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의 엔도 선생은 교무실 탁자 위에 두 다리를 얹은 채로 황금사슴벌레를 잡고 있었다. “어, 그거 말이지.” 하고 건성으로 대답하기는 했지만, 코앞의 학생보다도 당장 인벤토리에 굴러 들어올 3,000벨이 더 중요하다는 눈빛이었다. 마침내 잠자리채로 야자수에 붙은 벌레를 낚아채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괜찮잖아, 이름만 좀 올려도.” 뻔뻔함이 극에 달한 완폐아의 얼굴이었다. “가뜩이나 윗선에서는 이걸 확대하라 말라 난리인데, 과소화를 해결하지도 않고 그러면 나는 곤란하단 말이지. 너희도 이왕이면 좀 적극적으로 나서 보라고. 소원이 이루어진다잖아?”
그렇게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쭉 넘기고서는, 의기양양할 정도로 개운한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그렇지, 소원. 너 말이야, 소원 같은 건 있냐? 그런 거 평소에 정해 두지 않았다가 실수로라도 소원 퀘스트를 완수해 버리면 공짜로 기회를 버리는 거라고. 잘 생각해 뒀다가 나한테 메시지로 보내. 알아들었지?”
어느새 기울어 가는 한여름의 해를 등지고, 엔도 선생은 일어나서 기지개를 쭉 폈다.
“그걸로 방학 숙제는 퉁 치는 걸로 해 주마. 친구들한테도 가서 전파해. 난 이제 퇴근해야 되니까. 그럼, 방학 잘 보내라.” 멋대로 집행부의 명단에 자기 이름을 올린 것을 따지러 간 학생이 들은 반응은, 그게 전부였다······. 소원이라. 뜬구름 잡는 학교의 흔한 소문 중 하나였지만, 이상하게도 매년 이맘때에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웹박수로 자신의 ‘소원’에 관련된 내용을 밝히면 「라무네」 1개를 지급합니다. - 「라무네」의 사용처는 추후에 공개되므로, 각자 위키 등에 잘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냥 마셔서 소모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이벤트는 7월 8일(월) - 7월 21일(일) 2주간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