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오늘도 또다시 잡념과 지루함을 안고 여기저길 쏘다니는 야견. 군데군데 하얗게 센 머리를 벅벅 긁으며 하품이나 한다. 스승님께 자중선언을 했으니 이전처럼 돌아다니며 도전장을 내밀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한 자리에서 수련에 힘쓸 정도로 성실한 인간도 못되니 이렇게 시간이나 죽일 수 밖에. 그러던 와중.....
"배가 고파졌다."
야견은 터덜터덜 걸어가며 주변의 객잔으로 향한다. 어라라 알싸한 향기가 좋은데. 음?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한데....뭐 기분탓이겠지, 기분탓. 야견은 객잔으로 들어가 적당한 자리에 앉는다.
정파의 위선자들도. 숨길 생각도 없는 사파의 망나니들도. 심지어 내심 믿고 있던 교인들도!
무림인이란 딱지가 붙으면 객잔이랑 척이라도 진 것처럼 군다.
'다 죽었으면 좋겠다.'
요리를 숭고한 것으로 여기던 빛의 막리현은 여기에 없다.
무림인으로 보이는 누군가를 맛으로 고문하려 하는, 어둠의 막리현이 있을 뿐!
부서진 객잔을 수습하고 있을 때, 마침 찾아온 손님 하나. 하얀 머리와 검은 머리가 섞였으며, 비단이 섞인 옷. 그리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염주... 윽. 염주엔 안좋은 기억이 있는데. 에이, 아니겠지.
'아무튼 저 생김새와 행색, 무림인이구나!!'
단순히 판단력이 흐트러진건지, 합리적인 추론이었는지는 몰라도 눈 앞의 상대를 무림인으로 여긴다. 특수한 내공의 효과로 변질된 것이 아닌가!
속에 어둠을 품은 채, 서글서글한 미소로 말을 건낸다.
"하하. 저희 객잔의 알싸한 향을 느끼셨습니까? 음식의 맵기는 최하부터, 사천 본고장의 매운 조리법을 극한으로 끌어낸 최상까지 있습니다. 어느 정도로 하시겠습니까? 아. 최상에 도전하고 음식을 남기지 않은 손님은 여태 없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 맵기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도전욕구를 자극해 이끈다. 자고로 남자란 '쫄'에 어떤 식으로던 반박하고 싶어하는 본성이 있는 족속들이기에.
나른한 발걸음으로 대충 앉아 주변을 살펴보니 객잔은 무림인이 와서 싸움이라도 벌였는지 군데군데 부서져 있었다. 밥 먹는 곳에서까지 이렇게 난장판을 벌인다고? 정말이지 경우라고는 없군. 이래놓고 무습 협객이야, 라는 뻔뻔한 생각을 하는 야견. 자신이 돌아다니며 부순 객잔 주인들이 들으면 일제히 혀를 차도 이상하지 않은 발언이었다.
“엉? 뭐 향기야 느끼기는 했는데에...”
막리노이를 잘 살피지도 않고서 대충 답하는 야견. 그에게 있어 이곳은 대충 한끼를 해치우기 위해 들린 장소에 지나지 않았기에 자신이 말하고 있는 이가 구면이라는 것 조차 깨닫지 못한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명명백백한 도발에 가까운 이야기가 이어진다. 타악-! 찻잔을 탁자에 소리나게 올리고 씨익 웃어보이는 야견. 심심한데 잘 됐다 싶었다, 하는 눈치다.
“호오 주인장 그건 아주 재밌는 이야기구만. 심심하던 와중에 아~주 재밌는 이야기야. 아무도 완식한 사람이 없다 이거지? 그렇다면 오늘 한 사람이 생기겠군. 최상보다 한단계 더 올려서, 극상으로 내와!”
무료한 일상에 갑작스래 찾아온 작은 자극. 야견은 기대감을 안고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차를 홀짝인다. 뭐 아무리 매워봤자 음식이다. 적당히 놀라는 척 하다, 남김없이 완식해서 요리사 놈을 놀려줄 생각이나 하자. 완식했으니 자신의 이름이라도 가게에 걸어달라고 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웃는 중에 주방에서 향기가 흘러나온다.
“.....?”
야견의 코가 움찔한다. 물을 끓이는데도 매운 향기가 난다. 온갖 향신료를 들이붓는 것 같이 알싸한 냄새가 나는데 다 완성된 것도 아닌데 이 정도라고...? 야견은 머리를 굴린다. 물론 그는 벼락치기라고는 해도 초절정의 무인이다. 어느 정도의 고통은 참고 견딜 수 있겠지. 그래. 그치만, 야견은 그렇게 성실한 인간이 못되었다.
“....좋은 생각이 났다.”
흉계를 떠올리고 씨익 웃는 야견. 곧 이어 자신의 앞으로 나오는 홍옥처럼 붉은 볶음국수를 차분히 바라보다 젓가락을 든다.
“흐음? 오. 맛있는데? 약간 슴슴한 간속에 면과 건더기의 맛이 살아있어. 뭐야 주인장? 잔뜩 겁주더니 이렇게 담백한 요리를 가져오면 어떻게해? 그치만 맛있는걸? 야아 사천요리는 맵다는 편견을 부숴주는 요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