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된 전설 : 세계의 사기꾼 제 4권 중 발췌- 색채학자와 색의 보석 (I) 색채학자들. 마법사들은 세상의 온갖 것들을 다룬다지만, 이들은 정말 유별난 존재다. 이 머저리들은 색과 관련된 것이라면 목숨도 가볍게 내다 던질 것이다. 이 편집증 걸린 집단은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격오지로 꼽히는 곳 중 하나인 회색 지옥에 그들만의 성채(색채의 성채;Stronghold of Colors)를 짓고 은둔하고 있다.
(중략)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할만한 것은 그들이 애써 지키고 있는 붉은 핵이라는 보석이다. 그것에 대한 저술 중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판별하기는 어렵지만, 그나마 신뢰할만한 것을 추려보자면, 붉은 핵은 그 어느 진귀한 루비나 희소한 가넷보다도 붉고, 그 타오를 듯한 빨간 빛은 어찌나 강렬한지, 모종의 수단 없이 바라보는 순간 눈이 멀 정도라고 전해진다.
여기까지라면, 그저 막대하게 비싼 보석에 대한 흔한 전설로 치부하기 마련이지만, 당연하게도 이 헛소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붉은 핵은 그 강렬한 빛깔 말고도 강력한 봉인이 되어있다고 전해지는데, 그 봉인이 풀리면 붉은 핵이 머금고 있던 그 색채가 풀려나 세계 자체의 ‘빛깔’이 변한다는 것이다. 이미 알려지지 않은 역사 기간에 수 차례 비슷한 보석이 부주의로 인해 봉인이 깨져, 그 때마다 세계의 빛은 다르게 바뀌었다고 색정광들은 주장하고 있다. (중략) 그리고 그 멍청이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치명적인 녹빛을 띈다는 초록 기둥을 찾아내려고 부던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색채학자와 색의 보석 (II) : 가이오스 톨레만의 반박 이는 다 헛소리다. 가이아드는 솔티라의 무구한 빛을 받아 그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이다. 밤하늘에 찬란히 빛나는 문두스도 솔티라의 광휘가 없다면 한낱 차가운 돌덩어리에 불과하듯이 말이다. 우리가 받아들이는 빛의 근원이 솔티라라는 것은 이미 학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깟 보석 따위가 아니라. 천문학파의 학자들이 이를 들으면 이제 막 수습 과정을 거치고 있는 새내기 학자조차 이에 대해 비웃을 것임에 분명하다.
-마법사와 세계 중 일부 발췌- 마력원(I) : 대기의 마력(i) 보통 마법에 사용되는 마력은 대기 중에서 끌어오게 된다. 가장 흔한 형태이기도 하거니와, 주변 환경에서 쉬이 끌어올 수 있는 마력원중 하나이기에, 보통은 대기 중의 마력을 끌어오는 것 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아무리 뛰어난 대마법사도 대기 중의 마력을 눈에 띄게 끌어올 수 없으며, 일반적으로 마력은 에너지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마법 시전 과정 모두가 종료된 이후에는 다시 원래 형태로 환원되어, 대기 중의 마력은 소모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기 중의 마력은 일반적으로 무한하다고 간주되며, 각중 술식에서 임의로 간소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다른 말로 하자면, 마력은 세계를 구성하는 일종의 무한정의 에너지원 중 하나로 취급된다고 보면 된다.
(계속) 그러나, 실제로는 마법이 시전될 때 마다, 극히 미량이지만 원래의 마력으로 환원되지 않아 소실되는 분량이 있으며, 이는 마력 고갈 현상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또한, 일부 주문이나 숙련된 마법사는 정제되지 않은 대기 중의 마력으로는 고난이도의 주문 시전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특수한 형태의 마력이나, 정제된 형태의 마력을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특수한 형태의 마력원은 당장은 언급하지 않고, 후술할 것이다.
대기의 마력(ii) : 대기 마력 고갈 현상 대기 중의 마력은 눈에 띄지는 않지만, 천천히 고갈되어가고 있다. 이는 마법 체계 정립 이전, 원시적이던 주술의 형태에서 갓 벗어나 마법이라는 형태로 체계화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밝혀진 사실이다. 현재는 군소 학파이지만, 마력 그 자체에 대해 연구하는 마력학파의 기원이 되는 마법사들이 이를 밝혀냈는데, 그들은 과거의 각종 기록이나, 유물, 아티팩트, 마법 물품을 조사한 결과, 분명 과거에는 현대에 비해 대기 중의 마력의 품위나, 농도 등이 현저히 높았음을 재차 확인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마력 고갈 현상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밝혀지게 되었다. 또한, 마력 고갈 현상의 가속화 시점이 언제인지는 명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대략 그 시기는 길게 잡아야 천 년 전으로 소급된다는 점도 밝혀낼 수 있게 되었다.
(중략) 그 전까지는 개인이나 기껏해야 일부 사제 관계로만 연구되던 마법도 마력 고갈 현상의 심각성으로 인해 통일된 집단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고, 이 때 결성된 집단들은 추후 각각의 마법 학파로 발전하게 된다.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기에는 온갖 위험한 것을 연구하는 학파인 강령학파나, 마법사의 적이라고 까지 불리는 전이학파마저 다른 학파와의 최소한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이유는 마력 고갈 현상과 같은 핵심적인 문제들을 수습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이다. 현재는 교류가 단절되었지만, 동방의 주술사들이나, 사막의 현자들, 심지어는 일부 연금학자들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였으며, 이 협력의 결과물이 알려진 세계의 특정 장소들에 설치된 마력 닻이라는 장치이다. 마력 닻은 세계에서 소실되어 가는 마력을 최소화 하기 위한 장치로, 마력 닻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장소들은 제국 아카데미아를 포함한 각종 마탑, 동방의 사원, 사막 유적으로 위장된 연구 기관 등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외에도 그 누구도 접근할수 없게 숨겨진 장소에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력 닻은 왠만한 노력으로는 파괴할 수 없으며, 접근 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당시만 해도 알려진 세계에 생각보다 흔하게 존재하던 각종 차원문이나, 전이문들 또한 필수적이거나 위험이 현저히 적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폐쇄되었다. 또한 매우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지만, 대기중의 마력을 정말로 소모하는 일부 주문들은 모두 그 기록이 말살되었으며, 해당 주문에 대한 세계 단위의 기억 소각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중략)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마력 고갈 현상의 가속화만큼은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기 중의 마력은 천천히 고갈되어가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종 연구나 마법 체계의 고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기 중의 마력이 완전히 고갈되는 것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대비가 갖춰지고 있으며, 그 시점은 현재로부터 최대 500년 후라고 파악하고 있다.
-마법사와 세계 중 일부 발췌- 마법과 권력(I) 마법은 무척이나 강력한 힘이다. 무한정에 가까운 에너지원을, 일개 마법사 한 명이 어떠한 형태로든지 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대마법사의 손짓 하나에 한 나라의 군대가 소멸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평생 도달할 수 조차 없는 거리를 순식간에 답파할 수 있는 능력마저 부여하는 것이 마법이다. 이토록 강력한 힘을 가진 마법사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마법사들은 세속의 권력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법과 권력(II) 그 이유 중 첫번째이자, 가장 근원적인 문제. 마법사의 수 자체가 극히 적다. 마법은 누구나 배울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마법을 시전할 수 없는 인류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으며, 마법의 재능은 숨쉬는 것과 같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그러나,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주문 마저도 익히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마법사 '길드'가 왜 존재하지 않는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것이다. 학파를 중심으로 하는 대형 조직은 존재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규모의 도시에서 수습 마법학도가 아닌 정식 마법사들이 몇이나 존재하는지. 또 과연 이들이 여타 길드처럼 일정 지역에 독점적인 권리를 행사할만한 규모가 되는지 생각해보면 그 답은 뻔하게 나올수 밖에 없다.
(중략) 물론, 마법사들은 제국 아카데미아와 같은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고등 교육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제국 아카데미아보다 훌륭한 학자들을 가진 기관이 알려진 세계에 존재할리도 없고. 일반적인 마법사들의 수에 더해 마법을 쓸 수는 없지만, 이런 기관에 소속된 마법과 관련된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들이나, 고등 교육의 이수를 위해 입학한 생도들의 수효까지 합쳐보자면 생각보다는 큰 규모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자들이 마법사 사회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마술사와 마법사 적어도, 진짜 마법사 앞에서 이 둘은 혼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마법사에게 마술사라고 호칭하는 것은, 매우 큰 모욕이기 때문이다! 마법사 사회 내에서 마술사라는 호칭은 마법사의 자격이 없는 자라고 낙인 찍힌 자들이나 마찬가지인 인물들이나 불릴 법한 호칭으로, 원시적인 주술사와 그 수준이 다르지 않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물론 마법은 주술을 포함한 여러 학문으로부터 발전된 학문이 맞지만, 아직도 원시적인 형태를 고집하는 자들의 말로는 썩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일부 정말로 위험한 주문이나 금술등을 다루는 자들은 흑마술사라는 멸칭으로 지칭되는데, 강령학에서도 다루지 않을 사악한 주문들과, 온통 사특한 금술 등을 다루는 흑마술은 술사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매우 나쁜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배척되는 것이다. 전이학자 또한 전이술사로 매도당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전이학은 예나 지금이나 마법의 영역에서 벗어난 적이 없으며, 결국 대학파의 일원으로써, 7대 학파 중 하나에 속하게 된 지금은 더더욱 전이술사라는 멸칭을 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마력원(II) : 생명 에너지 마법사들은 전술했듯, 마법을 시전하기 위해서는 마력을 필요로 하며, 보통 이 마력은 대기중의 마력을 끌어오는 것 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주문에는 다른 방식으로 정제된 마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그 위력을 빠르게 발휘하기 위해서 정제된 마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강령학파 주문이나, 소환학파 주문은 생명 에너지를 전환시킨 마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계속) 일반적으로 생명 에너지에 속하는 에너지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생명력' 그 자체와, 영혼 에너지를 사용하는 '영혼력', 그리고 영혼력과 혼동하기 쉬운 에너지인 '정신력' 이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생명 에너지라고 통칭되는 이유는 매우 간단한데, 생명 에너지 셋 중 하나라도 고갈된 생명체는 당연하게도 사망하기 때문이다. 생명 에너지는 상호간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일정 이상의 지능이 존재하지 않는 생명체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인간은 영혼력과 정신력이 혼동된 형태로 보유한 경우가 많다. 이 둘은 하나가 크게 고갈되면, 다른 하나도 마찬가지로 고갈되는 현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생명력은 이 둘에 비해서는 영향을 적게 받지만, 결국 생명력 또한 다른 생명에너지의 증감에 영향을 받는다.
(생명 에너지에서 계속) 생명 에너지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며, 주문 시전으로 인해 사용된 생명 에너지 또한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주문은 생명 에너지의 일시적 소비를 하는 것에 불과하며, 일부 주문은 생명 에너지를 영구적으로 소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명 에너지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최대치의 향상'과 같은 단련이 가능하므로, 숙달된 마법사라면 어느 정도는 감수할만한 위험으로 본다. 또한 이 생명 에너지는 근본적인 주문 저항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는데, 생명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인 경우, 강건한 생명 에너지를 가진 생명체는 해로운 주문으로부터의 영향을 적게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법사들은 정신적인 단련 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단련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마법 생물(I) 일반적으로, 보통의 생명체는 마력을 함유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현재 유일하게 마력을 제어할 수 있는 존재인 인간마저도, 마력을 신체에 축적할 수는 없다. (정령이나 악마 등은 현계의 존재도 아니고, 확실히 존재함을 증명할 방법도 없기 때문에 제외하였다.) 마력은 무척이나 강력한 에너지원이지만, 그에 비례에 따르는 위험도 매우 크기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주문 시전에 실패할 경우 흔히 발생하는 현상 중 하나인, 마력 역류 현상을 그 예시로 들면 그 누구나 그 위험성에 대해 이해하리라. 마법 생물은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마력을 자신의 신체, 또는 기관에 함유하고 있는 특별한 생물들을 이르는 말이다. 또는, 마법 생물의 그 특이한 습성으로 인해 마법적인 현상이 발현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마법 생물으로 인정되는 바이다. 물론, 일부는 그 놀라운 효능에도 불구하고 마법 생물로 분류되지 않는 것들도 존재하며, 대표적인 예시로는 끓여서 추출해낸 액체를 섞은 음료를 조금만 마셔도 육신의 피로가 가시는 동방의 신비한 열매가 있다. 마법 생물은 마법사들의 강력한 마법 시료로써, 정제될 수 있는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의외로 일반적인 생물과 다르지 않게 흔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그 희소함과 진귀한 가치로 인해 셀수도 없는 수의 마법 생물이 남획되었고, 일부는 알려진 세계에서 완전히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마법 생물은 무척이나 진귀한 존재가 되었으며, 극히 드물게 마법사들이 재배하거나, 가축화하는데 성공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말 드문 생명체가 되었다.
마법 생물(I) (계속) 특히나, 마법 생물은 네리아드에는 그 수가 현저히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마법사들이 워낙 많기도 하거니와, 마법 생물에 대해 딱히 보호하려는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이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력한 효능을 가지는 마법 생물들은 보통 동방으로부터 수입해오는 것이 보통이며, 그 중 특히 비싼 마법 생물은 사람을 닮긴 했지만, 울부짖지 않는 특이한 만드레이크이다. 이 전설적인 생물은 그 끝을 알수 없는 드넓은 동방의 영역에서도, 거의 끝에 가까운 땅에서 나는 것 만이 제대로된 효능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으며, 혹자는 그 만드레이크는 인간의 손에 발견되기 이전에는 나무조차 갖지 못하는 영원에 가까운 세월을 견딜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다른 마법 생물 중 가장 대표적인 예시를 들자면, 용을 들 수 있다. 적어도, 최근 수백년 간은 네리아드에서 발견되었다는 기록은 없으나, 그 생물의 강력함은 먼 북방의 코끼리조차 발 끝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용의 심장은 일반적인 심장과 다르게 '마력샘'이라는 일종의 마력 분비 기관을 가지고 있는데, 그로 인해 용의 심장에서 끊임 없이 생성되는 마력은 초월적인 마법 현상(대표적으로 용숨결을 들 수 있다)을 행사할 수 있는 근원이 된다. 또한, 용의 허파는 대기 중의 마력을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용비늘은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어떠한 금속보다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생명체는 자신의 영역(용의 둥지라고도 칭한다)을 침입하는 그 어떠한 생물도 접근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극도로 흉포해 때때로 출몰했던 역사 상의 기록에서 매우 큰 피해를 입고 간신히 물러나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극히 드문 사례에서만이 용을 퇴치하는데 성공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는 알려진 세계에서는 용이 목격되지 않고 있으나, 하얀 황야 너머나, 아리아드의 불타는 바다 너머에 존재한다는 대삼림 어딘가에 둥지를 틀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알려진 세계란, 현재까지 인류가 탐사하거나, 자리잡은 데 성공한 지역을 칭한다. 이 경계선은 물론 극히 네리아인의 관점에 가깝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은폐된 지역이나, 동방의 주술사들은 파악하고 있음에도, 미지의 세계로 포함되는 지역과 비단이나 각종 진귀한 마법 생물들이 난다는 극히 먼 동방의 지역은 크게 왜곡되어 사실상 "있다" 혹은 "있었다"의 정보만을 파악하고 있는 수준에 가깝다. 얼마 되지 않은 사건이지만, 동방의 사절단이 제국에 나타나기 전 까지만 해도 제국의 쇠퇴 이후 교류가 끊어져 버린 동방의 국가는 전설 상의 존재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존재의 불안정성이란, 일반적으로는 전이학파 주문의 부작용이나, 치명적인 주문 실패 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어떠한 존재는 현실에 닻과 같은 형태로 고정되어 있으나, 시공을 비틀거나 마음대로 조작하는 주문들의 경우 이 닻이 다소 느슨해지게 된다. 그렇지만, 이 고정은 생각보다는 강력하기 때문에, 이것을 완전히 푸는 것은 왠만해서는 매우 어렵게 된다. 그러나, 세계의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매우 강력한 주문인 경우에는 이 사정이 조금 달라지는데, 일부는 세계의 저항을 상쇄시키기 위해, 이 고정을 다소 위험한 수준까지 해제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며, 또는 '섭리'의 역행으로 인해 차라리 존재를 소거시키는 것이 '섭리'에 더 안정적이라 '관측'되는 경우에는, 이 고정이 풀리게 된다. 이러한 경우를 통틀어, 존재의 불안정성은 존재가 현실에 고정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한번 풀려버린 고정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으며, 결국 해당되는 존재는 비현실이 되어 완전히 소거되게 된다. 해당 존재에 대한 기록이나, 기억도 마찬가지로.
+'관측'이라는 말은 적절하게 대체할 말이 없으므로, '관측'이라 표기하였다. 무엇이 '관측'한다는 말인가? 절대자란 존재하지 않는 이 세계에. 섭리는 절대자가 아니다.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자연 현상일 뿐.
제물이란, 주문 시전을 위해 사용되는 모든 것들을 통칭한다. 마법 시료나 촉매같은 주문 시전을 보조하는 것 부터, 마법진 또한 각종 시료로 작성할 수 있으며(물론 이 경우에는 보통 주문 공정을 마법진으로 표기함), 특수한 형태의 주문각인을 위한 마법 재료들 또한 마찬가지로 제물로 지칭할 수 있다. 이렇듯 주문 시전에 필수적이지는 않으나,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제물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주문 공정에 포함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주문은 마법 구축에 필수적으로 특정 재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해당 경우에는 반드시 주문 공정으로 포함된다. 예를 들어, 차원 관문이라는 주문을 시전하기 위해서는, "차원 닻"과, 관문을 구축할 특수한 형태로 가공된 석재 또는 건축 자재가 필요하다. 이는 주문 시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재료들이므로, 반드시 주문 공정에 '제물'로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용숨결과 같은 주문에는 용골을 제물로 사용하면 주문 효과가 매우 극대화되나, 사용하지 않아도 현저히 떨어진 위력으로 시전이 가능하기에, 이러한 경우에는 '제물(추가가능)' 이라고 표기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물론 제물이라는 용어는 옛 주술로부터 유래된 용어로, 살아있는 생명체 따위를 주문 시전에 희생하는 경우는 흑마술과 원시적인 주술을 제하고는 극히 드물다. 저주학파의 주문이나, 요즘은 거의 없어졌다고 (주장하는) 강령학파나 소환학파의 일부 주문은 그 특성 상 어쩔 수 없지만.
위는 일반적인 정의로서의 제물이다. 마력원으로서의 제물은 마력 수정과, 그것들을 가공한 가루, 용액과 같은 형태가 일반적이다. 주문 시전자의 역량이 다소 부족하거나, 혹은 주문의 규모가 너무 방대하여 주문 시전자가 끌어올 수 있는 마력 이상을 필요로 하는 경우, 제물을 마력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또한, 대부분의 어떤 주문이든 추가적인 마력 소모를 통해 위력이나 정확도 따위를 극대화할 수 있으므로 이를 위해서 마법사들은 평상시에도 가능한 한 마력을 낭비하지 않고 마력 결정 따위로 여유분의 마력을 가공해두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네림 또는 네론 대륙이라고도 불린다. 도시국가에 불과했던 제국 최초의 수도 네림이 대륙 전반에 영향력을 뻗치고, 이윽고 그다지 별볼일 없던 도시국가인 네림이 대륙을 아우르는 제국이 되었다. 네림 제국이 사실상 네리아드 문명의 요람이 된 바, 구전으로 전승되던 대륙의 옛 이름은 잊혀지고, '네림의 땅' 이라는 뜻인 네리아드로 통칭하게 되었다. 물론 이제 네림이라는 단어 그 자체는 제국 서방 방언에 불과하게 되었기에, 대부분의 제국 시민은 네림이 아닌 네론이라고 부른다. (또한 아르논 제국은 사실상 잘못된 표현이며, 여전히 네론 제국으로 칭하는 것이 옳다.)
'네리아드'가 어디까지인지 정의하는 것은 학자들마다 이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가장 극단적으로 넓게 보는 학자는, 결국 티리아드나 솔티아드 조차도 하나의 대륙으로 이어진 바, 네리아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추론하여 전세계를 네리아드라도 칭하자고 하는 일파가 존재한다. 좁게는 네림 제국이 영향력을 행사한 영역까지만 네리아드 대륙이라고 정의하자는 일파도 있으나, 그렇게 되는 경우 현재 네리아드 동부의 많은 국가들이 이 범위에서 빠지게 되어 문제점이 있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