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어째서 너희가 있을 때 포자의 위험을 무시했는가. 놈은 AI지. 그리고 잘 보니, 거짓말은 못하는 듯 싶었다. 질문에 대해, 거짓 정보를 줘서 혼란시키지 않고 '말할 수 없다'로 일관했으니. 그런 녀석이 문을 '노크하는 것'으로 비유하고, 문을 부수려는 것에 추가적인 협박을 가하지도 않았다. 문 너머에 포자가 가득하다는 말을 했다면, 우리는 문을 부수는데 크게 주저했고, 못 부술 수도 있었는데. 그저 '이유가 있어 닫았다' 고 말할 뿐이었고, 나는 이 때문에 그 문을 '격리의 여러 수단 중 하나' 로서 볼 수 있었다. 최소한 그 문 너머에는 포자가 없다고 나 나름의 확신은 있었어.
두 번째, 놈을 믿지 못한 이유. 놈은 사람과 비슷하지만, 결국 기계다. 놈에게는 엄브렐러가 최우선이며, 바깥은 결국 후순위에 불과하다. 놈이 우리를 들여보낸다면 그것이 엄브렐러에게 이득이 되는 일일 때 뿐이며, 들여보내지 않는 것은 엄브렐러에게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놈이 정말로 격리만을 원했다면, 포자가 없던 계단의 문을 열고 우리가 들어간 뒤 문을 닫으면 될 뿐인 일이다. 그렇게 못 했다는 것이, 우리가 지금 들어가는 것이 놈에게 있어 큰 손해라는 것이다. 물론, 격리를 망가트리는 짓일 수도 있겠지. 전원이 그 자리에서 완전히 후퇴한다를 확정했다면 말이야.
세 번째. 관리국이 날뛰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모님도 계셨으니까. 언제까지 그들이 날뛸 지 모른다. 혼란이 진정될 위험도 있기에, 가능한 빨리 향하고 싶었다. 놈 또한, 내부의 혼란 때문에 추가적인 손님을 거절한다고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