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글쓰고 창작하다보면 가끔 내가 하는게 너무 불행포르노인가 싶을때가 가끔 있음. 물론 무지성 학대어쩌고는 나도 극혐해서 안쓰지만 암튼 인물들 나락보내는게 취향이라 맨날 다채롭게 망하는 이야기를 쓰고있다보니... 아니 그치만 난 개연성을 위해 머리를 쥐어짜서 유지성 불행을 만들고 있으니까 괜찮은게 아닐까? 휴 자신감 회복 완료
어떤 이야기가 희생이 없이 되겠어. 뭔가를 이루려면 뭔가는 포기해야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걸 포기해버려서 목표를 잡아도 행복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목표를 향해 가거나, 결국 실패해버리는 등의 이야기도 있어야지 암. 시련을 극복하는 이야기나, 결국 극복 못하는 이야기가 좋다. 어떤 어려움도 없이 손쉽게 헤쳐나가는 무지성 사이다물은 취향아님
나는 권선징악이니 선인이니 악인이니 하는 건 별로야.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 데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논하는 권선징악이나 선악의 기준이 완벽하다 할 수 없거니와, 사람들이 말하는 선한 행동은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지 목적 같은 게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566 아 약간 공감 주인공도 캐릭터인 이상 완전무결할 수 없는 거잖아? 근데 주인공이 뭐라고 '악역'을 심판하는 건지 가끔 나는 모르겠어 특히나 요즘 회귀물이나 빙의물 같은 것도 겹쳐지면서 '너는 악역(또는 미래에 나에게 해가 되었던 사람)이니까 나는 널 후려팰거야' 이런 느낌인 게 옳나? 결국 주인공 또한 누군가에게 악역(해가 되는 사람)으로 전락할 뿐이잖아.
차라리 난 그래서 피카레스크가 더 좋아 나쁜 짓 할 거면 난 나쁜 놈이야 라는 걸 인지라도 하고 있으면 좋겠음
난 선캐나 악캐는 지향점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편. 뭐 아무리 선캐라도 무슨 권리가 있다고 징벌이니 뭐니 하는 권선징악은 나도 별로 안좋아하지만. 그래도 선한 의지와 이상을 가지고서, 완전무결할 수 없더라도 끝없이 고뇌하며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선캐 좋단말이지. 이런애들한테 시련 한트럭으로 쏟아놓으면 넘어지고 무너졌다가도 다잡고 기어이 기어나와서 일어서는 서사가 맛있음
나는 선악에 대한 기준을 마구 흔드는 작품도 매력있다고 생각함. '선악이라는 건 결국 당신을 위한 거잖아요?' 라는 불편한 깨달음을 이리저리 흔드는 작품도 좋음. 혼돈을 추구하는 작품이 항상 1티어고 그 다음이 추구하기 어려운 절대선을 향하는 작품을 2티어로 생각함.
캡틴 아메리카가 선역 중에서는 드물게 매력있다고 생각하는 게, '나만을 위한 정의'가 굉장히 절대적인 가치를 향하지만 그게 '모두를 위한 정의'라고 주장하지는 않음. 겁나 자기 멋대로이지만 절대로 신념을 굽히지 않는 게 탱커 컨셉이랑도 어울려서 캐릭터 디자인이 잘 된 케이스라고 본다.
>>568 나도 공감이야. 내 입장에서 권선징악은 그냥 악은 악으로랑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나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는 선역이 좋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도덕이나 법을 무시할 수도 있는 캐릭터. 근데 또 정의랍시고 막 무고한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 그런 캐릭터가 좋아. DND의 성향으로 치면 질서 선과 혼돈 선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캐릭터가 취저 캐릭터. 내가 추구하는 성향이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