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성을 높인 것은 에니그마였다. 평소였다면 이렇게 급하게 소리친다거나 하는 일은 품위가 떨어진다며 하지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어째서인지 몸이 먼저 뛰쳐나가 버린 것이다. 그녀 역시 조금의 수치를 느낀건지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무언가를 다짐한 듯이 나다레의 어깨를 붙잡은채로 소리치기 시작했다.
"당신의 특기를 버려가면서 도주로 뛸 이유는 없어요. 다만 이번 레이스는 단거리 수준이니 그리 달리는게 낫다고 생각했을 뿐."
단호하게 내뱉는 말에는 어쩐지 응원이 아닌 집념이 담긴듯 했다. 당신만은 그래서는 안된다는 일종의 소망이 담긴 말. 따를 필요는 없지만.
"...내가 막을수 있을만한 사안은 아니긴 하다만 이번엔 나도 에니그마의 말에 동감이다. 별 이유가 없다면 추입을 그만둬야할 필요는 없어."
한다는 들고있던 서류판을 나다레에게 건냈다. 무언가 끼워져있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나다레의 훈련기록이었던 듯 그녀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이 기록되어있었다. 다소 소름이 돋을 정도로.
"네 특기는 특유의 뒷심이다. 어중간한 놈들은 네가 평범하게 달리기만 해도 쫓아오지 못할테니 도주로 달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굳이 지금 몸에 익힌 주법을 버릴 필요는 없어. 자신감만 조금 채우면 금방 미승리전을 탈출했겠지."
한다는 한쪽 구석에서 잘했냐는듯이 우쭐해져있는 에니그마의 머리에 가벼운 꿀밤을 먹여버리고는 목을 가다듬었다. 대중들에게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단 말이지.
"...뭐 할 말은 많다만 이번 승리는 귀중한 경험이야.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우마무스메와 한번이라도 승리한 우마무스메 사이에는 메꿀수 없는 격차가 있으니까. 하물며 상대가 이번 세대 유망주라고 평가받는 저 녀석이라면 훨씬 가치있는 1승이다."
에니그마가 그간 좀처럼 보이지 않았던 격한 반응을 하자 조금 당황했다. 둥그런 눈 연신 깜빡이는 표정에서 벙벙해진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났을 테다. 그리고 이어지는 히로시의 말. 나다레는 귀를 앞으로 향한 채 트레이너가 내민 자료를 천천히 훑어 보았다.
“⋯⋯.”
하긴, 나다레 자신이 복기하기에도 방금의 레이스는 시작부터 문제점이 뚜렷했다. 낯선 주법에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았다는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처음부터 빠르게 달려야 한다는 강박 탓에 조급함을 다스리지 못했다. 앞으로도 이번 레이스 같은 조건만을 노린다면 어쩌면 도주 역시 해볼 만한 작전일 수도 있겠지만⋯⋯.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라이벌들이 언제까지고 이런 위태로운 수에 당해 주지는 않으리라. 게다가 무엇보다도, 나다레의 궁극적인 염원은 마일과 중거리에 있지 않은가. 나다레는 곧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류판을 공손히 돌려주었다. ⋯⋯그리고 한발 늦게 얼굴에 열이 올랐다.
“⋯⋯그, 고마워요.”
나다레 스노우는 다분히 칭찬에 약한 우마무스메. 자신이 당연히 잘할 수 있으리란 확신 어린 말을 동시에 듣게 되자 쑥스러워진 것이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으려는지 짐짓 평온을 가장한 채 주변을 둘러보기나 한다. 표정을 관리할 자신이 없어 눈을 피한 것이란 뜻이다. 처음은 부끄러워져 딴 곳을 보려 한 이유였지만, 그러다 나다레는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면, 마무리 운동만 하고 끝낼까요⋯⋯?”
슬슬 코스를 이용하기 위해 찾아온 학생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조금 전의 구경꾼들과는 다른 면면이었다. 다들 일행의 풀어진 분위기를 보며 트레이닝을 재개하려는지 끝내려는지 근처에서 눈치를 살피려는 듯했다. 물론 둘은 트레이너에게 지도를 받는 중이었으니 달리지 않는다 해서 완전히 노닥거리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꿀밤부터는 지도보단 콩트가 되어 가는 것 같아서 말이다. 머리가 꿍 눌린 에니그마의 모습에 설풋 미소가 새었다. 나다레는 희미하게나마 웃어 버리고 말았다.
에니그마는 어쩐지 자신에게 느껴지는 시선을 느꼈다. ......아차! 상황이 시급했기 때문에 급하게 말을 하기는 했으나 자신의 평소 행동과는 정반대였기에 이상한 이미지가 씌워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미 어느정도에서는 끝장나버렸지만 고작해야 갓 중학생이 된 녀석이 생각을 하면 얼마나 한단 말인가. 모처럼 레이스에 관한 깨달음 같은 것을 얻고 있는 라이벌이 그저 좋기만 해서 웃고 있다가도 어느새 찾아온 다른 학생들을 보고는 크흠 하고 기침을 한 뒤에는 깔끔하게 정좌하고 앉은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무리하기도 했으니 오늘은 마무리라도 과하게는 하지 말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게 좋겠네. 일정이 대차게 꼬여버렸으니까. 당분간은 병주는 하지 말고 회복에 집중해."
한다는 반대로 집중하는 듯 보였다. 갑작스러운 레이스, 그로인해 꼬여버린 기존의 출주 일정까지 신경써야할 것이 배로 늘어난 탓에 미간을 부여잡고 잠시 고뇌에 빠진듯 하기는 했으나 이내 무언가를 떠올린듯 마음을 다잡았다. 하드 트레이닝을 시킨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말하지만 다음에 이런걸 할거면 미리 말하고 해. 다시한번 사후통보로 들으면 두번다시 클래식은 못나가게 만들거다."
그렇게 말한 한다는 머리를 긁적이며 천천히 돌아갔다. 에니그마는 한참을 보고있다가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클래식을 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말. 다른 사람이 꺼낸 말이었다면 그저 겁주기 위해 무섭게 을러댄 것이라는 의심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이도 아닌 한다 트레이너가 꺼낸 말이었다. 그의 성정에 레이스로 실답지 않은 소리를 할 리가 없었다. 나다레는 천천히 멀어져가는 히로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결심을 다졌다. 그래, 무엇을 위한 훈련이고 무엇을 위한 레이스인가. 본말과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되는 법이다.
검은 머리카락의 인영이 멀리 흐려질 무렵, 곁에서 들린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한 바퀴는⋯⋯ 응.”
나쁘지 않다. 나다레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리를 쭉 폈다.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는데, 그사이 근육에 남아 있던 긴장이 어정쩡하게 풀려 있었다. 나다레는 옷과 꼬리에 붙은 풀을 툭툭 털어내며 말했다.
“⋯⋯이번에는 흥분 안 할게.”
그렇게 말하는 얼굴이 묘하게 딱딱했다. 에니그마의 페이스가 격해졌던 덴 본인의 책임도 있었으니 부끄럽기라도 하다는 걸까. 그렇게 말하고서는 공연히 몸을 숙이고 신발끈 묶기나 스트레칭에 몰두한다. 준비를 다시 마쳤을 즈음 나다레는 에니그마를 바라보았다. 말없던 응시 끝에 나다레가 등을 돌리고 다시금 코스를 향했다. 따라오는 친구를 구태여 확인하지는 않았다. 함께 달리는 것쯤이야 당연하다는 듯.
“⋯⋯끝나면 벌꿀 드링크 마실래?”
담담히 묻는 말을 끝으로 땅을 박찼다. 채 식지 못한 초가을의 느릿한 바람은 기분 좋게 몸을 감싸고 달려나간다. 내딛는 발끝이 가벼웠다. ⋯⋯조금은, 앞으로도 이렇게만 한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조금은 들었다.
으아아아아악 좀 바빠서 이제야 갱신하네...! 일상 수고 많았어! 첫 일상을 무사히 마무리해서 뿌듯하고 기쁜걸~ 풋풋하고 두근두근한 시작이라는 느낌도 나고 말이지! 클래식에서 다시 맞붙을 때가 기대되면서도 순수하게 친한 지금을 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즐겨보고 싶기도 하다...😚
앗 그런데 미리 정해놓은 전개 상 다음 미승리전도 승리하면 안 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실패했다고 해야 할까...🤔 단거리 도주라면 확실히 속도가 모자라서 질 것 같지는 않은데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거나 막꾸잉처럼 진로방해라도 해야 하나(???)
갱신!이야! 어제는 진짜 죽는줄 알았어... 슬슬 직업상 바빠지는 시즌이다보이 짬내는 것도 쉽지가않네...!!!! >>133 뭔가 히로시쌤 얼굴에 마대자루같은거 씌우면 그대로 분위기 테이큰이지(?
생각해보니 우리애들중에 진짜 알거지는 히로시뿐이잖아(? 크아악 갑자기 오장이 뒤틀리는 기분이!!!!!! 아무래도 다들 우마무스메다보니, 심지어 한명은 더비우마무스메에 나다레에 에니그마는 일단 성장이 예정된 우마무스메이다보니 미래에 대한 고민은 의외로 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은걸!
고생 많았어~ 연말은 언제나 그렇지.... 나도 12월부터는 바빠질 것 같아서 12월이 두근거리면서도 무서워...🥺 혹시라도 너무 무리는 하지 말고, 바쁜 시기도 얼른 끝났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호모 사피엔스가 우마무스메를 어떻게 이길 건데~~ 크크큭 크리스마스 어글리 스웨터를 입히고 캐럴로 구마해주지 아니 근데 히쌤...겨울에 난방은 하고 사시죠...?🥺(?) 으으윽 나한테 우리 캐들만큼 돈이 있었다면 마주가 돼서 내 자캐를 우마무스메에 실장시킬거야(※승률은 별도입니다)
에코도 일단 트레이너 일을 장기적으로 할 생각이고 말이지~ 본작에는 안 나오더라도 시험 보는 친구들 응원하는 우마무스메나 수학 여행 가는 친구들 생각하면 풋풋해서 기분 좋아져 히히...
하긴 히또미미는 난방을 안 하면 죽어버리는 연약한 생물이닉가....🥺 일본은 전기민영화라 난방비가 비싸서 춥게 지낸다면서? 아조씨 집은 안 그래도 추운 편이라서 걱정되...는데 그 문제를 최대한 퇴근을 늦게 하는 걸로 해결하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생각해보면 트레이너들이 팀 부실 같은 데서 밤샘하거나 아예 거기서 자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으니까... 숙식도... 어쩌면 괜찮을지도(?)
그렇게 수상할 정도로 금색털 말과 백마를 포기하지 못하는 마주가 되고 마는데....(??)
영화판에서 웅장하게 보는 것도 좋았지만 일시정지해서 작화 감상하고 되감기 가능해서 좋다...😚 우마무스메가 더 흥해서 다음 극장판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
후후후후 퇴근을 늦게 하는 착실한 직장인에게는 잔업을 더 얹어드리겠어요(?) 트레이너 특성상 업무량은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거겠지만 아조씨는 난방비 절약 목적이 아니더라도 필요하다면 매번 남아서 일할 것 같기는 해🤔
애니메이션 연출 관련으로도 극찬 많이 빋았었지~애니판 1기 1화 시절이랑 지금이랑 비교하면 가슴이 웅장해져 그러고보면 신데그레 pv에서도 크릭이 광기 표정 짓는 거 너무 좋더라◠‿◠ 마망마저도 레이스야수로 만들어버리는데 시비 같은 캐릭터는 어떻게 될지 사이게는 말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망상 풀가동이야.... 회장이나 황페라오처럼 짱센 우마무스메들은 전성기 시절 출주=이김이라서 그런지 <한 발 물러나서 지켜보는 절대강자, 주인공에게 꺾일 최종보스, 주인공보다는 외전이나 특별편 등장인물>←이렇게 다뤄지는 느낌이라 조금 아쉽더라구🤔🤔 완급 조절을 못하면 이야기가 지루해지기도 쉽고 말이야. 패왕님은 그래도 애니 2번 나오긴 했지만서두...
우아아아아아악 오늘 날씨 진짜 장난 아니었어 선 채로 눈사람이 되........ , , ,(。□°)이 정도면 안부인사를 잘 살아남고 무사했는지로 물어봐야 할 정도야.... 에니그마주는 어제 잘 보냈어? 확 추워졌으니까 감기 조심하고 밖으로 나갈 때는 따뜻하게 잘 입어야 해!!
쫀아아아아! 후우... 몇일정도 일하면서 일단락 됐으니 이제 다시 스레에 집중할 수 있겠어! >>142 또레나답게 자발적 노예생활을 하는걸까🤔 아마 자발적으로 조절하는거라면 예전의 그일때문에 워커홀릭이 되어버렸다던가 하는거겠지...
광기! 내오랜 친구여! 자주 하는 말이지만 우마무스메는 파카튜브에서처럼 보이는 꺄꺄우후후~같은 느낌도 좋지만 신데그레나 신시문처럼 광기넘치는 장면이 더 어울린단 말이지... 까이쵸랑 동세대라고 한다면 압도적인 시비나 까이쵸보다는 카츠라기 에이스가 좀더 주인공 스럽지 않나 싶기도 하구! 뭐 언젠가는 미디어화가 오겠지... 오곗지?!??!?!
우아아아아악 에니그마주가 시간 생기니까 이번에는 내가 바빴다니.... 요 며칠 사이에 굉장히 많은 일들이 현재진행형으로 지나가고 있는데 에니그마주는 잘 지냈어?
>>145 아아─ 이제 알았는가? 원래 호모 사피엔스는 우마무스메들에게 봉사하기 위한 노예들이다─. 아조씨 무기력하지만 귀찮다고 게으름 부리는 느낌은 아니니까 말이지~ 멘탈 안 좋을 때는 만족할 때까지 무리할 것 같기도 하고...🤔 어 쓰읍 이거 좋은데(?)
맞아맞아 두 가지 맛과 갭을 동시에 먹을 수 있어서 두 배로 좋아! 에이스 서사는 캡쳐된 거 몇 개만 봤는데 딱 스포츠물 주인공 삼기 좋은 느낌...인 것 같더라~ 내가 아직 에이스를 못 얻어서 정확히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까이쵸 세대라면 충분히 킹능성 높다고 봐!!
아무튼 미디어믹스에 아직 안 나온 캐릭터들이나 기존 캐들 중에서도 애니 한 편 더 나왔으면 좋겠다~그래야 애니 ost도 더 나올 거 아냐(??) 오늘은 오랜만에 코노 가서 우마뾰이랑 2기 OP 열심히 부르고 왔는데 어째서 아직도 우마무스메 노래가 2개밖에 없을 수가 있지!!!!! 레디 스테디 더비랑 프리즈마틱 스퍼트 부르고 싶다고 크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