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의 연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넘기려고 했고, 그것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그러던 차에 같은 기차를 타고 있던 피부가 약간 까무잡잡한 고등학생이 나타났다. 그는 의심의 눈초리를 담아 나에게 더욱 알리바이 진술을 부탁했다. 으음... 아 녀석 꽤 까다로운 타입이다. 어려지기 전의 나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머리를 굴리자. 다른 여자를 겁탈하려고 하긴 했으나, 조금 엄한 부위에 손이 올라간 시점에서 잡혔다. 살인사건의 용의자-범인 맞지만-신분인 덕에 지금은 유치장이긴 하나, 이건 충분히 변명할 수 있다.
다음은 기차의 살인사건... 이지만, 용의자 선상에 올라간 것도 그 고등학생의 말 때문이다. 애초에 4살인 나를 진심으로 범인이라 생각하는 이는 없다. 유치장에 갇힌 것도 그 여자가 꽤나 부잣집인데다 하도 떽떽대서였을 뿐. 형식적인 조사도 다 끝냈고, 길어봤자 내일이면 풀려난다. 솔직히 말해, 가만 놔둬도 엉뚱한 사람이 범인으로 잡히거나, 미해결 사건중 하나로 어디 서류에 기록되고 끝날 것이다. 하지만 역시 걸리는 게 있다면 그 고등학생. 우연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경찰을 설득할 때 나를 흘깃 스쳐보던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내일 그 고등학생을 한번 찾아봐야겠다.
"왜 내가 여기를……?" "사실은 말이지. 자네 양부모가 될 이들이 자네를 팔아치웠다네." "……! 무슨?!" "아니, 생각해보게. 입양하려던 아이가 살인사건을 일으키고 강간미수를 저질렀는데, 솔직히 데리고 있고 싶을 것 같은가?" "살인? 강간? 무슨 소리야, 난 범인──아아악!!!?"
갑자기 전신을 덥치는 고통에 비명을 지른다. 무, 무슨?!
"훗. 자네 등을 잘 만져보게." "등?"
손을 뻗어보니 낯선 무언가가 손가락에 닿았다.
"이건?" "초소형 거짓말판독기-키요히메. 라는 물건이지. 우리 업계에선 신용이 중요해서 말이지. 그건 거짓말을 하면 바로 10만볼트를 먹이는 물건이야. 어때, 자네같은 거짓말쟁이에겐 최고의 물건이 아닌가?"
의심가면 거짓말을 한번 해보면 되겠지.하고 싸늘하게 웃는 남자.
"언제 이런걸?" "언제? 우문이군. 붙일 타이밍은 언제나 있었지않은가? 자네같은 어린애에게 이런 물건을 쓰는건 아깝지만…자네는 좀 많이 영약한 것 같아서 말이지."
그렇게 말한 남자는 날 붙잡는다. 저항해보지만, 4살 짜리의 아이의 몸으로 성인 남성의 힘에 저항할 수 없었고, 나는 수술침대에 묶이게 되었다.
"나, 나에게 대체 무슨 짓을……!!?" "흐응? 설마 진짜 모르고 하는 질문은 아니겠지?"
- 탁!
남자가 손가락을 튕기자 문이 열리며, 수술복을 걸친 사람이 들어왔다.
"언제나처럼 부탁하지." "어머~제법 싱싱한 고기네요~♥ 일단 눈만해도 좋은 가격에 팔릴 것 같고…어리니까 신장과 간도 괜찮을까요? 폐나 심장은 한번 까보지않으면 모르겠네요. 아, 작업전에 가지고 놀아도 되나요?" "상품에 악영향이 없는 한도라면 상관없네." "만세~!"
악마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지금까지 자신이 행한 것. 보아왔던 것은 어린애 장난인듯, 냉철하다못해 광기마저 느껴지는 악업이 지금 눈앞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자세히 둘러보니 기차가 아니었다. 여러 사람들이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내가 들어오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 자, 이번 달에만 벌써 두번째 신입이다. 이름은 에도가와 코난. 뭐, 우리와 같은 '패배자'니까 딱히 설명할 거리는 없군. 이상! "
뭔가 반장처럼 보이는 주먹코가 나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었다. ..... 그렇군, 여기는 그 유명한 제애의 노역장인거 같다. 어려진 거 같지만 사실 그건 꿈이었고, 나는 이 퀘퀘한 곳에서 땅이나 파게 될 거 같다. 자세히 둘러보니 다들 눈빛이 거의 죽은 생선같다. 끔찍하군.... 나도 며칠 뒤면 저렇게 되어버리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