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 신장 158cm. 체중 적당함. 그녀의 외모는 벚꽃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허리보다 조금 위쪽까지 내려오는 긴 분홍색 웨이브 머리와 분홍색 눈동자는 막 피어난 아름다운 벚꽃을 연상시켰다. 앞머리카락은 가지런히 내려 이마를 덮는 정도의 길이로 조절했으며 옆머리카락은 얼굴을 타고 내려 목 아랫쪽까지 내려오는 길이를 유지했다. 왼쪽 옆머리 윗부분에 분홍색 벚꽃 모양 머리핀을 단 것이 일종의 포인트.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분홍색 입술은 다른 이들보다 크기가 아주 살짝 작았다. 입을 꾹 닫은 외모에선 도도함과 우아한 인상이 흐르는 것이 특징. 우마무스메 특유의 귀는 다른 이들보다 살짝 뾰족하고 조금 길이기 긴 편이다.
성격 - 전체적으로 차분한 성격이었으나 우마무스메 아니랄까봐 달리는 것에 대한 욕망이 강하고, 레이스에서 이기고자 하는 승부욕이 강했다. 허나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단 행동이나 아주 살짝 말을 꺼내는 정도로 차분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주변에 벽을 치는 외모처럼 보일지 모르나 실상은 부끄러움도 잘 타고 의외로 그다지 벽도 없다. 남 이야기는 잘 들어주고 때로는 상담도 해주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그다지 하지 않는 것이 특징.
기타 - 단거리 G 마일 C 중거리 A 장거리 A / 추입 G 선입 F 선행 A 도주 A / 잔디 A 더트 G
- 우마무스메로서의 자질과 재능은 분명히 갖추고 있고 학교 성적도 좋은 편이다. 허나 하필 같은 시기에 들어온 동기가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그다지 눈에 띄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트레이너들은 자신의 동기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자신에게 전속 계약 이야기를 하는 트레이너 역시 '동기를 스카웃 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아 그녀 쪽에서 거절하고 있다. 즉, 동기에 대한 열등감이 생각보다 꽤 있다.
-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자기 스스로 그 열등감을 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그녀는 두려워하고 우려하고 있다.
- 그 열등감을 이기기 위해서 통금 시간을 넘지 않는 선에서 밤에 혼자서 트레이닝을 하고 있을 때가 많다.
- 그럼에도 문제의 동기와의 사이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열등감은 있지만, 개인으로서는 친하게 지내는 편.
- 의외로 식탐이 있는 편. 그렇기에 맛있는 당근 요리를 볼 때마다 내심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어떻게든 자제력으로 선을 지키고는 있다.
- 빅토리 클럽 출신. 자신보다 훨씬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으며, 그 선배들을 동경하고 자신 역시 당당하게 이름을 날리고 싶어한다.
- 스트레스를 받았을 땐 오락실에 가서 펀치머신을 하거나 사격 게임을 하는 등으로 풀고 있다. 펀치머신을 할 땐 당연히 우마무스메 특유의 근력을 버틸 수 있는 전용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사실 블라썸주를 할지, 사쿠라주를 할지 고민하긴 했지만... 사쿠라주가 좀 더 어감이 예쁘니까 이쪽으로! 음. 그러면 캐릭터도 다 짰으니 좀 더 세세하게 조율할 거 있으면 조율해볼까?
일단 무대는 트레센 학원으로 괜찮을까? 게임 원작에 나오는 그 학원! 뭔가 새로운 학교를 짜기보다는 이쪽이 조금 더 편하지 않을까 해서! 무엇보다 여긴 트레이너 대우도 꽤 좋은 나름 알아주는 엘리트 학원이라는 느낌이니까! 다만 원작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이미 다 졸업을 했거나 식으로 해서 나오지 않는 쪽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해!
음. 그게 사실상 첫 일상 주제가 되지 않을까? 꼭 계약하는 계기가 아니더라도 일단은 서로 만나야 할테니 말이야. 슈야가 사쿠라에게 특별히 관심을 보일만한 계기가 있을까? 일단 설정상으로만 보자면 사쿠라 블라썸보다 훨씬 실력이 있고 뛰어난 우마무스메도 있으니 말이야. 그리고 사쿠라는 단순히 자신의 동기와 계약을 하기 힘들 것 같아서 자신에게 와서 계약을 하자고 하려는 분위기가 느껴지면 바로 거절을 하는 아이이기도 하니... 이 부분은 아무래도 슈야가 사쿠라 블라썸이라는 우마무스메에게 왜 관심을 보였는지가 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
>>8 그렇구나! 아마 사쿠라는 이미 이전부터 동기 관련으로 찾아온 사람도 많고, 동기와 계약을 못할 것 같으니 자신에게 찾아온 이가 많아서 슈야가 그렇게 다가오면 동기는 저쪽에 있다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할 것 같아. 이 트레이너도 그런 부류겠지. 이런 느낌으로 말이야. 하지만 딱히 화를 내거나 성질을 내기보다는 그냥 익숙하다는 듯, 어느 정도 그 부분은 체념하고 있다는 듯이 말이야.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만남이 시작되려나? 어쨌건 슈야가 '동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을 보고 관심을 보여서 다가온 것이라고 한다면 갑자기 호감도나 관심도가 확 올라갈 것 같네! 얘도 우마무스메라서 어쨌건 인정받는 거 좋아하고...자신을 알아봐주는 이가 있다면 좋아하니까!
슈야가 그렇게 나온다면 사쿠라는 잠깐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일 것 같아. 오히려 대뜸 계약하자고 하면 뭐지? 하는 생각으로 봤었을 것 같거든. 그렇기 때문에 트레이닝을 먼저 이야기를 하면 조금 더 신뢰를 할 것 같아. 물론 그럼에도 내심 그 애의 달리기를 보고도 과연 계속 이렇게 봐줄 생각이 있을까? 라는 생각은 하겠지만 말이야. 아무래도 이 부분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부분이라서 쉽게 떨치진 않겠지만 직접적으로 막 표현하진 않을거야.
그러다가 사쿠라 쪽에서 역으로 슈야에게 물어볼 것 같네.
"제 트레이닝을 봐주는 것은 고마워요. 하지만 트레이너. 이것만 물어도 될까요?" "저를 트레이닝해서 트레이너가 이루고 싶은 것은 뭐예요?"
좋은 아침이야! 슈야주! 그 말을 들으면 사쿠라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슈야를 바라볼 것 같아. 그러다가 남일같지 않아서 도와주고 싶었다라는 이야기라는 말에 괜히 고개를 갸웃할 것 같기도 해. 하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묻진 않고 헛기침 소리를 내면서 잠깐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할 것 같네!
이어서 트레이닝을 봐주는 건 고맙지만 그래도 아무런 답례도 없이 받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 일단 단기적으로 트레이너의 목표가 있다면 그걸 이뤄주고 싶다고 사쿠라는 이야기할 것 같아. 약간 기브 엔 테이크 느낌으로 말이야. 물론 자신은 좋긴 한데, 그래도 지금 이대로면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느낌이 될테니 말이야! 그래서 사쿠라도 그에 상응하는 뭔가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 같아.
아. 그러고 보니 이걸 묻는 것을 깜빡했네. 슈야주는 논커플 지향쪽이야? 아니면 약간 연플도 고려하는 쪽이야? 나는 구인글에서도 썼다시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고.. 있을 수도 있다...로 설정해도 얘 둘은 막 사귈 운명이에요! 이런 것보다는 캐릭터 감정선과 서사에 맞춰서 하는 편이긴 해! 혹시 완전 논컾 지향이라면 그 부분은 내가 맞출게!
슈야가 그렇게 말하면 사쿠라는 일단은 알겠다고 하고 납득할 것 같아. 아마 내심 속으로 뭔가를 생각하고 있긴 한데 자신처럼 밖으로 말하진 않나보다..하고 생각할 것 같기도 해! 물론 확신은 아니고 그렇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 정도지만 말이야.
앗. 슈야주는 고려하고 있구나. 그렇다면 서사나 감정선 맞춰서 노는 것으로 가자! 하지만 난 캐릭터 앓이나 야광봉 흔드는거나 그런 것은 또 엄청 좋아해서... 그런 거 해주는 것은 좋아하는 편이야! 하는 것도 좋아하고! 혹시 이런 거 받기 싫어하면 얼마든지 거절해도 괜찮아! 나도 억지로 하고 그런 거 안 좋아해서! 덧붙여서 내가 앓이나 막 주접을 떨어도 억지로 쓰는 건 아니야!
아무튼 사쿠라의 레이스 주법은... 기본적으로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빠르게 도주를 해서 거리를 확 띄우는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야. 그리고 그 상태에서 따라잡히지 않는 것을 목표로 진짜 이 악물고 앞만 보고 달리는 스타일! 그러다가 마지막 최종 코너때 어느 정도 남겨뒀던 지구력과 각력을 모두 끌어모아서 마지막으로 부스터처럼 펑 터트리는 식이야. 그래서 중거리건 장거리건 끝나면 바로 털썩 주저앉고 그래! 따라잡히기 싫다는 마음으로, 따라잡히더라도 저걸 반드시 내가 따라잡고 말겠다는 투쟁심 하나로 진짜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 쓰다보니 절로 다리 힘이 풀려서 주저앉는 느낌에 가까울 것 같네.
원래 이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동기가 워낙 빠르고 잘 달리니까 그걸 보고 절대로 따라잡히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생겨서 그런 주법을 익히고 사용하게 되었어.
승부복은 전신 분홍색에 좀 화사한 디자인인 원피스 드레스 스타일! 이걸 내가 직접 그릴 수가 없는 것이 아쉽네. 뭔가 화려하게 프릴이 달려있고 그렇다기보단 밝은 분홍색인데 그 위에 벚꽃문양이 하얗게 그려져 있고, 아래 치마는 달리기 편하도록 조금 짧은 미니스커트 느낌이 될 것 같아. 가슴 부분에 하얀색 리본이 장식되어있고.
일단 사쿠라의 레이스 정보는 이 정도! 혹시나 더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물어도 괜찮아! 그리고... 내가 오후에 영화 한편 보고 올 거라서 좀 다녀올게! 나중에 봐!
사쿠라 블라썸, 벚꽃을 닮은 우마무스메. 미나즈키 슈야는 여지껏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자질도 뛰어나고 재능도 있어보인다. 그러나 주변인들은 지나칠 정도로 그녀에게 무관심하다. 그녀보다 더 뛰어난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사쿠라 블라썸의 동기이기도 한 그 우마무스메는 주위의 관심을 독차지한다. 개중엔 실적 좀 올려보려는 트레이너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사쿠라 블라썸을 찾아오는 트레이너는 별로 없었다. 있다 하더라도, 그녀의 동기 대신 차선책으로 그녀를 골랐다는 느낌이었다.
'완전 [대체품] 취급이잖아⋯⋯'
물론 사쿠라 블라썸은 그 트레이너의 제안을 면전에서 거절하긴 했지만⋯⋯ 그걸 지켜보던 미나즈키 슈야는 되려 본인 속이 타들어가는 걸 느꼈다.
'저 아이도 나와 비슷할까?'
무관심 속에서 동기와 비교당하는 그녀. 평생을 어머니의 그늘에서 살아온 자신. 신참 트레이너는 무심코 벚꽃색 우마무스메를 불러세웠었다. 그때의 미나즈키 슈야는 같잖은 동정심이나 가벼운 호기심으로 사쿠라 블라썸에게 말을 건 것이 아니었다. 그건 동질감이었다.
오늘부터 며칠간 사쿠라 블라썸의 트레이닝을 돕기로 했다. 지나친 오지랖 아닐까, 부담스러워하진 않을까 싶어 주저하면서도 용기내어 제안해보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론 그녀가 수락해주었고. 미나즈키 슈야는 온갖 서적들을 품에 껴안은 채, 시간 맞춰 운동장에 도착했다. 쫑긋 선 분홍색 귀가 멀리서도 눈에 확 띈다.
"아, 일찍 오셨네요, 사쿠라 씨⋯⋯"
혹여 오래 기다렸나 싶어 빠른 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사쿠라 블라썸은 이미 몸을 푸는 중이었다.
우마무스메의 본능. 그것은 달리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지고 싶지 않은 마음. 그 마음은 사쿠라 블라썸에게도 존재했다. 그 마음을 격하게 표현하는 우마무스메도 있겠으나, 유하게 표현하는 우마무스메도 있었다. 사쿠라 블라썸은 후자에 해당했다. 트레센 학원에 입학하고, 동기인 그 아이를 만나고 난 뒤에는 더더욱.
추입으로 여유롭게 달려나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압도적인 속도를 내서 단번에 모든 이를 따돌려버리는 존재.
죽을 힘을 다해 앞을 질주하며, 도저히 뒤에서는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거리를 벌려도, 그 아이는 아주 여유롭게 따라잡았고, 그것도 모자라 압도적인 거리를 만들어냈다. 네가 아무리 앞을 달린다고 한들, 결국 내 뒤를 달릴 뿐이라는 것을 어필하듯이. 라이벌이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라고 사쿠라 블라썸은 생각했다.
그런 존재가 자신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수많은 트레이너들이 자신의 동기와 계약을 맺으려고 줄을 서는 모습을 바라보며 사쿠라는 이를 꽉 악물었다. 가끔 자신에게 오는 이도 있었다. 허나 표정과 목소리. 그리고 눈길이 향하는 곳. 이어 나오는 말. 그저 자신은 2순위일 뿐이었다. 자신과 계약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저 저 아이와는 계약할 수 없을 것 같기에 그 다음 순위인 자신에게 오는 것 뿐이었다.
"거절할게요."
그녀는 그 날도 자신에게 계약 이야기를 꺼낸 트레이너의 제안을 거절했다. 너무 많은 이가 와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일단 보류하고 있는 자신의 동기가 그녀의 눈동자에 비쳤다. 목소리는 아마 그때 들려왔었을 것이다.
이상한 트레이너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트레이닝을 돕겠다는 트레이너를 그녀는 운동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한 시간보다 5분 정도 더 빨리 운동장에 나온 그녀는 빨간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발소리가 들리자 그녀의 분홍색 두 귀가 쫑긋 섰다. 이어 사쿠라의 시선이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꼬리가 살랑살랑. 마치 봄바람이 간지럽히듯 지나간 것처럼 약하게 흔들렸다.
"트레이닝을 하기 위해선 몸을 먼저 풀어둬야 좋잖아요? 그래서 5분 전에 나왔어요. 늦었다니. 후훗. 아니요. 제 시간대로에요."
그녀의 시선이 근처에 있는 시계로 향했다. 딱 시간대로 온 트레이너. 미나즈키 슈야를 바라보며 사쿠라는 고개를 꾸벅 숙여 그에게 정식으로 인사했다.
"그때도 인사를 하긴 했지만 사쿠라 블라썸이에요. 잘 부탁할게요. 트레이너. 그래서...전 뭘 하면 될까요? 일단 달리면 될까요?"
우선 자신의 달리는 모습을 보여야 할까.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녀는 슈야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리고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슈야에게 말했다.
"그리고 블라썸으로 불러도 괜찮아요. 우마무스메는 딱히 인간처럼 성이 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쿠라라는 이름을 가진 우마무스메는 저 말고도 여럿 있으니까요. 지금이 아니라 과거에도 말이에요. 후훗."
묘하게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은 그의 모습이 그녀의 두 분홍색 눈동자에 담겼다.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았기에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오직 그녀만 알 뿐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녀의 표정이 찡그러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언제나처럼 차분한 표정을 지으며 그저 조용히 그의 모습을 눈에 담을 뿐이었다.
하지만 절로 어두워지는 그의 표정이 보이는 순간, 사쿠라의 눈빛이 살짝 날카롭게 반짝였다가 이내 다시 원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달리는 것을 보여달라는 그의 요청에 그녀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트레이너. 일단 이 운동장을 한바퀴만 돌게요. 총 1600m. 이 정도면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긴 충분할 것 같네요. 그리고 트레이너."
이어 그녀는 트랙의 스타트 지점으로 천천히 걸어간 후, 그곳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이어 고개를 돌려 그녀는 슈야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앞을 바라봤다.
"저는 트레이너에게 뭘 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 없어요. 그러니까 트레이너가 하고 싶은 것을 해주세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그냥 보고 가는 것도 딱히 상관없으니까요. 다만 그럼에도 부탁할 것이 있다면 솔직하게 얘기해주세요. 제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느낀 것을요."
끝자락 부분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더 조용한 톤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매우 덤덤했다. 두 눈을 감고 조용히 숨을 내뱉던 그녀는 스타트 지점에서 심호흡을 하다가 바람이 살며시 자신의 머리카락을 스쳐지나갈 때, 빠르게 바람을 가르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주행 스타일은 도주. 누구보다 빠르게. 더 빠르게. 공기를 가르고 앞으로 질주하는 그 폼은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호흡이 상당히 가지런했으며, 속도가 줄어드는 일 또한 없었다. 처음부터 단번에 자신의 지구력을 사용해서 선두를 차지하고, 그것을 유지하고 더욱 더 빠르게 나아가 다른 이와의 거리를 넓히는 방식을 사용하며 사쿠라는 그저 앞만 바라봤다.
인간에게 1600m는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힘든 거리일지도 모르나, 우마무스메에게 있어서는 그렇게까지 힘든 거리가 아니었다. 물론 실제 레이스가 시작되면 1착을 위해 경쟁해야하니 조금 힘들어질수도 있겠으나 지금은 혼자 달리는 중이었기에 그녀의 모습은 상당히 여유로웠다. 길게 풀어낸 머리카락이 가볍게 바람에 흔들렸다. 조금의 흐트러짐없이, 깔끔한 폼을 유지하는 그녀는 마지막 코너가 되자, 단번에 부스터라도 킨 것처럼 속도를 더욱 올렸다. 숨소리가 약간 흐트러졌으나 전방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빛은 조금도 그 색이 바라지 않았다.
마지막 도착점에 들어온 그녀는 속도를 천천히 줄이며 멈춘 후, 그 자리에 서서 숨을 조절했다. 그 상태에서 잠깐 다리를 풀던 그녀는 천천히 슈야갸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미나즈키 슈야는 소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척이나 정적인 어조였지만 그 말뜻이 가볍게 느껴지진 않았다. 특히나 "기대를 않는다"는 말이⋯⋯ 우마무스메들은 모두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 자신의 달리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분명 미나즈키 슈야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쿠라 블라썸은 이미 기대를 접은 것 같다.
'체념한 걸까?'
아마도, 그녀는 수없이 비교당해왔을 것이다. 자기보다 더 뛰어난 아이와. 앞지르려 해도 앞지를 수 없고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지나친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가 생각하는 것처럼 연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미나즈키 슈야는, 사쿠라 블라썸에게 자꾸만 제 모습을 투영하고 있었다. 그는 애써 고개를 저었다. 방황하던 시선을 트랙 위 우마무스메에게로 옮겼다. 땅을 박차고 달려나가는 그녀를 눈으로 열심히 쫒았다.
'⋯⋯빠르다.'
초반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며 거리를 벌린다. 자세는 안정적이며 속도도 제대로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 코너에 들어서서는, 아껴두었던 지구력을 터트려 단숨에 달려나간다. 그야말로 도주의 정석. 지난 번에도 먼 발치에서 지켜보긴 했지만⋯⋯ 보다 가까이서 목격하니 더욱 인상적이었다.
'실전에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훈련과 실전은 다르다. 트레이닝에서의 성과를 레이스에서도 볼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다. 그러나 신참 트레이너의 눈으로 보기엔 이는 더할나위 없이 멋진 달리기였다. 한편 이런 그녀마저도 초라하게 만들 정도라면, 그 동기는 도대체 어떤 아이인 것인가. 다시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엄청⋯⋯ 엄청 훌륭했어요."
어느새 자신 가까이 다가온 그녀를 보며, 미나즈키 슈야는 당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리고, 좀 웃긴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다가도 금세 어깨를 움츠러뜨렸지만.
"⋯⋯블라썸 씨의 달리기를 보니까 제 마음이 북받쳐오르는 것 같았어요."
그럼에도 미나즈키 슈야는 또박또박 말을 이어나갔다. 진지한 시선으로 사쿠라 블라썸을 제대로 쳐다보았다.
사쿠라 블라썸의 달리기는 모든 것을 폭발적으로 쏟아붓는 달리기이다. 그 누구에게도 따라잡히고 싶지 않고, 따라잡힌다고 할지라도 다시 자신이 따라잡고야 말겠다는 고집 속에서 만들어진 폼. 장점이 있으면 단점 또한 있었다. 이를테면 지금처럼 달리기가 끝난 후에는 그야말로 다리의 힘이 풀려버리는 것이라던가. 물론 지금은 혼자서 달린 것이기에 그 정도로 에너지를 쏟진 않았다. 허나 실전에선 어떨까. 만약 에너지를 쏟아부어도 거리를 늘리지 못한다면, 혹은 앞에 있는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처참하게 패배할 가능성 또한 충분했다. 하지만 사쿠라는 지금 그런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달리기로 이긴다. 단지 그 뿐이었다.
"......"
엄청 훌륭했다는 말. 그리고 제 마음이 북받쳐오른다는 말을 들으며 사쿠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허나, 그녀의 분홍색 꼬리는 가볍게 양옆으로 흔들렸다. 조금씩 그 속도가 빨라지는 듯 했으나, 이내 천천히 멈추면서 자신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슈야를 향해 사쿠라는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 애. '스카이 위너'의 달리기를 보면 더욱 북받쳐오를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의 제가 낸 속도조차 아주 가볍게 뛰어넘어 더 앞을 달려가는 애가 바로 그 아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는 사쿠라의 표정은 조금 어둡게 바뀌어있었다. 물론 비관적인 분위기를 만들 생각은 없었다. 허나 그럼에도 사쿠라 블라썸의 마음 속에선 결국, 그 존재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여유롭게 뒤쪽에서 뛰다가 어느 순간 그야말로 하늘을 날아서 질주하는 것처럼 모든 것을 엎어버리는 존재. 땅을 걸어다니는 우마무스메를 위에서 바라보는 하늘을 날아가는 듯한 우마무스메. 지금 이곳에 없는 그 존재를 생각하던 사쿠라는 두 손을 올려 자신의 뺨을 약하게 툭툭 쳤다. 정신을 차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제 달리기가 트레이너의 마음을 그렇게 만들었다면 영광이에요. 후훗."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말을 비관적인 느낌으로 끝내지 않았다. 이어 그녀는 슈야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런 의미에서 솔직한 답변 한번만 더 부탁드릴게요. 만약 트레이너가 저와 전속 계약을 혹시라도 맺는다고 생각한다면... 물론 어디까지나 정말로 어디까지나 진짜 만약에, 엄청 만약에라는 가정하에서... 제가 데뷔를 한다고 한다면 언제가 좋다고 생각하세요? 그 애가 데뷔할지도 모르는 올해 어느 순간? 아니면 그 애가 데뷔를 마치고 클래식을 뛰고 있을 내년? 그것도 아니면 모든 것을 보내버린 후인 가장 안전할지도 모르는 2년뒤인 내후년?"
사쿠라 블라썸이 꺼낸 뜻밖의 말에, 미나즈키 슈야는 허둥대며 대꾸했다. 당황한 기색이 낯빛에 역력히 드러났다. 그는 단순히 이 우마무스메가 빠르기에 감탄한 것이 아니었다. 그 달리기에서 굴하지 않는 용기를 엿보았기 때문이다. 남과 비교당하고 깎아내려질지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앞서가는 모든 걸 제치고 끝내 정상에 서고야 말겠다는 집념을. ⋯⋯물론 비약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나즈키 슈야는, 분명 그렇게 느꼈었다. 스카이 위너라는 아이의 달리는 모습이 어떨지, 아직은 모르지만.
"⋯⋯영광이라고 해주셔서, 다, 다행이에요."
이윽고 가벼운 웃음소리와 함께 사쿠라 블라썸의 말이 이어졌다. 그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만에 하나 혹시라도 기분이 상한 건 아닐까, 내심 걱정하고 있었으니. 하여간 미나즈키 슈야는 이어지는 그녀의 말을 주의깊게 경청했다. 질문이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깊은 고민에 잠긴 듯 그의 미간이 좁혀졌다.
"⋯⋯올해요."
하지만 사실 오래 고민할 것도 없었다. 미나즈키 슈야의 생각은 이미 정해져 있었으니까. 상대의 눈치를 보면서도 더듬더듬 이어나가는 말엔 강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그, 스카이 씨라고 했죠? 저는 그 아이랑⋯⋯ 혹시 실패한다고 해도 정면으로 맞붙어보고 싶을 거 같아요. 근데 스카이 씨가 클래식을 뛰고, 시니어를 뛸 그 시기까지 데뷔를 미룬다고 하면⋯⋯"
"왠지 도망치는 거 같잖아요."
도망친다. 이는 그가 다른 진로를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구태여 트레이너가 된 이유와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미나즈키 슈야는, 자신이 어머니보다 더 뛰어난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 트레이너가 되었으니까. 당연하지만 역시 실패할지도 모른다. 그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시도조차 않는 것과, 시도라도 해보는 것은 분명 다르다.
"물론 데뷔에 적절한 시기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블라썸 씨를 그 아이의 대체품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은 분명 블라썸 씨가 '도망친다'고 생각할 거라고요⋯⋯"
미나즈키 슈야는 올곧게, 진실된 마음을 담아 사쿠라 블라썸을 쳐다보았다. "⋯⋯어, 담당 트레이너도 아닌데, 너무 주제넘은 사족인 것 같죠⋯⋯" 그럼에도 금세 위축되어버렸지만.
한동안 이어지는 침묵 속에서도 사쿠라의 시선은 슈야를 놓치지 않았다. 그가 무슨 답을 내놓을지가 상당히 궁금했기에. 그리고 흥미가 있었기에. 당신은 무슨 답을 내놓을거야? 그런 생각이 들어서. 딱히 무슨 대답을 내놓아도 그를 질책하거나 화를 낼 생각은 없었다. 일반적인 트레이너가 할법한 답이 무엇인지도 이미 알고 있었고,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가장 상식적인 답이 뭔지도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슈야가 내놓은 답은 사쿠라를 조금 당황하게 만들었다.
"...올해."
이어지는 말을 들으면서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조용히 지금 그가 하는 말을 곱씹다가 '도망치는 것 같다'라는 말에 그는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었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땐 괜히 오른발로 땅을 콕콕 찍었다. 발에 딱 들어맞는 운동화가 약하게 콩콩 소리를 내며 더더욱 그녀의 발에 달라붙었다.
"처음이에요. 이 물음에 올해라고 답을 내놓는 트레이너는. 보통은 내년을 이야기하고 저라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그렇게 이야기할테고요."
그야말로 엄청난 유망주가 데뷔를 앞두고 있으니 한해를 쉬고 내년에 데뷔해서 대결하는 일 자체를 없는 것으로 하자. 그런 말을 하는 트레이너가 여럿 있었고, 아예 그 유망주를 완전히 떠나보낸 후에 아무런 적수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자라고 말하는 트레이너가 또 절반이었다. 올해를 거론하는 트레이너는 눈앞의 트레이너. 단지 하나 뿐이었다.
"하지만... 저도 데뷔를 한다면 올해에 하고 싶어요. 분명히 질테고, 비참하게 무너질테고... 더 나아가 주저앉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그 애에게 이기고 싶고, 더 나아가 사쿠라 블라썸이 최강이라는 말도 듣고 싶어."
처음에는 분명히 트레이너인 슈야에게 하는 말이었으나 이후의 말은 딱히 듣는 사람을 지정하지 않은 혼잣말에 가까웠다.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고 조용히 침묵을 지키던 사쿠라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슈야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트레이너. 트레이닝을 봐주겠다고 했죠? 전 뭘하면 좋을까요? 제 꿈은 3관 우마무스메. 아무리 못해도 더비는 가져가는 것이 꿈이에요. 저와 같은 사쿠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선배 우마무스메. 그 선배가 가졌던 더비 우마무스메의 자리를 저도 가지고 싶어요. 하지만 필시 그 애도 나올 거예요. 3관의 자리. ...그렇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을까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은 듯한 처음. 하지만 지금은 분명하게 요구를 하고 있었다. 뚜렷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며.
미나즈키 슈야는 눈을 데굴 굴리며, 두 손을 소심하게 맞잡았다. 하기야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유력한 유망주에게 기회를 뺏기기보단 그를 피하는 선택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생각은 여전했다.
"⋯⋯"
그리고 사쿠라 블라썸이 고개를 숙인 채 이어가는 말에, 미나즈키 슈야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 아이와 같이 데뷔해서 꼭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동시에 그는 내심 놀랐다.
'나도, 어머니보다 더 뛰어난 업적을 세우고 싶어서 여기에 왔잖아.'
이 우마무스메가 자신과 지나치게 닮아있었기에. 미나즈키 슈야는 동그랗게 뜬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더더욱 이 우마무스메에게 관심이 갔다. 무척 당차고 용기있는 아이인 것 같아서⋯⋯ 그것도 잠시, 사쿠라 블라썸이 직접적으로 요구해오자 그는 살짝 몸을 움츠렸다. 그리고 으음, 고민하는 침음을 내며 한참동안이나 고민했다.
"아, 아무래도⋯⋯ 그 아이보다 몇 배로 더 노력해야겠죠⋯⋯?"
하지만 자신이 내놓을 수 있는 답은 한정적이었다. 사쿠라 블라썸이 스카이 위너에 비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몰랐기에, 아직 단언하기 이른 것도 있었다.
그 아이보다 몇 배로 더 노력한다. 정석적인 대답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답밖에 낼 수 없다는 마음도 그녀는 충분히 이해했다. 스카이 위너가 어떤 이인지, 어떻게 달리는지도 알 수 없으니 전략을 제안할 수도 없을테니까. 하지만 그런 정석적인 답이라도 어떻게든 이야기를 하고, 소극적이긴 해도 뭐라도 말해보려는 그의 모습이 자신보다 분명히 연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꽤 귀엽다고 사쿠라는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그녀는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하지만 아차 싶어 그녀는 황급히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트레이너를 놀리거나, 우습다거나 생각한 것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뭔가 모르게 조금 귀여운 면이 있으셔서. 실례였네요. 정말로 죄송해요!"
얼굴을 붉히면서 어쩔줄 몰라 두발을 동동 구르던 사쿠라는 조용히 호흡을 정리했다. 이어 그녀는 표정을 관리하더니, 우아한 손길로 자신의 뒷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했다. 바람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약하게 흔들리다가 가라앉았고, 이어 그녀는 머리에 끼고 있는 벚꽃 모양의 머리핀을 정리했다.
"트레이너의 생각은 어쨌든 잘 알았어요. 전속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닌데, 제가 너무 많은 것을 물었나보네요. 그렇다면... 이제 트레이닝 봐주신다고 했으니까 트레이닝에 집중해볼게요."
달려볼까요? 아니면 다른 것을 해볼까요? 시키는 거 다 할게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사쿠라 블라썸은 평소의 도도하면서도 고요한 표정을 유지했다. 아마 그가 시키는 것이 있다면 불만불평없이 다 했으리라.
"평소에 하는 트레이닝이라고 해도... 저는 트레이너가 따로 없었고, 아마 미나즈키 트레이너가 없었다면, 이렇게 봐주려는 이도 없었을 것 같아서... 그냥 대충 제 마음대로 했었는데 그래도 괜찮다면..."
물론 기본 교육용 트레이닝은 받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문적으로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은 적은 없었다. 그야 대부분 자신의 동기에게 가서 러브콜을 외치곤 했었으니까. 그렇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난감하다고 느끼면서 사쿠라는 머리를 긁적였다. 물론 개인적으로 자율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있었으니 그거라도 하면 될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잠깐만 기다리라고 이야기를 하며 어디론가 가볍게 달려갔다.
약 10분 정도 지났을까. 그녀는 아주 거대한 타이어 두 개에 묶여있는 밧줄 하나를 끌고 원래 있던 자리로 천천히 돌아왔다. 인간의 근력이라면 어림도 없는 무게의 타이어였을지도 모르나 그녀는 인간이 아니라 우마무스메. 인간보다 근력이 훨씬 강한 존재였다. 이어 그녀는 밧줄을 내려놓은 후, 숨을 정리했다. 그리고 가만히 슈야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올라타실래요? 이거. 한개당 100kg이니까 두 개해서 200kg. 거기에 트레이너의 무게까지 합치면... 200대 후반은 될까요? 어쨌든 이 밧줄을 제 허리에 묶은 다음에 끌고 앞으로 가는 트레이닝을 해볼까 하는데... 아. 이렇게 해서 다리의 힘을 기를 수 있다고 들었거든요! 거기다가 무거운 것을 끌고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된다면, 풀었을때 속도가 더 오르지 않을까요?"
근거가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말 그대로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하에 하는 제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본격적인 트레이닝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어쨌든 사쿠라 블라썸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어떻냐는 듯이 나름대로 기대를 하며 슈야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