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강산이 2층 시련 넘어갈 때도 언급했던 상황이지만 '의념'이라는 힘은 각성자의 욕구, 의지, 신념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 세계관의 각성자들이 성장하는 건 기술의 습득과 성장 면에서는 정해진 물길을 타고 뻗어나간다기보단...뭔가 점토를 붙여 소묘상을 만들어나가는 느낌 같다고나 할까...그런 인상이네요.😆
여전히 떠올린다. 공허하다. 마치 가진 것은 한참 많은 것처럼 행동하면서도 정작 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에 모든 행동에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다. 감정이란 상대적이다. 각자마다 감정에 대해 앎이 다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정도도 다르다. 이해조차도, 다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보편적인 감정에 의해 자신의 상태를 떠올린다. 정리해보자면 그렇다. 나는 공허했고, 감정이 점점 비어감을 느끼고 있다. 마치 한 껍데기를 두고 먼 곳에서 내려보는 것만 같다. 그래. 인디언들이 고통을 참는 방법처럼 말이다. 나는 나를, 점점 더 먼 곳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그러니 내 행동은 더욱 과격해지고, 과장된다. 스스로 조절할 방법을 마땅히 떠올리지 못하니 그 행동이 크게 비치고 나는 그것을 통해 나를 연기한다. 공허하다는 감정을 하나의 막에 씌워, 다른 감정을 억지로 비춰낸다. 그렇게 모든 시간이 끝나고 밤에 침대에 몸을 뉘일 때면 머릿속으로 한 가지를 떠올린다.
이제, 끝낼 때가 왔다.
인텔리. 지식인이라는 의미. 나는 외적으로 인텔리함을 강조하곤 한다. 나 스스로를 지식인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런 지식인의 행동과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한다. 타인들은 나를 조금 바보같은 인간으로 볼 것이다. 나 스스로도 나를 그렇게 관찰하곤 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감정이 마침내 완전히 비어버리면 나는 그 세상을 떠올린다. 고즈녁한 노을, 밤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 날에 내 세상이 뒤집힌다.
그날,
문이 열렸다.
내 친구들은 흔히 말하는 의념 억제자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념 각성자라는 삶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의념 각성자는 필연적으로, 의념의 힘에 의해 타인보다 뛰어남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런 특별함은 반대로 특별함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괴롭게 한다. 의념의 각성이란 변칙적이다. 그 규칙을 알 수도 없이 4살부터 17살까지. 갑작스럽게 각성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렇게 각성한 대부분은 이전처럼 지내기 위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약물을 통해 억제하거나, 받아들이고 의념 각성자로써 살아가거나. 여기서 착각하는 것이 있다. 의념을 각성한다는 것은 결국 타인과 다르게 됨을 뜻한다. 각성과 동시에 4살 아이가 자신보다 나이가 수 배 많은 어른을 힘으로 압도하거나, 지능과 관련된 장애가 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천재가 된다거나 하는 일을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누군가는 그것을 축하하지만, 대다수는 그것을 질투한다.
티비에서는 의념 각성자를 주목하곤 한다. 어떤 가디언이 어떤 게이트를 클리어하여 평화를 지켰다. 어떤 헌터가 어떤 게이트를 클리어해 코스트를 획득했다. 어떤 의념 연구팀이 새로운 기술을 발견해서 이것이 우리들에게 어떤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등등. 의념을 각성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역시도 나오곤 하지만, 그것은 꽤나 소수다. 그런 상황에서 내 친구들의 부모님과, 친구들은 결심했다. 딱히 의념을 각성하여 헌터나 가디언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차라리 지금의 일상을 누리자. 그렇게 말한 친구들은 의념 억제에 동의했다. 그 순간에 대해 물어보면 녀석들은 그렇게 답했다.
“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전능감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단 사실을 알게 되는 느낌이려나. ”
그 말에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철 지난 중2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냐고 하면 친구는 웃으면서 흑염룡 펀치! 같은 이야기를 뱉는다. 친구가 각성자란 사실은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그때의 노을은 꽤나 붉은 색이었다. 간만에 하늘은 맑았고, 우리 학교는 몬스터의 침입을 대비하기 위함인지 산 중턱을 깎아 만든 일종의 요새같은 공간이었다. 그 길을 터덜터덜 내려가던 중. 우리들은 나노머신이 반응하기도 전에 눈앞에 나타난 것에 의문을 느꼈다.
@알렌주 우리 시트만 지금 시점이랑 서로 관계에 맞게 다시 쓰고 내가 새어장 세우면 이제 이사하면 될 것 같아
아직은 아침이니까 또, 앞으로도 아마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간소하게 인사할게요. 태식주,태호주,강산주,토고주,시윤주,유하주,여선주,라즈(토리)주,한결주,그리고 오래보지 못해 아쉬운 신입들과 지금은 없는 강철주 외 하차자분들까지, 마지막으로 캡틴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