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악명또한 명성이고, 스스로 붙인 이름이라면 누군가 불러주기를 바라기에 붙인 것. 앞으로도 천고적정이라는 별호는 종종 야견을 부르는 대명사가 될 지도 모르겠다.
"정말로 자기 하고픈대로 살지 않고는 사람은 살아갈 수 없습니다."
백시아는 천천히 운을 뗀다.
"설령 강도가 칼을 목에 겨누며 이것 하라 저것 하라 하여 그대로 한들, 그것은 온전히 본인의 의지이지 타인이 억지로 자신의 몸을 운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너무 나아간 대답인듯 합니다만, 예. 하고픈대로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바뀌는 것도, 바뀌지 않는 것도. 앞을 보며 살거나 뒤를 보며 사는 것도. 그 모든 것은 오롯이 스스로 원하기에 행동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짓궂은 농담 하나 던지면서도 착하다는 부분은 부정하지 않는다. 내공도 쓰지 않고 호구처럼 당해주기만 하던 자신을 선뜻 돕지 않았던가? 교국에서 마주한 귀한 선인이니 천마님의 은혜가 함께함이 응당 옳다. 짤막한 연극 속이라 한들 서로 우애 비스무리한 것으로 뭉치는 것또한 은혜라면 은혜일지, 아니면 시련일지는 두고 봐야 하겠다마는.
"……응?"
천진난만한 모습 뒤로 불만 가득히 입술 삐죽거리는 것이 칭찬만 받고 사탕은 받지 못한 아이같으니, 재하는 눈을 큼직하게 한 번 깜빡이며 상황을 파악하려 애썼다. 풍성한 속눈썹 팔랑이고, 뒤이은 볼멘 소리에 재하는 당신에게서 조그마한 동물을 떠올렸다. 다가기만 해도 배를 까뒤집으며 쓰다듬어달라 골골대는 고양이나 머리부터 쿵 부딪쳐오는 강아지, 혹은 어깨 위에서 부리 부비는 새……. 재하는 머뭇거리다 손을 뻗어 당신의 머리를 조심히 쓰다듬으려 했다.
"잘 해주었단다."
칭찬을 덧붙이면서도 쓰다듬는 손길은 겉보기엔 몹시도 부드러우나 여러 사람에게 어여쁨 받아보았을 당신은 쉬이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사람, 누군가에게 어여쁨 주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형제자매 하나 없이 자랐을 것만 같은 조심스럽고 서툰 손길이요, 어디 하나에만 집중하여 타인에게도 애정 주지 못했을 것만 같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머리를 쓸어보니, 이내 재하는 묵직한 주머니요 옥비녀가 손 위로 올라오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건- 하고 말 떼려다가도 빠르게 속닥거리니, 재하는 한바탕 소란이 진정되어 사람들 빠지는 시장을 곁눈질로 훑다 당신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고맙, 구나."
이걸 받아들이는 게 맞는 걸까? 돌려받아야 함은 맞을 터인데. 불현듯 제 절친하니 평생을 함께 웃음 지으며 살 수 있을 친구 하나 떠오른다. 그 친구라면 아후후 웃으며 아무렴 받아낼 수 있다면 받아내고 그만큼의 보상을 다른 야바위꾼 털어 쥐여주면 될 것이라 하겠지. 애써 속으로 납득한 재하는 머리를 쓸어주던 손을 떼어 품을 뒤적거렸다.
"그러고 보니, 네 이걸 잃어버렸더구나……."
아직은 보는 눈이 많으니 답례를 주더라도 퍽 자연스러운 태도로 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이것밖에 주지 못하여 미안하다는 눈으로, 재하는 마찬가지로 당신의 손에 무언가를 고이 쥐여주려 했다. 검은색으로 곱게 칠해져서는 선명한 보라색으로 감찰국장 재하 監察局長-裁河 새겨진 패. 여차하면 감찰국장 재하의 이름과 신분을 빌려 보증받을 수 있는 패와 함께, 재하는 비밀로 해달라는 듯 한쪽밖에 없는 눈을 찡긋거렸다.
"뭐얼. 애초부터 타인에게서 답이 나올 고민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수다. 지금은 그저 여럿을 거쳐가며...비춰가는 과정이 필요한거지."
야견은 고개를 으쓱하며 그리 답하고는, 하늘을 향해 느긋이 손을 뻗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휙하며 손에 잡히는 금색의 금강저. 아마도, 이야기하는 도중에 무공을 응용해 살짝 공중에 띄어둔 것이겠지. 저릿저릿하게 뇌기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내겠다는 수업료가 무엇인지 짐작이 갈 법하다. 아마 다짜고짜 공중에서 뇌기를 쏘고, 막아보라 시켰을 것이다.
"다음에 만날때는 한판 벌여보자고. 고민이 있으면 시원하게 노는 날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