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유니온의 손목에 걸려 있던 시계를 벗겨내고, 놈의 얼굴을 강타한 뒤 시계를 손에 꽉 쥔 채로. 붉은 안광을 반짝이는 유니온의 말을 듣던 랑은 혀를 쯧 하고 찼다.
" 피할 수 없는 재앙이 오면 당연히 해결 못 하지, 그게 아니면 그걸 재앙이라고 왜 부르지? "
꽉 쥐었던 시계를 바닥애 내던지고 쾅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짓밟는다.
" 피할 수 없는 재앙 앞에서 누가 서로 치고받을 것 같냐. "
" 정말 모든 게 다음 순간 사라진다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뭐라도 할 여유가 있을 것 같나? "
소중한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그게 전부 끝나더라도 시간이 남았다면. 생판 모르는 남이 내 곁에 서 있다면, 그게 설령 방금 전까지 서로 싸우던 상대였다고 해도.
"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
다음 순간, 랑은 여섯 체의 실루엣을 향해 발걸음을 떼었다. 퍼스트클래스를 모방한 듯한 저 여섯. 진짜 퍼스트클래스들은 지금 당장 더 이상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러니까, 여기서 뚫지 못하면...
" 이 여섯으로 코뿔소를 막겠다고. "
랑은 몸을 바짝 낮췄다. 인간보다는 늑대가 달리기 전 몸을 낮추듯.
" 이미 한번씩 다 넘어뜨려 봤어, 두 번이라고 못 할까. "
다음 순간, 랑은 여전히 몸을 바짝 낮춘 채 땅을 박차고 달렸다. 혼자서 몇을 상대할까 같은 고민은 하지 않는다. 여기엔 혼자만 있는게 아니니까. 그렇기에 랑은 거침없이 달렸고, 채찍의 끝을 다른 쪽 손에 틀어쥐며 뛰어올랐다. 다시 한 번 목을 노린다. 레드윙과 디스트로이어, 이 둘의 실루엣의 목으로 보이는 곳을 향해 채찍을 넓게 펼치며 목을 걸어 넘어트리는 동시에 무릎을 틀어 몸을 비튼다.
하나 둘, 먼저 나선 이들을 대신해 소멸하는 퍼스트클래스의 모습이 눈에 담긴다. 생명의 끝, 저게 정말로 모든 것을 지우는 것이라고 해도.
" 걱정 마, 저승길 심심하게는 안 할 테니까. "
랑은 기합과 함께, 실루엣의 목을 걸어 당기며 허리에 있는 힘껏 힘을 주고 유니온 쪽을 향해 휘둘렀다.
미쳐 날뛰는 변태 취미 능력자면서도 대답은 꼬박꼬박 해 주네. 근데 너무 빨리 해 줘서 시간을 얼마 못 끌었다!!!!! 그래도 리라가 혜우를 보조해 준 덕에, 혜우가 퍼클 치료에 집중해 퍼클들이 뉴트로미니컬 에너지 덩어리를 없앨 수 있었다. 다행이다....
경진이가 유니온의 능력을 약화시키는 사이 음파 공격은 혜성 선배가, 시간 조작은 부부장이 공간을 변화시키는 사이 청윤이와 나랑 언니가, 폭발은 리라가 방어용 길을 실체화해서 막아 줬다. 이어 새봄이와 금이가 폭발을 일으켜 유니온을 공격했다. 살았다;;;;;;; 도망다니던 다리가 풀릴 거 같았다.
그런데 나랑 언니의 말에 발끈한 듯 유니온이 자긴 나가 봤자 원망만 받을 거란다. 그러면서 퍼클들에게도 그러지 않았냔다. 이에 부장이 유니온을 설득하고자 시도했으나, 유니온은 더 격하게 반발했다. 그러더니 뭔가 새하얀 기운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뭔데? 이건.
상황 파악 할 새도 없이 퍼클들의 분신이 나타났다. 이건 또 뭐야?!?! 하면서도 딱 알겠다. 이거 못 막으면 인첨공이 싹 다 날아간다. 어처구니가 없다. 이럴 수 있으면서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를 모으네 탑을 세우네 하는 짓은 왜 했담? 본인 취향에 딱 맞게 인첨공 없애려다 안 되니까 꼬장부리는 거야 뭐야?!
막막한 와중에 믿기지 않는 게 나타났다. 사천만?! 크리에이터가 복구해 준 모양이다.
"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복받으세요!!!!!! "
황급히 타려는데, 그럴 틈도 안 주고 레이저에 암석과 흙 파편에 핏방울에 물 세례에 난리도 아니다. 데굴데굴 구르다 부랴부랴 달리다 하면서 가까스로 사천만에 탔다.
복구된 건 다행인데, 나 뭐해야 하지? 머리가 안 돌아간다. 다만 알겠는 거, 수박씨의 공격은 땅속까지 적용되진 않았다. (접때 부부장이 그걸 이용해서 수박씨 공격했었어!!) 그니까 일단 땅을 파자. 대신 지하수나 파이프는 같은 건 건들면 안 된다. 물수박 분신이 써먹으면 내가 수박된다.
하여 서연은 땅을 파고 들어갔다. 그러면서 유니온이 딛고 있는 땅을 알아내고자 사천만의 기능이든 사이코메트리든 할 수 있는 건 총동원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 위치를 알아낼 수 있었다면, 암석 파편용 파편을 유니온의 발밑에 발사했을 것이다. 뇌를 극도로 가속하는 거라면 고도로 집중해야 할 테니, 발치를 무너뜨려 잠시나마 집중력을 흐뜨러트리기 위함이었다.
태오가 서 있는 곳의 지면이 흔들거립니다. 아니. 정확히는 랑과 청윤이 있는 지면에서 균열이 생깁니다. 이어 플레어는 가만히 자신이 쏘고 있던 레이저의 방향을 꺾어, 셋이 있는 곳에 생긴 균열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이내 균열이 소멸하듯이 사라졌지만 그 때문에 원래 대처하던 균열을 방어하지 못했습니다. 이내 하얀색 에너지 덩어리가 플레어에게 제대로 명중했습니다.
>>140 이거 쏘다 죽나? 이럴 줄 알았으면 똥쟁이 녀석을 노릴 걸. 아쉬움에 방아쇠를 당기며 눈을 질끈 감을 찰나, 물소리가 나서 눈을 떴다. 돌아보니, 웨이버 씨가 있었다. 에너지 덩어리를 달콤하게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그럴 새도 없이, 에너지 덩어리는 웨이버 씨를 집어삼켜버렸다. 그런 와중에도 웨이버 씨의 목소리는 들렸다. 이렇게 죽으시는 건가. 한 때 디스트로이어 아저씨 다음으로 적대했고, 살인자라서 꺼려졌었지만, 서형을 구해준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눈 앞에서 죽는 걸 보게 되니 찬물을 뒤집어쓴 듯 섬찟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애도를 표하는 것 정도겠지. 웨이버 씨가 사라진 자리를 앞에 두고 합장했다.
제 아무리 절망적이고 지옥 같은 곳이라지만 그렇다고 빛 한 줄기 없을 어둠 같은 곳은 아니었다. 그 빛 한줄기를 찾기 위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달려왔던가. 그러니 재앙을 마주한 지금에서도 언제나 같은 마음이었다. 희망은 있을 것이고, 미래를 바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마주치는 어둠에서는 혼자는 평범한 사람이었겠지만, 모두와 함께라면 어두운 밤이라도 나아갈 수 있었다. 함께라면 불가능은 없을 것이고, 내가 바라던 그 미래의 모습 또한 모두 그들의 눈에 있을 것이었다. 생겨나는 균열, 운석처럼 떨어지는 하얀색 에너지들. 사라지는 퍼스트 클래스들이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금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갔다. 그들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금은 입술을 피가 나게 깨물고선, 유니온과 실루엣들을 향하여 발화 에너지를 모아 터트리려 시도했다.
마지막 남아있는 디스트로이어는 이를 꽉 악물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무차별적으로 발사되는 하얀색 에너지 덩어리를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그는 오른발로 땅을 찍었습니다. 주변의 중력이 확 변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레이저가 이내 디스트로이어를 향해서 날아왔습니다. 서연과 혜우, 그리고 금을 삼키려던 그 광선은 그대로 디스트로이어를 향해 날아왔습니다.
"......약한 자는 전장에 있으면 안되지만 그건 반대로 말하자면 강자가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것이지." "이 정도면 그 애에게 부끄러운 삶은 아니겠지. 핫." "그리고 거기 너."
"공부 제대로 ㅎ....."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얀색 에너지 덩어리가 모든 것을 삼켰습니다. 그 안에서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땅을 파고들려는 차 하얀 게 이쪽으로도 몰려왔다. 숨어 숨어!!!!! 얼른 굴착 기능을 켰지만 드릴팔은 왜케 작동이 느린지!?!
그때 공간이 뭔가 달라졌다. 아래로 향하는 게 당연한 중력이 변질된 듯한... 그리고 하얀 게 한 점으로 몰리는 게 보였다. 저게 뭐...
" 수...?!! "
미처 부를 새도 없이 하얀 게 몰려간다. 그러는 사이 들린 말은...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필요없다며 떠넘기더니 공부 손 놨다는 말 마음에 두고 있었나. 눈물이 왈칵 넘칠 거 같아 눈을 꾹 감았다. 대체 왜 이렇게 됐지? 수박씨가 저리 되면 안 됐다. 혜우나 금이면 모를까, 저렴이 깡통 로봇이랑 퍼클이랑 견줄 때 누가 있어야 유니온한테 비벼 볼 가능성이 생기겠냐고??!!
하지만 원망할 사람은 이미 죽어 버렸고, 죽어 버린 사람은 되살릴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로봇 조종뿐. 하여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자 했다. 죽는 순서만 바뀌는 결말이고 저승이 있다면 욕이나 퍼부어 주겠다고 수박 소릴 연발하면서
하얀색 에너지 덩어리는 저지먼트 멤버를 다양한 방향에서 노렸지만, 퍼스트클래스들은 각자의 몸으로 그것을 막아냈습니다. 하나, 하나. 사라지고 있었지만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유니온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철현은 에어버스터의 능력을 찢어버렸고 에어버스터를 덩어리로 보냈습니다. 이내 그 에어버스터는 소멸하듯 사라졌습니다. 물론 철현의 힘으로 캐퍼시티 다운은 사라졌기에 모두가 움직이는 것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한양은 어그로를 잔뜩 끈 후에 단번에 유니온으로 달려가려고 했습니다. 아지 역시 유니온에게 단번에 달려들려고 했습니다. 서연 역시 땅을 파고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셋 다 디스트로이어의 능력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습니다. 셋 다 빠르게 뒤로 튕겨져 나갔고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덕분에 디스트로이어의 중력이 일시적으로 해제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리라는 반중력 장치를 켜서 디스트로이어의 중력을 없애버렸습니다. 그리고 웨이버의 물을 집어삼키는데도 성공했습니다. 또한 한양과 아지가 각각 의도하진 않았더라도 어그로를 끈 것 때문에 적어도 레드윙의 촉수는 배배 꼬여버렸고 더 기습해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랑은 레드윙과 디스트로이어를 단번에 넘어뜨렸습니다. 디스트로이어는 어떻게든 버틴 모양이지만, 레드윙은 그대로 목이 꺾였고 이내 소멸했습니다.
피하지 못하는 사이에 새봄은 디스트로이어의 몸에 슈가파우더를 날렸고 터트렸습니다. 디스트로이어의 몸이 이내 산산조각 났습니다. 이어 혜성은 그 사이에 다른 이들을 습격할 정도로 충격파를 날렸습니다. 그 충격파의 영향으로 플레어의 불꽃이 사그라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플레어의 몸을 청윤의 총알이 관통했습니다. 플레어가 천천히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금은 전체적으로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슈가파우더가 깔려있었기에 아주 강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그로 인해 물이 사라진 웨이버가 폭발에 제대로 휘말렸고 그대로 소멸하듯 사라졌습니다. 그 폭발로 인해 서연이 판 땅에 금이 갔고, 그대로 큰 구덩이가 만들어졌습니다. 크리에이터는 힘없이 그곳으로 떨어졌고 이내 사라지듯 소멸했습니다.
원래라면 모두가 지쳐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입니다. 싸움이 계속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혜우는 여기에 있는 이들을 지탱하기 위해서 약을 쓰면서까지 능력을 사용했습니다. 다시 한번 모두의 체력이 회복됩니다. 조금 더 싸울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 태오는 가만히 유니온의 생각을 읽었습니다.
[1531200번째...] [...이제는 더 이상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어.] [...이건 우리 인첨공이 짊어져야 할 업보다.]
그 이외에 특별히 더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대체 저건 또 무슨 의미일까요? 지금 시점에서 알아낼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한편 유니온을 막고 있던 실루엣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유니온은 피식 웃었습니다.
"퍼스트클래스의 희생을 방패삼아 겨우 살아남았나?" "...하지만 이젠 뭘 어떻게 할 거지?" "...코뿔소? 퍼스트클래스가 없는 너희가 지금 뭘 할 수 있지?!"
"만약 치고받으면 어쩔거냐?" "만약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고, 결국 상대를 탓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재앙 속에서 다른 사람을 저버리는 행위를 하면 어쩔거냐?" "지금 네 말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나?"
"사람을 기적을 믿어?" "그래. 한때는 믿었다. 믿었어! 하지만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이거다." "...너희의 존재는 솔직히 이레귤러였어. 인정하마. 너희의 존재는 지금까지 한번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너희의 존재가 있다고 해서 대체 뭐가 달라지는거냐!" "너희는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기적을 믿을 수 있다고 하는데 대체 무슨 근거로?!" "난 수도 없이 봤어. 너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많이. 많이!"
"바깥세계가 왜 멀쩡하냐고?" "...정말로 멀쩡할 예정이라면 이런 일을 벌이지도 않았겠지." "당장은 멀쩡하겠지. 그래. 당장은."
더 이상 말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완전히 마음이 닫혀버린 유니온을 설득하는 것은 힘들어보입니다. 한편 더 이상 에너지 덩어리를 막아낼 존재가 없습니다. 이내 에너지 덩어리가 다시 한번 저지먼트 멤버들을 집어삼키기 위해서 달려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입니다.
퍼스트클래스가 사라진 곳에서 6개의 빛이 반짝였습니다. 그리고 그 빛은 이내 여기저기로 날아가며 균열을 꽉 막았습니다. 이미 빠져나온 에너지 덩어리는 어쩔 수 없어도 에너지 덩어리가 더 나오는 것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 자식들.. 끈질기게!"
이어 유니온은 왼손과 오른손에 빛으로 형성된 날붙이를 생성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강하게 휘둘렀습니다. 공간이 찢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검은색 손길이 다시 튀어나왔습니다. 모두를 잡으려는 것처럼, 그리고 빛을 잡으려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움직입니다.
한명씩 사라지는 퍼스트 클래스의 모습을 보다가 혜성의 표정이 흐트러진 것은 크리에이터와 은우의 모습이 사라졌을 때였다. 그래도, 여기서 멈추거나 애도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안믿어. 사람도, 기적도." "그런데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처럼 행동할 생각은 없어."
찢어지는 공간에서 튀어나오는 검은색 손길을 휘감는 것처럼 와이어가 움직이며 똑같이 수십의 음파 커터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그러니, 이 뒤의 상황은 이 다음을 이어갈 이들에게 맡기자. 믿지 않는 사람과 믿지 않는 기적이라고 했지? 하지만 내가 보기에 넌 누구보다 사람을 믿고 누구보다 기적을 믿는 걸로 보여. 여기서 널 멈추는 건 우리가 해줄테니, 그 다음은 또다른 '우리들'에게 맡기자고."
그래도 웨이버 씨나 다른 퍼클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는 않았던 모양인지, 퍼클들의 실루엣들은 각개격파 됐다. 크리에이터 아저씨의 실루엣은 갑자기 왜 혼자 소멸한 건지 모르겠지만, 나쁠 거 없는 상황이긴 하다. 그런 상황에도 똥쟁이는 참 얄밉게도 웃는다.
"뭘 할 수 있긴, 똥쟁아."
조금 고민했지만, 결국 내가 선택한 건 슈가파우더가 든 탄이었다. 음쓰를 먹여주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어진 건 아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지. 나는 에너지 덩어리들과 검은 손을 피해 내달리면서 탄을 장전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바깥 세상도 멀쩡하진 않을 거란 식으로 똥쟁이가 말했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해도 될 거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따로 있으니까. 그건 바로...
"니 면상에 한방 날려줄 수 있지!"
난 놈의 대가리를 조준하고 발포한 뒤, 다시 성냥을 그어 불을 붙여 던졌다. 자, 팡팡 터져라!
중력의 영향으로 튕겨진 아지는, 반대 방향으로 신발을 가속시키며 혀를 쯧, 찼다. 꽤 높은데, 무사할 수 있을까. 혜우에게 의지하는 건 싫다. 그 애가 얼마나 견딜 수 있든지 간에.
"지금까지 당신이 무엇을 견뎌왔는지 나는 몰라."
어쩔 수 없다. 아지는 신발을 이용해 최대한 시간을 벌어, 배낭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자르기 위한 중식도도 아니고, 가두기 위한 텐트도 아니고, 아프게 하기 위한 고춧가루도 아닌,
그저 한없이 무해한 무언가.
"아프고 아파서 마음이 꺾여버린 사람을 본 적이 있어. 그 그림자가 너에게도 보여."
어쩌면 너는,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꺾고 기적을 보여줄 누군가들을.
"있지. 기적이 찾아올 때까지 누군가 네 곁에 있어줄 수는 없는 걸까. 그러면 훨씬 덜 괴로울 텐데."
목소리는 낮고, 작았으며, 아지는 유니온을 향해 재차 추락하려 하지만 그럼에도, 유니온에게 가까워지려 하면 아지가 펼친, 베개 달린 담요가 유니온을 감싸는 것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야를 가리듯, 그러나 둘의 (혹은 땅과 유니온의) 충돌을 어느 정도 완충할 수 있도록 상냥하고 부드럽게,
실루엣이 사라졌다. 퍼스트클래스도 사라졌다. 여기 남은 건 자신을 비롯한 목화고 저지먼트와 유니온 뿐, 랑은 유니온의 웃음소리와 목소리를 들으며 몸을 일으켜 세우곤 소매를 탁탁 털었다.
" 뭘 어째, 다 죽는 거지. "
그런 걸 뭘 가정하고 있냐며 랑은 쯧 하고 혀를 찼다.
" 책임? 그걸 내가 어떻게 져, 그 때에 가서도 그러든 말든 내가 무슨 상관이야. "
코앞에 다가온 재앙을 앞두고 다른 사람을 저버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다시금 날아드는 에너지 덩어리를 보며 여기까진가, 하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던 랑은, 퍼스트클래스가 사라진 장소에서 반짝인 빛이 균열을 막아내자. 망설임 없이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까 전처럼 공간이 찢어지며 나타나는 검은색 손길, 랑은 손길이 옷자락에 닿는다면 바로 겉옷을 벗어 내주고. 그 안의 와이셔츠가 붙잡혔다면 그대로 단추 째로 뜯어 벗어던졌을 것이다. 그만큼 랑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여전히 한 손에는 목걸이를 단단히 쥔 채, 어느새 상의에 검정 셔츠만을 남긴 채로 랑은 게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장갑도 벗겨졌다. 맨손에 쥔 거라곤 가시가 떨어져 나가 얼마 남지 않은 목걸이 뿐.
손에 잡히는 대로, 무기든 뭐든 전부 내줬다. 그 결과가 만신창이어도 상관없다, 걸을 수 있고 다가갈 수 있는 상태라면 나아간다. 그렇게 유니온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면, 랑은 검지손가락을 들어올려 유니온을 똑바로 가리켰다.
" 사람들이 끝까지 서로 불신하고 믿음을 저버릴 거라고 했지. "
피식, 하고 웃음소리를 내고 만다.
" 그건 네가 멸망까지 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놈이란 증거다. 너 정도로는 위협이 안 된다는 거지. "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많이 피곤하고 다쳤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직감, 그래. 이건 어쩌면 초능력 같은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냥 어떤 근거도 없는 자신의 직감일지도. 그렇게 곤두세운 감각으로 손길과 에너지 덩어리를 교묘하게 피해 움직이듯 발걸음을 내딛으며 주먹을 꽈악 소리 나게 쥔다. 목걸이를 쥔 손에서 핏방울이 뚝 하고 떨어질 정도로.
그러나 그 앞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 랑은 손을 펼쳐 가시 달린 목걸이를 떨어트렸을 것이다.
" 그러니까 같잖은 공포의 대왕 놀이는 슬슬 그만할 때가 됐다, 꼬맹아. "
설령 여기서 모든 것이 사라지더라도,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다. 고통 없는 죽음이라는 것은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바래 왔던 것 아니던가. 그렇게 끝난다면 끝나는 것일 뿐, 더 이상 떠올릴 것은 없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성가시게 군 건 갚아줘야겠지.
그래, 네 말이 맞다. 설령 다음 순간 세상이 사라지더라도. 받은 건 갚아주고 싶어진단 말이지.
" 그 전엔 못 죽겠으니까, 널 좀 패야겠다. "
랑은 한쪽 발을 한 발자국 내딛으면서, 허리를 반대로 슬쩍 돌리더니, 뒤쪽으로 주먹을 틀어쥐었다. 다음 순간, 내딛은 발을 축으로, 허리를 다시 되돌리며 그 회전력과 원심력을 담아 있는 힘껏, 턱을 진심으로 돌려버리기 위해 휘둘렀다.
퍼스트클래스들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걸 보면서, 청윤은 누군가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지니 마음은 부서지는 것 같았다. 어쨌든, 간신히 눈물을 참아가며 공기탄을 모았다. 한쪽에는 물을, 다른 쪽에는 나트륨을.
뭔가에 강하게 끌려졌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순간, 도로 땅 밖이었다. 이런, 수박!!!!!!
그때 뭐가 뭔지 모르겠는 상황이 펼쳐졌다. 중력이 원래대로 돌아오는가 싶더니, 나랑 언니가 레드윙 분신의 모가지를 꺾었다. 그러고 사라지는 거까지 순식간이었다.
그 직후 새봄이가 슈가포를 발사했고, 수박씨의 분신처럼 보이던 것도 사라졌다. 이어 플레어 분신의 레이저도 혜성 선배가 흐트러놓도니, 청윤이의 공기탄이 그 분신을 관통했다.
그 뒤에는 금이의 폭발. 물수박 분신이 거기 휘말리는가 싶더니 사천만이 팠던 땅에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근데 놀라운 건, 크리에이터 분신이 돌연 그리로 떨어지더니 사라진 것이다. 이거 뭔데?? 뭔 상황인데???? @ㅁ@;;;;;;;;;;;;;;;;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머리가 먹통이 됐는지 체력이 바닥난 건지 정신없는데, 어느 순간 기운이 돌아왔다. 혜우구나. 괜찮을까..........
그 사이 태오 선배는 유니온이 무슨 생각 중인지를 확인해 줬는데, 뭔 의민지 모르겠다. 뭘 옮기는 걸 백오십만 번 시도했다가 망한 거 같다 정도?
생각을 읽힌 걸 알아챘을까? 유니온이 비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이어진 첫마디는, 아팠다.
" 그러게. 널 막으려면 나보단 수박씨가 필요했는데. "
진짜. 저승이란 게 있다면 욕부터 퍼부을 거야. 나도 욕 잘한다 뭐!!!!!!!
" 생각 안 해 봤어. 미래는 모르니까 "
나도 인첨공에 들어올 땐 지금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난 편의점 점주 되려고 왔다고오오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니 치고받을지 아닐진......
" ......어, 그, 아니다. 사람 사는 데 갈등이 없을 순 없겠다;;;;; " " 치고받겠지. 서로 싸우고 악감정도 갖고 뒷담도 까겠지. " " 취향도 이해관계도 제각기 다를 테니까 " " 다만 중요한 건 갈등에 대처하고 개선하는 거 아닐까? " " 항상 하하호호할 순 없더라도, 내가 잘못한 건 사과하고 " " 아닌 경우엔 까고 얘기하면서 입장 차이를 좁혀 나가는 거 "
울 점포 오는 진상한테 대처하는 방식이네. 상당수는 안 통해서 속 끓인다만;;;; 근데 그건 인첨공이라서가 아니라고오오오오오. 인첨공은 초능력자 양성 도시지 진상 양성 도시는 아닐 거 아냐;;;;;;;
그러나 그 직후 서연은 나불댔던 걸 후회했다. 수박씨를 없애 버린 그 하얀 것이 다시금 몰려왔다. 맙소사!!! 끝이 없네;;;;;;; 진짜 수박씨 욕할 거야. 두 번 욕할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치를 떨었을 때 수박 씨가 없어졌던 자리에서, 그 외 다른 자리에서도 빛이 반짝였다. 그 빛들은 하얀 기운이 나오는 자리를 꽉 막고 있었다. 저거 뭐야? 설마 귀신들이야?!?!? @ㅁ@
놀랄 새도 없이 유니온이 양팔을 날붙이로 만들더니 또 월이처럼 공간을 벴다. 다시 나타난 까만 팔. 저기 잡히면 수박 된다!!!!! 최대한 거리를 두고자 사천만을 조종하면서 유니온에게로 접근하려는 서연이었다. 저 팔을 못 움직이게, 그게 안 되면 저 팔이 공간 말고 사천만을 베게 해야겠다!!! 그러자면 유니온을 어디 고정시켜야... 될지는 모르겠다만
사천만을 조종해 유니온에게로 돌진했다. 그리고 가까워졌다면 사천만으로 유니온을 안으려는 듯 양 드릴팔을 쳐들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유니온을 안을(???) 수 있었다면 건물 벽이든 골목 벽이든 막다른 데로 밀어붙이며 드릴팔을 벽에다 꽂았으리라. 기왕이면 유니온이 뒤통수를 벽에 찧었음 좋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재앙으로 순순히 걸어 들어갈 순 없다. 네가 수도 없이 보아온 것에서 우리가 예상치 못한 존재였다면. 우리가 여기 있다는 사실 하나로, 그 언뜻언뜻 눈앞에 보이던 기적 또한 예상치 못하게 찾아올 수 있을 것이었다. 금은 한숨을 내쉬며 고갤 들어낸다. 사라진 이들에 눈물을 흘리진 않는다. 그저 오로지 짜증, 분노만이 열처럼 끓어오르고 있었다. 금은 찢어진 공간에서 나오는 검은색 손길들을 바라보았으니, 발화 에너지를 길게 이어 터트리려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