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아, 칭찬 받았다. 말로 하지 않아도 몸은 마음의 하류수라 했나. 청량하게 부딪힌 쇠로부터 전해지는 엷은 충격과 함께, 맹수 같기만 하던 눈빛엔 순수한 광채가 돌고 짐승 같은 머리털은 꼭 들뜬 마음이 가시화된 것마냥 동근 모양을 이루며 부푼다. 뒤늦게 흑도의 장점이라는 발언을 곱씹고, 상대가 마교도라는 사실까지 떠올리며, 이를 좋아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난감해진 탓에 마지막엔 입속살을 깨물며 복잡미묘한 웃음을 지었지만. 고독蠱毒이라 하였나, 살기 위해 벌레와 싸우다 보면 날 옭아매는 것이 벌레인지 벌레를 옭아매는 것이 나인지 어느 쪽이 나인지 벌레인지조차 혼동되기 마련이다. "뭐... 잘 갈케준 덕분이겄제. 굶주린 개맹키로 이것저것 다 줏어문다 아이가."
이를테면, 이런 것까지. 하월세와 역 하월세가 만나니 겹쳐진 칼은 제 기준 오른편에, 겹친 칼을 갑자기 힘의 방향에 따라 바깥편으로 떼고 칼 겨눔을 낮추어 옆구리를 향해 금방의 상대와 꼭 똑같이, 역 하월세를 펼쳤다. 비교적 제 칼이 훨씬 안쪽에 있으므로, 경지 차와 운만 따라줬으면 어쩌면 먹혔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한 한 수였다.
평범한 어린아이에게도, 도저히 평범한 아이라고 볼 수 없는 반로환동의 무림고수에게도, 꼭 같이 통하는 것이 있다면 상냥함이라고 믿었다. 선함을 베푸는 데 있어 상대가 누구냐는 별 중요치 않았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선뜻 손을 내밀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그렇기에 백랑은 최대한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칼을 감추고 진정 아이가 평범한 아이일 가능성까지 상정하여, 아이의 안위부터 보장하려고 했다. 일류따리의 무인이지만, 곁에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 어서 양친을 찾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인기척 없는 풍경에 조금 막막함을 느끼면서도 차분히 둘러보던 백랑은 영특하게도 역물음으로 나오는 아이의 말에 천천히 무릎을 굽혀 눈높이를 맞추고서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였다.
"히야는 히야대로 누구 호라이헌티 잡히가는 아는 읎나- 여기 있나- 하고 검사하고 있었제. ...하모 너무 허세 티 나나? 마 솔직히 말하면 잠이 안 와가 가마 있도 모다고 촐랑촐랑 돌아댕깄다 아이가. 이라다가는 둘 다 호라이님께 잡히가게 생겼으니 더 늦기 전에 퍼뜩 드가야 쓰것다, 그쟈아?"
조근조근하게 이어가는 말투는 듣는 이를 과하게 어린애 취급하지도, 그렇다고 듣기 어려운 말을 섞어쓰지도, 과하게 느리지도, 그렇다고 듣기 방해될 만큼 빠르지도 않다. 그저 말한다, 고 느껴질 정도의 순박하고 친근한 말씨, 그것이 백랑의 단점이자 때에 따라서는 제일가는 장점이었다. 단지 그 안에 몸에 습관처럼 밴 배려를 담고서 부드러이 말을 이어나가던 백랑은 숫제 카랑한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더니 담찬 아이도 다 보았다는 듯 가볍게 킬킬거리며 웃었다.
"뭐, 이래 봐 하니 호라이 얘기는 통도 안 해 보이지만서도. 그래도 부모님 걱정하신다. 급한 일 읎으면 고마 내려갈까? 집 어딘지만 알리주모 히야가 도와주꾸마, 자."
읏차 하고 무릎을 잡고 일어선 백랑이 손을 잡고 내려가자고 권유하듯이 아이 쪽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얌전히 아이가 손을 잡아오거나 하다못해 손 잡지 않고도 갈 수 있다며 앞장서기라도 하면 가장 이상적인 전개겠지만, 그렇지 못한 결과가 나올지라도 그 또한 백랑이 감당해야할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