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것은 이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이용 수칙입니다. 무엇을 얼만큼 읽을지 확고하게 정해둔 상태가 아니라면, 그 외 어떠한 연유로든 절대로 이 곳의 책들을 읽지 마세요. 도서관에서 책을 읽지 말라니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장담컨대 거의 대부분의 경우 여러분은 책을 펼치기 전까지 그 내용이 안전한지 아닌지 구분하지 못할 것입니다.
1. 이 도서관 게이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자신의 호기심과 지식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십시오. 의념으로 강화된 영성을 통해 또렷한 정신을 유지하실 것을 권장드립니다. 망념 누적량이 한계치에 근접한 상황이거나 정신이 불안정해졌을 시에는 도서관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만약 그러한 상황에서 원치 않게 도서관으로 떨어지게 되었다면 최대한 빨리 탈출하십시오.
1-1. 대부분의 게이트가 그렇지만 특히나 이 도서관을 비각성자가 입장 및 이용하는 것은 절대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수업을 성실히 들으셨던 학우 및 졸업생분들이라면, 의념 각성자는 의념의 힘으로 스스로를 게이트의 이질적인 물리법칙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지만 비각성자는 그러지 못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비각성자들은 정신 또한 각성자들에 비해 취약하다는 것도 염두에 두십시오.
1-2. 이 게이트를 이용하는 중에 당신의 영성 능력치가 성장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축하드립니다만, 과욕은 금물임을 명심하여 주십시오.
2. 만약 불가피한 사유로 동행하고 있는 비각성자가 있다면, 게이트에서 탈출할 때까지 동행인으로부터 눈을 떼지 마세요. 얼핏 보기에 다른 도서관과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이 도서관은 일종의 게이트입니다. 이 안에서 길을 잃는다면 조난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이면의 광기에 잠식된 이용자들이 동행인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2-1. 게이트 내에 약자를 고의로 유기한 것이 적발될 시 헌터 자격 정지를 비롯한 엄벌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미리내고 재학생의 경우 퇴학 사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3. 도서관을 이용하는 중 종종 당신의 흥미를 끌 법한 책들이 시야에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1번 항목에서 상술한 대로 아무런 대책 없이 그 책들을 펼쳐서는 안 됩니다. 이미 책을 읽기 시작한 후라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상태일 때에 비해 책들로부터 멀어지기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4. 되도록이면 도서관의 공공예절을 준수하도록 하십시오. 이 게이트의 평균 레벨은 108입니다. 이 곳에서 공공예절을 준수하지 않는 것은 광기에 빠진 이용객들이나 그 외의 위험요인들로부터 불필요한 관심을 끌 것이고, 그 결과 심각한 신변상의 위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궤机'종시계(일반적인 '괘掛'종시계가 아닌, 이 게이트의 지성체들)들을 공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이들은 이 도서관을 관리하는 사서들입니다. 궤종시계들은 당신이 이 무한한 넓이의 도서관에서 길을 잃었거나 좋지 않은 것을 목격하였을 시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당신의 태도에 따라 당신이 광기를 비롯한 여러 위험에 빠지도록 방관할 수도 있습니다.
6. 4~5번 항목과 동일한 이유로, 이곳의 책을 비롯한 기물을 훼손하는 것 또한 권장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게이트의 평균 레벨은 108입니다.
7. 만약 표지가 훼손된 책을 발견하시거나, 사고로 책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한다면 즉시 그 자리에 멈춰서 몸을 돌려 책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십시오. 절대로 가까이 다가가거나 그 내용을 보려 하지 말고, 그대로 반대방향으로 몸을 돌려서 그 자리를 피한 뒤 사서에게 훼손된 책을 보았다고 제보하십시오. 사서들이 훼손된 책을 수거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8. 이 도서관에 인간 사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자신이 이 도서관의 사서라고 주장하는 인간을 만난다면 그것은 사칭입니다(사람이 아닐 가능성 또한 높습니다). 그 존재의 말을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곁에 오래 머무르지 말고 빠르게 상대를 제압하거나 그 자리를 피하시기 바랍니다. 불필요하게 기물을 파손하지 않는 한 사서는 당신의 정당 방위를 인정할 것입니다.
8-1. 자신이 이면 숭배자인 것을 숨길 생각도 없는 이용객을 만났을 때에도 똑같이 대처할 것을 권장드립니다. 만약 상대가 당신의 일행보다 강해 보인다면 그 자리를 즉시 피하시고 사서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사서들이 불량 이용객을 격리할 것입니다.
9. 도서관 내에서 교전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급적이면 책꽂이나 다른 책들이 휘말리지 않게 주의하십시오. 교전 도중 책이 떨어져서 눈 앞에 펼쳐져 원치 않았던 것들을 알게 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0. 만약 이면도서관으로 통하는 게이트 근처나 이면도서관 내부에서 이 문서를 발견 혹은 습득하였다면 그 내용을 그대로 신뢰해서는 안 됩니다. 문서가 게이트의 영향으로 변조된 것이거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문서일 수 있습니다. 목록의 순번이 이상하거나, 11번 항목의 내용이 제대로 적혀있지 않다면 위/변조 문서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11. (거칠게 휘갈겨진 손글씨) 그만 읽어, 바보야! 글자에서 눈을 떼고 이 게이트에서 아직 나갈 수 있을 때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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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일상 배경 : ▶ 이면도서관, 프루비니아 ◀ ◆ 기한 : 2023 05 25 11:30 ~ 2023 06 16 00:00 관련 공지 : situplay>1596571072>866
제가 강산이 2층 시련 넘어갈 때도 언급했던 상황이지만 '의념'이라는 힘은 각성자의 욕구, 의지, 신념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 세계관의 각성자들이 성장하는 건 기술의 습득과 성장 면에서는 정해진 물길을 타고 뻗어나간다기보단...뭔가 점토를 붙여 소묘상을 만들어나가는 느낌 같다고나 할까...그런 인상이네요.😆
여전히 떠올린다. 공허하다. 마치 가진 것은 한참 많은 것처럼 행동하면서도 정작 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에 모든 행동에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다. 감정이란 상대적이다. 각자마다 감정에 대해 앎이 다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정도도 다르다. 이해조차도, 다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보편적인 감정에 의해 자신의 상태를 떠올린다. 정리해보자면 그렇다. 나는 공허했고, 감정이 점점 비어감을 느끼고 있다. 마치 한 껍데기를 두고 먼 곳에서 내려보는 것만 같다. 그래. 인디언들이 고통을 참는 방법처럼 말이다. 나는 나를, 점점 더 먼 곳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그러니 내 행동은 더욱 과격해지고, 과장된다. 스스로 조절할 방법을 마땅히 떠올리지 못하니 그 행동이 크게 비치고 나는 그것을 통해 나를 연기한다. 공허하다는 감정을 하나의 막에 씌워, 다른 감정을 억지로 비춰낸다. 그렇게 모든 시간이 끝나고 밤에 침대에 몸을 뉘일 때면 머릿속으로 한 가지를 떠올린다.
이제, 끝낼 때가 왔다.
인텔리. 지식인이라는 의미. 나는 외적으로 인텔리함을 강조하곤 한다. 나 스스로를 지식인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런 지식인의 행동과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한다. 타인들은 나를 조금 바보같은 인간으로 볼 것이다. 나 스스로도 나를 그렇게 관찰하곤 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감정이 마침내 완전히 비어버리면 나는 그 세상을 떠올린다. 고즈녁한 노을, 밤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 날에 내 세상이 뒤집힌다.
그날,
문이 열렸다.
내 친구들은 흔히 말하는 의념 억제자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념 각성자라는 삶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의념 각성자는 필연적으로, 의념의 힘에 의해 타인보다 뛰어남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런 특별함은 반대로 특별함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괴롭게 한다. 의념의 각성이란 변칙적이다. 그 규칙을 알 수도 없이 4살부터 17살까지. 갑작스럽게 각성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렇게 각성한 대부분은 이전처럼 지내기 위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약물을 통해 억제하거나, 받아들이고 의념 각성자로써 살아가거나. 여기서 착각하는 것이 있다. 의념을 각성한다는 것은 결국 타인과 다르게 됨을 뜻한다. 각성과 동시에 4살 아이가 자신보다 나이가 수 배 많은 어른을 힘으로 압도하거나, 지능과 관련된 장애가 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천재가 된다거나 하는 일을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누군가는 그것을 축하하지만, 대다수는 그것을 질투한다.
티비에서는 의념 각성자를 주목하곤 한다. 어떤 가디언이 어떤 게이트를 클리어하여 평화를 지켰다. 어떤 헌터가 어떤 게이트를 클리어해 코스트를 획득했다. 어떤 의념 연구팀이 새로운 기술을 발견해서 이것이 우리들에게 어떤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등등. 의념을 각성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역시도 나오곤 하지만, 그것은 꽤나 소수다. 그런 상황에서 내 친구들의 부모님과, 친구들은 결심했다. 딱히 의념을 각성하여 헌터나 가디언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차라리 지금의 일상을 누리자. 그렇게 말한 친구들은 의념 억제에 동의했다. 그 순간에 대해 물어보면 녀석들은 그렇게 답했다.
“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전능감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단 사실을 알게 되는 느낌이려나. ”
그 말에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철 지난 중2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냐고 하면 친구는 웃으면서 흑염룡 펀치! 같은 이야기를 뱉는다. 친구가 각성자란 사실은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그때의 노을은 꽤나 붉은 색이었다. 간만에 하늘은 맑았고, 우리 학교는 몬스터의 침입을 대비하기 위함인지 산 중턱을 깎아 만든 일종의 요새같은 공간이었다. 그 길을 터덜터덜 내려가던 중. 우리들은 나노머신이 반응하기도 전에 눈앞에 나타난 것에 의문을 느꼈다.
@알렌주 우리 시트만 지금 시점이랑 서로 관계에 맞게 다시 쓰고 내가 새어장 세우면 이제 이사하면 될 것 같아
아직은 아침이니까 또, 앞으로도 아마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간소하게 인사할게요. 태식주,태호주,강산주,토고주,시윤주,유하주,여선주,라즈(토리)주,한결주,그리고 오래보지 못해 아쉬운 신입들과 지금은 없는 강철주 외 하차자분들까지, 마지막으로 캡틴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