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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치

2024-07-17 22:58:44 - 2024-07-17 22:59:40

0 이타치 (GpCKfFD5AM)

2024-07-17 (水) 22:58:44

2 이름 없음 (GpCKfFD5AM)

2024-07-17 (水) 22:59:14


무엇보다, 저놈의 말에 휘둘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저놈은 결국 격리가 중요하니 뭐니 하지만, 계단을 미리 부수지도 않았고, 예비 격리문은 격리가 아니라 나를 죽이기 위해 사용했다.
그런 짓을 하지 않고 예비 격리문을 닫으면서 격리문만 열었다면, 나를 안에 들여보내면서도 포자는 격리할 수 있었을텐데.
저놈은 나를 죽이는 걸 우선시했지, 그걸 위해서 예비 격리문이 부서지더라도.

3 이름 없음 (GpCKfFD5AM)

2024-07-17 (水) 22:59:21



리바이의 의견은 안다.
레드퀸과 협상해, 보다 안전하게 들어가, 중추로 향해, 이모님을 구출하자는 거였겠지.
확실히, 그렇게 했다면 돌입할 때 바깥으로 위험물질이 유출되는 일은 없었을 거다.

하지만, 나는 그래선 안된다고 보았다.
레드퀸은 AI다. 그것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학습하는 형태의 AI.
녀석에게 '지금만은 아군' 같은 건 없다. 우리는 결국 제거 대상일 뿐이지.
그리고 녀석이 우리를 순순히 들여보냈다는 것은, 그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일 때 뿐.
저 안은 녀석의 본거지.
우리도, 관리국도, 내부의 모든 상황도 녀석이 파악하는 그 상황에서 최상급의 AI를 상대로 두뇌 싸움에서 승리하자는 건가?
나는 그걸 훨씬 더 위험하게 봤다.
레드퀸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걸 말이다.

4 이름 없음 (GpCKfFD5AM)

2024-07-17 (水) 22:59:29



물론 내가 성급하게 저지르긴 했지.
왜냐면, 나는 너희를 설득시킬 자신이 없었거든.
지금까지의 내 말을 듣고도, 너희 또한 내 의견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잖나. 리바이의 의견에도 근거가 있다.
그 상황에서도, 레드퀸과 협력하며 들어가자고 주장하면, 나는 그걸 설득시킬 자신이 없었다. 지금도 없다.
나는 그 상황을 시간 싸움이라고 판단했다. 이모님이 위험하고, 관리국이 언제까지 버틸 지 모르고, 레드퀸이 사태를 안정화시키고 있는 시간 싸움.
그런 상황에서 몇십분, 몇 시간씩 설득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특히, 레드퀸과 협력할 생각은 절대로 없었고.

자, 그럼 어째야겠나.
저질러야지.
레드퀸에게 협력해, 모두 함께 들어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5 이름 없음 (GpCKfFD5AM)

2024-07-17 (水) 22:59:40


물론, 내 단독 돌입 또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진정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모두가 함께 레드퀸을 무시하고' 이모님을 구출하고 변칙개체까지 제거하는 것.
그러나, 내가 어찌 그런걸 주장할 수 있겠나?
어떻게, 그 끔찍하게 위험한 곳에, 이 아이들에게 목숨을 걸고 함께 가자고 말할 수 있겠나?
그렇기에 나 혼자서 돌입해, 이모님만이라도 구출하겠다 한 것이다.
아마 9할 이상의 확률로 의미없이 죽었겠지만, 적어도, 너희만은 살리고 싶었으니까.

....너희가, 뒤따라 내려왔을 때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덕분에, 확률은 올라갔지.


결국, 나의 돌격으로 가스의 완벽한 격리는 무너졌다.
그러나, 나는 그 위험성을 감수하고 선택했다.
이 아이들 모두를 위해, 수만명을 죽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선택할지는 지금도 모른다.
허나 역으로, 수만명을 위해, 이 아이들을 희생시키라면, 결단코 할 수 없다.
내 안에서는, 이 아이들이 더욱 무겁다.

어찌보면 후퇴야말로 진정 옳은 선택지였겠지.
그러나 결국, 나는 이모님을 버리고 후퇴할 수는 없었다.
너희를 죽게 놔둘수도 없었고, 죽어달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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