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어뢰라는 것이 영 조준하기가 쉽지 않은지라 결국 요격에 실패했다. 흔들리던 으누호 내에서 가까스로 중심을 잡던 랑은, 회심의 일격이라는 듯 '바이바이 저지먼트' 라는 말까지 하며 쏘아낸 광선이 새봄의 능력과 공명한 으누호의 대응으로 모두 무위로 돌아가자 헛웃음을 흘렸다.
커리큘럼 하러 갔더니 연구원이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오늘 커리큘럼은 뭐냐 물어도 건성건성이더라. 나도 썩 의욕 넘치는 건 아니라(요즘은 매너리즘인지 통 의욕이 없다. 안 죽으려면 저지먼트에 뭐로든 보탬이 돼야 하고 내가 보탬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곤 정보 탐색뿐이라고 매달렸던 것도 완전 남의 일 같고) 명상이나 했다. 현재 내 능력으로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이 뭔지, 커리큘럼을 계속해서 나한테 이로울 부분과 해로울 부분은 뭔지, 난 뭘 바래서 이러고 있는지 같은 걸 생각했다. 결론은 지난번과 같다. 결과가 유의미하든 무의미하든, 그게 내가 뭔갈 했기 때문은 아니다. 세상은 원래 기대대로 안 되는 게 당연하니, 기대란 곧 가진 거에 만족할 줄 모르고 못 가진 거만 억울해하는 탐욕일 뿐. 포기하면 편하다. 그냥 그때그때 내키는 대로 하자. 그럼 레벨이 올라도 좋고 아니라도 그만이다.(현실적으로 5렙이 진짜 되겠나?;;;;;) 질리면 때려쳐도 되고. 뭘 하든 시간은 가니까. 이 또한 지나가겠지.
아 먼저 하는 쪽이 사실혼이라고!!!(태오: 그만)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야 살려줘~!!! 백서휘... 이 남자 참지 않는 고양이 이마에 딱밤 놓으면서 "하나도 안 무서워요, 처제." 하는데 이제 그거 들은 학생들이 서휘 한 번 쳐다보면서 미아핑 띄워야 함 복?학?생?이 현태오 냅다 뒤에서 끌어안고 "어떻게 아직도 작을 수 있더니." 하는데 태오가 "뺨은 소중하니 부디 조용히 하세요……."* 하면 미아핑 2차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 비슷해져서 수난인건 고양이도 마찬가지였나! 하지만 그래도 참지 않을 것이다 복도 끝에서 빼꼼+빤히 쳐다보고 살금살금 다가가서 옆구리 꽉 쥐고 도망가고 딱밤하면 울먹이면서 태오한테 이를테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말년에 신기한거 많이 본다 주변 학생들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최대한 효과적으로 데미지를 주고자 고안한 방법 = 옆구리 꽉잡기 찌르기나 꼬집기는 역으로 혼날 가능성도 있으므로 ㅇㅇ 딱밤 소리가 개큼 < 이게 핀포인트 아님? 주변에서도 소리 땜에 깜짝 놀라 쳐다보고 그 기세를 몰아 울먹울먹 으에엥 오빠 나 맞았어어어 쪼르르 서휘 학교에선 뇌헤집기 당해도 집에서 복?수할 거 다알아 태오 결석한 날은 온종일 우사미눈으로 쫓아다녀야지 오빠한테 뭘한거야 지이이이 뭘했는데 결석인거야 빠아아안 학교 끝나면 서휘보다 빠르게 집으로 달려가주지 케케케
현뱜미는 이밈미한테 옆구리 꼬집혀서 싱싱한 낙지 되는데 정실은 처제한테 옆구리 꽉 잡혀선 팔팔한 장어 되네...(?) 근육 단단하게 잡힐듯🤔 내 안의 백서휘... 근육 잘 잡혀있어서 현뱜미랑 체격차이 남(?)
아 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넘 귀엽잖아 공갈로 때린 거야 소리만 컸던 거야~ 하지만 현뱜미는 참지 않고 뇌를 헤집고... 그렇게 복?수하고... ㅋ ㅋㅋㅋㅋㅋ아 지이이이 < 이거 하면 이자식 성격 되게 뭔가 뭔가라 "젊음의 맛이 좋냐고 놀리길래 말이죠. 한입 먹여줬지." 이딴 발언 하면서 룰루랄라 매점 감 집 가 조수를 저주하는 이시미 있음(?)
>>167 리라주 헐 헐 허허헐 이 시간이면...새벽 3시도 안 됐을 때 아닌가요? @ㅁ@;;;;; 일어나신 건가요 안 주무신 건가요!?!? 수단을 총동원해도 애정을 전부 표현하긴 부족하다니, 사랑이 많은 리라다워요 ㅎㅎㅎㅎ 아아...어린애 갈갈이가 인첨공만의 문제가 아니었네요. 아이돌 세계.......(호달달) 리라로선 인첨공 꼬라지가 트라우마 자극일지도 모르겠어요.
>>168 청윤주 청윤주도 안녕하세요오오오 >< 일요일이 가고 있지만 어... 그래도 맛난 거 먹으면서 셀프위안 삼고 있어요 청윤주는 하루 잘 보내시고 저녁도 드셨나요?
>>173 청윤주 엽떡이라~ 든든하셨겠어요!!! 피부는 아픈 게 아니시길 바래요... 만약 아프신 거면 월요일에 바로 병원 가시고요!!!
>>174 >>176 리라주 아동 착취... 그렇게 해서 성공하면 어마어마한 부를 누리고 선망의 대상이 되니... 근데 그 이면엔 리라처럼 괴롭힘당하거나, 온더로드 다른 멤버들처럼 인간성 잃어 가는 미성년자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무서운 거시에오(먼눈)(죽은눈)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돌파하다니!! 리라 용감해요오오오오 >< 한인 마트에서 엽떡도 파는군요!! 엽떡 국제적인 음식이었다?! (◀이거 맞나?) 그나저나 안 주무셨다니 미국은 내일이 일요일이라도 좀 걱정인데요... 컨디션에 지장이 안 가길 바랄게요!!!!
>>177 혜성주 8989ㅁ898988 고생 많으셨어요... 어디 붐비는 일이라곤 없이 편안하고 빠르게 귀가하실 수 있길요!!!
수경 - 빗나간 공격 중 3개를 명중으로 바꿈 나랑 - 적 공격 중 3개를 100%로 회피할 수 있음 애린 - 아군 공격중 1개를 5배의 데미지로 올릴 수 있음 한양 - 100% 확률로 적의 공격 중 2개를 조종해서 데미지를 돌려주거나 다른 공격 2개를 요격할 수 있음 리라 -아군 공격과 명중 다이스 전부 원하는 이들 한정해서 2회 리다이스하여 원하는 것으로 선택 가능 혜성 - 적의 스텔스 기능을 무효화시키고 베리어의 수치를 절반으로 깎음 혜우 - 다이스를 5번 돌려서 합친 수치만큼 으누호의 체력수치 회복 혹은 다이스를 4번 돌려서 합친 수치만큼 적의 공격력 합계 저하 태오 - 1턴 동안 적 공격력의 다이스를 강제로 모두 리다이스 시켜서 낮은 수치로 적용 가능 서연 - 아군의 모든 공격을 1.5배 강화시킴 새봄 - 다음턴 1회 행동이 불가능한 대신 1턴간 적의 모든 공격을 전부 즉각 소멸시킬 수 있음 청윤 - 적의 방어벽 관계없이 관통샷으로 2회 데미지를 즉각적으로 본체와 방어벽에 줄 수 있음 태진 - 자신의 공격 데미지를 10배로 올릴 수 있음 이경 - 1턴동안 적의 모든 공격의 공격력을 반감시킴 금 - 공격다이스를 3번 돌리고 그 합만큼 데미지를 부여 철현 - 다이스를 돌려서 30%의 확률(1~3)로 아군이 한번 더 턴을 획득 가능. 이때 철현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특수능력을 또 사용할 수 있다. 동월 - 적의 타격 가능 부위를 모두 공격 가능. 그리고 이어 다음 턴엔 절반의 데미지를 추가적으로 타격 가능 부위에 전체 부여
>>193 태오주 ..........∑@ @ ㅁ ;;;;;;;;;;;; 5, 5만 원... 외국 음식이 되면 가격이 금 바른 거처럼 뛰어 버리네요...(호달달) 몸 잘 추스르실 수 있길 바랄게요!!!
>>196 혜우주 가족은 예외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혜우가 요새는 잘 웃게 됐다고 들은 거 같은데, 그 웃음은 애정 표현용 웃음과 많이 다르겠네요. 이 세상 그 자체...를 용서하지 못한다라, 한 끗만 잘못 나갔으면 빌런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군이라 다행이에요:)
>>206 새봄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야 이성적이 되다니...@ㅁ@;;;;; (어버버버) 새봄이한테 달다구리 많이 받았네요~ 고맙게도 >< 대한민국 정부까지 용서 못한다니👀👀👀 선배와의 일상에서 잠깐 나왔던 거처럼 반정부 인사가 되어 버리는 건 아니겠죠?(그렇게까진 안 될 거라고도 나왔던 거 같지 말이에오오오 89ㅁ898)
>>218 철현주 오 오오 오오오오 >< 다행이에요!!!! 뭐랄까. 지난 진행의 그 레스에서 빛 속성 같은 느낌을 확 받아서 말씀드려 본 건데 공식으로 인증 받아서 뿌듯합니다!!! 열등감 그 부분이 갠적으로 아픈 손가락이었거든요~^c^;;;;;;;;; 사람마다 나보다 나은 부분이 있기도 하고 내가 더 나은 부분이 있기도 한 거죠~~ 그 정도야~ :)
이경이의 특수 능력. 그리고 다른 이들의 공격으로 인해 으누호에 가해지는 충격은 최대한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포세이돈호는 아직 쌩쌩했습니다. 오버히트로 꺼졌던 엔진이 다시 점화되었고, 이내 다시 배의 움직임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은우는 그 속도를 따라잡으려고 애썼지만 역시 으누호로는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빨라도 너무 빠르잖아. 어떻게 이런 움직임이 가능한거야? 저거 배는 맞긴 한거야?!"
"오빠... 나. 잠깐 레이더에서 눈을 돌릴게. 이 으누호에 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능력을 사용해볼게. 그러니까 오빠가 레이더도 같이 좀 봐줘."
"뭐? 자, 잠깐?!"
"오빠는 나서지 마. 그냥 운전과 레이더에만 집중해줘. 애초에 이번 싸움. 아니 리버티는 결국 위크니스의 부조리를 빌미로 시작되었던 거였어. 그래. 난 아직 싫어. 인첨공이 싫어. 다 없어졌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래도 이런 방식은 아니야. 없어지면 좋겠지만... 모두가 죽고 사라지는 것은 더 싫어. 그러니까... 나도 함께 할거야. 이 싸움은."
이어 세은은 가만히 컴퓨터를 조작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았습니다. 자신의 특수 능력을 사용하려는 것일까요? 으누호의 몸에서 빛이 살짝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장이 모두 보라색으로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공격을 알려줄 순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이번엔 이쪽의 서포트에 집중할게. ...마, 말해두는데 여기서 지면 다 수장되니까 나도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야. 그러니까... 공격에만 집중해. 아니. 집중해주세요! 흥."
괜히 툴툴거리는 와중, 포세이돈 호에서는 갑자기 파란빛이 감돌았습니다. 아직 특별한 것은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 조만간에 뭔가가 튀어나오지 않을까요? 그와는 별개로 포대의 에너지 덩어리도 상당히 많이 차지가 된 상태입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와중, 어뢰가 또 다시 계속해서 날아오기 시작합니다. 아직은 계속 하던 공격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포세이돈 호가 고작 이 정도라고요? 정말로요? 이렇게 쉽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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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 호 체력:180000 (4688) 머리의 포대 체력:62091 부스터 체력:85915
환경부터가 불리하다. 하이드로키네시스의 정점이 자리하고 있는 잠수정을 상대로, 물 속에서 승리를 거둬내는 게 가능하긴 할까.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었으나 그들이 해온 일이 언제는 가능 여부를 따지고 시행되었으며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한들 이행하지 않았는지.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그럼 최선을 다해야지.
>>230 철현주 와~~~ 사랑한 시점부터 열등감에서 탈출이라니 해석 멋진데요 >< 금칠이다 금칠!!! (야광봉)(물개박수) 서연이한테 긍정적인 영향이라, 좋아하는 사람이랑 커플된 거만큼 긍정적인 영향이 더 있을까요?ㅎㅎ 선배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게 소원이 됐었고, 그렇게 되기까지 자기의 존재가 영향을 미친 거니까... 그 자체로도 마음의 안정을 줄 거 같은데요!!! 그거 말고도 유니온 때문에 멘탈 나갔을 때 함께 살 거라고 희망을 준 건 선배고요 ><
필살기(???)를 쓰고 잠시 멈췄다 싶었던 거대 잠수함이 도로 빨라졌다. 부장이 조종하느라 진땀 빼는 거 같지만 우리 잠수함이 따라잡는 건 무리인가 보다. 어쩔 수 없지. 1달 만에 만든 잠수함인걸. 무리해서 따라가려다간 자칫 고장나서 침몰할지도... 근데 저 거대 잠수함한테 공격당해서 침몰당할지도 모르니 이래저래 난감하다.
그때 세은이가 레이더를 보는 대신 본인의 능력에 기반한 특수 기능으로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그거도 좋은 방법 같다고 생각하는데 세은이가 약간 불만스러운 것도 같은 투로 상황을 전달했다. 어... 할 수 있는 일, 좀 더 효율적이라 판단되는 일을 하는 건 당연한 건데, 딱히 좋아서 도와주는 건 아니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어째서일까? 저렇게 말할 필요가... 있나?
그러던 중 재채기가 나왔다. 잠수함 내부에서 난방을 해 주는 거 같은데도 오싹오싹하다. 11월에 바다에 뛰어든 건 정말로 멍청한 짓이었다. 에이, 쪽팔려. 코를 훌쩍이다 문득 한 가지 발상이 머리를 스쳤다. 설마, 같이 싸우고 싶다고 말하기 쑥스러워서? 그런 걸까? 모르겠다. 세은이가 저래 말하는 이유가 뭐든, 도움받아서 격침 안 당하면 고마운 거니까!!
@최세은 " 세은아, 고마워!! 잘 부탁해 >< 같이 햇빛 보자!!! "
같이 햇빛을 보게 된다면 여기서 이겨서 무사히 돌아간다는 거 아니겠어? 그나저나 뭘하면 좋으려나? 하다가 본체를 노려 본다. 혜우가 우측 측면이 약점이랬는데. 맞아라!!!
안타깝게도 포세이돈 호의 속도는 너무나 빨랐고, 어뢰도 상당히 빨랐습니다. 저지먼트 멤버들이 쏜 공격의 대부분이 빗나갔고, 고작 어뢰 하나를 요격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어뢰는 요격하지 못했고, 그대로 으누호에게 명중했습니다. 으누호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내 불이 살짝 꺼졌다가 다시 켜졌습니다. 그만큼 충격이 많이 간 모양입니다.
한편 그러거나 말거나, 포세이돈 호는 여유롭게 으누호 쪽을 향해 머리를 돌렸습니다. 포대의 에너지 덩어리는 상당히 많이 모인 상태입니다. 아마도 머지 않아 발사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말했잖아요. 처음부터 상대가 안될 싸움이라고 말이에요." "그 잠수함이 뭔진 모르겠지만, 이건 인첨공의 모든 최신 과학 기술이 다 사용된 잠수 전함이에요. 고작 그 정도 잠수함이 뭘 할 수 있다고..."
승아의 목소리가 조용히 들려왔습니다. 그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으나 엄연히 조롱에 가까웠습니다. 그 상태에서 완전하게 끝을 내려는 것일까요? 모든 포대와 어뢰 발사 장치가 으누호를 향했습니다. 이대로 계속 공격을 당하면 침몰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공격을 하려고 해도 움직임이 너무 빠르기에 제대로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젠장. 저 속도만 어떻게 해도!!"
이를 꽉 악물면서 은우는 잠수함을 다시 운전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바다의 여기저기가 사이버 공간 비슷한 느낌으로 바뀌었고, 모두의 붉은 단추의 쿨타임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바다생물들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그대로 포세이돈 호를 몸통박치기로 공격했습니다. 저 거대한 고래가 몸통박치기를 한 탓에, 포세이돈 호가 급격하게 흔들렸고 승아의 비명소리가 크게 울렸습니다.
이어 하늘 위에서 붉은색 덩어리가 빛처럼 쏟아졌고, 그건 부스터를 가격했습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이내 철붙이들이 대포처럼 하늘에서 무차별적으로 발사되었고, 바다 속에서 암석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아래에서 위로 메테오처럼 덩어리가 무차별적으로 돌진하듯 부스터를 내리쳤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늘 위에서 번쩍이는 빛이 연속적으로 쏟아져내렸습니다. 이내 포세이돈 호의 부스터에서 스파크가 튀었고 강하게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뭐, 뭐야?! 이거?!"
"...이건..."
은우는 표정을 찡그리면서 작게 혀를 찼습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아마 짐작할 이들은 짐작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어 은우는 피식 웃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직 질 수는 없는 모양이야. 리버티. 그리고 웨이버! 거기에 있지?! 이제 정신차려! 확실히 인첨공은 썩었어.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해! 하지만...모든 과학기술을 없애버리고 2학구를 소멸시키고 쌓아온 성과를 없애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어?! 인첨공에는 확실히 썩어빠진 과학자가 많아. 하지만 그만큼 좋은 과학자도 많아. 어른으로서 많은 것을 책임지려는 이들도 있고, 인첨공을 바꿔가려는 이들도 있어. 그저 흑백논리에 빠져서 모든 과학자가 나쁘다고 말하는 너희의 뜻은 많은 이를 선동했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그 뿐이야. 수많은 이들은 너희를 지지하지 않아. 우리 퍼스트클래스들도.. 너희를 제외하면 아무도 너희의 편을 들지 않아! 이러니저러니 해도 여기는 우리가 살 곳이고.. 많은 이들이 살아가는 터전이야!"
"...또 그 따위 말을... 이제 그것을 거론할 시기는 지났을텐데요?"
"너에게 말하는 거 아니야! 거기에 타고 있는 웨이버에게 말하는거야! 정말로 이대로 괜찮은거야?! 정말로 이대로 인첨공의 모든 과학기술을 리셋하고..2학구의 수많은 과학자들을, 그리고 수많은 이들을 멸할지도 모르는 행동을 하려는거야?! 그렇게 해서 정말로 진정한 자유가 오기는 해?! 정신차려! 정말로 많은 이를 배신할 참이야?! 너를 따랐던 월광고 아이들도, 그리고 퍼스트클래스로서 만인을 구하고자 했던 아저씨와 레드윙과의 맹세도 깰 참이야?! 정말로 인첨공의 많은 이들이 어떻게 되어도 아무래도 좋은거야?!"
"나는...." "........." ".......읏."
웨이버의 목소리가 아주 잠깐 통신으로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이내 이를 꽉 악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어 드래곤의 울음소리 같은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포세이돈 호 주변에서 물로 만들어진 드래곤이 2마리 생성되었습니다. 이어 그 드래곤은 으누호를 집어삼킬 것처럼 입을 쩍 벌리고 질주했습니다. 아무래도 저 드래곤은 드래곤대로 나름대로 견고하게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바보 자식!! 적당히 해! 지금 너희가 하는 짓은 단순히 자유를 위한 날개짓이 아니야! 모든 이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파멸의 날개짓이야!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아! 무의미하게 죽어가는 이들만 늘어날 뿐이야!!"
이어 은우는 크게 외쳤습니다. 하지만 웨이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드래곤이 입을 쩍 벌리고 날아올 뿐입니다. 그리고 어뢰 4개가 추가적으로 날아왔습니다. 아니. 이어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미안해." "...하지만... 역시 난 배신할 수 없어." "...그러니까.... 날 설득하려고 하지 마. 코뿔소." "...설사 이게 파멸로 가는 길이라고 해도 이제 돌이갈 수 없어."
더 이상 웨이버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그 목소리를 들으며 은우는 혀를 차면서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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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 호 체력:180000 (4688) 머리의 포대 체력:62091
으누호:79614
드래곤 1호:8000 드래곤 2호:8000 (드래곤은 반사가 불가능하며 파괴되지 않는한 개별 유닛으로 계속 공격한다.)
>>284 새봄주 아!!!! 맞네요. 리버티 리더까지 박형오, 유니온 부자한테 홀랑 속아넘어간 상태이니, 미움이 극에 달해 판단력이 흐려지면 자기가 이용당하는 줄도 모른 채 이용당하다 폐기될...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고 정신 번쩍 날 만도 해요@ㅁ@........ 거기까지 헤아릴 수 있을 만큼 새봄이가 건강해서 다행이고요👀👀👀
충격에 금은 벽을 붙잡고 버틴다. 머릿속에 울려대고, 심장 박동이 빨라온다. 저 치들이 하는 말을 인정하기 싫지만, 상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저 속도 때문에서라도. 그때 상황이 변하면 금은 주변의 상황을 살핀다. 포세이돈 호의 부스터가 망가진 것. 이어지는 무전의 내용을 듣던 금은 지체하지 않고 어뢰 버튼을 누른다.
미안하다고 할 정도면 뭐가 덜 글러먹은 선택지인지 판단할 만한 정신은 남아있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선택을 하는 건가. 리라는 웨이버와 월광고등학교 저지먼트 부부장의 얼굴을 차례로 떠올리고 가만히 어금니를 악문다.
차라리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슬슬 토론하기도 지치네요. 무슨 말을 해도 눈 감고 귀 막고 있는 사람들을 앞에 둔 채 말하는 건 시간낭비에 불과하고요."
[본체 공격] .dice 2000 5000. = 3390
"그런데 그거 알아요? 이 일이 당신들 뜻대로 잘 끝난다 해도 결국 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거?"
저들은 그걸 알까. 리라는 통신기에 다가가 가만히 말을 이어간다.
"유니온이라는 자가 리버티를 본인 계획의 꼭두각시 삼아 움직이고 있다고 우리 앞에서 본인 입으로 말했어요. 당신들을 움직여 1차적으로 모든 걸 망쳐놓은 뒤에는 피아구분 없이 능력자를 전부 쓸어버릴 계획이라고 하던데. 그건 알고 있었나요? 안다면 이렇게까지 답답하게 굴진 않았을 것 같지만."
"세상을 뒤집어놓는다 한들 끝내 죽고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요. 사랑하는 사람과 누릴 삶조차 남지 않을 황무지 같은 미래가 과연 의미가 있나요? 웨이버, 다시 생각해요. 지난 잘못을 돌이킬 순 없어도, 아직 멈출 기회는 있어요."
situplay>1597050335>286 어뢰를 쏴 봤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수박 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폭발음과 함께 잠수함이 마구 흔들렸다. 이런 수박!!!! 안전벨트를 했는데도 저도 모르게 조종간을 붙들었다. 자체 결함으로 침몰하진 않겠다 안심했는데, 처맞다 침몰하겠네!!!
" 다들 괜찮아요?!! 안 다쳤어?? "
눈물이 왈칵 솟는 걸 소리 치며 눌렀다. 나만 무섭고 불안한 거 아닐 테니까. 역시나 부장도 저쪽 잠수함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운 게 한탄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때 뭔가 바닷속이 (수박씨와 싸울 때처럼) 의미 모를 숫자가 즐비한 초록색 공간으로 바뀐 듯했다. 이어 커다란 고래며 온갖 물고기들이 저쪽 잠수함에 돌진했다. 뭔데 뭔데? 거기 부딪히면 니들도 다칠...!!!! 저쪽 잠수함의 이동이 저지되긴 했는데, 저 물고기들 괜찮...??!!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판단하기도 전에, 물속으로 시뻘건 덩어리와 쇠붙이가 저쪽 잠수함의 부스터로 떨어졌다. 뒤이어 어딘가에서 진동이 느껴지는가 싶더니, 바다 밑바닥에서 돌덩이들이 치솟아 오르고 빛줄기도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역시 부스터를 후려쳤다. 덕분에 저쪽 부스터는 작동을 멈춘 거 같다. 뭐지, 뭐지?? 연구소 쪽은 지원 사격을 해 줄 여력이 없었던 거 같은데. 저렇게까지 무식한 화력을 동원할 수 있는 건 퍼클들일까? 고맙긴 한데, 이 바닷속에서 우리 위치를 어케 정확히(우린 전혀 건드리지 않고 저쪽 잠수함의 부스터만 파괴할 만큼) 찾았을까? 퍼클들은 정보력도 인간을 초월한 급일까?? 모르겠다. 그저, 여기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면 우리 말도 전해지길 바라며 감사 인사나 뱉었다.
" 어, 그... 저기,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그 사이 부장은 조금은 여유가 생겼는지, 웨이버를 설득하기 위해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웨이버와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이기에, 웨이버가 아군이 되면 우리한텐 도움이 되고 리버티한텐 손해가 되기에 저렇게 열심인 거겠지. 하지만 결과는... 시원찮다. 하긴 설득에 성공했대도 지금으로선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지만.
>>352 혜성주 앗 아앗 아아아앗 898ㅁ9898 아무것도 모르고 끼어 있긴 저도 마찬가지인걸요. 특수 능력 제쳐 두고 어뢰만 쏜다고 해도 1명이라도 더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물론 혜성주께서 내키셔야 말이지만, 주저하시는 이유가 상황 파악이 안 되어서만이라면 저라는 바보참치도 껴있으니 츄라이 츄라이인 거시에오오오오~~~~
순식간의 일입니다. 순식간에 포세이돈 호는 연쇄적으로 폭발을 일으켰고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만큼 한 순간에 엄청난 충격이 들어간 모양입니다. 그와는 별개로 웨이버는 침묵을 지키다가 두마디를 더 남겼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잖아?" "우리들은 결국 배신할 수 없다는 거."
그것이 웨이버의 마지막 발언이었습니다. 결국 위크니스를 배신할 수는 없다는 것일까요? 그 목소리가 평소의 당당함과는 거리가 먼 것을 보면 그녀도 뭔가 이것저것을 느끼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어쩌면 지금의 리버티가 옳지 않다는 것도.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그녀 역시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그것도 매우 나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 수준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포세이돈 호는 흔들림이 멈추자마자 바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이전에 모두를 곤란하게 했던 바로 그 스텔스입니다. 레이더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드래곤 역시 스텔스의 영향을 받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고요한 바다. 그 바다 속에서 뭔가가 계속 움직이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내 갑자기 기습적으로 아무 것도 없던 곳에서 파란색 수압 물대포가 엄청난 속도로 강하게 날아왔습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아무 것도 없던 허공에서 어뢰가 연속적으로 발사되고 있습니다.
부스터가 박살났다고는 하나 문제는 스텔스. 적어도 눈에 보이지 않는 포세이돈 호의 모습입니다.
/
포세이돈 호 체력:120015 머리의 포대 체력:59301
으누호:76421
드래곤 2호:6039
포세이돈 스텔스 기능 사용. 드래곤 2호까지 영향.
포세이돈 공격시 이번 턴 한정: 명중 다이스 1~2 적용 드래곤 2호 공격시 이번 턴 한정: 명중 다이스 1~3 적용
저쪽과의 통신이 끊어진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덕분에 리라가 박형오와 유니온의 본심을 폭로할 수 있었다. 맞네~ 리버티들이 모조리 싹 다 속고 있으니 저거 알려야 하네. 리라가 중요한 걸 짚어 줬다!! 근데 웨이버는 침묵하다가 자기는 배신할 수 없단다. 월광고 부부장이 강경파라 결별하지 못하겠단 소리일까? 칩은 해제했을 텐데 칩과 무관하게 유대가 강한가 보다. 하지만, 알 바야?? 서연도 목청을 높였다. 웨이버 설득은 글러먹었다 쳐도, 저 통신이 끊기기 전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듣길 바랬다. 긴가민가할지라도, 아니, 안 믿을지라도, 1초라도 신경에 거슬린다면... 그것만으로도 안 한 것보단 낫다!!!
" 리버티의 리더부터가 유니온의 아빠인 1대 대표이사 박형오의 따까리고!!! " " 근데 따까리면서 박형오랑 유니온의 진짜 속셈도 모르고 휘둘리고 앉았어요!!! " " 유니온이 뭐랬는지 알아?? 능력자란 능력자는 예외 없이 싹 다 죽어야 한대요!!! " " 능력자가 살아 있으면 이용하려는 인간이 나타나기 때문에 무조건 다 죽어야 한대요!!! " " 능력자 죽이려고 레이저도 막 쏘던데요!?!? 여기 혜우는 진짜 레이저 맞았어요!!! " " 인첨공 체제 박살내고 해방되자!!! 그 정도 생각으로 리버티에 꼈죠?? " " 그거 아냐!!!! 인첨공 체제가 박살나면 다음엔 우리가 제거 대상이라고요!!!! "
그러는 사이 저쪽 잠수함은 다시 투명해졌다. 물살이 일렁이는 거 같지만 그것만으론 알아보기 어렵다. 슨데 잠수함만 사라진 게 아니라 우리 잠수함을 때리던 드래곤도 사라졌다?? 하지만 위협적인 물살이며 어뢰는 막 쏟아진다. 수박... 당장은 저것들부터 어떻게 막아야 할 텐데...아, 몰라;;;; 이거도 저거도 맞추기 어려우면 크기라도 큰 본체를 노려 보자!!!
혜성의 특수 능력으로 인해 포세이돈 호를 가리고 있던 스텔스 기능은 완벽하게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드래곤 2호 역시 어뢰 공격으로 사라졌습니다. 더 이상 저쪽에서는 아무런 말도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연의 말을 듣고 흔들릴 이는 분명히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누구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요.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에너지 포대의 충전은 끝이 난 모양입니다. 또 그 공격이 날아오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을 버티면 오버히트가 되어서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겠지만... 과연 제대로 버틸 수 있을까요? 또 여기저기서 안드로이드들이 나타났고, 거울 장막을 펼쳤습니다.
"이번에는 아까처럼 없애지 못하겠죠?" "이게 전략인 거예요. 사라지세요. 저지먼트."
"...무슨 짓을 한건진 모르겠지만.. 언니는... 플레어 언니는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해요." "...그런 언니에게 우릴 공격하게 시키다니. 명령을 내려서 따르게라도 했나보죠? 그런 당신들이 우리에게 비열하니 뭐니 말할 자격이 있어요?" "......그 죄. 죽음으로 갚으세요." "당신들도 그 작자들과 똑같은 작자들이야!!"
플레어가 현재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던 승아는 철저하게 차가운 목소리로 저지먼트를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포대의 레이저가 발사되었습니다. 아까전처럼 여러 각도로 거울로 인해 꺾이던 레이저는 여기저기서 으누호를 압박하듯 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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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 호 체력:97459 머리의 포대 체력:51331
으누호:76421
미러 레이징 공격 발동
1번째 레이저 .dice 5000 10000. = 6258 2번째 레이저 .dice 5000 10000. = 5564 3번째 레이저 .dice 5000 10000. = 5183 4번째 레이저 .dice 5000 10000. = 9356 5번째 레이저 .dice 5000 10000. = 7439 6번째 레이저 .dice 5000 10000. = 5621 7번째 레이저 .dice 5000 10000. = 6282
주변에 있는 안드로이드
1호 2호 3호 4호 5호 6호 7호
각 안드로이드를 요격할 때마다 레이저가 하나씩 줄어든다.
포세이돈 호. 오버히트로 다음 턴 행동 불가 처리 2번째 오버히트로 인해 다음 턴 포세이돈의 방어력 1/2화
"그런 말은 불쾌한데. 여기 있는 전원이 타죽을 각오를 하고 달려들어서 겨우 어느 정도는 자기 원하는 대로 살 수 있게 도왔거든." "다만 고은별 씨가 그러고자 마음 먹은 이유 중에는 너도 있었는데, 넌 아예 포기하고 있었나 보네."
"이름이 승아라고 했나? 그쪽 언니는 뇌를 녹일 것 같은 악랄한 조종을 받는 와중에도 당신 이름을 잊지 않고 있던데 승아 씨는 벌써 언니 이름을 잊기라도 했나 봐. 그러니까 우리 편에 서 준 거야. 고은별 씨는. 복수심에 불타 잘못된 길을 가면서도 아직 남아있는 언니를 핑계 삼아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는 네가 아니라."
혜성 선배 덕에 저쪽 잠수함이 모습을 드러냈고, 리라 덕에 저쪽 잠수함에 명중시킬 수 있었다. 거기까진 좋은데 아이고, 또 그놈의 안드로이드 동원하네!!! 이 정도면 연구소 측에다 저 안드로이드들 철수시키든 파괴시키든 해 달라고 연락하고프다!!!!
한편 파란머리 여성은 의기양양해선 전략 운운했다. 자기 머리가 잘 돌아간다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성격인가 보다. 머리 좋은 사람 확실히 부럽지만, 저 파란머리가 그렇게 머리 좋은 사람인지는 모르겠는데. 하던 중 파란머리가 앞서보다 더욱 날선 태도를 보였다. 플레어를 언니라고 부르는 거 보니 친한 사인가 본데, 단단히 오해하고 있네;;;;;;;;;;;
문득 박형오의 연구소에서 발견했던 문서 중 하나의 내용이 떠올랐다. 퍼클 중에 '은별'이라는 이름을 지닌 사람이 감정을 잃고 명령에 따르는 기계 신세가 됐댔고, 그 사람이 유니온의 친척이랬는데. 플레어 본명이 은별이고 유니온 친척이구나. 근데 저쪽은 '플레어'라고 부르네. 본명을 알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닌가? 슬쩍 떠 볼까? situplay>1597048150>92
" 플레어, 그니까 은별씨한테 일방적으로 명령할 수 있었다면 " " 좀 전에 공격당할 때 부스터 하나 박살나는 걸론 안 끝났을걸요? " " 은별씨의 뇌에 심어진, 그림자에서 은별씨를 조종하던 칩을 " " 우리 부원들이 파괴하긴 했어요. " " 그래서 은별씨는 더는 조종당하지 않아요. " " 당신이 은별씨랑 친하다면 재회할 기회도 있을 거예요. "
레이저에 잠수함이 박살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런 소리나 하다니. 현실 감각 참 마비됐네. 하면서도 파란 머리한테 이런 얘길 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이런 얘길 할 수 있다는 건, 아직 통신이 안 끊겼다는 거니까. 그럼 아까 내가 악썼던 소리도 저쪽에 전달은 됐겠지.
건 그렇고, 이번엔 어쩐다? 아, 모르겠다. 저 안드로이드의 공격이 무섭지만. 그래도 때려 보자. 혜우가 약점이라고 알려 준 본체 우측 측면!!
포세이돈이 혜성의 능력 덕에 스텔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드래곤 역시 소멸했고. 다음은... 기다렸다는 듯이 포대로부터 레이저가 발사되었다. 아까 전처럼 안드로이드가 나타나 거울을 펼쳐 반사를 시키고 있지만...
" 전략이라. "
랑은 승아의 목소리를 듣다가 뭔가 의아한 게 있는지 흠, 하고 고민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플레어? 플레어 언니가 누구더라."
설마 퍼스트클래스인데다가, 치열하게 싸웠고, 얼마 전에는 마주쳐서 이야기까지 나눈 플레어를 까먹은 걸까?
"아, 고은별 말이지."
아니다. 랑은 또박또박, 입을 움직이며 플레어의 이름을 한 음절씩 끊어 발음했다.
"위크니스라더니, 이름으로 부르는 사이도 아닌 모양이군."
"난 통성명 하고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는데."
그 말과 함께 랑은 자신의 능력에 반응하여 빛을 내는 버튼을 쿡 하고 눌렀다. 그러자 으누호가 날아드는 레이저의 궤도를 예측하기 시작했으니, 전부 다 피하는 건 무리겠지만 절반 가까이는 무사히 회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에 반응하듯 으누호도 꽤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니.
다음 레스로 갈게요!! 이대로는 전투가 오늘도 끝나지 않을 것 같으니..(아직도 대충 9만 정도가 남음) 일단 전투는 승리 처리로 하고..(어쨌든 지금까지 버텨냈으니..) 다음은 원래 하던대로 진행 루트로 갈게요! 일단 포세이돈 호를 격파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버텨냈으니... 축하드려요! 다음으로 갈게요!
모두의 어뢰. 그리고 랑의 특수 능력 등으로 인해 레이저는 아주 가볍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포세이돈 호는 또 다시 오버히트가 되어 멈춰섰습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는 방금 전처럼 자폭을 하려는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은우는 작게 혀를 찼습니다.
"이대로는 절대로 끝나지 않고 소모전이 이어질 뿐이야. 이렇게 된 이상..." "오빠?"
이어 은우는 으누호를 조종하면서 천천히 거리를 띄웠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모니터를 바라보며 안드로이드를 계속 회피했습니다. 그리고 저지먼트 멤버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이대로는 소모전이 일어날 뿐이고, 결국 우리가 먼저 터지게 될 거야. 그리고...그게 문제가 아니야. 저길 봐."
이어 은우는 모니터의 화면을 조금 더 확대했습니다. 안테나가 있던 곳, 그리고 부스터가 있던 곳에서 녹색 빛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이어 은우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아마도 수복 중이야. 기억하지? 저 수중 전함은 파손되어도 바로 AI가 자동수복을 하는 시스템이라는 것. 이대로는 끝나지 않아. 그러니까... 남은 것은 하나밖에 없어."
"......."
이어 은우는 한숨을 약하게 내뱉고 말을 잠시 끊었습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분명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어떻게든 저 수중전함 안까지 들어갈 수 있게 해줄게. 그리고 그 안에서 리버티와 결판을 내자. 저 수중전함을 조종하고 있는 리버티가 제압된다면 이 싸움은 끝이 나. 그리고... 우리 퍼스트클래스들도 겨울이 된다고 버려지진 않을 거야. 아마도지만..."
이어 은우는 고개를 뒤로 돌려 모두를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애써 싱긋 웃으면서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조종을 해야하니까 여기서 벗어날 수 없고, 저 수중전함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여기서 대처를 해야해서 같이 갈 수 없겠지만 말이야. ...너희들에게 맡겨도 되겠지? 저지먼트?"
충분히 선전하고는 있지만 이 상태로 저 전함을 격추시키는 건 아무래도 어렵겠지. 단순히 시간만 끌더라도 놈들의 계획을 우그러뜨리는 게 되니 나쁘지는 않지만, 언제까지고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 거면 들어갈 수 있겠지, 뒷일은 알아서 잘 해결하마."
전함에 들어가기까지가 문제였던 것이지, 전함 내부에 들어가서부터는 이제 각 개인의 능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의 영역이 된다. 랑은 그렇기에 은우의 말에 그저 그렇게만 해 준다면 잘 해결하겠다고 말하며, 어떻게 할 생각인지 보려는 듯 은우를 쳐다보다가 포세이돈으로 시선을 돌렸다.
핵심적인 한 방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 금은 대장의 말을 듣고선 앓는 소리를 낸다. 저 역시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리고 모니터 화면으로 보이는 장면에 짜증난다는 듯 표정을 구긴다. 저래서는 답이 없다고. 그러니 이어지는 대장의 말에 동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나랑 언니를 비롯한 부원들 덕에 저쪽이 안드로이드를 동원해 날렸던 레이저는 막았다. 아까처럼 안드로이드가 입수해서 돌진하는 게 문제지. 그때 부장이 이대로 소모전이 반복되면 우리 잠수함이 먼저 터질 거라며, 저쪽 잠수함으로 잠입해서 승무원, 즉 리버티를 제압해 보라고 제안했다.
" 에? 에에?? " " 저쪽 잠수함에 들어갈 수가 있어요? "
어안이 방벙했다. 저 미쳐 날뛰는 잠수함에 무슨 수로 들어가지?? 그래도 들어갈 수 있다면... 일전에 박형오의 연구소에서 확인했던 문서를 정리했었지. 아까 선배한테도 전해 줬었고. 그 정리한 내용을 되풀이해 본다.
" 홀과 이어진 방 네 곳에 있는 파워 제어 장치를 동시에 파괴해서 " " AI룸에 진입하고 " " 그 AI를 파괴해서 저 잠수함의 작동을 정지시키란 말씀이시죠? "
이대로 잘 된다면, 소모전도 희생도 없이 상황을 끝낼 수 있겠지만...
" 근데 부장. 저 잠수함 최대 탑승 인원이 2,000명이라고 들었는데... " " 저희만으로 다 제압이 될까요? "
물론 우리 저지먼트엔 내로라 하는 강자들이 많아도, 저쪽 역시 다 능력자일 텐데... 괜찮을까? 우리 중에 제일 강한 부장도 저쪽 잠수함을 견제해야 해서 동행은 곤란하시다는데...
한편으론 리버티를 제압하면 대표이사 측이 퍼클을 내버려 두리라는 기대도 의문이었다. 부장이 접때 위크니스 문제를 은폐하는 인터뷰를 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대표이사 측과 맞섰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대표이사 측이 퍼클을 버리고 말고는 제로 시리즈가 언제 퍼클만큼의 초능력을 갖추냐에 달린 것 같아서. 다만, 그 얘기는 지금 상황과 크게 상관없는 것이기에 입을 다물었다. 안 그래도 본인의 목숨이 원수의 손아귀에 달렸다는 점이 원통하실 텐데. 나까지 말 보태는 건 너무 잔혹한 거 같아서.
대신 리라에게 부탁이나 했다. 안 그래도 빡센 임무를 맡은 부원들에게 장애물만은 되지 않기 위해
@이리라 " 리라야. 미안한데. 전에 만들어 준 이 총. 총알 좀 더 그려 줄 수 있을까? " " 글고 코뿔소 팔찌도... 가능하면 하나 더 부탁할게. " " 내 거 불이 1개만 남아서... "
은우의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조종석에서 일어난 백색은 옆에 내려두었던 양궁가방을 들어올렸다. 끝이 나지 않을 소모전. 그러니 내부로 진입할 것. 확실히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방어하는데 급한 느낌이었으니. 백색은 그의 지시가 썩 합당하다고 느꼈으나.. 이곳을 지키고 있겠다는 은우에 대해서는 살짝 불안감이 있었다. 그래도, 이제는 괜찮겠지.
처음에는 은우는 남아있을 생각인듯 했습니다. 하지만 한양과 혜우의 말을 들으면서 그는 가만히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어쩔 수 없지. 같이 갈 수밖에."
확실히 한양과 혜우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고 판단한 것일까요? 그렇기에 그는 이경을 바라보며 신경써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어 그는 들려오는 다른 말에도 귀를 기울였습니다.
"2000명이 대수야? 여기에 지금 레벨5가 몇명이야? 2000명이 아니라 2만명이 와도 문제 없어. 문제는 리버티의 간부급들이겠지만."
그들은 아마 보통 어려운 상대가 아닐 거라고 생각하며 은우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이제 슬슬 준비를 하려는지 그는 조종석에 앉아 조종간을 꽉 잡았습니다.
"확실한 것은 저기에 잠입하면 이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전엔 우린 나갈 수 없어. 잊은 거 아니지? 으누호는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로 작동되는거야. 그러니까 안에 잠입한 후에는 오토 운행으로 단번에 탈출시킬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전에는 돌아갈 수 없어. 그건 확실하게 알아둬."
물론 이제 와서 그런 것에 겁을 먹을...이는 충분히 있겠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은 코뿔소 정신에 맞춰 질주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숨을 약하게 내뱉었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가자. 으누호. '라이노 대쉬 브레이크' 발동!"
이어 으누호의 전신이 녹색으로 빛났습니다. 그리고 으누호는 그대로 앞으로 질주했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으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특수 능력'이 아닐까요? 그 모습은 은우가 구체를 터트려서 대쉬하는 것과 비슷한 빠름과 유연함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들이 으누호에 부딪쳐서 자폭을 하려고 했지만, 에너지덩어리로 감싸인 으누호는 그대로 계속 질주하면서 모든 것을 터트렸습니다. 어뢰가 계속해서 날아왔지만, 그 어뢰조차도 계속해서 터트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코뿔소'였습니다.
이내 몇 번이고 공격을 당한 오른쪽 문 쪽을 향해 으누호는 강하게 충돌했습니다. 콰아아앙! 으누호가 강하게 흔들렸습니다. 모두가 넘어질 정도의 강한 진동 속에서 아마 모두는 어떻게든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으누호의 앞 부분이 개방이 되었습니다.
"뛰어들어!! 저 안이 바로 포세이돈 호의 안이야!! 그리고 으누호! 너는 바로 3학구로 돌아가!"
모두가 안으로 뛰어들 무렵, 으누호는 다시 문을 닫고, 오토 운행으로 그곳에서 빠르게 탈주를 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물론 으누호의 전방은 찌그러지다 못해 파손이 심했습니다. 스파크가 강하게 튀고 있었기에, 이제 더욱 빠르게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포세이돈 호의 공격을 피하는 듯 했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강한 폭발 소리와 함께 으누호는 천천히 침몰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포세이돈 호도 보통이 아니엇다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저지먼트 멤버들은 모두 안으로 잠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리버티와의 마지막 결전. 물 속을 운행하는 그들의 아지트. '수중 전함 포세이돈 호'안에서 또 하나의 커다란 결전이 치뤄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자 진행은 여기까지! 다음 스토리에서 드디어 리버티와의 최종결전의 막이 본격적으로 열립니다! 지금까지 결판이 나지 않았던 민우라던가, 웨이버라던가, 승아라던가... 이런 이들이 하나하나 나올 거예요!
뜬금 새X깡이 먹고파져서 점심 때 우리 점포 가서 사 왔다.(매점이 더 가깝지만 내 점포 매상 내가 올려야지!!) 먹으면서 태인이랑 부장네 섬의 날강도 갈매기 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자연히 새봄이랑 나눴던 얘기들이 떠올랐다. 그때 새봄이는 자기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포착한 거 같았지.
"제가 원하는 건, 모두가 무사한 거고, 선하처럼 죽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거니까요."
나는 어떻지? 요즘 들어 내가 진짜로 원했던 걸 잊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하여 새X깡을 문 채 곰곰 생각했다. 나도, 주변 사람도 살해 안 당하는 거. 이건 너무 당연하고. 선배가 행복해지는 거. 이거도 마찬가지고. 그 외엔? 내가 뭘 바라고 있지? 경제적 자립? 그건 운 좋게 이뤘다. 졸업하면 기숙사에서 못 지낼 테니 주거 비용이 새로 깨지겠지만, 현 상태가 유지만 되면 어떻게든 될 거고. 그럼 내가 바라는 건, 현상 유지일까? 그럴지도 모르지만 더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가시질 않았다.
그때 태인이가 헤드락을 걸더니 내가 물고 있던 새X깡을 반토막 내서 먹어 버렸다. 멍때리면 뭐 되냐면서. 순간 뇌리에서 빛이 번쩍인 듯했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뭐라도 하는 거! 결과를 떠나 나 자신이 내 말과 행동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되는 거!! 거기 생각이 미치니 한결 기운이 났다. 커리큘럼도 어제보단 훨 할 만했다. 오늘의 할 일을 한다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540 갈적에 고양이 주고 갈테니까 잘 키워주세오(???) 후 이제 현태오 완전파악해버렸다 이대로 엔딩까지 골인만 하며으엡(쫩당해서쭈글)
혜우우네 기쁨이는 기본적으로 자고 있을거 같음 태오나 희야나 같이 있을 때나 일어나서 야 다꺼져 하고 버튼 독차지하고 가끔 추억이가 기쁨이랑 같이 골골댐 평소는 까칠이랑 버럭이가 주로 돌아다니는데 까칠이가 10번 누를 동안 버럭이가 한번씩 끼어드는? 근데 졸라 쎈 냥펀치로 끼어들어서 까칠이랑 싸움남 한바탕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있을대로 있음 이외에 나머지 감정들은 비중 거의 없겠다 생각해보니까
이잉이 그래도 태오랑 희야가 기쁨이 반응 눌러줘서 다행이다... 앞으로 더 많이 늘릴 수 있도록 힘내봐야지(장남이되) 심해냥이는 ㄹㅇ 참지 않워 아니 ㅈㅁ 연장은 근데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우리 혜우우 뒷바라지 해줘야지 세멘이랑 구멍 뚫을 대못 2개면 돼(태오: 구멍 안 뚫으면 가스차서 들켜요. 배랑 머리에 하나씩...)(서휘: ???)
희야: 🥺 태양을 맞으면 키가 큰댔는데! 희야: 그랬는데! 혜우 너무해! (좀 탓음)
사람 죽이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군요 심장에 직격탄 맞고 주근 것 같아 어케 이런 갓픽크루가 감사합니다른이름으로저장 저게 '파나케이아'구나...🥺🥺🥺🥺🥺🥹🥹🥹 사실 나 파나케이아가 '죽음'에서 '삶'이 된 게 너무 너무라고 생각해 죽기 위했던 프로젝트가 이젠 삶을 위한 프로젝트가 된다니... 이거 오타쿠 심장 저격죄야
장남이되 ㅋㅋㅋ 어어 거기 백씨장남 질투 집어넣으쇼 씁 사실 연장은 항상 품고잇긴 하지 언제 어디서나 튀어나오는 고양이 친구 메스짱(?) 아니 태오야 그런걸 어떻게 알고있니 저 저양반 애한테 이상한것만 가르쳤지! (서휘 : (억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안컷자나 희야야 희야 평생 들고 다녀야지 히히힠
오늘도 완벽한 저격이었군 (철컥) 생각해보니까 혜우가 그렇게 공들였던 걸 아예 버리진 않을거 같더라고 어떻게든 써먹을 방법을 무의식중에 생각하다가 유니온으로 인한 빡침+스스로에 대한 깊은 자각이 불러온 용도변경ㅎ 여기에 태오를 위한 의미(삶으로서의 공간 설립)와 여지(옷이랑 파나케이아 안드 등등)를 아주 자연스럽게 끼워넣었지 얘도 핏줄()은 못 속인다고 천성이 남 위에 서야 만족하는 고양이였다...
>>546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케 집어넣죠...? 장남(질투의 화신이자 미친개)가되... 물론 백서휘가 그러면 현뱜미도 마찬가지로 -장남- 해버림...🤭 메스짱은 발톱 아니었냐구 혜우냥이 메스로 만천화우가 특기잖아(?) 서휘: 아니, 억울해요 처제!
말랑뽁실응애... 평생 안고 다녀야만... 말랑말랑하고 이제 슬슬 자기 주장도 확실해지고 애교도 더 늘었고 갠이벤도 있는(?) 아기무너를 어케 미워해
휴우 넘 아름다워용... 갠적으로 나는 혜우가 용도변경(긍정적)인 것도 성장이라 생각하는데, 남매 캐해로 보면 빛(파나케이아 외상 센터 - 환자 치료 및 인간한테 한 번은 삶의 기회를 준다는 느낌)이랑 어둠(암부 흉수 소속 이시미 - 유니온, 대표이사와 같은 고위직 -암부-로 지워버리기, 인간에게 기회를 왜 줌?) 이거라서 넘 마싯다
태오는 암부로 돌아가면 이제... 저지먼트가 빛이 나야 해... 하면서 유니온이나 대표이사, 그림자처럼 극단적이다 싶으면 협조하는 척하면서 조져버리려 들 것 같워... 왜냐면 영원히 빛이 나야 한대 구체적으로는 내 손으로...(이쪽도 핏줄 못 속이고 맑눈광이되.)
뭐라도 하면 내 안의 공허가 좀 채워질까 싶어 뭐든 손에 잡히는 대로 해대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뭐든 하면 할 수록 공허의 허무함을 깨달아 갈 뿐이었다. 저 아래 새까만 밑바닥은 채울 수 없는 공간 임을 체감 할 뿐이었다.
지식과 경험은 머리에 남았지만 그것들로 인한 반향은 순간이었다.
수많은 것을 행한 결과는 뻔뻔하게 남아 있는 저 검고 검은 구멍 하나.
그 앞에 선 나는 인정하기로 했다.
서서히 연말을 향해가는 어느 날.
장래 계획을 다 마쳐놓았으니 학교 수업은 거의 건성으로 듣고 있었다. 선생들이야 뭐, 수업 중에 방해만 안 하면 혼내기는 커녕 주의도 주지 않았다.
일찌감치 자퇴 의사를 밝혀 놓아서 그런 걸까. 진작 그럴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교내에서 나를 보고 수군대는 일은 줄기는 했지만 몇몇 여자애들은 여전했다. 그 일 후로 더 당당히 상급생 교실에 가고 그랬으니 자업자득이라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뭐, 수군거림의 끝에 슬금슬금 양아름의 근황이 붙는 듯 하니 아주 조용해지기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었다.
자퇴까지 약 2개월, 그 뒤로 약 3개월이면-
멍하니 생각에 빠져 있으니 어느새 점심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렸다. 직전 수업이었던 문학 선생이 나가기 무섭게 책상 옆에 걸어두었던 종이 가방을 챙겨 조금 서둘러서 3학년 교실로 향했다.
"희- 야- 오늘은 나랑 점심 먹자-!"
그렇게 외치며 식당으로 가려는 희야를 찾아 폭 안아주려 했다. 간만이니까 복실한 머리에 뺨도 잔뜩 부벼주고 종이 가방 속 도시락을 보여주며 재잘거렸다.
"희야가 좋아하는 거 한가득 담아왔지롱- 오늘 점심은 나랑 이거 먹자. 대신 먹는 동안 희야 손 내 거 하기-"
밥 먹는데 손을 달라니. 뜬금없는 소리였지만 의미를 알기까지 오래 걸리진 않았다.
평소 쓰지 않아 빈 교실로 희야 손 잡고 갔다. 가끔 혼자 땡땡이 칠 때 쓰기도 했는데 곧 그럴 일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면서 오늘도 쓰던 책상 하나 아니 두 개 옆으로 길게 끌어놓고 마주보게 의자를 놓았다. 왼쪽 책상엔 갖가지 음식이 든 도시락 찬합을 펼쳐놓고 오른쪽 책상엔 갖가지 네일아트 도구들을 꺼냈다.
"내가 요즘 이거에 빠져서- 봐 봐, 내 손톱도 벌써 이렇게 다 했다?"
이럴 걸 염두해서 찬합 속 요리도 포크로 찍어먹기 쉬운 것 위주로 담아왔다. 내 손톱을 보여주며 생긋 웃곤 희야의 오른손에 포크를 내 오른손에 희야의 왼손을 가져왔다.
"희야는 맛있게 먹구 있어- 이쁘게 해줄게-"
그렇게 오랜만에 희야와 런치타임을 가지게 되는데-
"희야 손은 언제 봐도 귀여워. 쪼그매서 완전 애기 손이야."
손톱 정리부터 시작해서 하나 하나 해가며 이것저것 얘기를 늘어놓았다. 도시락 맛있냐는 얘기부터 시작해-
요즘 근황 얘기, 건강 얘기, 적당히 추스린 주변 얘기-
그 사이 왼손에 반짝반짝한 네일이 완성되었다. 은빛 마그넷펄 위에 다이아 글리터를 하나하나 올리고 마무리는 투명하게 덮어 글리터와 펄의 색감을 살렸다. 전용 건조기가 있으니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왼손을 끝내고 오른손으로 넘어가고나서 희야에게도 그 얘기를 해주었다. 내 장래에 대한 얘기를. 태오에게 해줬던 것처럼 하나도 숨김없이.
"...그래서 학교 나가고 한동안 바깥 출입 자제할 건데, 희야 연락은 꼭꼭 받을 거구 만나러 와도 되고 나도 갈 거니까 걱정 말아. 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전에 희야가 한 번 와주면 좋겠다. 희야도 보여줘야지. 나 대신이 될 아이."
나 대신이 될 하얀 아이. 세간에 [파나케이아] 만을 남겨놓게 될 프로젝트.
"......"
잠시 손을 움직이며 말이 없었다. 이제 와서 별난 감상에 젖은 것은 아니었다. 그냥 좀, 네일아트에 집중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나는, 나는 나의 최선을 선택했을 뿐이야.
"...쨘- 다 됐다! 와- 희야 손끝에 은빛 얼음이 맺혔네-"
오른손도 정성스럽게 꾸며주고나니 점심시간이 딱 맞게 지나가 있었다. 도시락이며 자리 정리하고 느긋하게 교실로 돌아가면 될 시간이었다.
책상 위, 펼쳤던 반대로 도시락 찬합을 정리하고 네일아트 도구들도 조심히 챙겨넣었다. 올 때처럼 손 잡고 돌아가다가 각자 교실로 나뉘는 계단참에서 손바닥만한 포장을 꺼내 희야에게 주었다.
"이건 후식- 오렌지랑 레몬 마멀레이드 쿠키야. 이따 쉬는 시간에 먹어. 수업 중에 졸지 말구-"
종 치기 전에 서둘러 갈 곳이 한 곳 더 있었기에 조금 서두르며 덧붙였다.
"그리고 희야! 삼촌한테 조만간 뵈러 간다구 말 좀 전해 줘- 나중에 봐!"
손도 야무지게 휙휙 흔들곤 곧장 2학년 교실로 갔다.
바쁘다 바빠-
"야, 윤바보!"
오랜만에 보는 빨간머리 뒷통수를 와바박 문지르곤 뭐라고 하기 전에 유산지로 적당히 포장한 걸 책상에 툭 내려놨다.
"다크 초콜릿 브라우니다. 너 알러지 몰라서 견과류는 싹 뺐으니까, 감사하게 먹어!"
내 할 말 내 용건만 툭툭 하고 내 교실로 돌아갔다. 자리에 앉으니 딱 종이 쳐서, 긴 숨을 내뱉으며 늘어졌다. 오후 수업은 잠이나 자야겠지 싶었다.
쉬는 시간 잠깐을 제외하면 정말로 오후 내내 잠만 푹푹 잔 나는 거짓말처럼 종례 시간에 맞춰서 깼다. 의자에 반쯤 걸쳐져서 종례를 듣고 가방을 다 챙겨 들고 또 3학년 교실로 향했다.
내려가는 학생들 사이를 연어마냥 거꾸로 올라가 교실에 남아있던 태오를 보고 두 팔 벌리며 다가가 폭 안아주려 했다.
"오빠야- 나랑 재밌는 거 하자-"
희야가 그새 자랑하러 왔었다면 내가 뭘 할지, 미리 알고 있었겠지만 아니라면 아닌 대로, 비밀이라며 웃었겠지.
"오빠 주려고 갖고 온 거 보면 깜짝 놀랄 걸-"
준비한게 그것 뿐 만은 아니었으니까.
방과 후라 학생은 다 나갔으니까 태오네 교실도 괜찮을 거 같아서 대충 태오 옆자리 의자 끌어다 앉았다. 앉아선 태오 향해 한 번 싱긋 웃어주고 가방에 따로 담아두었던 보관함을 꺼냈다.
아직도 살짝 냉기가 느껴지는 그 함 안에서 다시 납작한 통을 꺼내 열자 네잎 클로버 모양으로 예쁘게 담긴 롤케이크가 나왔다. 하얀 생크림이 듬뿍 들어간 롤케이크는 딸기와 복숭아, 키위, 망고가 각각 먹음직하게 박혀 있었다. 그 통 옆에 예쁜 포크도 꺼내 세팅해주곤 말했다.
"어젯밤에 갑자기 이것저것 만들고 싶더라구. 요즘 과일도 눈에 띄는 대로 사다놓기도 했어서- 그래서 왕창 만들었지. 내가 이거 하는 동안 우리 오빠는 이거 맛있게 먹고 있기-"
그렇게 말하며 꺼내든 것은 네일아트용 재료와 도구 풀 세트였다. 희야 할 때처럼 태오 오른손에 포크 쥐어주고 왼손부터 잡아왔다. 바로 시작하진 않고, 잠시 손을 조물거리며 떠들었다.
"하얀 아이 만들고 센터 뭐 하고 하느라 한참 정신 없었더니, 뭐라도 다른거 안 하면 정신이 나갈 거 같더라. 그래서 뭐든 딴짓거리를 달라고 하니까 대뜸 이런 걸 가져오는 거야, 진 씨가. 아, 진 씨는 내 일 돕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홀로그램이랑 하얀 아이랑 만드는 거 가르쳐줬어. 저번에 줬던 스탠드랑 노리개 있지? 그것도 그 사람한테 배웠어. 심심해서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하면서 살았대. 전용 스튜디오도 있는데, 나 거기서 노래도 불렀다? 믹싱해서 인첨튜브에 올렸지롱-"
어디에 올렸는지는 안 알려줄 거란 듯 얄밉게 웃어보이곤 손톱 정리 도구부터 꺼냈다. 조심조심 아프지 않게 손톱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다듬어주며 담담하게 말을 계속했다.
"실은 있지, 어젯밤에 엄청 무서운 꿈을 꿨어. 오빠도 희야도 없는 세상의 꿈. 인첨공에 오지도 못 했고, 다섯살에 죽지도 못 한 채로, 그 집의 그 방에 영원히 갇혀 있는 꿈. 사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전부 꿈이었고 내 인생은 아직도 거기 있었던 거야. 희망도 빛도 없었는데, 절망도 공포도 없었어. 아, 그래, 이게 내 인생이지, 하고 받아들이는 내가 있었어. 나는 그게 제일 무섭더라. 내 이름도 잊어버렸었어. 그 세계의 나는- 진짜 아무 가치도 없었어. 그런데 나는 그걸 그냥 납득하고 있더라."
어느새 연녹색- 옥색 젤 네일을 올려 그 위에 흰 색으로 물결-윤슬을 표현하며 조곤조곤 얘기를 이었다. 시선은 줄곧 태오의 손톱을 보고 있었다.
"꿈이었지만 그 방에 진짜 진짜 오랫동안 있었어. 체감상 몇 십년은 있었던 거 같아. 아무 것도 안 해도 시간이 그렇게 잘 갈 줄은 몰랐지.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 방 안만 점점 낡고 바스라지고- 바닥은 내 머리카락으로 새까맣게 뒤덮여서 나조차도 잘 안 보이고- 더는 눈 뜨고 있기도, 음, 귀찮았던 것 같아. 그래서 눈을 감고 누워서 남은 시간 동안 잠만 자려고 했거든. 그랬는데-"
UV램프 밑에 다 칠한 태오의 왼손을 넣고 잠시 할 일이 없어진 손으로 턱을 괴며 그제야 태오를 바라보았다.
"우화야,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병원에서, 처음 들었던 그 때처럼. 그래서 눈을 떴더니, 내 방 천장이 보이더라. 그 방이 아니라 여기, 진짜 내 집의 내 방 천장이."
그 천장을 본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어쩐지 눈물이 나서 왈칵 울어버렸었지만 그건 비밀로 했다. 결코 무섭거나 두려워서는 아니었으니까. 그러니까 편안히 얘기할 수 있었다. 웃으면서-
"고마워, 오빠. 우화는 오빠가 세상 제일이래."
태연히 얘기하곤, 건조가 끝난 태오의 왼손을 들어 잠시 응시하다가, 손바닥 옆을 합, 깨물려 했다. 고양이들이 애교 중에 장난스레 하는 것처럼. 그리고 키득이며 자연스레 오른손으로 바꾸려 했다.
"이제 이 쪽 손 차례- 아, 그거는 맛있어? 키위는 시럽에 살짝 코팅한 건데, 너무 달진 않아?"
조금 뒤늦게 롤케이크에 대한 감상을 물어보고 마저 오른손에 네일아트를 해주려 했겠지.
"음, 맞아, 나 거기 갔었다? 어텀 세레니티. 영락의 소장님이 한 번쯤은 견학으로 좋지 않겠냐고 해서, 이번에는 공개니까, 선생님이랑 다녀와도 된대서 갔었어. 희안하지. 나 그런 거 관심 없는데 그 날은 가보고 싶더라. 감이 들었나 봐. 가야만 한다는 감이. 신기하지. 왜 그랬을까..."
스트레인지 깊은 곳에는 어르신이 있다. 그가 언제부터 스트레인지에 발을 들였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대략 7년 전부터 내부 도박장 메트로폴리스의 오너 자리를 꿰차고 지금까지 스트레인지 내부의 스킬아웃이나 여러 부랑자의 존경을 받으며 굳건히 권위자의 자리를 유지하는 미지의 존재란 점이다. 어르신, 백서휘는 이룬 것이 아주 많았다. 메트로폴리스로 하여금 선사한 유흥은 지긋지긋한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펼쳤고, 그 내부에서 정립된 암묵적인 규칙은 스트레인지의 무질서함을 정리하며 혼란을 가라앉혔으며, 그가 열어준 사교의 장은 여러 스킬아웃이 성장하는 토대와 발판이 됐다. 메트로폴리스는 스킬아웃과 공생하고, 때로는 의뢰를 내렸으며, 스트레인지 내부에서 발생한 분쟁의 조율사가 되기도 했다. 스트레인지의 사람들은 난폭하게 굴던 스킬아웃 패거리들을 단박에 결집시키고 조련한 어르신을 존경했고, 또 두려워했다. 업적과 성품은 다른 법이기 때문이다.
어르신은 그야말로 패군이었다. 스트레인지에 괴팍한 성품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 궤를 달리했다. 어르신은 몹시도 유쾌하고 느긋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듯한 어조는 노래를 하듯 부드러웠고, 자비로운 성품은 하루만큼의 목숨을 연명해 주었다. 그의 말에 거역하면 3번을 봐주었고, 도박장에서 행패를 부리면 2번을 봐줬다. 어깨만 부딪쳐도 주먹을 내지르는 스트레인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성품이었고, 때로는 약자에게 친절하게 거래를 제안하며 그들의 사정에 걸맞을 양의 대가만을 요구했다. 눈물겨운 일화에 스트레인지 사람들은 치를 떨었다. 겉보기로는 자비롭지만 내막은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어르신은 겁 없이 기어오르는 인간을 봐주되 거래 시에는 동등하게 대했으나, 기회를 모조리 소모하거나 득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거래라 판단이 서면 더 이상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그 면모가 단적으로 드러난 것은 5년 전이다. 모 스킬아웃 조직이 어르신이 자신들의 위로 군림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과 더불어 스트레인지의 규칙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위치가 불리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이유로 타 스킬아웃을 선동해 서너 조직을 모아 연합했다. 그들은 퇴근길에 오른 도박장의 직원을 살해했고, 어르신은 그 사실에 한 번 묵인했다. 추후 그들이 도박장에 쳐들어갔을 땐 마지막 기회를 주었고, 수석 엔지니어를 납치했다 으름장을 놓을 적엔 '내일 아침에 오라'라며 친절하게 손님을 무르고는 도박장의 문을 걸어 잠갔다.
새벽이 되어 스킬아웃 조직들이 지금이라도 어르신을 돕자며 우르르 도박장으로 몰려갔을 땐 모든 게 끝나있었다. 입구에는 기어오른 조직원들이 널려있었고, 건물 외벽에는 갈려나간 듯한 무언가가 커튼처럼 걸려있었으며, 아직 숨이 붙은 주동자는 옥상에서 손바닥만 꿰인 채 버둥거리며 비명을 지르다 그들 앞에 추락해 생을 마감했다. 누군가 용맹하게 내부에 들어섰을 적엔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올려다 보기가 무섭게 구둣발로 걷어찬 머리가 굴러떨어졌다. 시체 사이에서 어르신은 태연하게 숨이 붙은 녀석의 머리채를 쥐고 질질 끌며 걸어 내려오다 그들과 시선을 마주치고는, 노이즈 틈새로 드러나는 눈을 샐쭉 휘며 마치 산책이라도 가겠다는 듯 유유히 도박장을 빠져나가 수석 엔지니어가 있을 방향으로 걸어갔다. 남은 것은 오로지 피와 시체뿐이었다. 아무리 인첨공이 초능력이 난무하고 각종 불법적인 무기가 암암리에 거래된다고 한들, 그의 손아귀로 하여금 펼쳐진 비현실적인 광경은 스트레인지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으로 자리 잡았다.
보듯 어르신은 본능적인 공포를 다른 본능으로 짓누를 줄 아는 존재였고, 마주치기만 해도 원초적인 감정을 일렁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으며, 거래를 성공해도 원숭이 손처럼 예상치 못한 재앙을 불러왔다. 스트레인지의 날고 기는 사람들은 메트로폴리스 내부에서만큼은 순한 양이 되었다. 아직도 종종 겁 없이 참사를 반복하고자 하다 입구에 내걸려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녀석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솔리스 사건 이후로 에어버스터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탓에 도박장 문을 잠시 닫았다 재개장한 이후로는 누군가를 죽이기보다는 소리소문 없이 어딘가로 끌고 가는 빈도가 늘었다마는, 어르신은 여전히 그 위상을 높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리버티가 사회에 혼란을 불러일으킨 뒤부터는 그 입지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크든 작든 인첨공 내부의 좁은 사회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모인 작은 군락은 리버티의 폭로 한 번에 거센 파장이 일어났고, 스트레인지로 유입되거나 복수를 꿈꾸며 스트레인지 밖으로 나서는 패배자도 늘어났다. 메트로폴리스도 리버티의 영향을 받았다. 도박장에는 처음 보는 얼굴이 늘어났고, 개중에는 이곳의 암묵적인 규칙을 모르고 사고를 치는 스킬아웃, 스트레인지에서 장기나 ID 카드를 털리기 좋은 학생이나 큰 물을 노리고 겁도 없이 어르신을 짓밟고자 하다 벽에 걸리는 오늘의 희생자 목록 VIP도 있었다. 사람들은 이 혼란을 즐기거나 꺼려했고, 어르신 또한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도박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 어르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언제라도 발톱과 송곳니를 드러내고자 앞발과 아가리를 들썩거리던 적대 세력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바깥에 물든 순진무구한 녀석들을 이용하면 규칙을 어겼다며 어르신을 끌어내릴 명분을 씌울 수 있다. 그들은 달이 휘영청 뜬 어느 날, 낡은 건물에 삼삼오오 모여 어르신의 몰락을 간곡히 바라고, 제각기 쑥덕거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스트레인지의 백사자가 이젠 명실상부한 왕으로 집권하는 것에 가깝지 않습니까?" "아니, 그 정도는 아니오. 본인도 늘 말하지 않습니까, 자신보다 더한 사람은 여기 널리고 셌다고. 그 미친 새끼를 누가 올려친단 말입니까?" "미안합디다. 어찌 되었든 거슬리는 건 마찬가지요. 보다 더 많은 즐거움을 위해 인첨공의 몰락을 바라지 않는다고? 하! 지나가던 개가 웃을 소리. 이곳에서 추구할 즐거움이 무에 있다고?" "옳은 말입니다. 우리는 리버티의 말대로 죄다 엎어버려야만 합니다. 스트레인지를 그런 공간으로 만들 필요도 있고요. 다만 이걸 정말 행해도 될지 의문입니다." "그 늙은이가 대체 뭐가 두렵다고 그러십니까?" "그쪽은 피의 목요일 사건도 기억 못 하시오? 백사자가 오체분시하여 썩을 때까지 벽에 매달아둔 것이 내가 키운 사람이었소." "그것도 5년 전이지. 그때와 지금은 다르지 않소. 놈은 약해졌소. 지금 이빨을 드러내지 않는 걸 보면 필히 약해진 것이 분명하오." "그래! 그러고 보니 수석 엔지니어도 보이지 않던데." "듣자 하니 에어버스터가 스트레인지를 엎던 날 죽었다는 말이 있소." "솔리스가 엎어지던 날 말이오?" "그래, 녀석이 솔리스의 간부와 그리도 친하게 지내더이다. 아스트라페가 여즉 활개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소?" "하하! 그거 잘된 일이군. 어린 것 하나 때문에 내 부하들을 그리도 엎더니만 기어이 잃었군! 그래서, 계책이 있습니까?" "내게 샹그릴라가 남아있소." "샹그릴라를 쓰겠다면 그 부작용을 누가 감당한단 말이오?" "내 먹은 것도 아니고 자네 먹은 것도 아닌데 무얼 감당한다고? 여기, 길가에 널린 장난감 망가진다 하여 감당할 사람 있는가?" "……내가 무얼 도우면 되겠소?" "자유를 위해 손을 잡아주시게."
달빛이 악수하는 손을 훤히 비추는 밤이 지나갔다.
그리고 현재, 서휘는 훤히 트인 난간 앞으로 성큼 다가가 메트로폴리스 지하에 위치한 안드로이드 투기장의 전경을 두 눈에 담고 있었다. 안드로이드는 서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고, 관중석을 보니 큰 한 방을 노리는 금발의 여학생이 기어 들어오긴 했지만 안중에 담을 이유는 굳이 없었다. 2학구에서부터 슬쩍 들어온 겁 없는 연구원들도 도박에 푹 빠진 듯하다. 서휘는 시선을 넓게 던졌다. 대충 보니 바즈라 소속의 연구원은 없는 듯했다. 소식은 전해 듣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이상 행동은 보고되지 않았다. 비사문천에게 된통 당한 이후로는 스트레인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조만간 또 상을 내려야 하는지 고민하며, 서휘는 많은 관중 속에서 연구원으로 보이는 샌님 관상을 찾아다니는 시선을 거뒀다. 삶은 늘 그렇듯 어떠한 징후도, 경과도 없이 흐르는 대로 이어졌다. 서휘는 소란스러운 양지와 달리 평화롭고 느긋한 지금 이 순간을 즐겼고, 동시에 만족하지 못했다. 개인의 삶에서는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평화에 몹시도 만족을 표하지만, 메트로폴리스의 오너이자 암부의 수장으로서는 이렇게 불만스러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세상이 시끌벅적한데 자신은 에어버스터 때문에 가만히 때를 노려야 한다니, 이렇게 통탄스러울 수가 있나? 판을 벌리려면 지금이 적격이라며 장사치의 뇌가 빙빙 돌아갔다. 돈을 쓸어 담을 순간도 지금이 딱 적기다. 그리고 야망을 실현할 순간도.
"뭐, 고양이가 싫어하니 어쩔 수 없지……."
그렇지만 꾹 참아야만 했다. 서휘는 고개를 슬쩍 내려 손에 남은 반지 자국에 시선을 두었다. 왼손 약지에 남은 반지 자국은 도통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건 만족스러운 거래의 대가였다. 최근 몹시도 귀애하는 상품에게 자신이 졸업할 때까지 어떠한 활동도 하지 말라는 거래를 제안받았고, 대가로 상품의 삶을 받았기 때문이다. 겨울까지만 잘 버티면 훌륭한 상품인 수석 엔지니어가 그의 품에 돌아올 것이다! 심지어 자신만을 위한 경매를 열었으니, 그 순간을 생각하면 이번 사건들에 끼지 못해 허공에 날린 손해는 감수할 수 있었다.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마침 오늘은 메트로폴리스로 오겠다 한 날이니, 잔뜩 예뻐해 줘야겠다. 최근 처제와 찰싹 붙어 다니니 예뻐할 시간이 없지 않았던가? 심지어 그것의 생일에는 매정하게 쫓겨나기까지 했다. 그걸 생각하면 이번엔 가지 못하게 붙잡기라도 해볼까 생각이 든다. 적당히 붙들고 손목이든 뭐든 꽉 묶어두면 이 양반 또 개지랄을 하는구나 생각하며 얌전해지겠지. 한 사흘만 붙들까? 처제도 이해 해줄 것이다. 아니면 어떡하지? 뇌물이라도 바칠까? 쓸데없지만 나름 진지한 고민을 거듭하며 고양이의 손목을 묶을 때 어떤 자세로 묶어야 조금 더 도망칠 시도를 덜 할까 생각하던 그는 불현듯 드는 감각에 고개를 들었다.
"음?"
레벨 5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할 수 있는 재주들이 많아진다. 가령 능력을 응용하는 잔머리가 늘어난다든지, 이치를 뒤트는 방식으로 세상을 달리 볼 수 있다든지. 그런 것 말이다. 서휘는 타인을 가늠하는 것보다 자신이 죽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계산하는 것이 생존에 대한 판단 면에서는 더 빠르다는 걸 깨달았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부류였다. 자신이 죽을 수 있는 방법이 달라지면 누군가 살심을 품은 것이고, 아니라면 식상한 자살 방법만 떠오르는 식이다. 제 고양이가 어찌나 살심이 깊은지 알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지금은 뭔가 다르다. 정상적인 죽음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한계까지 치닫는다. 이런 감각을 어디서 느꼈더라. 에어버스터? 그에 준하는 감각인데. 상위 레벨의 능력자가 주변에 있나? 서휘는 도박장을 둘러보며 대체 누굴 통해 죽을 수 있나 가늠하더니, 어느 한곳에서 붉은 시선을 좁혔다.
"……."
붉은 머리를 가진 남성이 용케 그를 찾아 노려보고 있었다. 대충 훑어보자니 팔뚝에 찬 완장이 유달리 시선에 밟혔다. 검은 바탕에 네온처럼 발광하는 악마 날개 문양이 흉흉했다. 서휘는 고개를 기울였다. 참 이상한 일이다. 분명 기억하기로는 그와 원만하게 무기 거래를 하며, 2학구를 한바탕 엎어주는 단골손님들이 저 완장을 착용하던데.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길래 저렇게 송곳니를 드러낼까? 대가리에 총이라도 맞았다고 환불하러 온 건가? 안타깝게도 환불은 불가능한데. 느껴지는 기세는 명백하게 살의를 띠고 있었고, 자신을 발견하고 빤히 쳐다보는 눈길에 묻어나는 호승심은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오만함으로 차있었다. 서휘는 여유롭게 시선을 받아쳤다.
"어어?"
무언의 대치도 잠시, 붉은 머리의 남성은 관중들을 밀치고 링에 들어서더니, 한 치의 오차 없이 안드로이드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깡 소리와 함께 삽시간에 박살 난 안드로이드가 늘어지며 스파크가 튀자 몰상식한 행동을 향한 야유와 환호가 쏟아지고, 오늘 큰돈을 배팅한 사람들은 분노에 찬 시선으로 금방이라도 링 위로 오르려 들었다. 그러자 남성이 심호흡을 하더니, 크게 외쳤다.
"늙은 구렁이, 교체전을 신청한다!"
좌중이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스트레인지에 오래 굴렀던 사람들과 메트로폴리스의 직원들은 숨을 삼키며 난간을 향해 조심스럽게 시선을 올렸고, 이제 막 스트레인지에 유입된 사람들은 그게 뭐냐며 서로 영문도 모르는 시선을 주고받기 바빴다. 눈치 없는 누군가 술렁이는 소란 속에서 크게 외쳤다.
"교체전이 뭔데!!" "입 닥쳐!"
방금 전까지 안드로이드를 조종하던 메트로폴리스의 엔지니어 하나가 덜덜 떨다 신경질적으로 외치더니 눈을 돌렸다. "미친 거 아니야? 목숨 날리고 싶어?!" 붉은 머리의 남성은 호기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고, 사회자인 라바나는 직접 링 위로 오르며 좌중에게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렇지만 호기심 가득한 사람들의 눈길은 도통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상황을 지켜보던 서휘는 천천히 뒷짐을 지더니, 난간에서 이어지는 계단을 통해 걸음을 내딛자 메트로폴리스의 직원들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구나, 주변에서 직원들의 표정과 안색을 살피던 몇 사람들은 입을 꽉 다물었다.
"설명해." "ㄴ, 넹?" "나 두 번 말하는 거 안 좋아하는 거 알잖니." "ㄴ, 네! 넵! 자, 자- 주, 주목! 소란이 있지만- 그러니까- 주목!"
사회를 보던 라바나는 움찔 떨더니 소란스러운 좌중을 진정시키고는 애써 웃음 지었다. 정말 설명해도 되는 건가 싶은 눈치로 엔지니어를 곁눈질로 쳐다보긴 했지만, 엔지니어는 엄지를 목에 대 휙 긋더니 요란스럽게 눈치를 주더니, 이내 쉿! 하는 소리로 주의를 끌며 입술을 달싹였다. "뭘 망설여! 저 이상한 새끼가 오늘 경기 망친 걸로도 어르신 심기가 불편할 텐데, 이젠 자살을 하고 싶다잖아! 네 육개장까지 끓이기 싫으면 빨리해!" 라바나는 거침없는 입담에 진짜 미친 새낀가?를 중얼거리며 목을 가다듬었다.
"ㅇ, 오늘의 특별 이벤트~ 여기 계신 용감한 도전자분께서~ 메트로폴리스 오너의 자리를 두고 혈투를 신청하신 관계로, 오늘 배팅 금액의 2~배를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메트로폴리스의 오너 자리! 관중들은 금세 흥미를 붙이며 불만을 가라앉혔다. 그러니까, 지금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싸운다는 뜻 아닌가! 몇 양심 있는 사람들은 이런 걸 해도 괜찮냐는 듯한 시선을 보내다 자리를 뜨려고 했고, 이름 좀 드높다 싶은 스킬아웃들은 그 악명을 익히 알기 때문인지 자리에 꼼짝없이 굳어있었다.
"교체전은 말 그대로 혈투! 총기류의 사용 제한과 더불어~ 링 밖으로 도망치지만 않는다면, 어떤 것도 자유! 초능력을 사용해도 좋고, 칼을 휘둘러도 좋습니다! 상대 하나가 싸울 수 없다, 혹은 죽었다고 판단될 때~ 경기는 종료됩니다!" "주, 죽는 건 너무하지 않아?"
"도박 한 판 하겠답시고 스트레인지 최심부까지 장기 털릴 각오까지 하고 왔으면서 누구 뒤지는 건 무섭나요~? 두려워 마십시오! 여기는 메트로폴리스, 여러분에게 가~장 큰 희열을, 인생을 송두리 째 바꿔버릴 강렬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그런고로 선수를 소개하겠습니다. 용맹한 도전자, 어라~? 완장을 보니 2학구 스킬아웃 헬파이어의 일원이군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네 새 주인님 되실 분이다." "어머? 이 싸가지 없는 새끼. 대가리 시~뻘건 게 피 덜 말랐단 증거였구나~? 그러니까 자살시도를 해서 애꿎은 사람 고통받게 하지 X같은 새끼 진짜……." "어차피 저거 뒤지면 고통도 없을 거 아냐! 어이, 빨리 와라, 구렁이!" "약 먹고 대가리가 돌았나? 자, 큰 박수로 맞이해주세요~ 메트로폴리스의 오너, 명실상부한 스트레인지의 정신적 지주~ 어르신입니다!" "자매, 오늘따라 아가리가 자유분방해." "X발, 내가 이러니까 오늘 사회자 바꿔달라 한 건데…… 내가 돌아가서 누구한테 이르나 보자." "하?" "아, 아니에요! 아무튼! 경기의 룰은 앞서 말했듯 자유! 링은 지금부터 특수 배리어를 통해 퇴로가 차단됩니다아~ 그, 그러니까 저 빨리 내려갈게요! 빨리 켜 새끼야! 나 무단으로 퇴근할 테니까!" "자매, 대기해. 시체 처리해야지." "아!"
라바나는 링에 내려가기가 무섭게 대기명령이 떨어지자 한 맺힌 고라니처럼 울부짖었다. 사표를 낼 수도 없는 블랙 기업 같으니라고! 울부짖는 소리는 배리어가 켜짐과 동시에 울리는 링 소리에 묻혔다. 사람들은 제각기 긴장하며 이런 경기를 봐도 되는 것인지 몇 번이고 스스로의 양심을 재단했지만, 붉은 머리의 남성이 자신의 주먹을 단단하고 검은 보석처럼 변화시키며 휘두르자 함성을 내질렀다. 서휘는 남성의 주먹을 여유롭게 피하며 눈을 흘겼다. 라바나와 동일한 능력이지만 뭔가 다르다. 조금 더 패도적이고 스치는 공기가 묵직했다. 뒤로 가볍게 두어 걸음 툭툭 뛰듯 물러난 서휘는 노이즈 속에서 눈을 좁혔다.
"형씨, 최근 리버티 사태로 주제도 모르는 스킬아웃이 늘고 있다지만……. 자살은 도와주기 힘들어. 나 살인 같은 거 무서워서 못 한단 말이야. 그렇지만!"
서휘는 단숨에 뛰쳐들더니 남성의 팔을 다리로 부여잡아 빙글 돌려 꺾으려 들었다.
"불문율을 어기면서 나를 업신여기니 본보기로 물갈이를 해야지." "어림도……." "응?" "없는 소리 말아라, 이 기고만장한 새끼야!!"
서휘는 다리를 역으로 붙들려 허공에 붕 뜨더니, 링의 기둥으로 쓰레기 던지듯 날아갔다. 관객들이 비명을 질렀고, 남성은 바로 뛰쳐가 주먹을 다시금 휘둘렀다. 피가 튀기가 무섭게 비명과 환호가 교차했고, 라바나는 입을 떡 벌리며 이게 무슨 일인가 가늠했다.
"……." "하! 어르신인지 뭔지도 별거 아닌가 보군. 소문은 뭐, 가짜였나? 5년 전에 피의 목요일이니 뭐니도 헛소문인 거냐고." "형씨." "응?" "제법 하네?"
남성은 얼굴에 주먹을 정확히 내리꽂았다 생각하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다 시선을 슥 내렸다. 끼긱거리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광물로 변한 손이 뒤로 점차 밀려나고 있었고, 서휘는 손목에 숨겨둔 비수의 날로 남성의 주먹을 막아 밀어내고 있었다. 서휘의 붉은 눈동자가 희번득하게 뜨였다.
"한 번 봐줄게, 그러니 하나 묻자. 우리 상품이 마음에 안 들었나?" "상품? 하! 난 또." "어서 대답해, 형씨." "우리 리더는 네게 빌빌 기지만 말이다…… 나는 그게 맘에 안 들었거든."
남성은 고개를 쭉 빼들며 외쳤다.
"솔직히 말해봐라! 이 늙은 새끼 말이다, 허구한 날 도박이나 시키고, 중립구역이니 뭐니 얘기하며 집권하는 꼴 아니냐! 쿼츠, 무료급식소! 그깟 바깥의 위선자들과 다를 것이 뭐가 있냐고!"
사람들은 동요하며 시선을 교차했다. 주먹에 실린 힘이 점차 강해져 다시금 서휘의 팔이 뒤로 밀려났지만, 일정 선에서 멈춘 팔과 함께 남성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여긴 스트레인지다! 이딴 위선자가 있어봤자 득 될 것 하나 없단 말이다! 정신적 지주? 내가 오늘 그 자리에 설 것이다,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이 미친 구렁이와 달리 나는 리버티와 뜻을 함께 하며 이 빌어먹을 곳을 뒤엎고, 우리들이 바라던 세상을 만들며 연구원에게 복수할 것이다!! 내가 여기에 서겠다고!!" "흐, 흐흐. 흐……."
좌중이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스트레인지를 다른 의미로 양지에 끌어올리겠단 각오에 지레 겁먹은 사람들과, 감화되는 듯한 사람, 그리고 입을 딱 다물며 성호를 긋는 메트로폴리스의 엔지니어까지. 그 침묵을 깬 것은 끌끌대는 웃음소리였다. 서휘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어깨를 들썩이며 끅끅 웃었다. 남성은 고개를 휙 내렸다.
"뭐가 웃기지?" "고작 그 이유 때문에 교체전을 신청했단 거지?" "그 이유? 오늘 그 노이즈 속 대가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 볼까?" "두 번 봐줬어, 형씨."
팔이 뒤로 힘없이 밀리기 시작했다.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칼에 균열이 가고, 이내 팔을 뿌리치자 칼날이 두 동강 났다. 서휘는 능숙하게 중심을 잃은 남성의 배를 거세게 걷어차 공간을 확보하며 링의 기둥에 기대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직감하고 경기에 집중했고, 서휘의 얼굴을 뒤덮은 노이즈가 일렁이며 새붉은 눈동자가 그대로 드러났다.
"내가 에어버스터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피를 안 보여주니까 만만했던 모양이야…… 요즘 젊은 것들은 이래서 안 돼."
뱀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신사적이고, 악마라고 하기에는 또 파괴적인 눈이었다. 그동안 흘린 피를 머금은 듯 번들거리는 붉은 눈동자를 마주치자, 남성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 떨었다. 칼은 박살 냈지만, 어째서인지 곧 온몸이 베이고 찔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건 사람인가? 사람이라기엔 야수에 가깝지 않나? 본능이 소리치며 어서 도망치라 했지만 서휘는 다리를 굳건하게 자리에 박아버렸다. 본능이 대체 무엇이 중요한가, 남성은 샹그릴라를 삼켰고, 레벨 5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었다. 어르신을 죽이면 거금을 준다고, 그리고 샹그릴라를 계속 주겠다고 했다.
이기기만 한다면, 그 어떤 터무니없는 것이라도 준다 했다.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어야 하는데.
서휘는 비틀거리며 링 기둥을 달리기 전 받침대처럼 사용하더니, 삽시간에 사라졌다. 남성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사라졌던 것이 무색하게, 하얀 잔상이 나타나 소매를 휘두르자 남성은 몸을 광물로 굳혔다. 그러자 쨍 소리와 함께 칼 한 자루가 복부에 꽂히지 못해 튕겨 나갔고, 남성은 광물로 된 팔을 휘두르며 그를 다시금 강대한 힘으로 날려버리려 했다. 분명 칼은 부쉈을 텐데! 남성은 당황스러운 듯 뒤로 한 걸음 더 물러나며 자세를 취했으나, 서휘는 팔을 휘두를 적 그걸 역으로 붙들어 공중에 붕 뜨더니 몸을 돌려 다시금 소매를 휘둘렀다. 쨍, 기분 나쁜 공명음이 다시금 강렬하게 울렸다. 동시에 코트 자락이 펄럭거리며 내부를 드러내자 남성은 눈을 홉떴다.
"X발, 이런다고는 안 했는데."
서휘의 코트 자락 안에는 나이프가 있었다. 한 자루가 아니라 대략 열 자루 정도 되는 것이 주렁주렁 달려있었고, 그중에서 하나를 더 빼낸 서휘는 능숙하게 파고들며 다시금 칼을 휘둘렀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반격에 열정적으로 환호했다. 남성은 주먹을 휘두르지만 계속해서 거리를 좁히는 서휘에게 섬찟함을 느끼며 이치를 뒤트는 힘으로 광석의 범위를 넓혔다. 링 위에서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나고, 서휘는 그 가시를 통해 높게 뛰어오르더니 그대로 공중에서 하강하며 몸을 뒤틀었다. 광물로 된 가시가 계속 허공에서 돋아나 올라와도 몸을 뒤틀거나 받침대 삼아 공중을 오가며 피하더니, 어느새 머리 위까지 내려와 나이프를 어깨 위에 내리찍었다. 어깨에 박히며 목 근처로 까드득 소리를 내며 뜯어내듯 움직이는 칼날과 함께 남성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울렸다.
"누가 알려줬는데?" "흐으-! 마, 말 못 해!" "기대도 안 했어. 어차피 누구인지 안 봐도 뻔하거든."
마치 영화를 보듯 다시금 사라진 서휘는 앞으로 전진하듯 양손에 칼을 한 자루씩 쥐고 빙글 돌려가며 남성을 찌르고 베며 몰아갔고, 남성은 발악하듯 광물을 돋아내거나 쏘아내며 싸움을 이어갔다. 지켜보던 누군가 어르신의 능력은 대체 뭐냐며 토론을 이어갔지만 이내 묻혔다. 지금은 어떤 능력이든 상관이 없다. 어르신, 백서휘는 링이라는 좁은 공간을 제 집 누비듯 자유롭게 쏘다니며 자유롭게 사용했다. 링에 던져지면 그 줄의 탄성을 이용해 뛰어올랐고, 바닥에 광물이 돋아나면 역으로 부숴 쏘아냈다. 뺨을 스쳐 피가 흐르거나 귀가 찢어지고, 팔뚝이 드러나고, 허리에 파편이 박히며 상처가 터져도 개의치 않고 계속 달려드는 모습이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미친개 같기도 했고, 흉포한 흉수 같기도 했다. 그런 광기 어린 집착 탓인지 수세를 점해도 다시금 열세로 몰아가는 상황에 남성의 호기롭던 기질이 점차 죽어가더니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괴물 새끼야!! 그냥 한 번은 져줄 수 있잖아, 한 번은-!! 너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서휘는 머리채를 휙 휘어잡더니, 그대로 거칠게 찍어 내리듯 남성을 바닥에 내다 꽂았다. 바닥에 돋아있던 광물 탓에 피가 튀고, 남성의 끔찍한 비명이 울렸다. 관중들조차 움찔거리며 대형 스크린에 뜬 참사를 외면했고, 일부 사람들은 그 순간을 즐기듯 휘파람을 불었다. 폭력과 피가 익숙한 스트레인지라고 한들 생사를 오가는 싸움을 어디에서 흔히 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서휘는 눈을 홉뜬 채 주먹을 꽉 쥐었다. 링의 바닥과 주변이 광물로 뒤덮이자 관중들은 지레 놀란 듯 배리어에 막혀가는 능력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남성의 모습은 끔찍한 몰골로 뒤틀려갔다. 피가 낭자하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팔과 다리, 얼굴까지 광물로 덮여가는 강렬한 발악 사이에서 주변이 서휘는 홀린 듯 광물을 타고 걷기, 시작하더니, 이내 달려들었다. 노이즈가 입을 드러냈고, 순수한 미소를 마주한 라바나는 표정을 찡그렸다. 내가 말했지? 눈 돌 줄 알았다니까? 그러니까 샹그릴라 한 알 내놔. 엔지니어와 시답잖은 내기를 했는지 알약을 받은 라바나는 한숨을 푹 쉬며 마이크를 미리 준비했다. 서휘는 단숨에 칼로 남성의 팔을 내리찍었고, 광물로 된 팔은 바르르 떨리더니 한줄기 피가 흘렀다. 마치 수확하듯 몸에 뒤덮인 광물이 우수수 쏟아지며 연약한 육체를 드러낼 적 사람들은 크게 환호했지만 서휘는 비틀거리며 품을 뒤적거렸다.
"뭐야? 왜 안 끝내는 거야?" "쓰러졌잖아." "상대가 죽었다고 판단될 때~ 경기는~ 종료됩니다. 라고 한 걸 까먹으셨나, 바깥양반들은 참 웃겨." "저쪽이 나약한 게 아니라 우리가 이상한 거야. 라바나." "응~ 안물안궁~"
칼 한 자루가 유달리 얇고 날카롭다. 사람들은 설마 하는 시선을 보내다 피가 튀자 비명을 질렀다. 금발의 여학생은 생생한 비명과 손을 휘저으며 아직 살아있음을 알리는 신호에 눈을 반쯤 뒤집어 까더니 혼절했고, 피거품을 물며 손톱이 빠져라 광물로 된 바닥을 긁어대던 남성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연신 찾다 덜덜 떨던 손을 축 늘어뜨렸다. 더는 고통에 겨운 신음도, 비명도, 환호성도 들리지 않았다. 싸늘한 정적 속에서 들리는 것은 여전히 고깃덩이를 도축하는 백정의 칼춤 소리뿐이었다. 이내 서휘는 피범벅이 된 채로 고개를 치켜 올렸다. 눈에는 희열과 고양감, 그리고 삶의 의지가 번들거렸다. 삶의 진정한 의미를 물어챈 맹수처럼, 서휘는 그 모든 본능적인 쾌락과 감각을 이기지 못하고 짐승처럼 포효했다.
그리고 잠시간의 정적이 있었다. 맹렬한 포효를 뒤로, 어딘가를 한참 쳐다보며 나른하게 미소를 짓던 서휘는 남성의 머리채를 쥐어 잡으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하나 묻지. 내가 힘 하나 없는 주제에 너희들에게 목줄이나 채워 휘두르는 위선자로 보이나?"
침묵이 이어졌다.
"내가 편히 양지에서 신분 세탁하고 살면 될 것을, 어찌 여기를 바득바득 기어오르듯 유지하며 다시 열었는지 아느냐? 패배자들이 발붙일 곳에서 제대로 숨도 못 쉬고 양지의 녀석들의 같잖은 사상 속에서 희망 하나 품어보다, 기어이 더 악독한 것들에게 통수 처맞고 다니니, 너희들 목숨 아까운 줄 모르길래 다시 세웠다. 여긴 스트레인지다. 바깥의 규칙을 무시하고자 온 녀석들, 상처받아 기어다니는 녀석들, 방금처럼 지랄하는 대가리 덜 돌아가는 애새끼 수십수백 들끓고 단합 한 번 되질 않아 더 강한 포식자에게 처 먹히기나 하는데 내 그 꼴은 못 보지. 그쪽들은 리버티와 뜻 함께 하면서 저지먼트에게 머리채나 잡히고, 인권을 외치다 연구원들에게 끌려가 뇌를 다시 따이길 바라나?" "아~니~요~"
곱게 땋은 긴 머리카락은 엉망진창으로 풀려 헝클어지고, 붉게 물들어 핏물이 뚝뚝 흘렀다. 코트는 원래의 모습이 무엇인지 추측할 수 없을 정도로 색이 얼룩덜룩했으며, 손은 피로 번들거렸다. 붉은 눈동자가 스크린에 잡혔다.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바닥으로 몰렸다. 저 악독한 눈을 마주치기 싫어 발치의 끔찍한 고깃덩이로, 그리고 그 아래에서 흥건히 고여가는 피로, 이내 스스로의 발치로.
"스트레인지의 패배자란 말이다. 자신이 이 혹독한 곳에서 살아남은 것 자체가 대단한 업적이라 믿지. 그래서 늘 기고만장하여 신나게 날뛰지만 알지 않느냐. 정점은 감히 노릴 수 없다는 것. 그런 곳에서 나는 말이다…… 정점에 서고 싶다. 악한 새끼들은 더 크고, 악독하고, 잔인하게 징치하고 싶고, 말 잘 듣는 것들에겐 어여쁘게 대해주고 싶다는 뜻이다. 즐겁지 않겠니? 너희는 날뛰기 때문에 행복하고, 나는 그 행복함에서 내 할 일을 하고. 그래, 내 자리에 서고 싶나?"
그는 배리어가 해제되자 머리를 관중석을 향해 툭 던졌다. 사람들은 동요했다. 어느 쪽이든 틀린 말은 없다. 시체를 앞에 두고 얘기하고 있으니 두려움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서휘는 사람에 대해 잘 알았다. 서휘는 감정이란 것이 있었고, 감정을 알기에 이질감 또한 알았다. 이질감을 심어주면 결국 공포로 이어지는 법. 제아무리 날고 기는 존재라 해도 압도적인 이질감과 공포를 심어주고, 제 앞에서 꼬리를 말고 목을 내어주게 만들도록 무릎 꿇리는 것이 적성에 맞았다.
"그렇다면 어디 와보거라. 그 같잖음을 갸륵히 여겨 어여삐 여겨주마."
서휘는 이내 발로 손가락 하나를 툭 차더니 라바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라바나는 마이크를 툭툭 두드리며 목을 가다듬더니,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며 외쳤다.
"교체전의 승자는, 어르신입니다! 큰 박수로 메트로폴리스의 주인을 환영해 주세요!"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봤다. 누군가 박수를 치자 전염되듯 박수소리는 거세지더니, 처음 보는 직원들이 능숙하게 시체를 끌고 가자 광기 어린 환호성을 내질렀다. 메트로폴리스가 다시금 우뚝 일어서고, 암약하던 어르신의 지위가 다시금 정립되는 순간이었다. 서휘는 링을 내려가며 자리를 태연히 빠져나갔고, 환호소리가 먹먹해질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메트로폴리스를 빠져나와 안드로이드 폐기장으로 이어지는 으슥한 골목에 들어설 적, 누군가 전자 담배라도 태우는지 뭉글거리고 새하얀 연기가 허공을 수놓고 있었다. 달콤한 포도 냄새에 서휘는 골목 입구에 툭 기대며 팔짱을 꼈고, 후드를 쓴 청년은 주머니에 담배를 쑤셔 넣으며 마찬가지로 벽에 기댔다.
"피 좀 봐." "내 건 적어." "그럴 줄 알았어요……. 배후는요?" "라바나가 알아서 하겠지, 뭐." "에어버스터가 알면 이번 일은 가만히 안 둘 것 같은데 누이에게 맡겼다고요……." "자연사라고 네가 말 좀 잘 해주렴. 뭔놈의 샹그릴라가 이렇게 많은지." "아…… 그건 좀 힘든데요…. 한 번 시도는 해볼게요……." "어여쁘기도 하지. 어서 겨울이 지나야 갸륵히 여겨주기라도 하는데, 시간이 왜 이리 안 가는지 원." "지랄은……. 아까 한 대 맞고 대가리가 아픈 듯하신데…… 상처 치료도 안 하고 무얼 하나요……." "처제도 없고, 한결이도 없는 귀한 시간 아깝게 뭘 신경 쓰겠니?" "오…… 저런, 유언은 그게 다인가요……."
서휘는 청년에게 성큼 다가가더니 뒤집어쓴 후드를 조심스럽게 벗겨주며 뺨 위에 손을 얹었다. 새하얀 머리카락이 드리운 익숙한 얼굴이 드러났다. 태오는 굳은살이 가득한 손에 뺨을 비비며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서휘는 그런 태오를 애지중지 다루듯 엄지로 천천히 관자놀이와 눈 부근을 쓸다 헛웃음을 흘렸다.
"……여전히 맹랑하기는. 내가 이런 걸로 죽을 것 같더니?" "글쎄…… 아마 죽겠지요……. 당신이 죽지 않으면 내가 죽일 거라서요…." "건방져." "묵인해 줘요……." "흠, 그러지 말고, 죽여주는 거 하나 있는데. 어떠니?" "어떤 거." "상납이 단 한 번 남았는데, 안 아프게 하는 방법." "아…… 여기 밖이라 싫은데……." "그래서 할 거니, 말 거니?"
태오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천천히 눈을 휘었다. 호선을 긋는 눈이 호수의 물을 차며 날아오르는 제비처럼 완벽한 곡선을 긋는다. 태오는 아무런 말도 없이 뺨을 비비던 고개를 돌려 손바닥에 입술을 대더니 달싹였다.
"버릇 나빠져도 좋다면. 겨울 지나기 전에 맛보기나 해보죠……."
이윽고 눈이 감겼다. 그림자는 단 하나의 틈 없이 겹치고, 달 하나 뜨지 않은 밤은 피비린내로 깊어져만 갔다.
>>554 수경주 구몬 완료 감사합니다 >< 이성적이고 감성적이고는 상황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다를 수 있죠. 어느 면이 더 자주 나타나는지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이성적인 편이군요. 어디로 가는지 얘기하는 거 정도는 사소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경이한텐 사소하지 않네요. 그나저나 용서 못 하는 게 딱히 없다니... 수경아, 맘씨가 너무 좋으면 호구 잡혀 (◀어??)
룸메 이정이 있었다면 수치사하기 싫어서라도 엄두를 못 냈을 일. 오늘 이정이는 외박 나갔다~☆ 그런 김에 찍기로 한 건? 영상 편지!!! 평범하게 종이에 적을까도 생각했지만...세 번은 좀 뇌절 같더라;;;;;
근데 막상 찍으려니 완전 뻘쭘해!!!! 이정이 침대나 책상이 찍히면 곤란하고 교복 입고 찍어야 할지 잠옷 입고 찍어야 할지도 고민이고 화면빨 잘 받고 있는지도 신경 쓰인다. 아니아니, 그런 건 다 그렇다 치겠는데 문구를 미리 써 놓고 읽어도, 생각나는 대로 말해도 어색하다...... 찍었다 지운 영상만 몇 갠지;;;;;;
이번엔 잘 나와라, 제발...!!! 목청을 거듭 가다듬고는 토실이에게 시~작! 하고 신호한 서연이었다.
" 선배, 안녕!! " " 영상 찍긴 첨이네. " " 특별한 일이 있어서는 아니고~ " " 그냥 하고픈 얘기가 생겼는데 얼굴 보고 말하긴 쑥스럽고~ " " 편지로 전하자니 식상한 것도 같고... " " 마침 타이밍 좋게 울 룸메가 외박해서 "
저도 모르게 카메라에서 시선을 돌렸다가 어색하게 웃었다.
" 쑥스럽다 ^^;;;;; "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안경을 고쳐 써 보는 서연이었다.
" 어, 그... 할 얘기가 뭐냐면~ " " 선배가 많이 밝아진 거 같아서 기쁘다고 >< " " 예전에 선밴 유쾌하고 시원시원해도 어쩐지 위태위태해 보였거든. " " 근데 요즘은 밝고, 따뜻하고, 건강해 보여서 좋아!!! " " 나 소원이었거든. 선배가 행복해지는 거~☆ " " 뭘 하면 그게 될까, 인첨대 가면 그케 될까 종종 생각했는데 " " 뭐로든 선배가 행복해지면 맘 놓이고 흐뭇할 거 같았는데 " " 내가 보탬이 될 수 있었어서, 진짜 엄청 기뻐!! " " 애기들 말로 하늘만큼 땅만큼 기쁘대도 모자라게 기뻐!!! "
기쁜 정도를 표현하겠답시고 팔을 한껏 벌려 대다 얼굴을 반나마 가리고 히죽거렸다.
" 그, 저... 이런 소원 가졌던 거, 선배라서다?? " " 나 글케 안 착해. 나 살기도 바빠서 남 행복씩이나 못 바래~~ " " 내가 막 오지랖 뻗쳐 보여도!! " " 거 다 내가 찜찜해서고 안 찜찜하면 신경 끈다구우우... " " 근데 선배 일은, 소원이 되더라. " " 날 싫어할 이유가 충분했는데도 나한테 곁을 내 줬으니까... " " 그래서 선배가 행복해지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 거 같더라고 " " 그런 거 치곤 내 멋대로 굴 때가 많아 민망하지만;;;;;; "
멋대로 군 적이 셀 수 없이 많지만 가장 맘에 걸리는 건, 화분 테러당할 뻔한 걸 뒤늦게 말한 일이다. 그땐 선배가 상심한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으니
" 그때 수박들 테러, 바로 얘기 안 해서 미안... " " 약속했으니까!! 인제 바로바로 얘기할 거야!!! "
딴 데로 새 버렸다. 해야 할 말이긴 했다만;;;; 순간 멍해져서 얼타버린 서연이었다. 뭐 얘기하려 했더라?? 아, 맞다!!!
" 나 선배한테 되게 많이 징징대잖아. " " 그케 의지해 버리는 게 아무래도 " " 선배랑 있으면, 선배 얘기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희망이 솟아서 같아. " " 유니온 땜에 정신 못 차리겠을 때도 " " 선배가 우린 함께 살 거라고 말해 주니까 " " 상황은 그대로인데도 신기하게 희망이 솟더라 " " 새봄이한텐, 그 부장네 섬에서, 선배 말이 희망이 됐다고 얘기했었는데 " " 정작 선배한테 얘길 못 했네... "
이거, 바로바로 얘기한댔던 게 무색하다는 인증인가;;;;;;;;;; 제 생각 짧음에 대한 좌절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느낌이었다. 정신을 차려보려고 머리를 홰홰 흔들고 마른세수를 했다.
" 그니까!!! 선배랑 있으면 " " 암만 암담하고 힘든 상황이라도 버텨질 거 같다고~~ " " 멘탈 나가서 엄청 징징대긴 하겠지만 " " 완전히 무너지진 않을 수 있을 거 같아. " " 나한텐 선배가 희망이니까!! " " 그니까... "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나도 선배한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게 노력해야지. 나만 징징대고 기대면 에너지 뱀파이어다.
" 나도 노력할게. 선배한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
말을 맺고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서연이었다. 이번엔 영상이 잘 찍혔을까? 잘 찍혔다면 서연은 영상을 usb에 옮겨 담을 것이다. 그러곤 기회를 봐서 철현에게 전달했겠지!
/ @철현주 situplay>1597050335>230의 영향으로 급조해 본 이벤틉니다아아아아~☆
situplay>1597050210>66 식단의 경우, 전부 수제요리 기본적으로. 단탄지가 균형잡혔다 보다는 좀 과도하게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많다. 이유는 평소 먹는 기름의 양이 많아서 이렇게라도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고... 탄수화물의 경우 기본적으로 초능력이 많은 칼로리 및 연산을 실행하기 때문에
situplay>1597050210>69 서연이는 탄단지가 의외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할것 같으니(편의점의 힘) 비타민 위주의 생식단(샐러드, 과일 등)
>>0 잡힐듯 잡히지 않는다. 이 모든게, 분명 조금만 더 하면, 조금만 더하면 이 응어리를 풀 수 있을것같은데. 간단한 아이디어부터 되짚어보자. 내 식을 최대한 역산한다. 역산하고 역산하자, 조금 복잡한 수식이 나온다. ∂u(r,t)/∂t = ∇·D(u(r,t),r)∇u(r,t) 여기서 대체 가능한 부분을 체크한다. 물의 확산계수는 상수, 변화량은 퍼스널 리얼리티의 조정 가능한 변수. 그러자 결과적으로 나온 수식은.
그러고 보니 캡틴..다음주 주말은 스토리 진행 한 주 쉽니다! 별 건 아니고 금요일 오후에 서울 올라가서 토요일에 캐리비안베이를 가기로 한지라...어차피 사람 엄청 많으니까 이 정도는 특정되지 않겠지! 아무튼 그래서 이번주는 스토리 진행하지만 다음주는 스토리 진행 없어요!
>>746 발동조건 1. 물이 충분하게 있다.(냉기를 발휘한다면, 동일량의 얼음이 될 수 있을만한 물이 있어야한다. 열을 올리는데에는 수증기가 필요하나, 고압, 고온의 수증기여도 물보다는 현저히 질량이 적고 부피가 크다.) 발동조건 2. 열 순환이 가능하다.(열량 자체에 영향을 끼치는 능력이 아니라 동일량의 에너지를 "전도"하는 과정에서, 물이 매개체가 되며, 이 전도의 방향성을 전해줄 뿐이다. 맥스웰의 악마 생각하면 편함) 즉, 한 공간에 열기를 가한다면, 동일 공간에서(적어도 물이 닿는곳에서) 이 에너지를 전달할 곳이 필요하다, 즉 그만큼의 냉기가 형성이 된다.
>>782 원한다면 그렇게 하면 되는 거예요. (소곤소곤) 담요라. 두르고 있으면 금이 혜성이가 추워하는 건 아닐까. 뒤에서 안아오고 그러겠네요. 그리고 아, 목도리 하니까 금이의 어떤 행동 때문에 혜성이가 부끄러워하면서 목도리에 얼굴 파묻는 그런 모멘트가 보고 싶어졌어요.
>>815 응. 그 포인트 잘 파고 들어볼 테니까요. 😉 아니 그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이후부터 금이가 엔진에 시동 걸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리고 나쁘지 않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이이이이 뽀뽀 귀신이면서! 맞으면 "언니에겐 조금 커서 안 되겠지요." 하면서 아주 조금 시무룩해질 금이에요.
>>824 나 지금 잠들락말락하며 왔다가 이거보고 정신 쫌 차림. 엔진 시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는 거리낌없이 쭉쭉 밀어붙이는 금이 볼때마다 노빠꾸 직진 연하의 무서움을 느꼈다. 무서움보다는 이게 이렇게 되네 몹시 흥미🤔에 가깝지만 머! 금이도 전염되서 뽀뽀귀신이잖아!!!(이러기) "...내 셔츠는 너한테 더 불편할건데.. 계속 입고 있게?" 하고 의아스러워하는 이혜성이 딱
아 공원에서 놀아지던(?)고양이가 태오 소매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태오는 그걸 못 꺼내서 메트로폴리스/저지먼트에 데려와버리고 어쩐지 한쪽 소매만 묵직한데 움직일 때마다 냥 애웅 먕 소리 나서 주변인이 뭐야 어디서 고양이 소리 안나? 하는데 태오 그냥 묵묵히 소매 흔들면서 가버리는 적폐망상함
아니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악악악 귀엽잖아 고양이 어케 꺼내지 당황하다 이내 평소처럼 데려오기... 움직일 때마다 앩. 먉. 와웅? 소리 나는 현뱜미의 마법 소매와 흔드는 게 재밌는 냥냥이... 고양이들은 박스도 좋아하고 빙글빙글 도는 것도 좋아하니 안성맞춤이구먼(?)
에어컨......🫠 습기는 우리의 원수... 햇빛 따가우니께 안 나간다 해도 나갈 일 생길 수도 있으니 조심하구(복복
크아악 뱜미가 살살 다가와서 화 풀어요... 삐졌어? 나도... 그렇게 다가올 줄 몰라서요, 오해였어요... 막 이러고 눈썹 각도 약 4도 정도 내려가겠지 억울함 최대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메폴에서 앩옹 소리 들리면 이제 서휘가 "진짜 고양이니?" 하고 황당하게 쳐다보고(애묘인) 라바나가 "뭐! 고양이!" 하면서 뛰쳐오고(냥털 알레르기 있어서 쳐다보는 것만 좋아함) 엔지니어들이 "뭐!!!" 하고 오는 거 아니냐고(?) 메폴은 지금부터 데드풀이다(뭔)
뺨에올라오는 손의 감촉에 퍼뜩 정신을 차린 동월이 시선의 초점을 맞춰간다. 고개를 몇 번인가 휘적거리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듯, 말을 이어갔다.
" 원래 머리 아플땐 뇌를 잠시 끄랬어! "
그래서 방금 뇌를 껐다는 거니? 당당한 표정으로 씩 웃어보인다.
" 그치만 건초는... 엄청 큰 녀석들만 먹는 건줄 알았단 말이야. "
무식한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동월이 봤던 동물들 중에 건초를 먹는 녀석들은 다들 몸집이 컸었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는 것이다.
" 어, 뭐야. 너 이것도 알아? " " 모르는게 뭐냐 류애린... "
이 숨은(?) 명대사마저 알고있다니. 사실 애린은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천재가 아닌가... 따위의 생각을 하고있자니 솜방망이 주먹이 무수하게 동월의 몸에 꽂혔다.
" 으어ㅓㅓㅓㅓㅓㅓㅓㅓ " " 미ㅣㅣㅣ아ㅏㅏㅏㅏㅏㄴ "
고장난 스피커처럼 목소리에 진동모드가 걸려버렸다. 솜방망이 펀치라고는 해도 무수히 많은 주먹이 몸을 두드리고 있으니...
" .....난 월요일 안좋아하는데. "
?
" 그치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어딘가에서 박쥐를 잡아먹다가 인류 대위기를 초래했다는 이야기가.... "
그러니까 지지라는 거겠지.
" 여름에 꽁꽁 얼린 야구배트를 보면.... " " 끌어안고싶어질 것 같은데. "
그걸로 두드려 맞았다가는 몸이 싸늘해지겠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죽부인처럼 끌어안아보고 싶었다. 얼마나 시원할까?
" 지금 상황도 꽤나 심상치 않지. 누군가의 뚝배기를 뚜따해버릴 일이 생길 것 같아. "
그게 누군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 어, 어째서! 난 잘못 없어! "
물론 잘못이 있다. 어쨌든 물품들이 융합하게 된 것에는 동월의 탓이 반정도 섞여있을테니...
" .....역시 인생은 불공평해. 그러니까 나같은 사람이 필요한거지. " " 사람은 덜 죽는게 좋은거니까. "
항상 나사빠진 모양새를 하고, 민폐에 가까울지도 모르는 행동을 서슴치 않는 그였지만, 그래도 그는 '사람'을 사랑했다. ....달리 말하자면, '사람이 아닌 것들' 에 대해서는 자비가 없다는 말이기도 했고.
" 몰라... 뭐야 그게... 네가 하렘라이프 즐기고 있으면 다 때려 부숴버릴 것 같아... "
불과 얼마 전까지야 그에게 그런 권한따위 없었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얘한테 집적거리면 다 썰리는겨' 라고.
" 으음~ 물론 머리카락은 안될지 모르지만. "
잠시 고민에 빠져있던 동월은,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감싸려 한다.
" 누구보다 보온성 뛰어난 사람이 바로 옆에 있잖아? "
과연, 그걸 '보온성' 이라고 해야할지, '발열성' 이라고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 그러려나? 뭐... 사실 나라면 본편에선 주연이라기 보다는 '주연급 조연' 정도의 느낌일테니까. DLC라면 진짜 주연이 될지도... " " 음- 그건 희소식이려나. 마침 나도 비슷한 성향이라. "
그가 로그라이크를 좋아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애정 이야기에 관해서는...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동월이 벽창호같다고 해도, 그런 것마저 눈치채지 못해서야 그냥 돌덩어리가 아닌가.
" 뭐, 틀린 말은 아니지. 너나 나나 유난스러운 구석이 꽤 있으니까. " " 그래도... 그래서 즐거운거야. 너랑 있으면. "
그러니 앞으로도 가감없이 뛰어들라며 키득대는 것이었다.
" 학구 한바퀴...? 그, 매일 하는 산책 비스무리한 그거 말하는건가? "
'산책 비스무리한거' 라고 한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야 스케일이 너무 컸으니까... 학구 한바퀴라곤 하지만 학구가 작은 것도 아니고... 한 바퀴를 돌려면 생각보다 돌아가야 하는 길도 많았다. 아무리 동월이라도 뒷골목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남아있을 정도였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웃음에 장난기를 더하는 그녀를 보며 불안한 표정을 흘렸지만, 뭐 애린이 언제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을 했던가... 별 일 아니겠지라며 일단 미뤄두기로 했다.
" 그런가... 이렇게 미제 사건이 하나 늘어나는군.... "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동월로써는, 이렇게 대답하는게 최선이었다.
" 뭐, 뭣! 슈뢰딩거 이 🐕자식이...!! "
그 엉뚱한 대답에 가감없이 걸리는 것도 동월다운 것이려나?
" ......... " " 아니, 어, 왜 우는거야? " " 나 할부지 아니거든!? 애초에 괴이랑 상관도 없는거거든!? "
갑작스레 눈물을 흘리는 애린을 보고 당황해 말하는 것도 잊었던 동월이지만, 일단 당혹스러움을 어떻게든 누르고서 태클을 걸어보았지만...
" 으윽.... "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에 안타까우면서도 어쩐지 알 수 없는 가슴의 찌릿함을 느껴 심장을 부여잡게 되는 것이다.
" 이건 외전이나 DLC 라기 보다는... 음. 에필로그 라고 해야 어울리려나? " " 나중에 자세하게 얘기해줄 테니까 주황색 집어넣어. "
에필로그답게 나중에 이야기하는게 분위기상 어울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그런거지만. 아무튼 동월은 애린에게 진정하라면서 양 볼 끝을 잡아늘리려 했다.
" 하긴~ 너나 저지먼트나. 그런 말은 절대로 안들어먹으니까 말이야. "
만약 지금 이야기하고있는 사람이 애린이 아니었다면, 다른 저지먼트 대원이라거나, 아니면 그냥 친구였다면. 동월은 여기서 담담하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혹시 모를 때가 온다면, 가감없이 목을 쳐라' 라고. 그것은 당연하게도 자신에게 죽음을 고하라는 실로 이기적인 발언임을 자기 자신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변해버린 자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기에. 그것은 누군가가 짊어져야 하는 일이었다.
" ....내가 좀 이상해져도, 싫어하지는 말아줘. "
하지만 그의 앞에 있는 것이 애린이기에, 동월은 그 말을 뱉을 수 없는 것이다. 단지, 그녀의 미움을 받기 싫다는. 그런 어린애같은 투정을 부려보는 것이다.
//너무...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주말이 나의 적이 될줄은 정말 몰랐어.... 😢😢 그리고 으음... 슬슬 막레 타이밍인가? 잘 모르겠어요! 막레를 주셔도, 막레로 치셔도, 더 이어도 완전 좋습니다!
오늘도 연구원은 골치 아파 죽겠다는 티를 감추지 못했다. 눈치껏 똥색약이나 반쪽 먹으려다 문득 궁금해졌다. 이거랑 샹그릴라는 뭐가 다르지? 해서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해 봤더니 뇌를 자극하는 강도가 아주 약한 대신 중독성도 없는 모양이었다. 딱히 거창한 약이 아니라 바깥 세상의 비타민제를 업그레이드한 거 같다? 근데 정량보다 많이 복용하면 배탈 나는 건 왜째서람? 어쨌거나 딱 반쪽만 오물거리면서 연구원이 끙끙대는 걸 구경하려니, 연구원이 무슨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화들짝 놀란다. 수상쩍은데? 캐물으니 입을 다물어 버리기에 보고 있던 걸 가로채려니 냉큼 피하더라. 그 모습이 더더더 수상해서 연구원이 앉았던 자릴 사이코메트리해서 알아내겠노라 공갈 쳤다. 그랬더니 연구원이 한다는 소리가, 담당 학생들 두개골을 열어서라도 뇌 깊은 곳의 신경 신호를 자극하는 걸 검토 중이란다. 새봄이의 친구 주선하씨가 떠올라 미쳤냐는 욕부터 나왔다. 효과 없기만 하면 다행이고 자칫하다간 학생이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러고 싶냐고도 욕하고, 안 그래도 리버티가 연구원이라면 이를 가는데 어그로 끌고 싶냐고도 욕했다. 근데 연구원이 도리어 더 성질을 냈다. 담당 학생들이 김서연이는 급성장했는데 난 왜 계수가 안 오르냐, 똑같은 커리큘럼인 거 맞냐, 뇌 수술이라도 해 달라 요구해 대는 걸 자긴들 어쩌냐고. 골이 띵했다.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요구를 하다니;;;;;; 미쳤네... 그거 아니야. 나만 레벨이 오른 건 저지먼트 부장이 퍼클인 덕일지도 모른다고;;;;;;;(이게 맞는진 확실치 않지만 머릴 쪼개는 게 답이 아닌 건 확실하다!!!!) 고민고민하다 결국 얘기했다. 퍼클이 능력 쓰는 걸 자주 보며 훈련하면 계수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을 본 적이 있다고. 두개골 열어 봤자 헛수고라고. 연구원이 들어 먹어야 할 텐데
내년 새해도 같이 한다면 그것도 나쁠 건 없겠죠! 최대한 풀고 싶은 서사는 다 풀고 가게 할 생각이에요! 다만 제가 진행하는 스토리는 짧으면 스토리까지. 길면 극장판 시나리오까지에요. 그 이후에도 스레가 유지되고 개인 이벤트 등이 이어진다고 한다면... 저는 진행없이 뒹굴거릴 거예요.
1. 요즘 바에는 알코올 도수를 적어주는 곳이 많음. 알코올 도수 보면서 적당히 고를 것. 소주 한 병이 참이슬 기준 16도 내외, 맥주가 5, 하이볼도 5 정도 하니 그 기준을 보면서 골리보기. 첫 술부터, 안주도 없이 냅다 갓파더 파우스트 그런 거 달라 하면 바텐더 바이 바텐더인데 정신 제대로 박혀있으면 만류할 거임. 그냥 네~ 한다? 축하합니다 그쪽 바는 60%의 확률로 남은 술 짬처리를 당신에게 시도할 것이다.
2. 제가 바는 처음이라 그런데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과일 맛이 좋아요, 콜라가 들어간 게 좋아요, 달달한 게 좋아요, 신 게 좋아요 같은 거 조심스럽게 말하면 바텐더가 좋아서 이거는 이거구요~ 하고 추천해줌. 바텐더 기본 소양은 E입니다. 까칠하게 알아서 고르시오. 하는 건 바텐더나 마스터가 쿨한 게 아니라 싸가지 없는 거임
3. 바 시그니처는 마셔보는 걸 추천. 어지간하면 호불호 안 타고 대중적인 맛을 시그니처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음. 그리고 80% 확률로 과일맛임.
4. 아마레또가 들어가면 도수가 높다.
5. 블루큐라소, 트리플섹이 들어가는 등의 시트러스 베이스는 이름에 '하와이'나 '블루'가 들어가고 색이 화려하다.
6. 데킬라 선라이즈 같은 건 먹기 편하지만 그만큼 잘 간다.
7. 마티니는 라인업이 개많지만 후회는 안 할 거고 더티 마티니는 취향 더럽게 많이 타니까 나는 '입안이 엉망진창이 되는 칵테일이 좋다' 싶으면 마셔라 제발...
8. 근처에 빽다방이 있으면 높은 확률로 에스프레소 마티니가 있고 바텐더가 급하게 뛰어가는 걸 볼 수 있다. 왜 아는진 묻지 말 것.
9. 깔루아 민트모카 좀 시키지 마라 내가 민초파긴 한데 얘는 커피맛 다 묻히고 밍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