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바라는 사람치고 제정신인 사람 없음. 다시 만나자는 사람은 높은 확률로 했던 잘못을 반복하기 마련이고, 그중 대다수는 더 심한 잘못을 한다. 정상적인 인간이면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시점에 자기 잘못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걸 깨닫고 알아서 꺼져준다...
아니... 걔는 잘못없음 그냥 태어나길 나약하게 태어나서 그렇지 설명하자면 좀 길어서 딱히 풀어서 구구절절 하고싶지는 않다만 대충 어쨌든 내가 또 다시 보호자가 됐다는 결론임 그래도 너무 짜증나게 하거나 귀찮게 하면 언제든지 찰 준비는 되어있음
내가 인간의 마음이 없는건 아닐까 하고 내내 고민하는 것도 별개의 건이고, 누군가가 미친듯이 나를 공격하고 욕했던 것도 별건임.
그냥 나는 어릴때부터 강한 감정을 품어본적이 없었던거 아닐까 하고 고민이 들어서 말이야... 지금도 딱히 강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 사랑에 국한해서가 아니더라도, 즐거운 일이든 괴로운 일이든 그다지 강하게 느껴지지가 않아. 살아있지 않다고나 할까 일정 부분은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은 탓이겠지. 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나와 함께했던 우울증의 영향이 아닐까 하고 다시금 의심하게 돼
사람이 싫어. 딱히 그들을 적극적으로 혐오하진 않지만 왠만하면 많은 사람들과 엮이기도 싫다.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이 싫어. 그들이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나면 보이는 친절함도, 특정 상황에서 무리를 이루며 활동하다 보면 그게 없어지고, 대신 잔인하고 냉랭한 공격성으로 바뀐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나를 그다지 감동케 하진 못하는군.
뭐 해달라고 말은 안하면서 막상 안 해주면 실망하고 지 혼자 삐지고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여전히 죽상이고 그러면 그냥 니 하고싶은대로 마트에서 살라고 난 혼자 집에 갈거라고 소리지르고 싸커킥 갈겨서 주저앉히고싶음 (여친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는거임)
진짜 이대로는 안 된다 돈도 너무 많이 쓰고 저축도 못하겠고 투자하는 곳이 전혀 없으니 새로 돈을 만지지도 못함 그리고 자기계발을 전혀 안하고 있고 운동도 마찬가지다 특히 운동 매우 시급함 근데 해야할 일은 많고 특히 업무 관련해서 너무 많음 물량산출은 한달 전부터 하기로 했던건데 아직도 다 못함
여친한테 많은 돈 들이지 않으려고 하는데 사실 그럴거면 헤어지는거랑 무슨 차이가 있지 싶긴 하다. 현재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미래따윈 보이지 않는 그 상황에 내가 가왈부 하긴 그렇고 우린 그냥 지향점이 달랐던거지 단지 어리니까 바뀔수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지만 기대도 안하고 기대를 할 수도 없다 이런 애랑 결혼할 수 있을 리도 없고 헤어지자니 그건 싫다고 하고 어차피 혼자가 편하고 독신으로 90살까지 살다 죽을 생각인데 아무래도 상관 없겠지 뭐
이 시간대쯤 되면 열이 꽤 오르던데 오늘은 머리만 조금 아팠다. 약을 먹고 진정되기를 기다리자 지금은 머리가 맑다. 쇼펜하우어가 말했듯 현재의 행복은 너무도 당연한거라 잘 안 느껴지는 반면, 그것이 없어지면 뼈아픈 상실의 아픔을 맞이하게 되니, 새로운 행복을 좇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잘 유지하는 것이 낫다.
언제까지고 명료하게 사고할 수 있고 잘 걸어다닐 수 있으며 무엇이든 잘 먹고 잘 소화시키고 잔병치레없이 살 수 있다면 삶도 나쁘기만 하지는 않을거다. 노화가 찾아오기 시작한다고 해도. (그러나 고용불안정성같은 건 내 의지로 어떻게 못 하니까 어쨌든 나이먹는 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