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가득한 얼굴로 미소짓는다. 처음으로 가지고 싶은게 생겼다. 지긋지긋했다. 단순히 손짓만 하더라도 품에 안겨지는 것들이. 대체 왜 준다는 돈을 거절하는건지. 그러면서도 자기가 날 이용해서 벌어먹겠다는건지. 눈 앞의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건 거의 처음이었다. 내 부모님을 제외한다면.
뻗은 손 천천히 그러쥐듯 네 입가를 손가락 끝으로 쓸어내린다. 해맑게 웃어보이는 너. 네 입가에서 손을 떼고는, 네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 넘긴다.
좋은 것을 주웠다. 이토록 운이 좋은 건 얼마만일까. 네가 날 받침대로 삼아 위로 올라가려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몸을 내어주리라. 그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너는 내 것이 되리라.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는 얽혀 핀 장미처럼 서로가 서로를 가시 돋친 줄기로 얽어매며 아름답게 피리라.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으리라. 흘러 내린 진액을 삼키려 벌레 떼들이 몰려 올 것이고, 우리의 꿀을 노리고 나비떼가 몰려오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다,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면 우리는 꽃잎 흐드러지듯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나는 네게 기꺼이 몸을 내어줄 것이다. 어디까지 떨어질지, 그 끝을 보고 싶었다. 일탈도 최근 시시해지던 참이다. 둘이서 같은 비밀을 간직하고 더 아래로 가라앉자. 어디까지고, 어디까지고.
"이하나. 너야말로, 내 이름 잊지 못하겠지."
살갗에 새겨지는 문신처럼, 심장에 박힌 비수처럼 너는 내 이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처음으로 가지고 싶은게 생겼고, 내겐 돈이 썩어 날 정도로 많다. 나는 아름답고, 쓸 수 있는 무기 역시 많다. 곁에 두기에 어울리는, 격에 맞는 장난감. 아리따워서 일순 부숴버리고 싶어지는 그런 장난감. 절대 놓치지 않을거야. 이제부터 네 삶은 나의 것이야. 뒤틀린 욕망이 추악하게 꽃을 피운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너를 바라본다. 네게서 눈을 뗼 수가 없었다.
하하, 전신에 퍼지는 만족감에 웃음 새어나온다. 결코 좋은 감정이, 좋은 일이 아닐지라도.
"한가지 충고하겠는데, 내게 애걸복걸하지마. 그런거 취향 아니니까."
마지막으로 네 뺨을 쓸어내리고서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너를 내려다보다가. 그대로 휙, 뒤돌아 떠났다. 내일이 기다려 지는 것은, 얼마 만일까.
이른 아침. 알람 소리에 맞춰 눈을 뜬다. 시간을 설정해놔, 자동으로 커튼이 걷혀지고.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나, 이불을 정리한 뒤 느긋하게 방 바깥으로 나선다.
"하나야, 일어났니?"
익숙한 목소리. 이게 어머니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도 잠시. 어차피 익숙해진 건 어머니의 목소리보다, 이 아주머니의 목소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느릿하게 숨을 뱉었다.
"네. 오늘은... 커피부터 내려주시구요. 씻고 밥 먹을게요."
"어머, 웬일이래. 늘 빵만 먹으면서."
"오늘은 좀, 배가 고픈 것 같아서."
"좋아, 아줌마가 맛있게 해 줄게. 하나 생선 좋아하지? 국이랑 해서 먹자. 그래, 아침 든든하게 먹는게 좋거든."
"네."
털썩, 소파에 앉아 TV를 킨다. 뉴스를 멍하니 바라보다 내어 온 블랙 커피를 마시며, 손을 뻗어 전자 담배를 피운다. 옅게 연기가 퍼져나간다.
커피를 다 마실 즈음, 욕실로 가 따듯한 물을 틀고 씻기 시작한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천천히, 시간을 들여 씻는다. 아침 루틴 중 하나였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은 내게 소중했으니. 이런 것 들을 챙기는게 습관이 되었다. 씻고 나와 피부 관리를 하고, 전신에 보습을 한 뒤에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잘 차려진 한상. 전부 고급 재료로만 만들어 진 것들. 늘 먹던 익숙한 맛.
아주머니에게는 죄송하지만 별로 흥미가 없었다. 먹으면 먹을 수록 더 식욕이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몇 술 뜨지도 못하고 수저를 내려놓은 뒤에 곤란한듯 웃어보였다.
"...죄송해요. 그거 해 주세요."
"그래, 잠깐만 기다리렴."
괜찮다는 듯, 아주머니는 웃어 보이지만 상처받았겠지. 마음이 좋지 않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별로 흥미가 없는 걸. 늘 먹던 재료, 늘 먹던 맛. 이젠 지긋지긋하다.
내어온 과일 샐러드를 천천히 먹다가, 맞춰 둔 알람이 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꼼꼼하게 양치를 한 뒤에 입을 헹구고. 가방을 챙겨 바깥으로 나선다. 기사 아저씨는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익숙하게 열려진 문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어제 말씀드린대로, 오늘부터는 그렇게 해서 학교로 향해주세요."
"네."
전자 담배를 익숙하게 피운다. 옅게 연기가 퍼져나가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차의 문이 열렸다. 너를 빤히 바라보며 짙게 연기를 내뱉고.
>>33 귀엽다.... 또 스위치 들어갔네, 하면서 끌어안아주고 있으면 어쩐지 안심되면서도 또 툴툴거리겠지. "네가 내 엄마라도 되는 것 마냥 굴지 마."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리드하려고 이것저것 해보지 않을까.... ;3 그러다가도 능청스럽게 굴면 "교복 입어야지." 하면서 빤히 바라보고, 못 가리게 하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다.
다행이야~ 우선 답레 써와봤어! 처음에는 무덤덤할것 같은데, 나중에는 이름으로 부르라면서 뚱해있지 않을까... :) 답레는 편하게 이어줘~!
>>35 뭔가 하나가 툴툴거리는 거 귀여워 XD 막 욕하고 사납게 굴 것 같은 아이가 괜히 툴툴거리는 갭 모에.. X3 하나가 리드하려고 하는 낌새가 느껴지면 아마 유화는 ' ... 역시 이상하리만큼 귀여운 면이 있다니까 ' 하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네가 바라는 대로 따라줄 것 같아. 일단 역시 유화에게 최고 목표는 하나 만족시켜주는거니까. 리드하려고 하는 동안 하나가 바랄 반응, 대답, 숨소리, 손짓 같은걸 들려주고 보여주겠지. 그러면서도 완전히 넘어가지는 않고.. ㅋㅋㅋ 교복 입고 다니게 하는 통에 학교에선 은연중에 소문이 자자한거 아냐? 둘이서 막 학교에서도 사라질 때가 있다더니 막 자국이 있다면서 :D
뚱한 하나 귀여워 ㅠㅠ 달래주는 유화가 자주 나올 것 같네. 답레는 아무래도 내일 오전에 주게 될 것같은데 괜찮으려나?? 잡담은 가능할 것 같은데..!
>>36 헤헤 귀엽다고 해줘서 고마워~ 나도 유화 넘 귀여운것같애... ;3 너무 좋다. 자연스럽게 따라주는것도 좋고... 그러면 괜히 더 스위치 키려고 이것저것 노력할것같네. 하나가 바라는 반응, 대답, 숨소리, 손짓 같은거 보여주면 더 분해서 그럴 것 같아. 완전히 넘어오게 하려고 여기저기 약점을 찾는다던지.... 헤헤 너무 좋네. 소문이 막 자자하는것도 진짜 좋을것같아. 하나는 그런거 전혀 신경 안쓸 것 같은데, 유화 반응 궁금하다. 오히려 막 주변에서 물어보면 "그걸 너네가 왜 신경 쓰는데?" 같이 역으로 물을 것 같기도 하구.
너무 취저다... 나야말로 유화 너무 매력적이라서, 너무 좋아 :) 당연히 괜찮지~ 답레는 늘 편하게 줘. 나 요즘 패턴이 바뀌어서 오후쯤에 못오는게 너무 아쉽네 :( 내일은 어떻게든 일찍 일어나서 유화주랑 느긋하게 놀고 싶은걸. 잡담도 느긋하게 하자구~
>>37 막 하나가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기 시작할 때 쯤엔, " 아, 아가씨 할 일이 남아있어서요 " 하면서 슬쩍 자리 비웠다가.. 또 하나 인내심이 바닥 날 쯤 다시 돌아와서 슬쩍 한 손 잡아주면서 능청스럽게 " 금방 해치우고 왔어요. 잘했죠?" 하고 되묻고ㅋㅋㅋㅋ XD ㅌ유화는 소문 나면 오히려 자기 위치가 공고해지니까 좋아할걸? 슬쩍 더 붙어다니고.괜히 자기가 하나 데리고 가서 시간도 보내고 ㅋㅋ
>>38 슬쩍 자리 비우면 아, 하고 자기도 모르게 아쉬워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래놓고 쿨하게 보내주겠지. 약간 쓸쓸해할지도 몰라. 그러다가도 계속 유화 생각 하고. 이렇게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것도 마음에 안 들어서, 또 뭐라고 할 것 같아. "마음대로 갈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또?" 그렇게 얘기하면서도 능청스럽게 굴면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보면서 "이제 안 놔줄거야." 그렇게 얘기하면서 꽉 붙잡을 것 같아. "강아지면, 강아지 답게... 주인한테 붙어 있으란 말야..." 그렇게 얘기하면서 유화가 연기를 해도 신경 안쓰고 마음껏 욕망을 채울지도 모르겠네. 이거, 하나가 완전히 빠져버렸을지도 모르겠는걸 :3 ㅋㅋㅋㅋㅋㅋㅋ 위치가 공고해져서 좋아한대... 넘귀엽다... 그러면 오히려 하나도 과시하려고 더 옆에 둘지도 모르겠다. 슬쩍 더 붙으면 괜히 깍지 껴서 손 잡으면서 다니고. 수근수근거리면 키득거리면서 "우리 멍멍이, 인기 많네?" 그렇게 이야기한다던지.
>>39 그정도로 이야기 할 정도가 되면 알아서 하나 옆에 붙어있겠는걸? ㅋㅋㅋㅋXD 유화는 하나가 안달나게 만들려는거지 포갈하게만들려는 건 아니라서 그쯤 되면 잠자코 옆에서 안 떨어지고 하나랑 " 영화볼까요? 산책할까요? " 막 이러면서 달래줄 것 같아. 그리고 " 제가 어디 가겠어요 옆에 있지 " 하면서 손등도 매만져주고 ㅋㅋㅋ :3 하나는 소중해~ 일단 자리가 안전하다는거랑 다른 불나방이 자기 대신 하나 옆에 있는 건 또 싫어서 ㅋㅋㅋㅋㅋ "인기 많아봐야 뭐해요. 인기 많으면 저 버릴거에요?" 하고 반격!!
>>40 너무 귀엽다~~ 알아서 하나 옆에 붙어있어주는거 넘 좋아. 하나는 잔뜩 안달나서 "닥치고... 잠깐 그대로 있어." 그러면서 꼭 껴안는다던지 할것같네. 손등 매만져주는것도 넘 좋다... 유화도 소중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근 그런거 싫어하는구나. 헤에...(못된 상상중) "너 하는거에 따라서 다르지." 괜히 그렇게 말 하면서도, 자기도 놓아버리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거 알고 있을지도 몰라. 그러면서 괜히 너야말로 어떻느냐고 물어보려다가, 그러지 못하고 입 다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입 맞춘다던지 (///)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으며 거울을 바라보다 뒤에서 밥을 깨작거리고 있는 엄마에게 툭하니 말을 던진다. 장례식 전보다 더 헬쑥하게 변한 엄마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어디 아픈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누구라도 알 수 있을만한 정도였다. 일단 당장을 급할게 없었다. 나도 어찌되었든 '일자리'를 구했고, 아버지 보험금도 생겼으니 당장 우리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을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엄마니까 뭐라도 해야..." "아, 그러니까 애들 돌봐달라고 하잖아. 나 일 생겼으니까 늦게 들어올거야. 애들 봐줘."
착하디 착한 우리 엄마, 역시나 생각했던 말이 뒤에서 들려온다. 그렇지만 짜증이라는 건, 한순간 솟아오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올라갔지만, 이내 애써 덤덤하게 뒤에 말을 덧붙였다. 그냥, 그냥 이 작은 방구석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엄마는 착하고 상냥한 사람이라는거 잘 알지만, 그게 지금은 나에게 큰 도움이 안되니까. 그냥 내가 하려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이 방구석을 지켜줘.
" 일? 갑자기 무슨 일을... " " 아빠가 다니던 집 아가씨 따라다니는거. 권유 받았으니까 돈 걱정말고 쉬라구. "
나는 교복의 옷매무새를 마지막으로 가다듬곤 깔끔하게 위로 묶은 포니테일을 정리한다. 그리곤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선다. 휴대폰을 꺼내서 시간을 보니 곧 그 아가씨가 오기로 한 시간이 다 되어갔다. 서둘러 걸음을 옮겨 만나기로 한 도로변으로 나와서 서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고급스런 차 한대가 내 앞에 멈춰선다.
" 안녕하세요, 아가씨. 좋은 아침이네요. 그렇죠? "
차 문이 열리고 코 끝을 전자담배가 흘리는 향이 간지럽히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게 상냥하고 고혹적인 미소를 지어보인다. 우리 아가씨도 오늘도 변함없이 아름다우신 것 같으니, 일할 맛이 조금은 나겠네요. 눈도 빼먹지 않고 마주 하고는 차 문을 열고 아가씨의 옆자리에 앉는다. 손을 뻗어 집을 나오는 사이에 흐트러지신 아가씨의 머리를 손 끝으로 곱게 정리를 해주며 말을 이어간다.
" 그래서 오늘부터 잠들기 전까지 아가씨를 모시다 퇴근하면 되는거죠? 저 잘 할 자신 있어요. "
조곤조곤, 나긋나긋. 내가 이렇게 부드럽게 말도 할 줄 알았었나 싶을 정도로 다정하게 우리 아가씨에게 말을 던진다. 갑작스런 일이고, 따지고 보면 동갑내기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아주 비참한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 아가씨 외모 감상하는 즐거움 하나랑 돈은 아쉽지 않게 들어올거라는 점이 위안거리였으니까 이정도 친절함은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다.
" 반도 옮기고, 아가씨 옆자리로 가야하겠네요. 이미 다 해놓으셨을 것 같지만. 후후. "
>>41 하나... 갈수록 귀여워지는거 실화인가!! 러블리의 표본 그자체..:D 껴안는 하나는 유화가 열심히 보듬어줄거야. 쓰다듬고 이마에 입술도 맞춰주고. ㅋㅋㅋㅋ 막 놀리면 은근 발끈할지도 몰라. 평정심 무너져서 막 지그시 바라보고 ㅋㅋㅋ XD 둘 다 서로에게 떨어지기엔 이 즈음엔 늦었다는 걸 꺠달아서 결국엔 서로 보듬어주는 걸로 갈 것 같네 ㅋㅋ
짙게 담배 연기 내뱉는다. 복숭아 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힌다. 가만히 너를 바라본다. 상냥하고 고혹적인 미소. 네 눈을 마주하고서는 다시금 담배 연기 내뱉으면서.
"하던대로 해. 괜히 다른 사람인 양, 연기하지 말고."
흥, 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다시금 담배 연기 내뱉었다. "너 아니어도 그러는 사람들 천지니까." 짧게 덧붙이며. 뭐, 어차피 학교에 가보면 알게 되겠지. 내 주변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왜 너같은 장난감을 고르게 된건지. 첫날부터 너를 가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조금씩, 시간을 들여... 아주 천천히 공을 들여서 너를 가질거야. 그 편이 더 매력적이니까. 네가 손 끝으로 내 머리를 곱게 정리해주자, 천천히 시선을 돌려 너를 바라본다.
"기대되는걸. 너, 학교 끝나고 일정은 있어? 있어도 비워놔. 같이 갈 곳 있으니까."
부드러운 말투를 들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아저씨, 오늘은 학교 끝나면 집 들렀다가 바로 나올거에요. 늘 가던 호텔로 데려다주시고, 쉬시다가 연락 드리면 데리러 와주세요."
"네."
그리고는 다시금 너와 눈을 마주하면서. 천천히 손을 뻗어 네 뺨을 쓸었다. 그렇게 가만히 네 뺨을 몇번 쓸어내리다가.
>>4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에 들어해줘서 고마워~~~~ 유화 너무 매력적이라서 이렇게 귀여워진게 아닐까? :3 밀당 고수잖아... 보듬어주면 하나는 되게 안심할것같아. 그러면서도 또 싸울지도 모르겠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다음 날이 되면 또 틱틱거린다던지. 사소한걸로도 의견 차이 때문에 뭐라고 한다던지. 은근 발끈하는 유화도 귀엽잖아~ 지긋이 바라보면 씩 웃으면서 "왜?" 같은 말을 태연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3 맞아~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떻게 될지는 흐름에 맡기는걸루.....(기대중)
좋은 아침이야~ 아침이라고 하기엔 너무 늦었지만.... 88 그래도 나... 힘내서 일찍 일어나봤어(???) 조만간 패턴 꼭 바꿔야지...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알바 할 때는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친절함을 보여줘야 했으니까. 그래서 꾸며낸 모습이라고 하기도 뭐 했다. 프로페셔널한 모습이라고 하자. 있어보이잖아. 아무튼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라는 듯 아가씨를 향해 고개를 살살 저어보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을 돌려준다. 이게 거짓말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건 아가씨가 날 보면서 알아서 판단하리라. 난 그냥 내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거니까.
" 이미 제 스케줄은 다 없애뒀어요. 애초에 아가씨 옆에 있는게 제 일인걸요. 그냥 부르시면 되요. 필요하실 때마다. "
내 뺨과 머리를 매만지는 아가씨의 손길에 맞춰, 머리를 살살 이리저리 움직여준다. 이렇게 하면 만지기 좋겠지. 적어도 불편하지는 않을테니 이렇게 해주는게 좋을 것 같았다. 또 한가지 알게 된 건, 아가씨의 손은 굳은 살 따윈 하나 없는 부드러운 손이라는 점, 꽤나 간질거리는 손길이었다. 애초에 날 이렇게 만질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엄마나 아빠도 어렸을 때 말곤 이렇게 안 만졌을텐데.
" 화장은 잘 안 해요. 안 해도 이정도라. "
화장은 안 하냐는 아가씨의 말엔 가볍게 자랑스럽게 대꾸를 해본다. 이것도 연기를 하는거냐고 묻는다면, 어, 진심이라고 해두자. 적어도 나는 내 몸뚱아리는 확실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밧줄을 붙잡게 된 것도 이 예쁘장한 몸뚱아리 덕분이니까 틀린 평가는 아닐거다.
" 네, 아가씨. 잠자코 따라갈게요. 아, 이렇게 대답할 걸 그랬나요? 멍? "
눈을 감고 머리를 기대는 아가씨를 몸을 살짝 숙여 편하게 만들어주며 아가씨의 귓가에 다정하게 속삭여준다. 차는 멈추지 않고 부드럽게 나아가는 것이, 우리 아빠가 그만두고 난 후에 금방 괜찮은 사람을 구한 것 같았다. 한손으로는 아가씨의 손등을 어루만져주면서, 눈은 스쳐지나가는 거리를 바라본다.
" 아가씨, 일어나셔야 해요. 등교해야죠. "
어느덧 차는 학교 교문 앞에 도착해서 멈춰섰고, 흐트러진 아가씨의 머리를 정리해준 나는 다시금 아가씨의 귓가에 살살 속삭였다. 마지막에는 정신이 바짝 들도록 자연스럽게 숨을 불어넣으며서 고개를 떼어내곤 차 문을 열어 먼저 밖으로 향한다. 차문을 활짝 열고 자세를 고쳐 잡고 선 나는 차 안의 아가씨에게 손을 내민다.
>>45 둘 다 틱틱대다가도 슬쩍 붙어있고 하는게 결국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둘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된 모습이라 좋다 :D 본내용에서도 저기까지 잘 나아갈 수 있어야 할텐데, 기대도 되고 두근거리기도 하고 그러네 :3 맞아, 본내용에 들어가면 더 심해질지도 모르고, 더 서투를 수도 있고 그래서 또 다른 맛일거야 ㅋㅋㅋㅋ
네 모습 중 하나라는 말에, 흥, 하면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래, 누구에게나 여러가지 모습이 있지. 학교에서의 나는 공부를 잘 하는 우등생. 철 없는 부잣집 아가씨. 딱 그정도. 결함 마저도 사랑받는,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학생. 학교 바깥에서의 나는 어떻지? 돈 많은 예쁜 사람. 딱 그정도일까. 정확히는 모르겠다. 학교 밖에서 일탈을 즐기는 내가. 남에게 어떻게 비칠지, 하물며 나 자신에게조차 어떻게 보이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너와 있을때의 나는 어떨까. 그렇다면 됐다. 네 여러가지 모습 중 하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곧 다른 모습들도 볼 수 있게 되겠지. 네 전부를 원해. 허울 좋게 꾸며내기만 한 그런 모습이 아니라. 아아, 무언가를 원하다니. 얼마만에 느껴보는 감각일까. 조급해하지 말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알아가보자. 네가 어떻게 날 이용할지조차 궁금해지는걸.
"잘했어. 언제든 부르면 와. 이건 명령이야."
네가 머리를 살살, 이리저리 움직여주자 그에 맞추어 편하게 너를 쓰다듬었다. 네 피부는 새하얗고 부드러웠다. 안 해도 그정도라는 말에는 작게 키득거리다, 손을 거두었다. 손 끝에 은은하게 백합과 유사한 잔향이 남는 것 같았다.
"오만하기는."
그렇게 속삭이면서 빤히 널 들여다본다. 확실히, 화장 같은걸 하지 않아도 예쁜 얼굴이었다. 위태로운 한송이의 꽃을 보는 것만 같았다. 꺾어버리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기도 잠시, 귓가에 다정한 속삭임이 들려오고, 네게 손을 맡기면서 느릿하게 속삭였다.
"주제를 잘 아는구나. 어제와는 다르게."
"하나만 물어보자. 뭐 때문에 그렇게 변한거야? 결국 돈이야?"
네가 대답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결국 돈 때문에 변했다는 사실을 직접 귀로 듣는다면, 조금이나마 질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느새 가벼이 잠에 빠졌다.
차가 학교 교문 앞에 도착했을까. 네가 내 귓가에 속삭이자, 느릿하게 눈을 떴다. 네가 내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 귓가에 숨이 불어넣어지자, 화들짝 놀라서 일어났다. 귀를 두 손으로 쥔 채, 눈썹을 크게 치켜 뜨고서는 어이가 없다는듯 너를 바라보다 네가 차 문을 활짝 열고, 나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자, 하, 하고 코웃음쳤다.
"귀에 바람 또 불면 죽일거야."
네 손을 잡고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이건 잊지 않고, 나중에 괴롭혀 줘야겠는걸. 그렇게 생각하면서, 약간은 상기된 뺨으로.
교실로 향하는동안 괜히 네 손을 깍지껴 잡았다. 주변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얼마나 들려오는지. 한동안은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 우선 내것이라는 걸 주변에 알리는 것 부터 시작해볼까. 마킹이라도 해둬야겠어. 입마개를 채우는것도 좋겠네. 그렇게 생각하며 교실에 들어가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업은 시작되었지.
지루한 내용들이었다. 이미 전부 아는 것들 뿐. 한번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뭐, 다른 아이들에겐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만. 솔직히 내 알 바는 아니었다. 남들이 수업을 따라오든, 못 따라오든. 괜히 시선을 돌려 널 바라보다, 콕콕 네 손등을 두들겼다.
>>47 헤헤 그러게~ 나중에는 하나가 밥도 먹여달라고 입만 벌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꾸자꾸 고급 식당이나 이런 곳도 데려다주고.. 월급도 두둑하게 쥐어주고, 옷이나 필요한 것들 선물도 해주고. 어머니도 병원에 입원시켜드릴지도 모르겠는걸. 그러면서도 말은 또 험하게 하겠지. 조금 기어오른다 싶으면 서스럼없이 자기가 해준것들 얘기하면서 또 오만하게 굴지도 몰라. 맞아, 나도 엄청 기대된다. ㅋㅋㅋㅋㅋㅋ 여러가지 맛들 볼 수 있을 것 같아. 아, 나 해보고 싶은 대사도 있어. 약간 그렇게 싸우다가 목덜미 꽉 붙잡고, "예쁜 게 다인 주제에." 같은 말 하면서 더 말 듣기 싫다는 듯 키스한다던지 그런거...???(///)
마음에 든다는 듯한 아가씨의 말에 상냥하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을 돌려준다. 어찌됐든 고용주의 기분이 좋아졌다면 나로서는 나쁠 것 없는 일이었다. 그게 그리 어렵지 않은 대답의 결과라면 더욱 더 그렇겠지.
" 아가씨의 장난감이 이정도 자존감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어디 가서 아가씨 장난감이 무시당하기라도 해봐요. 그럼 안되죠, 암. "
나는 오만하다는 아가씨의 말에 환하게 웃어보이며 맑은 웃음을 터트렸다. 수치심 같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가치에 대한 자부심은 없어질 일은 없다. 가진것 없이 태어난 나에게 유일하게 어린 시절부터 함께 했던 건 이 외모 하나였으니까. 공부도 잘하기는 하지만, 그건 내가 억지로 억지로 공부를 이어갔던거니까 타고난 건 아니라고 하자. 적어도 지금 아가씨는 내 외모가 마음에 드는 것이 분명했다. 왜냐면 아가씨의 시선이 내게서 떨어질 줄 모르니까.
"돈도 돈이긴 한데, 일단 맡은 일은 열심히 한다는 주의라서요. 그리고 아빠 대신 업어키워야 할 가족이 3명이나 있고. 억지로 적선 받는 것처럼 돈 받긴 싫어도,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버는 건 좋아해요. "
그리고 아가씨를 붙잡고 빛나는 세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을테니, 라는 말은 뱉지 않은 체. 덤덤한 얼굴로 아가씨에게 대답했다. 거짓말은 하나도 섞지 않았다. 그저 다 말하지 않았을 뿐이니 딱히 찔리지도 않는다. 원래 사람들은 무언가 숨기곤 하는 법이니까. 잠든 아가씨를 부드럽게 보듬어드리며 나는 그저 눈웃음을 지어보일 뿐이었다. 애초에 올라가는 동안에도 아가씨에게 나쁜 일은 없을테니까, 아마. 그러다 학교 앞에 도착했을 떄, 잠들어있던 아가씨에게 장난을 치니 반응이 퍽 귀여웠다. 뭔가 드세보이던 아가씨도 이럴 때보면 그냥 여자애 같아서 웃음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온다. 나중에 더 해봐야지.
" 어머, 무서워요, 아가씨. 그래도 조심할게요. "
볼이 붉어진 아가씨의 말에 그저 상냥하게 웃으며 답해준 나는 아가씨의 손을 잡아 이끌어 학교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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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아가씨가 손을 써둔 탓에, 같은 반이 되어진 나는 아가씨와 나란히 앉아서 수업을 듣고 있었다. 아가씨는 지루한게 역력한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일단 수업 자체도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었다. 시험은 봐야하기도 하고, 아가씨만 보면서 내 미래를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뭐든 플랜B, 플랜C도 준비해둬야지. 그렇게 수업을 듣고 있는 나를 누군가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뭐, 그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가씨였지만.
" 아가씨, 그렇게 허리를 구부리시면 나중에 허리가 아프답니다? 허리를 바로 세워 앉으셔야죠. "
수업에 집중해야지요, 라는 말을 하려던 나는 물끄러미 고개를 돌려 아가씨를 바라봤다. 지겨워 죽겠다는 저 모습이 퍽 귀여워서 턱을 괴고 잠시 그런 아가씨를 응시하다가 입술을 열고 나긋나긋하게 속삭이면서 손을 아가씨의 허리로 가져간다. 그리곤 내 손의 감촉이 고스란히 느껴지도록 아가씨의 허릿춤부터 등까지 쭉 훑어올려드렸다.
아가씨의 예쁘장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려면 역시 자세가 예뻐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가씨가 허리를 쭉 펴게 도와드리곤 나긋한 속삭임을 이어간다.
" 수업 시간이 10분도 안 남았어요, 아가씨. 조금만 참다가 쉬는 시간에 예뻐해드릴게요. 네? "
턱을 괸 체 장난스레 윙크도 해보이면서, 괜스레 입술도 내밀었다 집어넣어본다. 뭔가 아가씨를 꼬시는 느낌도 들지만, 뭐... 달랠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괜찮은거 아닌가 싶었다.
>>49 푸흐흐, 아기새처럼 입만 벌리는 하나 너무 귀여워 :D 유화는 하나가 그렇게 챙겨주면 , 괜히 착한 애 이용해 먹는 것 같아서 좀 더 잘 챙겨주고 ㅋㅋㅋ XD 막 해준 것 빌미로 싸우면 치사하게 그런 걸 내뱉냐고 차마 말은 못하고, 그냥 코웃음만 칠 것 같아. 불리하다는 것도 알아서 슬쩍 이야기도 돌리려고 해보고 ㅋㅋ :3 아, 근데 하나가 그런 말을 하고나선 키스하면 오히려 하나가 자발적으로 못 떨어지게 꽉 붙잡고 키스 하다가 자기가 떼어내곤 " 그게 다인데, 그게 아가씨를 미치게 해서 이러는거잖아요? " 하고 귓가에 속삭일 것 같네 ㅋㅋㅋㅋ :3
"갑자기 없어지지도 말고. 뭐, 하다보면 알아서 잘 하겠지. 그렇게 멍청해보이지 않으니까, 너."
키득거리면서, 상냥한 네 미소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이어지는 말에는 흐음, 하고 네 머리칼 가벼이 쓸면서 대답했다.
"무시당할때, 멍멍 짖으면 내가 도와줄지도 몰라."
네 환한 미소, 맑은 웃음에 부드러이 웃는것으로 화답하며. 네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로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그래, 넌 내거니까. 나 말고 아무도 널 괴롭힐 수 없어. 벌써부터 보고싶어지네. 살려달라고 멍멍 짖는 꼴 말이야. 뭐, 그래도 그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 두진 않을 생각이었다. 어떻게 찾은 장난감인데. 내 손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을 타는걸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있을까. 어차피 그런 일도 머지않아 없어지리라. 누군가 질투해서 널 괴롭힌다고 하더라도. 나와 함께 다니며 내 격에 맞는 장난감으로써 입지를 공고히 다진다면, 그 누구도 네게 손 대지 못할거야. 위치를 확실하게 해줘야겠네. 상과 벌, 두 가지 수단으로. 너무 상을 주는것도 좋지 않겠지. 너는 쉽게 기어오를 것 같으니까. 주인은 어디까지나 나야.
"..."
잠에서 깨어 눈을 뜬다. 무언가 듣지 못한 것이 있어 보이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어렴풋이 들은 것 같기도 하다만, 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겠지.
"딱히 허리 구부린 적 없는..."
네 손길이 뻗어와, 그 감촉을 고스란히 느끼며 허릿춤부터 등까지 쭉 흝어올려지자 입술을 꾹 깨물었다. 눈썹을 치켜올리고, 크게 뜬 눈으로 너를 바라보다가 짧게 비음이 섞인 한숨뱉었다.
"멍멍이. 너, 자꾸 기어 오른다?"
너는 턱을 괴고, 나긋한 속삭임이 이어진다. 어이가 없다는 듯, 장난스레 윙크를 해보이는 너를 바라본다. 입술을 내밀었다 집어넣고. 완전히 주도권을 자기가 쥔 척 하고 있어.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주인은 나야. 분한 얼굴로 너를 바라보았다.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는건 얼마만일까. 어쩌면 평소에도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지겨워 죽을 것 같은, 남에게 관심이라곤 없는 얼굴로 다녔을지도.
"기어오르는 멍멍이에게는 벌을 줘야겠네."
몸을 네 쪽으로 가까이 대어, 네 귀를 조금 아플 정도로 깨문다. 그 뒤에는 혀로 네 귓바퀴를 천천히 핥은 뒤에, 쪽 소리가 울릴 정도로 네 귀에 입을 맞춘다. 조용했던 교실에 소리가 울리자, 몇몇 아이들이 뒤를 돌아본다. 나는 아무일도 없던 듯 자세를 바로하고 너를 바라볼 뿐이었고. 너, 장난치는거 좋아하지? 너 원하는 대로 장난좀 쳐봤어. 왜, 이렇게 아무 일도 없이 자기 혼자만 마음대로 날 만질 수 있을 줄 알았어? 착각하지마. 주인은 나야. 그런 얼굴로 의기양양하게 너를 바라보았다. 작게 키득거리면서. 손을 뻗어 네 등을 천천히 간지럽히듯 손가락을 움직이며.
"덕분에 지루하진 않을 것 같네."
그렇게 짧게 속삭이고, 만족했다는 얼굴로 네게 손을 뻗었다.
"더 해봐, 멍멍아. 수업 같은거, 지루할 뿐이고. 네 공부라면 방과후에 충분히 알려줄테니까."
>>51 헤헤 유화도 너무 귀여운걸~ 나 저렇게 장난치는 유화 너무 좋은것같아. 귀에 바람 부는것도, 등 어루만지는것도 너무 좋아 :3 ㅋㅋㅋㅋㅋㅋㅋ 잘 챙겨준대.... 너무 귀엽다. 코웃음 치면서 이야기 돌리려고 하면 흐응, 하면서 말 들어줄것같다. 계속해서 그걸로 협박할 생각은 없을테니까. 은근 밀당 좋아할지도. 헉, 자발적으로 못 떨어지게 꽉 붙잡는대... 댑악... 그렇게 말하면 뺨 붉어져서 아무 말 못하다가도, 자기도 꼭 끌어안으면서 "너도 마찬가지인 주제에." 그렇게 이야기할것같네. 하.. 너무좋다....
흥, 꽤나 당돌한 아가씨네. 수업시간에 잘도 발직한 일을 해준다. 귓가에 남은 아가씨의 혀가 남긴 축축한 감촉을 느끼면서 입술을 살짝 깨문다. 돈이라도 미리 받아둔 것인지, 선생은 그저 칠판만 보며 수업을 하기 바빴고 다른 애들 몇몇만 흘깃거리며 나와 아가씨 쪽을 살필 뿐이었다. 어떻게 이 발직한 아가씨에게 겁을 줄 수 있을까. 말을 잘 듣는 멍멍이도 수업 시간에 막 건들면 호되게 당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할텐데.
" 아. 아가씨가 그렇게까지 챙겨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
상냥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태연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작게 속삭여준 나는 물끄러미 아가씨를 바라봤다. 그리곤 아! 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소리를 내면서 가볍게 손을 내민다. 뻗어간 손은 아가씨의 뒷머리에 닿았다. 그리곤 흐트러진 머리를 다듬어주는 듯 하다 그 속으로 파고들어 아가씨의 부드럽고 새하얀 목덜미에 손가락이 내려앉는다.
" 아가씨 목이 뭉치셨으면 말씀을 해주셨어야죠. 이렇게 뭉쳐선 공부에 집중도 안되셨을 것 같아요. "
그리곤 뒷목을 위 아래로 살결을 훑어내려가며 어루만져주기 시작했다. 목덜미를 느릿하게, 그러면서도 이따금 압력을 주기도 하다가 깃털로 부드럽게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자극을 이어간다. 그러다 귓볼도 매만지고 자연스레 아가씨의 목덜미도 이곳저곳 어루만져 나간다.
" 자, 허리도 쭉 펴고 고개도 바로 하시고. "
내 가느다란 손가락은 꽤나 유연한지 새하얀 아가씨의 뒷덜미를 느릿하게 깃털처럼 어루만져나간다. 살결이 부드러워 아가씨의 목을 풀어주는 맛도 있고, 은근히 중독성도 느껴졌다. 아직 수업이 안 끝났으니까 아가씨도 이해해주시겠지.
>>53 유화는 쉼없이 하나에게 자잘한 자극을 줘서 하나가 오히려 옆에 유화가 없으면 허전하게 만드는 효과를...XD 하나는 뭔가 겉으로는 밀어내는거 좋아할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당겨주는 걸 더 좋아할 거 같은데 어떠려나~ "그러니까 말이에요, 푸흐ㅡ " 하고 안겨오는 하나를 다독여줄 것 같아. 너무 빠져버리면 여러모로 곤란하다고 생각하면서 ㅋㅋㅋ
네가 입술을 살짝 깨무는 모습을 보고 느릿하게 미소를 띄운다. 하, 발칙하기는. 그러게 누가 자극하래? 그 예쁜 얼굴로 뭐든지 용서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마. 나는 이런걸 원한게 아니었어. 뭐, 싫지는 않았지만서도. 손을 잡는다던지, 가볍게 손가락 끝으로 장난을 친다던지. 할 수 있는건 많았잖아. 아니면 여기서 멍, 하고 짖어보던지. 그것도 나쁘진 않았겠다. 그런데, 유혹하는 듯 굴어놓고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얼굴로 너를 바라보았다.
"뭘 챙겨줘."
아직까지 챙겨준 거라곤 학교 갈 때, 태워다 준 것 말고는 없는데. 고작해야 이동하면서 손 잡은 것 정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로 너를 바라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 같은, 저 태연한 얼굴이 짜증나.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네가 아! 하면서 가볍게 손을 내밀자, 흥미로운 얼굴로 네 손끝을 바라보았다. 네 손은 내 뒷머리에 닿았고, 머리를 다듬어주자 흐응, 하면서 의문스런 눈으로 널 바라보았다. 결국 이정도인가. 뭐, 지금이라도 주제를 알았다면 다행이야... 깜빡 졸 것만 같은걸.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뜨고. 그제서야 네 손길이 그 속으로 파고들어, 내 목덜미에 손가락을 내려앉히자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휙 돌려 너를 바라보았다.
"지금.. 뭐 하는..."
아랫입술을 꾹 깨문다. 네 손이 내 뒷목을 위아래로 흝어내려가며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느릿하게 덮쳐오듯 매만지는 손길. 목덜미를 부드러이 주무르다 깃털로 스쳐지나가는것처럼 만지기도 하고. 귓볼에 손이 닿자, 움찔 하며 조금 어깨를 떨다가, 조금은 붉어진 뺨으로 너를 바라보며 네 손을 답싹 잡았다.
"그만,"
조금 가쁘게 숨 내뱉으면서 너를 째려보았다. 그리고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아냈다.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너, 정말 잘 기어오른다.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재주가 있나봐."
누가 내게 수업시간에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
"난 재밌는걸 하랬지, 날 야하게 만지라는 소리가 아니었어. 이 변태새X야."
그러면서도 묘한 감각이 차오른다. 재밌었다. 생각한대로 벌어지지 않는 일이, 처음으로 일탈을 저질렀을 때와 같은 기묘한 만족감을 준다. 수업 시간에 이러고 있는 꼴이라니. 어이가 없었고, 동시에 싫지 않았다. 알 수 없는 기분이었다. 이대로 흐름에 몸을 맡기는것도 괜찮겠지만, 무엇보다 원하는게 있었다. 네게 목줄을 채우고 널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 그러니까 더 험하게 말한다. 부러 너를 강렬하게 노려본다. 네 빨려들어갈것만 같은 그 눈동자를.
"정말이지, 입마개라도 채워둬야할까..."
"만난 지 하루도 안 됐으니 이리 기어오르는거겠지. 누가 주인인지 알려줘야겠네."
후, 하고 네 귓가에 가벼이 바람을 불고, 손가락을 뻗어 네 쇄골 안쪽을 가벼이 매만졌다. 다른 손으로는 네 등 아래쪽을 매만졌고. 네가 먼저 시작했으니 이대로 끝내진 않겠지. 쇄골 선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인다. 가끔 빙글, 돌리기도 하고, 가볍게 톡톡 두드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손가락을 올려 네 목덜미를, 아까 해준 것 처럼, 깃털이 움직이듯 손가락을 움직여 매만지고. 등허리 아래를 다른 손으로는 쓸다가, 가벼이 쥐어보기도 하며 네게 바싹 얼굴을 들이밀었다.
"지금이라도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 줄 수도 있는데."
"아니면, 더 해주길 바라는거야? 멍멍아."
다시금 네 귓가에 입술을 가져가, 이번엔 가벼이 네 귓볼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목덜미쪽으로 머리를 움직여, 입술 부드러이 네 목덜미에 맞추었지.
>>55 벌써 그 자잘한 자극에 하나가 빠져버린 것 같은걸~ 유화는 역시 고단수네 ;3 맞아, 은근 그런 면이 있지. 유화도 조금은 당기는걸 좋아할 것 같은데, 어떠려나! 그렇게 얘기하면 "이런 얼굴로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건, 처음이네." 그렇게 얘기하면서 유화 품에서 꼭 껴안겨있을것같아.
맞아, 나 이거 물어보고 싶었는데... 이대로 학교에서 더 이야기 풀어나갈까? 나는 개인적으로 학교 갔다가 호텔 바에서 이것저것 얘기하는 그림 생각해두고 있었거든. 지금 상황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어떻게 할지 고민이네. 유화주 하고싶은 방향 있을까? 내 플랜이랑 완전 달라도 좋아~
잘 쉬고 있었다니까 다행이네! 지금쯤은 자겠지? 나도 저녁 먹고 까무룩 잠들어버려서 지금 와버렸다.. 헤헤, 맨날 늦는 것 같은걸. 오늘 출근 화이팅하구, 답레는 느긋하게 줘 ;3
진짜로 이 아가씨는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걸까. 아니면 이 좁디 좁은 여학교라는 새장 만큼은 제 손아귀에 틀어쥐고 있어서 이런 추문 정도는 새어나가지 않을거라고 자신하는걸까. 말로는 그저 멋대로 구는 탓에 열이 받아 내 몸을 반대로 희롱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열기를 머금은 눈과 상기된 볼, 그리고 조금 들뜬 목소리는 나보다도 아가씨가 더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내 몸을 만지는건 뭐, 나름 흔치 않은 일이니 자극이 크긴 했지만 첫날부터 밀려버리면 우리 고용주님이 맘대로 하려고 할테니까 필요한 기싸움을 해야할 것 같았다. 마침 이런 내 상황에 도움이 되어주려는건지, 아가씨의 속삿임과 동시에 수업의 끝을 알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 아가씨. "
나는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추스르곤 먼저 자리에 일어났다. 그리곤 아가씨를 향해 방긋 웃고는 건방지게 내 몸을 매만지던 아가씨의 손을 꽉 잡아 끌고 교실을 나선다. 이따금 시간을 떼우려고 알아본 조용하고 사람이 잘 오지 않는 장소, 그다지 멀지 않아 성큼 성큼 걸어가선 창고의 문을 열고선 아가씨를 밀어넣고 나도 들어가 문을 닫는다. 그리곤 망설임 없이 아가씨를 벽으로 기대어 서게 만든다.
" 아가씨. 말은 혼낸다고 아까부터 하시던데.. "
소곤소곤, 둘 만의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소리를 죽여 속삭이며 아가씨와 눈을 맞추었다. 오늘의 목적은 아가씨를 휘어잡는게 아니었다. 그래선 안된다. 눈 앞의 아가씨는 오롯이 휘어잡히는 걸 바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저 자신의 손아귀에서 이리저리 춤추는 인형 또한 바라지 않는다. 그런 인형은 내가 아니여도 이 아가씨 주변에 많을테니까. 하지만 나는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적어도 밀때는 아가씨를 끌어당기고, 당길 때는 밀려날 줄 아는 내가 되어야 한다.
" 사실은 해주길 바라시는거잖아요. 아까부터 다 보였어요. 말은 툭툭 내뱉는데.. "
내 가느다란 손이 아가씨가 입술로 훑었던 곳을 따라하듯 아가씨의 귓볼부터 목덜미까지 훑어내려간다. 내 고개가 점점 기울어지며 가까워지는 동안에도 눈을 맞추다가 코 앞에 닿았을 때 속삭인다.
" 한껏 들뜨고 설레여 하는거. 다 알아요, 아가씨의 장난감은. "
입술에 가볍게 한번, 아가씨의 입술이 닿았었던 위치와 비슷한 곳에 한번 내 입술이 내려앉는다. 그리곤 살살 아가씨를 달래듯 그 주변에도 가볍게 몇번이고 입술이 내려앉았다 떨어진다.
" 바라는거 알지만 그래도 수업 시간엔 조심해요. 아가씨는 고귀한 분이니까 그냥 떠도는 추문은 상관없지만, 아이들의 눈에 제대로 그 추문이 뜨는건 아가씨의 품위에 어긋나는 일이니까요. 수업시간이 아니라면 이 장난감이 얼마든 어울려드릴테니까요. "
고개를 떼어낸 나는 내 행동에 흐트러진 아가씨의 옷깃을 예쁘게 정리를 해주고 나선, 방긋 웃어보인다.
" 다 이해하셨죠, 아가씨? 이제 다시 모실게요. 교실로. 아, 여기는 저는 자주 오던 곳이니까 잘 기억해두세요. 잘 안 오거든요, 선생님도, 아이들도. "
머리카락까지 공손히 정리해주고 나선 두 손으로 아가씨의 두 손을 맞잡아주며 속삭인다. 둘 밖에 없어서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학교는 내게 새장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소용돌이 치듯 움직이는 감정들이 나를 옥죄어온다. 저 아이들도, 저 아이들 만의 세계가 있겠지. 그것까지 신경쓰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내 알 바가 아니기도 했고. 저 아이들을 얕잡아 보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나와 사는 세계가 다를 뿐이다. 그야, 내게 친구라는 건 없으니까. 누가 진심으로 나를 좋아할까? 이렇게 떽떽거리고, 틱틱거리고, 성격 드센 나를. 가진 거라곤 조금 예쁜 얼굴과 돈, 그게 다인데. 나를 향해서 다가오는 건 달콤한 꿀에 꼬여드는 벌과 나비, 그리고 파리떼와 다를 바가 없었다. 누구에게도 내 소중한 꿀을 주지 않으리라. 나를 꺾어버리려고, 이용하려고 다가오는 것들에게는. 그러니까, 누가 봐도 상관없었고, 어떤 말을 하더라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여기서 끝나면 볼 인연들도 아닌데.
"왜, 멍멍아?"
느릿하게 미소 지으면서, 네 쇄골을 매만지던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무슨 문제 있느냐는 듯 가만히 너를 바라볼 뿐이었다. 수업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네가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추스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방긋 웃고, 내 손을 꽉 잡아 끌고 교실을 나서자, 네게 몸을 맡기면서 키득거렸다.
창고일까. 여전히 뜨거워진 눈동자로 너를 바라보면서, 조금은 상기된 뺨으로 천천히 네게 손을 뻗어 뺨을 쓰다듬었다.
"이런 장소로 나를 데려와서, 어떻게 하려는걸까."
벽에 기대어 선 채로도, 여전히 즐겁다는 듯 미소지을 뿐이었다. 어떻게 할건데. 뭐든지 마음대로 해봐. 지금 기대중이야. 지긋지긋하고, 지루해서 죽을 것 같은 학교에서 이렇게 재미를 느끼는 게 얼마만인지. 처음으로 일탈을 하러 나갔던 때 처럼 두근거리는 심장. 지금 이 박동이 네게도 들릴까. 손을 뻗어 네 손을 잡고. 내 심장 위에 얹으면서 지긋이 눈을 감았다.
"들려? 나, 지금 기대중이야, 멍멍아. 학교에서 이렇게 재밌는게 얼마만이던지 이젠 기억도 안나."
그리고 다시금 천천히 눈을 뜬다. 너는 속삭이며 나와 눈을 맞추고. 네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귓볼부터 목덜미를 간지럽힌다. 입술을 꾹 깨물고서는 간신히 새어나오는 소리를 참으며 너를 빤히 바라본다. 네가 코 앞에 닿는다. 속삭임이 귀를 간지럽힌다.
"그래, 맞아. 눈치 빠른 장난감이구나... 칭찬해줘야겠네."
네 입술이 내려앉자, 손을 뻗어 네 부드러운 머리칼을 쓸어내린다. 가볍게, 몇번이고 맞춰지는 입술에 작게 소리가 새어나오고.
"품위 같은걸 신경 썼으면 너와 이러고 있을까? 혼자 도도한 척 하지 마. 마음에 안 드니까."
붉어진 뺨으로, 네 머리칼을 쓸어 내리던 손을 뻗어 네 턱을 가벼이 움켜쥐었다.
"그냥 몸을 맡기자고. 너도, 기분 좋잖아. 하면 안되는 걸 하고 있다는게, 미칠 듯 흥분되잖아."
그리고는 너와 이마를 맞대어, 아주 가까이서 네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새빨간 그 눈동자를 바라본다. 빨려들어갈것만 같은 그 눈동자. 어쩌면 너와 나는 처음부터 이럴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악연으로 뒤얽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그런 관계. 설령 아니라고 하더라도, 나는 가장 어두운 곳에서 너를 기다리리라. "너도 싫지는 않잖아." 그렇게 속삭이면서. 너와 나는 어쩌면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가 그렇게 만드리라. 나만의 장난감. 어째서, 처음 만난 사인데 나는 네게 이리도 끌리는지. 예쁜 얼굴 때문일까. 그것만은 아니리라. 그 이상의 무언가가 네게는 있다. 그걸 알고 싶었다. 가지고 싶었다.
"...뭐, 너와 나 둘만의 비밀이라는 건 마음에 드네. 좋아, 멍멍아. 수업 시간에 장난 치는것 정도는 참아줄게."
"단, 그 이외의 시간에 날 즐겁게 해줘야 할거야. 지루하거든... 학교에 나오는 거. 그리고."
"꼭 지금같은 장난이 아니어도 좋아. 반복되는건, 죽을 만큼 지루하니까."
싱긋, 웃으면서 네게 몸을 맡긴다. 공손하게 정리되는 머리카락. 너와 맞잡은 두 손. 너의 상냥하고, 고혹적인 속삭임. 나 역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네 귓가에 속삭였다.
"기대하고 있어."
어느덧 수업이 끝났다. 네 손을 깍지껴 잡고서는 자랑하듯 손을 흔들고 다닌다. 평소보다 즐거운 얼굴이었다. 오늘은 담배를 차 안에서 피우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데리러 온 차로 향하면서 너를 바라본다.
"너, 드레스 같은것도 없지? 백화점 부터 들러서 옷 좀 사자. 호텔 바에 갈거니까."
그리고는 어느덧 정문 앞에 도착해서, 차 문을 기사 아저씨가 열어주자 익숙하게 안에 탔다. 가방에서 전자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고, 짙게 연기를 내뱉다가. 물끄러미 널 바라보았다.
>>59 그렇구나, 하나도 유화의 자존심이나 자신감을 깎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 같아. 좀 틱틱거릴 뿐이지... 지금으로써는 연인이 되고 싶다, 그런 생각도 없을테고, 닿을 듯 말듯 한 그 관계 자체에 빠져있는 느낌일까. 맞아, 하나도 점점 발전하는 관계를 바라게 될 것 같네~
좋다, 그러면 우선 백화점에서 가볍게 쇼핑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호텔 바로 가보자구~ 너무 기대된다 ;3 하루에 두어개씩 이어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패턴 바꾸는게 너무 어렵네 88 매번 미안해~
" 다 아가씨를 위해서 그러는거니까요. 이렇게 따로 있을 땐, 제가 어지간한 건 다 받아드릴텐데. "
정말이지, 이것 봐. 좀 맞춰주니까 애써 덤덤한 척, 도도한 척 하면서도 기분 좋은 기색을 숨기질 못 하잖아. 평상시엔 퍽 도도한 척 구는 아가씨가 입맞춤 몇번에 저렇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모습이 꽤 귀여워 보였다.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 아가씨인데, 이정도의 즐거움이면 꽤나 청신호가 아닐까. 게다가 나만 만족하는게 아니라 아가씨도 만족하는거니까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지. 내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가씨와 고개를 가까이 한 체 숨을 교환하는 경험은, 나로서도 처음이긴 하지만 아가씨라 그런지 나름 자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다 내 귓가에 들려오는 속삭임에 작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조금 더 아가씨를 벽에 밀착하게 만들며 속삭였다.
" 기대하세요. 앞으로도 "
벗어나지 못 하게 해드릴게요. 뒷말은 그저 깊은 숨 속으로 삼킨 체로 다시금 아가씨와 입술을 겹친다. 누군가는 만난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러냐고 할지도 모르는 이 모습은, 어찌됐던 얽혀 피어나야 할 우리 둘의 모습이기에 이해할 사람은 나와 아가씨 단 둘 뿐일 것이다. 뭐,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가씨의 허리를 한손으로 붙잡은 체 쉬는 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올 때까지 떨어질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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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가씨, 첫날이라 좀 더 적극적으로 어울려드렸더니 몹시 기분이 좋은 기색이었다. 그도 그럴게, 이번엔 먼저 내 손을 깍지 껴 잡고는 손을 흔들며 걷지 않는가. 처음 만났을 때는 시중을 들라니 뭐니 해서 뒤에서 걷게 만들 줄 알았더니, 그건 또 아니었는지 나와 꼭 붙어 돌아다닌다. 사실 누군가와 이러고 싶었는데, 이럴만한 사람이 없었던거 아닐까. 아가씨는 평범한 친구를 사귀는 건 좀 어려워 보였으니까. 아가씨 본인의 이유나, 주변의 이유나 그 어떤 이유로도 말이야. 뭐, 일단 들뜬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손을 같이 흔들어 주며 차를 향해 걸어간다. 아이들의 시선은 이미 익숙해서 그다지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 드레스는 평범한 집 아이들은 다 없을걸요? 제가 없는게 특별한게 아니라? "
아가씨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한다. 평범한 아이들은 드레스가 없는걸. 애초에 그런 걸 입을 정도의 자리에 가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아가씨의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 느껴지는 물음이었지만, 그 물음마저도 정성껏, 그리고 반쯤 장난을 치듯 답을 돌려주며 아가씨와 차에 탄다. 아가씨는 익숙한 듯 전자담배를 물곤 연기를 뱉어냈다. 그러고 보니 연초를 안 태운지도 오래 됐는데 정신이 없어서 필 생각도 못 하고 있었네. 쉬는 시간 마저도 아가씨와 떨어지질 못 해서 교실과 창고를 오고가느라 바빴으니까.
" 피긴 피는데, 연초라서 차에서 태우긴 좀 그렇네요. 아가씨를 모시고 있기도 하고. "
뭐, 이미 아가씨를 덮치듯 벽에 밀치고 입술도 뺏은 사람이 차리기엔 우스운 예의지만 가볍게 예의를 차리기 위해 안 피우고 있다는 대답을 들려준다. 사실 매일 타고 다닐 차에 연초 향이 스며드는 것도 길게 봐선 딱히 썩 좋은 일은 아니라는 점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전자담배라도 하나 알아보는게 좋을 것 같다. 아, 아가씨라면 자기 담배를 같이 나눠피자고 할지도 모르겠네. 아가씨라면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작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래서 괜시리 아가씨의 허리를 감싸안아 끌어당겨 안기게 만들곤 그 손으로 살설 머리를 쓸어내려드린다.
" 다음엔 같이 피워요, 밖에서. 차에선 전자담배만 피우고. "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다시 새겨드려서 괜히 심통이 나지 않게 달래드리면서, 백화점을 향해 가는 창 밖을 바라본다.
>>61 유화의 우선 목표는 우리 하나 아가씨가 자기가 없으면 안되게 만들기 :D 직장부터 안정적으로 바꿔야 하니까 말이야. 지금 하고 있는 행동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3 이렇게 막 밀어붙이다가 며칠 지나고 나선 슬그머니 거리두는 척 하기도 하면서 막... XD 열성적으로 대해주다가도 끊을 때는 단칼에 끊는다던가..프흐흐~
괜찮아~ :D 한번에 많이 못 돌리더라도 오래오래 볼 수 있고, 오래오래 이야기 꾸며나갈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 내 작은 소망 ;D
네가 나와 같이 손을 흔들어주며 차로 향해 걷자,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그럴 수만 있다면 외치기라도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이것 봐. 내가 무엇을 손에 넣었는지 봐. 아주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라고. 철 없는 어린아이마냥 키득거린다.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손에 넣은 어린 아이는 어떻게 할까. 마음껏 가지고 놀다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즐거워져 더욱 거칠게 가지고 놀다 마침내 부숴트리겠지. 소녀는 아직 깨닫지 못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을 지. 허나 어떻겠는가. 소녀는 지금, 인생에서 몇번 맛보지 못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 학교 다니는 애들 중에, 몇이나 평범한 애들이 있다고."
갸웃거리는 네 모습을 보며 오히려 자신이 더 의아하다는 듯 이야기했다.
"대부분 다 부자잖아. 못 사는 축에 끼는 애들도, 다른 곳 나가면 좀 먹어주는 애들이고."
우리 멍멍이도, 열심히 일해서 부자 되어야지.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네 머리칼을 쓸었다. 잘 하고 있는 아이에게 되려 채찍을 휘두를 생각은 없었다. 지금은 당근을 흔들 때다. 달콤한 사탕을 녹여 향을 끌어올리듯 자연스럽게 너를 유혹한다. 네가 바라는게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게. 지금처럼 잘 한다면 말이야. 느릿하게 담배 연기를 뱉어내면서, 시선을 네게 맞춘다. 연초를 피운다는 말에, 마지막으로 담배 연기를 뱉어내며 네게 전자담배를 건넨다. 피우라는듯 눈을 접어 눈웃음 지으면서, 작게 웃음 새어 나오는 너를 바라보고. 네가 허리를 감싸안아 끌어당기자, 네게 몸을 맡기며 지긋이 눈을 감았다.
"흐응, 그럴까..."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이 닿는다. 뭐, 좋아. 호텔 바에 도착하면 얼마든지 피울 수 있으니까. 지긋지긋했던 과거를 떠올린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규칙적으로 담배를 피우곤 했다. 일어나면 지겨운 학교를 가야 하니 한 모금. 정신도 차릴 겸. 학교가 끝나면 스트레스 받았으니 한모금. 호텔 바에 도착하면 분위기에 심취해서 한 모금. 그 정도일까. 지겨움을 희뿌연 연기와 술로 달랬던 것 같다.
"너, 담배는 왜 피우기 시작했어?"
괜시리 물어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명품 백화점에 도착했고, 천천히 열린 차 문 밖으로 조심스레 내렸다.
"가볼까. 너, 좋아하는 색깔은?"
전자담배를 가방에 넣으며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 미리 연락을 기사님이 해둔거겠지. 늘 보던 사람들이 나와 개인실로 안내해주었다. 음료가 나오고, 생글생글 웃으며 오늘은 또 얼마나 돈을 쓰려나 기대하는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쯧. 괜히 혀를 한번 차고서는 너를 바라보며, "뭐 마실래?" 간단하게 묻고서는 시선을 돌린다.
"오늘은 드레스 보러 왔어요. 악세서리랑 이것저것 좀 가져다주세요."
"우선 얘 거 위주로. 그리고 제 것도. 제일 좋은걸로 부탁드려요."
그렇게 이야기하며, 내어진 커피를 한 모금 삼킨다. 그리고는 너를 바라보면서, "뭐해? 먼저 골라봐." 그렇게 속삭였지.
>>63 그렇구만~ 벌써 성공한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ㅋㅋㅋㅋㅋㅋㅋ 하나 입장에서는 아직 깨닫지 못했지만, 유화주 답레 준것처럼 거의 처음으로 생긴 친구기도 하고~ 바에서 대화하면서 이것저것 의견차이나 그런걸로 싸워도 이제 곁에서 내치긴 어렵지 않으려나 ;3 너무좋다... 유화는 밀당 고수구나.... 그렇게 끊을 때 단칼에 끊으면 또 날카롭게 굴겠지. 자꾸 기어오르려고 한다면서. 원하는거 다 해 줬는데 왜 이따위로 행동하냐면서, 정신 안차리냐고 뭐라고 할 것 같아. 유화 마음을 이해하기엔 아직 좀 어려우려나. 자기가 유화 진짜 주인이라도 된 것 처럼 오만하게 굴 것 같네.
헤헤, 고마워~ 나도 유화주랑 오래오래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조금 바쁘고 몸상태도 안좋아서 하루 또 건너뛰어버렸네... 미안해 88 유화주는 어제오늘 잘 보냈어? 나는 쉬면서 청소도 하고.. 일자리도 구해보구... 친구랑 술도 한잔 하고... 그랬었네. 아마 그 탓에 몸이 안좋은거려나? :3 오늘만 버티면 이제 벌써 주말이야! 오늘도 화이팅하구~ 내일은 꼭 밤에 잘 생각이니깐 답레 확인하는 대로 이어줄게. 매번 기다려줘서 고마워~!!
의아하다는 듯 대답하는 아가씨에겐 기준이 다르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태연하게 대답을 돌려드렸다. 부잣집 아가씨들도 많기는 하지만, 내 옆에 있는 아가씨는 그 중에서도 독특하리만큼 특별한 존재였으니까. 물론 나 같이 성적으로만 들어온 아이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조용히 학교를 다니는 편이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선 내가 특이한 편이긴 했다. 나는 부잣집 아가씨들 틈바구니에 있다고 사리고 다니지는 않는 편이었으니까. 그리고 나는 아가씨의 옆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더욱 더 사릴 필요는 없어졌다. 적어도 아가씨 마음에 든 상태에선 말이지. 지금은 초록불이기도 했고.
" 아, 저는 그냥... 큰 이유도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
집 주변이 끼리끼리 사는 사람들이었으니, 흡연자도 많았고, 내 알바자리 중 하나가 편의점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담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주머니나 가방에 담배 한갑 정도는 들고 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달라진 건 가면 갈수록 독한 것만 피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이겠지만, 그건 삶이 고달프니 당연하리만큼 그 결과가 따라오는게 아닌가 싶었다. 아가씨가 피는 전자담배 향에선 독한 느낌은 나질 않으니, 나중에 내 담배를 입에 물려주고 놀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기분이 좀 상할지도 모르지만, 또 풀어주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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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가씨. "
아가씨가 이끄는대로 들어온 백화점부터 개인실에 이르기까지 느긋하게 둘러보던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 들려오는 목소리에 방긋 웃어보인다. 평소처럼 검정색이나 짙은 색을 말하려던 나는 여기선 내가 해야할 말이 이런게 아니라는게 생각나서 아가씨에게 다가가 옆에 앉았다. 슬슬 건방지게 굴던 것은 잠시 넣어둘 때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의 행보를 위해서도 알아둘 필요가 있는 부분이었으니까.
" 아가씨가 골라주셔야죠. 제 취향도 취향이지만, 저는 아가씨의 장난감, 아가씨의 멍멍이니까. 먼저 아가씨의 색으로 물들이셔야죠. "
아가씨의 옆에 앉아 다리를 살짝 꼬고 앉아선 두손을 아가씨의 손등 위에 올려둔 체로 고개를 가까이 해서 입술을 아가씨의 귓가로 가져간다. 귓가로 가져간 나는 속삭이듯 아가씨에게 대답을 돌려주곤 아가씨의 손을 부드럽게 움켜잡는다.
" 기대할게요, 아가씨가 어떤 색으로, 어떤 모습으로 절 물들여 주실지. 기대해도 괜찮죠? "
>>70 ㅋㅋㅋㅋㅋ 성공한거야?: D 이게 다 하나가 착해서 그런거다~~ ㅋㅋㅋ 음, 그래도 아직 아직이야. 유화가 은근슬쩍 스리슬쩍 더더 하나한테 파고들어야 해. 아침에 딱 눈 뜨면 '유화' 두글자 먼저 떠오르게 XD 그렇게 성내기 시작하면 또 사근사근 나른나른, 그리고 고분고분 하나 말 들어주고 토닥이면서 다시 달래줄 것 같아. "아가씨 웃는게 참 예쁜데, 얼른 보여주세요 " 막 이렇게 어리광 부리고 ㅋㅋㅋ
에구 몸상태도 안 좋고 그러면 자주 오기도 힘들고 그러지. 패턴도 막 섞이고 그러면 더 힘들구.. 그래도 와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늘 기다려줄게~! 좋은 하루 보냈으려니? :D
하, 코웃음 치면서 너를 바라보았다. 어떤 의미로 널 바라보는걸까. 그러다 천천히, 네 앞에 자리를 잡는다. 네게 온전히 내 모습이 보일 수 있도록.
"특별하단건 죄악이야... 그렇지 않아? 유화야."
천천히 손을 뻗었다.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 처럼, 가벼이 네 뺨을 쓸어내린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웃어보일 뿐이었다. 소녀는 그렇게 잠시간 입을 다물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오만했던것이 전부 사라진 것 처럼, 소녀의 눈가에는 슬픔만이 남았다. 선악과를 베어문 이브의 표정이 그랬을까.
"흐응, 그렇구나."
자연스럽게, 라. 뭐, 그저 그런 시시한 답변이었다. 나와 비슷한 것 같았다. 나도 별 다른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으니까. 술도 마찬가지였다. 일탈이라는 이유가 있었다만, 그게 그리 특별한 이유겠는가.
너는 내 부름에 방긋 웃어보인다. 내 옆에 다가와 다리를 살짝 꼬며 앉았고, 양 손을 내 손등 위에 올려둔 채로 귓가에 속삭인다. 부드러운 움켜쥠이 손 끝에 느껴진다. 나는 느릿하게 시선을 돌려, 가져온 드레스들을 살폈다. 네가 고른 색도 보고 싶었지만, 내 색으로 너를 물들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드레스가 잘 어울릴까. 어떻게 해야 너를 더 아름답게 뽐낼 수 있을까. 곁에 두는 장난감은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좋다. 그 누구도 네게서 시선을 돌리지 못하게끔. 그러면서도 네 목줄은 내가 이끄는 것이다. 생각만해도 즐거웠다.
"저거 괜찮아보이네."
차분히 드레스를 고른 나는, 손 끝으로 선홍빛 드레스를 가리켰다. 품격있는 아름다운 드레스였다. 분명 새하얀 네 피부에 잘 어울리리라.
"입어보고 나와. 나는, 저 드레스로 할까."
긴 검푸른 드레스를 고른 나는 천천히 일어났고, 사람들과 함께 피팅 룸으로 향하다, 뒤를 돌아 너를 바라보면서 웃었다.
>>72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가 착해서 그런걸까~? 아직 날카롭다는 느낌도 들긴 하지만 :3 그렇구나~ 이거 기대되네! 하나가 아침에 눈 딱 떠서 유화 두글자 먼저 떠오르면, 유화도 마찬가지로 하나 두글자 떠오르게 할 수 있으려나? ;3 유화주 너무 대박이라서 하나가 주도권 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 은근 이 주도권 싸움이라고 해야할까, 지금 분위기도 마음에 드는 것 같아. 하나도 하나 나름대로 생각해두는 바가 있으니까. 바에서 어떤 이야기를 펼칠 수 있을까 벌써 기대되네 ;3 은근 갭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지는걸~
헤헤 나야말로 기다려줘서 고마워~ 너무 기다리지 않게끔 더 잘할테니깐 우리 오래오래 같이 놀자 :) 오늘은 그래도 일찍 왔다! ;3 간신히 패턴 돌리는데 성공했지 싶어. 오늘은 밤중에 답레 한번 더 이을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하루 보냈다! 유화주도 오늘 좋은 하루 보냈으면 좋겠는걸~ 답레는 언제나 편하게 줘!
옷을 골라달라는 나의 말에 기분 좋게 웃어보이는 아가씨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옷을 고르는 것은 아가씨에게 맡기는 것이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었던 모양이었다. 다음에는 내 자의로 고르는 것도 좋겠지만, 첫 걸음을 떼는 것은 우리 아가씨가 하는 것이 맞지. 내가 아직 이런 쪽으론 공부가 부족하기도 하고. 가치있는 장난감이 되려면 익혀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 그러네요, 색이 밝은 것이 예뻐요. 저런 옷은 처음 보는데. "
아가씨가 가르킨 선홍빛 드레스를 이리저리 훑어본다. 확실히 아가씨의 안목이 높은 건 알 수 있었다. 이런 옷이 익숙치 않아서 얼만큼이나 디자인이 좋은 것인지는 확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단순하게만 보아도 가격이 한두푼 하는 것은 아닌 옷처럼 보였다. 이런 걸 한번에 고르는 아가씨는 이런 것에 얼마나 익숙한 것일까. 아무래도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밝게 웃으며 아가씨가 골라준 드레스를 집어들고 피팅룸으로 향한다. 도와주는 분 덕분에 익숙치 않은 드레스도 가볍게 걸칠 수 있었던 나는 거울 속의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 ... 예쁘네. "
자화자찬이 섞인 중얼거림을 들리지 않게 중얼거린 나는 액세서리를 고르려다 힐끗 아가씨를 살핀다. 아가씨가 고른 액세서리가 똑같은 것이 있는지 확인하던 나는 완전 같은 것은 없어도 자매품 느낌의 액세서리를 발견하곤 아가씨가 찬 것과 똑같이 착용했다.
" 아가씨 너무 뚫어져라 보는거 아니에요? 부끄러운데. "
옷매무새를 마지막으로 고치고 아가씨 앞에 선 나는 내게 봐주말하다고 말하는 아가씨의 앞에서 방긋 웃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그 눈에서, 불꽃이 일렁이는 듯 해서 슬그머니 아가씨 곁으로 다가가 속삭인다.
>>74 날카롭긴 해도 그 안에 담긴게 예쁘고 착해서 그런거지 :D 아마 하나가 그럴 정도가 되면, 유화도 결국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 ㅋㅋㅋ :3 한쪽만 그러기도 쉽지 않으니까.은근히 유화도 마음이 있기도 하고~ 지금도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야 더 노력해야겠어. 유화도, 유화주도 ㅋㅋ XD 볼게 많다는 건 좋은거지~
말만 해, 저 사람들이 뭐든지 가져다 줄테니까. 그런 표정으로 너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가족들을 위한 선물을 고르라는, 나름의 배려였다. 예쁜 옷과 악세사리들을 사 간다면, 분명 네 가족도 즐거워 하겠지. 그런게 부담스럽다면 당장 먹을 식품들을 사가는것도 나쁘진 않을테다. 명품 백화점이니 여기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그것도 어떻게든 마련해주겠지. 괜히 VIP가 아니니까. 나 개인으로써도 상위 0.1%의 최고등급은 아니었지만, 그 다음 단계였으니. 없다고 하면 제휴되어있는 곳에서 마련해온다던지 알아서 하리라. 집까지 배송도 해줄테고. 느릿하게, 네게서 시선을 돌려 드레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그런것들을 사 가면 네 집에선 어떤 반응을 할까.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겨우 그 정도로 살 수 있는 가족간의 단란한 행복이라. 머리가 아파온다. 뒤틀릴대로 뒤틀린 내가 또 싫어져 한모금, 천천히 커피를 삼켰다.
천천히 네게 손을 뻗어, 귀 끝을 매만졌다. 자매품 느낌이 드는 귀걸이였다. 예쁘네, 작게 중얼거렸다.
"제대로 확인해야지. 흐응... 역시, 생각대로 네 하얀 피부에 잘 어울리네."
귀 끝에서 손을 내려 네 옷자락을 흝은 뒤에 작게 키득였다. 네가 슬그머니 내 곁으로 다가와 귓가에 속삭인다. 두 손으로 부드러이 감싸진 허리. 그 모습에, 손을 뻗어 네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네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안돼, 멍멍아. 지금은 '기다려' 야. 여기서 노는건 별로 재미 없거든..."
그리고 손을 내려, 네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면서 부드러이 웃어보였다. 지금의 상황이 굉장히 만족스러운듯.
"바에서 실컷 귀여워해줄테니까. 더 필요한게 있으면 고르고, 아니면 슬슬 가볼까. 시간도 딱 좋은 저녁인 것 같은데."
>>76 헉 너무 감동이야 88 유화도 매력적이라서 너무 좋아. 이번엔 처음으로 약간 애태워봤는데 어떠려나~ 흐흥 ;3 유화도 은근 마음 있는게 진짜... 완전 맛있는 포인트인것같아.... 요즘은 둘의 미래를 생각해보곤 해! 관계 쌓여나가면서 어떻게 될까 이것저것 망상해보기도 하구~ 개인적으로는 싸우면서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드네 XD 나야말로 더 많이 노력해야겠는걸~ ㅋㅋㅋㅋㅋㅋㅋㅋ 유화주가 좋아하는 포인트라던가 찾아서, 두근두근하게 만들어 줄 수 있으면 좋겠네. 맞아맞아! 나 벌써 수족관 데이트라던지 이것저것 상상하는중...
괜찮아~ 나야말로 많이 늦어서 미안해 ; ;) 유화주한테 하소연하는것같아서 넘 미안하지만.... 요즘 좀 슬럼프? 번아웃? 비슷한게 온 것 같아. 개인사 때문에 88 몸 안좋은 영향일까, 잠도 많아져서 어중간한 시간에 깨고 어중간한 시간에 기절해버리고 해서 답레가 너무 많이 늦었다. 많이 불안했을것같아. 매일 올 수 있다고 했었는데... 정말정말 미안해. 앞으로는 꼭 늦지 않게 올게 ;3 오래오래 돌리고 싶다고 했던거 진심이니까 말야~!
벌써 수요일이다. 유화주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요즘 날씨도 엄청 추워지고, 날도 꾸리꾸리한데 잘 보냈으면 좋겠다. 오늘은 밤 10시쯤 잘 것 같아... 아마도? 천천히 돌려서 자정쯤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게 요즘 목표네~ ;3 답레는 확인하는 대로 이어줄게!
"음, 그날 그날 제일 맘에 드는 옷이 다를 것 같아서 이것저것 고르는 것보단 올 때마다 하나씩 고르는게 좋을 것 같아요. "
한번만 오고 말 곳이 아니잖아요?, 하고 되물으면서 나는 아가씨에게 말한다. 아가씨가 어떤 의도로 말한건지 알수가 없어서, 아직까진 아가씨의 이 호의가 그저 첫인상에서 비롯된 것일지, 마음에서 우러나는 호의일지 알 수가 없어서 나는 가볍게 한걸음 물러서듯 대답을 돌려준다. 나중에 좀 더 서로에 대해서 알게 되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선뜻 받겠지만, 지금은 그저 빚이 쌓여가는 느낌이 들어서 아주 살짝 거리를 둔다. 집에 많이 가져가봐야 그 많은 것들을 둘 곳도 없다. 우리 방 한칸짜리 허름한 집은 아가씨의 저택과는 천지차이니까.
" 그렇죠? 아가씨가 차신 귀걸이랑 자매품이래요. 아가씨의 눈썰미가 좋은거죠. "
내 귀를 스치는 아가씨의 손길에 파르르 몸을 떨어준 나는, 마주 웃어주며 작게 속삭였다. 사실 내 눈썰미보다는 그저 아가씨의 취향에 맞춘거니까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아부만 조금 섞인거라고 해두자. 아가씨가 웃는 것을 보니 아가씨의 입장에서도 퍽 마음에 드는 것 같았으니 상관없으리라. 그래서 아가씨의 허리를 조금 더 힘을 줘 감싸안아 내 팔의 온기를 전하며 아가씨의 눈을 마주했다.
" 그럼 얌전히 기다릴게요. 아가씨가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
장난스럽게 '멍'하고 짖는 소리를 아가씨의 귓가에만 고개를 가까이해서 들려준 나는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남긴다. 아가씨의 온기가 입술에 닿는 느낌이, 오늘 난생 처음해보는 스킨십임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내 지향성을 딱히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일을 시작한 첫날에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다. 맞지 않았다면 이런 행동도 전혀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테니까.
>>80 애태우는 하나.. 매력터져 :3 유화가 흠칫 놀라버렸잖아. 덤덤한 척 하지만 놀랐어 이거! 맞아, 이렇게 썰푸는 것도 좋지만 진짜 일상에서 보게 된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없을 것 같아 :D 얼마나 걸릴지도 궁금하고, 얼마나 더 독특한 일들이 생길지도 궁금하구 ~ :D 수족관 데이트에서 하나가 리드하다가 보답이라고 유화가 막 스킨십으로 돌려주고 ㅋㅋㅋㅋ
괜찮아 괜찮아! 나도 어제 바빠서 못 와버렸어 ㅠㅠ 앞으로 서로 사정이 있으면 잘 말해주기로 하자. 그거만으로도 충분히 안심이 되고 하니까! 오늘은 잘 보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