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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평범한 행복들, 차분한 시간들, 누군가와 이야기나누고, 뭔가 나누어먹거나 마시고, 친해지며, 때로는 의지하기도 하는, 그런 보통의 인간관계. 다른 이들과 살아가는 그냥 소년의 평범한 삶. 지금 이 순간 스즈네의 손은 그런 것들로 미카즈키를 이끌고 있었고, 미카즈키는 그것이 두려웠다. 자신이 그러한 것들을 다시 원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것을 원하고, 이 손을 잡고 따라가며, 지금 순간, 다음 순간... 그리고 어쩌면 그 다음은, 자신이 직접 내딛어보고 싶어하는 실로 주제넘는 마음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가슴 속에서 애써 죽여놨던 파랑새가 다시 고개를 파르르 떨며 시선을 들어올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제 더 이상 그런 것들을 감당할 수도 없고, 결국 또다시 분수에 넘치는 것을 원하다 더 꼴사나운 꼴로 전락해버릴 것이 뻔한데.
하지만 이제 이 발을 멈출 수 없다. 이 손을 뿌리칠 수 없다. 이미 파랑새는 고개를 치켜들었고, 부러진 날개를 파르르 떨고 있다. 마치 어느 시인이 미쓰꼬시 옥상에서 채 못다 지르고 만 소리처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하고. 그게 가능할 것 같지도 않은데...
"실례하겠습니다."
미카즈키는, 방석 위에 가만히 정좌했다. 신선경. 거기 있는 것은 분명히 토키와라의 풍경이었으나, 자신이 기억하던 옛 토키와라의 스펙트럼에도 겪어본 적 없는 풍경이다. 니시키리 가나 키리야마 가 같은 다원에 초대받아보는 것은 오사카로 떠나기 전에도 겪어본 적 없던 낯선 경험이다.
그리고 결국, 보온병을 꺼내들며 헤실헤실 웃어보이는 스즈네의 웃음을 보고... 미카즈키는, 아니 미카는 반쯤 체념한 기분으로 웃어버렸다.
"아후후후."
웃음이라고 해 봐야 그늘에 깊이 잠긴 소년이기에 그 웃음도 그늘을 채 떨치지 못해 음울한 기색에서 벗어나지 못한 웃음이었으나, 분명히 그 옅게 웃는 표정에서 스즈네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년도 옛날에는 다른 이들과 다름없이 평온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던 나날들이 있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