년 기념 '행운의 편지'였소. 혹 이런 무용한 짓을 왜 시작하였는지를 묻는다면 난 그저 언진해 있겠지. 진실로 아무런 이유 없이 난데없는 짓을 해보고 싶었던 게 까닭의 전부라오. 어찌되었든 지금껏 장황한 군담 읽어주어 고맙소.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재회할 날이 있길 바라며, 이만 결어를 짓소.
추신. 이 서장, 아무러하게 물 위로 떠내려보낸 것이라 수신일이 예정보다 늦을 수도 있소. 내 목표하였던 시일이 지난 후에 발견했다면 부디 대인의 도량으로 그것은 모르는 척 참작하여 주시오.
(어디서 굴러먹던 것일지 모를 고물 CDP 라디오다.) (라디오 기능은 애저녁에 고장난 것 같고 CD 플레이 기능만 간신히 돌아가고 있다.) (지직거리는 음색으로 노래를 틀고 있다.) 'Cause I always stay too long... (라디오에 붙어있는 종이에는 손바닥만한 그래피티가 멋지게 그려져 있다.)
...병원에 이런 메모판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게다가 좀 이상한 내용이 많이 붙어 있고. 그 녀석이라면 이런 메모장을 좋아할지도 모르니까 메모를 하나 남겨 볼게. 모르는 사이에 잊어서 답장을 하기엔 너무 오래된 쪽지를 유리병에 넣어뒀어. 내 소원을 이루기 위해 종이학 천 마리를 접어 넣기로 한 유리병이었지. 기대받는 게 무서워서 평생 병원에 머무르고 싶다고 생각했어. 너와 쪽지를 주고받는 건 즐거웠어. 하루에도 수없이 허망한 기대를 담으며 종이학을 접고, 병에 못 담을 만큼 못난 건 너한테 주려고 했지. 하지만 처음 너에게 줬던 건 그날 접은 것 중 가장 예쁜 거였어. 그날 너한테 준 것 같은 종이학을 단 한 번도 접지 못했어. 바보같은 토끼야, 난 아무래도 정말 손재주가 최악인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야기하려고 한 게 벌써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슬슬 퇴원할 때가 온 것 같기도 하다... 달력을 안 보게 된지 오래됐다. 이미 너는 퇴원했어? 내가 너보다 먼저 퇴원하게 되면 마지막으로 너한테 다 들리게 한밤중에 꼴사나운 노래를 부르고 싶다. 내 윗방에서 뛰려고 한 너한테 소소한 복수를 하고 싶어. 할 수 있을까... 밖에 나가서 살 수 있을까... 이 병원이 싫지만 이곳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삶을 사는 건 더 싫어. 그냥 평생 시시한 이야기나 나누며 살고 싶어... 하지만 내 마음대로 되면 삶이 아니지. 이대로 살아가야겠지. 그러니 그냥 너도 어디선가 행복하길 바라야겠다. 이쪽은 본관 203호, 안녕이다 아웃. (액상형 프로폴리스와 목에 접힌 자국이 있는 종이학이 붙어 있다.)
- 바다고등학교 바다거북스프 동아리 홍보지 - 바다거북스프가 무엇인가?: 두뇌 퀴즈 게임의 일종. 1. 출제자가 어떤 사건의 자세한 과정을 제시하지 않고 결말부만 제시한다. "왕이 결혼했다. 이후 그 왕은 죽었다. 왜 그랬을까?" 2. 답변자는 예, 아니오, 중요하지 않음 세 가지로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을 출제자한테 할 수 있다. "왕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까요?" -> [예] "왕은 자살했나요?" -> [아니오] "왕이 결혼한 사람이 예쁜가요?" -> [중요하지 않음] 3. 답변자는 적당히 무엇이 중요한지 귀띔하거나 힌트를 줄 수 있다. "왕은 독살당했나요?" -> [네, 중요합니다.] [힌트. 왕이 살아있었더라도 행복한 결혼생활은 아니었을 거야!] 4. 답변자는 추리하다가 답이 떠오르면 얼마든지 답을 제시할 수 있고, 출제자가 정답으로 인정할 경우 전말을 공개한다. "정답. 왕은 신부님 앞에서 결혼하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잘 살겠다고 했는데 결혼생활 개판으로 해서 천벌 받아 죽었어!" -> [땡!] "정답. 전대 왕이 목숨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죽은 척을 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 왕위에 오른 왕이 전대 왕의 왕비를 억지로 아내로 맞아들여서 전대 왕이 왕을 죽였어." -> [정답으로 인정! 거의 답은 맞는데, 암살한 방식이 없네. 전대 왕은 페이지 사이사이에 독을 발라 붙인 책을 왕비에게 건네주고 왕에게 읽게 해서, 잘 안 떨어지는 페이지를 침을 발라 넘길 때 독에 중독되도록 해서 왕을 죽였어.] - 간식 많음. 부비로 군것질거리 쌓아 놓음. 오면 드림. - 동아리 가입할 필요 없음. 오고 싶을 때 오면 됨. - which: 2층 오른편 복도 끝 해양과학실
짜잔, 해결사 등장이야. 지금은 나를 기억하는 사람 하나 없겠지만, 문득 철없던 옛날이 생각나서 펜을 잡았어.
바쁘다는 이유로 홀연히 사라졌지만 나는 무사히 살아있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핑계일 뿐인 것 같은데. 분명히 잠깐이나마 너희를 만나 대화를 나눌 시간 정도는 낼 수 있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너희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게 내 마음속의 한이 되어 남아있는것만 같아. 아직도 눈만 감으면 그때 너희와 보냈던 시간들이 종종 떠오르곤 한단다.
이것저것 많이 꾸미고 다니던 아가, 그리고 사투리가 인상적이었던 아가, 나에게 레벨 5는 역시 다르네 하는 생각을 심어주었던 아가, 여장시키는 재미가 있었던 아가. 그리고 나랑 같이 백화점에서 쇼핑하던 아가. 특히 너에게는 내가 정말 뭐라 할 말이 없구나. 너와의 쇼핑이 끝까지 마무리되지 못한게 굉장히 유감스러우면서... 늘 아쉬웠고. 늘 미안했어.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기억 속에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글로 적기 시작하니 몇 명 밖에 떠오르지 않는 게 한스럽구나.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이 많았던 장소였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아서 나를 괴롭히나봐. 무책임했던 과거의 나한테 벌을 주는것만 같아. ...그래도 이게 그 날의 무책임한 나에 대한 벌이라면, 달게 받아야 하지 않겠니.
음, 내가 너무 암울한 이야기만 이 메모지에 적고 있었니? 기쁘게도 지금은 내 삶에 여유가 조금이나마 생겼단다. 여전히 자연스럽게 웃는 건 어색하지만 아무렴 어때. 예나 지금이나, 그 자연스러운 웃음은 나한테는 따라하지 못할 범주의 것이었으니.
손버릇도 여전히 고치지 못한 탓에 정신차려보면 남의 물건을 한두개씩 들고 있더라. 습관같은 것이기 때문에 딱히 죄책감 같은 건 없으니까, 그런 날이 온다면 땡잡았다 하는 생각으로 허브티 한잔 마시면서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곤 한단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마시면 훨씬 맛있게 느껴지는 거 있지.
물론 능력 개발에도 힘쓰고 있어서 이젠 예전보다 좀 더 강해진 것 같은데.. 내 능력의 위력을 너희들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건 조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뭐, 그걸 굳이 보고싶은 사람이 있기야 하겠냐만은.
내가 다시 이 게시판에 서게 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양심의 가책을 털어놓고 싶어 들렀단다. 부디 안온한 하루 보내고, 인첨공의 밤길을 지날 땐 항상 주머니를 확인하고 지갑 간수에 신경쓰렴. 언제 내 허브티 값으로 빠져나가게 될 지 모를 일이잖니?
p.s 분명 처음에는 너희에게 아가라고 부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너희한테 아가라고 부르고 있게 되었어. 이거 맞니? 자신만의 캐릭터를 다루는 사람들이 가끔 언급하곤 하던 캐붕이라는 게 이런 걸까 :/
안녕 히어로 친구들? 잘 지냈어? 난 잘 지내고 있어. 그동안 소식이 끊겨서 정말 미안.. 동생 녀석이 다른 지방으로 발령나서 나도 급하게 이사를 해야했지 뭐야? 그래도 너희의 활약을 잘 지켜보고 있어. 비록 마지막까지 너희와 함께 하진 못했지만 너흴 응원할게!! (귀엽지만 정갈한 글씨체, 어딘가 투박함이 묻어나온다)
안녕 친구들? 흠..솔직히 내가 할 말이 뭐가 있을까? 우리 근황이나 풀어볼까? 그 용암 거인과 싸운 후에 얼음 여인과도 만나서 싸우고 결국에는!!..음.. 아니야!! 여백이 부족해서 말 안 할래!! 그게 더 재밌잖아? 그리고 솔직히 아직 현재 진행 중이고.. 하여튼 우리 남매를 기억해 준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다!!(대충 휘갈겨 쓴 악필 글씨체, 어딘가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이 멍청한 동생 녀석은 아직도 빌런짓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 계속 주시해야지. 아직 중2병이 덜 나은 것 같아. 악인을 죽이면 세상이 정말 평화로워진다고 믿는걸까? - 이 멍청한 누나 녀석은 왜 이런걸 남들 다보는 곳에 기재하는걸까? 다들 착각하는 게 두려움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통제 수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