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3310> [1:1 / GL] 얽혀 핀 장미 - 한송이 :: 72

◆vj1Hv7a2qE

2024-10-08 00:47:34 - 2024-10-18 18:13:09

0 ◆vj1Hv7a2qE (KqOUHpjPw.)

2024-10-08 (FIRE!) 00:47:34

사랑 - 오세영

잠들지 못하는 건
파도다. 부서지며 한가지로
키워내는 외로움,
잠들지 못하는 건
바람이다. 꺼지면서 한가지로
타오르는 빛,
잠들지 못하는 건
별이다. 빛나면서 한가지로
지켜내는 어두움,
잠들지 못하는 건
사랑이다. 끝끝내 목숨을
거부하는 칼.

>>1 이하나

>>2 한유화

22 유화 - 하루, 장례식장 ◆oqDbpjPs7I (cj5ljX8epU)

2024-10-09 (水) 23:44:12

진짜 저런 말만 골라서 하기 쉽지 않을 텐데.
그런 말만 어쩜 쏙쏙 골라서 외면하던 것을 마주하게 만드는 여자애가 눈앞에 서 있다.
주제에 진짜 돈 많은 부잣집 따님이라도 되는 건지 사람들도 부리고, 또박또박 명령을 해선 내 앞에 돈가방을 들이민다.

" 하…. 씨…. "

순간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욕이 새어 나가려던 것을 간신히 집어삼키곤 거칠게 앞머리를 쓸어 넘긴다.
그래그래, 지금 돈 들이대면서 하는 말이 자기 딴에는, 자기 위치에서 하는 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거로 생각하자.
좋게 생각해 주려는 게 그나마 이 정도인데.
솔직히 밤거리를 걷다가 술에 진탕 취한 인간들이 괜히 한번 말이라도 걸어보겠다고 하던 것들이랑 비슷해서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돈, 그래.
없이 태어나고, 없이 자라서 저렇게 대뜸 넘겨주는 돈이 없는 건 사실인데.
그래도 이런 식으로 돈을 들이미니까 익숙해졌던 수치심이 솟아오른다.
뭐지, 난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앉아 있는 꼴이, 텅 빈 체로 나랑 동생들만 있는 빈소의 꼬락서니가 이 정도로 못나 보였나.

" 아뇨. 잠깐만요. 일단 이거 치워요. "

허세 부릴 것도 없을 정도로 비루한 집이지만 일단 거칠게 내 앞에 서 있는 여자애가 내미는 돈가방을 밀어낸다.
지금 저거 받으면 뭔가 불쌍한 아빠를 죽어서도 팔아먹는 기분이라서 받기가 싫었다.
물론 나중에 후회할 거 뻔히 알고 있다.
나같이 없는 애가 주제도 모르고 자존심 바득바득 세우면서 안 받고, 개고생할 것도 알지만 지금 이걸 받으면 그 같잖은 자존심마저도 사라질 것만 같았다.

" 불쌍해 보인다고 이러시는 것 같은데 그럴 필요 없어요…. 할 줄 안다고 하니까 말할게요. 이 돈은 그냥 가져가시고 조문이나 마저 하고 가세요. 이상한 소리…. 강아지는 무슨…! "

나름의 인내를 발휘해서 으르렁거리듯 한걸음 성큼 다가서며 말했다.
예의가 아니라는 건 아는데,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아니, 아니긴 무슨. 그냥 같잖은 자존심을 부리는 거지만.

" 아니…. 하…. 진짜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지만요. 강아지인지 뭔지 뭐 어쩌라는 건데요? 제가 당신 발밑에서 강아지처럼 헥헥거리기라도 하라는 말이에요? "

사람을 뭐로 보는 거야.
나는 기왕 자존심 세우기로 한 거 강하게 나가기로 마음먹곤 같았던 눈높이를, 무릎을 굽혀 낮춰선 혀를 베 내밀어 보이곤 이 여자애를 비웃듯이 개 흉내를 내보였다.
다행인 건, 돈가방을 건네준 아저씨가 등을 돌리고 서선 주변을 살피고 있고, 이 장례식장엔 우리 말곤 다행히 다른 사람은 안 보였다는 점일까.


" 응? 진짜 이런 걸 바란 거예요?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네. 어디 사는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하고 돌아가요, 알았어요? "

몸을 도로 일으켜 눈을 맞추곤 방긋 웃으며 두 손으로 눈앞 여자애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이쯤 허세를 부렸으면 이 버릇 없고 철없는 아가씨가 물러가지 않을까.
착한 사람이었다면 정이 떨어져서라도 가겠지.
뭐, 나는 원래 이렇게 사는 애라 돌아올 시선 같은 건 괜찮을 것 같았다.


아마?

23 하나 - 유화, 장례식장 ◆vj1Hv7a2qE (gfoxulqtjs)

2024-10-10 (거의 끝나감) 01:24:41

너는 거칠게 앞머리를 쓸어 넘긴다. 하, 씨? 그 모습을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앞머리만 쓸어 넘기지, 괜히 나까지 거칠게 밀어내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이걸 원하는 거면서, 왜 비싼 척 하지? 결국 돈이면 다 되는 주제에.'

이 아이만 슬픈게 아니었다. 물론 자신의 아버지니까 우리가 서로 느끼는 슬픔은 다르겠지.
하지만 말야, 나는 내 아버지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슬플 것 같지 않아.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어?
모두 나를 이용하려고만 해. 주변의 추종자들도 결국 내게서 떨어지는 콩고물을 원하고 있어.
너라고 다른 사람인 척 하지 마. 결국 속을 열어보면, 너도 나도 시커멓게 물들어있을 뿐이잖아.
그 사실은 누구도 다르지 않아.

비틀거리던 자세를 바로 잡은 뒤, 돈가방을 휙. 직원에게 건네고는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아가씨, 이 이상의 준비는 안 되었습니다만..."

"쯧. 펜이라도 가져다줘요."

명품 가방에서 명품 지갑을 꺼낸다. 하나같이 고급품 뿐. 그 안에서 수표를 꺼내어, 건네받은 펜으로 금액을 휘갈겨 쓴다.

"10억이야. 어느 은행에 가든 바꿔줄거고. 세무사 쪽에서 찾아와서 귀찮게 굴면 얘기해. 우리 쪽 사람 붙여줄테니까."

"조의금이라는 명분은 정당해. 나때문에 죽은 사람이니까, 얘기하면 더 귀찮게 굴지 않겠지. 한마디로 깨끗한, 니 인생 역전할 수 있는 돈이라고. "

"왜, 부족해?"

지갑에 들어있던 5만원짜리 다발을 꺼내어 턱, 하고 수표 위에 얹었다. 현금으로 몇백만원씩 들고 다니는건 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네가 으르렁거리듯, 한걸음 성큼 다가오자 작게 하핫, 하고 웃었다. 손을 뻗어 네 머리카락을 살며시 쓸어내리려 하며.

"야. 짜증나게 굴지 마. 닥치고 내 전속 하녀 같은거 하라고. 책임져 준다잖아."

왜 자꾸 자존심을 부리는거야. 네 아빠 나 때문에 죽었으니까, 내가 네 인생 책임져 준다고. 네 집 경제사정 같은거 알 바 아니라고.
잘 살든 못 살든, 어차피 내 앞에선 똑같으니까. 전부 내 돈을 원하잖아. 그래서 주겠다고. 대체 뭐가 문제길래 이렇게 틱틱거리는건데.

소녀는 알 수 없었다. 사과같은것을 해본 적도 없는 인생이었고, 뭐든지 마음대로 되는 인생이었다.
자신 주변에서는 자신이 어떻게 대하든 자신을 무지성으로 추앙하며 치켜 세워 올리는 사람들 뿐.
그렇기에 사고 방식이 뒤틀려 있었다. 돈으로 전부 해결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 어차피 너도 다른 사람들처럼, 내게 상처 입힐 사람이니까.
자신이 먼저 거리를 두겠다고. 그러니까 조용히 쫓아오기나 하라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에 이런식으로밖에 표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네가 눈 높이를 낮추어, 무릎을 굽히고, 혀를 베 내밀어보이자 따라서 너를 비웃었다. 서로가 서로를 비웃는다.
어찌 이리도 아이러니한 광경일까.

"그래. 잘 어울리네. 계속 그렇게 있어. 너, 봐줄만 하니까 곁에 두면 좋겠다고 지금 막 생각이 든 참이야."

그러다 네가, 몸을 도로 일으켜 눈을 맞추고 방긋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린다.
그 광경에 그만 웃음이 터져나올 뻔 한걸 간신히 참아내고서는, 네 목덜미를 잡아 확, 자신의 앞으로 끌어오려 하고서는 씩 웃었다.

"재밌네. 네가 좋든 싫든 상관없어. 넌 지금부터 내거니까. 그렇게 하기로 마음 먹었거든."

가지고 싶었다.
하나쯤,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을. 하나쯤, 자신의 격에 맞는 아름다운 장난감을.

24 하나주 ◆vj1Hv7a2qE (gfoxulqtjs)

2024-10-10 (거의 끝나감) 01:26:44

>>21 맞아~ 유화주도 아직 안 봤으면 한번 보는거 어때? 지금 막 결말까지 공개되었다구~ :) 헤헤 맞아. 오늘도 좀 늦게 잠들 것 같아서 문제지만...

헉 살짝 깨문대... 너무 취저다..... 과자로 입 막으면 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 돌리는 유화 턱 잡고 이마 맞대면서 빤히 바라볼 것 같다.... 대박이야.... 유화주는 천재구나...

답레 시간이 좀 걸렸네~ 이거저거 쓰면서 고민하는건 오랜만이라 즐거운걸. 시간도 많이 늦었는데 이제 슬슬 자려나? 답레는 편할 때 줘~

25 ◆oqDbpjPs7I (DnpMP.OTxo)

2024-10-10 (거의 끝나감) 08:13:30

>>24 아 결말까지 나왔었지? :D 언제 날 잡아서 한번 싹 봐야겠다 ㅋㅋ 이런건 한편씩 보면 감질맛나서 안되겠더라 XD

빤히 눈 마주하면 살짝 하나를 툭 밀어서 벽에 붙이고 예쁘게 눈웃음치면서 " 주인도 무는 개라 이러면 위험한데 " 라고 작게 혹삭일지도 몰라 :3 턱 잡았던 손도 자연스럽게 맞잡더니 깍지 끼면서~

미안미안 그새 잠들어버렸어. 답레는 아마 저녁 즈음 가져올 것 같아!

26 유화 - 하나, 장례식장◆oqDbpjPs7I (DnpMP.OTxo)

2024-10-10 (거의 끝나감) 15:52:40

뭐야, 결국엔 하녀라도 하라는 말이었나.
그냥 고용인으로 취직하라는 말을 참 어렵게도 하는구나.
나는 현금다발과 수표를 내밀며 거만하게 말을 내뱉는 눈앞의 부잣집 아가씨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뱉는다.
아빠도 뭐 허드렛일 같은 거 도와주고 그래서 시켜 먹을 사람이 사라지니까 대타라도 구하러 온 건가.
그걸 왜 장례식장에서 구하려는 거지, 괜스레 솟아나는 반발심에 옆머리만 매만지다 돈은 도로 아가씨한테 밀어준다.

"이런 돈은 안 받을 거니까.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안 받을 거예요, 이런 돈. 나도 일해서 돈 벌 줄 알거든요? "

내 목을 잡아끌고 제 것 하라고 시건방지게 구는 아가씨와 눈을 마주한다.
진짜 말하는 거랑 다르게 예쁘긴 했다는 건 잠깐 집어넣어 두고 할 말은 해야겠지.
일단은, 저기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 녀석들이랑 엄마는 먹여 살려야 하니까 고작해야 알바 정도로는 그건 무리겠지.
눈을 맞추고 있는 찰나의 시간 동안 그렇게 머리를 굴리곤 방긋 웃어 보인다.
상복을 잡고 있는 아가씨의 손을 움켜쥐고 떼어내선 자연스럽게 깍지를 낀다.

" 아저씨, 잠깐 저 옆에 좀 다녀올게요. 아가씨 안 다치니까 걱정 말고요.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서. "

동생들의 시선이 느껴져서 아무 일도 없다는 것처럼, 마치 눈앞의 아가씨가 원래 내 친구라는 것처럼 여전히 손을 깍지 껴 잡은 체 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곤 비상구로 통하는 빈 복도로 아가씨를 끌고 간다.
좀 건방져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거 생각하기엔 이미 내 맘대로 하고 있었는걸.
그리고 아가씨가 하려는 거 방해하면 아저씨도 딱히 좋은 꼴은 못 보실 것 같으니까 다 도와주는 거지.

아무튼 그렇게 아가씨를 끌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복도에 마주 보고 서선 도로 마주 보고 서선 눈을 마주한다.

" 아까부터 주려던 선금 같은 건 안 줘도 되니까요, 아가씨. 장난감이든 하녀든 멍멍이든 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렇죠? "

딱 보아하니 위아래로 훑어보는 게 적어도 내 겉모습은 이 부잣집 아가씨 취향인 모양이니까. 마음에 들었다는 건 이용해 주기로 할게.
이건 당신이 권유해서, 당신이 끌려서 받아들이는 건 아니야.
그냥 당신의 그 취향이랑 돈만 이용하려는 거니까.
그게 다 이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갈 밧줄이 되어줄 테니까.

" 제대로 일하고 돈 받을게요, 아가씨. 대신에 돈은 아쉽지 않게 주셔야 해요. 이렇게 대뜸 돈을 주는 게 아니라. "

천천히 깍지 껴 잡고 있던 아가씨의 손을 내 뺨으로 가져다 댄다.

지금부터 하는 건 모두 당신을 써먹으려고 하는 거니까.
내 눈앞에 던져진 밧줄을 놓칠 생각이 없으니까.

혀끝으로 내 입술을 훑곤 천천히 무릎을 꿇고 아가씨를 올려다본다.

" 멍멍 짖으라면 짖고, 하라는 거 할 테니까. 알았어요, 아가씨? 월급만 제대로 줘요. 잘 해드릴게요, 제가. "

아가씨를 올려다보다 눈이 마주칠 때쯤, 상냥하게 눈웃음까지 살살 지어주면서 속삭이듯 말한다.
어차피 당신은 날 데려갈 테니까, 이렇게 된 거 나도 당신을 이용해 먹을 거야.
좀 더럽혀지고 수치스러워져도 뭐 어때.
애초에 안 그랬던 것도 아닌데.

" 이러면 되는 거죠, 아가씨? "

어때, 응?

27 ◆oqDbpjPs7I (fvmJ7r4V9.)

2024-10-10 (거의 끝나감) 23:02:46

갱신해둘게:D

28 하나 - 유화, 장례식장 ◆vj1Hv7a2qE (.RWQq6X3iY)

2024-10-11 (불탄다..!) 02:32:51

너는 깊은 한숨을 내뱉고, 옆머리를 매만지다 돈을 다시 내게 민다.
대체 왜 내게 돈을 다시 돌려주는거야? 나는 이해 할 수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네게 물었다.

"너, 좀 살아? 아니면 뭐야, 이해가 안되는거야, 멍청한거야? 10억이 넘는 돈이라고. 니가 아무리 잘 살아도 이정도 돈 있으면 하고싶은거 할 수 있잖아."

"못살면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이고. 그렇지 않아? 일해서 벌면 얼마나 걸리는데. 한달에 200씩 모아도 연에 2400이야. 10년 일해야 2억 4천이고, 너 50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라고."

그리고 나는, 네 50년 분을 한 턱에 낼 수 있는 사람이고.

후계자 수업엔 이런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평범한 가정에서는 얼마나 버는지, 물가는 얼마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뭘 내고 뭘 빼며 어떻게 가계부를 꾸려나가야 악착같이 살아갈 수 있는지. 그래서 알고는 있었다. 다만 거기까지 뿐. 자신에겐 돈이 썩어 날 정도로 많다. 주변에도 그 돈을 노리고 덤벼드는 사람들 투성이였다. 그렇기에 자신의 경제관념이 얼마나 뒤틀려 있는지도 지금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돈이 많든 적든, 억이 넘는 단위의 돈이면 사람들은 눈에 불을 켜고 덤벼든다. 누군가는 하룻밤 클럽에서 놀 돈을 위해서. 누군가는 인생 역전을 위해서. 누군가는 단순히 여흥을 위해서. 너는 어떤 부류인데 이렇게 내게 거절하는거야. 잘 사는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텅 빈 빈소에서 궁상맞게 앉아있던 주제에."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마주치는 너를 바라보며 웃었다. 험한 말이 튀어나온것은, 처음으로 무시당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렇게 해서라도 눈 앞의 소녀가 갖고 싶기 때문일까.

처음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만났다.
대체 무슨 속셈을 가지고 있는걸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내 부모님 이후로.
몇마디를 더 얹으려다 네가 방긋 웃으며 내 손을 움켜쥔다. 뭐, 어떻게 하자고. 그런 눈빛으로 너를 쏘아보다 네가 내 손을 떼어내고.
자연스럽게 깍지를 끼자, 눈썹을 치켜올리며 눈을 끔뻑거렸다.

네가 내 손을 여전히 깍지 껴 잡은 채로, 빈소쪽을 향해 흔들어보인다. 동생들 안심시키려고? 하. 나도 네 동생들을 향해 살풋 웃어보이고는.
네가 비상구로 통하는 빈 복도로 나를 끌고 가자, 당황해하는 직원에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가만히 있으세요. 얘기 좀 하고 올테니까."


아무도 보이지 않는 복도. 너는 나를 마주보고, 눈을 마주한다. 네 붉은 눈동자를 옅은 자수정 색의 눈동자로 가만히 바라본다.

"이제와서?"

당연한 의문이었다.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이따위 돈은 못받겠느니, 어쩌느니 해놓고서는, 사람 없는 곳으로 데려와서 한다는 소리가 '장난감이든, 하녀든, 멍멍이든 하겠다' 같은 소리라고?
하. 코웃음치고서는, 너를 그대로 벽에 밀어붙이려 했다. 잡히지 않은 한쪽 팔을 벽에 턱 올리고서는.

"당돌한 년. 너, 정말 알 수 없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네가 내 손을 뺨에 가져다 댄다. 손 끝으로 네 뺨을 쓸어내리듯 움직이면서, 네가 혀로 입술을 흝는것을 바라본다. 너는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그래. 하나쯤 이런 장난감이 갖고 싶었어. 격에 맞는 장난감. 이해할 수 없는 사람. 내게 반기를 드는 사람."

"너, 이름은?"

상냥히 내게 눈웃음을 짓는 너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여전히 네 뺨에 손 올린 채였다가, 천천히 손 끝을 네 입술에 대면서.
곧 이 아이도 내게 굴복하리라. 그 예쁜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이 보고싶었다. 그때부터였다. 너를 향해 뒤틀리게도 집착하게 된 것은.
처음으로 반기를 든 사람. 그러면서도 당당히 나를 이용하겠노라고, 겉으로는 강아지 인 척 다가오며 칼을 갈고 있는 사람.
예쁜 내게 어울리는 사람. 아아.

29 하나주 ◆vj1Hv7a2qE (.RWQq6X3iY)

2024-10-11 (불탄다..!) 02:35:46

안녕~ 늦은 새벽에 오게 되어서 미안해 88 오늘 좀 바빴거든. 여기저기 이력서도 넣고 집안일도 좀 하다가 피곤해서 잠깐 잠들었는데, 생활 패턴이 완전히 망가졌는지 이 시간에 깨버렸네. 많이 기다렸겠다. 다음부터는 늦게되면 꼭 이야기하고 올게.

맞아~ 얼마전에 결말까지 나왔다구. 엄청 재밌었어 :) 맞아맞아, 한편씩 보면 괜히 감질맛나구... 나도 몰아서 보는게 취향이야.
헉 주인도 무는 개라 위험하대... 완전 취향이다... 유화주는 천재구나...... 그러면 하나는 오히려 어떻게 물건데? 하면서 도발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목에 키스 마크 남긴다던지....(///) 이것도 엄청 좋은걸.

괜찮아~ 나도 늦었구, 답레 오늘도 너무 예쁘네. 정말 고마워! 나도 답레 쓰면서 이것저것 고민하다보니까 한참 더 늦어져버렸다.
어느정도 전체적인 흐름은 처음에 얘기했던 대로 된 것 같은데, 이 다음 흐름은 어떻게 할까? 자연스럽게 맡길까? 아니면 슬슬 헤어지는걸로 하고, 학교에서 다시 만나는걸로 새로 일상 돌릴까? 나는 상관 없으니까 편한대로 해조~

30 ◆oqDbpjPs7I (p.Ao/fLOc6)

2024-10-11 (불탄다..!) 08:38:37

>>29 안녕 하나주 :D 괜찮아. 사정이 있으면 그럴 수 있는거지~ 편하게 말해줘도 괜찮으니까 언제든 가볍게 말해줘.

맞아. 이젠 몰아서 보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몸이 되버렸어 XD 하나주 마음에 드는 것 같아서 안심이야. 물론 너무 나갔다 싶으면 말해줘야해? :D 하나가 도발하고 키스 마크 남기면 빤히 바라보다가 하나의 왼손 집어들더니 약지를 입으로 가져가선 조금은 아프게 깨물어서 약지 위에 반지 낀 것처럼 잇자국을 남길지도? 물고 있는 체로 눈을 빤히 마주하고.

음, 일단 가볍게 이 상황이 마무리 되면 첫 일상은 마무리 해도 될 것 같아. 말그대로 도입부 같은거니까 좀 짧은 일상이었어도 괜찮을 것 같아. 답레는 저녁에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지만?

31 유화 - 하나, 장례식장 ◆oqDbpjPs7I (HKGqk3fcyk)

2024-10-11 (불탄다..!) 20:43:05

애초에 돈이 많은 사람이라는건 한눈에 봐도 안다.
내 또래의 여자애가 저렇게 많은 아저씨들을 끌고 다닌다면, 그 아저씨들이 다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있고 어딘가 딱딱해보인다면.
옷 자체에서 절대로 싸구려 옷과는 비교조차 당하지 않겠다고 자기 주장을 하고 있다면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그저 적선하듯 돈을 주려고 하는 건 줄 알고 밀어냈던거니까.

물론 지금도 썩 달갑다는 건 아니었다. 꽁으로 준다는 돈은 끝까지 안 받을거니까.
그렇지만 내가 직접 굴러서 벌게 될 돈은 또 다르지. 그리고 네 배경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안 이상, 내 욕망이 너라는 줄을 놓지 말라고 지금도 소리치고 있으니까.

" 장난감이든, 뭐든 '마땅한 값'만 주신다면 상관없어요. "

널 받침대로 삼고 위로 올라간다.
그 끝이 어떤 모습일지는 나도 모르고, 아니면 올라가지 못할지도 모르지. 아니면 올라가다 미끄러져 더 한 바닥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보지 않고 날 진창 속에 던져버리기엔 내 자존심이, 내 욕망이 수긍을 하지 못한다.
분명, 차라리 내 삶을 포기 하는 한이 있더라도 난 이 기회를 잡을거니까.
그래서 리트리버가 주인을 보고 꼬리를 살랑이는 것처럼 해맑게 웃어보인다.

" 아가씨, 제 이름은 '한유화'니까 잊지마세요. 아, 이젠 잊지도 못 하시겠지만. "

여기, 아버지의 장례식 한켠에서 제 삶을 위로 끌어올려줄 사람에게 살랑이는 딸이 있다는 걸 그 누가 알까.
지금의 대화는 나랑 눈 앞의 여자애만 알게 될 비밀, 이런 곳에서 비밀을 만드는 것도 뭐, 색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
위로만 올라갈 수 있다면.
매일밤, 단칸방의 자그마한 창문 밖에서 비춰지는 밝은 빛들이 있는 곳으로 내가 갈 수 있다면 이런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더한 것도 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 아가씨 이름도 알려주세요, 제가 모셔야 할 분이신데. 꼭 외워야죠. "

그리고 조금은 당신에게도 호기심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당신의 외모는 내 취향에 맞는 편인 것 같기도 했으니까.

그러고 보면 나도, 당신도 서로를 본 순간 잠깐잠깐 눈을 뗀 것을 빼면 제대로 눈도 떼지않고 있었다는 걸 알고는 있을까.
우습게도, 아니 반갑게도 나와 당신은 처음 본 순간부터 끌리고 있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게 좋은 감정이 아니더라도 말이야.

" 잘 모실게요, 앞으로. 아쉽지 않게. "

그런 마음을 담아 우리 '아가씨'에게 다시 한번 곱게 웃어보였다.
내가 지어보일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빛이 날 미소를.

32 하나주 ◆vj1Hv7a2qE (.RWQq6X3iY)

2024-10-11 (불탄다..!) 21:39:53

>>30 고마워~~~ 응응, 앞으로는 꼭 얘기해줄게. 유화주도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깐,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얘기해주고 :)

ㅋㅋㅋㅋㅋㅋ 최근에 볼 거 없었는데 재밌게 봐서 만족만족 대만족이야~ 응, 유화주도 언제든 맘에 안 드는거 있으면 얘기해주고!
헉 (///) 약지 아프게 깨물면 읏, 하면서 눈 빤히 바라보다가 "강아지 주제에, 마킹하기는." 같은 말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싫어하진 않을 것 같아. 하나도 똑같이 유화 약지 가져가서 잇자국 남긴다던지, 그러다 결국 엉망진창으로 "내가 네 것이 아니라, 네가 내 것이야. 기어오르지마." 같은 말 하면서 목덜미에 잔뜩 흔적 남길지도 모르겠는걸.

오늘도 확인이 늦어버렸네 88 그러면... 아, 지금 생각 났는데, 장례식장 상황은 가볍게 마무리하고, 바로 이어서 다음날 유화네 집으로 차타고 찾아가는것까지 묶어서 써와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같이 등교하면서 같이 수업 듣는 느낌으로. 원하는 느낌 있으면 말해주면 고맙겠어~ 우선 답레 열심히 적어볼게!

33 ◆oqDbpjPs7I (HKGqk3fcyk)

2024-10-11 (불탄다..!) 22:18:12

>>32

하나가 참다참다가 결국엔 엉망진창으로 흔적남기려고 하면, 그떈 그냥 받아주면서 '우리 아가씨, 또 스위치 들어갔네' 하면서 흔적남기는 동안 유화는 끌어안아주고 있을 것 같네. 그러다 하나 스위치가 조금 내려가면 " 어머, 슬슬 만족하셨어요? 내일 옷은 뭘 입어야 하려나 ' 하고 능청스럽게 굴고 말이야.

응응,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아. 등교해서도 아가씨라고 부르면 하나가 질색하려나? :D

34 하나주 ◆vj1Hv7a2qE (.RWQq6X3iY)

2024-10-11 (불탄다..!) 22:47:53

"좋아. 네가 말한대로, 마땅한 값 쳐 줄테니까."

욕망이 가득한 얼굴로 미소짓는다. 처음으로 가지고 싶은게 생겼다. 지긋지긋했다. 단순히 손짓만 하더라도 품에 안겨지는 것들이.
대체 왜 준다는 돈을 거절하는건지. 그러면서도 자기가 날 이용해서 벌어먹겠다는건지.
눈 앞의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건 거의 처음이었다. 내 부모님을 제외한다면.

뻗은 손 천천히 그러쥐듯 네 입가를 손가락 끝으로 쓸어내린다. 해맑게 웃어보이는 너.
네 입가에서 손을 떼고는, 네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 넘긴다.

좋은 것을 주웠다. 이토록 운이 좋은 건 얼마만일까.
네가 날 받침대로 삼아 위로 올라가려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몸을 내어주리라. 그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너는 내 것이 되리라.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는 얽혀 핀 장미처럼 서로가 서로를 가시 돋친 줄기로 얽어매며 아름답게 피리라.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으리라. 흘러 내린 진액을 삼키려 벌레 떼들이 몰려 올 것이고, 우리의 꿀을 노리고 나비떼가 몰려오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다,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면 우리는 꽃잎 흐드러지듯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나는 네게 기꺼이 몸을 내어줄 것이다. 어디까지 떨어질지, 그 끝을 보고 싶었다. 일탈도 최근 시시해지던 참이다.
둘이서 같은 비밀을 간직하고 더 아래로 가라앉자. 어디까지고, 어디까지고.

"이하나. 너야말로, 내 이름 잊지 못하겠지."

살갗에 새겨지는 문신처럼, 심장에 박힌 비수처럼 너는 내 이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처음으로 가지고 싶은게 생겼고, 내겐 돈이 썩어 날 정도로 많다. 나는 아름답고, 쓸 수 있는 무기 역시 많다.
곁에 두기에 어울리는, 격에 맞는 장난감. 아리따워서 일순 부숴버리고 싶어지는 그런 장난감.
절대 놓치지 않을거야. 이제부터 네 삶은 나의 것이야. 뒤틀린 욕망이 추악하게 꽃을 피운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너를 바라본다. 네게서 눈을 뗼 수가 없었다.

하하, 전신에 퍼지는 만족감에 웃음 새어나온다.
결코 좋은 감정이, 좋은 일이 아닐지라도.

"한가지 충고하겠는데, 내게 애걸복걸하지마. 그런거 취향 아니니까."

마지막으로 네 뺨을 쓸어내리고서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너를 내려다보다가.
그대로 휙, 뒤돌아 떠났다. 내일이 기다려 지는 것은, 얼마 만일까.




이른 아침. 알람 소리에 맞춰 눈을 뜬다. 시간을 설정해놔, 자동으로 커튼이 걷혀지고.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나, 이불을 정리한 뒤 느긋하게 방 바깥으로 나선다.

"하나야, 일어났니?"

익숙한 목소리. 이게 어머니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도 잠시. 어차피 익숙해진 건 어머니의 목소리보다, 이 아주머니의 목소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느릿하게 숨을 뱉었다.

"네. 오늘은... 커피부터 내려주시구요. 씻고 밥 먹을게요."

"어머, 웬일이래. 늘 빵만 먹으면서."

"오늘은 좀, 배가 고픈 것 같아서."

"좋아, 아줌마가 맛있게 해 줄게. 하나 생선 좋아하지? 국이랑 해서 먹자. 그래, 아침 든든하게 먹는게 좋거든."

"네."

털썩, 소파에 앉아 TV를 킨다. 뉴스를 멍하니 바라보다 내어 온 블랙 커피를 마시며, 손을 뻗어 전자 담배를 피운다.
옅게 연기가 퍼져나간다.

커피를 다 마실 즈음, 욕실로 가 따듯한 물을 틀고 씻기 시작한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천천히, 시간을 들여 씻는다.
아침 루틴 중 하나였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은 내게 소중했으니. 이런 것 들을 챙기는게 습관이 되었다.
씻고 나와 피부 관리를 하고, 전신에 보습을 한 뒤에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잘 차려진 한상.
전부 고급 재료로만 만들어 진 것들. 늘 먹던 익숙한 맛.

아주머니에게는 죄송하지만 별로 흥미가 없었다. 먹으면 먹을 수록 더 식욕이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몇 술 뜨지도 못하고 수저를 내려놓은 뒤에 곤란한듯 웃어보였다.

"...죄송해요. 그거 해 주세요."

"그래, 잠깐만 기다리렴."

괜찮다는 듯, 아주머니는 웃어 보이지만 상처받았겠지. 마음이 좋지 않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별로 흥미가 없는 걸.
늘 먹던 재료, 늘 먹던 맛. 이젠 지긋지긋하다.

내어온 과일 샐러드를 천천히 먹다가, 맞춰 둔 알람이 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꼼꼼하게 양치를 한 뒤에 입을 헹구고.
가방을 챙겨 바깥으로 나선다. 기사 아저씨는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익숙하게 열려진 문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어제 말씀드린대로, 오늘부터는 그렇게 해서 학교로 향해주세요."

"네."

전자 담배를 익숙하게 피운다. 옅게 연기가 퍼져나가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차의 문이 열렸다.
너를 빤히 바라보며 짙게 연기를 내뱉고.

"뭐해? 어서 타."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너와 눈을 맞춘다.

35 하나주 ◆vj1Hv7a2qE (.RWQq6X3iY)

2024-10-11 (불탄다..!) 22:50:08

>>33 귀엽다.... 또 스위치 들어갔네, 하면서 끌어안아주고 있으면 어쩐지 안심되면서도 또 툴툴거리겠지. "네가 내 엄마라도 되는 것 마냥 굴지 마."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리드하려고 이것저것 해보지 않을까.... ;3
그러다가도 능청스럽게 굴면 "교복 입어야지." 하면서 빤히 바라보고, 못 가리게 하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다.

다행이야~ 우선 답레 써와봤어! 처음에는 무덤덤할것 같은데, 나중에는 이름으로 부르라면서 뚱해있지 않을까... :)
답레는 편하게 이어줘~!

36 ◆oqDbpjPs7I (np1xP7tcZU)

2024-10-12 (파란날) 00:12:16

>>35
뭔가 하나가 툴툴거리는 거 귀여워 XD 막 욕하고 사납게 굴 것 같은 아이가 괜히 툴툴거리는 갭 모에.. X3 하나가 리드하려고 하는 낌새가 느껴지면 아마 유화는 ' ... 역시 이상하리만큼 귀여운 면이 있다니까 ' 하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네가 바라는 대로 따라줄 것 같아. 일단 역시 유화에게 최고 목표는 하나 만족시켜주는거니까. 리드하려고 하는 동안 하나가 바랄 반응, 대답, 숨소리, 손짓 같은걸 들려주고 보여주겠지. 그러면서도 완전히 넘어가지는 않고.. ㅋㅋㅋ 교복 입고 다니게 하는 통에 학교에선 은연중에 소문이 자자한거 아냐? 둘이서 막 학교에서도 사라질 때가 있다더니 막 자국이 있다면서 :D

뚱한 하나 귀여워 ㅠㅠ 달래주는 유화가 자주 나올 것 같네. 답레는 아무래도 내일 오전에 주게 될 것같은데 괜찮으려나?? 잡담은 가능할 것 같은데..!

37 하나주 ◆vj1Hv7a2qE (fIsH36VU1I)

2024-10-12 (파란날) 00:49:16

>>36 헤헤 귀엽다고 해줘서 고마워~ 나도 유화 넘 귀여운것같애... ;3 너무 좋다. 자연스럽게 따라주는것도 좋고... 그러면 괜히 더 스위치 키려고 이것저것 노력할것같네. 하나가 바라는 반응, 대답, 숨소리, 손짓 같은거 보여주면 더 분해서 그럴 것 같아. 완전히 넘어오게 하려고 여기저기 약점을 찾는다던지.... 헤헤 너무 좋네. 소문이 막 자자하는것도 진짜 좋을것같아. 하나는 그런거 전혀 신경 안쓸 것 같은데, 유화 반응 궁금하다. 오히려 막 주변에서 물어보면 "그걸 너네가 왜 신경 쓰는데?" 같이 역으로 물을 것 같기도 하구.

너무 취저다... 나야말로 유화 너무 매력적이라서, 너무 좋아 :) 당연히 괜찮지~ 답레는 늘 편하게 줘. 나 요즘 패턴이 바뀌어서 오후쯤에 못오는게 너무 아쉽네 :( 내일은 어떻게든 일찍 일어나서 유화주랑 느긋하게 놀고 싶은걸. 잡담도 느긋하게 하자구~

38 ◆oqDbpjPs7I (np1xP7tcZU)

2024-10-12 (파란날) 00:58:32

>>37 막 하나가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기 시작할 때 쯤엔, " 아, 아가씨 할 일이 남아있어서요 " 하면서 슬쩍 자리 비웠다가.. 또 하나 인내심이 바닥 날 쯤 다시 돌아와서 슬쩍 한 손 잡아주면서 능청스럽게 " 금방 해치우고 왔어요. 잘했죠?" 하고 되묻고ㅋㅋㅋㅋ XD ㅌ유화는 소문 나면 오히려 자기 위치가 공고해지니까 좋아할걸? 슬쩍 더 붙어다니고.괜히 자기가 하나 데리고 가서 시간도 보내고 ㅋㅋ

패턴 바뀌면 힘들지 ㅠㅠ이해해줘서 고마워 :D

39 하나주 ◆vj1Hv7a2qE (fIsH36VU1I)

2024-10-12 (파란날) 01:11:54

>>38 슬쩍 자리 비우면 아, 하고 자기도 모르게 아쉬워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래놓고 쿨하게 보내주겠지. 약간 쓸쓸해할지도 몰라. 그러다가도 계속 유화 생각 하고. 이렇게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것도 마음에 안 들어서, 또 뭐라고 할 것 같아. "마음대로 갈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또?" 그렇게 얘기하면서도 능청스럽게 굴면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보면서 "이제 안 놔줄거야." 그렇게 얘기하면서 꽉 붙잡을 것 같아. "강아지면, 강아지 답게... 주인한테 붙어 있으란 말야..." 그렇게 얘기하면서 유화가 연기를 해도 신경 안쓰고 마음껏 욕망을 채울지도 모르겠네. 이거, 하나가 완전히 빠져버렸을지도 모르겠는걸 :3 ㅋㅋㅋㅋㅋㅋㅋ 위치가 공고해져서 좋아한대... 넘귀엽다...
그러면 오히려 하나도 과시하려고 더 옆에 둘지도 모르겠다. 슬쩍 더 붙으면 괜히 깍지 껴서 손 잡으면서 다니고. 수근수근거리면 키득거리면서 "우리 멍멍이, 인기 많네?" 그렇게 이야기한다던지.

나야말로 이해해줘서 고마워~ :3 슬슬 잘 시간일까~? 푹 잤으면 좋겠다, 오늘도.

40 ◆oqDbpjPs7I (np1xP7tcZU)

2024-10-12 (파란날) 01:18:08

>>39 그정도로 이야기 할 정도가 되면 알아서 하나 옆에 붙어있겠는걸? ㅋㅋㅋㅋXD 유화는 하나가 안달나게 만들려는거지 포갈하게만들려는 건 아니라서 그쯤 되면 잠자코 옆에서 안 떨어지고 하나랑 " 영화볼까요? 산책할까요? " 막 이러면서 달래줄 것 같아. 그리고 " 제가 어디 가겠어요 옆에 있지 " 하면서 손등도 매만져주고 ㅋㅋㅋ :3 하나는 소중해~ 일단 자리가 안전하다는거랑 다른 불나방이 자기 대신 하나 옆에 있는 건 또 싫어서 ㅋㅋㅋㅋㅋ "인기 많아봐야 뭐해요. 인기 많으면 저 버릴거에요?" 하고 반격!!

30분 쯤엔 자버릴지도 모르겠다 :3

41 하나주 ◆vj1Hv7a2qE (fIsH36VU1I)

2024-10-12 (파란날) 01:29:40

>>40 너무 귀엽다~~ 알아서 하나 옆에 붙어있어주는거 넘 좋아. 하나는 잔뜩 안달나서 "닥치고... 잠깐 그대로 있어." 그러면서 꼭 껴안는다던지 할것같네. 손등 매만져주는것도 넘 좋다... 유화도 소중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근 그런거 싫어하는구나. 헤에...(못된 상상중) "너 하는거에 따라서 다르지." 괜히 그렇게 말 하면서도, 자기도 놓아버리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거 알고 있을지도 몰라. 그러면서 괜히 너야말로 어떻느냐고 물어보려다가, 그러지 못하고 입 다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입 맞춘다던지 (///)

헤헤 그럼 슬슬 자겠네~~ 잘 자고, 내일 보자~!

42 유화 - 하나, 등교하는 차 ◆oqDbpjPs7I (np1xP7tcZU)

2024-10-12 (파란날) 10:32:02

"괜히 일하겠다고 돌아다니지 말고, 유현이랑 유찬이 잘 보면서 쉬고 있어. "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으며 거울을 바라보다 뒤에서 밥을 깨작거리고 있는 엄마에게 툭하니 말을 던진다.
장례식 전보다 더 헬쑥하게 변한 엄마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어디 아픈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누구라도 알 수 있을만한 정도였다.
일단 당장을 급할게 없었다. 나도 어찌되었든 '일자리'를 구했고, 아버지 보험금도 생겼으니 당장 우리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을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엄마니까 뭐라도 해야..."
"아, 그러니까 애들 돌봐달라고 하잖아. 나 일 생겼으니까 늦게 들어올거야. 애들 봐줘."

착하디 착한 우리 엄마, 역시나 생각했던 말이 뒤에서 들려온다.
그렇지만 짜증이라는 건, 한순간 솟아오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올라갔지만, 이내 애써 덤덤하게 뒤에 말을 덧붙였다.
그냥, 그냥 이 작은 방구석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엄마는 착하고 상냥한 사람이라는거 잘 알지만, 그게 지금은 나에게 큰 도움이 안되니까. 그냥 내가 하려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이 방구석을 지켜줘.

" 일? 갑자기 무슨 일을... "
" 아빠가 다니던 집 아가씨 따라다니는거. 권유 받았으니까 돈 걱정말고 쉬라구. "

나는 교복의 옷매무새를 마지막으로 가다듬곤 깔끔하게 위로 묶은 포니테일을 정리한다.
그리곤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선다. 휴대폰을 꺼내서 시간을 보니 곧 그 아가씨가 오기로 한 시간이 다 되어갔다.
서둘러 걸음을 옮겨 만나기로 한 도로변으로 나와서 서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고급스런 차 한대가 내 앞에 멈춰선다.

" 안녕하세요, 아가씨. 좋은 아침이네요. 그렇죠? "

차 문이 열리고 코 끝을 전자담배가 흘리는 향이 간지럽히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게 상냥하고 고혹적인 미소를 지어보인다.
우리 아가씨도 오늘도 변함없이 아름다우신 것 같으니, 일할 맛이 조금은 나겠네요.
눈도 빼먹지 않고 마주 하고는 차 문을 열고 아가씨의 옆자리에 앉는다.
손을 뻗어 집을 나오는 사이에 흐트러지신 아가씨의 머리를 손 끝으로 곱게 정리를 해주며 말을 이어간다.

" 그래서 오늘부터 잠들기 전까지 아가씨를 모시다 퇴근하면 되는거죠? 저 잘 할 자신 있어요. "

조곤조곤, 나긋나긋. 내가 이렇게 부드럽게 말도 할 줄 알았었나 싶을 정도로 다정하게 우리 아가씨에게 말을 던진다.
갑작스런 일이고, 따지고 보면 동갑내기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아주 비참한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 아가씨 외모 감상하는 즐거움 하나랑 돈은 아쉽지 않게 들어올거라는 점이 위안거리였으니까 이정도 친절함은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다.

" 반도 옮기고, 아가씨 옆자리로 가야하겠네요. 이미 다 해놓으셨을 것 같지만. 후후. "

43 ◆oqDbpjPs7I (np1xP7tcZU)

2024-10-12 (파란날) 10:37:43


>>41 하나... 갈수록 귀여워지는거 실화인가!! 러블리의 표본 그자체..:D 껴안는 하나는 유화가 열심히 보듬어줄거야. 쓰다듬고 이마에 입술도 맞춰주고. ㅋㅋㅋㅋ 막 놀리면 은근 발끈할지도 몰라. 평정심 무너져서 막 지그시 바라보고 ㅋㅋㅋ XD 둘 다 서로에게 떨어지기엔 이 즈음엔 늦었다는 걸 꺠달아서 결국엔 서로 보듬어주는 걸로 갈 것 같네 ㅋㅋ

좋은 아침 :D

44 하나 - 유화, 등교하는 차 ◆vj1Hv7a2qE (fIsH36VU1I)

2024-10-12 (파란날) 19:48:24

짙게 담배 연기 내뱉는다. 복숭아 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힌다. 가만히 너를 바라본다. 상냥하고 고혹적인 미소.
네 눈을 마주하고서는 다시금 담배 연기 내뱉으면서.

"하던대로 해. 괜히 다른 사람인 양, 연기하지 말고."

흥, 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다시금 담배 연기 내뱉었다. "너 아니어도 그러는 사람들 천지니까." 짧게 덧붙이며.
뭐, 어차피 학교에 가보면 알게 되겠지. 내 주변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왜 너같은 장난감을 고르게 된건지. 첫날부터 너를 가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조금씩, 시간을 들여... 아주 천천히 공을 들여서 너를 가질거야. 그 편이 더 매력적이니까.
네가 손 끝으로 내 머리를 곱게 정리해주자, 천천히 시선을 돌려 너를 바라본다.

"기대되는걸. 너, 학교 끝나고 일정은 있어? 있어도 비워놔. 같이 갈 곳 있으니까."

부드러운 말투를 들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아저씨, 오늘은 학교 끝나면 집 들렀다가 바로 나올거에요. 늘 가던 호텔로 데려다주시고, 쉬시다가 연락 드리면 데리러 와주세요."

"네."

그리고는 다시금 너와 눈을 마주하면서. 천천히 손을 뻗어 네 뺨을 쓸었다. 그렇게 가만히 네 뺨을 몇번 쓸어내리다가.

"화장같은건 안해? 흐음, 백화점 부터 들러서... 옷이랑, 이것 저것 사는게 나으려나."

이번에는 네 머리칼을 살며시 쓸었다. 부드럽네. 백합 향 같은것도 나고. 아아, 어쩜 이렇게 곁에 두기에 딱인 사람일까.
지긋지긋한 학교 생활도 조금은 나아질지도 모르겠는걸. 그런 기대를 하면서 느릿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다 해놨어. 따라 오기만 하면 돼. 계속 곁에 있고, 알았지? 멍멍아."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담배 연기를 뱉은 후에, 전원을 끄고 가방에 담배를 챙겨 넣었다.
지긋이 눈을 감은 채로 네게 몸을 맡기면서, 도착할때까지 잠시 힘을 빼었다.

45 하나주 ◆vj1Hv7a2qE (fIsH36VU1I)

2024-10-12 (파란날) 19:50:50

>>4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에 들어해줘서 고마워~~~~ 유화 너무 매력적이라서 이렇게 귀여워진게 아닐까? :3 밀당 고수잖아...
보듬어주면 하나는 되게 안심할것같아. 그러면서도 또 싸울지도 모르겠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다음 날이 되면 또 틱틱거린다던지.
사소한걸로도 의견 차이 때문에 뭐라고 한다던지. 은근 발끈하는 유화도 귀엽잖아~ 지긋이 바라보면 씩 웃으면서 "왜?" 같은 말을 태연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3
맞아~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떻게 될지는 흐름에 맡기는걸루.....(기대중)

좋은 아침이야~ 아침이라고 하기엔 너무 늦었지만.... 88 그래도 나... 힘내서 일찍 일어나봤어(???) 조만간 패턴 꼭 바꿔야지...

46 유화 - 하나, 등교하는 차◆oqDbpjPs7I (np1xP7tcZU)

2024-10-12 (파란날) 21:17:26

" 이것도 하던 모습 중 하나에요. 알바할 때 라던가. "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알바 할 때는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친절함을 보여줘야 했으니까.
그래서 꾸며낸 모습이라고 하기도 뭐 했다. 프로페셔널한 모습이라고 하자. 있어보이잖아.
아무튼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라는 듯 아가씨를 향해 고개를 살살 저어보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을 돌려준다.
이게 거짓말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건 아가씨가 날 보면서 알아서 판단하리라.
난 그냥 내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거니까.

" 이미 제 스케줄은 다 없애뒀어요. 애초에 아가씨 옆에 있는게 제 일인걸요. 그냥 부르시면 되요. 필요하실 때마다. "

내 뺨과 머리를 매만지는 아가씨의 손길에 맞춰, 머리를 살살 이리저리 움직여준다.
이렇게 하면 만지기 좋겠지. 적어도 불편하지는 않을테니 이렇게 해주는게 좋을 것 같았다.
또 한가지 알게 된 건, 아가씨의 손은 굳은 살 따윈 하나 없는 부드러운 손이라는 점, 꽤나 간질거리는 손길이었다.
애초에 날 이렇게 만질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엄마나 아빠도 어렸을 때 말곤 이렇게 안 만졌을텐데.

" 화장은 잘 안 해요. 안 해도 이정도라. "

화장은 안 하냐는 아가씨의 말엔 가볍게 자랑스럽게 대꾸를 해본다. 이것도 연기를 하는거냐고 묻는다면, 어, 진심이라고 해두자.
적어도 나는 내 몸뚱아리는 확실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밧줄을 붙잡게 된 것도 이 예쁘장한 몸뚱아리 덕분이니까 틀린 평가는 아닐거다.

" 네, 아가씨. 잠자코 따라갈게요. 아, 이렇게 대답할 걸 그랬나요? 멍? "

눈을 감고 머리를 기대는 아가씨를 몸을 살짝 숙여 편하게 만들어주며 아가씨의 귓가에 다정하게 속삭여준다.
차는 멈추지 않고 부드럽게 나아가는 것이, 우리 아빠가 그만두고 난 후에 금방 괜찮은 사람을 구한 것 같았다.
한손으로는 아가씨의 손등을 어루만져주면서, 눈은 스쳐지나가는 거리를 바라본다.

" 아가씨, 일어나셔야 해요. 등교해야죠. "

어느덧 차는 학교 교문 앞에 도착해서 멈춰섰고, 흐트러진 아가씨의 머리를 정리해준 나는 다시금 아가씨의 귓가에 살살 속삭였다.
마지막에는 정신이 바짝 들도록 자연스럽게 숨을 불어넣으며서 고개를 떼어내곤 차 문을 열어 먼저 밖으로 향한다.
차문을 활짝 열고 자세를 고쳐 잡고 선 나는 차 안의 아가씨에게 손을 내민다.

"오늘부터는 제가 교실까지 모실게요, 아가씨. "

47 ◆oqDbpjPs7I (np1xP7tcZU)

2024-10-12 (파란날) 21:19:25

>>45 둘 다 틱틱대다가도 슬쩍 붙어있고 하는게 결국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둘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된 모습이라 좋다 :D
본내용에서도 저기까지 잘 나아갈 수 있어야 할텐데, 기대도 되고 두근거리기도 하고 그러네 :3
맞아, 본내용에 들어가면 더 심해질지도 모르고, 더 서투를 수도 있고 그래서 또 다른 맛일거야 ㅋㅋㅋㅋ


안녕안녕 :D

48 하나주 ◆vj1Hv7a2qE (fIsH36VU1I)

2024-10-12 (파란날) 22:36:28

네 모습 중 하나라는 말에, 흥, 하면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래, 누구에게나 여러가지 모습이 있지.
학교에서의 나는 공부를 잘 하는 우등생. 철 없는 부잣집 아가씨. 딱 그정도. 결함 마저도 사랑받는,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학생.
학교 바깥에서의 나는 어떻지? 돈 많은 예쁜 사람. 딱 그정도일까. 정확히는 모르겠다. 학교 밖에서 일탈을 즐기는 내가.
남에게 어떻게 비칠지, 하물며 나 자신에게조차 어떻게 보이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너와 있을때의 나는 어떨까.
그렇다면 됐다. 네 여러가지 모습 중 하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곧 다른 모습들도 볼 수 있게 되겠지.
네 전부를 원해. 허울 좋게 꾸며내기만 한 그런 모습이 아니라. 아아, 무언가를 원하다니. 얼마만에 느껴보는 감각일까.
조급해하지 말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알아가보자. 네가 어떻게 날 이용할지조차 궁금해지는걸.

"잘했어. 언제든 부르면 와. 이건 명령이야."

네가 머리를 살살, 이리저리 움직여주자 그에 맞추어 편하게 너를 쓰다듬었다. 네 피부는 새하얗고 부드러웠다.
안 해도 그정도라는 말에는 작게 키득거리다, 손을 거두었다. 손 끝에 은은하게 백합과 유사한 잔향이 남는 것 같았다.

"오만하기는."

그렇게 속삭이면서 빤히 널 들여다본다. 확실히, 화장 같은걸 하지 않아도 예쁜 얼굴이었다. 위태로운 한송이의 꽃을 보는 것만 같았다.
꺾어버리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기도 잠시, 귓가에 다정한 속삭임이 들려오고, 네게 손을 맡기면서 느릿하게 속삭였다.

"주제를 잘 아는구나. 어제와는 다르게."

"하나만 물어보자. 뭐 때문에 그렇게 변한거야? 결국 돈이야?"

네가 대답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결국 돈 때문에 변했다는 사실을 직접 귀로 듣는다면, 조금이나마 질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느새 가벼이 잠에 빠졌다.


차가 학교 교문 앞에 도착했을까. 네가 내 귓가에 속삭이자, 느릿하게 눈을 떴다. 네가 내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
귓가에 숨이 불어넣어지자, 화들짝 놀라서 일어났다. 귀를 두 손으로 쥔 채, 눈썹을 크게 치켜 뜨고서는 어이가 없다는듯 너를 바라보다
네가 차 문을 활짝 열고, 나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자, 하, 하고 코웃음쳤다.

"귀에 바람 또 불면 죽일거야."

네 손을 잡고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이건 잊지 않고, 나중에 괴롭혀 줘야겠는걸. 그렇게 생각하면서, 약간은 상기된 뺨으로.



교실로 향하는동안 괜히 네 손을 깍지껴 잡았다. 주변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얼마나 들려오는지.
한동안은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 우선 내것이라는 걸 주변에 알리는 것 부터 시작해볼까. 마킹이라도 해둬야겠어.
입마개를 채우는것도 좋겠네. 그렇게 생각하며 교실에 들어가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업은 시작되었지.

지루한 내용들이었다. 이미 전부 아는 것들 뿐. 한번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뭐, 다른 아이들에겐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만.
솔직히 내 알 바는 아니었다. 남들이 수업을 따라오든, 못 따라오든. 괜히 시선을 돌려 널 바라보다, 콕콕 네 손등을 두들겼다.

"재밌는 것좀 해봐, 멍멍아. 지겨워 죽겠어."

괜히 네게 투정 부리듯 이야기하며, 흥미로운 눈빛으로 널 바라보았다.

49 하나주 ◆vj1Hv7a2qE (fIsH36VU1I)

2024-10-12 (파란날) 22:40:56

>>47 헤헤 그러게~ 나중에는 하나가 밥도 먹여달라고 입만 벌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꾸자꾸 고급 식당이나 이런 곳도 데려다주고..
월급도 두둑하게 쥐어주고, 옷이나 필요한 것들 선물도 해주고. 어머니도 병원에 입원시켜드릴지도 모르겠는걸.
그러면서도 말은 또 험하게 하겠지. 조금 기어오른다 싶으면 서스럼없이 자기가 해준것들 얘기하면서 또 오만하게 굴지도 몰라.
맞아, 나도 엄청 기대된다. ㅋㅋㅋㅋㅋㅋ 여러가지 맛들 볼 수 있을 것 같아. 아, 나 해보고 싶은 대사도 있어.
약간 그렇게 싸우다가 목덜미 꽉 붙잡고, "예쁜 게 다인 주제에." 같은 말 하면서 더 말 듣기 싫다는 듯 키스한다던지 그런거...???(///)

반가워~~ 벌써 토요일도 거의 끝나가네 88

50 유화 - 하나, 수업중인 교실◆oqDbpjPs7I (JVtYYL.0Z2)

2024-10-13 (내일 월요일) 11:09:46

" 네, 아가씨의 명령 잘 기억해뒀어요. "

마음에 든다는 듯한 아가씨의 말에 상냥하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을 돌려준다.
어찌됐든 고용주의 기분이 좋아졌다면 나로서는 나쁠 것 없는 일이었다. 그게 그리 어렵지 않은 대답의 결과라면 더욱 더 그렇겠지.

" 아가씨의 장난감이 이정도 자존감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어디 가서 아가씨 장난감이 무시당하기라도 해봐요. 그럼 안되죠, 암. "

나는 오만하다는 아가씨의 말에 환하게 웃어보이며 맑은 웃음을 터트렸다. 수치심 같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가치에 대한 자부심은 없어질 일은 없다.
가진것 없이 태어난 나에게 유일하게 어린 시절부터 함께 했던 건 이 외모 하나였으니까.
공부도 잘하기는 하지만, 그건 내가 억지로 억지로 공부를 이어갔던거니까 타고난 건 아니라고 하자. 적어도 지금 아가씨는 내 외모가 마음에 드는 것이 분명했다.
왜냐면 아가씨의 시선이 내게서 떨어질 줄 모르니까.

"돈도 돈이긴 한데, 일단 맡은 일은 열심히 한다는 주의라서요. 그리고 아빠 대신 업어키워야 할 가족이 3명이나 있고. 억지로 적선 받는 것처럼 돈 받긴 싫어도,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버는 건 좋아해요. "

그리고 아가씨를 붙잡고 빛나는 세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을테니, 라는 말은 뱉지 않은 체. 덤덤한 얼굴로 아가씨에게 대답했다.
거짓말은 하나도 섞지 않았다. 그저 다 말하지 않았을 뿐이니 딱히 찔리지도 않는다. 원래 사람들은 무언가 숨기곤 하는 법이니까.
잠든 아가씨를 부드럽게 보듬어드리며 나는 그저 눈웃음을 지어보일 뿐이었다.
애초에 올라가는 동안에도 아가씨에게 나쁜 일은 없을테니까, 아마.
그러다 학교 앞에 도착했을 떄, 잠들어있던 아가씨에게 장난을 치니 반응이 퍽 귀여웠다. 뭔가 드세보이던 아가씨도 이럴 때보면 그냥 여자애 같아서 웃음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온다. 나중에 더 해봐야지.

" 어머, 무서워요, 아가씨. 그래도 조심할게요. "

볼이 붉어진 아가씨의 말에 그저 상냥하게 웃으며 답해준 나는 아가씨의 손을 잡아 이끌어 학교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

일단은 아가씨가 손을 써둔 탓에, 같은 반이 되어진 나는 아가씨와 나란히 앉아서 수업을 듣고 있었다.
아가씨는 지루한게 역력한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일단 수업 자체도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었다. 시험은 봐야하기도 하고, 아가씨만 보면서 내 미래를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뭐든 플랜B, 플랜C도 준비해둬야지.
그렇게 수업을 듣고 있는 나를 누군가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뭐, 그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가씨였지만.

" 아가씨, 그렇게 허리를 구부리시면 나중에 허리가 아프답니다? 허리를 바로 세워 앉으셔야죠. "

수업에 집중해야지요, 라는 말을 하려던 나는 물끄러미 고개를 돌려 아가씨를 바라봤다.
지겨워 죽겠다는 저 모습이 퍽 귀여워서 턱을 괴고 잠시 그런 아가씨를 응시하다가 입술을 열고 나긋나긋하게 속삭이면서 손을 아가씨의 허리로 가져간다. 그리곤 내 손의 감촉이 고스란히 느껴지도록 아가씨의 허릿춤부터 등까지 쭉 훑어올려드렸다.

아가씨의 예쁘장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려면 역시 자세가 예뻐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가씨가 허리를 쭉 펴게 도와드리곤 나긋한 속삭임을 이어간다.

" 수업 시간이 10분도 안 남았어요, 아가씨. 조금만 참다가 쉬는 시간에 예뻐해드릴게요. 네? "

턱을 괸 체 장난스레 윙크도 해보이면서, 괜스레 입술도 내밀었다 집어넣어본다.
뭔가 아가씨를 꼬시는 느낌도 들지만, 뭐... 달랠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괜찮은거 아닌가 싶었다.

51 ◆oqDbpjPs7I (JVtYYL.0Z2)

2024-10-13 (내일 월요일) 11:12:54

>>49 푸흐흐, 아기새처럼 입만 벌리는 하나 너무 귀여워 :D 유화는 하나가 그렇게 챙겨주면 , 괜히 착한 애 이용해 먹는 것 같아서 좀 더 잘 챙겨주고 ㅋㅋㅋ XD
막 해준 것 빌미로 싸우면 치사하게 그런 걸 내뱉냐고 차마 말은 못하고, 그냥 코웃음만 칠 것 같아. 불리하다는 것도 알아서 슬쩍 이야기도 돌리려고 해보고 ㅋㅋ :3 아, 근데 하나가 그런 말을 하고나선 키스하면 오히려 하나가 자발적으로 못 떨어지게 꽉 붙잡고 키스 하다가 자기가 떼어내곤 " 그게 다인데, 그게 아가씨를 미치게 해서 이러는거잖아요? " 하고 귓가에 속삭일 것 같네 ㅋㅋㅋㅋ :3

으악, 어젠 밤에 일이 있어서 늦어버렸다!! ㅜㅜ 미안해!

52 하나주 ◆vj1Hv7a2qE (9bcFeACZV6)

2024-10-13 (내일 월요일) 20:22:13

"갑자기 없어지지도 말고. 뭐, 하다보면 알아서 잘 하겠지. 그렇게 멍청해보이지 않으니까, 너."

키득거리면서, 상냥한 네 미소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이어지는 말에는 흐음, 하고 네 머리칼 가벼이 쓸면서 대답했다.

"무시당할때, 멍멍 짖으면 내가 도와줄지도 몰라."

네 환한 미소, 맑은 웃음에 부드러이 웃는것으로 화답하며. 네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로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그래, 넌 내거니까. 나 말고 아무도 널 괴롭힐 수 없어. 벌써부터 보고싶어지네. 살려달라고 멍멍 짖는 꼴 말이야.
뭐, 그래도 그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 두진 않을 생각이었다. 어떻게 찾은 장난감인데. 내 손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을 타는걸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있을까. 어차피 그런 일도 머지않아 없어지리라. 누군가 질투해서 널 괴롭힌다고 하더라도.
나와 함께 다니며 내 격에 맞는 장난감으로써 입지를 공고히 다진다면, 그 누구도 네게 손 대지 못할거야.
위치를 확실하게 해줘야겠네. 상과 벌, 두 가지 수단으로. 너무 상을 주는것도 좋지 않겠지.
너는 쉽게 기어오를 것 같으니까. 주인은 어디까지나 나야.

"..."

잠에서 깨어 눈을 뜬다. 무언가 듣지 못한 것이 있어 보이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어렴풋이 들은 것 같기도 하다만, 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겠지.



"딱히 허리 구부린 적 없는..."

네 손길이 뻗어와, 그 감촉을 고스란히 느끼며 허릿춤부터 등까지 쭉 흝어올려지자 입술을 꾹 깨물었다.
눈썹을 치켜올리고, 크게 뜬 눈으로 너를 바라보다가 짧게 비음이 섞인 한숨뱉었다.

"멍멍이. 너, 자꾸 기어 오른다?"

너는 턱을 괴고, 나긋한 속삭임이 이어진다. 어이가 없다는 듯, 장난스레 윙크를 해보이는 너를 바라본다. 입술을 내밀었다 집어넣고.
완전히 주도권을 자기가 쥔 척 하고 있어.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주인은 나야. 분한 얼굴로 너를 바라보았다.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는건 얼마만일까.
어쩌면 평소에도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지겨워 죽을 것 같은, 남에게 관심이라곤 없는 얼굴로 다녔을지도.

"기어오르는 멍멍이에게는 벌을 줘야겠네."

몸을 네 쪽으로 가까이 대어, 네 귀를 조금 아플 정도로 깨문다. 그 뒤에는 혀로 네 귓바퀴를 천천히 핥은 뒤에, 쪽 소리가 울릴 정도로 네 귀에 입을 맞춘다.
조용했던 교실에 소리가 울리자, 몇몇 아이들이 뒤를 돌아본다. 나는 아무일도 없던 듯 자세를 바로하고 너를 바라볼 뿐이었고.
너, 장난치는거 좋아하지? 너 원하는 대로 장난좀 쳐봤어. 왜, 이렇게 아무 일도 없이 자기 혼자만 마음대로 날 만질 수 있을 줄 알았어?
착각하지마. 주인은 나야. 그런 얼굴로 의기양양하게 너를 바라보았다. 작게 키득거리면서.
손을 뻗어 네 등을 천천히 간지럽히듯 손가락을 움직이며.

"덕분에 지루하진 않을 것 같네."

그렇게 짧게 속삭이고, 만족했다는 얼굴로 네게 손을 뻗었다.

"더 해봐, 멍멍아. 수업 같은거, 지루할 뿐이고. 네 공부라면 방과후에 충분히 알려줄테니까."

53 하나주 ◆vj1Hv7a2qE (9bcFeACZV6)

2024-10-13 (내일 월요일) 20:24:23

>>51 헤헤 유화도 너무 귀여운걸~ 나 저렇게 장난치는 유화 너무 좋은것같아. 귀에 바람 부는것도, 등 어루만지는것도 너무 좋아 :3
ㅋㅋㅋㅋㅋㅋㅋ 잘 챙겨준대.... 너무 귀엽다.
코웃음 치면서 이야기 돌리려고 하면 흐응, 하면서 말 들어줄것같다. 계속해서 그걸로 협박할 생각은 없을테니까. 은근 밀당 좋아할지도.
헉, 자발적으로 못 떨어지게 꽉 붙잡는대... 댑악... 그렇게 말하면 뺨 붉어져서 아무 말 못하다가도, 자기도 꼭 끌어안으면서 "너도 마찬가지인 주제에." 그렇게 이야기할것같네. 하.. 너무좋다....

괜찮아~~~ 나도 매번 늦는걸 :3 오늘도 푹 쉬었을까? 답레는 언제나 편하게 달라구~

54 유화-하나, 수업중인 교실◆oqDbpjPs7I (JVtYYL.0Z2)

2024-10-13 (내일 월요일) 21:27:45

흥, 꽤나 당돌한 아가씨네. 수업시간에 잘도 발직한 일을 해준다.
귓가에 남은 아가씨의 혀가 남긴 축축한 감촉을 느끼면서 입술을 살짝 깨문다.
돈이라도 미리 받아둔 것인지, 선생은 그저 칠판만 보며 수업을 하기 바빴고 다른 애들 몇몇만 흘깃거리며 나와 아가씨 쪽을 살필 뿐이었다.
어떻게 이 발직한 아가씨에게 겁을 줄 수 있을까. 말을 잘 듣는 멍멍이도 수업 시간에 막 건들면 호되게 당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할텐데.

" 아. 아가씨가 그렇게까지 챙겨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

상냥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태연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작게 속삭여준 나는 물끄러미 아가씨를 바라봤다.
그리곤 아! 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소리를 내면서 가볍게 손을 내민다.
뻗어간 손은 아가씨의 뒷머리에 닿았다. 그리곤 흐트러진 머리를 다듬어주는 듯 하다 그 속으로 파고들어 아가씨의 부드럽고 새하얀 목덜미에 손가락이 내려앉는다.

" 아가씨 목이 뭉치셨으면 말씀을 해주셨어야죠. 이렇게 뭉쳐선 공부에 집중도 안되셨을 것 같아요. "

그리곤 뒷목을 위 아래로 살결을 훑어내려가며 어루만져주기 시작했다.
목덜미를 느릿하게, 그러면서도 이따금 압력을 주기도 하다가 깃털로 부드럽게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자극을 이어간다.
그러다 귓볼도 매만지고 자연스레 아가씨의 목덜미도 이곳저곳 어루만져 나간다.

" 자, 허리도 쭉 펴고 고개도 바로 하시고. "

내 가느다란 손가락은 꽤나 유연한지 새하얀 아가씨의 뒷덜미를 느릿하게 깃털처럼 어루만져나간다.
살결이 부드러워 아가씨의 목을 풀어주는 맛도 있고, 은근히 중독성도 느껴졌다.
아직 수업이 안 끝났으니까 아가씨도 이해해주시겠지.

55 ◆oqDbpjPs7I (JVtYYL.0Z2)

2024-10-13 (내일 월요일) 21:31:09

>>53 유화는 쉼없이 하나에게 자잘한 자극을 줘서 하나가 오히려 옆에 유화가 없으면 허전하게 만드는 효과를...XD
하나는 뭔가 겉으로는 밀어내는거 좋아할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당겨주는 걸 더 좋아할 거 같은데 어떠려나~
"그러니까 말이에요, 푸흐ㅡ " 하고 안겨오는 하나를 다독여줄 것 같아. 너무 빠져버리면 여러모로 곤란하다고 생각하면서 ㅋㅋㅋ

나도 잘 쉬고 있지~ 하나주도 잘 쉬고 있지?

56 하나주 ◆vj1Hv7a2qE (Q7qbki5aXI)

2024-10-14 (모두 수고..) 05:49:49

네가 입술을 살짝 깨무는 모습을 보고 느릿하게 미소를 띄운다. 하, 발칙하기는.
그러게 누가 자극하래? 그 예쁜 얼굴로 뭐든지 용서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마.
나는 이런걸 원한게 아니었어. 뭐, 싫지는 않았지만서도. 손을 잡는다던지, 가볍게 손가락 끝으로 장난을 친다던지.
할 수 있는건 많았잖아. 아니면 여기서 멍, 하고 짖어보던지. 그것도 나쁘진 않았겠다.
그런데, 유혹하는 듯 굴어놓고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얼굴로 너를 바라보았다.

"뭘 챙겨줘."

아직까지 챙겨준 거라곤 학교 갈 때, 태워다 준 것 말고는 없는데. 고작해야 이동하면서 손 잡은 것 정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로 너를 바라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 같은, 저 태연한 얼굴이 짜증나.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네가 아! 하면서 가볍게 손을 내밀자, 흥미로운 얼굴로 네 손끝을 바라보았다.
네 손은 내 뒷머리에 닿았고, 머리를 다듬어주자 흐응, 하면서 의문스런 눈으로 널 바라보았다.
결국 이정도인가. 뭐, 지금이라도 주제를 알았다면 다행이야... 깜빡 졸 것만 같은걸.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뜨고. 그제서야 네 손길이 그 속으로 파고들어, 내 목덜미에 손가락을 내려앉히자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휙 돌려 너를 바라보았다.

"지금.. 뭐 하는..."

아랫입술을 꾹 깨문다. 네 손이 내 뒷목을 위아래로 흝어내려가며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느릿하게 덮쳐오듯 매만지는 손길. 목덜미를 부드러이 주무르다 깃털로 스쳐지나가는것처럼 만지기도 하고.
귓볼에 손이 닿자, 움찔 하며 조금 어깨를 떨다가, 조금은 붉어진 뺨으로 너를 바라보며 네 손을 답싹 잡았다.

"그만,"

조금 가쁘게 숨 내뱉으면서 너를 째려보았다. 그리고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아냈다.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너, 정말 잘 기어오른다.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재주가 있나봐."

누가 내게 수업시간에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

"난 재밌는걸 하랬지, 날 야하게 만지라는 소리가 아니었어. 이 변태새X야."

그러면서도 묘한 감각이 차오른다. 재밌었다. 생각한대로 벌어지지 않는 일이, 처음으로 일탈을 저질렀을 때와 같은 기묘한 만족감을 준다.
수업 시간에 이러고 있는 꼴이라니. 어이가 없었고, 동시에 싫지 않았다. 알 수 없는 기분이었다.
이대로 흐름에 몸을 맡기는것도 괜찮겠지만, 무엇보다 원하는게 있었다. 네게 목줄을 채우고 널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
그러니까 더 험하게 말한다. 부러 너를 강렬하게 노려본다. 네 빨려들어갈것만 같은 그 눈동자를.

"정말이지, 입마개라도 채워둬야할까..."

"만난 지 하루도 안 됐으니 이리 기어오르는거겠지. 누가 주인인지 알려줘야겠네."

후, 하고 네 귓가에 가벼이 바람을 불고, 손가락을 뻗어 네 쇄골 안쪽을 가벼이 매만졌다. 다른 손으로는 네 등 아래쪽을 매만졌고.
네가 먼저 시작했으니 이대로 끝내진 않겠지. 쇄골 선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인다. 가끔 빙글, 돌리기도 하고, 가볍게 톡톡 두드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손가락을 올려 네 목덜미를, 아까 해준 것 처럼, 깃털이 움직이듯 손가락을 움직여 매만지고. 등허리 아래를 다른 손으로는 쓸다가, 가벼이 쥐어보기도 하며 네게 바싹 얼굴을 들이밀었다.

"지금이라도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 줄 수도 있는데."

"아니면, 더 해주길 바라는거야? 멍멍아."

다시금 네 귓가에 입술을 가져가, 이번엔 가벼이 네 귓볼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목덜미쪽으로 머리를 움직여, 입술 부드러이 네 목덜미에 맞추었지.

57 하나주 ◆vj1Hv7a2qE (Q7qbki5aXI)

2024-10-14 (모두 수고..) 05:52:44

>>55 벌써 그 자잘한 자극에 하나가 빠져버린 것 같은걸~ 유화는 역시 고단수네 ;3
맞아, 은근 그런 면이 있지. 유화도 조금은 당기는걸 좋아할 것 같은데, 어떠려나!
그렇게 얘기하면 "이런 얼굴로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건, 처음이네." 그렇게 얘기하면서 유화 품에서 꼭 껴안겨있을것같아.

맞아, 나 이거 물어보고 싶었는데... 이대로 학교에서 더 이야기 풀어나갈까? 나는 개인적으로 학교 갔다가 호텔 바에서 이것저것 얘기하는 그림 생각해두고 있었거든. 지금 상황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어떻게 할지 고민이네. 유화주 하고싶은 방향 있을까?
내 플랜이랑 완전 달라도 좋아~

잘 쉬고 있었다니까 다행이네! 지금쯤은 자겠지? 나도 저녁 먹고 까무룩 잠들어버려서 지금 와버렸다.. 헤헤, 맨날 늦는 것 같은걸.
오늘 출근 화이팅하구, 답레는 느긋하게 줘 ;3

58 유화 - 하나, 학교 창고◆oqDbpjPs7I (Bm/3wKaApU)

2024-10-14 (모두 수고..) 15:02:03

진짜로 이 아가씨는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걸까.
아니면 이 좁디 좁은 여학교라는 새장 만큼은 제 손아귀에 틀어쥐고 있어서 이런 추문 정도는 새어나가지 않을거라고 자신하는걸까.
말로는 그저 멋대로 구는 탓에 열이 받아 내 몸을 반대로 희롱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열기를 머금은 눈과 상기된 볼, 그리고 조금 들뜬 목소리는 나보다도 아가씨가 더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내 몸을 만지는건 뭐, 나름 흔치 않은 일이니 자극이 크긴 했지만 첫날부터 밀려버리면 우리 고용주님이 맘대로 하려고 할테니까 필요한 기싸움을 해야할 것 같았다.
마침 이런 내 상황에 도움이 되어주려는건지, 아가씨의 속삿임과 동시에 수업의 끝을 알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 아가씨. "

나는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추스르곤 먼저 자리에 일어났다.
그리곤 아가씨를 향해 방긋 웃고는 건방지게 내 몸을 매만지던 아가씨의 손을 꽉 잡아 끌고 교실을 나선다.
이따금 시간을 떼우려고 알아본 조용하고 사람이 잘 오지 않는 장소, 그다지 멀지 않아 성큼 성큼 걸어가선 창고의 문을 열고선 아가씨를 밀어넣고 나도 들어가 문을 닫는다.
그리곤 망설임 없이 아가씨를 벽으로 기대어 서게 만든다.

" 아가씨. 말은 혼낸다고 아까부터 하시던데.. "

소곤소곤, 둘 만의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소리를 죽여 속삭이며 아가씨와 눈을 맞추었다.
오늘의 목적은 아가씨를 휘어잡는게 아니었다. 그래선 안된다.
눈 앞의 아가씨는 오롯이 휘어잡히는 걸 바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저 자신의 손아귀에서 이리저리 춤추는 인형 또한 바라지 않는다.
그런 인형은 내가 아니여도 이 아가씨 주변에 많을테니까.
하지만 나는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적어도 밀때는 아가씨를 끌어당기고, 당길 때는 밀려날 줄 아는 내가 되어야 한다.

" 사실은 해주길 바라시는거잖아요. 아까부터 다 보였어요. 말은 툭툭 내뱉는데.. "

내 가느다란 손이 아가씨가 입술로 훑었던 곳을 따라하듯 아가씨의 귓볼부터 목덜미까지 훑어내려간다.
내 고개가 점점 기울어지며 가까워지는 동안에도 눈을 맞추다가 코 앞에 닿았을 때 속삭인다.

" 한껏 들뜨고 설레여 하는거. 다 알아요, 아가씨의 장난감은. "

입술에 가볍게 한번, 아가씨의 입술이 닿았었던 위치와 비슷한 곳에 한번 내 입술이 내려앉는다. 그리곤 살살 아가씨를 달래듯 그 주변에도 가볍게 몇번이고 입술이 내려앉았다 떨어진다.

" 바라는거 알지만 그래도 수업 시간엔 조심해요. 아가씨는 고귀한 분이니까 그냥 떠도는 추문은 상관없지만, 아이들의 눈에 제대로 그 추문이 뜨는건 아가씨의 품위에 어긋나는 일이니까요. 수업시간이 아니라면 이 장난감이 얼마든 어울려드릴테니까요. "

고개를 떼어낸 나는 내 행동에 흐트러진 아가씨의 옷깃을 예쁘게 정리를 해주고 나선, 방긋 웃어보인다.

" 다 이해하셨죠, 아가씨? 이제 다시 모실게요. 교실로. 아, 여기는 저는 자주 오던 곳이니까 잘 기억해두세요. 잘 안 오거든요, 선생님도, 아이들도. "

머리카락까지 공손히 정리해주고 나선 두 손으로 아가씨의 두 손을 맞잡아주며 속삭인다. 둘 밖에 없어서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둘만의 비밀을 만드는 것처럼 상냥하고, 고혹적으로.

" 아가씨와 저만의 비밀. "

59 ◆oqDbpjPs7I (Bm/3wKaApU)

2024-10-14 (모두 수고..) 15:04:43

>>57 일단 유화가 하나의 자존심이나 자신감을 꺾으려거나 하진 않을테니까 :D 그저 바라는 건 자기랑만 밀었다 당겼다 하는거고 관계가 어긋나는 듯 하면서도 발전하길 바라는 것도 점점 갖게 될테니~

그것도 좋은 것 같아. 학교에서의 이야기를 주구장창 하진 않아도 될테니까. 둘이 - 정확히는 하나가 이리저리 끌고다니면서 - 여기저기 다니면서 가까워지고 서로에 대한 감정도 꽃피우고 그러면 좋을 것 같아. :D

하나주도 좋은 하루 보내고 !!

60 하나주 ◆vj1Hv7a2qE (3QsD8jwMQo)

2024-10-15 (FIRE!) 03:23:39

학교는 내게 새장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소용돌이 치듯 움직이는 감정들이 나를 옥죄어온다.
저 아이들도, 저 아이들 만의 세계가 있겠지. 그것까지 신경쓰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내 알 바가 아니기도 했고.
저 아이들을 얕잡아 보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나와 사는 세계가 다를 뿐이다. 그야, 내게 친구라는 건 없으니까.
누가 진심으로 나를 좋아할까? 이렇게 떽떽거리고, 틱틱거리고, 성격 드센 나를. 가진 거라곤 조금 예쁜 얼굴과 돈, 그게 다인데.
나를 향해서 다가오는 건 달콤한 꿀에 꼬여드는 벌과 나비, 그리고 파리떼와 다를 바가 없었다.
누구에게도 내 소중한 꿀을 주지 않으리라. 나를 꺾어버리려고, 이용하려고 다가오는 것들에게는.
그러니까, 누가 봐도 상관없었고, 어떤 말을 하더라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여기서 끝나면 볼 인연들도 아닌데.

"왜, 멍멍아?"

느릿하게 미소 지으면서, 네 쇄골을 매만지던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무슨 문제 있느냐는 듯 가만히 너를 바라볼 뿐이었다.
수업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네가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추스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방긋 웃고, 내 손을 꽉 잡아
끌고 교실을 나서자, 네게 몸을 맡기면서 키득거렸다.

창고일까. 여전히 뜨거워진 눈동자로 너를 바라보면서, 조금은 상기된 뺨으로 천천히 네게 손을 뻗어 뺨을 쓰다듬었다.

"이런 장소로 나를 데려와서, 어떻게 하려는걸까."

벽에 기대어 선 채로도, 여전히 즐겁다는 듯 미소지을 뿐이었다. 어떻게 할건데. 뭐든지 마음대로 해봐.
지금 기대중이야. 지긋지긋하고, 지루해서 죽을 것 같은 학교에서 이렇게 재미를 느끼는 게 얼마만인지.
처음으로 일탈을 하러 나갔던 때 처럼 두근거리는 심장. 지금 이 박동이 네게도 들릴까. 손을 뻗어 네 손을 잡고.
내 심장 위에 얹으면서 지긋이 눈을 감았다.

"들려? 나, 지금 기대중이야, 멍멍아. 학교에서 이렇게 재밌는게 얼마만이던지 이젠 기억도 안나."

그리고 다시금 천천히 눈을 뜬다. 너는 속삭이며 나와 눈을 맞추고. 네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귓볼부터 목덜미를 간지럽힌다.
입술을 꾹 깨물고서는 간신히 새어나오는 소리를 참으며 너를 빤히 바라본다. 네가 코 앞에 닿는다. 속삭임이 귀를 간지럽힌다.

"그래, 맞아. 눈치 빠른 장난감이구나... 칭찬해줘야겠네."

네 입술이 내려앉자, 손을 뻗어 네 부드러운 머리칼을 쓸어내린다. 가볍게, 몇번이고 맞춰지는 입술에 작게 소리가 새어나오고.

"품위 같은걸 신경 썼으면 너와 이러고 있을까? 혼자 도도한 척 하지 마. 마음에 안 드니까."

붉어진 뺨으로, 네 머리칼을 쓸어 내리던 손을 뻗어 네 턱을 가벼이 움켜쥐었다.

"그냥 몸을 맡기자고. 너도, 기분 좋잖아. 하면 안되는 걸 하고 있다는게, 미칠 듯 흥분되잖아."

그리고는 너와 이마를 맞대어, 아주 가까이서 네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새빨간 그 눈동자를 바라본다.
빨려들어갈것만 같은 그 눈동자. 어쩌면 너와 나는 처음부터 이럴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악연으로 뒤얽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그런 관계. 설령 아니라고 하더라도, 나는 가장 어두운 곳에서 너를 기다리리라. "너도 싫지는 않잖아."
그렇게 속삭이면서. 너와 나는 어쩌면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가 그렇게 만드리라.
나만의 장난감. 어째서, 처음 만난 사인데 나는 네게 이리도 끌리는지. 예쁜 얼굴 때문일까. 그것만은 아니리라.
그 이상의 무언가가 네게는 있다. 그걸 알고 싶었다. 가지고 싶었다.

"...뭐, 너와 나 둘만의 비밀이라는 건 마음에 드네. 좋아, 멍멍아. 수업 시간에 장난 치는것 정도는 참아줄게."

"단, 그 이외의 시간에 날 즐겁게 해줘야 할거야. 지루하거든... 학교에 나오는 거. 그리고."

"꼭 지금같은 장난이 아니어도 좋아. 반복되는건, 죽을 만큼 지루하니까."

싱긋, 웃으면서 네게 몸을 맡긴다. 공손하게 정리되는 머리카락. 너와 맞잡은 두 손. 너의 상냥하고, 고혹적인 속삭임.
나 역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네 귓가에 속삭였다.

"기대하고 있어."



어느덧 수업이 끝났다. 네 손을 깍지껴 잡고서는 자랑하듯 손을 흔들고 다닌다. 평소보다 즐거운 얼굴이었다.
오늘은 담배를 차 안에서 피우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데리러 온 차로 향하면서 너를 바라본다.

"너, 드레스 같은것도 없지? 백화점 부터 들러서 옷 좀 사자. 호텔 바에 갈거니까."

그리고는 어느덧 정문 앞에 도착해서, 차 문을 기사 아저씨가 열어주자 익숙하게 안에 탔다.
가방에서 전자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고, 짙게 연기를 내뱉다가. 물끄러미 널 바라보았다.

"담배는 안 피워?"

61 하나주 ◆vj1Hv7a2qE (3QsD8jwMQo)

2024-10-15 (FIRE!) 03:28:02

>>59 그렇구나, 하나도 유화의 자존심이나 자신감을 깎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 같아. 좀 틱틱거릴 뿐이지... 지금으로써는 연인이 되고 싶다, 그런 생각도 없을테고, 닿을 듯 말듯 한 그 관계 자체에 빠져있는 느낌일까. 맞아, 하나도 점점 발전하는 관계를 바라게 될 것 같네~

좋다, 그러면 우선 백화점에서 가볍게 쇼핑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호텔 바로 가보자구~ 너무 기대된다 ;3 하루에 두어개씩 이어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패턴 바꾸는게 너무 어렵네 88 매번 미안해~

지금은 자겠지? 잘 자구, 내일도 출근 화이팅이야!!!

62 유화 - 하나, 차 안 ◆oqDbpjPs7I (5nCrs1wl32)

2024-10-15 (FIRE!) 18:35:05

" 다 아가씨를 위해서 그러는거니까요. 이렇게 따로 있을 땐, 제가 어지간한 건 다 받아드릴텐데. "

정말이지, 이것 봐. 좀 맞춰주니까 애써 덤덤한 척, 도도한 척 하면서도 기분 좋은 기색을 숨기질 못 하잖아.
평상시엔 퍽 도도한 척 구는 아가씨가 입맞춤 몇번에 저렇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모습이 꽤 귀여워 보였다.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 아가씨인데, 이정도의 즐거움이면 꽤나 청신호가 아닐까. 게다가 나만 만족하는게 아니라 아가씨도 만족하는거니까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지.
내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가씨와 고개를 가까이 한 체 숨을 교환하는 경험은, 나로서도 처음이긴 하지만 아가씨라 그런지 나름 자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다 내 귓가에 들려오는 속삭임에 작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조금 더 아가씨를 벽에 밀착하게 만들며 속삭였다.

" 기대하세요. 앞으로도 "

벗어나지 못 하게 해드릴게요.
뒷말은 그저 깊은 숨 속으로 삼킨 체로 다시금 아가씨와 입술을 겹친다.
누군가는 만난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러냐고 할지도 모르는 이 모습은, 어찌됐던 얽혀 피어나야 할 우리 둘의 모습이기에 이해할 사람은 나와 아가씨 단 둘 뿐일 것이다.
뭐,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가씨의 허리를 한손으로 붙잡은 체 쉬는 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올 때까지 떨어질 줄 몰랐다.

#

우리 아가씨, 첫날이라 좀 더 적극적으로 어울려드렸더니 몹시 기분이 좋은 기색이었다. 그도 그럴게, 이번엔 먼저 내 손을 깍지 껴 잡고는 손을 흔들며 걷지 않는가.
처음 만났을 때는 시중을 들라니 뭐니 해서 뒤에서 걷게 만들 줄 알았더니, 그건 또 아니었는지 나와 꼭 붙어 돌아다닌다.
사실 누군가와 이러고 싶었는데, 이럴만한 사람이 없었던거 아닐까. 아가씨는 평범한 친구를 사귀는 건 좀 어려워 보였으니까.
아가씨 본인의 이유나, 주변의 이유나 그 어떤 이유로도 말이야.
뭐, 일단 들뜬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손을 같이 흔들어 주며 차를 향해 걸어간다. 아이들의 시선은 이미 익숙해서 그다지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 드레스는 평범한 집 아이들은 다 없을걸요? 제가 없는게 특별한게 아니라? "

아가씨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한다. 평범한 아이들은 드레스가 없는걸. 애초에 그런 걸 입을 정도의 자리에 가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아가씨의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 느껴지는 물음이었지만, 그 물음마저도 정성껏, 그리고 반쯤 장난을 치듯 답을 돌려주며 아가씨와 차에 탄다.
아가씨는 익숙한 듯 전자담배를 물곤 연기를 뱉어냈다.
그러고 보니 연초를 안 태운지도 오래 됐는데 정신이 없어서 필 생각도 못 하고 있었네.
쉬는 시간 마저도 아가씨와 떨어지질 못 해서 교실과 창고를 오고가느라 바빴으니까.

" 피긴 피는데, 연초라서 차에서 태우긴 좀 그렇네요. 아가씨를 모시고 있기도 하고. "

뭐, 이미 아가씨를 덮치듯 벽에 밀치고 입술도 뺏은 사람이 차리기엔 우스운 예의지만 가볍게 예의를 차리기 위해 안 피우고 있다는 대답을 들려준다.
사실 매일 타고 다닐 차에 연초 향이 스며드는 것도 길게 봐선 딱히 썩 좋은 일은 아니라는 점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전자담배라도 하나 알아보는게 좋을 것 같다. 아, 아가씨라면 자기 담배를 같이 나눠피자고 할지도 모르겠네.
아가씨라면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작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래서 괜시리 아가씨의 허리를 감싸안아 끌어당겨 안기게 만들곤 그 손으로 살설 머리를 쓸어내려드린다.

" 다음엔 같이 피워요, 밖에서. 차에선 전자담배만 피우고. "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다시 새겨드려서 괜히 심통이 나지 않게 달래드리면서, 백화점을 향해 가는 창 밖을 바라본다.

63 ◆oqDbpjPs7I (5nCrs1wl32)

2024-10-15 (FIRE!) 18:39:16

>>61 유화의 우선 목표는 우리 하나 아가씨가 자기가 없으면 안되게 만들기 :D 직장부터 안정적으로 바꿔야 하니까 말이야. 지금 하고 있는 행동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3 이렇게 막 밀어붙이다가 며칠 지나고 나선 슬그머니 거리두는 척 하기도 하면서 막... XD 열성적으로 대해주다가도 끊을 때는 단칼에 끊는다던가..프흐흐~

괜찮아~ :D 한번에 많이 못 돌리더라도 오래오래 볼 수 있고, 오래오래 이야기 꾸며나갈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 내 작은 소망 ;D

하나주는 잘 일어났으려나?

64 ◆oqDbpjPs7I (iGS2EGU1qQ)

2024-10-16 (水) 10:18:30

갱신해두고 갈게 :D

65 ◆oqDbpjPs7I (Gnr5wiQ/CE)

2024-10-17 (거의 끝나감) 00:29:28

들렸다 갈게 :D

66 하나주 (PrJ.RP.Voo)

2024-10-17 (거의 끝나감) 05:27:26

안녕안녕~ 늦어서 미안해! 오늘 엄청 바빴다.... 오늘 중으로 꼭 답레 들구 올게~!!

67 ◆oqDbpjPs7I (TwX8.TyB1E)

2024-10-17 (거의 끝나감) 08:30:54

>>66 바빴구나~ 고생했어 :D 느긋하게 기다릴게~

68 ◆oqDbpjPs7I (/CKXsNrrqM)

2024-10-18 (불탄다..!) 00:17:05

갱신 :D

69 하나주 ◆vj1Hv7a2qE (76MkpJ.h9M)

2024-10-18 (불탄다..!) 02:20:00

네가 나와 같이 손을 흔들어주며 차로 향해 걷자,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그럴 수만 있다면 외치기라도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이것 봐. 내가 무엇을 손에 넣었는지 봐. 아주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라고. 철 없는 어린아이마냥 키득거린다.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손에 넣은 어린 아이는 어떻게 할까. 마음껏 가지고 놀다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즐거워져
더욱 거칠게 가지고 놀다 마침내 부숴트리겠지. 소녀는 아직 깨닫지 못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을 지.
허나 어떻겠는가. 소녀는 지금, 인생에서 몇번 맛보지 못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 학교 다니는 애들 중에, 몇이나 평범한 애들이 있다고."

갸웃거리는 네 모습을 보며 오히려 자신이 더 의아하다는 듯 이야기했다.

"대부분 다 부자잖아. 못 사는 축에 끼는 애들도, 다른 곳 나가면 좀 먹어주는 애들이고."

우리 멍멍이도, 열심히 일해서 부자 되어야지.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네 머리칼을 쓸었다.
잘 하고 있는 아이에게 되려 채찍을 휘두를 생각은 없었다. 지금은 당근을 흔들 때다.
달콤한 사탕을 녹여 향을 끌어올리듯 자연스럽게 너를 유혹한다.
네가 바라는게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게. 지금처럼 잘 한다면 말이야.
느릿하게 담배 연기를 뱉어내면서, 시선을 네게 맞춘다.
연초를 피운다는 말에, 마지막으로 담배 연기를 뱉어내며 네게 전자담배를 건넨다.
피우라는듯 눈을 접어 눈웃음 지으면서, 작게 웃음 새어 나오는 너를 바라보고.
네가 허리를 감싸안아 끌어당기자, 네게 몸을 맡기며 지긋이 눈을 감았다.

"흐응, 그럴까..."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이 닿는다. 뭐, 좋아. 호텔 바에 도착하면 얼마든지 피울 수 있으니까.
지긋지긋했던 과거를 떠올린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규칙적으로 담배를 피우곤 했다.
일어나면 지겨운 학교를 가야 하니 한 모금. 정신도 차릴 겸. 학교가 끝나면 스트레스 받았으니 한모금.
호텔 바에 도착하면 분위기에 심취해서 한 모금. 그 정도일까. 지겨움을 희뿌연 연기와 술로 달랬던 것 같다.

"너, 담배는 왜 피우기 시작했어?"

괜시리 물어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명품 백화점에 도착했고, 천천히 열린 차 문 밖으로 조심스레 내렸다.

"가볼까. 너, 좋아하는 색깔은?"

전자담배를 가방에 넣으며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 미리 연락을 기사님이 해둔거겠지. 늘 보던 사람들이 나와 개인실로 안내해주었다.
음료가 나오고, 생글생글 웃으며 오늘은 또 얼마나 돈을 쓰려나 기대하는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쯧. 괜히 혀를 한번 차고서는 너를 바라보며, "뭐 마실래?" 간단하게 묻고서는 시선을 돌린다.

"오늘은 드레스 보러 왔어요. 악세서리랑 이것저것 좀 가져다주세요."

"우선 얘 거 위주로. 그리고 제 것도. 제일 좋은걸로 부탁드려요."

그렇게 이야기하며, 내어진 커피를 한 모금 삼킨다. 그리고는 너를 바라보면서, "뭐해? 먼저 골라봐." 그렇게 속삭였지.

70 하나주 ◆vj1Hv7a2qE (76MkpJ.h9M)

2024-10-18 (불탄다..!) 02:23:48

>>63 그렇구만~ 벌써 성공한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ㅋㅋㅋㅋㅋㅋㅋ 하나 입장에서는 아직 깨닫지 못했지만, 유화주 답레 준것처럼 거의 처음으로 생긴 친구기도 하고~ 바에서 대화하면서 이것저것 의견차이나 그런걸로 싸워도 이제 곁에서 내치긴 어렵지 않으려나 ;3
너무좋다... 유화는 밀당 고수구나.... 그렇게 끊을 때 단칼에 끊으면 또 날카롭게 굴겠지. 자꾸 기어오르려고 한다면서.
원하는거 다 해 줬는데 왜 이따위로 행동하냐면서, 정신 안차리냐고 뭐라고 할 것 같아. 유화 마음을 이해하기엔 아직 좀 어려우려나.
자기가 유화 진짜 주인이라도 된 것 처럼 오만하게 굴 것 같네.

헤헤, 고마워~ 나도 유화주랑 오래오래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조금 바쁘고 몸상태도 안좋아서 하루 또 건너뛰어버렸네... 미안해 88
유화주는 어제오늘 잘 보냈어? 나는 쉬면서 청소도 하고.. 일자리도 구해보구... 친구랑 술도 한잔 하고... 그랬었네. 아마 그 탓에 몸이 안좋은거려나? :3 오늘만 버티면 이제 벌써 주말이야! 오늘도 화이팅하구~ 내일은 꼭 밤에 잘 생각이니깐 답레 확인하는 대로 이어줄게.
매번 기다려줘서 고마워~!!

71 유화 - 하나, 백화점◆oqDbpjPs7I (/CKXsNrrqM)

2024-10-18 (불탄다..!) 18:10:37

" 뭐어, 아가씨만큼 특별한 사람도 없지만요. 아가씨 기준에선 대부분 평범하죠. "

의아하다는 듯 대답하는 아가씨에겐 기준이 다르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태연하게 대답을 돌려드렸다.
부잣집 아가씨들도 많기는 하지만, 내 옆에 있는 아가씨는 그 중에서도 독특하리만큼 특별한 존재였으니까.
물론 나 같이 성적으로만 들어온 아이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조용히 학교를 다니는 편이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선 내가 특이한 편이긴 했다.
나는 부잣집 아가씨들 틈바구니에 있다고 사리고 다니지는 않는 편이었으니까.
그리고 나는 아가씨의 옆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더욱 더 사릴 필요는 없어졌다. 적어도 아가씨 마음에 든 상태에선 말이지. 지금은 초록불이기도 했고.

" 아, 저는 그냥... 큰 이유도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

집 주변이 끼리끼리 사는 사람들이었으니, 흡연자도 많았고, 내 알바자리 중 하나가 편의점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담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주머니나 가방에 담배 한갑 정도는 들고 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달라진 건 가면 갈수록 독한 것만 피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이겠지만, 그건 삶이 고달프니 당연하리만큼 그 결과가 따라오는게 아닌가 싶었다.
아가씨가 피는 전자담배 향에선 독한 느낌은 나질 않으니, 나중에 내 담배를 입에 물려주고 놀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기분이 좀 상할지도 모르지만, 또 풀어주면 되리라.

#

" 아, 아가씨. "

아가씨가 이끄는대로 들어온 백화점부터 개인실에 이르기까지 느긋하게 둘러보던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 들려오는 목소리에 방긋 웃어보인다.
평소처럼 검정색이나 짙은 색을 말하려던 나는 여기선 내가 해야할 말이 이런게 아니라는게 생각나서 아가씨에게 다가가 옆에 앉았다.
슬슬 건방지게 굴던 것은 잠시 넣어둘 때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의 행보를 위해서도 알아둘 필요가 있는 부분이었으니까.

" 아가씨가 골라주셔야죠. 제 취향도 취향이지만, 저는 아가씨의 장난감, 아가씨의 멍멍이니까. 먼저 아가씨의 색으로 물들이셔야죠. "

아가씨의 옆에 앉아 다리를 살짝 꼬고 앉아선 두손을 아가씨의 손등 위에 올려둔 체로 고개를 가까이 해서 입술을 아가씨의 귓가로 가져간다.
귓가로 가져간 나는 속삭이듯 아가씨에게 대답을 돌려주곤 아가씨의 손을 부드럽게 움켜잡는다.

" 기대할게요, 아가씨가 어떤 색으로, 어떤 모습으로 절 물들여 주실지. 기대해도 괜찮죠? "

72 ◆oqDbpjPs7I (/CKXsNrrqM)

2024-10-18 (불탄다..!) 18:13:09

>>70
ㅋㅋㅋㅋㅋ 성공한거야?: D 이게 다 하나가 착해서 그런거다~~ ㅋㅋㅋ 음, 그래도 아직 아직이야. 유화가 은근슬쩍 스리슬쩍 더더 하나한테 파고들어야 해. 아침에 딱 눈 뜨면 '유화' 두글자 먼저 떠오르게 XD 그렇게 성내기 시작하면 또 사근사근 나른나른, 그리고 고분고분 하나 말 들어주고 토닥이면서 다시 달래줄 것 같아. "아가씨 웃는게 참 예쁜데, 얼른 보여주세요 " 막 이렇게 어리광 부리고 ㅋㅋㅋ

에구 몸상태도 안 좋고 그러면 자주 오기도 힘들고 그러지. 패턴도 막 섞이고 그러면 더 힘들구.. 그래도 와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늘 기다려줄게~! 좋은 하루 보냈으려니? :D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