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0740438> 폐허 속을 사는 릴레이소설 :: 53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2020-02-03 23:33:48 - 2021-08-05 21:17:30

0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1166189E+4)

2020-02-03 (모두 수고..) 23:33:48


인류는 태양풍으로 멸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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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6 (거의 끝나감) 22:23:36

그리고 눈을 뜨자 그곳은 병원이었다. 김은 끔찍한 이 세상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였지만 신은 그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어 아직은 그의 목수을 거두어 들이지 않은 것이었다. 김은 이 혼란스러운 세상에 병원이 운영되는 것인가? 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병실 내부에는 빈 침대만 보일 뿐 다른 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는 어찌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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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파란날) 10:20:35

마치 게임의 듀토리얼처럼, 한 침대에 쪽지가 남겨져 있었다.
쪽지를 쓴 사람은 의사였다.
사람들이 미쳐가는 와중에 그나마 이성을 유지하던 부류였던 그는 병원에서 버티다가 물자가 떨어지자 결국 떠나기로 결정했고, 자살을 시도해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던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도중에 자살시도라는 것을 깨닫기는 했지만 의사로서 사람 죽는 꼴은 못 보겠더라...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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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파란날) 12:28:55

재앙의 상자에도 희망은 존재한다는 아이러니처럼, 나는 그저 멍하니 남겨진 쪽지만을 내려다 보았다.
일생을 걸쳐 바란다는 또 한번의 생이 이런 식으로 찾아오리라곤 상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한번 죽었던 삶, 의사가 택한 길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진 나는 의사를 쫓아가기 위해 물자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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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파란날) 14:34:12

누워있던 침대 배게 밑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배게를 들추자 칼로리메이트가 몇 개 놓여있었다.
의사가 놓고 간 것일까?

7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6322819E+6)

2020-02-09 (내일 월요일) 21:26:57

창밖을 내려다보니 이 곳은 상가에 있는 작은 개인병원인 것 같났다. 어쩐지 병실이 좁더라.
나는 병원을 샅샅히 뒤졌다. 의사가 나가면서 전부 가져갔는지 약간의 필기구 외에는 쓸만한게 보리지 않았지만 사무실에 무언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응급키트 하나, 빨간약과 붕대와 거즈 조금, 쓰다만 진통제, 다이어트용 곡물바 하나.
아마 부담이되지 않는선에서 나를 위한 물건을 남겨준거겠지. 천사보다 못할 것이 없는 그의 친절함에 괜시리 눈시울이 붉거졌다.
그의 선행이 헛되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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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0 (모두 수고..) 09:46:15

문득 이곳을 거점으로 삼는 편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병원이 이제까지 무사했던 것은 아마 아직까지는 사람들의 이성이 (아포칼립스 기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실수로 귀중한 의사를 죽이거나 하면 위급할 때 끝장일테니.
정씨--의사의 이름이다--를 팔아먹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를 대신해 이곳을 맡고 있다고 한다면 갑자기 얻어맞아 죽을 일은...아마 없을 것이다.

게다가 비록 비축해 놓은 물자는 떨어진 모양이지만, 청결함과 편안함을 갖춘 거점은 꽤나 매력적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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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1 (FIRE!) 21:47:14

나는 의사의 위치를 추적할 때 까지 병원을 거점 삼아 정보를 모으기로 했다. 생각을 마친 나는 몇 개의 칼로리 메이트와 메스를 챙겨들었다. 작은 칼이지만 위급시에는 도움이 될 지도 몰랐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 비품실에도 가 봤지만 돌아온 것은 텅 빈 공구함 뿐이었다. 결국 마음을 다 잡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의사의 행로를 아는 사람을 찾아서...

10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8179655E+4)

2020-02-11 (FIRE!) 22:42:54

나는 상가 내의 다른 가계들을 대강 둘러보았지만 쓸만한 물건들은 이미 쓸려나간 모양이다. 나는 거리를 나서 걸어갔다. 찬바람의 내새를 맡자 문득 불안한 느낌이들어 메스를 들고 살짝 흔들었다.
이것보다 예리한 칼은 본적 없지만 짧고 약한 칼날과 손잡이로 무개가 쏠리는 그립감은 이것이 싸움에 적합하지 않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의료사고를 막기위해 일부로 이런 형태로 만들었다는 지식을 떠올렸다.
이후 문득 무언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이어트용 곡물바를 꺼내들었다가 다시 집어넣었다. 식량은 아껴야한다.

11 다음 (9284456E+5)

2020-02-11 (FIRE!) 23:44:47

그렇게 주인공은 굶다가 죽어버렸다.

12 다음 (064407E+51)

2020-02-12 (水) 00:44:26

...라고 생각할 정도의 공복감이었다. 별 수 없이 칼로리 메이트를 집어 이 사이에 넣고 부쉈다. 씹는 소리가 이 사이로 퍼져나갔고, 조용한 거리는 더욱 적막하게 느껴졌다. 그때, 어딘가에서 부스럭 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일까? 본능적으로 시선을 돌린 위치에는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있었다. 사람이 있다. 그 사실은 뿌리깊은 공복도 잊을 만큼 커다란 충격이었고, 나는 곧바로 곡물바를 챙겨넣고 그 사람이 사라진 위치로 걸음을 옮겼다.

13 다음 (8763271E+5)

2020-02-12 (水) 08:06:22

어쩌면 의사의 친절에 자신도 모르게 긴장이 풀려있었을지도 모른다.
발소리를 쫓아 쓰레기봉투로 가득찬 뒷골목에 들어선 나는 돌연 목에 들이밀어진 칼날의 감촉에 굳어버렸다.
식칼 같은 것이 아니라 진짜 사람을 찌르기 위한 나이프.
두 번째의 삶을 여기서 이렇게 죽는 것일까,라고 생각하고 있자니 돌연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14 다음 (064407E+51)

2020-02-12 (水) 22:09:09

"가진 거 다 내려놓고 가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목소리와 함께 눈 앞에 나타난건 10대로 보이는 소년이었다. 얼핏 보아 서너명은 되는 무리가 어슬렁 거리며 걸어 내 주변을 에워쌌다. 나는 강도의 정체가 아이들이라는 사실에 놀라 잠시 멍하니 서 있었고 칼이 목의 겉면을 찌르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나는 병원을 관리하는 사람이야. 내가 죽으면 병원의 물자는 쓸 수 없게 될 거야." 내가 늘어놓은 거짓말에 아이들은 멈칫하는 기색을 비췄다.

15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7230889E+5)

2020-02-12 (水) 22:38:07

리더로 보이는 아이도 망설였다. 그러자 나는 "이거라도 가져가."라며 곡물바를 건네주었다. 분위기를 몰아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함이었다.
아이들은 골목을 따라 빠져나갔고 나는 품 속에 남은 두개의 칼로리메이트를 만지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일단 빠르게 이 동네를 빠져나가야겠다.병원은 숙소로서는 매력적이지만 저 아이들을 다시 만났을 때가 문제였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병원에 있는걸 봐도 목적만 이루면 나를 딱히 해꼬지할 이유가 없지만 나는 저 아이들에게 ‘의사’라 소개했다.
나에게 전문적인 의학지식 같은건 전무한고 의약품이라 할만한 것들은 이미 진짜 의사가 전부 가져갔으니 저들이 진짜 의사가 필요해 나를 찾아도 내가 할수 있는건 없다. 오히려 거짓말이 근방 들통나고 괘심죄로 해꼬지 당할 것이 뻔하다.
그렇게 보이는 상황을 이용하는 것과 직접 거짓말을하는건 리스크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동네를 떠야하는 것이다.
나는 큰 길을 따라 다녀야 강도를 경계하기 쉽다는 깨달음을 되새김질하며 다리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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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거의 끝나감) 00:39:53

그 때, 저 앞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불길함을 감지한 나는 가까운 건물에 숨으려 했지만, 한 발 늦었다.
아까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를 위협하던 아이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내게 달려왔다.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소년--그들의 리더를 업은 채로 달려온 소녀는 내게 도와달라고 외쳤다.

"당신 의사라며! 이 녀석을 살려줘!"

...어떻하지. 이대로 도망칠 수도 없고.
나는 일단 소녀를 잡아끌고 가까운 건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즉시 내 결정을 후회했다.

17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5041071E+4)

2020-02-13 (거의 끝나감) 01:30:44

그 녀석은 옆구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나는 급한대로 적당한 자세로 눞혔다. 넘버원이했던 시기에 TV에서 본 것이었다.
나는 적당히 붕대를 뜯어서 돌돌말고 손으로 눌러서 지혈을했다. 하지만 이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는 없었다. FTS게임도 아니고 응급키트만으로 있을리가 만무한 상황이었다.
총상, 총기가 드문 이 곳에서 이것이 의미하는건 내가 ㅈ됬다는 것이다. 나는 소년을 들고 소녀와 함께 적당한 가계에 숨어들었다.

18 다음 (4063752E+4)

2020-02-13 (거의 끝나감) 09:25:10

정문 옆 카운터 뒤에 숨은 나는 들려오는 소리들로 상황을 짐작할 수 밖에 없었다. 대 여섯 명이 달려오는 소리, 윽박지르는 소리로 짐작컨데, 이 녀석이 저들에게서 무언가를 훔친 것 같았다. 나는 숨이 가빠지는 소년을 긴장된 얼굴로 돌아보았다. 여자아이는 울 것 같은 얼굴로 소년의 손을 잡고 있었다. 나는 그 표정에 고민하다가 말했다. "나는 총상을 치료해 본 적이 없어. 의사가... 아니니까."

19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5041071E+4)

2020-02-13 (거의 끝나감) 14:05:42

진짜였어도 총상을 치료할 방법이 없고, 총이 드문 한국에서는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총상을 본적도 없을테니 굳이 사실을 토로할 필요는 없었지만 죽어가는 사람에게 거짓을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20 다음 (7586422E+5)

2020-02-13 (거의 끝나감) 23:02:10

사실상의 사형선고를 들은 소년은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차갑다.
닿은 손에서 흘러드는 냉기가, 눈앞의 소년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들이댄다.

ㅡ부탁해요.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었던 한 마디를 유언으로, 소년의 고개가 툭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가게의 유리벽이 박살나는 소리가 들려오고, 나는 소녀를 감싸안은 채 카운터 아래로 몸을 숨겼다.
품에 안은 소녀의 몸이 가늘게 떨리고, 그녀를 안고 있던 손에 따듯한 감촉이 느껴졌다.
...축축하고 따뜻하다. 이건 눈물인가.
추적자들에게 들킬까봐 울음이 새어나오는 입을 틀어막은 채, 소녀는 구슬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욕설과 온갖 상스러운 말들로 가게를 가득 채우던 괴한들의 목소리가 멀어지고, 나는 소녀의 울음이 잦아들 때까지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다.

21 다음 (1593912E+5)

2020-02-14 (불탄다..!) 18:19:47

투박한 걸음소리가 사라져 갈 무렵까지도 나는 지극히 소중한 것이라는 듯이 아이를 끌어안고 있었다. 아이의 몸은 여전히 겁에 질려 떨리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달리 없어 나는 그저 체온을 나누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아이는 어깨를 밀며 품에서 빠져나갔다.

22 다음 (6247788E+5)

2020-02-17 (모두 수고..) 19:12:06

그리고 녀석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건너편 벽을 보았다.
…감정 소모가 큰 탓인지 배고파졌다. 나는 칼로리 메스를 꺼내 반정도 먹고 입을 댄곳만 살짝 때어내어 손에 쥐어주었다. 그러자 고개를 숙이고 오물거리는 것이 퍽이나 귀엽다고 느꼈다.
그나저나 그 총은 어디서난 것일까? 경찰무기고에 있던거라 보기에는 장비가 좋았고, 현역이라 보기에는 너무 늙고 장비가 낡았으며, 장교라 보기에는 지나치게 어설프고 난폭했다. 그리고 이내 예비군무기고를 털었을거라는 결론에 이르렸다. 하기야 이 나라에 예비군이 한두명이 아니니 위치 파학하는거야 누워서 떡먹기일테고 오히려 지금까지 총이 안풀린게 기적일 것이다.

23 다음 (3517194E+6)

2020-02-21 (불탄다..!) 11:56:45

소년의 시신은 괴한들이 가져간 것인지 사라져있었다.

주변을 경계하며 병원으로 소녀를 데리고 가는 동안, 소녀도 나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병실의 침대 하나를 내어주자, 소녀는 쓰러지듯이 침대에 눕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들었다.

졸지에 군식구가 하나 늘었다. 그러나 이 아이를 버릴 수는 없었다.

--부탁해요.


빌어먹을. 왜 그 말을 들어버린 것인지.

24 다음 (3515815E+5)

2020-03-19 (거의 끝나감) 08:41:13

그나저나 죽은 녀석은 대체 뭘 훔쳤던 것일까. 나는 밤잠을 설치며 생각에 잠겨들었다. 다음날 아침이었다. 부스럭대는 소리에 몸을 일으키자 그 여자애가 차를 끓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있길래..." 그 아이는 머쓱하다는 듯이 끓인 차를 건냈다. 이제부터 다시 의사에 대한 정보를 모아야 하는데. 나는 이 아이를 어찌하면 좋을지 고심하며 차를 넘겼다.

25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8285323E+5)

2020-03-20 (불탄다..!) 17:50:29

쌉쌀한 녹차을 입에 머금고 이내 생각에 잠겼다.
기억도 안날만큼 잡다하고 영양가 없는 이야기들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가고난 뒤 나는 입을 열었다.

“어디로 갈래?”

26 다음 (6405804E+5)

2020-03-20 (불탄다..!) 21:43:36

"나를 내보낼 생각이야?" 아이는 녹차만큼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찬잔의 온기가 있어 그나마 두 사람 사이의 냉기를 무시할 수 있었다.

27 다음 (6014045E+5)

2020-03-20 (불탄다..!) 23:36:25

"아니...그러고싶어도 말야."

약속이 있으니까,라고 말해봤자 납득해주지않겠지. 그런 말.

"너는 어떻게 하고싶은데."

28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0386494E+5)

2020-03-21 (파란날) 00:21:01

“혼자 있기 싫어요.”

"하지만 나는 그리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야."

“그래도 괜찮아요. 혼자만 아니라면.”

"오우, 여자한테 이런 말을 듣는건 또 처음이네. 하지만 같이 있으면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래도 괜찮아요. 혼자… 외롭게고 쓸쓸하게 죽고 싶지는 않아요.”

"…나는 갈곳이 있는데 괜찮겠어?"

나의 말에 소녀는 대답대신 약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29 다음 (5092719E+6)

2020-03-21 (파란날) 01:38:43

생각해보면 소녀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독립해봤자 혼자서 살아갈 힘은 그녀에겐 있을리 없을테니,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내게 의지할 수 밖에 없다.
그 점을 나는...이해하고 있었다. 그녀를 혼자 내버려두는건 도무지...양심적으로 하고싶은 일은 아니었다.
이 이상의 의문은 품지않고, 순순히 그녀가 따라오도록 하였다.

30 다음 (2128308E+5)

2020-03-21 (파란날) 14:38:22

병원 근처의 골목길... 어제의 그 길을 걷고 있자니 죽은 소년 생각이 났다. 그 녀석들 무엇인가 훔쳤다고 했었지... 내가 돌아보자 쫓아오던 아이가 고양이 처럼 눈을 반듯하게 뜨고 보고 있었다. "네 일행들은 어떻게 됐어?" 감당할 역력이라면 없지만 문득 길을 걷자니 궁금해져 물었다. "흩어졌어." 아이는 담담한 투였다. 위기에 의해 뭉친 아이들이었으니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 쉽게 흩어졌을 것이다. 이 아이도 그 사실을 알기에 내게 더 의지하는지도 모른다. 그때 멀리서 또다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바짝 긴장하며 달려나갔다. 어제 그 아이들이 있는 건 아닐까?

31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738042E+51)

2020-04-09 (거의 끝나감) 20:53:25

거리가 어둑어둑해지고 공기는 어느 때보다 예리해졌다.
하지만 불침번을 설 생각은 없다. 혼자서 밤을 지새우기에는 피곤할 뿐더러 미리 알아챈다한들 무언가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약탈 당하여 지금은 텅 빈 편의점 창고 깊숙한 곳에 서 서로 껴안고 체온을 나누었고 노곤노곤해진 뇌는 잠에 들었다.

32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3782795E+5)

2020-04-16 (거의 끝나감) 18:35:11

시간이 흘러 날이 밝고 나는 기지개를 일으키고 옆을 보았다.
그리곤 얘가 퍽 귀엽다는 생각을하며 창가자리로가서 거리를 매미 울음소리를 들었다.
어제는 추워서 안고 잤지만 생면부지의 소녀를 껴안고 있는 것은 꽤나 범죄적인 비주얼이었기 때문이다.

33 숙청된 정치장교◆t2Fwfd0vJs (3782795E+5)

2020-04-16 (거의 끝나감) 18:35:29

거리를->거리의

34 다음 (0422494E+5)

2020-05-01 (불탄다..!) 12:12:53

바깥은 조용하였다.
해가 쨍쨍할 뿐이고 바람이 길을 휘감을 뿐이었다.
나는 검은봉지가 날아가는 것을보며 오늘 일진이 좋기를 빌었다.

35 다음 (758028E+60)

2020-05-05 (FIRE!) 20:47:07

그러다 누군가를 보았다. 존 시나였다.

36 다음 (5189587E+5)

2020-06-14 (내일 월요일) 12:01:18

한달 넘게 존시나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겨있던 나는 굶어죽었다
-완-

38 이름 없음 (X6niG8kjHg)

2021-07-03 (파란날) 21:58:45

그리고나는 병원에서 깨었났다
옆에는 "다음"이라는 이름표를 달고있는 시체가 있었다
(두번째줄은 무시해도 됩니다)

39 이름 없음 (X6niG8kjHg)

2021-07-03 (파란날) 22:00:11

-완-은 개뿔이다

40 이름 없음 (X6niG8kjHg)

2021-07-03 (파란날) 22:10:41

그리고 시체옆에는 살아있는 (아까전 부터 같이다니던)소녀가 침대에 누어있었다

41 이름 없음 (X6niG8kjHg)

2021-07-03 (파란날) 22:14:24

(정확하게 말하면 시체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체를 피해서 소녀를 깨웠다
다행히 소녀는 깨어났다

42 이름 없음 (X6niG8kjHg)

2021-07-03 (파란날) 22:17:05

소녀와 함께 바닥에 있는 시체인지 사람인지 모르는 것을 막대기로 건드려보았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깨어났다

43 이름 없음 (X6niG8kjHg)

2021-07-03 (파란날) 22:23:08

깨어난 사람이 말하길 본인은 의사고
이름은 송다음이라는 것같다
또 소녀가 말하기를 이사람이
내가 쓰려져 있던 것을 구조해준 것 같다

44 이름 없음 (X6niG8kjHg)

2021-07-03 (파란날) 22:27:44

그녀가 말하길(다음부터 다음양이라고 부를까)
음식이 3명이 5일동안 먹을 양밖에 안남았던 것 같다

45 이름 없음 (X6niG8kjHg)

2021-07-03 (파란날) 22:31:28

또 이곳이 이동병원이라는것 같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동셀터지만)
(또한 연료없이도 움직인다는 것같다)

46 이름 없음 (X6niG8kjHg)

2021-07-03 (파란날) 22:34:36

그리고 다음양에게 이름에대 물어보니
본인이 찾은 이름표에서 따와서 지었다는 것같다

47 숙청된 정치장교◆6LaTNmdMFA (mJU7rEMBrw)

2021-07-06 (FIRE!) 12:45:39

다음이란 이름은 좋은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세상에서 다음을 말한다는게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자 반대쪽에 서 있던 장정 둘이 다가오는게 아닌가?
내가 놀라서 움추려들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랬만일세. 깨어 있는 모습을 본건 처음인데, 이제 살아있을 생각이드나?"
그리고는 이렇게 소개했다.
"안녕하십니까 다음씨, 저는 이 근처에서 의원을했었던 최종고라고합니다. 여기 이 양반은 한의사인 목진관이라하고요."

48 이름 없음 (0Cl/0x9DcY)

2021-07-07 (水) 10:55:44

내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이쪽은 저의 일행인 소녀입니다"
소녀가 말했다
"아, 안녕하세요"

49 이름 없음 (0Cl/0x9DcY)

2021-07-07 (水) 10:59:19

>>48
어장주님
(소녀의 이름을 지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50 이름 없음 (0Cl/0x9DcY)

2021-07-07 (水) 11:02:08

>>49 에서 어장주는 숙청된 정치장교님 입니다
혹은 참치님들도 이름을 지어 주셔도 상관 없습니다

51 숙청된 정치장교◆6LaTNmdMFA (3wgLr9LLoA)

2021-07-15 (거의 끝나감) 11:07:30

"소녀?"
"제 이름은… 이미리내예요. 좀 특이하죠?"
"내 이름이 더 특이해. 그리고 설화,성환,선행,혁신 요즘 별의별 이름을 다들어서 그정도는 평범해보인다야.
그럼 옆에 분의 성함은?"

나는 잠시 고민하고 대답했다.

"짓죠, 새로."

52 이름 없음 (EKyY.URCsA)

2021-07-31 (파란날) 20:51:14

>>51 저 늦게 써서 죄송합니다
근데 이름은 해화 (偕花) 어떻나요

53 숙청된 정치장교◆6LaTNmdMFA (L.bsxFMmIU)

2021-08-05 (거의 끝나감) 21:17:30

"해화… 해화라… 좋군요."
"그럼 잘 부탁합니다 해화씨.
광수야 차 돌려라! 돌아가자!"
이양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광수여?"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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