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수능 전날, 서연은 약속했던 합격엿을 만들어 보겠다고 부실로 갔다. 레시피를 찾아다 그간 몇 번 연습도 했기에 자신은 있었다. (새봄이한테 부탁할 수도 있지만, 이번만은 혼자서 하고 싶었다. 혹시 몰라서 연습을 지켜본 토실이는 머리에 얹고 갔지만)
물엿과 설탕과 땅콩의 비율은 1:1:1.5 팬에 물엿을 넣고 약한 불로 서서히 가열하다가 설탕을 물엿에 녹이면서 졸인 뒤 땅콩을 넣고 재료들이 잘 섞이게 볶는다. 그런 다음 오일을 바른 트레이에 넓적하게 펼치고 펼쳐진 모양대로 엿이 굳어지도록 1시간 남짓 기다린다.
그러고 있자니 자연스레 이제까지의 일을 곱씹게 됐다.
처음은 어땠지? 수습 부원일 때 얼핏 스쳤던가? 한눈에 봐도 몸이 다부지고 탄탄해서 태진 선배처럼 신체적인 힘이 능력인 줄 알았다. 그게 오해였단 건 나중에야 알았고
그 첫인상이 기억에 남아 마주칠 때마다 인사만은 꼬박꼬박 했었지만, 부실에서 마주친 적은 별로 없었던 거 같다. 어쩌다 귀동냥으로 듣는 선배 얘기도 저지먼트 소속인데 소속이 아닌 거 같다, 평소엔 도통 부실에 안 온다 정도였다. 근데 샹그릴라 사건 땐 활약했단 얘기도 있어서 묘했던 기억이 난다.
제대로 얘기해 본 건 선배가 울 점포에서 진상을 쫓아 줬을 때가 처음이네. 순발력도 치열하게 공부하는 점도 감탄스러웠는데 정작 선배는 그런 얘길 안 좋아하는 눈치라 의아했다. 쪼렙의 고충 얘기에 멋대로 동질감 느껴 버려서 이 참견 저 참견 해댔는데도 쿨하게 넘겨 준 건 고마웠고.
그러다 성하제 때 선배의 사정을 듣고 얼마나 놀랐던지. 내 레벨이 선배를 괴롭히는 요인임을 알았을 땐 정말 머리가 텅 빈다는 게 이런 감각이구나 했다. 근데도 내 흑역사는 평범하게 받아들여 주고 걱정해 주니, 혼란스럽고 미안해서ㅡ 선배가 평온했으면 해서ㅡ 어째야 할지 도통 모르겠으면서도 뭐라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였지. 합격엿이랑 찹쌀떡 얘길 꺼낸 게. 지금 생각하면, 계속 가깝게 지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싶었던 거 같다. 그 허락을 받는다면, 선배한테 내가 싫어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아니겠거니 믿어서...
얼마쯤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부탁했던 일인데 그게 지금처럼 들뜨면서도 달달한 과정이 될 줄이야. (만드는 내내 부실에 단내가 아주 진동을 했다.)
내일 인첨공에서 수능이 무사히 열린다면 인생 1차 목표는 달성하는 셈인데. 그때까지 아무 일 없게 해 주세요. 하나님, 부처님, 알라, 그 외 생각나는 모든 신에게 기원하며 잔뜩 어질러 놓은 걸 사부작사부작 뒷정리했다. 어차피 엿이 굳기까지 기다려야 하니까.
그런 끝에 땅콩엿이 단단해지자 트레이에서 빼낸 다음 자르기 시작했다. 도끼날은 사다리꼴. 도끼 자루는 길쭉이 네모. 당 딸릴 때 편하게 먹으라고 베어 물 만한 사이즈로 자르고는 날과 자루를 딱 붙이면 도끼 완성~☆ 하필 도끼 모양인 건 모르는 문제 잘 찍었으면 해선데, 그 난리를 피우고도 미니 도끼 3개밖에 안 나오네. 그래도 개별 포장 했더니 그럭저럭 괜찮게 보이는 거 같기도??
근데 찹쌀떡은 어쩐다? 요 며칠 검색해 보니 수능날에 먹다간 체할지도 모른다고 비추하던데. 휴지랑 거울도 미신적인 의미는 넘치지만 실용성은 그닥... 짐 잔뜩 안기는 것도 뭔가뭔가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 되겠다. 한 입에 들어가는 미니 초콜릿들만 챙기자.
그리고 또 뭘 챙기면 좋을까? 도시락, 따뜻한 물, 핫팩... 무릎담요 같은 건 없어도 괜찮으려나? 체크 리스트를 한 번 더 확인하며 내일의 계획을 차근차근 되짚었다. 수능날 건더기 음식은 안 넘어가더란 후기가 많았으니 내일 24시간 죽집에서 소고기야채죽 포장해 와야지. 모닝콜도 하고 싶은데... 사실 선배가 늦잠잘까 걱정은 안 되는데 (걱정은 무슨? 상상도 안 된다. 칼기상도 그런 칼기상이 없다고...) 긴장해서 밤샐까는 걱정된다. 오늘만큼은 진짜 세상 꿀잠 자야 할 텐데. (난 시험장에 안 늦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하고;;;; )
" 선배 보고 싶다~ "
토실이에게 푸념하다 제 머리에 셀프 꿀밤을 놓았다. 오늘은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게 방해 안 하기로 맘 먹었는데!! 의지 박약인지 전화는 괜찮지 않을까. 톡은 괜찮지 않을까. 합리화할 구실만 자꾸 찾게 된다.
인생 1차 목표가 달성되기 바로 전날. 그런데도 감사하긴커녕 바라는 게 늘어만 나 어쩔 줄 모르는 서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