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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24:47
가끔 새벽에 잠시 드르고
어느새 사라지는 고래의 게시판.
때때로는 우울하고, 때때로는 실망하고
그런데도 사람에게 온기를 기대한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고양이는 냥, 하고 울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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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26:19
고양이는, 냥하고 울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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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27:54
혼자서 떠들어보자면.
아니 중얼거려보자면.
역시, 죽고싶다고는 말하지만
진짜로 죽고 싶은건 아닌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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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30:56
좋은 날, 기쁜 날.
나쁜 날, 우울한 날.
그 모든 순간은 나에게 상냥했기에
그저 그 모든 나날에 나는 바랬다.
봄바람보다 따스하게, 하지만 가을비보다 빠르게
여름의 아지랑이가 사라지듯, 겨울의 눈송이가 녹듯
내 생명을 조용히 가져가달라고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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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32:26
역시, 너는 상냥한 사람이다.
마지막까지 내 곁을 떠나지 아니하므로
내 생명을 앗아가지 아니하므로.
또한, 너는 잔혹한 사람이다.
내무덤에서 결코 곁을 떠나지 아니하므로.
내 이름을 잊어가지 아니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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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35:48
악마를 죽인 기사는 악마가 된다는데
사람을 죽인 나는 대체 뭐가 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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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36:44
노래는 좋아해.
노래는 좋아했지.
재능은 결코 없었지만
단지 부르는것만으로 좋았어.
7
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39:02
살아가는데 자격은 필요없지만
아마, 살아가는데 이유는 필요해.
8
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40:07
그런 이유를 구하지 못하기에
우리는 망가지고 썩어가서
그대로 추악한 어른이 되어서
꼴불견인 모습이 되어서 죽어가는거지.
어째서인걸까나.
9
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41:56
내가 사람으로 태어나서일까.
그렇다면, 애초에 태어나고 싶지 않았어.
10
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42:22
이딴식으로 살거라면
이딴식으로 살아가야한다면
그냥 그날 죽어버렸으면 좋았을텐데.
11
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43:29
이런주제에 죽을 용기는 없어.
즉고 싶지 않다는것은 본심이야.
하지만 이런식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것도.
12
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44:50
차라리 모두에게 내가 미움받는 것도 좋아.
그러면 미련없이 모두를 위해서 죽을 수 있을거야.
내 죽음에 누군가가 행복해한다는건 축복이겠지.
13
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46:15
하지만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아.
이 세상은 슬플 정도로 상냥해서
이런 나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내 죽음을 기뻐하는 사람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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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46:41
그 점이 슬퍼.
그 점이 괴로워.
그리고, 그 점이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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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47:43
그리고 그걸 기뻐하는 내가 싫어.
16
익명의 고래씨
(fqLhu7aFK6)
2022-04-22 (불탄다..!) 00:51:00
죽고싶어죽고싶어.
어떻개하면 죽을 수 있를까
내 죽음을 아무도 슬퍼하ㅣㅈ 한항쓰염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