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ㅏ 어렵다 어려워. 요즘 쓰고있는 글 주인공이 나랑 많이 다른 성격이거든. 주인공 성격을 일일이 설명하기엔 기니까 성격차이의 정도를 MBTI로 말하자면 난 INTP고 주인공은 아마 ESTJ. 근데 얘가 어떤 인물인지 사고방식의 원리는 알지만 그걸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하려고 하면 계속 막히네. 애가 자꾸 인팁처럼 사고해버림.
물론 그래도 글은 쓸수 있고, 보는이에게는 엣티제같이 보이게 할수 있겠지. 그런데 내가 인물을 떠올리는 방식때문에 이게 꽤 거슬리네. 장면을 떠올리고 글을 쓰면 그 안에 있는게 인물이라는 느낌보다는 이미 이러이러한 사람이 있고, 난 그걸 글에다가 구현해낸다는 느낌이거든. 그래서 지금 내가 인지하는 이 캐릭터의 사고방식이랑 내가 상상할수 있는 이 캐릭터의 사고방식에서 괴리감이 큰게 글쓸때 상당한 심적 장애물이야. 뭘 생각해도 구현에 실패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하지만 사람이 자기랑 다른 성향의 사람을 완벽히 이해할순 없잖아? 납득하고 존중하는거지. 그런만큼 내가 만든 인물이라도 타인의 사고인 이상 내 내면에 완벽하게 재현할수는 없을거고. 그렇다고 포기하고 내가 이해할수 있는 인물만 쓰기엔 작가로서 너무 심한 자기복제같아서 용납이 안됨. 흠 어떻게 해결할수 있으려나.
나도 분명 인팁치곤 많은 사람들이랑 넓게 대화한다고 생각한단말이지. 근데 ESXX들이 나랑 안놀아줌(?)
아니 진짜로 나 글작가모임 인원이 20명 가까이 되거든? 그중 반절이 인팁이고 나머지 반절이 인프피이며 인티제 단 한명, 잇프제 단 한명... 이게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만든 모임이 아니고 그냥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서 다같이 글이야기 하다가 친해진 사람들끼리 붙은거임. 물론 글쓰기라는 주제 자체가 비슷한 성향 사람들이 모이긴 함. 근데 학교 친구도 저모양이고 교회 친구도 저모양임. 난 비슷한 사람들이랑만 놀겠다는 의도가 추호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랑 다른 성향이라고 거르지 않는단말이야. 그냥 대개 오는사람 안막고 안맞아도 대화하고 그러는 편인데.
이쯤이면 세상이 나한테 IN수집기 필터를 달아준게 분명하다...
지금이야 사회생활을 안하고 사람도 만날일 없지만 학교다닐땐 다양한 사람의 정보를 수집해보려고 했단말이야. 그런데 의도적으로 ES처럼 보이는 사람을 수집하기 위하여 발벗고 뛰어도 안보이는 수준이더라고. 내가 모기향마냥 ES향인듯. 걸어다니는 ES기피제
사실 IN이랑 ES는 사는 곳이 너무 달라서 만날 일이 없긴 함 걔네들 보러 가려면 방송부 신문부 정도는 가야함. 사회에서는 자영업 하는 사람들이 ES 적인 성향 많이 보이게 되는 것 같고? 일상생활에서는 인별 관광지 정도는 가줘야 걔네들 볼 수 있을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고 IN수집기 필터는 아마 맞음... 나랑 제일 친하게 지내는 ESFJ는 내가 하는 상상의 반절도 못 따라오는데, 걔네 동생이 ENTP라서 내 화법이나 사고방식에 이미 익숙한데도 벌어지는 일임 얘기하다보면 저절로 걸러지는 거 아마 맞을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95 이 캐릭터말이야. ESTJ들이 주변 환경이나 가치관, 관습에 대해서 보수적일 확률이 높은 성향이잖아? 저 주인공은 자기 가치관에 있어서 보수적인 편이거든. 그런데 이런 성향의 사람이 자기가 보수적으로 고수하던 가치관과 주변환경이 크게 어긋나는 상황에 떨어진다면 어떻게 느낄까. 주변을 바꾸거나 내가 바뀌어야하는 상황인거지. 아무래도 혁명가 타입은 아니니까 주변을 개혁하려고 할것같진 않은데, 그렇다고 제 가치관을 갈아엎을것같지도 않아서. 결과적으로는 최선은 될수 없으니 차악을 따라가는 방향으로 행동할것같은데 그 과정에서 어떻게 느낄지 감정이나 사고과정이 잘 상상이 안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