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사천선 어딘가의 수로. 푹 눌러쓴 삿갓을 살짝 들어올리며 주위의 정경을 살피는 야견. 저 가파른 산세도, 찌는 듯한 더위도 당분간 안녕이겠군. 분명 머무른 것은 불과 며칠도 안되는 짧은 기간이었다만 야견은 이 땅에 애착을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죽고 다시 테어난 땅 아닌가. 억지스럽게는 제2의 고향이라 해도 되겠지.
"읏차 이거 실례."
수로에 뜬 배 위로 몸을 옮기는 야견. 물자나 손님을 태우고 내리느라 시끌벅적하다. 어느 정도까지는 경공을 익힐겸 하늘을 달려보았다만, 역시 수로가 빠르지. 게다가 강을 따라 천천히 멀어져가는 사천땅을 볼수도 있으니 금상첨화 아니던가. 그러나 그 와중,
"....떠나가는 객을 배웅해주시는건가? 점창파 나으리들은 예절도 바르시지."
야견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부둣가에 선 누군가에게 말한다. 사실 추적이 붙지 않으리란 것은 알고 있다. 점창파에서 그렇게 여력이 있을리가. 다만 자신을 바라보는 누군가가 점창파임은 알 수 있었다. 전장에서 점창파에게 둘러싸이고, 칼을 부딫힌 것이 엊그제이니.
태백은 항상 수로의 시끌벅적한 광경을 마음에 들어했다. 그 안에서 나오는 수적이나 때때로 보이는 흑도와 사파 무리들을 보면 가끔 눈쌀이 찌푸려지기도 했으나 사람들이 활기차게 살아가는 광경은 그 자체만으로 그녀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사문에 주워지기 전의 아명은 확실히 저질스럽다고 할 수 있는 이름이었으나 그 이후로 이름짓기를 태백, 시선 이백 선생의 호를 물려받은 만큼 그녀 스스로도 영 재주는 없었지만 이런저런 시에는 관심이 많았다. 안타깝게도 그런 쪽의 재능은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만.
"선배님 가시는 길을 어찌 배웅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수로의 모습, 민간의 모습은 그녀가 언제나 눈에 새겨두었던 광경. 그렇기에 간극을 재는 것은 어려웠으나 걷는 모양새나 행색으로 무림인을 가려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빈도는 점창파의 말석에서 수학하는 태백이라 합니다. 시주께서는 그리 급히 가시지 마시고 천천히 사천의 절경이라도 구경하시고 천천히 가시 것은 어떨런지요."
"사천의 절경이라. 흐음, 자연풍광은 별로 못 보았지만 대신 사턴사람들의 명물을 많이 보았지. 음음. 아주 좋았어."
그렇게 말하며 지난날의 전쟁을 회상하는 야견. 아아, 아주 난리법석이었지. 검에 꽂혀 죽을 뻔 하고, 무리에 둘러싸이고, 그 무리를 물리치고, 결국에는 한방 먹였지. 아아, 좋은 여행이었어. 그렇게 마무리하려 했는데 아직 조금 더 즐길거리가 있나보다.야견은 소매를 휘둘러 비도를 발하고 배를 묶던 밧줄을 끊는다. 이를 수습하려면 출발까지 시간이 더 들겠지.
"읏차."
야견이 앉은 채로 살짝 몸을 움직이자 야견의 몸이 가부좌를 앉은 채로 번쩍 떠오르고 몇바퀴를 회전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빙글빙글 돌아 태백의 앞에 탁 하고 서는 야견. 삿갓 아래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붉은 눈이 보일듯 말듯하다.
"점창파의 태백이라고 했나? 날더러 선배라 불렀지? 내가 잔인무도한 사파면 어쩌려고? 한술 더 떠 간악한 마교도면 어쩌려구?"
태백은 검지로 가볍게 머리를 긁으며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행색을 보았을때 상당한 고수인것은 알았지만 그럼에도 아직 배움이 미숙하여 상대를 가늠하는 법을 모르는 탓에 방금의 신묘한 움직임으로 미루어보아 자신이 상상하던 것 이상일거란 생각이 들어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애초에 머리를 그렇게 기르는 중이 있겠습니까.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분명 사파의 무리중에 파계승들이 주축이 된 곳도 있다 들었으니 선배께서는 그곳에 소속되어 있으시지요? 염주의 상태를 보니 상당히 아끼시는 듯 보입니다."
지금 한창 정사는 전쟁중, 하물며 태백이 속한 점창은 사파에 대한 악감정이 유달리 심하기로 유명했다. 그것은 태백역시 마찬가지. 어린 시절부터 교육된 정파의 가치관이 하루이틀로 쉽게 바뀔일은 없었으나 그녀의 성정이 그것에 대한 큰 걸림돌이었다.
"이곳 사천땅에선 마교의 사천분타를 인정하고 있으니 그들이 멋대로 저를 죽이면 민중에게 진실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고 혹여 선배께서 저를 죽이시면 사천땅에서 사마외도가 또 한번 사천의 정파를 욕보인게 되니 점창은 더 이상 참지 않게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