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공업지대로 번성했던 이곳은 20년 전 대대적인 재개발이 이루어지며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모했다.
낡은 공장은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 들어선 것은 고층 빌딩과 번화한 거리. 겉보기엔 깨끗하고 세련된 도시지만, 신카마초는 애초에 그런 이상을 품고 탄생한 곳이 아니다.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정치와 자본의 이해관계가 얽힌 이 도시는 처음부터 범죄와 부패가 깃들어 있었다. 개발 초기부터 흑도연회(黑道聯會)의 자금이 투입되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이 쫓겨났으며,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졌다. 누구도 그 실종자들의 행방을 묻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 건물, 새로운 거리가 생겼을 뿐이다.
현재 신카마초는 도쿄에서 가장 화려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대낮에는 정장을 입은 비즈니스맨들이 오가고, 관광객들은 최신 유행 브랜드로 가득한 거리를 누빈다.
그러나 밤이 되면 이 도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뒷골목에서, 돈과 권력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총 한 자루, 마약 한 봉지, 그리고 사라질 누군가의 목숨.
신카마초의 밤은 어둠 속에서 더 뜨겁게 불타오른다.
이 도시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법이 아니다.
토리사와 렌이라는 이름 아래 단결했던 흑도연회의 4개 직계조직이 있다. 마약, 도박, 무기, 유흥업까지, 신카마초의 모든 범죄는 이 조직들의 손을 거쳐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금, 이 도시의 평형이 무너지고 있다.
몇 달 전, 흑도연회의 두목인 토리사와 렌이 원인불명의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자연사가 아니란 소문이 돌고,직계조직들은 렌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조용하지만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마치 치열한 폭풍 속에서 중심을 차지하려는 사냥꾼들처럼 말이다.
신카마초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다.
이곳은 욕망과 배신, 그리고 생존이 얽혀 있는 정글이다. 돈이 없다면 너는 이 도시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 해도 이 도시는 너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이곳에서 네가 얻고 싶은 게 무엇이든, 그 대가는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