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3716207> 검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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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3 03:56:37 - 2022-05-07 20: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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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3 (불탄다..!) 03:56:37

갑작스레 내리는 비에 편의점 안으로 몸을 피했다.
젖은 우산을 접어보자 검은 물줄기가 뚝뚝 떨어져 내렸다.
유리문 너머의 사람들은 금세 당황하며 가까운 가게나 천막 밑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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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3 (불탄다..!) 23:22:14

"어서오세요."

카운터에 서 있던 알바생이 상투적인 인삿말을 내뱉었다.
뭐라도 인사를 돌려주려다가, 알바생이 이 쪽을 보고있지 않다는 걸 깨닫곤 관뒀다. 대신 그는 진열대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트나 편의점 같은 데 발을 들여놓았으면 뭐라도 사야 한다는 기묘한 책임감에서 나온 발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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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4 (파란날) 05:28:47

어느새 편의점 안으로 네 다섯 씩 사람들이 성급히 뛰어들어왔고 알바생은 그제서야 이변을 눈치챈 듯 했다. 유리문 너머로 먹 처럼 쏟아지는 검은 빗줄기를 주시하던 이들 중 한명이 말을 꺼내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 말소리에 귀를 집중한다.

근처 공장에서 화재가 났다는 것 같아요.

불이 났다는 이유만으로 검은 비가 내릴 수 있나? 그는 솟아나는 의구심을 떠올리며 태연한 척 과자 고르는 시늉을 했다. 그들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댔다. 무의식적으로 집은 과자는 크게 좋아하지도 않는 초콜릿 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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