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이 일기장의 페이지 수는 계속 늘어만 가네요. 쌓여가는 페이지 수에 짓눌려가는 기분이 들어 답답할만도 하건만, 시원할 정도로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나의 머릿속은 과거의 일을 그저 활자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무슨 거지같은 삶이람!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이 일기장을 맡겼을 때도, 나는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을까요. 아, 감상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고 싶지만 오늘은 벌써 3시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이야기만 적고 넘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