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김서연 농담을 던졌더니 서형의 반응이 걸작이라 그만 웃어버렸다. 역시 서형은 반응이 엄청 재밌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근 농담이죠~! 걱정 마요, 서형. 그냥 해본 소리예요! 헤헤." "듣고보니 서형은 둘째 치고 현장에 사탕조각이라도 남아있으면 저 바로 체포되겠네요! 도둑질 하면 안되겠다~"
정의로운 도둑 페페론치노의 꿈은 역시 접어야겠어~ 뭐, 도둑질이 정의로울 수 있겠냐만서도. 그건 그렇고 스트레인지의 문화란 거 참 모순적이라고 생각할 찰나, 듣고 있었는지 서형이 첨언하는 말이 들려 귀를 기울였다. 자기 기억이 망상이 아니었다는 물증이 필요하다라. 듣고보니 일리가 있다.
"음, 듣고보니 그럴 수 있네요." "그런 물건이 남아있으면 상대를 추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고." "저런 물건까지 있어야만 안심할 수 있다니 스트레인지도 참 팍팍하네요."
그렇게 고개를 끄덕일 찰나, 내가 틀어놓은 홀로그램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맙소사, 우려했던 순간이 와버렸군. 결국은 선배의 사생활을 캐게 되버렸네. 그러기 싫었는데. 어쩔 수 없지. 참고 보자, 보다보면 뭐라도 단서가 나오지 않겠어. 어르신이 그 찌질남 1이었지? 어린 시절의 태오 선배는 찌질남 1에게 몸을 의탁한 모양이다. 역시 찌질한 인간이 아닐 수 없다. 얼마나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으면 자기한테 의탁하는 저런 핏덩이같은 어린애한테 손을 댈 생각을 할까. 아니, 처음에는 어린애 곱게 걱정해주다가 그 어린애가 크니까 눈독 들인거야? 웩. 변태 찌질이같으니. 태오 선배가 안타깝기는 하다. 자신을 함부로 하는 곳에서 도망쳐서 의탁한 곳이 하필이면 몸 좀 컸다고 어린애한테 눈독 들이는 변태 찌질이의 곁이니까. 게다가 친하지도 않은 후배한테 사생활을 파헤쳐지고 계시기까지 하니. 이건 뵙게 되면 사과해야겠다. 그런데... 이건 애매하네. 태오선배가 저지먼트에 온 건 찌질남 1이 부장 선배의 동태를 감시하라고 시켜서랬다. 이거 부장 선배한테 알려야 하는 거 아냐? ...뭐, 모르겠다. 보다 보니, 2주 전의 선배는 머리가 아프다는 말만 반복했고, 바로 어제 기록에서는 남 이야기하듯이 말했다. 세뇌당해서인가? 어쨌거나 태오 선배가 변하고 주위와 연락을 끊은 배후에 바즈란지 버러진지 하는 연구소가 있다는 물증은 확보했다. 서형이 쪽지에 무어라 써서는 접어놓더니, 이어 우리에게 다시 메모앱을 보여주었다. 화면을 보자마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은우의 말을 들으며 커피를 마셨다. 조금씩 식어가는 커피는 이제 닿는 혀끝이 차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직 온기가 충분함에도.
"뭐- 이유가 없진 않죠?"
가볍게 운을 뗀 그녀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입을 다물고 은우의 말이 끝까지 이어지길 기다렸다. 앞서 한 질문도 있으니 그에 대한 대답을 들으려는 건가 그렇게 보이는 듯한 태도였다.
"음, 벌써부터 미래 계획이 착실하시네요. 하긴, 이제 아쉬울 것도 없는 삶인데 하고픈대로 살아야죠."
그러나 키득이는 은우를 따라하듯 키득인 그녀는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 웃음소리도, 이어진 말도.
"그렇지만, 정말이지- 하나도 안 변하셨네요. 최은우 씨, 아니, 부장님. 고작 1년 지났을 뿐이니 당연한가? 여전히 짜증날 정도로 재수없네요."
하하, 웃은 그녀는 커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자연스레 등을 의자에 기대어 다리를 꼬고 빈 손을 깍지 끼워 무릎에 올려놓았다. 하얀 앞머리 사이, 검게 침잠한 눈이 은우를 응시했다.
"잠시 과거 얘기를 해볼까요? 대충 1년 전이죠, 당신과 제가 언쟁을 했던게. 그 때-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면서 뭘 알아달라 하는거냐, 였던가, 아무튼 그 비슷한 말을 했었죠? 그 때는 상황도 상황이라 말을 않았는데, 이제는 좀 살만하니 어디 한 번 말해보도록 하죠."
그녀의 눈매가 반쯤 접혔다.
"부장님, 당신은 유아기 시절을 기억하나요? 부모의 보살핌 아래,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경험하고 어떤 세상을 보며 자랐는지, 선명하지는 않아도 어렴풋하게는 기억하나요? 그 시절 이후에, 동생이 생기고 오빠가 되어 가족이라는 공동체로 지냈던 시간은?"
대답은 생각만 하란 듯, 그녀는 텀을 주지 않고 말을 이었다.
"전 그게 없어요. 태어나 5년간 어떻게든 살려는 발악 뿐이었고, 혈연들로부터 받은 것은 어서 죽으라는 말과 쓰레기를 보는 시선 뿐이었고, 주어지는 건 뭔지도 모를 음식찌꺼기였고, 볼 수 있었던 세상은 빛도 들지 않는 한평짜리 골방의 벽과 바닥과 천장 뿐이었어요. 아득바닥 버티고 버텼더니 겨우 꺼내어 던져진 곳은 이 빌어먹을 인첨공이었지."
후흐흐. 자조 어린 웃음소리.
"당신은 상상할 수 있어요? 당신이 겪은 모든 시간과 경험이 없는 자신을? 이제와 과거가 무슨 상관이겠냐고 할 수도 있겠는데, 그 과거가 있었으니까 자신이 여기 있는 거잖아요? 아님, 이 얘기를 듣고 티끌만큼이라도 이해할 수 있어요? 당신의 삶과 제 삶의 차이를?"
창 밖으로 세찬 바람이라도 부는지 메마른 가지들이 거칠게 흔들렸다.
"그런데 뭐, 어차피 신경도 안 쓸 거 다 알아요. 과거야 어쨌든 지금이 중요한 거 아니냐, 앞으로가 중요한 거 아니냐, 또 그런 말 하겠지. 하지만 말이죠. 저한텐 그 말이 안 닿아요. 대체 뭐가 중요한데? 또 언제 잃을지 끊어질지 모르는 것들 붙잡고 살아가는게 대체 뭐가? 그래서 하루 빨리 적당한 연구성과 내놓고 먼저 꺼지려고 그런 연구 하는 거에요. 그런 과격한 목표를 설정해두면, 제 몸으로 실험을 하든 뭘 하든 주변에서 별 말 안 하거든. 알 일도 없겠지만."
휴, 짧게 숨을 고른 그녀는 몸을 조금 더 느긋하게 두며 덧붙였다.
"1년 전, 유니온 전에서 당신들에게 썼던 약들, 그것도 다 제 몸으로 임상실험 거쳤던 건데, 몰랐잖아요? 관심은 있었나? 그랬으면서 이제와 걱정이니 신경이니- 뭐 다행? 잘 지내서? 아, 이것도 제 탓이긴 하네요. 말을 한 적이 없었으니까. 미안하게 됐어요. 부장님."
"어느 정도는. 너와는 동일하진 않겠지만 비슷한 경험은 있었거든. 자세히는 얘기 안할게. 난 너와 누가 더 불행하고 힘들었냐로 논쟁벌일 마음 없어. 아무튼 그렇기에 네가 뭘 품었는지도 그냥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어. 완벽하게 동일하게는 아니지만. ...많이 힘들었겠네."
혜우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며 은우는 조금 긴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그 정도로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자세하게 말하면 그저 불행 대결밖에 더 되지 않겠는가. 은우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딱 그 정도로만 대답할 뿐이었다. 지금 여기서 자신이 불행했는지, 그녀가 불행했는지 따위는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가릴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 정정할 것은 해야겠네. 알고는 있었지. 약물에 관해서는. 일반적으로 그런 약물이 쉽게 존재할리가 없잖아. 미안해할 것도 없어. 내가 좀 더 부장으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 않은 탓이겠지. 차라리 혼을 냈으면 나았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 이야기는 그것과는 관련없어. 오랜만에 보니까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는 말은 그냥 할 수 있는 말이잖아. 덧붙여서 나는 항상 무리하지 마라고 이야기를 했었어. 너나, 다른 이들에게나. 위험하니까 끼이지 말라고도 했고. 하지만 그걸 부정하고 계속 움직인 것은 너희들이야. 그리고 그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쭉 했어. 그런데 이제와서 너희들을 신경쓰지 않았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기분이 뭐한걸."
기억이 안난다면 네가 부정하고 기억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뿐이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마저 남아있는 커피를 마셨다.
"뭐, 그럼에도 신경쓰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면 어쩔 수 없는 거지. 내가 정성이 부족했던 거니까. 미안."
그 점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사과를 하면서 그는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괜히 머리를 긁적이다가 다시 한번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도 세은이하고는 잘 지내줘. 이 정도는 오빠로서 얘기하게 해줬으면 좋겠네. 그 애는 계속 널 신경 썼잖아. 지금도 전화 자주 하는 것 같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