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역시 피곤하다. 서형에게 걱정 말라고 이야기해두긴 했지만, 역시 대피소 세군데를 돌고 케이크 세판을 구운 건 무리수였나보다. 잠은 잘 잤지만 피로가 안 풀려서인지 지금도 잠이 완전히 깨질 못했다. 아이고, 정신차려야지. 오늘은 하품 위험지수가 꽤 높으니까 에쏘 내려마셔야겠다. 뭘로? 당연히 내 능력으로.
생수를 컵에 따라놓고 흑설탕을 넣은 진한 에스프레소로 바꾸어 홀짝이려니, 당분과 카페인이 뇌를 강타하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좀 살겠다. 짐 점검이나 해볼까? 음쓰포 상태 좋고, 음쓰탄도 슈가탄도 각각 넉넉하게 있고. 잘만 하면 이번 싸움, 연산 한번 안 하고도 끝내겠어. 듣자 하니 24시간 안에 띨띨이와 띨띨이 아들을 쓰러뜨려야 하는 모양인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가방을 도로 잠그곤 에스프레소를 마저 마셨다.
유니온 따까리가 괴상한 탑을 세운 뒤 벌어진 일들은 우울한 것이었다. 지진도, 검붉은 하늘도, 그 하늘에 은신이라도 한 것처럼 검붉은 벼락도, 팔을 부러뜨려서라도 리모콘 조작질 따위 못하게 막았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를 불러일으켰다. 저지먼트에 방해씩이나 될 만한 존재도 못 된다는 호진씨의 팩폭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거다. (정신승리는 스스로를 속이는 짓이니 땜빵에 불과하다만) 호진씨는 오늘도 하늘을 촬영하고 있을까. 땅에 떨어지는 하늘 조각은 뭘까. 우박 비슷한데 지금 하늘처럼 검붉은 우박(???)일까. 호진씨라면 그런 걸 주울지도 모르겠단 실없는 생각도 들었다.
이럴 때가 아니지. 브리핑에 집중하고자 머리를 흔들어 본다.
민간인은 대피했고, 대피소가 무너지지 않게 방어 능력자들이 손쓰기로 했다. 허수학구라고 불리는 인첨공의 지하에 뉴트로미니컬 에너지가 모여 있다. 1학구에 세워진 탑을 파괴해서 오로라를 막을 필요가 있다. 나머지 탑 6개에는 제로 깡통들이 하나씩, 그리고 3레벨 정도의 바이오로이드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대로 가면 24시간 뒤 인첨공이 삭제된다.
이해한 내용은 대충 그 정도다. 확인해야 할 게 있나?
" 그럼 저지먼트에서는 뭘 할 수 있고 뭘 해야 할까요? "
일단 이게 첫 번째. 다음으로는... 성과를 보기 어려우리란 예감은 들었지만, 워낙 급박한 상황에, 난데없이 습격까지 당했었으니 거기까지 준비하긴 사실상 어려웠을 테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아무 영향 없는 짓일지라도 확인도 안 해보면 나중에 괜히 미련이나 남을 거 아냐...
" 제로 시리즈를 막게 X칩을 폭파시켜 보자 말씀 드렸는데요 " " 그게 지금 가능한 상황인가요? "
"아니. 안돼. 실제로 내가 시도해보긴 했지만 에너지기운을 차단할 방법이 없어. 애초에 퍼스트클래스급의 에너지 기운을 계속해서 차단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한양의 말에 은우는 살며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말을 들어보면 세은이까지 동원해서 어떻게든 탑 하나라도 차단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튕겨져 나갔다는 모양입니다. 이어 은우는 한숨을 내쉬면서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힘에 더불어서 뭔가가 추가적으로 더 섞여있다는 느낌이었어. 아마도 샹그릴라겠지. 그것을 고려한다면, 그 에너지 기운을 차단할 방법은 없어."
"그나마 그때 샹그릴라 생산 시설을 무너뜨려서 바이오로이드에게는 투약이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솔직히 그 바이오로이드까지 투약이 되었다고 한다면..."
세은은 생각도 하기 싫다는 듯이 고개를 강하게 저었습니다. 그도 그렇습니다. 바이오로이드가 모두 그 정도로 강화된 상태라면 이 싸움. 아예 기약이 있긴 할까요?
-X칩에 대해서는 이쪽에서도 어떻게든 조사를 했고, 시도를 했지만 터지지 않았어요. 정확히는 스위치는 작동되었지만 프로덱터를 이용해서 차단되었다는 것에 가깝네요. 이런 상황 때문에 아마도 AI로 진입해서 그 프로덱터를 푼 후에 터트릴 생각이었겠죠. 아마.
아무래도 X칩을 터트리는 시도만으로는 어림도 없던 모양입니다. 괜히 두 개의 기술이 쌍이 아닌 모양입니다. 이어 은우는 잠시 말을 이었습니다.
"아무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일단 2학구와 3학구, 그리고 4학구의 탑은 우리 퍼스트클래스 쪽에서 맡기로 했어. 애초에 우리들의 힘이 아니면 진입할수조차 없어. 이를테면 3학구의 탑. 그러니까 하늘 타워 근처에 있는 탑은 내 기운으로 보호되고 있어서 내 힘으로 뚫고 들어가지 않는한, 가깝게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다른 쪽도 사정은 비슷해. 그러니까 그 탑은 퍼스트클래스 쪽에서 맡을 생각이야. ...뭐, 일단 충전포를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그 결계를 박살내고 접근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비효율적이야."
일단 퍼스트클래스 사이에선 어떻게 이야기가 된 모양입니다. 그리고 은우도 아마 3학구에 있는 탑으로 향하려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이들은 바이오로이드를 퇴치하고, 1학구에 있는 그곳으로 가서 대기해줘. ...그리고 가능하면 그곳에 있는 제로원을 격파해줘. 틀림없이 그곳에 있을 거야. 제로원이."
제로원. 여름부터 모습을 보였으며, 교전도 한 무서운 존재입니다. 이어 그는 눈을 감고 이야기했습니다.
"나도 어제 둘러보긴 했지만, 유니온이 있는 연구소는 그 탑이 입구를 막고 있어. 어쨌든 그 탑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어. 다른 입구도 마찬가지야. 모두 최소 탑 하나가 막은 상태야. 그러니까 어쨌든 1학구의 탑을 무너뜨리는 것이 중요해. 설사 이 탑을 무너뜨린다고 하더라도 유니온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을테니까. 가능하겠어? ...원래라면 위험하니까 하지 말라고 해야겠지만..."
이어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번만큼은 시간이 촉박해도 너무 촉박해. 그러니까 가능하면 부탁할게. ...한양이 너는...애들을 부탁해. 나도 최대한 빨리 끝내고 합류할테니까."
-미안하다. 은우야.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도 모두 죄송합니다. 이번 일을 어떻게든 넘기면, 반드시 인첨공을 올바른 형태로 바꿔보이겠습니다. 물론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림도 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천천히 바꿔나갈 생각입니다.
이어 3학구장은 그대로 머리를 책상에 박으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첨공의 대부분의 능력자는 학생들. 그런 학생들에게 도움을 부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부디 부탁드립니다.
금의 친근한 웃음에 행복해지는 아지다. 쓰다듬어지는 머리는 예전처럼 부드럽진 않지만 나름대로 빳빳해서 문지르는 맛이 있다.
"운동, 열심히 하네요~~!"
멋있어어 하고 생각하며 금을 쳐다보는 아지다. 자신은 이경에게 스리슬쩍 조깅을 빠지려고 했다가 잡혀간 처지이니, 성실하게 보이는 것도 있으렷다. 머리를 양껏 쓰다듬을 수 있도록 편안한 위치에서 헤실헤실 웃고 있다가, 금의 물음에 대답한다.
"저는 요즘 공부하고 있어요오"
철현, 서연, 새봄과 함께 공부하고 나서부터 공부에 열심인 것이다. 아지의 열심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아지의 열심이라서, 독서실의 시계를 고쳐달라고 얘기하거나, 화장실에 떨어진 핸드폰의 주인을 찾아주거나, 책에 그려진 삽화를 보며 온갖 상상을 해서 새봄, 서연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하다가, 아무튼 그렇게 하지만 책상에 앉아있긴 한다는 의미다.
"철현이 형이 가르쳐 줘서~~ 저 공부 조금 잘하게 됐어요~~"
힘차게 브이 표시를 해보이지만 조금 잘하게 되었다는 말 앞에는 '예전보다'라는 말이 들어가야 정확할 듯하다.
신발을 벗고 사물함을 찾아 잠근 다음, 금의 사물함을 찾아주려는 것이다. 대충 준비가 끝났다면 금에게 손을 흔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카페인 덕인지 피로가 가시니 브리핑 내용을 따라잡기에도 한결 수월해졌다. 결국 각 학구에 세워진 탑을 각개격파 하는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X칩을 터뜨리는 것도 불가능했고. 유감이네. 어쩔 수 없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이오로이드들을 처리하고 1학구에서 제로원을 쓰러뜨리면 되는 모양이다. 제로원이라. 내용물은 가짜 띨띨이겠지.
신기할 정도로 마음이 평온하다. 아무리 가짜라 해도 그 띨띨이를 모방해서 만들어진 개체인 만큼 그거라도 죽여야지 속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저 그렇다. 누가 대신 가짜 띨띨이가 든 제로원을 잡아준다고 하면 고맙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제로원을 상대하는 역할은 저지먼트에게 부여된 것 같으니, 최선을 다해 쓰러뜨려야겠지. 물론 띨띨이 아들과 싸울 힘은 남겨두고. 뭐, 괜찮을 것 같다. 대신 탄알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언제 어떤 탄알을 쓸 지 잘 판단해야겠다마는. 그리고 그나마 바이오로이드들은 샹그릴라가 투약되지는 않은 상태라는 모양이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생산시설을 무너뜨렸겠다만서도.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려니, 3학구장 아저씨가 갑자기 사과를 했다. 이번 일을 어떻게든 넘기면 반드시 인첨공을 올바른 형태로 바꿔 보이겠다면서. 선거유세인가? 아니다, 이미 선거 끝났나? 후자라면 다들 기운도 좋다. 뭐... 우리 애들을 위해서라도 인첨공이 좀 더 살만한 곳이 되면 좋지. 그 전에 정 죄송하시거든 이 싸움이 끝나면 생명수당 1억 씩 달라고 하고 싶은데, 분위기상 그러면 곤란할 것 같지? 조용히 있자.
부부장은 탑들을 건드리지 말고 탑에서 전달되는 에너지만 차단하자 제안했다. 듣고 보니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에너지 흡수 장치 같은 걸로 빨아들여서 전력 발전에 활용해 버린다거나...? 하지만 부장이 직접 해 본 결과 불가능하더란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시피 하거나, 있더라도 딱 정해진 것 말고는 어림없는 모양이다. 근데 샹그릴라가 더 섞여 있다는 건, 부장을 비롯한 퍼클들보다 약빨 먹은 깡통들이 더 강하단 의미일까? 부장은 4위까지 올라갔고, 그 깡통들은 부장이 7위이던 시절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을 텐데. 아... 모르겠다. 내가 거기까지 어케 알아?
그나마 저쪽이 바이오로이드 떼거지한테 먹일 만큼 검은 샹그릴라를 대량 확보하지 못했다는 건 좋은 소식일까? 새봄이가 홍서아네 공장을 먹거리로 만든 뒤에도 바이오로이드가 아닌 리버티한테도 먹으라고 돌렸기에 검은 샹그릴라가 넘쳐난다고 허탈해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나 보다. (그럼 그 살인자 경찰이 율럭키한테 판매하려던 수만 정은 역시 짝퉁이려나?;;;;;;)
그리고 X칩은... 역시 안됐나. 한숨이 나왔다. 그 바쁜 와중에 거기까지 시도하신 게 용한 건데, 기대 안 했었는데. 그래도 실패했단 소리엔 기운이 빠진다. 근데...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나?
" 어, 그...;;;; 제가 잘 이해를 못해서요. " " AI로 진입해서 프로덱터라는 걸 푼 후에 터뜨리는 건 " " 시도가 불가능한 상황인가요? " " 거기까지 시도했지만 실패했나요? "
그렇게 묻는 한편 부장의 계획에 귀를 기울이는 서연이었다. 2~4학구의 탑들은 퍼클들이 각자 맡기로 한 모양이다. 각 퍼클들의 힘으로 막혀서 퍼클 말고는 진입을 못 한다나? 그니까 각 탑엔 제로 시리즈가 있단 얘기지? 그리고 1학구에는 유니온 짝퉁인 제로원이 있고? 그럼 거긴 유니온의 힘으로 막혔나? 그 수박스러운 막 같은 게 있어서 유니온 말곤 진입도 못하는 거 아냐??
잠시 어리둥절했으나, 1학구의 탑은 그렇진 않은 모양이다. 영문을 모르겠네. 유니온이 모든 능력을 다 쓸 줄 알아서 다른 능력자의 기운과 분간이 안 되기 때문일까? 그렇다기엔 붉은 막이 유니온 말곤 아무도 못 들어가게 되어 있는 게 설명이 안 되는데... 아이고, 모르겠다;;;;;;;;;;;;
어쨌거나 부장은 위험하다고 걱정하면서도 이번만은 시간이 너무 없다며 부탁한단다. 3학구장도 부장과 저지먼트에게 사과했다. 그게 어색했다. 나는 부탁이나 사과를 받을 만한 입장일까. 그 탑은 내 실수가 컸는데. 아니. 아니다. 이쪽으로 생각하지 말자. 나는 방해씩이나 할 수 있을 만한 존재가 아니야. 그냥... 그냥 있는 거지. 나 땜에 하려던 걸 못 해낼 저지먼트는 아니니까 걍 꼽사리 낀 거. 그게 현실이기도 하니 그렇게 넘기고픈데 말은 북받쳐 버렸다.
" 아뇨. 그... 유니온 따까리를 잘 잡아 뒀어야 했는데 " " 그랬으면 탑으로 이 난린 안 났을 텐데 " " 제가 놓쳤어요. 죄송합니다... "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 해도 잘못한 건 잘못한 거. 사과해 봤자 나아지는 건 1도 없지만...
"그게 정석이겠지만 이번만큼은 그렇게 할 수 없어. 한양아. 인첨공은 지금 안 그래도 공간이 많이 불안정한 상태야. 하늘이 깨지고 그 조각이 떨어질 정도로. 그렇기에 솔직히 말하자면... 퍼클급의 힘이 너무 한 곳에 몰리는 것은 너무 위험해. 안 그대로 탑 하나당, 퍼클이 2명이 부딪치는 셈이야. 3명, 혹은 4명으로 늘어나게 되어서 한 공간에서 그 힘이 전부 충돌하게 된다면 그 공간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어. 그러니까 나는 세은이를 데려갈 생각이야. ...정확히는 위크니스를 데려가서 같이 싸울 생각이야. 위크니스가 싸울 수 없는 크리에이터는 믿을 수 있는 부관. 그리고 플레어는 그냥 혼자 간다고 했어."
답을 마친 은우는 일단 방독면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이건 작전이 시작되면 다른 퍼스트클래스에게 주려는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이번 작전은 위크니스들도 각각 움직이는 모양입니다. 그만큼 인첨공이 많이 위험하다는 이야기겠지요. 일단 페러사이트와 캐퍼시티 다운에 대해서는 그도 알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괜찮아. 여기까지 와서 죽을 생각은 없으니까. 살아서 미래를 맞이해야지. 그리고 청윤이 너도 조심하고."
이어 그는 한양과 청윤에게 각각 이야기를 했습니다.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무서운 것은 그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아주 미세하게 그의 손이 떨리는 것을 청윤은... 그리고 다른 이들은 볼 수 있지 않았을까요?
-AI로 진입해서 칩을 터트리기에는... 애초에 AI 기술 자체가 없으니까요. 그 기술을 넘겨준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적어도 적들은 사용하긴 했지만 이곳에서는 따로 기술을 가지고 있진 않은 모양입니다. 한편 서연이 말하는 것에 은우는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무도 네 탓이라고 한 적 없어. 오버하지 마. 그렇게 따지자면 여기에 있는 모두의 책임이야. 못 막은 것은 피차 마찬가지이고 어쨌든 일어날 일이었어. 설사 네가 그것을 막았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이 안 터졌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최악을 생각하지 마. 이미 벌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생각해.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해. 네가 할 수 없는 것은 다른 이에게 부탁해. 다른 이가 할 수 없는 것을 네가 해. 그러면 되는 거야."
이어 잠시 상황을 바라보던 와중, 은우의 핸드폰, 그리고 다른 이들의 핸드폰에도 파일이 하나 도착했습니다.
-일단 제로에게 사용할 수 있는 연산 저하 장치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초고속 연산을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영향은 될 겁니다.
일단 이걸 사용한다면 이전 전투처럼 능력을 쓰기도 전에 공격해서 막는 일은 없어진다고 봐도 되는 모양입니다. 그나마 조금은 낫지 않을까요? 어찌되었건 이제는 진짜 결전입니다.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레드불을 먹을 걸 그랬나? 어쩔 수 없지, 연산 계속 하다간 더 지칠 수도 있고. 이걸로 어떻게든 버텨보자. 그렇게 생각하며 에스프레소를 마저 털어넣는데, 서형이 풀 죽은 목소리로 사과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꼬맹이를 제지하는 데 실패한 게 역시 마음에 걸렸구나. 뭐라고 위로를 해보려는데, 은우 선배가 먼저 말씀하셨다. ...음, 뭐. 나는 나대로 내 할 말을 하지 뭐.
@김서연 "그깟 탑 부숴버리면 그만이잖아요. 가짜 띨띨이 쓰러트리고 나면 서형이 사천만으로 부숴주세요!"
서형의 등을 토닥이려니, 3학구장 아저씨가 핸드폰으로 파일을 보냈다. 연산저하 장치란다. 낯선 파일은 함부로 안 까는 주의지만 이번엔 어쩔 수 없지. 핸드폰에 파일을 설치한 뒤, 슬슬 1학구로 이동하려는 것 같자, 나도 기지개를 켠 뒤 일어섰다. 아이고, 찌뿌둥해라. 그래도 어쩌겠어, 가야지.
>>189 @한아지 갈 준비를 하던 중, 아지의 묘하게 움츠러든 듯한 목소리가 마음에 걸렸다. 역시 지난번 난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세은이가 다쳐있었고, 아지 얼굴도 묘하게 운 것 같았지. 그래서 급하게 가방을 뒤져보니, 과연산 비상용 초콜릿(페X로 로쉐)이 손에 잡혔다. 그래서 그걸 들고 아지에게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