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733 "내 존재가 바로 그 증거다."라는 대사는 저쪽 괴물의 말을 똑같이 받아친 거이면서도 심금을 울려요. 선배가 스스로에게 믿음을 가진 거 같아서요. 슬덩에서 점프 슛 2만 번 해서 익힌 뒤에 실전에서 점프슛 성공시킨 백호를 본 거 같은 기분...898ㅁ9898 (◀아무말)
>>747 혜우는 유니온의 발언을 기억할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레스에서 혜우의 대사는 단단한 사람이 된 거 같은? 있는 그대로를 수용할 수 있게 된 거 같은? 느낌이에요:)
[4학구] 리라의 말에 괴물은 가만히 리라를 붉은 눈동자에 담았습니다. 이어 들리는 목소리는 오로지 리라에게만 들리는 머릿속 목소리였습니다.
-멋대로 남의 마음을 판단하지 마. -변수인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봐야 하찮은 이레귤러에 지나지 않아. -네가 뭘 할 수 있지? 너 같은 이레귤러들이 뭘 할 수 있지? -수백 수천번의 반복. 아니. 100만번 이상의 반복이다. ...그만두게 할 수 있다고 말할 참이냐? -...정말로 나를 멈출 수 있다고 말할 참인거냐?
그 목소리 이후의 목소리는 다시 모두에게 들리는 목소리였습니다.
-네 존재가 대체 뭔데? 네 존재가 뭔데 내 말을 부정할 증거가 된다는거지? 너 따위가 뭔데?! 너 따위가 그렇게 대단한 인간인거냐!
-그래. 살고 싶었어. 나도 인첨공의 일원으로서 이것저것 이루고 싶었어. 하지만 결국 우리들은 버림받았다. -그리고 나 역시 버림받았어. -그 많은 사람들은 나만을 바라보며 날 결국 버렸어. -엉뚱한 사람들?! 모두 자기가 살기 위해서 '나'에게 그 무게를 옮기려고 한 주제에! -내가 대체 왜 그런 이들을 살려줘야하지? 그런 본성을 가진 인간들을 살려줘야하는거지?! -왜 나는 이렇게 되어야만 했지?! 왜 우리들은 이렇게 되어야만 했지?! 그 정도 답도 못 할 것 같으면 어설프게 말 꺼내지 마!
그 목소리에는 아주 강한 증오가 섞여있었습니다. 어쩌면 리라의 말대로 자신을 멈춰줬으면 하는 마음. 하지만 그럼에도 모두를 용서할 수 없고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이 섞여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검붉은 폭발이 몰아치는 가운데, 서연은 폭탄을 쏘아서 상쇄를 노렸습니다. 폭발이 어느 정도 상쇄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강한 후폭풍을 완전히 막진 못했습니다. 사천만의 앞면에 금이 가는 것이 보였을 것입니다. 아마 그 상태에서 쨍그랑 깨지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이 정도인 것이 차라리 다행이었습니다. 철현이 같이 막아줬기에 이 정도로 끝난 것 같으니까요. 물론 철현의 슈트의 오른쪽 팔도 날아가버렸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사람들은 휘말리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새봄은 괴물을 향해서 다시 슈가파우더탄을 쏘았습니다. 괴물의 눈에 명중했고, 괴물은 그대로 뒤로 물러났습니다. 눈에 맞은 것이 아프긴 했는지, 괴물은 크게 괴성을 질렀습니다. 지금이라면 만져서 조사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괴물은 가만히 당할 생각은 없던 모양입니다. 이내 여기저기로 촉수를 뻗어서 마구 채찍처럼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촉수에 맞았고 그대로 붙잡혔습니다. 눈앞에서 끌려가는 것이 보이나요?
"아까부터 계속 그렇게 하고 있어. 하지만... 계속해서 차오르고 있어. 아무래도 저 괴물이 말한 본체에서 보낸 에너지 덩어리가 끊어지지 않는한 계속해서 생긴다고 봐야겠지. 이건."
하지만 그 순간입니다. 갑자기 검은색 에너지 덩어리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지금이 찬스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딱 그 타이밍에 혜우와 유니온, 그리고 나라가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혜우는 모두를 회복시켰고, 덕분에 그곳에 있는 이들의 상처, 그리고 피로도가 회복되었습니다. 한편 유니온은 뚱한 표정을 짓더니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어 노래를 불렀습니다.
크리에이터는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유니온은 얼굴을 붉히면서 강하게 화를 냈습니다. 어쨌든 이유는 모르겠지만, 검은색 에너지 덩어리가 모두 사라진 지금... 반격의 찬스일지도 모릅니다.
"....하앗!"
그리고 나라는 손을 앞으로 뻗었습니다. 주변에서 계속 터지고 있던 검붉은 폭발이 다른 공간으로 소멸하듯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검붉은 폭발을 걱정할 필요는 이제 없지 않을까요?
[허수학구] -내가 내 존재를 버려? ...아니야. 난 사람들이 버린 거야. -괴물을 없애버리라고... 나에게 손가락질 하고, 나를 쫓아다니면서 요구했어. 그렇게 버려졌어. 다른 차원으로. -그래. 모르겠어. 그따위 인간들을 위해서 왜 목숨을 거는지 모르겠어. ...아직 경험하지 않아서 그래? -100만 번 이상 버려지면... 그땐 너도 무너질까?
"무너질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들은 여기서 살아가고 있고, 100만번 이상 버려지지 않았어. 뭔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화풀이도 정도껏 해!"
당연하지만 은우는 사정을 잘 모릅니다. 그렇기에 그렇게 반박하며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는 듯이 그렇게 항변했습니다. 이어 그는 꿈틀거리는 나무 뿌리를 다시 한번 검으로 완벽하게 베어냈습니다.
-그럼 나는 왜 버려진거야? -인간이 나아가려고 한다면...왜 나 같은... 그리고 우리 같은 희생양이 생기는건데? -그런 미래를 위해서 우리들은 희생당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야? -그런 미래를 위해서 우리들은 그 어떤 것도 하지 말고, 인첨공을 살려둬야 한다고 주장할 참이야? -웃기지 마!!
이내 검붉은 에너지가 나무에서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근방을 모두 날려버리려는 모양입니다. 허나 은우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그는 그 검붉은 에너지를 그대로 압축해서 자신의 손으로 옮겼습니다. 검붉은 스파크가 튀는 검붉은 에너지탄을 계속해서 압축했고 이내 플라즈마로 바꿔 그대로 던졌습니다. 물론 에너지를 완전히 떨치진 못했는지 그는 표정을 찡그리며 오른쪽 팔을 왼쪽 손으로 감싸듯이 잡았습니다. 그의 오른쪽 팔이 순식간에 매말라버리고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안 좋은 부분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날려버리면..." "다시 돌이킬 수 있는 방법조차 없어지는 법이야." "잘못된 것을 받아들이고 다시는 하지 않는 가능성조차 없애는 거잖아!"
이내 한양은 블랙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을 끌어당기는 에너지볼과 충돌시켜서 상쇄시켰습니다. 하지만 곧 그 곳에서 환한 빛이 터져나왔고, 이내 강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폭발은 나무는 물론이고, 거미, 그리고 은우와 한양을 집어삼키려고 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순간적으로 나무의 움직임이 정지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의 모든 검은색 에너지 덩어리가 멈췄습니다. 흡수되는 움직임조차, 그리고 주변에 공급되는 것조차 정지된 상황입니다. 아마 4학구에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폭발이 한양과 은우를 집어삼키려고 하니, 대처를 하지 않으면...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대꾸해버렸다. 하지만 저 괴물이 철형이 뭐냐고 물으면 대답해주는 게 인지상정이지. 그건 그렇고 크리에이터 아저씨 아까부터 그러고 계셨구나. 머쓱해져서 입을 다물 찰나, 갑자기 검은색 에너지들이 모두 사라지더니, 귀를 테러하는 끔찍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세상에, 유니온이 노래를 하고 있었다. 저 자식이 지금 디버프 거나!
"야, 너 실성했냐? 느닷없이 왜 피아식별도 없이 디버프 걸고 난리야?"
도저히 고운말이 나오질 않아 짜증을 내려니. 몸이 회복되는게 느껴졌다. 아, 맞다. 혜우랑 유니온이랑 나라학생이랑 잠시 어디로 갔었지. 가서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알반가. 지금 유니온 저 자식이 귀테러를 하고 있는데. 주둥이 안 닥치냐는 말을 어떻게 곱게 순화할지 고민하려니, 나라 학생이 폭발을 다른 차원으로 보내줬다. 그래, 어린 학생도 보고 있는데 내가 참아야지. 게다가 지금은 짜증낼 때도 아니기도 하고. 에휴, 하고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슈가파우더 탄을 쏘고 성냥을 그어 던졌다.
그녀는 한 눈에 상황을 파악하고 회복을 시전해 괴물로부터의 피해를 상쇄시켰다. 그리고 이어셋으로 뭔가를 지시하자 오래되었지만 튼튼하게 봉제된 가방이 그녀의 손 위로 떨어졌다. 가방을 한 쪽 어깨에 걸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상황에 뛰어들려던 찰나-
"?!"
아니 그걸 여기서 부른다고?
그녀는 뜬금없이 시작된 유니온의 노래에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웃을 줄도 아나 싶을 만큼, 실로 호쾌한 박장대소였다.
"아, 아- 끝나고 하라니까 말 더럽게 안 듣네. 동생!"
조용히 삑, 하는 소리가 들린 건 기분 탓이리라.
히익, 하고 숨이 가늘어질 만큼 실컷 웃은 그녀는 몸을 바로 세우고 자세를 가다듬은 후, 크게 외쳤다.
"저 괴물의 본체는 허수학구에서 자란 부정적 에너지의 나무입니다! 현재 그 곳에서도 교전이 일어나고 있으나, 화력이 부족하여 타파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첨공의 시민 여러분! 앞서 그랬듯 저 괴물을 처치하면 지상도 지하도 활로가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험은 이 쪽이 감수할 테니! 조금만 더 힘을 내시길 바랍니다!"
그녀의 도착 후로 각 대피소로부터 차출된 하얀 정복들이 뒤이어 광장으로 도착해 시민들 쪽을 서포트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가방에서 피스톨 건을 꺼내, 끈적이는 점액질이 담긴 탄을 장전하고 괴물의 얼굴 쪽을 향해 발사했다.
맞는다면 탄에 압축된 점액질이 괴물의 머리든 어디든 꼼짝 못 하도록 뒤집어 씌워질 터였다.
살고 싶었지만 버림받았다로 시작해 이어지는 메시지에 숙연해졌다. 레벨을 올리기 위한 실험에 동원된 사람들과 유나라 학생일까. 전해져 오는 내용들을 듣다 보니 아까 대피소에서 문자를 마구 보내던 사람들의 모습도 생각났다. 이게 유니온이 앞서 겪었던 상황이라면, 그 문자들 때문에 유나라 학생이 저 괴물한테 흡수당하는 거까지 감행했나 보다고, 그리 짐작이 됐다. 수많은 사람의 간청을, 압박을 외면하기란 쉽지 않았겠지. 그리고 그 압박을 못 이긴 건 바꿔 따지면, 타인을 돕고픈 선의로 움직였다는 의미이리라. 타인 따위 정말로 알 바 아니었다면, 문자들에 시달릴 때 폰을 끄고 치웠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나섰다가 흡수된 거잖아. 암만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의에 큰 각오를 품고 뛰어들었을지라도 그 결과가 참혹하다면, 그도 모자라 자기만 독박 쓴 채 영영 잊혀졌다 느낀다면 억울하고 원통하고 다 쓸어 버리고 싶겠지. 당장 지금 나도
" 꺅!!!! "
와... 사천만이랑 같이 아작 나는 줄 알았네. 안 터져서 다행인가. 했다가
" ㅅㅓ.......!!!!! "
숨이 턱 막혔다. 선배의 슈트가........... 사람들이 무사한 건 다행인데, 정말 다행인데, 참담하다. 몸이 덜덜 떨렸다. 저 정도인 게 다행스러우면서도 선배가 정말 잘못될 뻔했다는 무서움이 가시질 않는다. 여깄는 사람들 다 구해도 선배가 잘못되면 무슨 소용이야. 그런 현타도 확 와 버린다. 간접 체험에 상상만으로도 이렇게 멘탈이 나가는데, 실제로 당한 이들의 한은 오죽할지. 그 점에서 어설프게 말 꺼내지 말라는 지적은 옳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사람들은 애쓰고 있다. 촉수에 잡혀 위험해진 사람들도 있다. 어느새 눈물로 흥건해진 얼굴을 문지르고 사천만의 조종 장치를 잡고자 했다. 눈물 젖은 손이 미끄럽다. 저 촉수를 끊어야만!!! 당장은 그것만을 목표로 사천만을 조종하는 서연이었다. 사천만이 조종 가능했다면 드릴 팔로 촉수를 끊었을 것이고, 조종이 불가능했다면 예~전에 챙겼던 오맨들씨의 노트북을 둔기 삼아 촉수를 두들겨팼을 것이다.
그때, 까만 알갱이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따갑던 목이 시원해진 건 물론 몸도 한결 거뜬해졌다. 돌아보니 혜우와 유니온과 유나라 학생이 와 있었다. 회복이 된 건 혜우 덕분인 거 같은데 검은 알갱이는, 크리에이터도 못 없앤 게 사라졌으면 유니온 덕인가? 새봄이한테 귀띔해 준 게 유니온임은 알지만 막상 유니온에게 도움을 받으니 기분이 영 이상하네. 더 이상한 건 유니온이 부르는 영문 모를 노래였다.
" ???? "
저게 뭐야? 초능력 쓸 때 뱉는 주문이야? 5년 전엔 그런 거 안 했잖아???
그리 벙쪘던 것도 잠시. 유나라 학생이 기합과 함께 팔을 뻗자 일대에서 터지던 폭발이 마치 사라진 것처럼 가라앉았다.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이때다. 촉수도 괴물의 일부분이겠지? 서연은 촉수에 접촉해 괴물의 정보를 사이코메트리하고자 시도했다. (사천만이 조종됐다면 사천만의 기능을, 조종이 안 됐다면 맨손으로 잡았을 것이다.) 괴물의 본체가 있는 위치든 이 괴물이 검은 알갱이를 흡수 못하게 막을 방도든 찾기 위해. 그러는 가운데 뒤죽박죽이던 머릿속 생각이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흘러 나온다.
" 왜 엉뚱한 사람이냐고? " " 여깄는 사람들은 " " 너희가 겪었던 그 사람들과 동일인물 같아도 실은 다른 사람이니까 " " 누굴 핍박하거나 남한테 떠넘기는 대신 " "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 " 이 세계의 유나라 학생이 저기 저렇게 있는 게, 그래서잖아? "
-내가 내 존재를 버려? ...아니야. 난 사람들이 버린 거야. -괴물을 없애버리라고... 나에게 손가락질 하고, 나를 쫓아다니면서 요구했어. 그렇게 버려졌어. 다른 차원으로. -그래. 모르겠어. 그따위 인간들을 위해서 왜 목숨을 거는지 모르겠어. ...아직 경험하지 않아서 그래? -100만 번 이상 버려지면... 그땐 너도 무너질까?
" 사정은 딱하긴 하다만, 그게 지구의 모든 인간을 쓸어버릴 이유는 안 돼. 이미 아프리카와 유럽까지 쓸어버린 시점에서 선을 넘었어. 그리고 네가 버려졌다고 믿는 그 순간... 너는 스스로를 정의했네. 네가 너 자신을 버렸어. 너가 정의한 네 자신의 존재는 '버려진 존재'야. "
" 나는 사람들이 나를 버리든 말든 상관없어. 누가 나를 필요로 하든, 필요 없다고 하든.. 뭐 기분이야 나쁘겠지. 그 X같은 심정, 공감 못한다는 건 아니야. 100만번이나 버려졌다니, 돌아버려도 할 말이 없지. 하지만 그게 왜 네 존재의 이유가 돼야 하지? 너가 버려졌다는 사실만으로 네가 사람들을 증오하고, 세상을 파괴하려는 이유가 될 수 없어. 너가 스스로 버려졌다고 느끼게 된 건 이 세상에게도 책임이 있어. 하지만 세상을 다 파괴하려고 하는 정당성과 책임을 다른 이들에게 전가하지 마. "
-그럼 나는 왜 버려진거야? -인간이 나아가려고 한다면...왜 나 같은... 그리고 우리 같은 희생양이 생기는건데? -그런 미래를 위해서 우리들은 희생당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야? -그런 미래를 위해서 우리들은 그 어떤 것도 하지 말고, 인첨공을 살려둬야 한다고 주장할 참이야? -웃기지 마!!
" 희생양? 그게 너가 이렇게 할 이유는 아니라고 보는데. 희생이 생긴다고 해서 우리가 모든 걸 멈춰야 한다.. 그건 더 이상 나아가지 않겠다는 거지. 사람들은 틀릴 수 있어. 이기적이고, 누군가를 버릴 수도 있어. 그래도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변하고, 나아가고, 때로는 싸우고 후회하면서 다시 나아가는 거야. "
" 너가 버려졌다고 느낄 때, 희생양이 된다고 느낄 때, 세상을 탓하기 전에 너 스스로를 돌아봐. 그리고 다시 물어봐. 정말로 네 존재의 이유는 '버려짐'에 있어? 백만 번을 양보해서, 세상이 너를 이렇게 만들었어. 이 세계의 인구가 64억 명 이상인 건 알고 있지? 이 64억 명이 전부 너를 쓰다가 버릴 거라고 확신은 하고 이 세상을 전부 파괴하려는 거니? "
이어지는 블랙홀과 에너지 사이의 충돌로 일어나는 폭발..
" 젠장...! 폭발까지는 고려는 했는데.. 이렇게 규모가 크다니... 은우! 풍압으로 폭발을 최대한 옆으로 퍼뜨려줘! "
한양은 염동력을 최대 출력으로 올리고, 강한 인력이 뭉친 구체를 만들어내어 폭발의 중심부로 던진다. 퍼져나가는 폭발을 강제로 강제로 한 지점으로 뭉치게 할 생각이었다. 이어서 회수하지 못한 폭발의 여파는 은우의 풍압을 이용해서 피해나갈 생각이었다.
이어서 폭발을 한 지점으로 모아서 고체화 된 에너지로 만드는데 성공한다면, 그것을 그대로 거미에게 던졌을 것이다.
"뭘 할 수 있느냐라... 글쎄다. 네 말대로 남의 마음을 멋대로 판단하는 일? 아, 이거 농담이니까 화내지 말고."
반응이 희한하네. 아니, 이건 희한한 걸 넘어서... 어느 정도 먹힌 걸까? 억겁과도 같은 횟수가 지독하게 느껴져서 그냥저냥 해 본 말이었는데 아무래도 정말 지친 모양이다. 하긴, 대화가 되는 걸 보면 증오에 미쳐있을지언정 아직 이성은 티끝만치라도 남아있다는 거니까.
"그 백만 번 이상의 반복에 처음으로 등장한 이레귤러잖아. 너도 처음 보는 이레귤러.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하찮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 너야말로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를 멋대로 판단하지 말아줄래? 네 생각보다 우린 더 많은 가능성을 딛고 여기까지 왔거든."
이어지는 분노 어린 외침에 리라는 잠시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쉽지 않겠지. 솔직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분노도 증오도 합당하다. 이 인첨공이 쌓아올린 죄란 그런 것이다. 인간다운 권리와 마음을 받침대 삼아 쌓아올린 위상. 미래의 가능성을 갈아넣어 빛낸 기술력. 역겹지 않을 수 없겠지. 이 도시의 벽돌 한 장마저 누군가의 피로 빚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그런 곳을 지키고자 하는 우리가 위선자로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리라의 생각은 5년 전과 여전히 같았다. 그런 땅이라도 살아가는 인간들이 있으니까. 뿌리 내린 생명들이 존재하니까.
"왜, 가 있을까. 그걸 답하려면 이 도시의 시작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해. 너도 알잖아, 왜는 없어. 네가 그렇게 되어야만 했던 이유는 없었다고. 다만 세상이 더럽고 잔혹해서 당한 거야. 피해에 이유는 없지... 그게 널 더 화나게 하겠지만, 그 분노로 인해 지금 네가 어디까지 왔지? 백만 번 이상의 반복은 네 어깨에 얹힌 무게를 더할 뿐이었잖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파괴했었다고 했지. 그런데 지금까지 너는 왜, 백만 번에 이르는 회귀를 거치면서도 한번도 무거움을 덜어내지 못했어? 정말 파괴하고 소멸시키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니?"
거대한 은빛 가위가 실체화되며 괴물의 촉수를 잘라낸다. 그러면서도 리라는 말을 멈추지 않고 괴물에게 조금 더 다가가본다.
"나는 대단한 인간이 아냐. 뭐, 변수는 인정했으니 그냥 변수라고 해둘까. 다만 대단해질 수 있는 건 네가 지금 보고 있잖아. 다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다른 길을 고를 수도 있는 너."
"멈춰보겠다고 한다면 한번 멈춰져 볼래? 어차피 영영 쌓이고 반복될 뿐이라면 밑질 것도 없는 일 아니야? 한번쯤 새롭게 나타난 가능성을 믿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지 몰라."
[4학구] "시끄러워! 이쪽도 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거야! 누구 좋으라고 이딴 노래를!"
새봄과 리라의 말을 듣고 유니온은 이를 빠드득 갈았습니다. 이어 기분이 나쁘다는 듯이 침을 뱉으며 그는 눈앞의 검은색 괴물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바라봤습니다. 지금 유니온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확실한건 그는 고개를 아래로 내리고 파들파들 몸을 떨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반격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새봄은 다시 한번 슈가파우더 탄을 날렸고 이내 그 탄은 큰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괴물은 빠르게 도망치려고 했지만, 하얀 정복들이 쏜 점액탄을 맞고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서연은 재빠르게 괴물에게 다가가서 접촉해서 정보를 읽었습니다. 이런 저런 정보가 느껴졌지만 그녀가 알고자 하는 정보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본체는 혜우가 말한대로 허수학구에 있다. -흡수당하지 않는 방법은 없다. -본체에 있는 것은 또 다른 유나라이다. -지금 본체에는 남은 지구의 절반을 날려버릴 정도의 에너지가 모여있다. -앞으로 2시간 후에 그 에너지가 발사될 예정이다.
그와는 별개로 사천만의 드릴팔과 리라의 은빛 가위가 촉수를 잘라냈고 사람들을 구했습니다. 그것에 맞춰 크리에이터는 안티스킬 대원들에게 일제 사격을 시작했고, 사람들 역시 다시 한번 힘을 모아 능력으로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계속해서 명중, 명중, 또 명중. 그렇게 명중하며 괴물은 그대로 비틀거리면서 땅바닥에 털썩 쓰러졌습니다.
-쓸데없는 짓을.... -어차피 그렇게 한다고 해도, 또 다시 증오는 모이고 쌓여서 나 같은 존재가 만들어질텐데. -뭐 좋아. -어차피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니까. -...이레귤러...의 개입으로 인해서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그래도...나는...나는.....
-멈출 수 없어.
이내 괴물은 녹아내리듯이 사라졌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근처 콘크리트 바닥이 무너져내렸습니다. 이어 그 안에서 세은이 숨을 헐떡이며 튀어나왔습니다.
"출구..겨우 확보...어, 어라...안녕...하세요?"
구멍 속에서 빼꼼 얼굴을 내민 그녀는 그야말로 만신창이 그 자체입니다. 그와는 별개로 그녀는 그 중에서도 아는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했습니다.
"혜우야?! 그리고 새봄아?! 서연 언니?! 리라 언니?! ...크리에이터 아저씨?! 아, 아무튼... 지금...지금 여기 밑으로 와주세요! 지금 아래에서 은우 오빠와 한양 오빠가... 나무와..그러니까...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무와 싸우고 있는데 도저히 공격이 먹히지 않아서! 어서!"
그녀는 다급한 목소리로 모두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유니온은 피식 웃었습니다.
"...그래. 그 나무야말로 본체지. ...뭐, 이왕 이렇게 된 거 도와주러 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네. 여기까지 온 이상 말이야." "이 아저씨도 함께 하마. 어쨌건 아래의 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런 것도 해결되지 않는 모양니니 말이야."
"저도 갈게요." "...그 아래에 있는 것이 저라면... 제가 마주해야만 하니까요."
적어도 유니온과 크리에이터, 그리고 나라는 밑으로 내려가려는 모양입니다. 뒤이어 크리에이터는 핸드폰을 꺼냈습니다.
"일단 아저씨는 부를 사람들을 부른 후에 바로 내려갈테니까.. 그... 내려갈 이가 있으면 내려가는 것이 좋겠지만...민간인은 안돼. 이 아저씨가 허락해줄 수 있는 것은 많이 양보해서... 전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 정도야. 뭐, 이 아저씨는 너희들도 이제는 민간인이니 위험한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 들어줄거니?"
만약 아래로 내려간다면, 쭉 수직 낙하를 하는 느낌으로 내려갔을 것이고, 그대로 끝까지 내려가면 한양과 은우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여기에 남겠습니까?
[허수학구] "해볼게! 그보다 폭발이 너무 크잖아!!"
매마르고 썩어가고 있는 오른팔을 왼손으로 잡으며 은우는 이를 악물었습니다. 이어 풍압을 어떻게든 일으켰고, 폭발을 최대한 옆으로 퍼뜨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원래의 힘이 제대로 나지 않았으니, 그 힘은 생각보다 그리 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양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그 폭발을 다시 한 곳으로 뭉쳤습니다. 그 폭발을 한 지점으로 모은 한양은 그걸 거미에게 집어던졌습니다.
거미는 그 폭발에 제대로 휘말렸고, 그대로 몸이 소멸했습니다. 4학구에서 커다란 분신 하나, 그리고 이곳의 거미 하나가 사라져서일까요? 검붉은 결계의 색이 연해졌습니다.
-...분신이 쓰러지고 있다니. -...무슨 일이..대체... -하지만 소용없는 일.
이내 검붉은 에너지 덩어리가 모이고 있었습니다. 은우의 팔을 썩게 만들고 있는 바로 그 에너지덩어리입니다. 이번에는 은우가 막아줄 수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 덩어리는 한양을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내가 있었던 곳에 너도 있었다면 조금은 미래가 바뀌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미 늦었어. -나는 이곳을 없애버리고 싶으니까. -네 말은 이해해. 그래. 잘못은 없겠지. 여기 사람들에게. 모든 사람이 그러진 않겠지.
-그런데 내가 왜 그걸 이해해줘야 하지?
-나는 이해받지 못했는데?
-우리는 이해받지 못하고 이렇게 되었는데?
-그러니까 없애버릴거야. 이기적으로. 다른 인첨공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내 검은색 에너지 덩어리가 한양을 없애버릴 기세로 발사되었습니다. 피할 수 있을까요? 이거?
"그러게 내기는 신중하게 해야지, 찬유야." "니 노래는 끔찍했지만 니가 졌다는 의미일 테니 꼴은 좋네." "아 맞아 이번 사태 해결되면 소원 들어주기로 한 거 잊지 않았지? 기대해라?"
어어, 저거 침뱉는 거 봐라. 더럽게시리. 근데 누가 시켰을까, 저런 노래. 듣도보도 못했는데. 유니온을 약올리는 사이, 모두의 공격에 의해 괴물은 쓰러졌다. 어휴, 이제 한 숨 돌리겠네. 서형이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두시간 안에 허수학구에 있는 본체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모두가 작살나겠지만서도. 이미 지구가 절반이나 먹힌 시점에서 이미 작살난 거 아닌가 싶지만,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지, 뭐. 애써 마음을 정리하려니, 근처 바닥이 무너져내리며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불쑥 튀어나왔다. 세은이었다. 유니온의 말을 들어보니 은우 선배와 한양 선배와 함께 본체와 싸우던 중이었나보다.
"알겠어. 그리로 갈게!" "주변에 있는 괴물들을 모두 무찔렀으니까 이제 본체도 공격할 수 있을거야."
"어휴~ 까칠해라. 하지만 괜찮아요, 적당한 성질머리는 까칠이 츤데레 캐릭터로 수요가 있거든요~ 죗값 치르고 나오시면 인첨노래자랑이라도 나가보는 건 어때요?"
넋빼고 지껄이는 미친 소리니까 적당히 무시하자... 아무래도 팍팍한 상황 송 한 줄기 동요가 리라에게는 꽤 위안이 된 모양이다. 표정이 알게 모르게 부드러워져 있었으니까. 정말이지, 박찬유를 보면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날이 올 줄은... 역시 내일 일은 누구도 모른다니까. 거기까지 생각했을 즈음, 바닥이 무너졌다. 그리고 또다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난다.
"세은이? 무슨 일이야! 세상에, 엄청 다쳤네! 괜찮아?"
괴물이 녹아 사라지기도 했으니 이젠 공중에 떠 있을 이유가 없다. 곧장 하강한 리라는 세은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그런데... 저 밑에서?
"진짜 허수학구에 있었구나. 참... 입이 쓰네."
씁쓸한 미소를 지은 리라는 잠시 몸을 돌려 공중에 몇 가지를 실체화시킨다. 알고 있는 퍼스트클래스들이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하나하나 손끝으로 실루엣을 그리고, 디테일은 머릿속으로 마무리한다. 그러면 여기저기에 퍼져있을 지원군을 모아올 요정들이 나타나게 되는 거다. 플레어를 찾아갈 머리 뒤에 밝은 헤일로를 단 하얀색 아기 천사가, 디스트로이어를 찾아갈 천사 날개 달린 작은 토끼가, 레드윙을 찾아갈 붉은 루비 나비가, 웨이버를 찾아갈 푸른 눈의 늑대가.
그리고, 이쪽은 사실 찾아갈 필요는 없지만.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터의 어깨 위에 나리를 닯은 천사 날개 고양이를, 유니온의 머리 위에 천사 날개 곰인형을 얹어준 리라는 살짝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노력은 해 볼게요."
이 자식, 확답 안 하잖냐!
"은우 선배님은 만난 다음에 드려야지. 아, 그럼 가볼까~ 물러설 곳도 없고, 아까 그 괴물한테 입도 너무 많이 놀려서 이제와 빠지기엔 모양이 안 살거든요. 이미지는 중요하니까~"
그리고, 내려간다. 아래로. 인첨공에서 가장 어두운 곳으로. 얼마나 떨어졌을까. 리라는 탁한 공기가 격렬히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양 선배님!"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건 위기 상황. 정말이지 숨 돌릴 틈이 없다니까. 리라는 커다란 방패를 여러 겹 쌓아 실체화시켜 한양에게 다가가는 에너지 덩어리를 막아보려고 한다. 아니면 최소한 위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거나.
" 조금만 참아줘. 너 덕에 그래도 폭발에 휘말리지는 않았네.. 고생했다. 어서 빨리 끝내고 팔부터 고치자고. "
거미가 소멸했지만 본체는 아직 강대했다. 이어서 에너지는 한양을 향하고 있었다. 어쩌면 걱정을 안고 무언가 조치를 할 은우를 향해 차분히 말했다.
" 걱정하지 마. 나에게 무언가 좋은 생각이 났으니깐. "
한양은 피할 수 없는 저 검은 에너지를 보며 여유롭게 말했다.
" 결국 이기적인 선택이구나. 하지만 나는 결코 나만을 위해 선택하지 않아. 도망치지 않겠다고. "
한양은 먼저 염동력의 에너지로 자신의 몸을 코팅하듯이 감싼 뒤에 자신에게 닥쳐오는 에너지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 내가 네가 이해받지 못했던 그 고통을 부정하겠다는 건 아니야. 하지만, 그 고통으로 세상을 없애려는 건 네 선택이지. 이제는 나도 내 선택을 하려고. 모두를 믿으며 말이지. "
한양은 그대로 에너지를 몸으로 직격으로 받아내려고 한다. 아니.. 오히려 염동력의 코팅을 이용해서 흡수해내려고 하는 것에 가까우려나? 한양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나무에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
" 자.. 봐라.. 이 증오의 감정이 한 없이 쌓인 에너지를 받아낸 내 모습을.. 어떠냐? 내가 무너졌냐? "
한양이 이 무모한 도전을 시도한 이유는 바로 저 감정 에너지를 긍정적인 플러스 에너지로 바꾸기 위함이었다. 이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피격당한 이의 특정하고 강한 감정의 에너지를 사용해서 플러스 에너지로 바꾸려는 발상이었다. 염동력 코팅이라는 수단으로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받아내어 흡수하고, 한양의 특정 감정과 이 에너지의 작용이 맞물려 플러스 에너지로 전환하려고 했다.
능력으로 어떻게 하지 못한 이 에너지, 감정과 능력의 조화로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 이제부터는 너가 이해받지 못했던 이유를 이해시키는 건 우리 몫이 아니야. 네가 선택한 길의 끝은 우리가 막는다. "
" 모두를 믿으니깐. "
한양은 그대로 자신의 감정을 크게 울리며 자신이 흡수한 에너지를 바꾸려고 시도하고, 그대로 에너지를 염동력으로 조작해서 한 주먹에 뭉친 다음에 나무를 향래 뻗으려고 해본다.
내기? 누구랑 무슨 얘기를 했기에?? 성격 진짜 희한하네. 하면서도 사람들을 북돋아 주는 혜우의 외침은 반가웠다. 누구 하나 동요하기 시작했으면 위험해질 수도 있었는데 좋은 타이밍에 잘 다잡아 줬다. 뒤이어 하얀 정복 차림의 사람들이 다시 나타나서는 시민들을 도와주는 한편 점액탄도 발사해 줬다. 혜우가 지휘하는 사람들이었구나. 혜우가 엄청 거물이 됐어!!!!
그런저런 도움에 힘입어 사람들을 끌고 가던 촉수는 어찌어찌 잘라냈다. 그러고 확인한 정보는... 혜우 말대로구나. 그럼 그 나무가 최종 보슨가? 밀봉해서 에너지 흡수를 막을 순 없나 기대했는데 건 소용없는 모양이다. 그리고... 또 다른 유나라 학생은, 살아 있나? 모르겠다. 하던 중 기겁했다. 지구를 완전히 날릴 에너지? 2시간 후?? 진짜! 딱한 건 딱한 거고 수박은 수박이네. 인첨공 사람들을 없앤대도 이 세계가 이전 세계들과는 다르니 문제일 판에, 정말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까지 다 죽이려 들다니!! 이건 미친 거야. 제정신 아냐...
얼이 빠진 사이 안티스킬과 시민들이 합심해 공격하자 중간 보스 괴물이 녹듯이 사라졌다. 한숨 돌린 셈이긴 한데, 앞으로 두 시간. 이거 얘기해도 되나? 시간 제한은 알렸다간 시민들이 동요할 거 같은데.... 그냥 혜우 말이 맞다고만 알리는 게 나을까? 아, 모르겠다. 일단 감사 인사나 하자.
" 고맙습니다!!! " " 여러분들 덕에 중간 보스도 잡았어요!!! " " 다 같이 움직여서 " " 서로가 서로를 구한 거예요!!! " " 이제 본체만 잡으면 이 난리통도 끝나요!!! "
거기까지 말하자 말이 목구멍에 걸린다. 앞으로 2시간. 이걸 희망적으로 얘기할 수 있을까?
" 최종 보스라지만 나무니까 " " 앞으로 2시간이면 끝날 거예요!!!! "
거짓말은 안 했다. 2시간 후 그 수박스러운 에너지가 발사되면 끝장이고, 우리가 살아남는다면 2시간 안에 그 나무를 처리한 결과일 테니.
그때, 무너진 콘크리트 바닥에서 엉망진창인 여성이 나왔다. 근데 어째 낯익은 얼굴... 세은이구나!!!! 세은이가 다급히 외치는 말은, 은우 선배와 한양 선배가 최종 보스 나무랑 싸우는 중이란 거였다. 그러자 유니온이 돕겠다고 나섰고, 크리에이터와 유나라 학생도 밑으로 내려가려는 모양이었다. 근데 민간인은 안 된다라.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였으나, 지금 상황에선 의문부터 들었다. 쫄몹과 중간 보스도 쪽수가 필요했는데 최종 보스는 쪽수가 모자라도 괜찮나?
" 어, 그, 저... " " 민간인은 싸우지 않아야 한다가 맞말이긴 한데요 " " 지금까지 통한 방식이 쪽수로 밀어붙이기였잖아요. " " 본체인 나무는 분신들보다 더 쎌 거 같은데 " " 여기서 일부만 내려가도 괜찮을까요? "
그에 대한 크리에이터의 답이 어떻든 서연은 내려가기를 택할 것이다. 시민들을 돌보고 북돋아 주는 건 하얀 정복 차림의 사람들이 알아서 잘들 해 줄 테지만, 아래쪽은 세은이가 말했듯 은우 선배와 한양 선배 뿐이고 분명 쪽수가 필요할 테니까.
"오히려 없는 것이 낫지. 말했다시피 분신은 아직 다 사라지지 않았어. 그러니까 밖에서 분신을 계속 무찔러줘야해. 안 그러면 계속해서 본체를 지키는 결계가 부활해서 결국 손을 쓸 수 없을테니까."
서연의 말을 들으며 유니온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물론 본체도 그만큼의 힘이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여기서 남아서 싸워야 하는 이는 싸워야 하는 모양입니다. 물론 이들은 보이지 않았겠지만, 이들의 행동은 계속해서 중계가 되고 있었고 인첨공 사람들은 계속해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 흡수되는 이도 있고, 다치는 이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괴물들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3학구의 '블랙 크로우'. 2학구의 '리버티 멤버들'. 4학구의 '헌터', '1학구의 '넘버즈' 그 이외에도 많은 이들이 싸우고 있었습니다. 홍류 역시 4학구 어딘가에서 괴물을 붙잡아서 찢거나 던지고 있었습니다. 어디 그 뿐일까요? 5년 전, 학교에 다녔던 이들 역시 모두 이제는 성인이 되어 싸우고 있었습니다. 물론 막상막하였지만 말이죠.
"그래. 인첨공은 우리가 지켜야만 해!" "더 이상 다른 이들의 손에 맡기지 말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움직이자!" "세계는 우리가 지키는거야! 우리가 함께 하는 거야!"
그리고 광장에 있는 이들은 그들대로 각자 움직이며 다른 괴물들과 싸우러 향했습니다. 그리고 안티스킬 멤버들 역시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움직였습니다. 이어 크리에이터는 피식 웃었습니다.
"뭐, 이 아저씨들. 그리고 퍼스트클래스들, 그리고 너희들이 있으면 어떻게든 되지 않겠니. ...아니. 분명히 될거다. ...이번에는 비록 본체는 아니지만, 다른 이들도 다 각자의 자리에서 움직이고 있으니까. 아. 그리고 이거 귀엽구나."
이어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어깨 위에 자리를 잡은 천사 날개 고양이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었습니다. 물론 유니온은 조금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래도 결국 피식 웃었습니다.
한편 리라의 손을 잡고 올라온 세은은 혜우의 치료를 받으며 두 명에게 분명하게 고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고마워요. 다들. 저도 함께 갈게요. 이번에는 저도 함께 싸울거에요. ...모두 다 함께.. 마지막 위기를 이겨내봐요."
"이 아저씨는 조금 더 있다가 다른 퍼스트클래스가 오면 함께 가마. 무리는 하지 마라!"
이어 크리에이터는 손으로 조작을 해서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는 승강기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먼저 뛰어내린 이들은 더 빠르게 내려갔을 겁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나라는 혜우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습니다.
"...멋대로 행동하지 않을게요." "...그저 제가 마주하고 싶을 뿐이에요." "...저는 괜찮다고. 그러니까 다른 가능성도 있다고..." "모두가 문자를 보내던 사람처럼은 아니라고... 경우에 따라서는...."
거기서 나라는 딱 말을 끊었습니다.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어쨌든 새봄, 서연, 세은, 혜우, 리라, 유니온, 나라는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점점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나요? 더더욱 주변이 검게 물드는 것이 보이나요? 이전에 허수학구로 내려왔을때와는 분명하게 달랐습니다. 그만큼 이 아래는 '증오'와 '분노'로 잠식이 된 상태였습니다. 만약 랑이 있었다면... 그녀는 '호흡이 힘들어질 정도의 불길한 기운'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어둡고 어두운 불길함이 바로 그곳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한편 한양은 자신의 몸을 염동력의 에너지로 코팅했습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정면으로 맞았습니다. 은우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한양아! 안돼!!"
아마 한양은 자신의 몸이 썩어들어가는 고통을 느꼈을 것입니다. 실제로 몸의 일부가 썩어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버티고 있었습니다. 물론 플러스 에너지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럼에도 그는 쓰러지지 않고 그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어째서냐. -어째서 몸이 썩어가는데도 버틸 수 있는 거지? -모두를 믿어? -왜 믿어? -널 버릴지도 모르는 그런 인간을 어떻게 믿어?
그 순간입니다. 리라가 먼저 도착했고 그녀는 방패를 실체화시켜 에너지 덩어리를 막아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방패는 썩어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한양을 옆으로 꺼낼 정도의 기회는 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혜우는 한양과 은우를 회복시켰습니다. 썩어들어간 피부가 원래대로 돌아오며, 고통도 천천히 가라앉았을 것입니다.
"오빠! 괜찮아?!"
이어 세은이 마지막으로 착지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빠르게 달려가 은우를 부축했습니다. 서서히 들어오는 이들을, 나무의 몸에 박혀있는 구체가 바라봤습니다. 붉은색 눈동자가 중앙에 떠올랐습니다. 아직 몸에 검붉은 결계가 있는 것을 보면 분신은 아직 위에 많이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왔느냐. 이레귤러들이여. -그리고 '나'여. -허나 여기까지 왔다고 해서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너희들도 보지 않았나? 너희들이 개입하기 전에 인간들이 뭘 했는지를... -한 명에게 모든 기대라는 이름의 폭력을 감행하여, 자신들만 빠져나가려고 한 모습을. -그게 인간의 본성이며, 존재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나'여. 느끼지 않았나? -'나'를 버리려는 인간들의 모습을.
-이레귤러가 개입해서 조금 바뀌었다고 하나 그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
-너희들 역시 결국 그 사람들에게 버려질 운명이다.
-그럼에도 그 인간들을, 그 인간들이 살아가는 이 세계를 지키겠다고 발악하려는 것이냐.
/11시 50분까지! 다음이 마지막 레스이긴 한데...거기는 반응레스 안 받으니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반응레스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