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상일은 고개를 갸웃, 했다. 강호에 은거기인이 많다하나 그들이 '은거'기인인 이유가 있으니, 만나보기 더럽게 힘들다는 것이다. 상일이 모르는 사이에 땡그르르 쌓이고 있을 동전이면 모를까. 그와 별개로 상일은 자신이 많난 저 인물이 기연이라 평하기 쩍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실 그보다는 지나가다 만나 짤막하게 이야기하고 떠나는 딱 그 정도일 것이나, 머리색이 같지 않은가. 그러면 충분히 기이한 인연이지.
"어려운 일이긴 한데-"
끄으응. 상일이 팔짱을 끼고 고심했다. 자신이 저 하얀 머리 귀한 분에게 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하고 고민하다보면 영 좋은 게 없다는 것이다. 끽해야 일류 언저리(라기에는 좀 멀지만)에 있는 자신이 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거야 뭐..
"제가 살던 곳이 여기랑 좀 멉니다. 여짝에서는 서장이라 불리던가 하는,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곳인데- 그곳 이야기 말고는 제가 해드릴 게 없을 것 같네요."
고향 일 밖에 없지 않나, 싶다. 여기서 먼 곳에서 살다 왔다는 게 거의 유일한 특이성일 테니.
"쌈짓돈 꺼내봐야 기별도 안 가실 테고, 따로 드릴 만한 것도 없거든요. 마음에 안 드신다면야 뭐 어쩔 수 없고.
금봉파 돈만 많은 졸부취급, 돈으로 전통을 사려고 함 흑천성한테 개쳐맞고 강제입성함 제갈세가한테 본진 뺏기고 도망침 문주가 하란이에게 희롱당함
백룡회 백룡회주는 강호초출 때 백룡이란 별호를 얻었고, 사마세가를 비롯해 한 때 명망있었으나 이제는 한미해진 옛 가문들을 맹우로 맞이해 하나의 세력을 탄생시켰으니 그 이름하여 백룡회라 합니다. 무려 초절정의 고수 열넷을 보유하고, 회주인 백룡은 조만간 화경의 고수로 올라설 것이라 기대받고 있는 백룡회. 거대 문파로 성장한 백룡회는 흑천성에 들어가 사마외도에게 충성을 보였고 운남에서도 남쪽에 그 영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백룡회는 운남에 자리를 잡은 후부터 남만독곡과 끊임없는 전쟁을 벌여오고 있으며, 압도적인 승기를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만간 폐관에 들었던 회주가 폐관을 깨고 화경의 경지에 올라 나타난다면 남만독곡을 다스리는 독왕 또한 더이상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사파무림의 잠룡, 능히 천하를 논할 신진세력. 그 이름하여 백룡회가 무림출도를 앞두고 있습니다.
"어느 마을에 한 생쥐와 고양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생쥐는 늘 고양이에게 괴롭힘을 당하였는데, 그러던 어느 날, 생쥐가 생각했습니다. <내가 만약에 고양이를 위해서 음식을 준비해줄 수 있다면 나는 안전하게 살 수 있을 텐데!> 그래서 생쥐는 고양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고양이는 선선히 매일 우유 한 컵을 마련해 주면 생쥐를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상일의 목소리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평범하게 흘러가던 목소리는 뭔가 버릇이 든 모양인지, 갈수록 아이에게 전달하듯 약간 높아지며 부드러운 어투가 되었다. 또박또박한 목소리는 이 행위가 익숙한지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면서 또 생쥐를 연기할 때는 그에 걸맞게 목소리도 바꾸었다.
"그래서 생쥐는 소를 만나러 갔습니다. 우유를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나를 위해서 매일 옥수수를 가져다 주겠니?> 잠시 생각한 생쥐는 소에게 줄 옥수수를 구하러 새에게 갔습니다. 새는 <네가 나를 위해서 매일 벌레를 구해다 준다면 너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지>라고 하였습니다."
"생쥐는 참새에게 가 벌레를 좀 잡아줄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참새는 얼마 전 고양이에게 새끼를 잃어버리고 말았었는데, 그래서 고양이에게 아주 많이 화가 나고,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그 참새가 말하기를 <좋아! 그럼 고양이의 시체를 여기 가져와. 그렇게 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벌레를 매일 잡아서 너에게 줄게!>"
"생쥐는 결국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고,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야 민담에는 목적이 있는 법이다. 불교의 전통이 깊은 땅이라면 탁발승을 보고 노력하지 않는 개인으로 자랄 가능성도 있겠지. 사회의 노동력 상실 방지를 위해 근면성을 길러주기 위한 민담인가. 소의 젖의 생산량도 충분하여 주변에 나누어줄 정도도 되는 것 같고. 처음 보는 도량형도 들었으니 얻은 것은 많겠다.
"잘 들었습니다. 당신이 활약하기 좋은 무대도 몇 떠오르지만, 이것은 또 다른 대가를 받아야 할 터이니. 이제 제 차례입니다."
"자고로 백색은 불길한 색입니다. 그 연원은 모르나, 적색을 기쁘게 여김으로 미뤄보아 창백한 피부와 죽음의 연관성을 지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것이 아니라면 노인의 흰머리를 보고 진기가 빠진 것으로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허나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요, 도리어 불쾌한 일이라는 점입니다. 백색 머리를 한 이들은 피부 또한 창백하며 동공의 색이 다양하게 나타나나 적색, 자색, 청색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양한 이름으로 구분되나 병으로는 백색증이라 불리며 피부 일부가 색이 없는 백반증과는 구분됩니다. 더러 눈이 좋지 않기도 하지요."
여기까지는 학술적인 설명.
"뒷배가 없는 아이에게 불길한 상징을 쥐고 나는 것은 불운입니다. 백색증의 병마가 사람의 진기를 가져가는지, 오래 살았다는 기록보다는 짧게 명을 달리한 이들의 기록이 더 많습니다. 몸이 약하고 금세 죽으니 도리어 그 신체가 주술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뭐든 시도할 가치가 있는 것이니.."
옛날 이야기라는 게 대체로 그렇다. 성실하게 살아라 나쁜 일 하지 말아라. 대부분의 동화가 이렇게 흘러가곤 했다. 그건 강호의 아이들을 위한 동화 역시 같지 않을까. 상일은 동생들에게 들려줄 옛날이야기를 외워갈까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미 아이들은 많이 자랐으니까. 그러고서는 그럭저럭 만족한 것 같은 시아를 향해 귀를 열었다.
시아의 설명은 학술적이었고 세세했다. 희다는 것 자체도 불길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동시에 좋지 못한 일이라는 것. 머리색은 기본적으로 진한 빛, 특히 검은색이 일반적인데 그와 정 반대에 있는 색인데, 심지어 다른 눈의 색이라거나 시력상의 문제 등을 가지고 오니 더더욱 그렇게 다가오는 모양이었다. 음양에서 음은 흑이요 양은 백으로 상징되던 것 같은데 여기선 또 왜 이렇게 변하는지, 상일은 거기까진 잘 모르겠다 싶었다.
"..거참. 씁쓸한 이야기군요."
상일의 표정이 어둑하게 가라앉았다. 무언가 과거를 떠올리는 듯한 얼굴은 곧 다소 먼, 어쩌면 그의 고향이 있을 방향을 향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푸른 눈이 담담히 그 어드매를 비췄다.
"제 고향에서는 눈을 싫어했습니다.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땅에서 솔직히 지긋지긋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러면서도 생존을 위해 눈에 파묻히기도 하고, 눈을 녹여 물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금 시아를 보며 방긋 웃었다.
"제가 한 이야기만으로는 값이 좀 부족한 거 같아서 떠오른 걸 말해봤습니다. 뭐, 저는 고향에서 '머리색'으로 문제가 생긴 적은 딱히 없지만요"
"힘이 없는 자가 불길한 상징을 지니면 재수 없는 자가 되어 마을의 원망을 사는 것이고, 힘이 있는 자가 지니면 고난을 이겨낸 영웅이 되는 것이지요."
악즉선, 선즉악이라. 상일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 시아는 위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상대가 영웅이 될 지, 재수 없는 모습을 지녔다며 돌팔매질에 당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아직 일류 정도의 무인이지 않은가. 그 수준으로는 그저 운명의 변덕에 의해 얼마든지 초개처럼 쓰러져갈 수 있는 별 볼 일 없는 무인이다. 고향에서는 머리 색에 문제가 없었다곤 하나, 이제 와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지.
"그럼 서장 땅에서 온 이방인, 저는 당신이 살아 우리가 다시 재회할 날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긴 이야기도 서로 끝냈겠다. 이제 더 이상 함께 있을 필요는 없다.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도 해 줄 수 있는 것도 줄 수 있는 것도 많았지만, 상대에게 그럴 이유도 갚을 여력도 없는 상태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