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꼭 주워야할 것만 같아서 보일때마다 줍고 다녔던 이것의 이름은 비타라고 하는듯 했다. 주워와놓고 어디에 써야할지 감도 안오던 것은 이곳에서 화폐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추락자들 사이에선 돈이라는거지. 물론 양도가 안된다는 것을 보면 완벽한 화폐는 아닌듯 싶었지만.
" ... 귀엽네요. "
헉, 나도 모르게 속마음을 말해버려서 나는 황급히 입을 막았다. 하지만 귀를 가렸다가 드러낼때마다 뿅하고 올라오는 자기주장 강한 고양이 귀를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원래 수인을 좋아했으니까 정말 당연한 것이다!
" 헉 저도 모르게 그만 ... "
하지만 그것이 실례가 될수도 있다는 발언인 것을 잘 알기에 나는 황급히 손을 저으며 고의가 아니었다는 것을 빠르게 증명하고 말았다.
" 큼큼. 그러니까 추락자는 다른 세계로 떠나지 않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거군요. "
많은 세계를 유랑하다가 정말 마음에 드는 세계가 있다면 정착. 좋은 삶일지도 모른다. 물론 마음에 드는 세계가 보였는데 정작 구매하지 않았다면 좀 아쉬울지도 모르니까 나중에라도 하나 구매해놓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 그런 장난감 같은 세계는 사절입니다. "
끔찍한 곳이다. 설령 돌아갈 수 있다고하더라도 난 절대 돌아갈 생각이 없다. 차라리 날 죽이라고 하지. 근데 다른 누군가는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에선 그런 사람은 없던것 같은데 ... 아 알레프가 그러고 싶어하려나.
" 누군가는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하나보군요. "
하지만 누구던 자의성을 띄고 추락자가 된 것 같지는 않았기에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충분히 존재할법 했다.
네가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면, 그건 바로 미하엘의 묘-한 자기애일 것이다. 귀엽다는 말에 고양이 귀가 쫑끗하더니, 이어진 네 말에 와하하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다. 그에 따라 귀가 쫑끗쫑끗 움직인 건 기분 탓이리라.
“아, 그치~ 내가 좀 귀엽지~ 그런 내게 붙은 이 귀도 귀엽구~?”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 누군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해도 당당히 자기는 잘났으니까 미워할 수도 있다고 말할 법하다. 미하엘은 실례가 아니었다는 듯 손을 젓는 네게 괜찮다고 말했다.
“그렇지? 근데 뭐어······, 우리 같은 경우는 좀 다를 것 같지만 말이야.”
그 곰이 그랬지 않느냐며, 자신들은 정해진 세계의 발자취를 쫓을 거라고. 그러니까, 미하엘은 ■■■의 뒤를 쫓는 것이 발자취를 따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미하엘이 웃는 건지 아닌지 모호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이어진 네 말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분간이 어려운 타이밍에 보인 반응이었다.
“그렇구나~······? 장난감 같은 세계라니. 그런 세계라면 결국 망가질 텐데도. 그렇잖아? 장난감은 망가지는 일이 많으니까.”
“여기, 내가 있잖아? 자기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
미하엘은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씩 웃는 표정을 지었다. 제 세계로 돌아가는 건, 아니 돌아가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 미하엘은 여러 일을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고 한들 네가 그 사실을 알 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세계끼리 격리되어 있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고 추락자들은 어떤 연유로 버그가 생겨 그 격리를 탈출할 수 있는 자들이라고 생각하면 그 버그를 잡기 위한 디버깅도 분명 있을 수 있다. 그것이 그저 법칙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자처해서 그 역할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그래도 미하엘이 본 적이 없다면 아마 사냥꾼은 아닐테죠. "
몇번 추락을 해본 그녀가 만난적이 없다면 내 생각은 너무 비약일 것이다. 다른 추락자들도 만나본 경험이 있을테니 더더욱.
" 완전히 부쉈다가 새로 만드는 것도 수리라면 말이죠. "
그저 신들을 위해 존재하는 도박장인 그런 세계. 자신이 그 세계에서 설명서를 만드는 존재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다른 곳에 시선을 두었다가 다시금 미하엘을 바라보았다.
" 확실히 그럴 법도 하네요. "
어차피 나는 돌아갈 곳이 없어서 딱히 해당사항은 없지만 말이다. 이미 가족들에게 잊혀진지 오래고 지금 살아있는 그들이 과연 내 진짜 가족일까, 하는 의문도 항상 하고 있었다. 거기에 내 동료들이었던 주시자들도 이젠 나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있겠지.
" 아 저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
뭐 받아주진 않지만. 멋쩍게 웃으며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사랑이라는 것을 좋아하는 이 소녀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를 말하는 것이 왜인지 좀 부끄러웠기 때문에.
미하엘은 내 말을 듣고선 저번에 같이 갇혀있던 남자를 가리키며 그를 다윈이라고 소개했다. 자신보다 먼저 추락하던 사람이라는 말과 함께. 저 남자라면 아마 내 가설을 듣고 자신의 경험을 좀 더 말해줄 수 있겠지만 내 이야기는 그저 동화의 삽화만 보고 떠올린 이야기일뿐이다. 좀 더 확실한 무언가가 생기면 그때 물어보는게 좋을 것 같다.
" 흐으음 ... 보기엔 다가가기 힘든 사람처럼 보이는데요. "
어쩌면 미하엘이 너무 마이페이스라서 상대방의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혹은 일부러 무시하고) 다가가기에 그렇게 느끼는게 아닐까 싶었다. 물론 그녀의 평가대로 딱딱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는 일이다.
" 이거 좀 부끄럽네요. "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사이에 미하엘의 반응이 눈에 들어와 그에 대한 고민 대신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추락자, 아무래도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상당히 좋아하는듯 했으니까.
" 미하엘씨는 사고의 속도가 상당하시네요. "
논리의 전개 속도도 속도지만 그 정확함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아마 연구원 했으면 잘하지 않았을까. 나랑 같은 세계 사람이었으면 진즉에 조수로 삼았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녀의 반응에 나는 얼굴의 온도가 조금 올라가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 그 사람은 많은 곳을 보고싶다고 했으니까, 저도 같이 따라다녀야죠. 그러다보면 그녀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을테고 그럼 저도 거기에 눌러앉을테고. "
마음은 받아주지 않을망정 같이 다니는 것은 허락해주었으니까 말이다. 나도 그녀도 오랜 삶을 사니까 수많은 세계를 구경할테고 그 중에 마음에 드는 곳이 생길지도 모른다.
다윈에 관해선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도 잠시, 이어 미하엘은 미하엘 씨라는 존칭에 아휴, 하고 한숨 같은 소리를 뱉는다.
“‘씨’라니, 너무 딱딱하잖아. 미하엘이라고 불러도 된다구~?”
저도 어차피 라크라고 부르지 않느냐며 말하던 미하엘은 사고의 속도라는 말에 히득거렸다. 자신이 좀 속도가 빠르다며, 어쩌면 추락자가 되어 생긴 제 2의 능력일지도 모른다 같은 이야기까지 하다가 싱긋 미소 짓는다. 실제로 정말 제 2의 능력일 가능성은 없지만, 아무래도 좋다면서.
“많은 곳이라. 추락자가 되면 많은 곳을 추락하며 다니긴 하지. 정말 질릴 정도로 볼 수도 있어. 어떻게 보면 곰이 고마운 일을 했네? 원래 추락자들은 서로 다른 세계에 추락하거든. A.A한테서 어떤 물건을 사지 않는 한.”
하지만 저희는 곰이 건 저주인지 뭔지, 연쇄의 족쇄에 의해 같이 붙어 다닐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던가. 곰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겠다며 농담하던 미하엘은 네가 부끄러워하자 더욱 더 부끄러워 하라는 듯 킥킥 웃음을 터뜨렸다.
“뭐어, 다 그런 법 아니겠어~ 좋은 방향으로 풀리길 바랄게.”
이쯤 되면 누구인지 궁금해할 법도 하나, 일방통행이라는 네 말에 설레발 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제법 얌전한 거다. 미하엘은 어깨 한 번 으쓱이고는 더 궁금한 게 있는지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