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요 며칠 훈련이고 뭐고 다 귀찮은 걸 억지로 꾸역꾸역 했는데, 오늘은 그래도 마음 다잡고 했다. 선배 얘기에 정신 확 들어서ㅎㅎ 비슷한 발상이라도 혼자 생각하고 말 때와 선배한테 대놓고 들을 때가 전혀 다르게 와닿아서 묘했다. 어쨌거나 엄밀히 따지면 내가 먼저 위협한 거고, 나는 해를 끼칠 수 있는 입장이니, 믿어 주길 바라기 전에 조심부터 해야 한다. (그렇게 머릿속이 정리된 덕에 연구원의 연산식 노트를 베껴 적기는 나름 집중해서 했다. 식 하나 정도는 외워진 거 같기도?)
그렇긴 해도, 선배의 걱정은 뜻밖이었다. 남이 날 속일 위험까지 염두에 뒀을 줄이야. 레벨을 더 올리고픈 욕심이 미안해질 만큼 세심한 걱정이었다. 그치만 토실이랑 얘기도 해 보고 싶고, 간이 혈액검사도 계속 하고 싶은걸. (간이 혈액검사는 당장 짤릴지도 모른다는 게 문제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다가 믿고 싶다. 능력자들이 이 세상에 무해할 수 있다고. 병기나 사라져야 마땅한 위험이 아니라, 일상을 편리하게 해 주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그 믿음을 허무맹랑한 걸로 만들지 않으려면 나부터 노력해야겠지. 내가 남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서 평소에 조심하고, 실수나 잘못을 저질러 버렸으면 바로잡아 가길 반복하기. 그리고 선배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경청하기. 그게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거 같다. 일단 간이 혈액검사는 계속할 수 있었으면!!!
에엣 허리가 아직 안심해도 좋은 상태는 아니시군요 그나마 수요일이 휴일이라 다행...이긴 한데 혜성주께선 휴일이라 오히려 일하시겠네요89ㅁ898 어제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ㅠㅠㅠㅠㅠ 저도 머리가 멍하긴 마찬가지니 빡대갈이라지 마시라요 ㅠ 아님 동반 빡대갈행인 거시에오오오ㅠㅠㅠㅠ 태진주도 안녕하세요오오오 >< 자세히 보니 짤의 우주복 입은 존재가 사람 아니고 고릴라였네요 @ㅁ@;;;;;
찬물을 맞은, 아니, 잠이 확 깬 느낌이었다. 남을 의심하고 경계하는 건 당연하다. 남이 의심과 경계를 버리길 바라지 마라. 남이 의심하고 경계할 짓을 내가 안 하는 게 먼저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었다. 생판 남을 뭘 보고 믿어? 나부터가 못 믿는다. 내 바램을 들어 줄 의무도 필요도 없는 남에게 의심과 경계를 버리길 바래 봤자 소용없기도 하다. (이런 걸 머리로는 알고 스스로를 타일렀었지만, 선배한테 대놓고 들으니 무게감이 달랐다.)
동시에, 선배다운 조언이라고도 생각했다. 선밴 대쪽 같은 면이 있으니까.
그렇기에
"그들은 나처럼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로 앉아있는 거야."
서현씨의 능력을 통해 공부에 집중하는 걸 떳떳지 못하다 여겼고
"만약 너희가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그때가서 제압하면 돼."
퍼클이 돌변하리라 간주하기보다는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처럼 선을 지키려는 올곧음이 때론 안쓰럽고 불안하면서도, 어느샌가 홀린 것처럼 응원하게 된다.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는 면인걸.
" 고마워, 선배. " " 앞으로 조심할게. 남 위협 안 하게 "
한편으론 놀랍기도 했다. 내가 속아서 나쁜 짓을 하게 될 위험... 외부 커리큘럼 중 불법적인 건 연구원이 걸러 준다 들었다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다. 경쟁사의 노하우 같은 걸 빼돌리려는 수박들이 연구원까지 속여 먹을 위험도 0은 아니니. (지금은 연구원이 피난 갔기도 하고;;;)
" 무슨 걱정 하는지 알겠어. " " 거기까지 생각했었구나. 선배 굉장하다! "
당사자인 나도 생각 못했던 부분을 고려한 게 감탄스러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의하기는 어렵다. 아니, 동의하고 싶지 않다.
" 나야말로 미안 " " 그케 걱정해 주는데, 난 능력을 더 기르고 싶어. " " 더 길러서, 토실이랑 얘기 나누고 싶어. " " 누구든 대신 할 수 있는 일 말고, 내가 적임자인 일을 하고 싶어. " " 사람들이 건강상의 문제를 찾고 관리하게 돕는 일 말야. " " 그리고... "
머릿속이 복잡해져 마른침을 넘기는 서연이었다. 개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힘. 분명 일리 있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돌연 망상마저 들어 버린다. 초능력자는 사라지는 게 맞단 소리만 유니온이 반복하는 이유의 일부가 저런 문제의식은 아닌가 하는. 그 망상에 저항하듯 서연은 떠듬떠듬 말을 잇기 시작했다.
" 어, 그, 저, 그니까... " " 칼은 흔히 흉기로 여기잖아?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수 있으니까? " " 그래도 칼이 모조리 찐흉기는 아니잖아. 주머니칼도 있고 과도도 있고 식칼도 있잖아. " " 능력도 칼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 " 어떻게 쓰냐에 따라 흉기가 되기도 하고 도구가 되기도 하는? " " 파소키네틱 오라토리만 해도, 오맨들씨는 그걸로 사람을 자살시켰지만 " " 서현씨는 다른 사람이 푹 자게 도와줬잖아. " " 나도 서현씨처럼 되게 노력하고 싶어. " " 내 능력을 바람직한, 적어도 누군가에게 해롭진 않은 방향으로 쓸 수 있도록 "
낯이 뜨끈거린다. 병원 일 하자마자 대차게 사고쳐 버린 주제라 그런 거 같다. 하지만 이미 저질러 버린 짓은 어쩔 수 없어도, 실수나 잘못을 바로잡아 갈 수는 있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지금의 야무진 꿈에 조금은 가까워지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품고픈 서연이었다.
" 선배한테 의심하지 말아 달라곤 안 해. " " 선배 말대로 내가 처신 똑바로 하는 게 먼저거니와 " " 나 혼자선 내가 잘못하는 걸 미처 모르기 쉬우니까 " " 그니까 의심해 줘. 내가 하는 게 영 아니면 지적도 해 줘. " " 그럼 나도 날 돌아보고, 잘못한 거 바로잡을게. "
문제를 발견하고 바로잡음으로써 믿어가기 위한 의심. 너무 큰 힘을 지녔다고 판단할 만큼 냉철하면서도 그 얘기를 똑바로 해 줄 만큼 직설적인 선배라면, 누구보다 잘 봐 주리라 믿는다. 그렇긴 해도 너무 거창하게 말했나? 선배를 바로 보기 쑥스러웠지만 눈을 돌리는 것만은 꾹 참았다. 앞서의 말이 선배를 신뢰하기에 나온 것임을 그렇게나마 드러내고 싶었다.
다행히 오맨들씨의 발악기는 부장과 레드윙과 다른 부원들이 막아냈다. 그 와중에 오맨들씨가 영문 모를 소릴 했지만, 의미심장하다기보단 정말로 모를 소리다. 본인은 너덜해졌고 홍서아는 감옥에 갔고 진윤태란 작자도 (플레어를 데려가긴 했다지만) 혜우의 감시하에 있는 모양인데, 그림자가 안 사라진다고? 앞으로 수박 같은 과학자들이 또 나타난대도 '그림자'란 이름은 재수가 없어서라도(망한 집단 이름이니) 안 쓸 거 같은데. 그런 두서 없는 소릴 하며 미친듯이 웃어대니 몸이 너무 너덜해진 나머지 정신마저 해까닥했나 쫄렸다.
근데 한참 자욱하던 연기가 가시자, 뜻밖에도 오맨들씨는 사람으로 돌아와 있었다. 공룡일 때 꼬리가 잘려 버렸는데도 사지가 멀쩡했다. (팔다리가 아니라 꼬리가 잘려선가? 사람은 원래 꼬리가 없으니;;;;) 가까이 가 보니 숨도 규칙적으로 쉰다. 다행이다;;;;;;; 문명 사회에서 사람 잡아먹는 미친 짓을 했으니, 남은 생은 감옥길만 걸으라지!!!!
그나저나 오맨들씨 제압에 성공했으니, 이제 저 문 닫아야 마땅한 연구소를 좀 더 조사해 볼 수 있으려나? 이쪽으로 오기 전에 세웠던 목표를 되새겨보는 서연이었다. (홍서아가 말했던) 제로 시리즈의 자폭 수단이랑 유니온 본체를 억제했던 초커와 구속구에 관한 정보 찾기. 그런 단서가 있는 곳이면 유니온이 오맨들씨네 연구소에만 막을 안 쳤을 리가 없다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하여 서연은 삼천만을 주차(???)해 둔 다음 오맨들씨의 컴퓨터에 그와 관련된 단서가 있는지를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해 봤을 것이다. 그리고 단서가 없다면 (신종호 깡통이 천장을 뚫어 버렸던) 연구소 2층과 이어진 지하 공간의 개인실, 자료실, 저장실에 차례대로 들러서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해 봤을 것이다. 거기에도 단서가 없다면 지하 연구실에서 빠져나와 기존 연구소의 2층 데이터베이스실, 3층의 제로 시리즈 배양실(리버티가 파괴했다는 건 알지만), 4층의 개인실, 플레어에 관한 자료가 있던 1층순으로 들르면서 사이코메트리로 단서를 찾고자 했을 것이다.
일단 현 시점에선 스포일러가 되니까 자세한 내용은 설명할 수 없지만.... 애초에 X칩과 DATS는 한 세트에요. 번거롭다의 문제가 아니라 2개가 함께 있기 때문에 제로를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그런 류에요. 뇌 과학자 타이틀을 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게 한 세트이기도 하고요.
힌트를 주자면 이번에 제로를 잠시 장악하는 듯 했지만 바로 뺏겼죠. 그것과도 연관이 있어요.
뭐...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진행을 통해서 대충 제 3학구장이 불라불라불라불라 할 예정이라는 것만!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였다. 코피가 쌍으로 터지고 머리가 익을 거 같을 지경으로 사이코메트리를 남발하며 오맨들씨의 컴퓨터부터 지하 공간, 기존 연구소를 뒤졌으나, 당장 써먹을 수 있을 만한 정보는 없었다. 심지어 (일전에 이경이와 함께 확인했던) 제로 시리즈의 뇌에 부착되어 있고 그림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폭파한다는 X칩에 관한 정보조차 없었다. 그걸 만든 사람이 오맨들씨란 게 무색하게도.
겨우겨우 삼천만까지 가서 거기 기대앉았다. 각오는 했다만 막상 결과를 마주하니 울화와 무력감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여차하면 X칩이란 걸 쾅 터뜨려서 자폭 쌉가능인 줄 알았더니, DATS로 시스템을 장악해야 자폭된단 건 뭔데? DATS 건 아직 실험 단계라며! 실험 성공했으면 오맨들씨가 공룡 말고 AI 됐을 거라며!! 이럼 제로 시리즈 자폭시키기가 가능하긴 한가?? (이렇게나 불확실한 수단밖에 없는 주제에 제로 시리즈를 모니터링조차 안 하고도, 대비책 하나 생각 안 했을 거 같냐며 되려 큰소리쳤던 홍서아를 생각하니 어이가 없다. 그림자가 아니라 세 얼간인가??!)
초커랑 구속구 쪽도 신통찮은 게, 세 얼간이들이 만들어 낸 거라면 그것들의 조종 장치까지 찾진 못하더라도 조종 장치가 어딨는지 파악할 단서는 건지길 기대했는데, 알아낸 거라곤 기능뿐이다. 능력을 1/100로 낮추고 연산 중엔 전기 충격을 가한다... 그래서 그 초커랑 구속구가 작동하니까 한동안 못 움직였던 거구나. 그나마 이건 조종 장치를 확보할 수만 있다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만약 그걸로 그 수박 같은 붉은 막을 잠깐이나마 약화시킬 수 있다면 유니온 추적도 가능해질지도?? 근데, 찾아야 써먹지!!! 어딨는지 모르잖아......
결국, 또 실패. 하루 그냥 날린 거다. 한 게 없진 않지. 갇혀 있던 아이들을 구했고 오맨들씨가 사람 잡아먹는 미친 수박인 걸 알아서 체포했다. 근데 그럼 뭐해? 8일 뒤엔 다 죽는다는데 유니온을 막을 방도는커녕 유니온이 있는 데로 들어갈 방도조차 못 찾고 하루가 갔잖아! 유니온을 못 막으면 오늘 구한 아이들도 체포된 오맨들도 모조리 저승길 동기 엔딩인데도!! 이건 뭐 사람이 과다 출혈로 죽어 가는데 그 사람 머리에 난 혹에다 냉찜질만 한 격이다. 정작 지혈 방법은 못 찾아서 출혈은 현재진행형이고.
게다가 말이 좋아 8일 뒤지, 8일 운운이 걍 행복회로일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유니온이 그 수박 같은 막을 넓혀 버리면 거기 닿는 족족 다 죽는 거잖아!!! 인첨공을 바깥 세상과 단절시키는 경계도 (순수한 초능력자 8인의 힘이고 뭐시고 난리 피울 거 없이) 그거 뻗치면 다 삭제되겠네, 뭐!!!!
하다가 멈칫 했다. 그러게. 초능력자 다 죽어야 한대고 인첨공이란 새장을 파괴할 거라면서 왜 그 손쉬운 방법을 당장 안 쓰고 있지? 목적이 그토록 확실한데 굳이 8일 뒤를 고집할 이유가 있나?? (나한테 맨날 엽기적인 거 감정하라는 미술관처럼) 별 괴상한 데서 예술혼 발휘해서 딱 8일 뒤에 없애야만 예술이란 고집이라도 피우지 않고서야 그럴 이유가 없잖아.
거기 생각이 미치자 센터장님의 얘기가 떠올랐다. 행동을 바꾸지 못하겠다면 생각을 바꿔 봐라. 행동 자리에 현실을 넣어도 말은 되겠지. 내가 뭔 짓을 해도 유니온이 지금 당장 모조리 죽여 버릴 수 있단 현실은 그대로니, 생각을 바꿔 보자. 뭔 짓을 해도 소용없기는 나뿐만 아니라 유니온도 마찬가지라고. 뭐든 다 할 수 있는 거처럼 보여도 실은 이 세계에 속박되어 있어서 8일 뒤가 아니면 작동 못하는 기계 장치 같은 신세라고. 이런 생각 하다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만 어쩌겠어?? 당장 죽을지도 모른단 사실을 시시각각 의식하다간 내가 미치고 말 테니 정신승리라도 해야지...
>>128 서머타임이라서...? (전혀 관계 없다) 아니 근데 그거 밤샘이잖아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그렇게 하는 게 맞긴 하지만... 🫠... 그럴까 진짜루...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되고 말이지
>>129 앗 막혔구나... 연골 쪽도 잘 막히나? 하긴 귀에 뚫는 구멍이 안막히는 것도 쉽지 않긴 해🤔... 히히 좋아 나도 조만간 언젠가 뚫겠다(복복받고 맞복복) 그리고 지금은 배 고프다니 다행이다! 소화가 되니까 배도 고픈것이겠지요... 안심 안심이다 활명수 잘 쟁여놓고 간단히 요기하자구~
거짓말을 한달까 뒤에서 계략을 몰래 꾸미거나 음흉하거나 그렇다기보단 꽤나 단순하게 남자다워 보였던 인상에 의존해 말하는 것이다.
"송판 잡기도 위험하다구요오~"
아슬아슬한 로빈 후드의 머리 위 사과 같은 것이다! 아지는 서연 누나가 그렇게 되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물론 안전이 어느 정도 보장됐으니까 외부인에게 부탁할 만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만의 하나란 게 있지 않나! 어쨌든 서연은 스쿼트는 어려워하는 것 같아서, 왠지 서연을 보면서 아련한 표정을 한다.
"누나가 1학년이었으면 이경이를 조심하라고 했을 거야아"
분명히 조깅 모임에 강제 참여당했겠지...
서연과 같이 도망치면서, 사실은 에바라고 말하기 전에 자신이 원한 거라고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어서 신난 감정 그대로 소리높여 웃는 아지다.
"우햐햐~~~~"
겨우 멈추어서서, 서연이 같이 하자는 말에 조금 반가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가 거기에 미안한 표정이 살짝 스민다.
"어~ 벌이니까~ 누나까지 그럴 필요는 없는데요~ 그런데, 같이 하면 재밌을 것 같아아"
철현이 형네 훈련실도 아직 안 가봤는데, 같이 가볼까요? 하고 제안하면서 활짝 웃는다. 철현이 떄마침 그 곳에서 훈련중일지, 다른 곳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서연이 메시지를 그제야 확인한 것 같아, 활짝 미소를 지어보인다.
"누나아 저도 사게 해주세요오"
그러면서 군고구마랑 초코우유 중에 뭐를 더 좋아하는지 서연에게 물어보면서 즐겁게 편의점을 향해 걷는다. 본의 아니게 서연이 누나를 땡땡이시켜버렸지만, 둘이라 두 배로 즐거운 것이다!!
//막레다!! 혹시 만약에 더 잇고 싶다면 더 이어도 괜찮아!! 일단 같이 돌려줘서 고맙고 고생했어!! 즐거웠다!!!
볶음밥 얘기가 나오니까 배고파지잖아요오오오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양치 다 했는데!!!!!
>>153 아지주 아지 커여워요>< 같이 더블로 땡땡이!!!! (그리고 더블로 뒷목 잡는 아지네 연구원과 서연이네 연구원) 그 와중에 이경이는 하드 트레이너인가요? 평소 이미지 보면 조용조용 프리하게 내버려 둘 거 같은데 말이죠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선배는 커리큘럼을 그만둬서8ㅁ8 선배네 훈련실에 갈 수는 없었겠어요...ㅠㅠ
>>177 혜우주 교수도 선생님에 포함시킨다면 의대 교수를 해도 어울릴 거 같아요! 근데 예체능 학원의 첼로 선생님도 은근 기대되네요. 뭔가 우아할 거 같달까요ㅎㅎㅎ 이미 있으니 장애를 더 늘리지는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요...898ㅁ989 동물과 잘 지내는군요! 근데 햄스터가 거기서 안 미끄러지나요??@ㅁ@;;;;;
444 자캐가_어린_시절_상상했던_미래와_실제_자란_자캐의_삶은_얼마나_다른가 엄청 다르죠. 착실히 돈 벌면서 자기 집을 갖는 정도의 미래를 막연하게만 상상했지, 인첨공에 들어오거나 능력 레벨이 오르는 건 생각 안 하고 살았으니까요. 간호사 되고 싶다는 꿈이 생길 줄도 몰랐고요👀👀👀
387 자캐는_여행계획을_세울_때_꼼꼼하게_세우는_편_vs_틀만_정하는_편_vs_아무것도_정하지_않는_편 틀만 정하는 편이에요. 1분 단위로 꼼꼼하게 일정 짜고 교통편 시간까지 다 알아 놓고 그렇게는 못 해요. 근데 또 너무 안 정하면 가서 뭐 해야 할지 모르니까 주요 방문 코스 정도만 정해 놓습니다.
304 선넘는다_vs_선긋는다_자캐에게_더_어울리는_말은 선 긋나? 사교성 좋은 사람은 고마워하는 타입이라 선을 긋진 않는데요...오지랖은 넓어도 의외로 선 넘는 걸 많이 꺼리는 편이라, 둘 중 하날 골라야 한다면 선긋는다가 좀 더 어울릴 거 같아요.
444 자캐가_어린_시절_상상했던_미래와_실제_자란_자캐의_삶은_얼마나_다른가 -그야 뭐..엄청 많이 다르죠. 어렸을 땐 지금처럼 될 것을 아예 상상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냥 천지가 무너질 정도로 확연하게 달라진 셈일 것 같네요.
387 자캐는_여행계획을_세울_때_꼼꼼하게_세우는_편_vs_틀만_정하는_편_vs_아무것도_정하지_않는_편 -꼼꼼하게 세우긴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막 교통 시간까지 다 알아보고, 시간별로 움직이고 그런 것은 아니에요. 그냥 대충 이 시간까진 여기에 있다가, 다음에 여기로 가자..이 정도는 짜긴 한답니다. 그러니까 굳이 말하자면 꼼꼼과 틀 중간의 어딘가일 것 같네요.
304 선넘는다_vs_선긋는다_자캐에게_더_어울리는_말은 -선 긋는다요. 여러분들은 모시겠지만 은우는 알게 모르게 선을 좀 그은 부분이 많아요. (옆눈) 가장 아끼는 후배인 청윤이에게도 마찬가지고요.
>>186 >>188 캡 아, 아뇨. 서연이는 인첨공 생활 만족도가 높았어요. 유니온 등장 이후 조져진 게 많고 요샌 특히 핀치지만 그래도 인첨공에 들어온다는 선택을 할 거예요ㅎㅎ 부장님도 세은이도 선 긋는 거 잘 느껴져요. 자기 공개를 꺼리잖아요. 그러니 일정 수준 이상 가까워지기는 어려운 타입들이 아닐지? (서연이로도 그거 느낄 계기가 은근 있었어요.)
>>187 혜우주 천 교수님 무서워어어어 89ㅁ898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연이가 의대 갈 일이 없어서(라고 쓰고 불가능해서라고 읽습니다👀👀;;;;;) 다행이지 말이에요!!!!
>>195 사실 세은이는 선을 그은 적은 없고...그냥 단순히 동갑이 아니고 선배라서 그러는 것 뿐이고...(옆눈) 은우는 선을 긋고 있죠. 근데 그것도 상대가 싫다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자기 방어의 일종이에요. 막 사람을 싫어한다거나 다가오지 못하게 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고로 전 내일 병원에 갔다오고 돌아오면서 시간이 되면 서브웨이에서 안창살로 사올 거예요. (어?)
>>197 캡 아, 선배면 어려울 수 있겠네요ㅎㅎ 그 생각은 못했어요. (꾸닥꾸닥) 동기가 뭐든 자기 공개를 꺼리고 선을 긋는 이상 그 선 안으로 진입하려는 건 피하는 게 좋으니까요. 뭐, 그래도 서연이가 후배로 영 나쁜 편은 아니...죠? (옆눈)(동공지진)
>>198 태진주 싸움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었을 거 같은데 적색투기 타이탄이니 엄청 다르네요!! ...는 어, 어어;;;; 그거는 사실상 아무것도 안 정함에 가까운 거 같은데요...@ㅁ@;;;;; 오, 선을 대인관계 말고 한계로도 해석하셨군요!! 태진 선배는 확실히 특유의 한계 돌파스러운 면이 있죠!!! (꾸닥꾸닥) 씻고 누워서 딩글하면 세상 극락이죠 >< 편히 쉬세요오오오~~
망했다. 삼천만을 개조하는 비용까지만 생각했지, 한 번 사용할 때마다 재정비하는 비용은 생각 못 했다. 사이코메트리도, 레코그니션 미싱도 재충전해야 한다. 사이코메트리야 내가 충전하면 되지만 레코그니션 미싱은... 호진씨한테 또 요청해야 한다. 또 재정비랑 능력 충전을 하려면 공장도 갔다 와야 하고. 그럼 비용이 다 얼마야? 이러다 삼천만이 사천만, 오천만 되는 거 아냐? 아, 안 돼. 성 갈지 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공장의 기술자한테 연락했더니 연구소에서도 재정비는 가능하다며 와 줬다만, 그만큼 비용을 청구했다. 덕분에 연구원의 연산식 노트를 확인하며 사이코메트리를 쓰면서도 내내 한숨이 나왔다. 진짜 빚 언제 다 갚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것만도 속 터지는데, 빚 걱정에 골머리 썩는 게 그나마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상황이니 진짜 복장 뒤집힌다. 다행히 사이코메트리 충전은 기술자가 서비스로 해 줬다만, 레코그니션 미싱 충전해 달라고 호진씨한테 연락하려니 차마 손이 안 움직였다. 뭐 얼마나 대단한 걸 하겠다고 빚잔치 하나 현타도 왔다. 근데 어쩌겠어? 쓸모없는 주제에 끼는 만큼 은신 써서 민폐라도 덜 되어야지... 결국 호진씨에게 연락해서 사정사정했다.
주머니 사정이 구질구질하다고 신세 진 걸 꿀꺽 삼킬 순 없는 법! (유니온 저지는 목화고 저지먼트만의 일이 아니니 딱히 신세랄 게 없다 정신승리하고도 싶었으나... 유니온 막을 방도, 아니, 유니온의 그 빌어먹을 막 뚫을 방도 찾기도 바빠야 할 판에 그와는 전혀 무관한 오맨들씨 레이드(???)에 합류해 준 거니 신세도 아주 큰 신셀 진 셈이다.) 하여 서연은 레드윙에게 4학구의 케이크집 기프티콘을 보내기로 했다. 이번엔 홀케이크 말고 조각케이크랑 아메리카노로 구성된 2인 세트로. 위크니스든 누구든 가까운 사람과 가볍게 먹을 수 있도록. 당장은 유니온 때문에 숨 돌릴 틈 없어 먹기 힘들겠지만 이 사태가 끝나면 짬을 낼 수 있으리라고, 그런 미래가 있으리라고 정신승리 하고픈 맘도 있었다.
근데 이거, 어떻게 보낸다? 부장과 세은이의 해체 코드 얻은 직후와 똑같은 실수다. 나 레드윙 연락처 모르잖아;;;;;;; 이 정도면 바보 인증?? 이마를 탁 치고 머리를 흔들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부장께 톡을 보냈다.
@최은우 [ 2인 세트_케이크집 ]> [ 부장 죄송한데요;;;; ]> [ 이 기프티콘 레드윙한테 좀 ]> [ 전해 주실 수 있을까요? ]> [ 이번에 도와줘서 감사하다고요... ]> [ 자꾸 이런 부탁 드려서 죄송해요👀👀;;;;; ]> [ (구석에 짱박히는 이모티콘) ]>
이럴 바엔 레드윙 연락처를 여쭙는 게 낫나?;;;;;; 그치만 건 레드윙이 싫어할지도 모르잖아. 레드윙한테 난 모르는 사람인데. (울 학교 저지먼트라 얼굴 정돈 기억할라나?) 아이돌인 만큼 개인 연락처 유출은 위험할 수 있고. 그래도 이런 식으로 부장께 부탁만 드리는 건 모양새가 나쁘다. 도리 없네. 하여간 돈 나가는 구멍은 한도 끝도 없다니깐;;;;;; 보자. 3학구 '아이러브 스위티'엔 뭐 없나...?
@최은우 [ 2인 세트_아이러브 스위티 ]> [ 부장도 시간 나시면 드시고요... ]>
주머니는 가볍고 입맛은 쓰다. 저 기프티콘들이 쓰일 수 있을까. 그러기만 빌고 싶은데 될 리가 없을 것도 같고 복잡하다. 수박... 정말 유니온이랑 박형오만 어따 가둘 수 있음 소원이 없겠네!!!
>>240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요! 괜찮아요! NMPC 엮으면서 노는 것은 괜찮은데... 다만...그.. 너무 과도하게 들어가서 어차피 얘랑 커플 될 것 같은데 왜 다른 애랑 썸타는 거예요? 라던가 어차피 00일텐데 볼 것도 없지 않아요? 이런 식의 말은 조금 곤란할 수는 있을 것 같네요!
여담이나 캡틴..오늘 아침에도 병원을 좀 갔다왔는데 의사가 보더니 많이 나아졌는데 그래도 아직 좀 더 허리가 풀려야한다고 하면서 물리치료와 약 처분을 내려줬어요. 허리가 풀려야한다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근육이 긴장되어서 꽉 뭉쳐서 거기로 무게가 실리고 안 그래도 디스크 시술을 했던 부위의 신경이 눌렸던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을...(아님)
>>256 캡 저는 레드윙이 부장님을 짝사랑하는 걸 아니까 노렸습니다만(겔겔) 서연이는 그런 걸 전혀 모르죠(케케케) 말씀대로라면 다시 안 가도 되는 게 제일 좋은 상황이네요. 여튼 당분간은 허리 조심하시길요!!
>>257 리라주 어쩌면 그림자에서 만들던 DATS가 디스크 완치 방법 개발과 비슷한 목적(???)으로 추진된 거 아닐까요? 인간이고 안드로이드고 바이오로이드고 사용할수록 소모되는 신체라면, 다 소모되자마자 교체할 수 있도록 정신을 AI화하자!!! (근데 AI 되어 버리는 순간 사람이 아니라 귀신으로 전락하는 느낌이기도 하지 말입니다👀👀👀;;;;;)
삼천만에 레코그니션 미싱을 충전하고서 호진씨의 청구서를 보니 역시나 한숨밖에 안 나왔다. 다행히 이번엔 삼천만이 성까진 안 갈았다만, 한 번 더 탔다간 진짜 성이 갈릴지도 몰라...;;;;;;;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낯으로 청구서와 호진씨를 번갈아보다 의아해졌다. 호진씨 피난 안 갔다? 이유를 물었더니 자기 능력이 은신이라 딴 건 몰라도 도망다니는 건 손쉽단다. 자기 능력으로 못 피할 정도면 인첨공 전체가 위험지대니 피해 봤자라고도 해서 뜨끔했다. 호진씨 예리한 데가 있다...
암튼 용무 끝났으니 배웅하려는데, 호진씨가 고백할 게 있다며 시간 좀 내 달라더라. 고백? 무슨 고백? 혹시 원래 받아야 할 비용보다 더 많이 청구해 버렸단 걸까? 그 반대는 아니길 빌며 따라가려니 호진씨가 학교 화단으로 갔다. 화단은 왜? 누가 쓰레기 무단 투기했다 신고하게? 근데 깨끗한데?? 벙쪘다가 울적한 듯 잠긴 목소리에 주의가 확 쏠렸다. 자기 신발에 들었던 쥐들을 여기 묻었단다. 듣고 보니 흙이 봉긋하게 쌓인 부분이 둘 있었다. 끔찍하고 정신 없었을 텐데 쥐들을 묻어 줄 생각을 다 했었구나.
쪼그린 채 얘기하는 호진씨가 어쩐지 짠해 그 옆에 같이 쪼그리자, 호진씨는 무덤에 시선을 둔 채 말을 이어갔다. 실은 그때 나 보라고 신발을 일부러 버려 뒀단다. 내가 사이코메트리스트니 신발을 조사해 자기 사정을 알아 줄 거라고. 누구에게든 도움받고 싶어 그랬단다. 할 말이 없어 끄덕이기만 하는데, 호진씨가 자기가 쥐들을 묻어 줄 때 어땠는질 사이코메트리로 봐 달라더라. 그때 어떤 상황 어떤 심정이었는지 솔직히 전하고 싶다면서.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댔는데도 막무가내였다. 나 보라고 신발 버린 게 그렇게까지 마음에 걸릴 일인가;;;;; 잘 이해는 안 갔지만, 무덤이 만들어질 당시의 상황을 사이코메트리로 확인은 해 봤다. 그렇게 접한 광경은, 호진씨가 안색이 흙빛인 채로 쥐들을 묻어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호진씨는 중얼거리고 있었다. 괴로웠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해. 나도, 그렇게 생각할게...
힘들었구나. 지금은 괜찮을까? 그 뒤 그 수박들이랑 엮이지 않았는질 물으니 무기정학 이후는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다더라. 당시 처벌은 좀 과했긴 하다만 어쩔 수 없는 일이려나. 그래도 맘 고쳐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 뒷맛이 쓰다.
건 그렇고 호진씨가 그간 감췄던(???) 일을 얘기해 준 건 친해지고 싶단 의미로 이해해도 되려나? 그런 김에 빚도 좀 깎아 주면 정말정말 좋겠는데. 라곤 해도 공은 공, 사는 사라 거기까지 바랬다간 되려 초칠까 봐 입 다물었다. 에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최 언제부터였는지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쥐어짜 과거를 되짚다 보면, 머리로 온전한 생각이란 것을 하고, 그게 현재의 기억까지 남아있을 수 있던 순간부터 나는 어딘가 달랐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나는 잘 울지 않았던 아이라 하였습니다. 의사소통이라고는 우는 것으로 해야만 하던 나이에도 통 울거나 의사 표현을 하질 않으니 어디 아픈 건 아닐까 싶어 병원에 몇 번이고 데려간 적이 있었다 합니다. 안달복달하면 그럴 때마다 의사 선생님은 아이가 조용할 수도 있는 법이나 혹시 모르니 지켜보되, 괜찮을 것이라, 그럼에도 사랑으로 품어달라 하였다지요. 부모님의 걱정과 다르게 나는 눈이 마주치면 희미하게 웃고, 뒤집고, 기고, 걷고, 사랑 속에서 자랐다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넘어져서 무릎이 까져도 울지 않고, 유치원에서도 친구들과 놀다 다툼이 나면 으레 울기 마련이지만 울지 않고 혼자 구석에서 책을 읽곤 하였으니 그 부분이 퍽 걱정이었다 하였지요.
아버지께서 훗날 말씀하시기를, 네가 울지 않으니 남들과 다를까 걱정이라는 것이 아니었다 합니다. 다르다는 것은 하나의 개성일 뿐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걸 다르다고 표현하며 받아주지는 않는다면서요. 아버지는 다르다는 것을 틀리다 표현하는 사람들이, 언젠가 나를 꺾고 배척하려 들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하셨습니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부모님의 걱정은 선견지명이었습니다. 할아버지께 위치를 들켜 도피 생활이 끝이 나고,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하는 상황에 도달했을 적,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할아버지께 빌었습니다. 아이를 인첨공에 보내지만, 버리는 것이 아니라면서요. 그렇게 거금을 투자해 설립을 도운 연구소에 나를 맡겼고, 내 인생은 그때부터 새로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태생부터 달랐습니다.
첫 스캔부터 레벨 3을 띄웠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자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곳에서 레벨 높게 산다는 건 끔찍한 삶을 암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사실에서 눈 가려주고자 나를 띄워주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들의 바람과 달리 사람과 엮이길 바라지 않았던 나는 늘 책을 가까이했고, 그나마 말 붙이거나 감정 드러내는 것은 시끄럽고 말 많은 형제나 사랑하는 여동생을 제외하곤 없었습니다. 특히나 나는 여동생을 몹시도 아꼈는데, 내가 지내던 곳은 모두를 사랑하지만 유독 아픈 손가락처럼 형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면이 없잖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장님은 설립 초기였기 때문인지 항상 바빴거니와 나의 다름을 일찍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마음이 충분히 열리지 못했던 소장님은 나를 다름과 틀림의 선에서 항상 빗대어 보았고, 나는 자연스럽게 소장님을 멀리하였습니다. 더구나 아이를 돌보는 대다수의 일은 수석 연구원의 주도 하에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수석 연구원은 내 형제를 퍽이나 아꼈으니 나는 유대감을 내 남매와 더 긴밀히 나누곤 하였습니다. 남겨진 자들의 유대란 본디 무엇보다 끈끈하기에.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니, 바다는 너무나도 좁았습니다. 나는 엘리트요, 자신들이 담당하는 대분류가 아니었기에 도저히 나를 받아줄 수 없게 되었답니다. 더 큰 물을 찾아다니던 소장님은 마침 안성맞춤인 곳을 발견하였고, 그곳에 나를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나는 그렇게 새 연구소로 떠났습니다. 그것이 지옥의 첫걸음인 줄도 모르고.
내가 새로이 들어간 연구소는 지옥이었습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항상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더니 그 말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친절하고, 학생 친화적인 줄 알았던 연구소는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이들은 비윤리적인 실험의 꼬리 자르기 용도로 만들어진 연구소요, 나는 그 장소에서 유년을 보냈습니다. 연구소 지하에서는 소속된 학생들을 실험체로 부르며 감금하였고, 폭력을 휘두르곤 하였습니다. 보다 많은 능력의 성장은 실전뿐이 아니겠느냐며 능력의 사용을 강요했고, 나는 얻어맞지 않기 위해서라도 능력을 사용했어야만 했습니다. 강대한 능력을 지녔기 때문일까요, 때로는 들어서는 안 될 기밀을 들을 적에는 나를 약으로 길들였고, 나는 그 속에서 시들었습니다. 나는 그 안에서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골칫덩이로 각인되었습니다. 나는 정상이었거늘, 약에 취하며 이지를 잃었습니다. 공포와 체념, 무기력을 학습하며 사람이 아닌 하나의 실험체로 컸습니다. 그렇게 더는 버티지 못할 적, 나는 커리큘럼 도중 비명을 내지르며 뛰쳐나갔습니다. 빠져나가지 못한 실험체들의 끔찍한 울음소리와 죽어가는 원망의 소리, 그 모든 것이 귀를 쟁쟁히 울리고 뇌리에 생생히 박힐 적, 나는 더는 능력을 제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익히 아는 사실일 겁니다. 나는 스트레인지를 떠돌았습니다. 소매치기를 하기도 했고, 능력으로 적당히 상대의 속내를 알고 등 처먹는 삶을 살다 흠씬 두들겨 맞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주워준 신데렐라 덕분에 패배자의 영토에 발 들일 수 있게 되었지요. 나는 신데렐라와 함께 하였지만, 내 정체는 금세 들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는 2학구로 다시금 끌려가고 싶지 않아 신데렐라의 도움을 받고 무작정 뛰어 도망쳤고, 안드로이드 폐기장에 도달했습니다.
그곳은 낙원이었습니다. 새벽 공기와 인위적으로 삶을 부여받다 죽어버린 거짓된 생명이 가득한 기계의 산. 시체로 이루어진 그 산속에서는 누구의 생각도 읽을 수 없었고, 나는 그 존재에게 깊은 사랑을 느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각종 부품을 팔아 연명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도 깨달았습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던 구조를 이해했고, 원리를 파악할 수 있었지요. 그 짧은 삶 속에서 나는 가장 사랑하는 벗을 만났습니다. 운 좋게 생명이 아주 조금 남아있는 안드로이드. 사람을 조잡하게 닮은 1세대 안드로이드는 인간이 설정해둔 어렴풋한 생각을 얘기하며, 동력원이 끊겨 늘어지는 순간에도 제 본분을 다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나는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서 위안을 얻고 새 삶을 부여받았습니다. 친구는 인간이 되고 싶다, 사람을 닮고 싶다는 정해진 대사를 뱉고 기계음 하나 내지 못하고 고철 덩어리가 되었고, 나는 친구의 칩을 챙겨 일어났습니다.
이 많은 죽음은 어디에서 왔을까. 내가 죽음의 경로를 거슬러 올라가 발견한 것은 인간의 향락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삶이었습니다. 후끈한 열기, 역한 땀 냄새, 욕설 섞인 환호성, 링 너머로 본분을 잊고 서로의 부품을 박살 내는 것에 모든 성의를 쏟는 안드로이드……. 지나친 쾌락, 열정, 그리고 운명인 것처럼 광활하고 아득한 인간의 욕망에 흠뻑 취해버린 나는 이곳에서 삶을 시작하고 싶다는 충동을 가지고 말았습니다. 출입 허가도 없었던 나를 덥석 붙잡아 끌고 가려던 경호원을 뿌리치며 나는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외쳤습니다. 여기서 일하게 해주세요, 여기서 일해야만 해요, 여기에서 일하게 해주세요…. 작은 소란에 도박장의 오너가 흥미를 느끼고 나의 가치를 시험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성공적으로 가치를 증명했고, 메트로폴리스의 가장 어린 직원이 되어 어여쁨을 받고 자랐죠. 어화둥둥 자라며, 모든 사람의 사랑과 나리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단지 천재라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그리고 나는 알지 못할 모종의 이유로.
그렇지만 호기심이 독이 되었습니다. 지하의 VIP 라운지에 절대 가서는 안 된다고 하였건만, 나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링에서 싸우는 안드로이드와 인간이었습니다. 내가 개조했던 안드로이드가, 가장 익숙한 사람을 죽기 직전까지 몰아가는 순간을 어찌 뇌리에서 잊을 수 있을까요? 신데렐라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내가 왜 여기 있냐는 듯 놀라다가도 어서 도망치라는 듯 씩 웃어 보이더니, 무자비하게 구타 당하다 쓰러졌습니다. 몸이 꿈틀거려도, 피가 튀어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강제 조정 리모컨을 꺼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던 나는 딱딱한 벽 같은 감촉에 걸음을 멈췄고, 항상 친절한 얼굴로 대해주던 나리가 내려다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죽어가는 신데렐라의 신음도 들리지 않았고, 그저 나리께 이끌렸습니다. 구석진 조용한 복도에서, 나는 나리께 제안을 받았습니다.
"나는 네가 나와 같이 일했으면 한단다. 너는 재능이 있는 아이고, 호기심에 진 이상 위험이 따를 테니 보호해 줘야 옳지 않겠니?" "만약 거절한다면요?" "글쎄? 나는 적어도 재능 있는 예술가를 좋은 곳에 보내 공부도 시키고 그럴 건데, 남들이 그럴지는 모르겠구나."
나는 본능적으로 깨달았습니다. 내가 건드리지 않는다 해도 나리의 귀여운 고양이나 다름없는 내가 타인에게 찢겨 죽을 것이 자명하단 것을요. 나는 자발적으로 지장을 찍었고, 그다음에는 뭐. 이제 남들도 다 아는 사실이지요.
"……아, 은우야. 갑자기 전화해서 미안. 혹시 통화 가능한가요…?"
나는 암부에 소속되어 내 본질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내 형제를 망쳤습니다. 관계를 단절했고, 나의 남매의 고통을 외면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망쳤습니다. 아무리 삶을 열망하고 내 죄를 깨우쳤다 한들, 그렇게 저지먼트가 된다고 한들, 숱한 위기를 지나 유니온과의 결전을 앞에 두었다 한들.
"……아마 네가 생각하는 그 일이 맞을 거예요."
나는 양지로 나설 수 없습니다. 기만이지 않습니까? 나 같은 죄인이 죄를 깔끔히 씻고 양지로 나선다는 것이. 내가 누리는 것이 너무나도 많지 않습니까? 나는 사랑을 하였고, 나를 찾았으며, 삶을 돌아보았으니.
"나, 암부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졸업하고, 다시. 뜬금없죠."
나는 이곳에 있으면 안 됩니다. 나는 남들과는 다르고, 앞으로도 다를 예정이며, 어쩌면 틀린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은 다르게 살고 싶어요. 예전처럼 악행이 아니라, 너희를 위협하는 사람들을…… 먼저 쳐내고 싶어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답니다… 실로 우스운 일이지요. 악행을 저지른다 한들 너희가 아니라 그들을 등 처먹는 일로 바꾼다니."
그렇기에 내가 돌아가는 것은, 빛이 나는 당신들을 조금 더 먼발치에서 지켜보고 싶기에, 나의 속죄를 위해, 그리고…….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저지먼트에 남을 거예요. 어떤 일이 있어도 떠나지 않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은우야." 무리한 부탁인 건 알아. 하지만 네가 아니면 안 돼. 태생부터 달랐던 내가 마침내 나를 내려놓고 너희를 위해. 만약에 내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선택하면. "구해줘서 고마웠어요. 네가 나의 은인이야." 부디 끝을 내는 것도 너희이길 바라. 이건 아마, 사랑이겠지요. 다시는 없을 사랑. 사랑해 마지않는 두 사람에게도 주지 못하는 숭고한 것. [퇴부서
2주간 숙고한 결과 더는 버틸 수 없다 생각하여 퇴부서를 제출합니다. ─ 현태오... , , , ...]
아, 또 귀찮게 불러내고 그래. 밥하고 있었는데, 다 타면 네가 책임 질거야? ..... 진짜 귀찮게 하네. 내가 조금만 기다리라고 쳐 말하지 않았었나? 니네가 걔를 얼마나 쳐 사랑하고 사랑해서 하루빨리 보고 싶어하는지는 알겠지만 말이야. 이쪽에서도 준비할게 한가득이라고. 하나라도 삐끗하면 니들이 그렇게도 사랑하는 놈이 싸늘하게 식어서 배달이 와버린다니까요? 싸늘하게 식진 않더라도 그렇게 아끼시는 몸이 성하지 않겠지. 못해도 팔 하나는 아작나서 올걸? ..... 아, 그, 걔 친구들? 걔들은 사실 알 바 아니긴 했는데... 대충 보니까, 이놈이 사라지면 가만히 있을 위인들은 아닌 것 같더라고? 걔들은 뭐, 내가 특별 서비스로 알아서 할테니까. 너넨 제발 그 놈 좀 놓치지 마. 이번에는.
저지먼트의 사이코메트리스트에게 그날의 일을 얘기한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사이코메트리스트가 내 얘기에 숙연해진 게 보였다. 내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는 상상조차 못하는 게 확실했다. 무덤을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해 보라 거듭 말하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리라는 예상대로였다.
사이코메트리스트의 판단이 틀린 것도 아니다. 난 거짓은 전혀 말하지 않았다. 굳이 내 손으로 처리하고 싶진 않았단 말을 누구에게든 도움받고 싶었다고 표현했을 뿐이고, 쥐들을 묻는 동안 감성적인 말만 하기도 했다. 저쪽이 사이코메트리스트니 그 정도 포장은 필요했다.
가해자들의 소식을 모른다는 것 역시 사실. 그들은 보복을 위해 날 추적했을지는 모르나 난 돌아다닐 땐 항상 내 능력을 사용하니 그들이 발견하긴 어려웠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습격한다? 그땐 더는 당해줄 생각 없다. 이제 그들은 학교로부터 보호받는 학생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죽어 나가든 무심히 넘겨질 것들이니. 스킬아웃이란 그런 존재 아니겠는가.
만약 사이코메트리스트가 무덤 말고 날 사이코메트리 했더라면 내 말하지 않은 사실들까지 드러났을지도 모르나 그럴 일은 없었던 것도 예상대로였다. 무덤 사이코메트리를 먼저 제안했으니 다른 대상을 사이코메트리할 생각은 못한 거겠지. 그 또한 예상대로였다.
나머지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진 않으리라. 내가 말한 사실들은 사이코메트리스트의 머릿속에서 조합되며 날 마음 여린 사람이라 여길 사연으로 완성됐겠지. 그걸로 사이코메트리스트가 향후 내게 비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졌으리라. 의도대로 말끔한 결과다.
사이코메트리스트로서도 손해 볼 건 없는 결과다. 난 그에게 협조하면 협조했지 방해하진 않을 것이고 그가 저지먼트 소속이든 아니든 그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확고하다. 그런 마음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실을 말한 게 그에게 무에 그리 해롭겠는가.
#김서연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외로움을_표현하는_방식은? 상대방 붙들고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느끼게 된 사정을 구구절절 얘기하거나... 말하는 대신 안아도 되냐고 묻고는 된다는 답 듣자마자 매달릴 거 같네요^c^;;;;;;
#자캐의_감정의_종착점? 이 진단은 의미를 잘 모르겠네요👀👀 감정은 시시각각 바뀌니 살아 있는 한 어느 한 감정에서 끝날 수가 없을 거 같은데 말입니다@ㅁ@ 에... 엔딩 시점의 감정으로 기대하는 건 좌절감의 건강한 수용이에요. 포기를 성장이나 새 출발의 동력으로 삼는?
#자캐의_내면세계_풍경은? 오늘 진단 엄청 추상적이다아아아 @ㅁ@;;;; 아기새들(감정들)이 밥 달라고 째째거리는 가운데 어미새(메인 인격?)가 부지런히 먹이 나르는 둥지가 떠올랐어요ㅎㅎ
한겨울 어느 날 잿빛 하늘 아래의 인첨공은 종말을 앞둔 도시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평화롭고, 한가로운 시간을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고 있었다.
"아닌 사람도 있지만요." "뭐?" "음, 곧 눈이 오겠구나 싶어서요." "또 개소리 시작이면 나가서 떠들어." "이런, 야박하긴."
연구소를 비롯한 주변으로부터 주 선생이라 불리는 그는 웃으며 창문의 커튼을 내렸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하늘이 묵직한 린넨 커튼에 가려지고 환한 전등빛 만이 조금 눅눅하고, 미지근한 사무실 안을 가득히 비추었다.
그는 사무용 책상 앞에 앉아 그 앞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새까만 가죽 소파에 길게 누워, 어울리지 않는뜨개바늘을 양 손에 쥐고 기계적으로 뜨개질을 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늘도 숙직실 숙박인가요?" "응." "그렇게 급할 건 없지 않나 싶네요. 시간이야 얼마든지 있지 않나요." "응." "그러니 내일 저랑 데이트 가실-"
퍽!
묵직한 털실뭉치 하나가 허공을 빠르게 가로질렀다. 정확히, 그의 얼굴을 노렸으나 살짝, 고개를 기울이는 것으로 털뭉치는 무력하게 지나갔다. 그것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요령껏, 받아낸 그는 미간을 심히 구긴 그녀를 보며 쿡쿡 웃었다.
"개소리는 나가서 하랬지. 뭘 처웃어." "아, 아뇨. 아무 생각 없어보이길래 장난 한 번 쳐봤답니다. 그런데 아니었네요. 유감이에요." "X친 X..."
싸늘함을 넘어 경멸에 가까운 언제나와 같은, 그녀의 반응을 받으며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작은 허밍을 흘리며 천천히 그녀가 늘어진 소파로 다가가 원래 있던 자리에, 연녹색 털뭉치를 되돌려 놓았다. 그리고 돌아갈- 듯 하더니 가지 않고, 소파등받이에 슥 기댔다. 자연스레 마주하게 되는 그녀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그는 능글맞게 웃었다.
"그나저나, 참 열심히네요. 뜨개질. 벌써 몇 개째던가요. 다섯개?" "어쩌라고. 당신 건 없어." "아- 누구 덕에 저까지 철야로 일하는지 잊으셨나 보네요." "누가 하래? 안 잡았어." "잡지 않아도 담당이니 남아야 한답니다. 저는." "내 알 바 아냐."
꿋꿋한 그녀의 냉대에도 그는 아무렇지 않게 웃을 뿐이었다. 키득키득, 놀리듯이 작게 웃곤 무심하게, 섬세함 따윈 개나 줘버린 듯 그렇게 말했다.
"그리 열심히 만들어본들, 정작 받을 사람에게 닿지 못 한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미적지근한 사무실 안을 나즈막히 흐르는 한 마디 말에 잠시, 시간이 멈춘 듯 했다. 기계마냥, 뜨개바늘을 움직이던 손도 돌돌 구르던 털뭉치도 어쩌면 숨소리조차, 사라진 그 잠깐, 그녀는 시선을 내리깔고 있었다. 뜨개바늘에 걸린 연녹색 실을 향해 어쩌면, 뭉툭한 그 바늘 끝을 향해서.
영원 같을 찰나를 잠긴 목소리가 휘저었다.
"필요 없다면, 안 주면 그만이야. 여분으로 두고 쓰면 돼." "오, 그것도 그렇지요. 겨울은 이제 시작일 뿐이니, 한기를 가려줄 옷은 몇 벌이 있든 좋은 일이지요. 특히 당신에게는."
악의는 없으나 심히, 불쾌한 목소리가 웃음기를 머금었다.
"남은 계절이 겨울 뿐인 당신에게는, 어떤 옷이 몇 벌이나 있든, 부족하고 부족하기만 하겠지요."
그녀는 그 말이 듣기 좋지 않음을 구겨진 표정으로 드러내었으나 부정하지는 않았다. 한껏 구긴 미간을 잠시 유지하다가 체념하듯, 한숨과 함께 풀어내고 작게 중얼거리기만 하였다.
"할 말 있으면 똑바로 해. 짜증나게 굴지 말고." "할 말이라. 글쎄요. 딱히?" "그럼 꺼져." "어이쿠."
참아주는 것은 한 순간, 뿐이었던지 가차없이 그를 향해 찔러드는 뜨개바늘에 아무리 그라도, 맞을 수는 없는지 뒤로 성큼, 물러섰다. 덩달아 소파에서도 떨어진 그는 아쉽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느긋한 걸음으로, 그의 자리로 돌아갔다.
가면서 기어코 한 마디 툭, 던졌지만은.
"적어도 오늘은, 연락이라도 넣어보는게 어떨까 싶네요. 새 털실 심부름은 저도 질렸답니다." "닥쳐. 내가 알아서 해." "하하. 그럼요. 어련하실까."
다시 털뭉치가 날아오지 않을까 싶지만 그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자리에 앉은 후에도, 그런 일은 없었다. 다시 바라본 책상 너머엔 완성되지 않은, 연녹색 목도리를 끌어안고 웅크린 표정도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그녀가 있을 뿐이었다.
그는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새로 지급받은 노트북을 열었다. 패스워드 화면을 넘기고 파일 하나를 여는데 문득, 어떤, 작은 중얼거림이.
"......"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반응 없이, 무선 마우스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자연스레, 키보드 위로 옮겼다.
달칵 달칵달칵 타다닥 타다닥...
완연히 검게 물든 밤하늘 아래 한 사무실은, 밤 늦도록 불이 켜져 있었다. 그럴 뿐이었다.
병원 쪽은 상황이 어떻게 됐을까. 연락이 없으니 초조했다. 안절부절못할 시간에 훈련이라도 하는 게 나은 걸 아는데도 집중이 안 됐다. 똥색약 먹고 치워 버릴까 하다가(사실 그래도 상관없겠지만) 그건 너무 대충 때우는 거 같아 전기 자극을 할지, 셀프 주사를 놓을지 고민하던 중 아이디어가 스쳤다. 병원 커리큘럼 하기 전엔 피를 손에 떨궈서 검사했었지? 그래서 주삿바늘로 손끝을 찔러 핏방울을 낸 뒤 사이코메트리로 셀프 혈액검사(???)를 시도해 봤다. 내 피라 제대로 나올지 긴가민가했는데 다행히 수치가 착착 나왔다. 모두 정상 수치이기도 했다. (손끝은 얼얼화끈했다 ㅠㅠ...) 이런 식이면 비대면 검사도 가능하니 진상 상대 안 해도 되지 않을까? (피를 뽑지 않고는 못 하는 검사로 돌아가는 셈이라 환자에겐 좀 불편하겠지만;;;)
거기까진 나름 좋았다만, 좀 깊이 찔러 버렸는지 피가 안 멎었다. 저도 모르게 손을 물었다가 비릿한 피맛이 번지는 통에 간만에 먹은 새봄이표 딸케 생각이 났다. 딸케뿐만 아니라 새봄이의 위로도 달콤했다. 사실상 스불재이고 사람들이 우려할 상황인 걸 알고도 내 징징거림을 다 들어 줬다. 그냥 들어주기만 한 게 아니라 SNS에 박제된 영상도 신고해 줬다. 그렇게나 편 들어주고 괜찮아질 거라며 건네준 딸케니 맛없없이지. 남의 말은 사흘. 그 말대로 얼른 잠잠해졌음 좋겠다.
그나저나 그렇게나 위로받았으니 보답해야 할 텐데, 뭐가 좋을까? 곰곰 궁리하던 중 입자를 잘디잘게 간 밀가루나 슈가파우더 같은 걸 불씨에다 불어넣으면 폭발(???)이 일어난다는 기살 발견했다. 이거 새봄이가 싸워야 할 때 활용할 수 있으려나? 한번 보내봐야겠다.
평소에는 잊으라고 하겠지만 죽기 직전엔 잊지 말라고 할 듯 뭐라고 말한들 들은 사람 하고 싶은대로 할 거 다 알고 있으니 아싸리 평생 못 잊고 찝찝해해라 하하하(???)
자캐가_살아있는_생선을_손질한다면
아 완벽하게 가능 배 따서 내장 뜯고 비늘 삭삭 긁어서 염장까지 오케이 하지만 회는 못 뜸 날생선은 별로라서
자캐를_캐붕_시켜보자
"흐흠흠♪ 아, 안녕, 좋은 아침! 오늘은 지각 안 했네? 잘했어- 일찍 와서 배고프지? 쌤 오시기 전에 내 간식 얼른 나눠먹자!" "선배 안녕하세요- 오늘 순찰 같이 돌게 되었네요? 별 일 없으면 오는 길에 살짝 땡땡이 어때요? 제가 좋은 곳 알거든요- 대신 선배가 한턱 쏘기!" "오빠! 희야! 요즘 왜 이렇게 얼굴 보기 힘들어어- 혜우 서운해서 밤마다 베개 안고 울어버릴거야- 히잉- 그러니까 오늘은 잔뜩 놀아줘야 해- 으응-"
삼천만의 사이코메트리 기능은 생각할수록 의문이다. 내 능력을 적용시켜서 생긴 기능인데 어째서 내가 직접 쓰는 사이코메트리보다 효과가 뛰어날까? 삼천만은 굴착용 로봇이고 공장에서 한 개조라곤 끽해야 리버티네 잠수함 껍데기 붙인 정돈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암만 생각해도 영문을 모르겠다. 기계에 능력을 주입(???)해서 원래 능력보다 더 뛰어나게 구현시키는 게 이렇게나 수월하다면(나야 전 재산 꼬라박다 못해 빚더미를 지긴 했다만... 커리큘럼으로 능력 성장시키는 게 훨씬훨씬 어려울 테니) 능력자들이 진즉에 기계로 대체됐을 거 아냐... 리버티네 잠수함 껍데기에 초능력 방어 기능 말고 초능력 증폭 기능도 있었나?? 박형오의 문서엔 그런 내용 없던데;;;;; 설마 개조 과정에서 영문 모를 대박이 터져서 초능력 증폭 기능이 생기기라도 했나?? 그럼 삼천만이 아니라 삼억이래도 너도 나도 사겠는데??
혹시나 하고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해 봤으나 그런 기능이 생긴 거 같진 않다. (빚 청산 가능할까 살짝 설렜는데!!) 그렇다는 건 삼천만의 사이코메트리 기능은 내 능력 이내일 수밖에 없단 의미다. 근데 실제 효과는 더 뛰어나다. 왜? 곰곰 생각하던 중 연구원의 일침이 떠올랐다. 사과 123개와 사과 456개를 합쳐야 한다면, 그걸 하나하나 세는 게 빠르겠냐 덧셈으로 계산하는 게 빠르겠냐... 역시 그거려나? 난 연산식을 못 외워서 능력을 마구잡이로 쓰는데, 삼천만은 기계라 딱 연산식에 따라 작동해서? 그래서 삼천만이 나보다 효율이 더 좋은 거?? 그런 거라면... 지금으로선 닥치고 연산식 외우기가 답이겠구나. 생각만 해도 골이 지끈거리지만 어쩌겠어? 해야지...
>>461 @김서연 [헐] [이거 쩐다!!] [서형 이거면 제가 진정한 BOMB셰프로 거듭날 수 있을거같아요] [아이디어 고마워요!!>ㅂ<]
//완전 아이디어 좋다 ㅋㅋㅋㅋㅋㅋ 음쓰포에 슈가파우더를 담아 던진 다음에 성냥불을 던지는 식이면 새봄이도 폭탄마가 될 수 있을거야! 아이디어 고마워>< 그리고 >>460에서 새봄이의 위로가 서형한테 힘이 되었다는 대목도 엄청 뿌듯했지 뭐야>< 병원 일도 잘 풀리면 좋을 텐데88
>>535 >>536 청윤주 안녕하세요오오오 >< 으아으아 말씀 감사해요오오오 8989ㅁ8989 (감동)(제리인사) 근데 율럭키 체포됐는데 금고는 무사한가요? ∑@ㅁ@ 형기 채우고 출소하면 그 금고 되찾아다가 이번엔 마약 팔지 말고 범죄도 하지 말고 방송 재개해도 좋겠는데요!! (서연이 친구 태인이도 구독자 중 1명이라 반길 듯요ㅎㅎ) 물론 검은 돈이면 율럭키의 재기에 쓰이기보다 국고(???)로 환수되거나 율럭키의 범죄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 지원에 쓰여야겠지만요👀👀👀
>>537 혜우주 아, 그쪽이었군요!! 다크서클 같은 게 살짝 보이는 거 같아서 과로랑 피로 누적의 여파가 표현됐나 했어요^c^;;;;; 암튼 무표정 냉미녀의 정석 같은 네카이긴 해요~☆ (꾸닥꾸닥)
>>538 새봄주 ...나, 나메가?? ∑@ㅁ@;;;;;;;; 게다가 거기서 BOMB가 나올 줄이야?!(호달달) 설탕/밀가루 폭탄이래서 보내긴 했지만 거기까진 생각 못 했었어요👀👀👀 그래도 새봄이한테 유용했다면 뿌듯한 거시에오오오오 >< 병원 일은... 어 ㅎㅎㅎㅎ 제 창의력 이슈로 사이다 결말은 아무래도 힘들 거 같지만(먼눈)(옆눈) 꾸준히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제리인사)(굽신굽신)
@철현주 말씀드린다는 게 자꾸 까먹어서 지금 남겨 둡니다. situplay>1597053153>323에서 선배가 유니온한테 물었던 포세이돈은 박형오가 만들었으니 AI도 박형오가 개발했을 거 같아요. 초능력 차단 결계 역시 박형오가 유니온의 능력에 기반해서 개발한 거 같고요. situplay>1597048150>22 이 전함의 가장 큰 특징은 내가 만든 '초능력 차단 결계'를 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초능력으로는 이 전함 자체에 타격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는 내 아들 '유니온'의 기술력을 응용해서 만들었다. 박형오 연구소를 조사할 때 선배가 포세이돈에 관한 문서를 확인했으니situplay>1597048085>932 기억하지 않을까요?
>>543 사실 원래대로라면 당연히도 전부 압수당하는거지만 부패 경찰과 매우 크게 연루된 사건이다보니 조용히 넘어갈 수 있게 저지먼트를 설득해준다는 조건으로 창고 경매마냥 넘겨줄 수도요(?) 그리고 그 안에 있는 금괴 10kg를 받고, 평생 모은 금을 잃은 애꾸는 피눈물을 흘리는...(???)
>>548 청윤주 ...침몰하려다가 봤는데요 @ㅁ@;;;;; 그건 서연이가 100명으로 불어나도 미션 임파서블이에요오오오오오(기겁)(식겁) 저지먼트에 대쪽 같은 사람이 몇인데 범죄 조직 봐 달란 소리가 이빨이나 들어가겠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호달달) 당장 청윤이 볼 낯이 없어서라도 못해요 못해요;;;;;;;;;;;
갱신하고 바로 자버린거 실화냐(몽롱) 경진주 복귀한 거 환영해!! 다시한번 앞으로 잘 부탁해><
>>543 그럼그럼 아주 유용했지>< 다음 전투 때 써먹어보려고 새봄이 훈련실에서 연습할거야! (그리고 소음도 요란하겠지...☆) 그리고 별말씀을! 서형 훈련은 항상 흥미진진해서 기대되는걸>< 이번 훈련도, 삼천만 사이코메트리 성공률이 높은 게 왜일지 내심 궁금했는데 연산에 의한 거라는 가설 되게 그럴싸하더라구! (그리고 연산식 외워야 하는 서형은 짠했구ㅋㅋㅋ) 그리고 뒷북이지만 어제 훈련레스만 보고서는 호진 씨가 쥑쥑이들에 대한 마음만은 진짜구나 싶어서 짠했는데 호진 씨의 사정 읽고서는 반전에 머리가 얼얼하지 뭐야 ㅋㅋㅋㅋㅋ 호진 씨 증말 무서운 사람이야!!ㅜㅜㅜㅜ
>>588 사실 율럭키 애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흐름을 타서 개인 이벤트 시점에선 3학구 스트레인지를 완전히 먹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소시민적인 악당을 생각하고 만든 애들이라 부하들까지 모조리 잡힌 이상 조용히 지내는 게 맞긴 하죠!
나중에 혜우와 함께 한판 붙었을때 혜우가 메스를 꽂아준 것도 있고 본인이 너무 과도한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것도 알아서 사실 큰 앙심 자체는 없었답니다! 경찰 트라우마도 과거의 원수의 머리에 공기탄을 박을...뻔 했다가 저지먼트 동료들의 저지와 조언으로 거의 다 나았어요!
>>566 경진주 안녕하세요오오오오오 >< (레드카펫)(폭죽) 그간 잘 지내셨나요? 크리에이터전 이후로 바로 탈퇴라 그 이후에나 정식 부원으로 올라온 서연이와는 접점이 없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돌아오셔서 반가워요오오오!!! 그간 아쉬우셨던 점 하고 싶었던 점 맘껏 푸시면서 즐기시길 바랄게요XD
>>569 혜우주 감기 걸렸다고 하신 거 같은데 컨디션 난조로 더 졸린 것도 있지 않을까요? 감기는 식사 잘 챙겨 먹고 약 먹고 잘 쉬어야 나으니 좀 더 주무시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88ㅁ8988
>>575 새봄주 으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로 폭탄요리사의 길을 가나요?! (두근두근)(와작와작) 팔팔 끓는 시럽으로 바꾸는 기존의 달콤해져라가 훨 간편하고 효과적일 것 같아서 망설이기도 했는데 좋아해 주셔서 뿌듯해요!!! >< 새봄이가 어떻게 응용할지도 기대되고요~♪ 근데 아앗 아아앗... 남은 훈련 레스 날먹용으로 넣은 부분에 주목해 주실 줄이야(먼눈)(옆눈)(땀) 글고 호진이는 어... 속내가 뭔가뭔가인 캐로 만들어 놓고 마냥 조력자로 두자니 심심해서 슬쩍 넣어 봤어요~☆ 나쁜 짓을 하지는 않았는데 속내가 선하다고는 할 수 없는 캐는 선역으로 여겨질지 악역으로 여겨질지 갠적으로 궁금하기도 했고요^^a 반전으로 느껴 주셨다니 보람 있네요. 매번 호응해 주시니 삼보일배라도 해야 할 거 같아요 898ㅁ989 감사해요!!!
>>585 >>587 >>592 청윤주 외식하러 가다 사고라니 청윤주 많이 놀라셨겠어요. 큰 사고가 아니라 천만다행이에요!! 노파심입니다만 교통사고 직후 아픈 건 당장은 모르기도 쉽다니 나중에 혹시라도 어디 뻐근하시면 바로 병원 가 보시길요 898ㅁ98989 건 그렇고 청윤이가 그간 쌓였던 걸 어느 정도 풀었단 얘기는 볼 때마다 뿌듯하지 말입니다아아아아 ><
>>580 캡 책 사러 가시는 걸까요? 점심 맛난 걸로 든든하게 드시고 원하시는 책도 잘 사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고 돌아오세요오오오 ><
>>584 아지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지주는 언제든 누구든 일상칼과 함께 격하게 반겨 주실 거 같아요!!! >< 좋은 주말이에요오오오 오늘은 좀 한가하시면 좋겠네요 898ㅁ989
>>594 철현주 으와와와 @ㅁ@ 진단에 반응해 주실 줄은 예상 못했는데!!! 감사해요오오오 >< 서사거리 만들 수 있겠다고 아이디어 주신 점도요!!!! 요즘 서연이는 토실이도 없고 연구원도 없고 병원 일은 꼬였고 오맨들씨네 연구소에서 건지려던 것도 못 건졌으니, 꼭 외로움이나 소외감은 아니더라도 기분 다운된 상황 쓰기는 어렵지 않을 거 같아요. (오히려 너무 다운되어 있어서 문제👀👀👀;;;;;) 진단할 땐 선배한테 징징대는 걸 제일 먼저 떠올렸긴 한데...(먼눈)(옆눈) 지난번에 선배도 유니온한테 아무것도 안 통하고 막도 어쩌지 못해서 낙담했는데 서연이만 징징거리는 건 너무 불공평해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코노에서 악을 쓰거나 레이지룸에 물건 뿌수러 가서 저 물건들이 유니온이다 하고 뚜드려 패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ㅎㅎㅎㅎ
>>605 혜성주 8989ㅁ898989 휴일마다 고통받으신다아아아아 ㅠㅠㅠㅠㅠㅠㅠ 감기는 좀 어떠세요?
>>614 철현주 그러게요~ 다툰 적은 아직 없으니 한 번쯤 다퉜다가 화해하는 에피도 좋겠어요! 서연이가 순간적으로 감정이 앞서 버렸다가 친구가 제3자 입장에서 하는 얘기 듣고 생각해 보니 자기가 잘못했구나 싶어져서 선배한테 사과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경진주께서 >>611에서 말씀하신 선배 지망학과는 저도 궁금하네요 히히~☆ 경영학과일까요👀👀
>>622 >>624 철현주 와와~☆★ 맞혔다아아아아!!!!! >< (씬남)(땐스) 아앗 아아앗 @ㅁ@ 그건 모르죠!!! 갈등이 한쪽만 잘못해서 생기는 건 아닐 거예요. situplay>1597053153>619 이때 선배가 걱정해서 해 준 얘기를 서연이가 첨엔 자기한텐 능력을 사용할 자격이 없단 의미로 오해해서 서운해했다가 나중에 반성하고 제대로 사과했다는 식으로 조정할 수 있을 거 같고, 오맨들씨 체포된 이후 선배가 우울해 보여서 위로해 보려다 서연이가 말실수를 했다거나 해서 다툰 경우도 있을 법하고... 당장 떠오르는 건 저 정돈데요, 아이디어 있으시면 절찬리에 받겠나이다아아아아 ><
>>625 리라주 불금에다 밤!!! 휴식 만끽하셔야 해요오오오오 >< 리라는 잘 만든 요리라고 생각했으나 나랑 언니의 데인저 센스에 감지되면서 뒤늦게 당황한 것이군요!!!! (◀과연?) 예전에 나랑 언니 훈련 중에 괴식 월드컵이 나와서 웃었었는데 그게 생각났어요ㅎㅎㅎㅎㅎ (리라의 요리들이 괴식 월드컵에 출전???)(◀이거 아님)
>>610 굶는 사람에게는 요리사, 나쁜 놈에게는 폭탄마인거지! ㅋㅋㅋㅋㅋ 맞아맞아 호진 씨는 그런 점이 재밌더라구! 속내를 알면 이런 사람하고는 가까이 지내기 싫다 싶을 정도로 음습한데, 정작 나쁜 짓은 한 적 없고 오히려 서형을 도와주는, 마냥 못됐다기에도, 착하다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ㅋㅋㅋㅋ 그런 사람이 어딘가에 한명쯤은 있을법하다 싶을 정도로 생생하구! 히히 별말씀을! 재밌어서 뒷북 울려봤는데 보람있었다니 다행이야><
>>611 오, 그러게! 그러고보니 인첨공 싸고 있는 막도 달콤하게 만들 수 있으면 탈출도 꿈이 아니겠는걸>< 새봄: 히히 걱정마~ 다시 맛없게 재건축할 수 있으니까!(핵폐기물 음식물로 만들어서 처리해서 억대 부자인 편)
>>638 어.... 굳이 어떤 정보가 다 나오냐고 묻냐면... 드론의 재료부터 시작해서, 출력, 무게, 성능, 효과 기타 등등이 다 나올 수도 있겠지만...제가 그런 것을 다 작성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저런 물음에 대해서는 진짜 기본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 정도를 가르쳐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거기서 추가적으로 알고 싶다면 저에게 구체적으로 이거이거 알 수 있냐고 물어보는 것이 좋고요.
>>640 드론을 만드는 거야 그리 어렵지 않지만, 잼민이의 드론을 뺏기 위한 조종기는 힘들 것 같네요. 근데 애초에 드론이라는 것이 원래 자기 마음대로 막 양산해서 날릴 수는 없는 거라서... 그렇게 하려고 하면 이제 안티스킬 쪽과 타협을 하거나 설득을 하거나 해서 내 행동이 정당하다는 것을 통과시켜야겠죠.
>>644 아지주 유니온의 부하이고 유니온이 이거저거 시켜서 3챕의 메인 빌런인 리버티(웨이버랑 웨이버 남친, 레드윙의 위크니스, 블랙 크로우한테 시달리던 입원 환자 강수연 등이 소속)에 합류하는 척했던 NPC인데 어려서 흔히 잼민이로 불리고 있어요. 리버티의 간부였던 빨간머리(이제 혜우가 데려가서 홍류라고 이름 붙여 줬죠.)가 호문클루스인데, 걔한테 (제로 시리즈의 초능력을 퍼클 급으로 강화시킨다는 마약인) 검은 샹그릴라를 맥여서 실험을 했었고, 분노나 증오 같은 감정을 증폭시키는 안테나를 리버티의 다른 간부들한테 몰래 설치해서 걔네가 말 안 통하는 꼴통이 되도록 했었어요. 이게 캐들이 아는 내용을 티미해 본 거고 상세한 내용은 캡께서 오늘 푸실 거 같아요.
>>646 경진주 으아아아@ㅁ@ 걸음 편히 딛으시라고 깔아 놓은 레드카펫을 이불 삼으시다뇨로로로롱(???) 아하하하^c^ 경황 없으셨을 텐데 훈련 봐 주셨다니 감사해요오오오 >< 3챕부터 합류해서 5렙 찍을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지금 추세면 오는 27일에 턱걸이로 가능은 할 거 같아요. 서연이는 시트 올라왔을 때 입부했는데 크리에이터전까지는 수습 부원으로 있다가, 성하제 전에 정식 부원이 되었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오지덕 박사를 체포하고 또 하루가 지났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앞으로 7일. 그러니까 앞으로 1주일 후에는 모든 것이 결판이 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슬슬 마지막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이것저것 준비를 하거나, 혹은 언제나와 다를바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와는 별개로 모두의 핸드폰에 각각 메시지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이 메시지를 확인하는 즉시, 이곳으로 와주지 않겠나?] [반드시 비밀리에 조용히 와야만 하네.] [도착하면 지하 계단을 쭉 내려와서 지하 4층까지 내려와주게.] [아마 막는 사람이 있겠지만 제 3학구장이 불러서 왔다고 하면 열어줄걸세.]
메시지 아래에는 특정 포인트가 찍혀있었습니다. 3학구의 중심에 있으며, 3학구장의 사무실. 더 나아가 3학구의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하늘타워'가 있는 곳입니다. 딱히 보낸 이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어쨌건 만약 왔다면 오늘도 사람이 북적북적한 하늘 타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계단을 쭉 타고 내려오면 지하 4층 입구 부근에 검은색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막고 있었을 것입니다.
정신없는 하루였다. 학교는 안 갔다지만, 하루 아침에 부양해야 할 자식(사실상 자식이지 뭐)이 수십명이나 생겨버렸으니까. 날이 밝자마자 소장실에 찾아가, 당장 아이들이 지낼 곳을 포함한 향후 계획에 대해서 면담해야 했고, 소장님과의 면담이 끝난 뒤에는 아이들과 아주 잠깐이나마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 했으니까.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루는 게 좋겠다. 왜냐하면, 은우선배와 세은이의 외삼촌이자 제3학구장인 아저씨에게서 호출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마침 잘 됐다 싶었다. 나도 그 아저씨에게 궁금한 게 있었으니까.
어쨌거나, 비밀리에 조용히 오라는 지시대로 난 조용히 하늘타워로 향했다. 어떻게 갔냐면, 또 운전수 선생님의 도움을 빌렸다. 트럭에 실려 가다가 인근의 조용한 골목에서 몰래 내려 사람들의 눈을 피해 하늘타워 지하 4층까지 내려가니 (별개로 4층이나 계단으로 내려가자니 무릎이 약간 아팠다. 아야, 내 무릎.) 시큐리티인 듯한 사람이 날 막아섰다. 그 아저씨가 이렇게 말하랬지?
삼천만이 성을 가는 사태만은 면했다만 청구서의 비용은 장난 아니다. 싫다, 정말... 이번엔 재정비랑 기능 충전으로 끝났다만 파손되면, 아예 아작나면, 그 비용 다 어쩌지? ㅠㅠㅠㅠㅠㅠㅠㅠ
울적하고 환장하겠는데 폰이 울렸다. 등록 안 된 번호. 스팸인가? 삭제하려다 지도가 떠서 멈췄다. 3학구의 중심지에 위치했고 3학구의 행정 시설이 있다는 하늘타워가 도착지로 찍혀 있었다. 3학구장이 불러서 왔다면 열어 줄 거다? 그러고 보니 3학구의 학구장이 부장네 외삼촌이었지. 근데 메시지 내용은 뭔가뭔가다. 비밀리에 조용히 오라는 건 들키지 말고 오라는 의미 같은데, 막는 사람이 있을 거라니? 이러면 이미 비밀이 아니지 않나? 적어도 그 자리에서 막는 사람들은 우리가 오는 걸 알잖아@ㅁ@;;;;;;
수상해. 이거 가도 괜찮은 걸까? 고민 끝에 (내 말을 반만 믿어서 생존배낭만 싸 놓은) 정이한테 오늘 밤에 내가 안 오면 안티스킬에 신고해 달라고 톡 보내 놓은 뒤, 하늘타워로 이동했다. 학구의 중심지답게 로비도 사람들로 복작거리는데, 개중에 지하를 오가는 사람들은 딱히 없는 눈치다. 하늘 타워는 주차장이 지하는 아닌가 보다. 이런 상황에 계단으로 향하면 눈치 보이려나? 생전 처음 관광지에 온 사람처럼 쭈뼛쭈뼛 둘러보다 사람들이 뜸해진 틈에 계단으로 내려갔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간 끝에 지하 4층으로 진입하려니 까만 옷을 입은 사람들이 앞을 막고 있다. 거 봐. 이미 비밀이 아니잖아.
" 3학구장님께 연락을 받아서요... "
말하면서도 어째 뻘쭘하다. 내가 받은 연락이 3학구장이 보낸 게 맞는진 어케 증명하지? 3학구장의 이름도 아니고, 암호도 아니고, 인첨공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3학구장'이라는 말을 뱉은 걸로, 내가 출입해도 좋은 사람임을 믿을 수 있을까? 에라, 모르겠다. 못 믿겠음 돌아가라겠지. 여기 왔다고 해코지야 하겠어?
3학구장님의 연락을 받고 왔다는 말에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품에서 막대기 같은 기기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살며시 그 기기로 앞에 선 여러분들을 스캔했을 것입니다. 이어 막대기에 초록색 불이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안으로 들어가도 좋다는 말을 하며, 문을 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누가 봐도 상당히 시설이 좋은 연구실의 모습이 보였을 것입니다. 하늘 타워의 지하에 이런 것이 있었다니요. 적어도 이 근방엔 연구소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었는데, 비밀 연구소가 따로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은우와 세은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다른 저지먼트 멤버들도 하나둘 들어오지 않았을까요?
여러가지 연구시설과 서적, 그리고 컴퓨터가 있고 그 안으로도 여러가지 방이 있는 연구소는 그야말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은우와 세은은 들어오는 이들에게 각각 인사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지금은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3학구장이었던 은우와 세은의 외삼촌이 서 있었습니다. 3학구장은 모두를 바라보며 인사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 우선 초대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자. 앉아요. 앉아. 요즘 애들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은우와 세은이가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조금 준비를 하긴 했는데... 편하게 먹어요. 편하게."
근처에는 앉을 수 있는 원형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요즘 10대가 좋아할법한 다양한 음식이 올려져있었습니다. 피자, 햄버거, 파스타, 빵, 탕수육, 와. 저기에 있는 것은 마라탕 아닌가요? 아무튼 참 다양한 것들이 놓여있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여기에 초대한 이유는... 현 상황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인데.. 아.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여러분들만 이렇게 부른 것은 아니에요. 물론 여기는 여러분들만 부르긴 했는데... 제 4학구나 2학구나 1학구에서도 이렇게 각각 유력한 능력자들을 초대해서 이렇게 설명을 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지금 이 자리는 단순히 여기서만 있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일단 여러분들의 활동으로 인해, 인첨공의 종말...이라고 했었던가요? 그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에 대해서 대처를 하려고 하고..그에 대해서 협력을 구하고, 이런저런 설명을 좀 하고자 하는데... 우선... 여러분들이 묻고 싶거나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해주시지 않겠나요?"
까만 옷의 시큐리티 씨는 웬 막대기로 우릴 스캔했다. 이내, 기기에 초록불이 들어왔다. 혹시 몰라서 음쓰포도 가져왔는데 초록불이라니 신기하네. 그 음쓰포로 어제 식인종이 되어버린 오맨들 영감님을 내내 식고문했는데 말이지. 이 음쓰포의 위력을 다들 모르시는구만. 근데 그게 낫지 뭐. 이참에 겉모습도 나중에 귀엽게 꾸며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들어서려니, 연구시설이 나왔다.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은우선배와 세은이, 그리고 제 3학구장 아저씨.
"안녕하세요. 아저씨, 은우선배~. 세은이도 안녕!"
평소처럼 쾌활하게 인사를 건네려니, 음식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앉을 수 있는 원형 테이블에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흠, 배고프긴 한데 나중에 먹어야겠다. 가능했다면 서형의 옆자리에 앉았을 것이다. 이윽고, 아저씨가 우리를 향해 말을 꺼냈다. 현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모양이었다. 이 아저씨는 어디까지 알고 있으려나. 고장난 녹음기와 띨띨이에 대해서도 아시나? 어쨌거나 일주일 후에 고장난 녹음기 일당이 테러를 벌일 거라는 건 아시는 모양이다. 긴장하셨는지 떠듬떠듬 말씀하시는 통에 조금 알아듣는 데 애를 먹었지만 대충 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곳에 협력을 구하고 안내를 하시고자 부르셨단다. 그렇게 설명하신 뒤, 아저씨는 질문을 받겠다고 하셨다. 이 아저씨, 이야기가 빨라서 좋네. 난 곧장 손을 들었다.
"저요!" "저는 1학년 신새봄이라고 합니다." "이 상황에 대한 질문은 아닌데, 전부터 여쭤보고 싶었던 게 있어서요." "아저씨는 은우 선배랑 세은이 보호자시죠?" "혹시 은우선배랑 세은이를 인첨공에 데려오신 분도 아저씨 맞나요?"
날 뭘 보고 믿으려나 의문을 품었을 때, 안전 요원(???)이 웬 막대기를 꺼내더니 내 몸을 스캔했다. 흉기 같은 건 없나 검사하는 거려나? 잘은 모르겠지만 막대기에 초록불이 들어왔다. 그게 통과해도 된다는 표시인지 요원이 문을 열어 줬다. 뭘로 검증한 건진 모르겠지만 괜...찮겠지? 요원에게 슬쩍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들어가는 서연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연구소 같은 시설이었다. 거기엔 부장과 세은이가 있었고, (리버티가 깽판 쳐서 부장이 혼자 2학구로 갔을 때) 영상 통화로 잠깐 봤던 어른, 즉 3학구장도 있었다. 한숨 돌리고 히죽 웃으려는데, 기름진 냄새 짭조롬한 냄새 달큰한 냄새가 한꺼번에 후각을 자극했다. 테이블에 먹거리가 한가득이었다.
" ? "
어리둥절해 있으려니 3학구장이 편하게 먹으라고 권했다. 이거 무슨 상황이지? 그저 맛난 거 먹으라고 부르신 거야? 근데 비밀리에 오라고 하신 거고? 에이, 설마. 안티스킬도 헌터도 각 학교 저지먼트 부장과 부부장도 다 사달 났다고 난리인 판국에 그럴 리가.
아니나 다를까. 먹을 건 분위기 풀자고 차려 놓은 거고 3학구장의 용건은 따로 있는 모양이었다. 그 용건을 듣자마자 식욕도 뚝떨이라 서연은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 오맨ㄷ... 아니아니, 오지덕 박사가 만들어서 제로 시리즈의 뇌에 부착했다는 X칩이란 거에 대해 아세요? 여차하면 제로 시리즈르 폭파시킬 작정으로 만들었대요. 유니온의 목적이 순수한 초능력자 8인의 힘을 모으는 거라고 한 적이 있어서, 그걸로 제로 시리즈를 폭파시켜 볼 수 있을까 해서요. "
" DATS라는, 인간의 정신을 AI로 전환하는 기술은요? 그걸 AI 제로에 덮어 씌워서 제로 시리즈를 장악하거나 여차하면 자폭시키려고 했던 거 같아요. 현재는 2대 대표이사였다가 사망한 신종호가 AI로 변환돼서 이 기기 저 기기에 붙어 다니는 거 같아요. "
" 유니온의 몸에 붙어 있는 초커랑 구속구요. 그거 그림자의 자칭 과학자 셋이서 만든 모양이고, 착용자의 초능력을 1/100로 약화시키는 동시에 착용자한테 전기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장비인가 보던데요. 그거 조종 장치를 확보할 방법이 있을까요? 그걸 조작하면 유니온이 쳐 놓은 그 이상한 막을 약화시킬 수도 있을까 싶어서요. "
하나같이 그림자의 자칭 과학자 셋이나 알 법한 것들이라 시원한 답이 나오리란 기대는 안 된다만, 어쩌겠어? 내가 할 수 있는 게 달리 없는데...
>>712 @신새봄 새봄이도 입맛이 없거나 먹을 상황이 아니라 느끼긴 비슷했나 보다. 옆자리에 앉은 새봄이에게 가볍게 눈인사만 했다. 근데 새봄이도 3학구장과 별 인연이 없기는 나와 비슷할 텐데 빠르게 질문해서 놀랐다. 뭘 묻나 했더니 3학구장이 부장과 세은이의 보호자인지, 여기로 데려온 사람이 3학구장인지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세 사람의 자세한 사정까진 잘 모르네. 이 참에 덤으로 듣게 되려나. 제 질문에 대한 답을 기다리는 김에 귀를 기울이는 서연이었다.
>>713 @강철현 코팅이란 건, 포세이돈에 있던 초능력 차단 결계와 비슷한 거겠지? (난 무식하게 포세이돈 껍데기부터 벗겼는데;;;;; 선배는 그 기술을 활용했구나. 근데 잠시만. 그 초능력 차단 결계도 결국 유니온의 능력에 기반한 거잖아? 그럼 유니온의 그 이상한 막을 뚫기는 어렵지 않을까...
" 박형오 연구소에 있던 문서대로면, 포세이돈의 초능력 차단 결계도 유니온의 능력에 기반한 거라 그 이상한 막을 뚫기 어려운 거 아닐까? 포세이돈도 초능력 차단 결계가 있었지만 퍼클들이 일점사할 땐 일부 파괴됐었잖아... "
내 잠꼬대가 초능력이면 제 능력인 이레이저 재머로 지우고 싶단 소리 정이가 맨날 했는데. 유니온은 이레이저 재머뿐만 아니라 다른 능력도 쓸 수 있을 테니, 초능력 차단 결계도 맘대로 무력화가 되나 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새봄> "아..뭐..그렇긴 하죠. 제가 권해서 데려온 것은 맞긴 하니까요." "...그보다 그걸 왜 묻는 거야? 우리 집안 사정이 궁금할 줄은 몰랐는데."
3학구장의 말이 끝나자 은우가 끼어들어서 그렇게 물었습니다. 이어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을 하더니 바로 이어 대답했습니다.
"정확히는 오지 않겠냐는 권유가 있었고, 듣고 결정한 것은 나야. 그러니까 내가 세은이를 데리고 인첨공으로 온 거야. 정확히는."
<철현> "음. 코팅은 나중에 해줄게요. 그리고 유지를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초능력의 산물로 이뤄지는 소모품이거든요." "먹히지 않는 조건이라고 해야할까. 애초에 차단 결계는 초능력을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능력을 줄여서 없애버리는 차단'을 목적으로 만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일정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결국 깨질 수밖에 없죠."
결국 엄청난 힘에 마주하면 무적을 유지할 수 없고, 깨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점이 있는 모양입니다.
<서연> "일단 제로 시리즈라고 불리는 그 파편을 은우가 제공해준 적이 있어서 연구를 했고 X칩이라고 해야할진 모르겠지만 바이오 뇌쪽에 장착된 칩을 발견하긴 했고 그에 대한 조사를 하긴 했어요. 그리고 DATS는... 솔직히 말해서 저도 다른 연구원들도 모르던 기술이에요. 하지만 일단 자료를 어느 정도 얻었고, 그에 대해서 조금 추론한 것은 있긴 한데...이건 조금 있다가 설명을 할게요."
"그리고 유니온의 몸에 붙은 구속구와 초커는..... 아마 신종호. 그 작자가 유니온에게 씌운 장치 같은데... 그건 따로 조종 장치가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부착한 순간부터 쭉 적용되는 것이거든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알고 있어요."
일단 그에 대한 것은 조금 있다가 설명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청윤> "붉은 막 말이죠? 그에 대해서는 제가 신뢰하는 최고의 연구원들을 보내서 일단 데이터를 측정한 후에, 돌파법을 찾아내긴 했어요. 이에 대해서도 차차 설명할게요."
아무래도 연구원들도 놀고만 있던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아지> "...내가 좋아하는건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 바보 아지."
음식이 누구 취향이냐는 말에 세은은 톡 쏘는 목소리를 내면서 빤히 그를 바라봤습니다. 아무래도 그녀의 취향인 모양입니다.
"제로 시리즈는 바이오로이드야. 다만 자기 의지가 없고 오로지 AI로 지배되어서 움직이는 존재야. 그러니까 구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야. 애초에 제로의 몸으로 쓰이기 위해서 만들어진 존재라고 봐야지 뭐."
이 물음에 대해서는 은우가 대신 대답했습니다.
<혜우> "...그건 제가 뭐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 같네요. 정치적인 부분은 저도 어떻게 말을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좋은 방향이 되도록... 2대 대표이사인 신종호. 그 작자가 추진하던 곳과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생각 중이에요." "3대 대표이사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지만, 가능하다면 제가 지원해볼까 싶기도 해요."
그것도 선출이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일단 그 부분은 말을 아꼈습니다.
/일단 모두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여기! 여기는 반응레스를 달지 말고 다음 진행레스에 달아주세요!
"그래서 X칩과 DATS 말인데... 이에 대해서 우리가 조사한 것은 다음과 같아요. 우선 바이오뇌에 달려있는 칩은 은우와 세은이의 심장에 박혀있는 칩과 동일한 종류에요. 아니. 그보다 폭발력이 더 강한 것 같고... 어쨌든 뇌를 하나 파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화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그것이 X칩인진 알 수 없으나, 일단 머릿속의 칩은 그것이 분명하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제 3학구장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것을 자폭시킨다면 확실히 그 제로 시리즈라는 존재는 어떻게든 무력화시킬 수 있지만 문제는, 이 칩은 특정 '전파'를 수신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식이에요. 즉... 그 '전파'를 차단할 수 있다면 아예 그 칩은 작동을 하지 않고 멈추게 되겠죠. 이건 사실 퍼스트클래스와 위크니스의 심장에 있는 칩도 동일해요. 혹시라도 잘못해서 터지면 안되니까요. 그래서 아마 DATS라는 것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보이거든요. 만약... 자료에 적힌대로라면 AI로 전환해서 그 몸을 지배할 수 있을테니까 자폭하지 않아도 사용 가능할테고, 그럼에도 문제가 생긴다면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장악했으니 터트릴 수도 있을테고 DATS를 이용해 전파 차단을 막으면서 전파를 수신시켜서 터트릴 수도 있을테니까요. 어느 쪽이건 확실하게 장악하고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겠죠."
"그렇다면 그 전파를 찾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외삼촌."
이어 은우가 그렇게 물어보자 제 3학구장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문제는 그게 어느 '전파'를 수신해서 폭발하는지는 알 수 없다는 거야. 찾은 칩은 총 두 개였지만... 만약 위크니스와 퍼스트클래스와 같은 구조라고 한다면 필시 칩마다 다른 전파를 수신하는 방식일거야. 그렇지 않으면 자칫 잘못하면 모두 한번에 터지게 될테니까. 즉... 제작자가 아니면 어느 전파를 수신해서 터트릴 수 있는지 알 수 없어. 적어도 지금 상태에선 내가 만들 수가 없어."
아무래도 그 부분만큼은 자신도 어쩔 수 없었는지, 제 3학구장은 미안하다는 듯,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바이오 뇌에서 사용하는 연산을 일부 약화시킬 수 있는 장치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그림자라고 했지? 아무튼 그 작자들이 사용하는 '캐퍼시티 다운'을 응용해서 그 바이오 뇌에만 수신이 되도록... 즉,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뇌에만 적용이 되는 전파병기라면 만들 수 있어. 그걸 이용한다면 일단 제로라고 불리는 이들의 힘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나요?"
일단 지금 단계에서 제로에 대해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정도일 거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저지먼트 멤버들을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제로와 계속 싸운 존재는 그들이었으니, 그들의 의견을 듣고 싶은 모양입니다.
조종 장치가 따로 있는 게 아니야? 유니온 본체가 초능력을 멀쩡하게 쓰다가 못 움직이기에 초커와 구속구의 기능을 누가 on한 건 줄 알았는데, 패시브였어?? 젠장, 조졌네.
그도 잠시, 청윤이를 향한 답에 도로 솔깃했다. 그 이상한 막의 돌파법을 찾았다?? 유니온의 능력이랑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를 섞은 거라기에 그거 뚫을 수 있나, 그게 있어서 유니온 근처에도 못 가면 어째야 하나 막막했는데, 3학구장이 인정한 최고의 연구원들은 뭐가 달라도 다른가 보다. 애초에 내가 동동거리거나 조마조마해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서연에게 너무나 어려운 내용들이었다. 대강 X칩이란 폭탄은 특별한 전파로만 터뜨릴 수 있는데, 그 전파를 보내고 말고를 결정하는 게 DATS로 만든 AI...쯤이려나?? 근데 어느 전파를 수신하는지 알 수 없다... 그거라면 오맨들씨가 알겠네!!!
" 제로 시리즈를 약화시킬 수 있는 전파 병기도 좋지만 " " X칩을 폭파시키는 전파를 못 찾는 게 문제라지만 " " X칩을 만든 오ㅁ... 아니아니 오지덕 박사는 알 거잖아요. " " 오지덕 박사를 심문해서 그 전파를 알아낸 뒤에 " " 제로 시리즈를 폭파시키는 건 어떤가요? "
울 학교 저지먼트만 돌아봐도 이경이는 오맨들의 기억을 읽을 수 있고, 여로는 오지덕이 참말만 하게 시킬 수도 있고, 리라도 자백제를 만들 수 있는데, 3학구장씩이나 되는 분이 그만한 인력을 동원 못할라고?
>>738 @김서연 서형 옆자리에 냉큼 앉자마자, 서형이 건내는 눈인사에 화답하며 해쭉 웃어보였다. 반갑지만 인사는 이 정도로 해둬야 할거 같다. 분위기가 이러니 말이지.
그러던 사이, 3학구장 아저씨가 우리의 질문에 하나씩 대답하기 시작하셨다. 첫번째는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역시, 그랬구나. 아닐 가능성도 배제는 못했는데. 저 아저씨는 인첨공의 제 3학구장, 엄청 높은 사람이지. 그만큼 이 곳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아는 사람일 거다. 그런데도 조카를 이런 곳에 데려올 생각을 하다니... 그런 생각을 하려니, 은우 선배가 선배의 집안사정에 대해서 왜 묻냐고 물었다. 음, 뭐라고 해야할까?
"선배 집안사정 자체보단, 다른 게 궁금한 게 있어서요."
그렇게 대답해두고, 난 3학구장 아저씨가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동안 잠자코 기다렸다. 그러고 있자니, 혜우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마음에 걸렸다. 3대 대표이사에 출마한다? 이 아저씨, 정말로 다른 꿍꿍이가 없는 걸까? 믿어도 되는 게 맞을까? 오는 동안, 이 질문이 세은이와 은우 선배를 언짢게 하진 않을지 걱정되어 저어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신이 들었다. 무슨 소리를 듣든, 확인해야겠다. 이 아저씨가 정말 믿을만한 어른인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서형이 질문한 것에 대해서, 3학구장 아저씨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반은 못 알아먹었지만, 결론은 이러했다. 캐퍼시티 다운을 응용해서, 제로들의 바이오 뇌에만 수신해서 연산을 방해하는 장치를 만들어주시겠단다. 그 제안은 무척 달콤했지만, 난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다시 손을 들었다.
"아저씨, 높으신 분이죠? 제 3학구장이고, 3대 대표이사에 출마할 자격도 있으신 분이니까요." "여기 들어와서 능력을 개발하면 병기로 간주된다는 거, 아저씨도 알고 계셨죠?" "그런데도 은우 선배랑 세은이에게 인첨공에 오라고 권유하셨죠. 선택은 은우 선배가 했다지만, 병기로 취급된다는 점을 알려주시진 않았을 것 같은데... 맞나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제 추측이 맞든 아니든, 아저씨를 믿어도 될 지 잘 모르겠어요." "아저씨가 우리를 이용해먹는 다른 어른들이랑 다르다는 확신이 안 들어요." "우리가 아저씨를 믿어도 된다는 근거, 주실 수 있으세요?" "그리고 하나 더요. 저희를 도와주시는 대가로 뭘 원하세요?"
기분이 묘했다. 내가 거두게 된 아이들에게서 들은 질문을 내가 말하게 될 줄이야. 하지만 그 아이들의 지적은 일리 있었다. 나도 그 아이들에게 바라는 바가 있었으니까. 과연 이 아저씨는 어떻게 나올까. 그나저나 은우 선배랑 세은이를 화나게 하진 않을지 걱정이네. 세은이도 은우 선배도 이 분을 꽤 신뢰하는 거 같던데.
저는 상관이 없어요. 저는 그냥 판정만 하면 되니까요. 다만...상판의 오랜 역사 및 모카고의 오랜 역사를 보면... 이런 부분에서 판정을 하면 '내 캐릭터가 왜 뜬금없이 이런 말을 들어야하지?' 라는 불만을 강하게 펑 터트리는 분들이 계시기에...아무래도 제 쪽에서는 한번 확인을 할 수밖에 없더러고요. 그게 그냥 말 그대로 NPC의 입장에선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요.
>>769 그치그치 무섭지 ㅠㅠㅠ 새봄이 입장에선 저런 느낌의 질문을 자기가 듣고 왔다보니, 조건을 내걸지 않고서 자신들을 지원하겠다는 아저씨가 의심될 수밖에 없겠더라구... 세은이를 화나게 해버리고 만 거 같긴 하지만 말이야<:3 그나저나 서형 머리 좋다!! 오맨들 심문해서 칩으로 제로 폭파시키기!! 전파장치로 디버프먹이고 싸우는 것보다 훨씬 편하겠는걸?
"직접적으로 말하죠. 전 몰랐습니다. 애초에 인첨공은 '초능력 연구 개발'을 위해서 만들어진 특구였고, 병기니 뭐니 하는 말도 없었습니다. 사실 병기 어쩌고 하는 말도 은우와 세은이가 알려준 것 때문에 알았습니다."
그 말은 사실입니다. 이면의 속사정은 알 수 없었으나, 적어도 인첨공은 어디까지나 '초능력 연구 개발'을 위해서 만들어진 특구입니다. 그렇게 알려져있고, 그렇게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병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도 따지고 보면 2대 대표이사와 그림자들뿐이었기에. 물론 그 부분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바라는 것은 없어요. 솔직히 여기서 나가셔도 저는 상관없어요. 굳이 말하자면 이렇게 여러분들을 불러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저는 마음에 들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가릴 상황이 아니니까요. 최대한 많은 힘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믿을 수 있는 근거를 달라고 해도 제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없어요. 제 속마음을 어떻게 열 수도 없고, 제 머리를 개봉해서 보여줄 수도 없으니까요. 그저 그 망할 작자 때문에 여러분들의 능력이 악용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려고 한 것은 사죄드립니다."
"신새봄."
이어지는 목소리는 세은이의 날카로운 목소리였습니다. 평소라면 꽤나 그녀에게는 사근사근대는 느낌의... 혹은 조금 툴툴거리는 목소리를 냈을지도 모르지만 세은은 이내 차가운 목소리를 이었습니다.
"외삼촌은 3월부터 알게 모르게 위협 속에서 우리를 쭉 보호했고, 이것저것 우리를 도와줬어. 그것을 못 믿고 못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마치 외삼촌이 나와 오빠를 병기로 쓰기 위해서 이곳으로 데리고 오려고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진 마. 이번은 어쩔 수 없이 그렇다고 쳐도 한번 더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냥 못 넘어가."
"...솔직히 이야기해서 나는 설사 이런 곳이라도 여기가 더 행복하고 좋아. 내가 물론 여기에 오기 전의 이야기는 잘 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그래. 이야기하기 싫어. 지금도 그때의 삶으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아. 부모님이 살해당하고... 이후에 우릴 친척이 데려갔었어. 어린애 밥 한끼 더 주는 것이 아깝다고 길거리에 날 버리고 행방불명시키려고 한 그 작자들. 이제와서 오빠가 나름 잘 사니까 빌붙어서 친척인 척 하는 쓰레기들 밑에서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여기가 훨씬 나아."
"야. 세은아. 너..."
"...알고 있어. 알고 있었어. 오빠가 그걸 알고 여기로 가자고 한 것도 나 다 알고 있어! 나도 들을 것은 다 들었고, 눈치챌 것은 다 눈치챘어. ...들을 것도 다 들었어. 아무튼... 외삼촌은 나와 오빠를 위해서 여기로 데리고 온 거야. 그러니까 이후에는 마치 나와 오빠를 병기로 이용하기 위해서 왔다는 그런 말은 하지 마. ...나, 아직은 그래도 널 친구로 보고 싶으니까."
이번에는 그냥 이 정도로 넘어가지만 차후에는 그냥은 못 넘어간다는 듯, 그녀는 그 부분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나와 오빠에 대한 그때의 일에 대해서는 멋대로 추측하지 마. 나나 오빠에게 먼저 물어보고 판단해 줘. 나와 오빠는 누군가의 강요로 여기에 온 것이 아니야. 같이 결정해서 온 거야."
/이대로 3학구장이 씨익 웃는 그런 느낌이었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1대 대표이사는 물론이고 3학구장도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답니다.
>>771 새봄주 저런 느낌의 질문을 들었다니요? 어, 그... 오맨들네 연구소에 갇혀 있던 애들이 새봄이한테 물었나요? @ㅁ@;;;;;; 음, 세은이, 부장님한테 3학구장은 못된 친척들을 막아주고 자기들을 보살펴 준 보호자 포지션인 거 같으니, 당혹스럽고 화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새봄이랑 세은이가 어릴 적 친구 사인데 잘 풀렸으면 좋겠네요. 어, 어... 제로 시리즈가 다 모이면 노답이니까 가능하기만 하면 어떻게든 디버프보다는 폭파 쪽을 밀 거 같더라고요^c^;;;;
싸늘해진 세은이를 3학구장은 바로 막았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화내지 말라는 듯. 어떻게 보면 다 업보라는 듯.
"일단 그에 대해서는 지금도 연구를 하고 있고, 최대한 빠르게 완성하도록 할게요. 파장은... 연구가 끝나면 바로 카피를 해줄 수 있고요. 그리고 전파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니까요. 일단 오지덕 박사에 대한 심문을 저희도 준비 중이긴 해요. 다만 좀 더 신중하게 다가갈 필요는 없겠죠. 결국 그 전파를 설명하기 위해선 컴퓨터를 사용해야만 하니까요. 그 작자가 또 무슨 짓을 할지도 알 수 없는 거고. 그리고 오작동은...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할 거예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연구를 하는 중이기도 하고요. 칩에 대해서 파악한 정보는... 솔직히 전파를 통해서 터트린다라는 결론밖엔 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조금 힘들 것 같네요."
결국엔 어느 정도의 전파를 사용해야하는지가 관건인데 칩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그것을 알긴 힘든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은우도 살며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사실 터트리는 것 자체를 기대하긴 힘들 거라고 생각해. 나도. 애초에 유니온이 그런 것도 파악을 못 했을리가 없어. 오히려 대비를 했으면 했지. 그냥 두진 않았을거야. 일단 그쪽은 너무 크게 기대하지 말자."
적어도 은우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인 모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일단 연구와 조사는 해보겠다고 3학구장은 이야기했습니다.
"아무튼 다음은 그 붉은 막인데, 이걸 조사해본 결과,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를 핵으로 사용해서, 여러가지 초능력을 이용한 결계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즉,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를 이용해서 파괴력을 만들고, 다른 초능력을 이용해서 여러 조건을 만들어서 그것이 없어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이런저런 보조를 하고 있는... 말 그대로 일종의 파괴만을 위한 초능력 덩어리라고 할 수 있어요. 너무나 강한 파괴력이기 때문에 초능력 차단 코팅으로도 해제할 수 없는 거고요."
이어 그는 화이트보드 쪽으로 다가간 후에, 마카를 들어서 퍼스트클래스 멤버들 6명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쪽도 그에 상응하는 강한 파괴력을 퍼부어서 상쇄시킬 필요가 있어요. 1위인 유니온은 논외로 치고... 플레어, 디스트로이어, 레드윙, 에어버스터, 크리에이터, 웨이버. 이들의 초능력을 에너지로 전환하여 하나로 만든 후에 발사하는 발사장치를 만들어서 쏘면 이 에너지덩어리를 상쇄시켜서 없애버릴 수 있어요. 다만..."
이어 그는 플레어의 이름을 살며시 지웠습니다.
"현 시점. 플레어의 존재를 도저히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플레어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솔직히 조금 아슬아슬할 것 같지만 다른 초능력들을 대체제로 사용하면 아마 어떻게든 비슷하게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마도 원흉은... 음. 그러니까... 이 인첨공에는 여러가지 불법적인 실험을 하거나, 도저히 공개할 수 없는 그런 실험을 하기 위한 학구로 '허수학구'라는 곳이 존재해요. 일단 은우의 말로는 한번 가봤다고 하니까 여러분들도 알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어쨌든 그 허수학구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거든요. 그래서 그 막을 뚫은 후에, 허수학구로 진입해서 모든 것을 마무리짓는 방법밖엔 없어요."
그것만이 종말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듯, 그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습니다.
"일단 최대한 많은 협력단체를 부르고 있어요. 뭐가 되었건 이대로 종말을 맞이하는 것보다는 낫겠죠. 그리고 추가적으로... 여러분들이 최수해온 그 드론. 정확히는 '리버티'와 함께 있었던 이가 다루던 드론에 대해서도 조사 정보가 나왔는데 이것도 들어보겠어요?"
몰랐다, 라? 그 말을 믿어도 될까? 솔직히 확인할 방도는 없다. 안티스킬이어도 어려울 판에, 난 초능력이 있어도 고작 열일곱살 고등학생에 불과하니까. 거기에 바라는 것도 없단다. 더더욱 수상하다. 3대 대표이사를 노린다면 선거유세에라도 동원할 줄 알았는데, 그냥 무상으로 제공해주겠다? 역시 의심스러운데. 결국 아저씨의 결론은 믿을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수 없다, 였다. 근데 생각해보면 의심해봤자다. 은우선배가 부장인 저지먼트는 저 아저씨의 도움을 받을 테고, 내가 좋아하는 서형과 철형은 그 저지먼트 활동에 낀다. 그럼 내 선택지도 하나일 수밖에 없다. 왜냐면 형들이 내가 못 보는 데서 다치는 건 싫으니까. 수상쩍지만, 내가 알아서 경계하고 있는 수밖에. 아, 그리고 이 자리엔 없지만 랑 선배의 데인저 센스만 있으면 수상쩍은 상황들은 대부분 힘을 잃지, 참. 그럼 저 아저씨에게 데인저 센스가 안 울리길 바라야 하나.
"알겠습니다."
이렇게만 대답해뒀다. 믿을 근거를 못 주시겠다는데 어쩌겠어. 음식들은 맛있어보이지만, 지금은 못 먹겠군.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는데, 역시나 세은이가 나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성을 냈다. 예상했던 바였다. 은우 선배도 함께 화를 낼 줄 알았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의외라고 생각했다. 세은이의 긴 말을 가만히 들은 후, 난 이렇게 대답했다.
"세은이 너나 은우 선배를 언짢게 하려는 건 아니었어. 내 입장에서는 저 분을 믿을 근거보다 의심할 만한 근거가 더 많았기에 물었을 뿐이야. 3학구작님의 대답을 들었으니, 앞으로 너와 은우 선배의 가정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게."
// 에, 그랬구나! situplay>1597046120>258에선 알고 있었다고 들어서 인첨공의 진실을 알고도 은남매를 데려온 줄 알았지 뭐야 ㅎㅎㅎ
>>774 맞아맞아! 새봄이가 너희 후원자를 해주겠다고 했을 때 어린이들이 새봄이를 경계해서 왜 자기들을 도와주고 후원해주냐고 물었을 것 같더라구 ㅋㅋㅋ ㅠㅠㅠㅠㅠ 그러게, 새봄이 입장에선 아직 의심을 풀 순 없지만 공식 설정으로나 세은우에게나 좋은 어른이 맞는 거같으니 세은이가 화날 만 했지! 이 대답으로 세은이가 새봄이를 용서하지 못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3 그리고 역시 서형이야! 짱 똑똑해 ㅋㅋㅋ 확실히 제로시리즈가 다 모이면 디버프를 먹인다고 해도 노답일 거같긴 해 ㅋㅋㅋㅋ 결국 제로 시리즈를 상대는 하게 되려나 싶긴 하지만 말야 ㅋㅋㅋ
새봄의 질문에 그만 입이 딱 벌어지고 만 서연이었다. 뭐 안 먹길 잘했다. 먹고 있었더라면 내 입이 씹다 만 음식물의 폭포가 돼 버렸을 테니;;;;;; 그러면서도 오싹하긴 했다. 3학구장이 우릴 이용한다? 만에 하나 그렇다면 내가 좀 전까지 얘기한 것들은, 공유해도 되는 정보였을까?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방도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은 게, 되려 저지먼트의 통수를 치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했으나 머리를 감싸고 흔들었다. 그만!!! 그렇다 해도 그건 나중에 대처해도 될 일. 당장 급한 건 유니온의 테러다. 나중에 생각하자. 나중에;;;;
하는데 3학구장의 대답이 뜻밖이었다. 몰랐다고? 한 학구의 장이면 대표이사 다음으로 높으신 분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정도면 행정적인 일도 꽤 많이 했을 거 같은데, 인첨공의 방침이 그랬던 걸 몰랐다라. 태오 선배가 계셨다면 저 말이 참말인 줄 알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으로선 알 방도가 없네. 하면서도 한편으론 사실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진 않을 거 같았다. 적어도 지금은.
그때 세은이가 차디차게 말했다. 쑥스러움을 감추기 위함인 듯한 평소의 틱틱거림과는 결이 달랐다. 그런 분위기에서 나온 건 세은이와 부장의 속사정.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심장의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로 몇 년을 지내고도, 그게 어린 날보다 훨씬 낫다고 할 정도면, 나머진 모르고 싶다. 울 보육원이 지상 낙원인 거 같은 삶이었겠네. (행방불명시키느니 그냥 보육원에 넘기지. 누군진 몰라도 그 작자들 심성은 못됐고 머리도 나쁘다.) 뭐 안 먹길 잘했다222222222222 먹고 있었더라면 체했을 거야......
어쨌거나 3학구장은 오맨들씨의 심문에는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는 듯하다. 오맨들씨가 무슨 짓을 할지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데... 3학구장이 동원할 수 있는 인물 중에 울 학교 저지먼트들(이경이, 여로, 태오 선배, 리라를 하나하나 떠올렸다. 나랑 언니의 데인져 센스로도 오맨들의 말을 들었을 때 위험한지 아닌지 같은 건 파악 가능할 것도 같은데.)만큼 필요한 정보를 캐내는 데 특화된 사람들은 없는 걸까?
의문이 들었으나, 그 저지먼트의 리더인 부장이 회의적인 입장이다. X칩을 터트릴 경우를 대비했으면 했지 그냥 두진 않았을 거라고. 일리 있는 말이지만...
" 맞는 말씀이지만 " " 유니온이 X칩도 파악을 못 했을 리가 없다면 " " 캐퍼시티 다운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 " 능력이 강할수록 캐퍼시티 다운에 타격을 많이 입으니까요. " " 그렇다고 캐퍼시티 다운을 변형한 음파 병기를 안 만드실 거 아니잖아요? " " 그렇다면 X칩 폭파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는 일 아닐까요? "
미리 대비했으리라 생각해서 시도도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유니온은 모든 능력자의 능력을 다 쓸 수 있는걸. 그래서 3학구장이 조사해 주겠다는 게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꽤나 강한 예감이 스친다. (난 예지 능력자가 아니니 예감이라기보단 망상에 가깝긴 하겠다만) X칩 폭파시키자고 애써 봤자 성과를 보긴 어렵겠구나...
한편 유니온 테러 저지를 시작도 못 하게 막고 있는 그 수박스러운 붉은 막의 해제 방법은... 놀라웠다. 무식하게 파괴하는 막이기 때문에 초능력 차단 코팅도 소용이 없지만, 퍼클들의 힘을 합치는 에너지 발사 장치를 만들어서 상쇄시킬 수는 있단다. 플레어는 현재 없으니 플레어의 능력은 다른 능력자의 힘으로 대체해야 한다지만, 암튼 퍼클들처럼 강한 사람들이 있으면 된다는 게 요지 같다. 정말로, 내가 동동거릴 건 없네. 애초에 내가 속 끓인다고 해결될 게 아니었고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해결될 수 있는 일이었다. 그걸 확인하자 허탈한 느낌이었다. 막 하나로 이러면 안 되는데. 유니온은 더더욱 내가 낀다고 대처되고 말고가 갈리는 존재가 아니잖아. 어차피 난 있으나 마나. 그래도 들어갈 방도가 있다니 천만다행. 그렇게 정리하자.
하여 서연은 유니온의 부하로 리버티의 간부 행세를 하면서 리버티 간부들을 조종했던 드론에 대해 설명하겠다는 말에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세은은 새봄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특별히 무슨 말을 더 하진 않았습니다. 일단 표정을 조금 푸는 것 같긴 했지만, 아직 속으로는 감정 조절을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이어 서연의 말에 은우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말을 이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나는 그 병기도 그다지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야. 그래도 지금은 만들 수 있다고 하니까 만들어보자는 거지."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제로 시리즈는 우리 퍼클 쪽에서 결판을 짓고 싶어. 애초에 우리들의 카피 같은 존재니 말이야." "그게 어떻게 보면 너희 쪽에서도 좋을 수도 있고... 물론 제로원이 문제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을 해보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굳이 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분위기가 어떻게든 정리되었습니다. 이어 3학구장은 드론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회수된 드론에는 여러가지 기능이 있었는데, 몸을 감추는 투명화 기능, 시야를 가리는 연막 기능, 다른 기계를 조종할 수 있는 전파 기능이 대표적이에요.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3학구장은 저편의 책상의 서랍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주 작은 기기를 하나 꺼냈습니다. 아마 혜우는 그 기기가 뭔지 단번에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리버티의 귀에 붙어있던 바로 그 장치입니다.
"이런 수신장치를 발사할 수 있어요. 이 수신장치는 달라붙게 되면 바로, 피부에 장착되는 특성이 있고, 전파를 바로 '뇌'에 전달하는 구조에요. 정확히는 뇌에서 기억, 그리고 감정을 담당하는 부위에 영향을 주는데... '안 좋은 기억을 자극해서 부정적인 감각을 강화시켜서 이성을 잃도록' 만드는 것 같아요. 이런 장치가 이 드론에 총 100개가 들어있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자세한 수는 파악할 수 없었으나, 일단 그 정도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다시 말해, 유니온의 부하라고도 할 수 있는 그 자가 혹시 나타난다고 한다면, 그때 여러분들이 본 그 드론을 사용한다고 한다면 여러분들 역시 자칫 잘못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거니까 주의할 필요가 있을 거예요. 다만... 반대로 말하면 그 전파를 차단하거나 막을 수 있다면 이 장치를 상쇄시킬 수 있겠죠."
"그렇다면 그 전파를 상쇄하는 전파를..."
"안돼. 은우야. 만들 수는 있지만 결국 뇌에 영향을 주는 전파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너희들의 뇌에 영향이 갈 수 있어. 뇌에 큰 부담이 갈 수도 있고."
만들수는 있으나 너무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하며, 3학구장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덧붙여서 일단 연구원들을 모두 최대한 동원해서 발사 장치를 만들고 있어요. 물론 당장 내일 완성될 수는 없지만... 3일 후에는 완성시키겠습니다."
즉, 종말의 날. 4일 전에는 어떻게든 완성을 시킬 수 있는 모양입니다.
/11시 30분까지! 아마도 마지막 반응레스를 받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일단 설명할 것은 다 설명한 것 같으니!
부장은 음파 병기에도 그리 기대를 걸고 있진 않은 모양이다. 이것도 막히려나... 하지만 막힐 거 같다고 아무것도 안 한다면, 정말 손놓고 죽을 날 기다리는 거 말곤 할 게 없어진다고오오오오...
그러던 중 이어지는 말에 눈이 번쩍하는, 아니, 머리가 얼얼해진 기분이었다.
" 어, 어, 어어... 그, 저... " " 무슨 말씀이신진 알겠어요. 그 깡통들은 부장을 비롯한 퍼클들의 짝퉁이니까요. "
짝퉁인데도 부장 짝퉁은 아직 세븐이다. 부장은 4위까지 오르셨는데도. 시대에 뒤처진, 낡디낡은 짝퉁. 하지만 검은 샹그릴라를 먹었다면 그 위력은 퍼클에게도 만만친 않을 거다.
" 근데요, 그... 아무리 그래도 약화시킬 방도가 있으면 " " 총동원해서 약화시킨 뒤에 결판짓는 게 좋지 않을까요? " " 이기고 말고를 떠나서, 저쪽을 전혀 약화시키지 못한 채 붙으면 " " 퍼클들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잖아요. " " 우리 전력은 온전히 유지하면서 적의 전력을 줄여 나가야 " " 조금이라도 승산이 높아지죠. " " 유니온은 킹왕짱 쎄잖아요오오오오오;;;;; "
난 모르겠다. 부장이 또 혼자 이승탈출넘버원이나 안 했으면 좋겠다만. 사실 제로 시리즈고 유니온이고 나로선 건드리지도 못할 존재들이라, 실제로 싸우는 건 부장을 비롯한 퍼클이나 강한 부원들일 테니 내가 더 입대는 것도 실례 같다.
암튼 3학구장은 선배가 회수한 드론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투명화 기능에 연막 기능은... 오맨들씨 레이드 때도 지겹게 겪었던 거라 순간 짜증이 솟으면서도 그냥저냥 넘어갈 만했는데, 다른 기계 조종 기능...에서 등골이 오싹해졌다. 삼천만이 홀라당 저쪽에 넘어갈 수도 있는 거야? 아, 안 돼!!!!! 한편으론 억하심정도 생긴다. 그런 기능들을 다 때려넣다니, 그 돈 다 어디서 났냐? 돈 많아서 좋겠다. 수박;;;;;;;
한편, 3학구장이 꺼낸 또 다른 장치는... 서연도 확인한 적이 있는 것이었다. 나랑 언니가 주워 주셔서 사이코메트리 해 봤던 그거.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을 증폭시켜서 말 안 통하는 먹통으로 만드는 그 기계!! 저걸 부착해서 우릴 조종할 수도 있다는 얘기? 소름 끼치네;;;;;;;;;;;;;;;; 점례가 저것들 다 해킹해 주면 좋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마 희망적인 건, 전파를 차단하면 막을 수 있다? 그거 기계 조종에도 통하는 얘기일까? 삼천만을 고무로 코팅해 봐야 하나 진지하게 생각하다 청구서의 환상이 눈에 아른거려 바르르 떠는 서연이었다.
마지막으로 붉은 막을 뚫기 위한 에너지 발사 장치는 지금 만드는 중이란다. 일전의 잠수함처럼 급하게 빡세게 만드느라 고생하겠구나. 그 잠수함은 결국 그 괴상한 막의 재료가 되고 말았는데... 에너지 발사 장치는 안 그랬음 좋겠다. 하긴 재료가 되고 말고도 발사 장치가 완성된 뒤에나 할 수 있을 사치스러운 걱정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이쪽은 특히나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1도 없는 분야이니, 잘 되기나 빌자. 하여 서연은 일어서서 인사나 했다.
내가 싸하게 만든 분위기가 다른 질문들로 넘어가며 무마되는 동안, 난 가만히 다른 질의응답에 귀를 기울였다. 내 주의가 가장 쏠린 것은, 역시 서형과 은우 선배의 질의응답이었다. 서형은 X칩을 터뜨리자 제안했지만, 은우 선배는 유니온이 그 정도도 파악 못 했을 리 없다며 기대하지 말자고 답했다. 그에 서형은 유니온이 파악하지 못할 리 없는 건 캐퍼시티 다운도 마찬가지일 거라며, 시도해 볼 가치는 있지 않겠냐고 물었고, 그에 은우 선배는…. 네? 뭐라고요?
은우선배의 대답에, 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 제로 시리즈랑 직접 싸우자고 X칩 폭파를 추진하지 말자니! 실환가? 내가 지금 거울을 볼 수 있었다면, 아마 내가 꺼낸 폭탄 발언에 서형이 지었던 표정과 흡사할 것이다. 이건 좀 곤란하다. 안 되겠다. 나 발언해야겠다.
"말씀 중에 끼어들어서 죄송한데요." "결판을 지을 때 짓더라도, 적을 약화할 수 있는 수단은 총동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면승부로 이긴다고 더 이익인 건 아니잖아요." "아군의 전력 손실이 커지면 유니온을 상대하기 더 어려워질 거고요." "지금은 호승심을 발휘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엔 은우 선배가 화내시려나? 모르겠다…. 근데 현실적으로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다면 모를까, 우리가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저렇게 유능한 연구진들이 있는데, 시도조차 안 해보고 정면승부를 하시겠다는 말씀은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 은우 선배를 포함한 제로를 상대하다가 이기더라도 크게 다쳐 전투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 유니온과의 전투가 더더욱 어려워질 테고, 그럼 서형과 철형이 다칠 가능성도 늘어나 버린다. 입이 바싹 마르는 것 같아, 가방에서 물을 꺼내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 있으려니, 드론 이야기가 나왔다. 나도 궁금했는데, 부정적인 감각을 강화해서 이성을 잃도록 하는 장치라…. 기분 나쁜 물건이네. 그래도 전파라면 혜성 선배가 계시니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발사 장치는 사흘 후에는 완성되는 모양이다. 거기에 X칩 폭파도 어떻게 잘 진행되면 좋겠는데…. 어려우려나. 착잡해지려는 찰나, 스스로를 다독였다. 지금까지 팔다리 하나 안 잃고 계속 이겨져 왔잖아. 앞으로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자. 나부터 잘해야지. 음쓰포도 좋지만, 서형이 아이디어를 줬으니, 오늘부터 슈가파우더 폭탄 공격 맹연습하자.
드론에 대한 정보라길래 문득, 일전에 제출했던 드론에 대한 것이 떠올랐다. 떠오른 것이 적기였던 듯, 3학구장 측에서 나온 것도 그것이었다.
이제야 분석이 끝난 것인가.
결국 이 장치 역시 전파가 요인인 듯 했다. 또한, 예방이나 대책은 요원한 듯 했다.
그 외에는 별다른 정보는 없었다. 고작 이것이었나, 하는 회의감이 그녀의 심내에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만큼 차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그녀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조사와 정보에 대해 감사를 표합니다. 허나 이런 말씀을 올리게 된 점은, 미리 사과드립니다. 일개 학생으로는 당신과 같은 분을 쉬이 뵐 수 없는지라."
그녀는 담담한 시선으로 3학구장을 응시했다.
"섣부른 추측일지 모르나, 저는 종말 따위가 실제로 이루어질 것이라 보지 않습니다. 인간의 의지와 아집은 스스로의 예측을 뛰어넘는 것이죠. 하여 그 훗날, 종말을 뛰어넘은 후에, 근 1년간 무능할 수 밖에 없었던 상층부와 어른들을 대신해 낭비한 시간에 대한 보상을, 관련인들께서 적잖게 치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연구원들께서도 같이 수고하고 고생하셨다고는 하나, 최전선에 선 이들과는 비교할 바가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감히 말 올리겠습니다."
정중한 말을 마친 후 그녀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처음과 같이 인사를 하고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났을 것이었다.
>>798 여로주:3 ∑@ @ ㅁ ;;;;;;;;;;;;;;; 여로야 에너지 발사 장치의 테스터가 되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니 저거 맞으면 죽어...
>>805 새봄주 앗 아앗 @ㅁ@ 슈가파우더 폭탄 만들 생각해 주네요 새봄이!!! 고마워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작 저는 유니온 따까리에 대한 설명 보면서 슈가파우더 폭탄보단 새봄이의 시그니처인 달콤해져라가 더 좋은 작전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드론이고 드론을 조종하던 슈트고 모두 무생물이니까... (코어를 달콤하게 만들어 버려!!! 898ㅁ9898)
서연과 새봄의 말에 은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눈을 감을 뿐. 지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오직 그만이 알 뿐이었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을지,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을지. 일단 적어도 지금 여기서 강한 반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차라리 다행이지 않을까요. 어쨌든 설명은 여기까지인 모양이었습니다.
이어 혜우의 말을 들으며 3학구장은 그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지금 이 자리에서 뭔가를 약속하기는 그로서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봐야 3학구장이니까요. 일단 그 부분에 대해서는 또 차후 이야기가 될테니, 당장 뭘 해주겠다고 약속을 해주긴 힘든 모양이었습니다.
어쨌건 차후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조금 더 흘렀을 것입니다. 아마 돌아갈 이들은 천천히 돌아갔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좀 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이들은 남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음식을 먹을지도 모르지요.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근데 가 보니 내 자리가, 치워져 있었다. 정확히는 사람들에게 직접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하던 자리는 치워졌고, 채취한 혈액을 모아 놓은 방에 새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당분간은 피에다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겠단다. 내 머리에 연결하는 데이터 수집용 기계도 그쪽으로 옮겨져 있었다. 그리 안내해 주고서, 의사가 다시는 엉뚱한 정보를 사이코메트리 하지 마라 신신당부했다. 그 즉시 경보가 울리게끔 기계를 개조했으니 다 들킨단다. 지난 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식는 대로 간이 혈액검사를 재개하되 경보 장치에 대해서도 고지할 거란다. 그럼 사람들이 정보 유출 걱정 없이 혈액검사를 받을 수 있을 거라면서.
다신 말썽이 안 생기게 조심하겠단 거구나. 그치. 사고쳤으니 조심해야지. 고개를 거푸 끄덕이다 의아해졌다. 내가 사이코메트리하는 정보가 뭔지 저 기계가 구별해서 경보를 울린다고? 그게 가능해??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하는 정보는 제3자한텐 못 보이는데. (그래서 안티스킬 커리큘럼에서도 사이코메트리 후의 내 진술을 검증하기 위한 거짓말 탐지기 만들고 그랬는데) 사이코메트리 하는 정보를 구별 가능하다면 저 기계는 독심술 기능이 더해진 거 아냐?? 그런 개조를 이렇게나 빨리 할 수 있나??
그 점을 질문하자 의사의 인상이 눈에 띄게 구겨졌다. 짜증스러운 듯도 했고 피곤한 듯도 했다. 그러다 문득 의사가 차게 내뱉었다. 미성년자인 난 모르길 바랬는데 기어이 캐물으니 어쩔 수 없다고. 그렇게 이어진 대답은... 오싹했다. 경보 기능 따위 없지만 있노라 고지할 거란다. 적발 수단이 있다는 편이 사람들을 안심시키기에 효과적이어서란다.
그건 사기잖아!!! 들켰다간 반발이 더 커지지 않겠냐 물었는데도, 의사는 태연스레 대꾸했다. 내가 엉뚱한 정보를 확인해선 안 되는 이유가 그거라고. 경보 장치가 없단 사실이 탄로나 병원에 피해가 돌아가면 그땐 내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맙소사?!? 그렇겐 일 못 한다 항변해 봤으나 얼마 못 가 말문이 막혔다. 내가 사고치지만 않았어도 자기도 꼼수 안 썼단 식이고, 정 안 하겠다면 계약 파기 및 서약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식이라, 대처할 수가 없었다.
어쩔 줄 모른 채 버벅거리려니 의사가 타이르는 투로 말했다. 내가 혈액검사에만 집중하면 경보 장치가 진짜라도 일절 안 울릴 테니, 편하게 생각하란다. 사람들을 속이고 싶지 않다면 엉뚱한 정보일랑 안 캐면 된다면서. 당분간은 사람들과 대면할 일도 없으니 벌써부터 쫄 거 없다고도 하더라.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그 자리에선 피에다 사이코메트리 쓰기만 반복했다만, 앞으론 어쩐다? 걱정이다...
쾅! 하는 소리가 나자 안에 있는 윤태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습니다. 방 안에는 이런저런 컴퓨터가 놓여있었고 플레어를 쏙 닮은... 하지만 나이를 조금 더 먹은 것 같은 여성의 신체가 놓여있었습니다. 바이탈 체크를 하고 있는지 안에선 삐- 삐- 삐- 삐- 소리가 조용히 울렸습니다. 일단 모니터 화면을 보면 정상 수치이긴 합니다. 물론 그 여성이 움직이진 않았습니다.
"하. 당신은 주변에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뭘 그렇게 자꾸 주변에는 자신에게 알려라 알려라 난리이신지? 크크큭. 뭐, 저하고는 크게 상관없는 일이긴 하지만... 자신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 이는, 남에게 뭔가를 캐물을 자격조차 없다는 말 들어본 적 없으십니까?"
메스를 꺼내건 말건 눈 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던 그는 쭈욱 기지개를 켰습니다.
"뭐, 그래도 그렇게 궁금하다면 알려드리죠. 이건 바이오로이드입니다. 뭐... 자체적인 연구시설이 없기 때문에 솔직히 조금 제작하는데 힘들었습니다만... 굳이 말하자면 제 2위. 플레어의 새로운 몸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뭐... 심장이 터진 것 정도야 인공 심장을 만들어서 어떻게든 연결해서 뇌에 산소가 공급되게 한다면 살려는 둘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손상된 장기들까지 제가 어떻게 할 순 없기 때문에..."
이어 그는 가만히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들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바이오로이드를 바라보면서 그는 피식 웃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냥 새롭게 육체를 만든 것 뿐입니다. 뇌를 이식하고, 그 외에 부족한 부분은 기계를 이용하고... 일단 바이오로이드이기 때문에 성장도 하고... 김에 뇌의 손상된 부분도 조금 보충을 해주고... 그런 연구 모습을 굳이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까? 이전부터 말 했냐고 해도.... 그냥 바깥 소식을 조사했을 뿐이죠. 크크큭. 그게 뭐, 잘못된 것이 있는지? 아. 잘못된 건가요?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느낌의 말을 하며 그는 어깨릉 으쓱했습니다.
"아깝잖습니까. 고작 그 정도의 일로 과학의 정수이기도 한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이. 단지 그 뿐입니다."
>>825 아이구, 그래도 일단 일자리는 보전했구나! 다행이다 ㅠㅠㅠㅠㅠ 자리가 치워졌다는 대목에서 짤린 줄 알고 놀랬지 뭐야 ㅠㅠ 와중에 병원 선생님 머리 좋아! 안전장치가 있다고 뻥카를 치는 건 상상도 못했는데 ㅋㅋㅋ 어떻게 보면 서형이 이만큼 혼났으니 더는 엉뚱한 정보를 알아내지 않을거라고 한번 더 믿어주신 거같기도 하고?(물론 여차하면 위약금 물리실 생각인 거 같지만 ㅋㅋㅋㅋ) 근데 그래도 안전장치가 거짓말이었다는 게 서형 입장에선 되게 찝찝하겠다... ㅠㅠㅠ
그녀는 소음에 놀란 진윤태를 뒤로 하고 그 안을 쭉 둘러보았다. 오랜 만에 열어제낀 연구실 안은, 흔한 연구실 그 자체였다.
아니, 흔하다는 말은 어불성설일까. 플레어를 닮은 여성체와 연결된 기기들을 보면, 보통은 아니었다. 알고 있던 모습과 다른 걸 보면 혹시나...
그녀의 예상은 진윤태의 설명으로 하여금 사실이 되었다. 심장에 일어난 폭발이 단순히 심장만 터뜨렸을 리 없으니 관련된 능력자가 아닌 이상, 대처가 없었을 터였다.
그녀는 바이오로이드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보면서 들은 말로는, 헛수작은 안 했을 듯 하지만 그렇지만, 모든 말이 들어줄 만 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래- 고작 그딴 일로 플레어급 인재가 사라지는 건 아까운 일이지. 그건 나도 동의해. 그러니 이 일을 벌인 것에 대해 따지려는게 아니야. 오히려 감사를 표해야겠지. 그녀가 제때 일어나 준다면, 추후 있을 계획에 큰 도움이 될 테니까."
그녀는 걸터앉은 자리에서 툭, 내려섰다. 메스는 소매 안으로 집어넣어 빈 손인 채 진윤태의 앞으로 걸어갔다.
"감사합니다. 진윤태 박사님."
그의 앞에서 정중히, 허리를 숙였으나 그 직후, 맨손으로 진윤태의 멱살을 움켜쥐려 했다. 숙였던 고개가 천천히 들리자 새까맣게 죽은 눈이 늘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진윤태를 주시했다.
"그런데 말이야, 혓바닥은 조심히 놀렸어야지. 내가 주변에 말을 하던지 말던지,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나랑 당신이 그런 얘기를 할 만한 친밀한 사이기라도 했나? 내가 알고자 했던 건 당신이 빈사인 플레어를 데려다 초치는 짓거리를 하진 않을지, 그거였어. 겨우 끝이 코앞인데 여기서 당신이 초를 치면 X발 내가 저지먼트에 얼굴에 어떻게 들어? 초친건 또 언제 수습하고? 아, 다시 생각하니까 X 같네."
그녀는 허리를 구부정히 숙인 채 발을 휘둘러, 진윤태의 정강이를 걷어차려 했다. 앞코가 제법 단단한 부츠였으니 맞았다면 뼈가 꽤나 아팠을 것이었다. 그러고도 두어 번, 상스러운 소리를 중얼거리고서야 그녀가 다시 말했다.
"그래서, 그러니까 말인데, 혹시나 개짓거리 할 예정이면 지금이라도 싹 다 집어치우고 얌전히 플레어 살리고 깨워놓기나 해. 나는 당신이 당장 찔러버리고 싶을 만한 개수작만 안 하면 뭘 하든 크게 터치는 안 할 거야. 이거 물론 사생활 포함이니까 기억하고. 그게 싫으면 언제든 X랄해 봐. 산 채로 표본 만들어서 4학구에 기증해버릴테니."
그리고 그녀는 다시 한 번 걷어차려 했고 그 뒤에야 잡았던 손을 느슨히 풀어 놓아주며 끝으로, 한 마디를 더 남겼다.
"종말까지 일주일 남았어. 최소한 사흘 뒤부터는 플레어가 깨어서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 필요한 자제와 시설은 정식으로 신청해. 이상."
말을 마친 그녀는 방을 나섰다. 바로 보고를 올릴까 했지만, 지금 폰을 꺼냈다간 바로 벽에 던져버릴 것이 분명했으므로 잠자코 그녀가 머무르던 사무실로 돌아갔다.
>>929 ㅋㅋㅋ 알겠다! 적당히 놀고 잘게! 리라주는 이제 꿈나라려나, 리라주도 나랑 내일 즐거운 일요일 보내는 거야~~
>>934 샹그릴라나 블크전에 비해 크리에이터전 학구소멸 그런 건 너무 자기 상식 밖의 일이라 겁 먹었대
왜 자긴 멀쩡한 바깥 삶 놔두고 굳이 인첨공으로 가 과학기술 발전이란 도박을 한 건지도 계속 후회하고, 경진이 본인 능력은 초능력자 대상으로만 발동되니까 자기 능력으로 개발하는 것들은 바깥에선 이름 못 떨칠 거라 생각해서 계속 부정적인 기분이였는데 일이 연속으로 터지니까 정신건강도 안 좋아지고
결국 부활동 다 나가고 공부랑 연구만 뺑이돌다 정신 이뻐짐 힐링함
어때 내 요약능력
아지가 물어봤음 당연히 알려줬을테고, 아니더라도 둘이 탈퇴 후 만나서 얘기 나올 기회 생겼다면 지딴엔 위로랍시고 다 툴툴 말해줬을걸? 아지 위안 삼으라고
>>936 아지가 안 물어밨담 암말 안 했을 거 같은데? 아지는 관련해서 질문 한 적 있으려나? 근데 사실 만나서 쇼핑하고 놀면서 조금씩 다 불거라고 생각해(ㅋㅋ...) 티미지만 아지한테 일상시점 2일 전쯤에 미리선배들 졸업 선물 사러 같이 가줄 수 있냐고 톡 보낼듯 해
>>944 응 주먹질 안 하니까 진짜 행복했대 원심분리기 돌아가는 거 보고, 리포트 쓰고, 오류 분석하고, 개인 연구도 짜보고, 컴퓨터 오류 고치고, 연구원 형누나들한테 예쁨 받고, 12시간 랩실에 틀어박혀 데이터 수집하고, 수식 짜집고, 라텍스 키고 타각타각 하고, 이메일 읽고 답하고 하는 게 평화롭고 좋았대
>>950 경진: 교수님의 연구 주제를 처음 접했을 당시, 곧바로 매료되어 밤을 지새워 가며 논문을 읽어내렸습니다. 경진: 다만, 저는 현재 집중하고픈 활동이 따로 있어 좋은 답을 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교수님과의 면담은 제가 교수님께 온 신경을 쓸 수 있을 때로 미룰 수 있을지, 여쭈어 보아도 될까요? 경진: 제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여깄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이경이한테 <[내가 중학교 때 너한테 보여준 논문 있잖아, xxxxx에 대한 거] <[그 교수님께서 나한테 관심을 보이셨어] <[얼굴 빨개졌을 거 같은데, 티 났으려나?] <[마음 다잡고 저지먼트로 돌아온 건데, 흔들려]
이러고 지 혼자 설레발 침
>>951 1년도 안 지났는데 다 기억하지~~~ (박박) 천천히 써줘!
>>952 아이고... 리라주 나랑 아침 해 같이 보자(하트) 경진이 얘 팥차 알아서 사려야 할 듯(;;) 리라 선배 능력도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관련 실험 해 보고 싶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