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그야 민담에는 목적이 있는 법이다. 불교의 전통이 깊은 땅이라면 탁발승을 보고 노력하지 않는 개인으로 자랄 가능성도 있겠지. 사회의 노동력 상실 방지를 위해 근면성을 길러주기 위한 민담인가. 소의 젖의 생산량도 충분하여 주변에 나누어줄 정도도 되는 것 같고. 처음 보는 도량형도 들었으니 얻은 것은 많겠다.
"잘 들었습니다. 당신이 활약하기 좋은 무대도 몇 떠오르지만, 이것은 또 다른 대가를 받아야 할 터이니. 이제 제 차례입니다."
"자고로 백색은 불길한 색입니다. 그 연원은 모르나, 적색을 기쁘게 여김으로 미뤄보아 창백한 피부와 죽음의 연관성을 지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것이 아니라면 노인의 흰머리를 보고 진기가 빠진 것으로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허나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요, 도리어 불쾌한 일이라는 점입니다. 백색 머리를 한 이들은 피부 또한 창백하며 동공의 색이 다양하게 나타나나 적색, 자색, 청색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양한 이름으로 구분되나 병으로는 백색증이라 불리며 피부 일부가 색이 없는 백반증과는 구분됩니다. 더러 눈이 좋지 않기도 하지요."
여기까지는 학술적인 설명.
"뒷배가 없는 아이에게 불길한 상징을 쥐고 나는 것은 불운입니다. 백색증의 병마가 사람의 진기를 가져가는지, 오래 살았다는 기록보다는 짧게 명을 달리한 이들의 기록이 더 많습니다. 몸이 약하고 금세 죽으니 도리어 그 신체가 주술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뭐든 시도할 가치가 있는 것이니.."
옛날 이야기라는 게 대체로 그렇다. 성실하게 살아라 나쁜 일 하지 말아라. 대부분의 동화가 이렇게 흘러가곤 했다. 그건 강호의 아이들을 위한 동화 역시 같지 않을까. 상일은 동생들에게 들려줄 옛날이야기를 외워갈까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미 아이들은 많이 자랐으니까. 그러고서는 그럭저럭 만족한 것 같은 시아를 향해 귀를 열었다.
시아의 설명은 학술적이었고 세세했다. 희다는 것 자체도 불길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동시에 좋지 못한 일이라는 것. 머리색은 기본적으로 진한 빛, 특히 검은색이 일반적인데 그와 정 반대에 있는 색인데, 심지어 다른 눈의 색이라거나 시력상의 문제 등을 가지고 오니 더더욱 그렇게 다가오는 모양이었다. 음양에서 음은 흑이요 양은 백으로 상징되던 것 같은데 여기선 또 왜 이렇게 변하는지, 상일은 거기까진 잘 모르겠다 싶었다.
"..거참. 씁쓸한 이야기군요."
상일의 표정이 어둑하게 가라앉았다. 무언가 과거를 떠올리는 듯한 얼굴은 곧 다소 먼, 어쩌면 그의 고향이 있을 방향을 향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푸른 눈이 담담히 그 어드매를 비췄다.
"제 고향에서는 눈을 싫어했습니다.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땅에서 솔직히 지긋지긋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러면서도 생존을 위해 눈에 파묻히기도 하고, 눈을 녹여 물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금 시아를 보며 방긋 웃었다.
"제가 한 이야기만으로는 값이 좀 부족한 거 같아서 떠오른 걸 말해봤습니다. 뭐, 저는 고향에서 '머리색'으로 문제가 생긴 적은 딱히 없지만요"
"힘이 없는 자가 불길한 상징을 지니면 재수 없는 자가 되어 마을의 원망을 사는 것이고, 힘이 있는 자가 지니면 고난을 이겨낸 영웅이 되는 것이지요."
악즉선, 선즉악이라. 상일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 시아는 위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상대가 영웅이 될 지, 재수 없는 모습을 지녔다며 돌팔매질에 당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아직 일류 정도의 무인이지 않은가. 그 수준으로는 그저 운명의 변덕에 의해 얼마든지 초개처럼 쓰러져갈 수 있는 별 볼 일 없는 무인이다. 고향에서는 머리 색에 문제가 없었다곤 하나, 이제 와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지.
"그럼 서장 땅에서 온 이방인, 저는 당신이 살아 우리가 다시 재회할 날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긴 이야기도 서로 끝냈겠다. 이제 더 이상 함께 있을 필요는 없다.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도 해 줄 수 있는 것도 줄 수 있는 것도 많았지만, 상대에게 그럴 이유도 갚을 여력도 없는 상태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