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4288> [초능력] 초능력 특목고 모카고 R2 313.그 결말을 맞이하며 :: 1001

◆TMmm6tsoPA

2024-11-10 17:42:13 - 2024-11-14 23:12:17

0 ◆TMmm6tsoPA (N7/Jq5atw6)

2024-11-10 (내일 월요일) 17:42:13

※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부원 명부: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65135
설정: https://url.kr/n8byhr
뱅크: https://url.kr/7a3qwf
웹박수: https://url.kr/unjery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4%88%EB%8A%A5%EB%A0%A5%20%ED%8A%B9%EB%AA%A9%EA%B3%A0%20%EB%AA%A8%EC%B9%B4%EA%B3%A0%20R2
저지먼트 게시판:https://url.kr/5wubjg
임시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4057
에피소드 다이제스트: https://url.kr/tx61ls
전판 주소: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54184

729 이리라 - 사랑하는 나 랑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9pLzS/autk)

2024-11-13 (水) 20:24:38


정신을 차려보니 이틀이 지나가 있었다. 그 사이 뭘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하나는 분명하다.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잡고 있었다. 손바닥 사이에 한순간이라도 냉기가 드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조금은 필사적으로.

디지털 캘린더가 직사각형 액정 안에서 심플한 폰트를 빛내며 오늘의 날짜를 알린다. 12월 24일. 아침 8시 40분. 등교하기엔 확실히 늦었다. 고속 호버 택시를 잡아서 달려가더라도 1교시 시작 전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할 수 없는 그런 시간. 다만 방법을 고려하기 이전에 그만큼 서두를 기력조차 없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던 지난 시간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와 팔다리를 마비시켜버렸으니.
—그러니까, 오늘까지는 땡땡이 치고 같이 쉬면 안 될까? 형식 자체는 질문이었으나 어쩐지 답이 정해져 있다는 듯한 태도였다. 리라는 답지 않게 누운 몸을 그대로 눌러 붙이며 돌이나 된 듯 꼼짝 않았고, 그렇게 한두 시간을 더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다.

"언니, 썰매 탈래요?"

지각이 확실한 결석으로 뒤바뀔 즈음에야 그는 엉뚱한 질문과 함께 몸을 일으키며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스노우 글로브 하나를 들어보였다. 화려하게 꾸며진 산타 썰매와 자그마한 얼음 요정들로 꾸며져 있는 그것은 분명 현실에 존재하는 물건이었으나 미묘하게 현실과 유리된 분위기를 품고 있다. 아마 당신이라면 이 느낌도 익숙할 것이다. 이리라가 만들어낸 물건들은 항상 그런 감각을 안겨주곤 했으니까. 어쨌거나 당신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그는 곧장 몸을 일으키고 창가로 다가가 스노우 글로브를 던졌을 것이다. 훅, 하고 무게 있는 것이 공기를 가르며 추락하는 소리가 한 차례. 그러나 바닥에 닿은 유리는 파열음 대신 청명한 종소리를 내며 사라졌고, 동시에 하얀 안개가 창문 밑으로부터 훅 끼쳐 올라왔다.

안개가 걷히면 두 사람이 충분히 탈 수 있을 법한 크기로 변해 있을 산타 썰매가 서서히 떠오른다. 리라는 썰매 가장자리에 앉아있던 얼음 요정들이 창문을 타 넘고 실내로 들어오자 랑의 손을 붙잡고 썰매로 향했다. 붉은 코의 사슴 네 마리가 이끄는 썰매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날이 추우니까 옷 따뜻하게 입고요!"

걱정 어린 한마디도 잊지 않고 붙인 리라는 이내 씨익 웃어보였다. 이윽고 랑이 준비를 마쳤다면, 리라는 한발 먼저 썰매 위로 올라가 당신에게 손을 내밀었을 것이다.

"자! 준비 다 됐으면 가볼까요? 출발!"

......그런데 어디로?




3학구의 가게들은 멸망 직전 겨우 건져 올린 언 땅 위에 크리스마스 이브의 조명을 밝히는 중이었다. 내일이 당연히 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것처럼. 당장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어쩔 수 없이 회의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기대였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스스로 쟁취해낸 다음날. 당장 바뀔 순 없을지언정 하나씩,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주변 환경. 폐지된 악습과 공론화된 어둠들. 멸망의 원인은 구속되었고 우리는 살아간다.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고, 레벨에 따른 분쟁, 차별, 증오가 눈 녹듯 한순간에 사라지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우리들이 바꾼 현실. 그리고 우리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미래를 향해서.

- 헉! 오셨군요, 굿위치 님!
"와. 순간 도로 나가고 싶었다."
- 예약한 케이크 찾으러 오신 거죠? 저기 있습니다. 바로 포장해 드릴게요. 그런데, 그런데 정말인가요? 3학구장이 한 이야기들, 그리고 목화고 저지먼트—... 전부 사실이에요?
"음~... 네. 뭐, 그렇죠?"
- 세상에 맙소사, 왜 이렇게 덤덤하세요?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는 지금 인첨공의 영웅이나 다름없다고요! 가만 있자. 그냥은 못 보내주지. 기다리세요, 서비스 줄 만한 게...
"네? 아니, 괜찮은데."
- 있어 봐요!

썰매에서 내려 가게의 문을 열자마자 대화가 폭풍처럼 지나갔다. 리라는 뭐라고 말 할 틈도 없이 주방 안쪽으로 사라진 가게 주인의 잔상만을 응시하다가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 느낌 이상해. 그냥 케이크면 되는데... 뭐,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겠죠? 생일상은 화려할 수록 예쁘니까~"

어깨를 한번 으쓱여보인 리라는 케이크 진열대 앞으로 자리를 옮긴다. 묵직해 보이는 초콜릿 베이스에 약간은 투박하게 얹어진 생크림, 슈거 파우더가 마치 눈처럼 보인다. 설탕 공예로 만들어진 작은 오두막과 트리 장식들은 섬세했고 적절히 배치된 카시스 베리는 먹음직스럽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중앙의 레터링이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나 랑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받을 사람이 명확한 주문제작 케이크.
리라는 랑을 돌아보며 다시 한 번 웃어보였다.




케이크와 각종 달콤한 것들을 잔뜩 싣고 귀가하니 어쩐지 집 안에서 복작대는 소리가 들린다. 다만 사람이 내는 소음이라기엔 자잘하고 묘한 구석이 있는데, 애써 추리할 필요도 없이 정체는 곧바로 밝혀졌다. 반투명한 얼음 요정들이 붉은색 산타 모자를 쓴 채 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언니 먼저 들어가 봐요."

어째서인지 이쪽은 케이크를 품에 안은 채 썰매에서 내리지 않고 연인을 먼저 앞세우기 급급하다. 사실 뻔히 보이는 수작질이지만 부디 너그러이 넘어가 주길 바란다. 리라의 말대로 먼저 집 안에 발을 들였다면 각종 장식과 풍선, 반짝이 조명으로 꾸며진 아름다운 실내 풍경을 먼저 접할 수 있었을 테니까.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그리고 실외의 찬바람을 묻힌 생일 축하 멜로디가 타이밍 좋게 울려퍼졌다. 촛불 대신 별 모양 조명이 중앙에 박힌 커다란 케이크를 들고 걸어오는 리라의 코끝은 추위로 인해 붉어져 있다. 아니. 어쩌면 불빛 때문에 그랬을지도.

"사랑하는 랑이 언니의~ 생일 축하합니다~!"

혹은 다른 것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어떨까.

"소원 빌고 후~ 불어주세요!"

조명 뒤의 전원 스위치에 한 손가락을 가져다 댄 채 리라는 다시금 웃어보인다.
이 순간에 작은 냉기라도 스미는 걸 허용치 않겠다는 듯, 조금은 필사적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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