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호북성에 있는 제갈세가는 옛부터 중원 무림의 지낭知囊으로 유명했습니다. 장강 이남의 사파 세력이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누름돌이며 북무림 남부의 맏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갈세가를 종주, 또는 맏형으로 여기는 호북무림연합들에게 세가의 인재들을 파견. 여러 진법들을 설치및 유지보수하며 그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의 손가락 끝이 어디를 누르느냐에 따라 요동치는 세상이다. 불통하는 출수, 신선이 탁 터트리는 웃음은 손등에 톡톡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경쾌하지만 신선의 즐거움이 모두 토해지며 일변하는 공기를 보고서야 백랑은 한 차례 옅게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리고 뒤이어 멀리로 정확히 여덟 걸음을 걷고 가부좌를 튼 신선이 별안간 변케 하는 풍경은 얄궂다 못해 차라리 잔인하기마저 하다. 펼쳐지는 것은 환상이나 백랑은 그것을 차마 더 마주보지 못해 눈을 내리감고 말았다.
"...참, 신선님도 억수로 좋은 취미 하나 가지셨슈. 첨 보는 사람 과거 가져다가 헤집구, 응?"
어딘가의 소설가는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다며 길게 토로하지만 삶의 부끄럼이란 조각조각 오린 어린아이의 장난의 양 읽을 수도 없고 의미조차 담기지 않은 그저 잡스럽게 흩어진 종이 나부랭이와 같은 것이었다. 그 중 하나가 소년의 손길에 의해 뒤집어지니 제 느끼기에 기개를 저버린 것 이상의 의미를 남기지 않은 전대 가주가 있었다. 아니, 그 끝조차 명예롭지 못한 칼로 핏물에 몸이 뉘인 눈을 뜨고 아직 온기조차 가시지 않은 송장임이 더 올바르리라. 그것도 아비라고 한달음에 엉거주춤 뛰쳐나가 옷소매를 더럽게 적시는 것 외에 하는 것 없는 고깃덩이를 그러안았다.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울었던가. 울지 못했던가. 울지 않았던가. 장례는 어찌 치렀으며 그 앞뒤로 도대체 일이 어떻게 흘러갔던지. 단지 시체가 많이, 아주 많이 무거웠다. 그 무거움만은 여즉 두 손에 남아 지워지지 않았다. 그 무거움을 한 사람이라도 더 몰랐으면 했다. 이름을 바라냐는 소년의 혀를 빌린 물음은 그렇기에 더욱 가볍게 여겨지지 않았다. 태생이 추상과 직관을 이론과 정련된 언어로 옮기지 못하는 투박한 족속이라 단 한 번도 이름을 가지고 싶다고 정확히 꼬집어 간절히 생각한 적은 없었지만.
"이름 같은 거창한 것까지야 생각해 본 적도 읎으야. 내는 그저 올바른 일만 계속 행할 수 있다믄 그걸로 족혀. 겸사겸사 내 낳고 길러준 사람들한테 보은도 하고 억울하고 힘든 사람들한테 요맨치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믄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제."
"하지만, 예에. 기왕 이승에 붙박여 났으믄 구차하기보다 이름 떨치는 편이 낫지예. 나도 무인인데 어데 욕심이라고 없겠습니까. 단지 그거이 내 잘난 맛에 취해 그야말로 구차하게 떵떵거릴 휘장이기보다 내 지킬 자들을 지킬 수 있는 강인한 검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힘이 없기에 정순한 마음을 저버리고, 힘이 없기에 또 다시 불명예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라면, 차라리 그 누구에게도 꺾이지 않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져 이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 틀림없이 이 세상의 근본은, 세상을 이루는 사람의 근본은 선할 것인즉, 믿는 바가 있기에 우직하게 행하고 싶다, 비록 그 앞이 아무리 가시밭길이라고 한들. 분명, 나는 틀리지 않았다. "이것이 내 대답이여. 고매하신 신선님 취향에 맞으실진 몰겄지만, 거짓부렁만은 하나 읎으야."
심중에 깊이 닿는 것이 있다. 장강이남의 설산, 마치 인세의 지옥을 보는 듯한 풍경을 익숙히 내려다보노라면 마음 속 깊이 품게 되는 것이 있다. 짧은 삶과 견문치고도 너무나 많은 것을 담은 그러나 아직 설익은 눈이 신선을 곧게 마주본다. 원초적인 공포로 잘게 떨리던 몸과 언제쯤 몸을 일으킬지 재던 경계 모두가 온데간데 없고 단지 칼을 칼집에 밀어넣고 한 무릎을 꿇고 손을 얹은 채 맹랑하게도 보이는 그 모습으로 신선을 같은 눈높이에서 응시하는 희여멀건 머리의 소년이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