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배려 안하기가 아예 지역 분위기인 경상도맨이 다혈질이면 굉장히 골때린다. 혼자서도 ●랄을 하거든. 남이 보면 더 길길이 날뛰는 인간의 간사한 심리 특성상 다른 사람이랑 있으면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기 때문에 이 사람이 다혈질이라는 것만큼은 오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 가끔 속 좁은 사람들이 다혈질인 것과 혼동되는 듯? 해서?(일단 나는 그랬음) 고찰을 하기로 함.
한참 같이 살다보니 다혈질과 속이 좁은 것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함. 기본적으로 화는 몰이해에서 나온다. 이해가 안 되니 화를 내는 것임. 이해가 되면 화가 안 난다. 화와 이해가 무슨 관계냐 하면 어린이에게 사탕을 먹지 말라고 하면 애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생각하면 된다. 사탕 먹으면 안 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챙겨주는데도 화를 내지? 그런 거임.
혼동되는 특징은 주로
금방 언성을 높임, 남의 일에 화내는 경우가 많음(화내는 모습이 남에게 자주 관찰됨), 평판이 엇갈림, 기분이 태도가 됨... 정도로 생각함.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한 경우 더 화를 자주 내기 때문에 헷갈릴 수도 있다고 본다.
속이 좁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남을 못 견디는 사람인데 평판이 엇갈린다는 것은 필연젹으로 사회적 상황에서 여러가지 이미지를 갖게 된다는 것인데, 이게 아마 이들을 성격 나쁜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 일단 이 둘이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부터 짚어보겠음. 참고로 내가 다혈질인 사람은 굉장히 나쁘게 평가하고 있고, 주로 사회적 상황에서 적대적으로 되는 경우가 많아서 부정적 평가가 많은 것은 양해바람. 다혈질인 사람과 오래 잘 지내본 적이 별로 없음.
다혈질은 상대방을 이해하지 않으니까 화를 내는 것이다. 화를 자주 크게 낸다고 지능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이해력도 지능에 일부 기여한다. 이해를 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사고가 짧아져서, 소위 말하는 '도화선이 짧은 사람'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임. 근데 사람이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면...ㅋ
반면 속이 좁은 사람은 이해하려고 하다가 화를 낸다. 이해하려고 하는데 잘 안 되거든. 일단 내 경험상 이해하려고 하다가 어느 지점에서 막히면 불같이 화를 냈음. 다혈질인 사람과 구별되는 지점은 여기인데, 화를 내다가 화가 나서 더 화를 내는 다혈질과는 다르게 속이 좁은 사람은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지나면 다시 화가 안 난다. 뭔가 측정할 수 없는 것이 되면 이들에게 인식이 되지 않는 것 같음. 인식을 벗어난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사람이 얼마나 부정적으로 되느냐가 결정되는 것 같기도 하다.
다혈질인 사람이 남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본 적이 없지만 속이 좁은 사람은 나름대로 남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을 봤음. 속 좁다고 욕먹어도 나름대로 잘 해보려고 한다. 대신에 다혈질에 비해서 조금 약한 지점이랄까, 그런 걸 생각해보자면 이렇다. 가령 다혈질인 사람이 화만 잘 내고 긍정적인 사람일 수는 있다. 충동성은 안 높아서 울컥하고 마는 거임.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이해해줬으면 정말 특이하게도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함(본 적은 없음). 그런데 속 좁은 사람은 부정적인 이미지에 약한 것 같음. 긍정적인 사고를 돌리면 아예 행복회로를 돌리다 낙뎀을 받거나, 중간이나 애매하게 자잘한 단계를 상정할 줄 몰라서 상황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정말 기술직이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