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말하는 나쁜 재능이란 이런 거다. 여기서부터는 나쁜 놈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통의 사람들이 좀 알기를 바라서 쓰는 것이기도 함. 지난번에 의자 집어던져도 무시당한다는 애 있드만. 이런걸 잘 보라고.
제일 기본적이고도 공통적인 감각은 약자를 골라내는 거임. 그 다음으로는 약점을 알아보는 감각임. 뭘 쥐면 꼼짝 못하게 되는지, 어디를 찔러야 제일 괴로워할지. 이게 딸리면 나쁜 짓을 할 수가 없다. 그냥... 냄새가 나. 저항할 줄 모르는,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 멍청함의 냄새가 난다고.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건 이런 부분임. 누가 시킨다고 해? 거기에 대항할 수단이든 그런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비결이 필요함. 약점도 마찬가지야. '헉,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이러고 설설 기는 게 아니지. 사랑하는 가족들이지만 강한 사람이라고 믿어야 나도 강할 수 있는 것임. '우리 가족들 무서운 사람들인데, 건드려보든가 ㅋ' 해야 상황이 바뀐다.
사실 이렇게 말해도 범죄를 저지르려고 작정을 한 놈들을 막을 수는 없다. 계곡살인만 해도 말이지? 그 남자애... 아마 어디다 말도 못할 멍청이라는 걸 알고 작전 짰을 거임. 맞춤형 작전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사실상 없음. 얼마 전에 블루투스 이어폰 끼고 있다가 죽었다는 식으로 보도된 사건이 하나 있는데, 그거 범죄자들이 그 사람 잡으려고 동선을 몇날며칠을 판 거라고. 그걸 무슨 수로 따돌려?
알고보니 내가 ㅈㄴ 미친 인간이어서 걔네들을 먼저 칼빵내버리는 그런 일이 있지 않고서야 살아서 나오기가 어렵다.
어제 사건반장 보는데 어떤 여자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웬 모르는 남자한테 발차기로 맞고 쓰러져서 영구적인 장애를 입은 사건이 있었음.
내가 설명해줄 수 있는 부분은 이 부분임. 주먹... 즉, 상단 공격은 빠른 대신 피해는 적음. 얼굴을 맞았대도 주먹 한 방에 기절해버리거나 하진 않거든? 눈이나 관자놀이를 맞은 게 아니라면... 발차기 같은 하단 공격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큰 공격은 사전동작이 길어... 다리가 속력을 얻기 전에 막으면 손으로도 막는 게 발차기임. 아마 그 남자는 발차기를 준비하려고 그 여자 뒤로 갔을 거임. 절대 뒤를 허용하면 안됨... 생존하고 싶다면 말이야... 아마 흘끗 돌아보기만 했더라도 못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사실 그 남자, 운동 경력이 꽤 되더라고. 피해자가 성인 남성이었어도 막을 수는 없었을 거라고 보는 게 맞긴 함.
그러니 제발 밤길이, 세상이 안전해야 한다는 말은 집어치워. 그랬던 적 없어. 앞으로도 마찬가지야. 사람이 사람을 해치면 안 된다? 지켜진 적 없는 약속이라는 것 알잖아. 외면하고 살면 마음은 어떻게, 좀 편하냐? 세상에 이빨을, 발톱을 가지고 있는 괴물들은 언제나 있었어.
나쁜 재능 그냥 나열만 하면 도둑도 종류가 많아서 자물쇠 기가 막히게 잘 따는 놈이 있고(나쁜 짓 할 때만 잘 따서 쓸데없음), 손이 진짜 빠른 애가 있고(미술시간엔 똥손임), 머리까지 좋아서 훔쳐놓고 알리바이 만들어서 남한테 뒤집어씌우기를 잘 하는 애가 있고 그래. 때리는 걸로 하면 겨드랑이나 가슴같이 안 보이는 곳만 골라서 때리는 이상한 머리가 튼 애들도 있고, 다른 운동신경은 그닥인데 발을 기가 막히게 잘 걸어서 멀쩡한 사람 조지는 애가 있고, 폭력 자체에 감각이 튼 애들이 있음. 두 종류만 조금 읊어도 이 정도네. 쉽게 남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모든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편할듯.
어떤 여자애가 애인한테 맞았는데, 그 애인이 미안하다고 싹싹 빌면서 한다는 소리가 '너무 미안해. 진짜 사랑해서, 질투해서 내가 미쳤나봐' 이거래. 그래서 용서해줘야될 것 같다고 그런 적이 있었지. 듣는 내내 너무 답답하더라고. 이렇게나 폭력을 모르다니. 이렇게나 나를 몰라주다니. 심지어는 폭력을 경험했고 애인의 폭력성 때문에 고민이라면서 무서웠다고 실컷 말해놓고! 도대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