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오히려 없는 것이 낫지. 말했다시피 분신은 아직 다 사라지지 않았어. 그러니까 밖에서 분신을 계속 무찔러줘야해. 안 그러면 계속해서 본체를 지키는 결계가 부활해서 결국 손을 쓸 수 없을테니까."
서연의 말을 들으며 유니온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물론 본체도 그만큼의 힘이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여기서 남아서 싸워야 하는 이는 싸워야 하는 모양입니다. 물론 이들은 보이지 않았겠지만, 이들의 행동은 계속해서 중계가 되고 있었고 인첨공 사람들은 계속해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 흡수되는 이도 있고, 다치는 이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괴물들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3학구의 '블랙 크로우'. 2학구의 '리버티 멤버들'. 4학구의 '헌터', '1학구의 '넘버즈' 그 이외에도 많은 이들이 싸우고 있었습니다. 홍류 역시 4학구 어딘가에서 괴물을 붙잡아서 찢거나 던지고 있었습니다. 어디 그 뿐일까요? 5년 전, 학교에 다녔던 이들 역시 모두 이제는 성인이 되어 싸우고 있었습니다. 물론 막상막하였지만 말이죠.
"그래. 인첨공은 우리가 지켜야만 해!" "더 이상 다른 이들의 손에 맡기지 말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움직이자!" "세계는 우리가 지키는거야! 우리가 함께 하는 거야!"
그리고 광장에 있는 이들은 그들대로 각자 움직이며 다른 괴물들과 싸우러 향했습니다. 그리고 안티스킬 멤버들 역시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움직였습니다. 이어 크리에이터는 피식 웃었습니다.
"뭐, 이 아저씨들. 그리고 퍼스트클래스들, 그리고 너희들이 있으면 어떻게든 되지 않겠니. ...아니. 분명히 될거다. ...이번에는 비록 본체는 아니지만, 다른 이들도 다 각자의 자리에서 움직이고 있으니까. 아. 그리고 이거 귀엽구나."
이어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어깨 위에 자리를 잡은 천사 날개 고양이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었습니다. 물론 유니온은 조금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래도 결국 피식 웃었습니다.
한편 리라의 손을 잡고 올라온 세은은 혜우의 치료를 받으며 두 명에게 분명하게 고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고마워요. 다들. 저도 함께 갈게요. 이번에는 저도 함께 싸울거에요. ...모두 다 함께.. 마지막 위기를 이겨내봐요."
"이 아저씨는 조금 더 있다가 다른 퍼스트클래스가 오면 함께 가마. 무리는 하지 마라!"
이어 크리에이터는 손으로 조작을 해서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는 승강기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먼저 뛰어내린 이들은 더 빠르게 내려갔을 겁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나라는 혜우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습니다.
"...멋대로 행동하지 않을게요." "...그저 제가 마주하고 싶을 뿐이에요." "...저는 괜찮다고. 그러니까 다른 가능성도 있다고..." "모두가 문자를 보내던 사람처럼은 아니라고... 경우에 따라서는...."
거기서 나라는 딱 말을 끊었습니다.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어쨌든 새봄, 서연, 세은, 혜우, 리라, 유니온, 나라는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점점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나요? 더더욱 주변이 검게 물드는 것이 보이나요? 이전에 허수학구로 내려왔을때와는 분명하게 달랐습니다. 그만큼 이 아래는 '증오'와 '분노'로 잠식이 된 상태였습니다. 만약 랑이 있었다면... 그녀는 '호흡이 힘들어질 정도의 불길한 기운'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어둡고 어두운 불길함이 바로 그곳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한편 한양은 자신의 몸을 염동력의 에너지로 코팅했습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정면으로 맞았습니다. 은우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한양아! 안돼!!"
아마 한양은 자신의 몸이 썩어들어가는 고통을 느꼈을 것입니다. 실제로 몸의 일부가 썩어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버티고 있었습니다. 물론 플러스 에너지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럼에도 그는 쓰러지지 않고 그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어째서냐. -어째서 몸이 썩어가는데도 버틸 수 있는 거지? -모두를 믿어? -왜 믿어? -널 버릴지도 모르는 그런 인간을 어떻게 믿어?
그 순간입니다. 리라가 먼저 도착했고 그녀는 방패를 실체화시켜 에너지 덩어리를 막아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방패는 썩어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한양을 옆으로 꺼낼 정도의 기회는 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혜우는 한양과 은우를 회복시켰습니다. 썩어들어간 피부가 원래대로 돌아오며, 고통도 천천히 가라앉았을 것입니다.
"오빠! 괜찮아?!"
이어 세은이 마지막으로 착지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빠르게 달려가 은우를 부축했습니다. 서서히 들어오는 이들을, 나무의 몸에 박혀있는 구체가 바라봤습니다. 붉은색 눈동자가 중앙에 떠올랐습니다. 아직 몸에 검붉은 결계가 있는 것을 보면 분신은 아직 위에 많이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왔느냐. 이레귤러들이여. -그리고 '나'여. -허나 여기까지 왔다고 해서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너희들도 보지 않았나? 너희들이 개입하기 전에 인간들이 뭘 했는지를... -한 명에게 모든 기대라는 이름의 폭력을 감행하여, 자신들만 빠져나가려고 한 모습을. -그게 인간의 본성이며, 존재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나'여. 느끼지 않았나? -'나'를 버리려는 인간들의 모습을.
-이레귤러가 개입해서 조금 바뀌었다고 하나 그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
-너희들 역시 결국 그 사람들에게 버려질 운명이다.
-그럼에도 그 인간들을, 그 인간들이 살아가는 이 세계를 지키겠다고 발악하려는 것이냐.
/11시 50분까지! 다음이 마지막 레스이긴 한데...거기는 반응레스 안 받으니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반응레스가 되겠네요!
" 후우.. 그야.. 내가 지켜야 될 사람들이 있으니깐 버티는 거지. 누군가를 믿고 지키는 감정이 증오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
몸이 썩어가면서도 나무의 말에 전면으로 반박한다. 한양은 혜우에 의해 몸이 다시 회복되면서 자신의 말끔해진 상태를 보이며 말했다.
" 설령 이렇게 당해도 치료를 해주는 사람도 있고 말이야. 알겠지? 내가 왜 믿음을 가졌는지. "
" 그리고.. 네 말이 맞아. 그들이 기대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도 맞고, 자기만 빠져나가려는 이기심을 보인 것도 인정해. 하지만 너는 그걸 본성이라고 단정 짓는 순간.. "
" 너가 싫어하는 그런 인간이랑 똑같아지는 거야. "
한양은 말끔해진 몸으로 염동력으로 자신의 몸을 기동하여 에너지를 피하면서도 나라를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 무사했구나. 다른 애들도 무사하지? 나라야, 저 녀석의 말에 현혹되면 안 된다. 오로지 너의 생각만을 지켜. 다 너를 흔들리게 하려는 속셈이야. "
한양은 나무를 향해 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 그리고.. 너가 말한대로 인간이 그렇게 본성이 더러운 존재면.. 지상에서 나와 맞서서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싸우려는 수많은 사람들도 전부 더러운 사람들일까? 이 사람들이 무슨 큰 뜻이 있어서 너에게 맞서려는 것 같아? 아니야.. 그저.. 그저 지키기 위해서야. 너 하나에게 소중한 이들을 잃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치고 있어. 그런데도 본성이 빠져나가고 회피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낼 수 있어? "
" 명심해. 인간은 복합적인 생명체야. 증오와 분노가 있는 만큼 믿음과 사랑도 있어. 너는 지금 부정적인 것만 보고 판단하며, 이 세상을 없애려고 하고 있고. "
분신을 다 잡은 게 아니었구나;;;;; 유니온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는 서연이었다. 근데 그럼 민간인이 싸우게 되긴 똑같네;;;;; 하긴 남은 시간이 2시간이면 민간인 전투요원 가릴 때는 아니긴 한데, 그래도 괜찮을지 조마조마하긴 하다. 내가 부추겨서 데리고 나온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뜻밖에도 사람들은 기세가 드높다.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확신, 해냈다는 성취감은 사람을 저렇게까지 바꿀 수가 있구나. 알아서들 척척 호흡을 맞추며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사이, 크리에이터는 어떻게든 될 거라며 웃어 보였다. 리라가 만든 생명체(??)를 보고 귀엽다는 건 덤이었다. 그러는 사이 만신창이이던 세은이도 혜우 덕에 회복됐다. 그래서인지 세은이도 함께 가겠단다. 크리에이터는 나머지 퍼클들과 합류하겠다며 승강기를 만들어 줬고.
" 고맙습니다. " " 세은이도 고생 많았어. 마저 힘내고, 조심하자. "
그렇게 해서 아래로 내려갔더니, 지저스 크라이스트!!!!! 이게 뭐야 대체.... 한양 선배 몸이 왜 저래!!! 심지어 리라가 만든 거 같은 무언가도 썩어 버렸다. 한양 선배가 피할 틈은 나서 망정이지. 만약 혜우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이거 뭐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리가 먹통이 된 채로 있는데, 나무의 메시지가 울렸다. 아까 중간 보스한테서도 들었던 얘기들. 한숨이 나왔다.
" 사람이 공포와 절망에 휩싸이면 " "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단 무력감에 짓눌리면 " " 상황을 외면하고 달아날 궁리부터 하게 되더라. " " 근데 반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 " " 그만큼 강해지는 게 또 사람이더라. " " 뭣도 아닌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고. " " 그리고 " " 미래가 망이니까 하고 죽을 거면 5년 전에 죽었지. " " 미래에 버려지는 게 확정이라도 " " 지금 당장 살해당하긴 싫어 " " 난 세계를 지키자고 발악하는 게 아니라 " " 안 죽으려고 발악하는 거야. 죽기 싫어서 " " 네가 마음을 바꿔 준다면 고맙겠지만 " " 그럴 수 없다면, 당장 죽긴 싫으니 싸울 수밖에 "
거기까지 말하고서 폭탄을 발사해 보는 서연이었다. 이게 먹히진 않을 거 같지만, 죽긴 싫으니 뭐라도 해 봐야지!!!!
허수학구로 내려가던 중, 나라가 말했다. 이것저것, 제법 생각이 정리된 듯 하는 말에 그녀는 잠자코 있다가 나라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해주었다.
"학생, 진정으로 무언가를 마주함에는, 그것을 인정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어. 지금 저기에 있을 모든 부정함 또한 현실이고 사실이야. 그것에 감화되어 버린 너 자신도. 생각해보렴. 5년 전 목화고 저지먼트를 만나 구해지지 않았다면 지금의 네가 있을 수 있을까? 빛도 어둠도, 서로를 보아야만 서로가 존재하는 것을 안단다. 학생. 나는 네가 너 자신의 빛이 되길 바라. 지금 이렇게 나아가는 너와 모두의 슬픔에 공감하는 너, 그 모든 것이 너 자신이란 것을."
그것을 잘 생각하렴, 이라고 말한 그녀는 바닥에 닿기 전까지 조금 더 강하게 나라의 어깨를 안아주었다.
허수학구에 도착해 제일 먼저 은우와 한양을 회복시키고 연달아 그녀는 피로회복제와 같은 효능을 가진 앰플을 은우와 한양에게 각각 쏘아주었다.
장시간의 전투로 소모와 피로가 극심할 테니 능력에 약효까지 더하여 고효율의 회복을 이끌어냈다.
그러면서도 들려오는 말들에 담담한 대꾸를 해주었다.
"버리는 사람이 있다면 잡아주는 사람도 있지. 너는 단지 사람의 어둠 만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지 못 하게 된 거다. 그러니 기다리렴. 너 만을 위한 빛이 곧 네게 찾아갈 테니."
구체는 모두의 말을 조용히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슈가파우더 탄과 폭탄이 날아오긴 했지만, 검붉은 결계에 막혀 사라졌습니다. 아직 결계가 깨지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공격이 통하기는 하는 걸까요? 그래도 해봐야죠. 안 그런가요? 혹시 아나요? 결계를 계속해서 공격하면 깨질지.
어쨌든 모두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늦었어. -당신들이 있었다면, 조금은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돌이킬 수 없어. -나는 증오와 혐오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으로 만들어진 존재. 더 나아가... 그 증오와 혐오를 핵으로 삼은 존재.
-싫어하는 인간과 똑같아져? ...그게 뭐가 나쁜거야? 내가 당한 것을 돌려주는 것 뿐인데. -소중한 이를 잃지 않기 위해서 지키려고 하는 것. 증오와 분노가 있지만 믿음과 사랑도 있다? -그렇다면 한번 막아봐. 그 믿음과 사랑이라는 것으로 증오와 분노, 혐오를 막아내봐. -그게 정말로 존재한다고 한다면!!!
-두 시간 안에 사라지는 것은 너희들이야. -지금이 중요하다? 그래서 뭐? -내 존재가 그 이전의 것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증명이야. -너도, 다른 이들도 품고 있던 증오와 혐어의 결정체가 바로 우리인데 지금이 중요한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어? -이미 우리는 탄생해서 여기에 있는데.
-바꿀 수 없어. -바꾸려고 해도 바꿀 수 없어. -미래에 버려지게 되면 차라리 지금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걸? -결국 버려지지 않았기에 가능한 말에 지나지 않아. -실제로 버려진 이들 앞에서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어? 미래에 버려져도 지금은 살아있는 것이 낫다고?
-어둠만을 접했다? -그렇게 접하게 한 것은 바로 너희 인간이잖아. -빛은 없어. -내가 기억하는 것은 수많은 혐오와 증오. 더 나아가 나를 버린 존재! -그 빛이 정말로 나를 찾아온다면 그 빛도 박살내주겠어!
이어 그 구체는 나라를 가만히 바라봤습니다. 나라 역시 그 구체를 조용히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말을 먼저 한 것은 나라였습니다.
"...당신이 정말로 나라면..." "그리고 5년 전에 날 구해준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지 짐작이 가." "...능력을 극대화시키겠다고 나는 감정을 일부 잃었어. ...조금은 회복하긴 했지만,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그런 기회조차 없었겠지." "...그리고, 그대로 5년이 지나 능력을 강요받았을테니까..." "...하지만 나를 이렇게 구해준 이가 있어." "그리고 맞서 싸우는 이들도 있어." "부탁이야. 이제 그만해. 네가 당한 것을 부정하진 않을게.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 중에서는..."
-닥쳐. -닥쳐. -닥쳐!!
이어 검붉은 번개가 강하게 몰아쳤습니다. 구체가 빠져나왔고 이내 그 구체의 형태가 바뀝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검은 유나라'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형태에는 그 어떤 색도 섞여있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검은색으로 물들어버린,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어두운 기운이 가득한 '유나라'는 증오가 가득 섞인 눈빛을 보였습니다.
"...나를 부정하겠다면..." "...끝까지 이 세상을 구하고 멸망을 막아보겠다면... 한번 막아봐." "내가 잘못되었다면 그걸 증명해봐." "100만번 이상의 기회는 이미 날아갔고 이번이 마지막이다! 너희들이나 나에게나!!" "뱅크를 모두 흡수하고, 수많은 원한과 증오. 이 인첨공의 어둠을 집어삼킨 나를 막을 수 있다면 막아보라고!! 가능하다면 말이야!"
웃으며 말하고도 생각은 이어졌다. 보통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난 항상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해 왔지만, 초능력 레벨이 오른 뒤론 평범하려야 평범할 수 없는 사람이 됐다고도 느낀다. 근데 사이코메트리를 쓸 줄 안다 말곤 외모도, 두뇌도, 성격도 평범 그 자체다. 대학서 동명이인 행세 했더니 지금까지도 간호학과 학생n인걸. (초능력 레벨 빼고 생각하기가 눈 가리고 아웅인지도 모른다만...) 이런 난 보통 사람일까, 아닐까?
그러다 코끝이 찡해졌다. 초능력이 아닌 능력도 필요함을 증명하고 싶다. 선배는 이미 그 사실을 충분히 증명해냈단 사실관 별개로, 선배에게 사업이 어떤 의미인지가 그 한마디에서 물씬 느껴졌다.
" 응응. 해낼 거야. 꼭! "
동시에 5년 전에 받은 1억을 기부 안 해서 다행이다란 안도감이 들었다. 빚 갚은 뒤로 차곡차곡 모아놓은 돈도 있으니까. 선배가 행여라도 힘들어지면 도울 수 있어! 그런 의미로 투자받을 생각 있냐 묻고도 싶었으나 그 말까지는 차마 안 나왔다. 선배가 부담스러워하지 않을지가 겁났다.
" 응원할게! 쭉, 계속!! " " 글고 만약에, 만약에 말야... " " 내가 도울 만한 일이 있으면 얘기해 줄래? " " 그래 주면 내가 힘이 날 거 같아서~ "
하여 막연한 얘기나 하며 배시시 웃었다. 선배가 힘들거나 괴롭지 않게 돕고 싶다는 걸, 그러기 위해 옆에 있다는 걸, 선배가 알아 주고 기억해 줬으면 했다.
신종호 씨나 오맨들 박사도 똑같았으면 소름끼칠 뻔 했는데 그건 다행이도 아니네. 한편으로는 미움과 증오가 가지는 무서운 영향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어서 여러모로 시사적이기도 하다. 5년 전에도 증오에 잠식될 뻔 했지만, 한 사건을 거치면서 증오에 잠식된 사람이 어떤 추태를 부리는지 알 수 있었지. 그 사건이나, 철형이나 서형의 말에서 무언가를 느끼지 않았다면 나도 눈 앞에 있는 것과 똑같아졌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말에서부터 천박함이 묻어나는 그런 숭한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 그리고 우리 애들한테 나쁜 보호자가 되었을 수도 있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근데 한편으로는 이런 감상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 일어난 일들을 외국에서 바라봤다면 한국에서 작정하고 세계 곳곳을 폭격했다 간주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럼 저 본체를 쓰러뜨린 뒤에도 사태는 끝나지 않을 거 같다. 세계대전까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건 지나친 걱정일지도 모르나 모두가 저 본체와 입씨름할동안 대책을 세워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 애들 지켜야지!
우선은 이 사태가 마무리되는 대로 우리 엄마들, 우리 보육원과 연구소 식구들, 가능하면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까지 이삼연구소 지하벙커로 대피시켜야겠다. 우리 연구소 식구들을 모두 수용하고도 넉넉했던데다 최근에 확장공사까지 마쳤으니 인첨공의 모두까지는 어려워도 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순 있을거다. 그리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폐기물과 쓰레기들을 매입해서 식량을 매일 만들어야지. 내 능력이라면 모두를 굶어죽게 하지 않을 수 있을거다. 게다가 전쟁중에도 폐기물은 나올거고. 솔직히 생각만 해도 막막하지만, 그렇게 버티고 또 버티다보면 지나갈거다. 눈 앞에 있는 저 본체든, 다른 나라의 오해가 야기할 전쟁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