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992 ㅋㅋㅋㅋㅋ 으아아아ㅏㅇ앙 맞아 혜성이 많이 굴렀었지 크아아아악... 레소난티아 가자가자... 웅니 잘 해결하고 우리 맛난케이크머거요 금혜성리라랑태오혜우 옹기종기 모여서 케이크머겅. (본격 느와르조와 동생들 조합) ㅋㅋㅋㅋㅋㅋ 나리는 학생들 좋아한다니까 가능할거야...! 주세요!!!(땡깡)(?)
>>996 픽사베이 pixabay: 무료 이미지 사이트. 다양한 사진과 일러스트, 패턴, 목업 이미지 등을 제공한다. = 요기에 패턴, 동양풍 패턴 (영타로 치면 더 잘 나옴) 이런거 치면 패턴 이미지가 나오고
그걸 저장한 후 그림 툴의 클리핑 마스크 기능 사용해서 패턴 입히는 방법이 있다! (위쪽 레이어를 아래쪽 레이어에 클리핑하는 기능. 예시: 티셔츠를 입은 사람 그림을 1번 레이어에 그리고, 그 티셔츠를 2번 레이어에 녹색으로 채색한 뒤, 3번 레이어에 위에서 찾은 패턴 이미지를 가져오고 아래 레이어에 클리핑 하면 티셔츠에 패턴이 입혀진다!)
다만 대부분의 패턴 이미지는 평면이다보니 캐릭터의 몸이 돌아가는 부분을 입체감 있게 표현하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지...🫠
그는 말 없이 자신에게 얼굴을 비비는 여로를 가만히 두었다. 뺨에, 이마에 옷자락에. 그가 자신을 남긴다. 그 사실이 썩 나쁘지 않아서 백색은 고요히 있었다. 무채색이던 그의 향이 성여로의 것으로 채색되고 있었다.
“네가 앞에 있으면... 다른 걸 신경 쓰기, 힘든데.”
여러 가지 의미로. 백색은 아직도 그 무렵이 선명했다. 여로가 그 약을 챙겼던 것, 일종의 실험이라며 그 약을 먹었던 것. 백색은 눈물을 흘린 적이 드문데, 그 때가 그 드문 날이었다. 하아.. 한숨을 뱉은 백색이 자신의 볼에 입을 맞춘 여로의 이마를 꾹 하고, 검지로 짧게 눌렀다.
“...향수라.”
자신에게 향이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백색은 잠시 생각했다. 만약에 내게 향이 난다면 그것은 분명..
“...네가 내 향수, 였던 걸까.”
그 말을 하고서 볼이 안 아프게 물렸다. 딱히 아프지도 않아서 가만히 있었지만, 그 입이 흡입력을 발동한다면 잡아서 떼어낼 것이다.
알바 중에 무심결에 폰 지갑을 보다 전에 선배한테 썼던 쪽지를 발견했다. 종이가 다 닳고 해졌는데도 보자마자 딱 알아보겠더라. 이 쪽지 하나 때문에 별 일이 다 있었는데. 감상에 젖어 펴 봤으나 글씨가 다 번져서 내용은 1도 안 보이고 그저 물에 풀어져 얼룩진 종이 같았다. 아마 폰이 바다에 한참 입수했던 여파 아닐까. 그리 짐작하면서도 사이코메트리로 되짚어 보았다. 글씨는 예상대로 폰이 입수했을 때 번졌고, 이 쪽지 집어넣을 때 난... 빳빳해지라고 꽤나 열심히 펼쳤다가 네모반듯하게 접으려고 용을 썼었구나. 이때 선배가 왜 화났었는지, 사이코메트리로 뭘 읽었으면 했는지 엄청 궁금해했는데. 쪽지가 다 지워지도록 까먹고 있었네. 지난 일이란 이렇게 잊힌 줄도 모르게 지워져 가는 걸까. 묘하게 감상적이 되어서 싱거운 생각들이 들었다. 내가 이 쪽질 아직 갖고 있는 걸 알면 선배가 뭐라고 할까? 그때 내가 궁금해했던 걸 다시 물으면? 이제 와선 아무래도 좋은 일이려나? 물류가 오지 않았다면 내내 그런 잡념에 빠져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대체 뭘 그리 달라고 하는지. 나한테 맡겨두기라도 했니?" "……없어보였나 봐요." "하? 내가 그런 것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나? 다 있다, 다! 학생이 바라는 거 죄다 줄 수 있으니까 어디 두고 보라지! 자, 이것도, 이것도, 아 그래. 이것도 가져가!" "협상은 이렇게 하는 거니 나중에 엽떡 사요……."
리라 3인분으로 떠들면 태오는 사회성 딸려서 늘어져 있고 랑이랑 이혜성은 고개 끄덕끄덕하고 있고 혜우는 늘어진 태오 찔러보고 금이도 듣다가 약간 아득해진 표정 짓고 있을 것 같음(적폐임) 보석 달린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리가 앙큼한 꼬맹이 같으니 하고 보다가 껄껄거리며 줄까?(흘끔)
>>69 그게 포인트 아니야???? 무감한 표정이 찡그려지는 그 부분이 포인트라고 이 맛잘알아(? 아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현뱜미 죽어!(?)
[아 진짜]> [너도 곧이야]> [ㄹㅇ 두고보자;;;]>
숨 넘어가게 웃으니까 현태오도 이게 웃겨...? 너는 안 이럴 것 같지? 막 이러고~ 걱정해주는데 그 내용이 님아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태오 침묵하다가 "진짜 두고보자... 놀리는 거 배로 갚아버린다..." 하고 중얼거리더니 "떠받들리고 있지... 사람은 좋아. 사람은..." 하고 해탈한 목소리로 답함😏
매직미러 너머에서 나풀대는 하얀 머리카락은 2레벨이 되던 그 날 이상으로 길어져 있었다. 정인은 스케치북을 들고 커리큘럼실 안을 돌아다니는 리라를 가만히 응시하다가 무심코 손가락을 창틀에 대고 톡톡 두드린다. 커리큘럼 시작으로부터 30분 전, 커피를 사 오다가 엿들은 이야기가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도는 탓이다.
- 정말이라니까요! 제가 누르지도 않은 버튼이 눌려 있고, 따라오는 발소리가 막...! 으으! 아직도 소름 끼쳐! - 너 그거 수면 부족 때문에 헛 걸 들은 거라니까? 인첨공에 뭔 귀신이야 귀신은... - 아니 진짜 뭔가 있었다니까요? 게다가 하필 그 커리큘럼실 괴담 있는 층에서 딱 멈췄다고요! - ......수면실 가서 좀 자고 올래? - 아 선배애애애!
커리큘럼실 괴담이 있는 층에 멈춰선 엘리베이터. 누르지 않았지만 눌려 있던 버튼. 따라오는 발소리.
- 애들 사이에서 도는 그 괴담 아시냐고요. 벽 뒤 커리큘럼실. 요즘 그 커리큘럼실이 있다고 알려진 위치의 벽 뒤에서 자꾸 무슨 소리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발소리 같은 거. 오싹하지 않아요?
- 괴담이 진짜라는 거요. 제 선임이 알려줬는데, 8년 전에 거기서 커리큘럼 하던 학생이 폭주해서 죽었대요. 자기 연구원한테도 중상을 입혔고요. 그 연구원도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얼마 못 가 죽었다고 해요. 근데 여기서 재밌는 게 하나 더.
- 사실 그 연구원 안 죽었다는 소문이 있어요. 사망 처리는 됐는데, 그 이후에 닮은 사람을 본 연구원 동료들이 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전부 애매한 목격담일 뿐이지만.
언젠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동료 연구원과 나누었던 시덥잖은 잡담이 떠오르는 건 왜인지. 정인의 검은 눈동자가 리라의 뒷모습을 좇는다.
그는 이리라가 벽 뒤에서 먼지투성이로 기어나오던 꼴을 기억하고 있다.
커리큘럼실에는 타 연구실에서 얻어온 폐기 예정 PC가 놓여 있었다. 리라는 정인에게 받은 오늘의 커리큘럼 내용을 머릿속으로 가만히 곱씹은 후 스케치북을 꺼냈다. 간단하지만 설정만큼은 꽤 복잡할 물건. 데이터를 온전히 파기할 수 있는 정리용 USB. 몸체의 모양은 평범하지만 색상을 붉게 칠하고, 본체 포트에 맞는 모양으로 드로잉하고, 연산에 연산을 거듭해 설정을 마친 후 실체화 시키면 완성이다.
이윽고 본체에 USB를 꽂으면 모니터 화면에 불이 들어오고, 동시에 조금 조잡하게 생긴 새장과 새 그림이 나타났다.
[데이터 처리 중...] [데이터 삭제 중...]
10퍼센트, 20퍼센트, 45퍼센트. 조금씩 속도를 늘려가며 데이터가 지워지는 동안 모니터 속 그림의 새장 문이 조금씩 열려간다.
>>194 "비사문천의 캡틴이…… 그쪽의 후계자예요, 아니면…… 내가 후계자예요……?" "앞으로도 쭉 그리 교육하시겠죠…… 내 자리는 없는 듯하니 이만 은퇴해야겠어요…… 이대로 한결이 형한테나 가야겠네……." "왜 그런 표정이실까요, 무슨 문제라도…… 아?" "자, 잠깐, 잠깐만-"
<잠입조> 밑으로 내려간 잠입조는 일단 검은색 샹그릴라를 챙겼습니다. 아무래도 이것을 조사하려는 것일까요? 그리고 여로는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당장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나마 저 편에 컴퓨터가 하나 있었습니다. 저것으로 장치를 끌 수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근처에서 쇠파이프도 몇 개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챙겨가는 것이 좋을까요?
하지만 그 와중에 새봄이 자신의 능력으로 컨베이어 벨트를 과자로 바꿨습니다. 자연스럽게 컨베이어 벨트는 멈췄습니다. 하지만...정말 이대로 괜찮았을까요? 딱히 비상벨이 울리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이대로 괜찮은 것이 맞을까요? 그래도 당장 검은색 샹그릴라가 계속 생산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건 플라스틱이 아니라 진품 샹그릴라입니다. 그것도 검은색 샹그릴라. 완전체입니다.
하지만 과연 여기서만 생산을 할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다른 곳에서도 생산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한편 청윤은 서연이 알려준 패스워드를 입력했고 카드키도 삽입했습니다. 그러자 닫힌 문이 열렸습니다. 안은 일직선 복도로 쭉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봅시다. 아마도 코드가 있다고 한다면 이 안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플레어 조> 자신을 향해서 화살을 겨누는 이경을 바라보며 플레어는 특별히 무슨 행동을 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경계하는 눈빛은 보이고 있었습니다. 한편 자신에게 빠지라는 듯이 이야기를 하는 혜성의 모습을 바라보며 디스트로이어는 괜히 머리를 긁적이며 일단 뒤로 물러났습니다. 한편 소음과 소음이 충돌했고, 그것은 강한 충격파가 되어 플레어에게 명중했습니다. 이내 플레어의 몸이 뒤로 크게 밀려나는 듯 했지만, 이내 플레어는 아무렇지도 않게 뒤쪽으로 레이저를 쏘았고, 그 반동으로 자신의 몸이 쓰러지지 않게 유지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 "...그것은 내 위크니스가 눈을 뜨는 것." "...그러니까... 임무. 수행해야 해."
혜우의 말에 대답을 한 후, 플레어는 다시 오른팔을 들어올렸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한양이 움직였고, 공간을 비틀었습니다. 그 덕분에 플레어의 움직임은 순간적으로 멈췄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플레어는 저항하며 몸을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이어 요청이 들어오자 디스트로이어와 크리에이터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시간을 다룰 수는 없을 것 같지만...일단 이 아저씨. 한번 해보마!" "명령하지 마라. 일단 살고 봐야 하니까...도와주기는 하마!"
이어 크리에이터는 자판을 치듯이 행동했고, 디스트로이어는 바로 중력을 가했습니다. 그 순간, 플레어의 움직임이 멈췄고, 그녀는 표정을 일그렸습니다. 아픔을 느끼기는 하는 모양입니다. 적어도 당장 공격을 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입니다. 리라의 말을 들은 플레어는 순간적으로 움찔했습니다. '사망했다.','사망했다.','사망했다.','사망했다.' 그 말을 조용히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플레어는 중얼거렸습니다.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안 믿어. 안 믿어. 안 믿어. 안 믿어. 안 믿어. 안 믿어. 안 믿어."
"그런 말 안 믿어어어어어어어어!!"
그 순간이었습니다. 한양과 크리에이터, 디스트로이어. 셋 다 엄청난 충격파에 균형을 잃고 밀려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온 몸이 활활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는 플레어의 모습이었습니다. 공간이 뒤흔들리고, 가만히 있기만 하는데도 몸이 불타버릴 것 같습니다. 등 뒤에 있는 둥근 광채는 그야말로 '플레어' 그 자체입니다.
불꽃을 머금은 존재. 태양과도 같은 존재.
바로 그것이 제 2위. 플레어가 아니었을까요?
"........"
"...!"
"일났네. 젠장."
은우와 레드윙은 겨우겨우 자리에서 일어섰고, 디스트로이어는 작게 혀를 찼습니다. 이어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은이 바로 플레어에게 다가갔습니다.
"플레어! 진정해요! 플레어! 물론...충격이 크겠지만...꺄아악!"
그 순간이었습니다. 플레어의 오른손이 번쩍하더니, 세은의 어깨에 화상이 생겼습니다. 비명소리와 함께 세은은 어깨를 부여잡고 다리를 굽히고 고통스러워했습니다.
그리고... 그...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빠르게 알고 싶은 마음도 이해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조사 파트때 서술하지 않은 것은 이번 턴에서는 알기 힘들기 때문에 서술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번 경우만 해도 문이 열렸고, 아직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으니까 안의 구조를 알 수 없으니 안의 구조가 나오지 않은 것이고요. 그러니까 차후에는 문이 열렸으니 들어가면 된다...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오면... 다음 턴에 구조가 나오겠거니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충격파로 인해 세명이 뒤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자마자 혜성은 앞으로 뛰어나가서, 리라의 팔을 잡고 제 뒤로 물려내려 했을 것이다.
"잘했어. 후배님. 그러니 지금은 뒤로 물러나자."
리라를 뒤로 물려내는데 성공했다면 곧바로 혜성은 잠시 끄고 있던 확성기의 전원버튼을 누르고 일부러 센 충격을 가해, 소리가 거칠게 찢어지는 소음을 일으키며 방금 플레어의 균형을 잠시나마 무너트렸던 충격파와 비슷한 계열의 연산을 시작한다. 다만 다른 점은 충격파 연산이 아니라 찢어지는 소음의 진폭과 음향을 조절해서 뇌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잠깐의 빈틈이라도 만들기 위함이었다.
>>0 순식간에 과자가 된 컨베이어벨트 동력장치를 보며, 감쪽같게 슈가 폰던트라도 둘러둘까 했으나, 그만뒀다. 지금쯤이면 플레어도 눈치 깠을 텐데, 뭐. 다행히도 퍼클들과 부원들을 상대하느라고 정신없는 거같긴 하다만. 뒤처리는 하더라도 코드를 확보하고 하는 게 좋겠지. 모두가 샹그릴라를 챙긴 뒤, 남은 것들, 생산되다 만 것들은 모조리 먹물 파스타 소스로 바꿨다. 내용물만. 이러면 조금은 감쪽같겠지.
그런 뒤 청윤선배의 뒤를 따라 복도로 들어섰다. 언제든 테이저 건을 뽑아들 수 있게 허리춤에 손을 댄 채로.
금 역시도 샹그릴라를 한 알 집어 손에서 굴려보다가, 주머니에 넣었을 것이었다. 벨트가 이어지는 곳의 끝엔 뭐가 있을는지. 두리번거리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쇠 파이프를 보고선 잡아든다. 무게감에 적당히 휘둘러보는 듯하다간, 키카드를 삽입하자 문이 열린 것에 그쪽으로 다가가 선다. 다른 이들을 둘러보다간 가자며 고개를 까딱여 보이고, 일직선 복도 안으로 들어선다.
검은 샹그릴라라는 게 있다는 걸 처음 확인했을 때 하고 싶었던 건 두 가지였다. 첫째 치료제 개발, 둘째 생산 공장 위치 파악. 하지만 확보한 게 플라스틱 견본에 불과했기에 그땐 그럴 수가 없었다.
지금은? 모양만 본뜬 가짜를 이렇게 대량으로 만들진 않을 테니 진품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치료제를 만들 수도 있길 바란다만 그게 쉽지는 않을 거다. 실험 대상이 되고 만 차일드 에러가 회복했으면 좋겠는데...한숨이 나왔다.
반면에 생산 공장의 위치는? 여기서만 생산되던 거라면 좋겠다만, 다른 생산 공장이 더 있을지도? 제로 시리즈들의 본거지에도 어쩌면 검은 샹그릴라 생산 공장이 있을지도. (그러고 보니 제로 시리즈들의 본거지도 여기처럼 자연광이 안 보이는 곳이었다.) 그래도 생산량을 줄인 게 어딘가 싶다. 들키지만 않았다면 정말로 베스튼데!
그나저나 이거 왜케 많이 만드는 거야? 박형오와 유니온은 딱 7개만 확보하면 그만일 테니, 그림자와 현 대표이사 측의 발상일까? 퍼클 수준의 바이오로이드를 아주 찍어내려고? 아니면 설마, 인첨공의 수십만 능력자에게 이 약을 보급해서 단번에 폐인으로 만들기라도 하게? 인첨공의 능력자를 몰살시킬 작정이긴 마찬가지인 자들이니 가능성이 0이라곤 못하겠다. 수박!!!
" 다들 기억하죠? 이게 완전체 샹그릴라라도 바이오로이드 전용이라, 인간은 먹으면 6시간 만에 뇌가 손상되고 폐인 되는 거 "
행여라도 저걸 먹을까 말까 갈등하는 사람이 없길. 건 그렇고 검은 샹그릴라의 원재료를 알아내고 그 씨를 말려서 생산을 방해할 수는 없을까? 당장은 코드를 구하는 게 최우선이지만, 무사히 돌아가면 원료를 확인해 보고 싶다. 그때 사이코메트리가 제대로 통하면 좋으련만...
한편 보고서에 정리해 둔 패스워드가 제대로 먹힌 건 마음 놓였다. 그때 아등바등 난리 쳤던 게 헛짓거리만은 아니었네. 그렇게 이어진 복도를 따라가다 보니 문이 나왔다. 긴장된다. 마른침을 넘기며 소리 죽여 숨소리처럼 속삭였다.
" 잠시만 안을 확인해 볼게요. "
서연은 그 문을 짚고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해 보았다. 첫째론 이 문을 드나든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둘째론 (만에 하나 가능하다면) 이 안의 어떤 설비에 해체 코드가 저장되어 있을지 알아내고 싶어서였다.
랑은 우선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안에 위험한 것이 없는지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내부에서 강력한 폭탄이 여러 개 설치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복도 안에 커다란 방이 있고, 그 방의 벽 내부에 폭탄이 설치가 되어있습니다. 당장 터질 것 같은 위험은 없지만, 뭔가 '잘못된 선택'을 하면 폭탄이 일제히 터질 것 같은 불길한 기운을 랑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이 공간 어딘가에서 안 좋은 예감을 그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거미'의 이미지입니다. 그것도 아주 거대하고 위험한 거미입니다.
서연은 사이코메트리를 문에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문을 드나든 사람이 홍서아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부에는 아무래도 컴퓨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특별히 뭐가 더 존재하진 않았습니다. 일반 서적이 많긴 하지만, 거기에 뭐가 있는지까진 서연의 능력으로도 알 수 없었습니다.
리라의 눈은 태양처럼 활활 불타는 플레어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호기롭게 외쳤고 알렸음에 후회는 없지만, 압도적인 힘 앞에서 두려운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말 잘한 일이었나?
"......네!"
다만 뭉그러져 가던 정신을 다시 또렷하게 만든 건 그를 뒤로 이끈 손길이었다. 리라는 혜성을 잠시 응시하다가 조금 더 맑아진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그대로 몇 발자국을 물러나 포스트잇을 꺼낸다. 저 불길에 닿으면 어차피 내 그림은 한순간에 타버리겠지. 그렇다면...
B급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에 나올 것 같은 간단한 형태의 광선 총 하나가 포스트잇 위에 그려진다. 버튼은 두 개. 위쪽은 확대, 아래쪽은 축소하는 광선을 쏠 수 있는 총. 그것을 실체화 시켜 손에 쥔 리라는 이윽고 겉옷 주머니에서 금속으로 만들어진 원형 손거울을 꺼낸 후 플레어와 저지먼트, 퍼스트클래스의 사이의 바닥에 던져서 세워두었다.
"진민호 경장님! 저 거울의 강도를 최대한으로 조정해 주세요! 적어도 한번쯤은 플레어의 공격을 막을 수 있도록요! 부탁드릴게요!"
앞서 조사한 정보들과 추측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니 대치하게 되면 이런 상황이 올 거라는 예상은 했는데-
"휴- 나 태닝은 싫은데?"
태양처럼 떠오른 플레어를 보고 가볍게 휘파람을 불었다. 말 그대로, 태양을 휘감는 플레어 그 자체였다. 퍼스트클래스 중에서도 정점에 가장 가까운 존재라는 것이 참으로 실감났다. 저기 뛰어들면 인지하기도 전에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이쿠."
감탄하는 사이, 세은이가 공격 당한 걸 보고 정신을 차렸다. 세은의 어깨에 바로 회복을 시전해주며 혜성이 데려가게끔 밀어주려 했다. 물러서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서서 플레어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거짓말? 과연 거짓말을 하는게 저지먼트일까 그림자일까?"
빛에 익숙하지 않은 눈이 가늘게 좁아졌다.
"원하는게 위크니스가 눈을 뜨는 거라고 했지. 그러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뭐야? 아니, 질문을 바꿀까? 가장 두려워 했던게 뭐지, 플레어? 사실 알고 있었던 거 아니야? 네 위크니스는, 네 고모는 이미 돌아올 수 없고, 다신 눈 뜰 일 없다고, 그걸 알았지만 받아들이기 싫었던 거 아냐? 현실을 인정하기 싫었던 거 아니냐고, 플레어!"
[잠입조] 각자 내부로 어떻게든 안으로 들어서는데 성공했으나 딱히 비상벨이 울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안은 참으로 고요하고 조용했습니다. 자동 전등이 달렸는지, 들어가자 저절로 불이 켜져서 어두운 복도가 밝혀졌습니다. 복도에는 그림자 멤버들의 사진이 담겨있었고, 퍼스트클래스의 사진. 정확히는 유니온을 제외한 이들의 사진이 하나하나 걸려있었습니다. 그런데 합성 사진인 것일까요? 퍼스트클레스 멤버들의 목에 모두 개목걸이가 채워져 있습니다. 그다지 인성이 좋지 않은 모양입니다.
어쨌든 그 긴 복도 끝에는 방이 하나 있었습니다. 다른 갈림길 없이 그저 일직선으로 쭈욱 걸어가는 복도였기에 놓친 곳은 없었습니다. 일단 방 안으로 들어가면 방 내부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안에는 1인용 침대가 있었고, 작은 미니 냉장고가 있었고, 여러 전문서적이 꽂혀있는 책장도 있었습니다. 책장에 꽂힌 책들은 모두 원어로 된 전문 서적들 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컴퓨터입니다.
일단 뭘 조사하면 좋을까요? 뭔가 각각 하나씩은 맡아서 조사를 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플레어조] 어떻게든 퍼스트클래스 조는 겨우겨우 자세를 다시 잡았습니다. 눈앞에 있는 플레어는 그야말로 이성을 잃어버린 상태. 그 모습에 디스트로이어마저도 침을 절로 꿀꺽 삼킨 상태입니다. 그만큼 눈앞의 상대는 위험하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혜성은 리라와 세은을 뒤로 빼냈습니다. 세은은 그런 혜성을 바라보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만, 역시 상처가 아팠는지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한편, 혜성은 바로 플레어의 뇌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초음파를 발사했습니다. 그 순간, 플레어는 표정을 찡그렸고, 등 뒤의 광채가 살짝 흔들렸습니다. 그 덕분에 모두들 바로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빈틈이 생겼습니다.
리라는 거울을 확대해서 방어벽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이어 크리에이터는 바로 키보드를 치는 시늉을 하면서 자신의 공간을 펼쳤습니다.
"이 아저씨의 배터리가 얼마나 버틸진 모르겠는데 일단 한번 해볼게."
이어 크리에이터는 거울의 강도를 최대한으로 만들어서 방어벽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것으로 버틸 수 있을까요? 그 사이에 혜우는 세은을 회복시켜주며, 플레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플레어는 그런 혜우를 가만히 바라봤고 그녀의 말에 대답했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아아아아!! 고모는...고모는 눈을 뜰꺼야. 약속했어. 약속했단 말이야! 지금 병원에서 회복중이란 말이야!!"
다시 한 번 그녀의 빛이 강하게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에 한양은 염동력을 이용해서 플레어를 사로잡고 근처 벽에 처박았습니다. 그리고 퍼스트클래스에게 각각 지시를 내렸습니다.
"누구에게 명령질이야?! 뭐. 좋아. 일단은 살고 봐야하니까. ...칫."
"은우 오빠. 괜찮지?"
"그래. ...저 녀석. 절대로 쉽게 이길 수 없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지금만큼은 나도 가만 못 둬."
세은을 잠시 바라보던 은우는 상당히 적대적인 눈빛을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세은이 공격당한 반동이 아닐까요? 이어 레드윙은 자신의 피를 뽑은 후에, 그 피를 이용해서 플레어의 눈에 뿌렸습니다. 눈에 접착된 혈액은 그대로 플레어의 시야를 막았고, 디스트로이어는 발을 땅에 찍으면서 강한 중력을 플레어에 부여했습니다. 뼈를 부숴버릴 정도로 강한 중력이었습니다. 그리고 크리에이터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복구 작업에 들어가기 위해 뒤로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입니다. 혈액은 순식간에 증발해버리고, 플레어의 등 뒤의 있는 벽은 말 그대로 '소멸'했습니다. 그 사이에 은우는 빠르게 달려들어서 자신의 손에 공기를 압축한 구체를 만들었고, 재빠르게 플레어에게 던지고 터트리려고 했습니다.
"....에어버스터..." "....저지먼트..." "당신 따위가.. 당신들 따위가.. 나에게 닿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이어 플레어의 몸이 번쩍였습니다. 말 그대로 강한 레이저가 전방위로 날아갔습니다. 구체는 말 그대로 소멸했고, 앞으로 뛰어들었던 은우는 옆구리를 명중하고 그대로 땅에 처박혔습니다. 리라가 크게 만든 거울은 빛을 반사하긴 했지만, 반사되는 구간마다 구멍이 뚫렸습니다. 땅의 일부가 녹아버리듯 소멸해서 길게 파인 자국이 생겼고, 근처에 있던 건물들이 순식간에 녹아버리듯 소멸했습니다.
이어 플레어는 가만히 바라보더니, 다시 한번 기합을 넣었습니다. 이어 그녀의 두 손에 또 다시 환하게 반짝이는 빛으로 만든 클로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그대로 땅에 처박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땅이 크게 흔들립니다. 정확히는 모두가 서 있는 곳이 강하게 흔들립니다.
일직선으로 되어 있는 복도를 지나 들어선 방. 온통 주변에 폭탄이 도사리고 있다는 감각은 썩 유쾌하진 않았지만 지금 당장 해체할 방법도, 터트리는 방법도 알 수 없으니 별 수 없이 방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랑은 지속적으로 주변을 경계하면서 방 안에 있는 것들을 죽 훑어보았다. 1인용 침대와 작은 냉장고, 책장과 컴퓨터.
"다른 건 몰라도 컴퓨터는 잘못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아 보이는데, 비밀번호가 걸려 있을 수도 있고."
그러니 사용 기록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서연이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 랑은, 서연 쪽을 보며 컴퓨터를 가리켰다.
>>301 @김서연 "그럼요! 잘 뒀다가 해독제는 무리더라도 증상 완화제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려구요, 히히." "어려우면 그냥 달콤하게 만들어버리구요!"
조용하니 영 수상쩍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오히려 내려놓게 됐다. 함정일 수도 있지. 우리가 방심하기를 기다리는. 그게 아니면 편하고 좋겠다마는, 언제 어디서 홍서아가 튀어나올지 모른다고 생각해두는 편이 비교적 안전하겠지. 서형의 사이코메트리에도 홍서아가 잡혔고 랑 선배의 데인저센스에도 거미가 잡혔으니까. 그나저나 복도에 걸린 합성사진들을 보자 절로 혀가 차졌다. 취향 참 변태적이다. 개목걸이라니. 저러면 퍼스트클래스보다 우위에 선 느낌 나고 기분 좋나...? 퍼클 중 아무나가 마음만 잘못 먹으면 짜부될 텐데. 세은이나 은우선배가 이쪽으로 안오셔서 다행이네.
방 안은 생각보다 평범했다. 컴퓨터는 내가 봐도 모를 거고, 외국어는 약하고.... 침대나 한번 볼까? 이불을 들춰보기도 하고, 몸을 낮춰 침대 밑을 보기도 하며 샅샅이 수색했다.
모두가 공격을 가하는 도중, 달려든 은우가 레이저에 직격했다. 일단 추락한 은우에게 달려가며 회복을 시전하고 쓰러진 은우의 몸을 챙기려 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플레어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서 혼자 죽겠다면 친히 배웅하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몇 번이고 두들겨 부숴주겠다.
"그 고모,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인지 기억은 해?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눴던 때는? 마지막으로 눈을 뜨고 너를 보고 웃어줬을 때는 기억해? 그 뒤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제대로 아느냔 말이야!"
땅이 울리기 시작했지만, 은우를 붙든 채 그 자리에서 몸을 낮출 뿐이었다. 회복을 멈추지 않으며 고함을 계속 내질렀다.
"이제 그만 눈을 떠! 현실을 봐! 네 고모는 이미 죽었어! 네가 기억하는 그 마지막이 끝이야! 이미 벌어진 일은 되돌려지지 않아, 지나간 시간도 돌아오지 않아! 언제까지 외면만 할 거야! 이게 네 고모가 바라는 일일 거 같아? 이미 죽은 자신을 빌미로 목숨까지 저당잡혀 이용당하는게 네 고모가 네게 바라는 일일 거 같냐고!"
플레어의 열기는 너무나 뜨거웠다. 보는 것 만으로도 눈이 뜨겁고 바싹 말라서, 차게 식힐 수분이 쉴새없이 맺혀 떨어져야 할 만큼.
일직선의 긴 복도를 지나가는 동안 내심 긴장했다. 침입자를 막기 위한 경보 장치라도 있으면 큰일이니까. 근데 우려와는 달리 드나드는 사람을 감지해서 밝혀지는 듯한 전등이 하나하나 켜졌을 뿐이다. 엄청 긴 복도네. 경보 장치도 없으면 이렇게까지 길 필요가 있나? 아니면 (생각하기 싫은 상황이다만) 이 전등 자체가 출입자를 스캔하는 장치라 안에선 이미 외부인의 접근을 알고 있다거나???
불안해하며 가는 동안 복도에 하나하나 걸린 사진에 눈이 돌아갔다. 맨들맨들한 정수리에 옆머리와 뒷머리가 하얀 박쥐 날개를 연상시키는 오맨들 박사, 일전에 자연 공원에서 먼 발치(+사이코메트리)로나 목격했던 빨간 머리의 홍서아, 그리고 전에 혜성 언니가 줬던 피부 조직에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하면서 봤던 매드사이언티스트의 사진이었다. 뒤이어 플레어부터 부장까지 퍼클의 사진도 걸려 있었는데, 하나같이 개목걸이를 합성해 놨다. 뭔 악취미여;;;;;;;;;;;; 선배가 왜 홍서아에게 치를 떠는지 알 거 같은 기분이었다.
암튼 홍서아 말곤 여길 드나든 사람은 없어 보이는데... 나랑 언니께서 감지해 주신 대로라면 안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고, 여차하면 그 폭탄이 한꺼번에 터질 위험이 있다. 그리고 이 방에 숨어 있다는 거대 거미...그냥 거미도 징그러운데 거대 거미라니, 수박이다. 근데 거대 거미가 이 방으로 들어오는 건 사이코메트리에 나오질 않았는데, 어찌 된 영문일까?;;;;;;;
아무튼 안으로 들어갔더니 좀 전에 사이코메트리로 감지했던 컴퓨터가 보였다. 맘 같아선 수경이한테 저 컴퓨터를 부실로 텔포시켜 달라고 부탁하고 싶지만, 역시 폭탄이 무섭다;;;; 그때 나랑 언니께서 컴퓨터를 잘못 건드리면 곤란할 것 같다며, 컴퓨터는 내가 확인해 보는 게 좋겠다신다. 어쩔 수 없나. 가능한 한 서둘러 볼 밖에.
>>372 @나랑 " 네!!! 최대한 조심할게요. "
그러고 컴퓨터 전원을 켜 보았다. 방법은 오맨들씨의 노트북을 켰을 때와 비슷하게, 패스워드나 패턴이 걸려 있다면 이 컴퓨터를 무사히 작동시켰을 때의 패스워드와 패턴을 확인해 로그온할 생각이었다. 만약 지문이나 홍채 등 생체 정보 없이는 전원을 켤 수 없게 되어 있다면, 컴퓨터에 사이코메트리를 다시 사용해 하드웨어를 안전하게 분리하는 방법을 알아내고자 했을 것이다.
서한양은 플레어의 클로로 인해서 땅이 흔들리자, 모든 인원을 염동력으로 공중에 띄우고 땅이 흔들리지 않는 지점까지 대피시키려고 한다. 본인도 포함해서 말이야. 왜냐면.. 저거는 단순히 지진이 아니야. 저 녀석의 능력을 생각해. 아마 흔들리는 땅은 곧 빛에 의해서 소멸되면서, 그 빛은 우리를 다 덮치면서 전멸로 몰아넣겠지. 그래서 지진이라고 속아서 그냥 공중에 띄우기만 하면 안 돼. 그냥 장소 자체를 옮겨야지.
" 이게 효과가 있으련지는 모르겠지만.. "
한양은 염동력으로 극단적인 척력과 인력을 동시에 생생해내려고 한다. 본래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지만, 우리의 눈에 빛나는 작은 점으로 보일 만큼 압축시켜서 생성을 한다. 이어서 서한양은 서로 닿지 않으려는 두 힘을 강제적으로 결합시켜서 조금만 건드려도 곧 터질 것 같은 불안하고 극단적인 무언가를 만드려내려고 했었다. 본래 서한양의 능력으로는 낼 수 없는 출력이지만, 응용을 통해서 만들어낸 출력이었다.
"회복되고 있다는 걸 한번도 확인해보지 않았으면서. 다른 사람이 전달해주는 말만 듣고 그게 맞는 말이라며 귀를 틀어막고 있는 건 이제 슬슬 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나저나 이걸 이길 방도는 있나. 진짜 이기는 걸 생각할 게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남는 걸 생각해봐야할 것 같은데. 여기서 뇌를 공격해봤자, 레벨 차이 때문에 아주 잠깐 시간을 버는 것 밖에 안되고. 흔들리는 지반에 몸을 낮춰 무게중심을 아래로 집중시킨 뒤 혜성은 확성기를 입가에 가져다댔다.
확성기를 통해 증폭된 휘파람 소리를 연산을 통해 최대로 증폭시킨다. 땅이 흔들리면서 나는 소리또한 증폭시키고 두가지의 소리를 연산을 통해 칼날처럼 날카롭게 만들어낸다. 빛으로 만들 클로로 뒤덮힌 플레어의 양 손을 향해, 음파로 만들어진 초음파 커터가 쏘아졌다.
"구술로 된 약속은 효력이 없어. 네가 받은 약속도 그렇다고 생각 안해? 정말 단 한번도 의심해본 적 없어?"
배터리. 리라의 눈동자가 일순 진민호를 향해 간다. 그러고 보니 저 사람이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선 배터리가 필요했었지. 배터리, 배터리... 에너지가 필요한 능력이라.
"배터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까요?"
뭐, 없는 것보다야 뭔들. 리라는 빠르게 후방으로 물러서 새까만 색의 커다란 축음기 스피커 같은 부분과 그것과 연결된 배터리 팩 여러 개를 그려낸다. 의도대로라면 저 축음기 스피커 같은 부분이 빛을 흡수해서 에너지로 변환하겠지만, 그 전에 타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니 이것만 믿을 수는 없고... 리라는 조금 전과는 달리 검은색의 방어벽 여러 개를 그려 거울이 놓인 곳 옆에 늘어둔다.
"플레어! 믿고 싶지 않은 거 알아요! 하지만 사실이고, 우리들을 죽여봤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요! 일어난 일은 이미 일어난 일일 뿐이에요.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다고요!"
평소라면 이런 말보다 더 나은 말을 해줄 수 있었을까. 입술을 깨문 리라는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당신의 선택으로 바꿀 수 있어요! 떠난 사람을 돌아오게 만들 순 없지만 지금처럼 약점을 잡혀 명령에 휘둘리는 신세에서 벗어나, 어쩌면 아직 남아있을 또다른 가족을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 순간, 명확히 스쳐가는 얼굴이 있다.
"당신의 한쪽 눈과 같은 색을 가진, 당신을 언니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직 살아있다고요!"
[잠입조] 방에 들어온 이들은 각자 이것저것 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사 포인트에서 나오는 것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침대 새봄과 수경은 각각 침대를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새봄은 매트릭스 아래에서 어느 한 서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유전자 변형 약물] -그림자는 모두 유전자 변형 약물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주입하게 되면 개인의 유전자가 변형되고, 키메라로 바뀔 수 있다. 물론 자유롭게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한번 주입하게 되면 12시간 동안은 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거미의 유전자를 사용해서 거미형 키메라가 되는것이 가능하다. 오른쪽 팔목에 달아둔 주사침을 스위치로 작동시켜서 주입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싶진 않다. 물론 만일의 경우에는 사용할 생각이다.
수경은 베개 커버 속에서 '유전자 변형 약물'이라는 라벨이 쓰여있는 작은 유리병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약물이 바로 새봄이 본 서류 속에 나오는 약물인 모양입니다.
이 이상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없어보입니다.
-냉장고 랑은 냉장고를 뒤졌고 그 안에서 '해독제'라는 라벨이 담겨있는 초록색 액체가 담겨있는 투명한 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대체 이것은 뭘까요? 뭔진 모르겠지만 뭔가를 해독하는 액체인 모양입니다.
이 이상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책장 철현과 청윤은 각각 책장을 뒤졌습니다. 원서로 쓰여있긴 했지만 그대로 번역기를 통해서 번역해서 읽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거기에 쓰여있는 것들은 그냥 말 그대로 전문 서적입니다. 뇌과학, 생물과학, 폐, 심장 등등.... 그리고 서적 중에서 가장 많았던 것은 '인공적으로 장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책들입니다. 대체 이런 것이 왜 필요한 것일까요?
그 와중에 철현은 다음과 같은 문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 3학구장을 몰아내도록 할 것.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서 몰아낼 것. -이후 제 3학구장의 자리에 앉아서 3학구를 완전히 장악할 것.
아니. 이건 또 무슨 내용인 것일까요? 청윤은 이어서 다음과 같은 문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코드가 도난당하지 않도록 페이크 코드를 4개 추가 입력. -만약 잘못된 코드를 복사해갈 경우 자동적으로 컴퓨터를 폭발할 것 -착각하면 안되니까 적어도 '규칙'을 아는 이는 구분할 수 있도록 할 것.
아무래도 코드에 뭔가 장난질을 친 모양입니다. 일단 이 이상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없는 듯 합니다.
-컴퓨터 서연은 무사히 컴퓨터를 켤 수 있었습니다. 딱히 패스워드가 걸린 것도 아니었고 보안이 걸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문서를 뒤적거리면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해제 코드 2번] 3!%^!!@asbd31129 981asbierkazlker939rad jkwizneklakerianlig zk391!!970skzmds77bla 00dkzneiqklzoqhskh8877
[해제 코드 7번] zknadpqjtmxj00air 38172kzlkajh9991577 zkekijahlz90##1kscom jj28170zkenz!@leifire zkeknipal1!!ksnxklq2214bus
코드가 이렇게 많았던가요?
[플레어조] "...읏.."
레이저에 맞은 은우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고 맞은 부분을 맞고 고통스러워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헤우는 빠르게 뛰어가 은우를 회복시키고 은우를 부축했습니다. 플레어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혜우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저 분노에 가득 찬 눈빛. 하지만 그러면서도 공허한 눈빛을 가만히 보였을 뿐입니다. 하지만 완전히 무시할 순 없었는지 그녀는 이어 입을 열었습니다.
"...시끄러워. ...머리 아프게 하지 마. ...네 말은 게속 나를 머리 아프게 만들어. ...시끄러. 시끄러. 시끄러. 시끄러. 시끄러!"
머리가 아픈지 플레어는 순간적으로 표정을 찡그리면서 한쪽 손을 빼고 자신의 머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거친 숨소리를 내몰아쉬었습니다. 한편 혜성은 그 사이에 초음파 커터를 만든 후에 플레어의 양 손으로 발사했습니다. 형태가 없는 초음파는 클로를 자르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땅의 흔들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추가적으로 공격이 날아오는 것은 어떻게든 막아냈습니다.
한양은 빠르게 모두를 띄운 후에 안전한 곳으로 피했습니다. 그 순간, 땅에서 붉은색 빛이 솟구치기 시작했고, 그대로 그 일대를 완전히 소멸시켰습니다. 만약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으면 소멸했거나 크게 다치지 않았을까요? 이어 한양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에너지 덩어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플레어에게 던졌습니다. 이어 플레어는 그곳을 향해서 빛을 발사했지만, 빛은 그곳으로 빨려들어가는 듯 하더니, 이내 에너지 덩어리와 함께 상쇄되어서 강한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덕분에 플레어는 바로 뒤로 밀려났고 그대로 자리에 넘어졌습니다.
그 사이에 리라는 배터리를 만들고 다시 거울벽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플레어에게 다시 외쳤습니다. 그 말을 들은 플레어는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승아..."
승아라는 이름을 거론하던 플레어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리라를 가만히 바라보았지만, 특별히 무슨 말을 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기세는 도저히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말했잖아. ...안 믿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존재. ...나는 무너뜨리려는 존재." "...명령을 수행...모두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아파...머리 아파...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안 믿어. 안 믿어. 안 믿어..." "...머리 아프게 하지 마아아아아!!"
"핫! 누가 죽어줄 것 같아?!"
이어 디스트로이어는 단번에 점프를 하더니 근처에 있는 파편을 띄웠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대로 메테오처럼 플레어에게 찔러넣었고, 레드윙은 자신의 피를 이용해 땅에서 플레어의 손과 발을 속박했습니다. 메테오처럼 떨어지는 공격에 플레어는 계속해서 명중했습니다. 하지만 쉽사리 쓰러지지 않고 그녀는 계속해서 버티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파편을 아주 가볍게 녹여버리면서 하늘을 향해서 레이저를 연속으로 쏘기 시작했습니다.
"...칫.. 역시 안되나. 어이! 꼬맹이들! 지금 일격을 처넣어!! 일단 레이저는 저쪽으로 향하고 있고, 내가 어떻게든 붙잡아둘테니까!"
이어 디스트로이어는 계속해서 파편을 띄워서 레이저를 공중으로 유도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이상합니다. 레이저의 궤도가 일직선이 아닌 것 같은데.. 살짝 휘지 않았나요? 이거 기분 탓일까요?
하지만 이경은 그 순간 기억을 공유했습니다. 그러자 플레어는 빠르게 눈을 감았습니다. 그 때문에 레이저의 발사되는 빈도가 조금씩 느려졌습니다. 1초에 30번은 넘게 발사되던 것이 1초에 10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무엇보다 제대로 파편을 방어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공격의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방까지 오는 동안 방해는 없다. 유일한 입구이자 출구일 방 문 앞에 선 채, 금은 조사하는 인원들을 지켜보다 뒤돌아 건너온 복도 쪽을 본다. 밖의 인원들은 괜찮을지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금은 무언가 발견한 것들이 있는지 다른 이들을 곁눈질로 보다가는 벽 뒤에 숨겨진 건 없는지, 벽을 두드려보며 소리를 들어본다. 별다를 게 없다 느껴진다면 다시 문 앞에 선 채 경계를 계속한다.
"정말로 믿는다면, 넌 왜 지금 혼란스러워하고 있어? 사실 너도 한번쯤 의심해봤던 거 아냐? 살아있는 게 맞을까? 믿어도 될까? 사실, 고모가 돌아가셨다면? 하지만 의심하는 마음을 스스로 짓밟았겠지. 무서웠을테니까. 네가 믿을 사람은 그사람 뿐인데, 의지할 사람은 그 사람 뿐인데 그들이 하는 말이 거짓말이라고 의심하는 순간 공포가 밀려왔을테니까."
땅이 흔들리고 일대가 소멸하며 나는 굉음 속에서도 혜성은 침착함을 유지해야했다. 머리가 아프다는 플레어의 반응에, 혜성은 무감한 표정으로 확성기를 들었을 뿐이었다.
레이저가, 좀 휘어진 것 같은데.
"레이저 방향이 이상한 것 같은데? 그리고 머리 아프다고 했지, 플레어. 미안하지만 지금부터 조금 더 아플 수도 있어."
참을 수 있잖아. 퍼스트 클래스면. 혜성의 새파란 하늘색 눈동자에 광채가 감돌았다. 혜성은 확성기의 노이즈 소리와 주변의 소음을 가지고 연산을 시작했다. 개량시킨 캐퍼시티 다운을 플레어를 향해 발동한 것이다.
눈으로는 하늘을 본다 달콤한 쿠키의 냄새를 맡으며, 귓가에 스치는 건 추적추적 내리는 비의 소리 동시에 입 안에는 코코아의 달고 따뜻한 감각이 들지만 피부에 스치는 건 물 속에 있는 듯한 물살
...백색이 여태껏 경험했던 일상적인 감각들을 조합하여 혼란시킨다. 뚝, 뚝, 어느새 그의 코에서 붉은 피가 흘렀다. 지속되며 혼란스러운 연산, 그로인해 멈출 일 없는 두뇌. 오롯이 하얀 화폭에 붉은 줄기가 떨어진다. 이번으로 마무리 하지 못하면, 뒤로 물러서서 휴식을 취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아. 그가 말을 뱉는다.
일단 플레어의 정신은 불안정한 것이 확정.. 그리고.. 저 궤도가 구부러진 레이저는 그저 정신상태가 불안정해서 그런 것인가? 그런데.. 그 구부러진 레이저가 파편을 피해서 하늘로 가면, 그저 하늘에서 사라지고 끝일까?
" 이런 ㅆ.... "
젠장.. 일직선이 아닌 레이저가 파편을 피하면 하늘에 레이저가 뭉치는 거 아니야...? 방금의 공격으로 플레어는 우리를 한 번에 전부 없애려고 하는 기세잖아. 다음 공격 역시 광역기 아니냐고. 플레어가 단순히 파편이 거슬린다면 파편을 쏘지 않고, 디스트로이어를 쐈을 거야.
" 다들 조심해요!! 녀석이 공중에 레이저를 모아서 한 번에 공격할 수도 있어! "
@크리에이터 @레드윙
" 제가 플레어를 공중에 띄울 테니깐, 녀석의 공중공격에 대비해서 방어막을 부탁해요! "
한양은 플레어를 염동력으로 단단히 붙잡아서 공중에 띄우고, 공중에서 디스트로이어의 파편에 직접 타격당하도록 만들면서, 혹여나 공중에 모아둔 레이저 구체가 있다면 플레어를 그곳으로 넣어버리려고 했겠다.
랑 선배가 보신 거미가 이거였구나? 음, 혹시 모르니 모두에게 공유하는 게 좋겠다. 서류의 사진을 찍어 단톡방에 공유하려니, 수경이가 들고 있는 병에 눈길이 갔다. 이게 그 약물인 것 같은데, 미리 못쓰게 만들어놓는 게 좋으려나? 그런 생각을 하려니, 수경이가 먼저 부탁해온다.
@김수경 "포도당 수액! 그거 좋은 생각이다~! 좋아! 바꿔치기된 거 모르도록 식용색소도 좀 첨가해서 만들어볼게><"
유리병을 받아들고 잠시 정신을 집중했다. 마침 내가 혹시 몰라서 경구수액 레시피도 미리 알아놨지! 깨끗한 물에, 설탕이랑 소금 약간. 그리고 약물 색상이랑 비슷하게 식용색소를 조색해서 넣으면... 끝! 연산이 끝나자, 수경이에게 다시 유리병을 건넸다.
땅에서 솟구치는 붉은 빛이 마치 연옥의 부름 같아서, 척추를 타고 소름이 돋았다. 저 자리에 있었다면 죽었겠지. 분명 죽었을 거다. 리라는 한양에게 고개를 끄덕여서 감사를 표한 후, 다시 플레어에게 집중했다. 대부분은 머리가 아프다는 하소연과 혼란스러움 명백한 혼잣말들이 주되었지만 적어도 하나, 제대로 반응하는 게 있었다.
승아. 그게 그 파란 머리의 이름인가.
"그게 그 사람 이름이군요. 파란 머리에 파란 눈동자, 단발머리 여자아이. 맞죠? 그 사람과, 승아 씨와 저지먼트는 만난 적이 있어요. 얼마 전 2학구에서였죠."
말을 하면서도 손은 쉴 틈이 없다. 리라는 일전에 충돌을 예상하고 만들어 둔, 물체의 표면을 거울로 만드는 스프레이를 꺼내 제 가방 안에 있는 스테인리스 텀블러의 표면에 골고루 뿌렸다. 이윽고 텀블러의 표면이 충분히 주변을 반사할 정도가 되면 뚜껑을 열어 안에 든 아직 마시기 전의 복숭아 아이스티에도 거울 스프레이를 뿌렸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액체도 조금은 거울의 성질을 띄어서 빛을 반사할 수 있겠지.
"승아 씨는 언니를 만나고 싶다고 했어요. 본인의 어머니를 죽인 사람들을 용납할 수 없다고도 했고요. 그래서 인첨공이 저주스럽다고, 때문에 전부 부숴버릴 거라고도 했어요. 이해하지 못할 만한 사연도 아니었죠! 누구라도 그런 마음이 들었을 거예요! 소중한 사람을 송두리째 뺏긴다면 누구나 절망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 절망에 눈이 가려져서 잘못된 선택을 하면 안 돼요! 그건 아직 남아있는 소중한 사람까지 망가뜨리는 일이니까요!"
직후, 리라는 뚜껑을 연 텀블러를 높이 던진 후 조금 전의 광선총을 텀블러에 쏜다.
"강철준 씨! 이 텀블러 내용물을 플레어에게 부어주세요! 텀블러는 강철준 씨가 방패로 쓰시고요!"
텀블러가 저만치에서 플레어를 교란 중인 철준의 방패가 될 수 있도록. 광선총의 영향으로 양이 늘어났을 아이스티가 약간이라도 저 꺼지지 않는 용광로의 온도를 식힐 수 있도록.
동시에 하던 말도 이어나간다.
"플레어! 승아 씨는 실제로 그렇게 됐어요. 잘못된 선택을 했고, 그게 본인을 확실히 파멸로 이끄는 선택이라는 것도 여즉 모른 채 목숨을 갈아 바치고 있죠! 유니온과 1대 대표이사라는 자들이 짜놓은 판 안에 제발로 들어가서 장기말로서 파멸로 달려가고 있다고요! 언니로서 그건 막아줘야 하잖아요! 언제까지 저들 손에 휘둘려 소중한 사람을 잃을 거예요! 남은 가족은 지켜야죠!"
"언제까지 외면만 하고 있을 수 있을 거 같아! 지금 여기서 전부를 죽여도 네 고모는 돌아오지 않아! 너를 죽도록 이용한 그림자와 대표이사만 좋은 일 시키는 거라고! 네 고모를 죽음으로 몰고 간, 그 빌어먹을 존재들만 기뻐할 뿐이야!!!"
나 외에도 말해주는 부원들이 있었다. 그 중 리라가 어느 인물을 언급하자, 플레어가 한 이름을 중얼거렸다. 분명 영향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아까 그랬지, 닿지 말라고. 그게 정말 네가 원하는 거야? 너한테 소중한 사람은 정말 고모 한 사람 뿐이었어? 지금도 너를 생각하는 그 아이나, 너를 도우려 여기까지 온 세은이는 아무 것도 아니야? 전부 너와 함께 하겠다고 손 내밀어주는데, 그거 전부 필요 없느냔 말이야!!!"
해독제? 랑은 냉장고 안에서 발견한 해독자라는 라벨이 붙은 컵을 꺼내들었다. 이걸 어떻게 한다. 혹시 모르니 챙겨둘까, 그리 생각하며 근처에 담아둘 만한 병이 있다면 그 병에 옮겨 담아두려고 한 뒤, 랑은 서연이 코드를 찾았다며 이야기하자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확실히 코드다. 문제가 있다면 진짜와 가짜가 뒤섞여 있다는 것.
"규칙을 알고 있다면 문제 없는 쪽인가."
랑은 서연이 따로 적어준 나머지 넷의 코드를 확인했다, 네 개의 코드에 있는 공통점이라... 빤히 코드를 쳐다보던 랑은 아무리 봐도 이렇다 할 만한 규칙성이 잘 보이지 않자 눈을 가늘게 떴다. 앞에서부터 봐도 알 수가 없는 조합, 반대로 뒤에서 본다면 어떠려나.
"GYR, BLO, CYB, HYD."
각각 디스트로이어, 레드윙, 크리에이터, 웨이버의 코드 마지막에 쓰인 세 알파벳이다. 이게 뭘 의미하는가, 랑은 그동안 저지먼트가 습득했던 정보를 떠올리듯 눈을 잠시 감았다. 자이로키네시스, 바이오키네시스, 리얼리티 매니퓰레이션, 하이드로키네시스. 아니, 이건 아니다. 두 명은 들어맞지만 나머지 둘이 아니야. 여전히 제대로 된 규칙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랑은, 조금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능력이 강해질수록, 수준이 높아질수록 대분류보다는 소분류에 중점을 둔다고 했던가. 랑은 다시 한 번 머리를 굴렸다.
"디스트로이어는 자이로키네틱...뭐시기, 레드 윙은 블러디 어쩌구였던 것 같은데. 크리에이터는 사이버 리얼리티였나. 웨이버는 하이드로 웨이브라고 했었고."
이렇게라면 얼추 들어맞는다. 넷 모두. 이게 규칙이 맞다면...
"초능력의 소분류를 규칙으로 삼은 거라면... 에어버스터의 코드는 컴프레스 볼, COM이 마지막에 포함된 이 코드겠고." "플레어는 라디올리시스, RAD가 되겠지. "
그럼에도 여전히 확실하지 않았기에, 랑은 잠시 고민하다가 다른 이들을 돌아보며 이야기했다.
"잘못 입력하면 둘 다 즉사할지도 모르니까, 내가 한 번 확인해 보겠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죽을 위기를 그냥 넘길 수는 없으니까."
다들 동의한다면, 먼저 은우의 코드로 예상되는 [zkekijahlz90##1kscom]를 입력했을 때 혹시 세은의 목숨에 위기가 닥칠지를 파악해 보려고 했다.
[잠입조] 금은 일단 벽을 두들기면서 살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빈 공간은 없어보입니다. 일단 계속해서 경계를 서면서 금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수경은 새봄에게 자신이 찾은 약물을 포도당 수액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새봄은 그것을 완벽하게 다른 액체로 바꿔버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적어도 이제 이것을 이용해서는 유전자를 바꿀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서연은 모니터의 화면을 따로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일단 이것으로 코드를 손에 넣긴 했지만 결국 이 중에서 각각 하나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만약 진짜 코드를 알아내지 못한다면... 그대로 세은이는 물론이고 은우와 플레어도 죽을테니까요. 코드 자체를 만질 순 없으니까 그녀의 능력으로 어는 것이 진짜 코드인지 알아낼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랑은 자신의 능력으로 코드 중 하나를 밝혀냈습니다. 그럼 다른 코드는 무엇일까요? 철현은 자신이 가진 의문에 대해서 궁리를 했고, 은우에게 소식을 보내긴 했지만 위에 있는 이들은 한창 싸우는 중이었기에 아마 메시지를 보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일단 왜 인공장기를 만들려고 한 것일까요? 철현이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본 자료들... 혹은 다른 연구소에서 비슷한 것을 보지 않았나요? 이를테면... '제로'라던가요.
한편 금은 복도에서 누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건 다름 아닌 홍서아였습니다. 그녀는 피식 웃으면서 전방을 향해서 총을 쏘았습니다. 금에게 명중하진 않았지만, 아마 문 근처에 총알이 박힌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랑은 순간적으로 '거미'의 불길한 느낌과 '총'이라는 불길한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어떻게 들어왔나 몰라? ...문이 열렸다고 해서 오긴 했는데 정말로 열렸네. 누구려나? 어떤 쥐새끼가 들어온거려나? 응?"
점점 서아가 문 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플레어조] "괜찮아. 이제 괜찮아."
자신을 부축하는 혜우에게 이제 괜찮다고 이야기하며 은우는 그녀에게서 떨어졌습니다. 아마 혜우가 방금 주사한 진통제 덕분일 겁니다. 이어 혜우가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자 플레어는 순간적으로 움찔했습니다. 플레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이를 꽉 악물었습니다.
이어 리라가 자신에게 말을 하자 플레어의 시선이 리라로 향했습니다. 유니온... 1대 대표이사. 그 말을 조용히 중얼거리더니, 이번에도 승아라는 말을 중얼거렸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디스트로이어는 리라의 요청대로 텀블러의 내용물을 플레어에게 부었습니다. 아이스티는 플레어에게 명중했지만 명중하자마자 바로 그대로 증발하듯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등 뒤의 불꽃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와중에 레이저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이경이 계속해서 플레어의 기억을 공유했고 플레어는 어지러운 듯, 순간 비틀거렸습니다. 그 사이에 혜성은 캐퍼시티 다운을 플레어에게 발사했습니다. 순간적으로 플레어는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잡았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하늘에 떠 있는 레이저가 모두 사라지는 효과는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한양은 플레어를 잡고 공중에 띄웠습니다.
"이 아저씨. 오늘은 할 것이 많네." "알았어요. 부부장 오빠."
이어 크리에이터는 키보드를 조작해서 하늘에 아주 거대한 거울 막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플레어는 그 위에 붉은색 피로 만든 장막을 겹으로 설치했습니다. 말 그대로 하늘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커다란 방어막이었습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은우 역시 오른손을 위로 들어올려 아주 거대한 공기 압축 구체를 공중에 띄워서 세겹의 방어벽을 생성했습니다.
"........" "........" "........"
플레어는 공중에 떠 있는채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그녀는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았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렸습니다.
"...죽었어..." "...죽었어..." "...죽었어..." "...나 때문에...죽은거야..."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거야." "...나 때문에... .....결국..."
"승아도....죽어...." ".......나 하나로 인해서...."
그 순간이었습니다. 하늘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하늘 전체가 불타버리는 듯한 광경 그 자체였습니다. 강한 열풍이 불어닥쳤고, 퍼스트클래스가 만든 세 겹의 장막이 힘없이 녹아내렸습니다.
이내 주변의 공기가 더욱 뜨겁게 바뀌었습니다. 한여름보다 더 더운 더위. 자칫 잘못하면 모두 녹아버릴 것 같은 바람이 그곳에 불었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은 2개였습니다. 하나는 저 멀리 보이는 태양. 그리고 또 하나는 아주 가까운 하늘에 떠 있는 눈부신 태양.
그 가운데에 있는 것은 완전히 눈이 죽어버린 플레어의 모습입니다. 마치 삶의 희망. 그 모든 것을 놓아버린 것 같은... 그렇기에 그녀의 연산은 아마 '무의식' 중에 닫고 있던 오버플로우를 발동하고 있었습니다.
"....젠장.... 어이. 꼬맹이들. 도망쳐! 지금 당장!" "세은이를 데리고 빨리 물러서. 어서!! 빨리!!" "뭐하고 있어요! 지금 여기에 있어봐야 좋을 거 없어요!!" "이 아저씨가... 어떻게 막아볼테니까 지금 이 순간, 빨리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은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여기서 빠르게 도망치는 것이 좋을까요? 퍼스트클래스 4명은 빨리 도망가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오빠!!"
"......."
세은이의 외침을 은우는 애써 모르는 척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플레어를 바라볼 뿐입니다. 이어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하나는 찾았다. 아니, 하나는 이라고 할 정도가 아니다. 이정도면 거의 명확하게 규칙을 파악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랑은 나머지 한 개의 코드, 즉 플레어의 코드로 예상되는 [981asbierkazlker939rad]까지도 빠르게 추려낼 수 있었다. 이제 만약을 대비해 확인만 하면 된다. 그러는 와중 느껴지는 불길한 감각에 뒤를 돌아봤으나, 랑은 다시 컴퓨터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당장은 이게 더 중요해. 랑은 서둘러 컴퓨터에 쓰인 플레어의 예상 코드를 입력했을 때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을지를 파악해 보려고 했다.
그 직후에 총탄이 쏘아지는 소리가 들렸기에 랑은 바로 고개를 돌리곤 소리쳤다.
"아까 본 내용대로라면 저 여자는 거미로 변할 수 있을 거다, 총탄에도 무슨 짓을 했을지 몰라. 맞으면 안 된다!"
" 와.. 이거 괜히 공중으로 띄웠ㄴ.. 잠시만.. 오히려 공중이기에 쓸 수 있는 기술이 있잖아... "
서한양은 도망치라는 퍼스트클래스의 말을 듣지 않고, 하늘을 향해 손을 뻗기 시작한다. 서한양은 뜨거운 열기를 참아내면서도 염동력을 극한으로 전개하기 시작한다.
한양은 손을 뻗어 공중에 떠 있는 모든 물체를 집중시켰다. 돌, 금속 조각, 부서진 건물 조각 등이 하나의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이치를 벗어난 능력을 던개해서 주변의 공기와 공간 조차도 한 점으로 압축하기 시작했다. 이내 작은 점은 점점 더 어두워지며, 밀도가 높아져갔다.
한양은 모든 힘을 다해 염동력을 집중시키며, 물질을 더 작은 영역으로 압축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서 점점 강력한 중력이 생겨났고, 주변의 빛조차 휘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서는 옆에 있는 디스트로이어를 톡톡 쳤겠지.
@디스트로이어
" 여기서 제일 센 아저씨, 아저씨가 중력을 더 보태주세요. 혼자서는 안 될 것 같아서요. 저 혼자는 스케일이 작을 것 같아서요. 아저씨하고 우리끼리 새로운 궁극기 좀 만들자고요. "
" 아저씨의 궁극기와는 달라요. 아저씨의 궁극기는 엄청난 중량과 부피로 밀어붙이는 것이지만.. 이번의 기술은 부피를 극단적으로 압축시키고 밀도를 극단적으로 높인 기술.. 간단히 말해서 '블랙홀'이죠. "
" 좋은 생각 같지 않아요? 빛도 열도 모든 흡수하는 블랙홀. 플레어의 공격을 막지도 피하지도 못한다면 차라리 우리가 모르는 다른 차원으로 보내버리자고요. "
나랑 언니가 알아내 준 부장과 세은이의 해체 코드 [zkekijahlz90##1kscom]를 폰에 메모했다.(사실 사이코메트리 써서 확인해도 되니 메모할 필요는 없지만;;;;) 나머지 코드도 나랑 언니의 능력이면 알아낼 수 있겠지? 그럼 여기서 볼 일은 끝난 거려나? 얼른 빠져나가면 플레어를 상대하는 부원들과 퍼클들도 퇴각할 수 있겠지?
마음이 한결 거뜬해져 다른 부원들이 뭘 알아냈는지도 살펴봤다. 특히 선배가 확인한 건, 부장과 세은이의 외삼촌이신 제3학구장에 관한 내용이었다. 현 대표이사 측이랑 그림자는, 제3학구장이 자기 반대파다 싶으니까 내치려던 모양이었다. 그걸 선배가 단톡방에 공유한 걸 뒤늦게 확인했다. 또 인공 장기에 관한 내용들도 많았던 모양인데...
@강철현 " 인공 장기를 많이 연구한 게 혹시 바이오로이드를 만들기 위함은 아닐까? 제로가 본거지에서 제로 시리즈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으니까. "
그때 총 소리가 났다. 수박!? 들켰나? 문을 보니 자연공원에서 들었던 비명소리와 비슷한 데가 있는 목소리가 들려 왔다. 홍서아? 근데 거미?? 뭔데. 나랑 언니가 감지했던 그 거대 거미가 홍서아야??
아, 모르겠다. 일단, 들켰으니 저지해야지. 서연은 리라가 만들어 준 총을 쥐었다. 그리고 문으로 다가오는 자에게 조준하고 발사했다. 맞아 봤자 30초간 행동을 저지할 뿐이지만, 그 동안 다른 부원들이 어떻게든 해 주길!!!
문득 백색은 누군가를 떠올렸다. 허락되지 않는 망각에서도 가장 굳건한 것, 긴 보라색 머리의,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백색은 도망치려던 걸음을 멈추고, 한숨과 함께 걸었다. 흘러내린 코피를 옷소매로 훅 닦아버리고 태양이 떨어지는 가운데 플레어를 향해 걸었다. 하아..
"이러니 저러니... 잘 알지 못하는 사이, 니까. 함부로 말하는 건 너도 싫겠지만."
백색에게 땀이 흐른다. 늘 변함없는 안색에 표정을 피부까지 학습한듯 땀이 거의 흐르지 않던 사람인데. 백색은 턱에서 뚝 떨어지는 땀방울에 신경 쓰지 않으며 그저 걸었다.
"네가.. 내 소중한 사람이랑.. 조금, 겹쳐 보여서 그래. 흘려 들어도 괜찮아."
이런 상황에서도 정갈한 걸음 소리가 터벅, 터벅.
"네가 죽으면"
터벅
"네 소중한 추억은,"
터벅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아."
백색은 플레어의 앞에서 몸을 웅크리고 손을 움직였다. 종이학, 그에게만 보이는 하얀 종이학. 그것이 물어다준다. 타오르는 자에게, 기억을. 아직 재가 되지 못한 것들을.
플레어가 품고 있는 소중한 기억들을 끄집어 올려, 보여 준다.
"그 사람이 세상에 있었다는 흔적을... 남겨야지."
//이 필살기가 진짜 완전 자폭성인지는 모름 실제로 고모 기억해주는 사람이 더 없을 지도 모름. 아무튼 돌진
다가오는 누군가를 보고서 금은 눈을 가늘게 떠낸다. 누구지. 누굴까. 다른 팀이라기엔 이어셋으로 누군가 온다고 전해 들은 것이 없다. 그러니 경계하던 금이야, 총알이 날아와 문 근처에 박히자 바로 문에서 비켜난다. 벽에 바짝 붙은 채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선 혀를 차 낸다. 상대가 들고 있는 것이 총이라니. 일이 귀찮아졌다. 금은 문에서 대각으로 조금 멀어져 서서 복도 밖의 바닥을 바라보았으니, 그 곳에 발화 에너지를 모아 작은 화염을 일으킨다. 그리고 화염에 잠깐 시야가 가려진 차에 금은 들고 있는 쇠파이프를 다가오고 있을 홍서아에게 내던지고서, 또 다시 발화 에너지를 모아 터트리려 시도한다.
저렇게 작은 태양이 된 상태라면 할 수 있는 행동이 거의 없으니까.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열기가 느껴지는 바람을 느끼며 혜성은 앓는 소리를 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바닷물을 워프시켜서 저 위에 직접적으로 쏟아부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크리에이터."
도망가라는 은우의 말에도 불구하고 크리에이터를 향해 질문을 던지던 혜성은 크리에이터에게 대답을 듣기도 전에 은우를 슬쩍 바라봤다. 두어번 눈 깜빡이던 혜성은 흠, 하는 소리를 잠깐 냈다가 세은을 한번 흘끗 바라본 뒤 곧바로 행동했다. 쓰러지지 않을 정도의 파워로 은우의 다리를 걷어찬 것이다. 피했든 피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혜성은 곧 은우의 멱살을 쥐려했다.
"정신차려. 여기까지 와서 퍼스트 클래스니까 희생하겠다 어쩌겠다 소리 할 생각이면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 의욕 떨어트리지말고 그냥 입다물고 있어."
불꽃과 레이저의 파워가 줄어들었다. 리라는 그런 이변을 놓치지 않는다. 차가운 액체가 도움이 되는 건가? 물론 결국 증발해버리긴 했지만... 역시 다량의 차가운 액체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다만 지금 여기에는 하이드로키네시스 사용자가 없고, 이리라가 만드는 액체는 잘 타는 땔감 이상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그럼 어떻게 할까.
"—헉!"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이 붉어진다. 눈과 피부가 타들어갈 것만 같다. 손이 덜덜 떨린다. 열풍에 퍼스트클래스의 힘으로 만들어진 방어막마저 녹아내리면 겨우 몰아쉬던 숨마저 턱 하니 막히는 듯하다.
"......아뇨, 못 가죠! 따지고 보면 제 발언 때문에 상황이 여기까지 치달은 거잖아요? 적어도 저는 절대 못 가요. 끝까지 보조할 거예요!"
공격도 공격이지만 이 열기가 가장 문제다. 그렇다면... 리라는 아래 부분은 무언가를 땅 밑에서 뽑아올릴 수 있는 시추관처럼, 윗부분은 사방으로 강하게 퍼지는 분수처럼 생긴 기계를 만들어 실체화 시킨다. 시추관의 표면에 자잘하게 붙어 있는 소형 레이더는 지하에 있는 수도관이나 지하수를 찾기 위해 장착된 것이다. 그래, '물' 을 찾아야 한다. 최대한 많은 물을 뽑아올려야 해.
관이 땅을 파고 들어간다. 물을 찾는 데 성공한다면 분수 부분으로 물이 솟아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해.
"진민호 경장님. 만약 이 방법으로 물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물의 양을 더 많이, 물의 온도를 더 낮게 조정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그리고 은우 선배님은—"
포스트잇에 황급히 그려진 다음 도구는 큼직한 헤어드라이어와 같은 무언가다. 다만, 윗부분에 무언가를 넣을 수 있는 깔대기가 달렸다는 점이 달랐다. 리라는 함께 그린 지나치게 차가운 하얀 자루(아무래도 내부에 드라이 아이스가 담긴 것 같다.)를 곁들여 그것을 은우에게 건넨다.
"이 깔대기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으면 차가운 바람을 만들 수 있어요. 지금 얼마나 도움이 될 진 모르겠지만... 이 방법으로 기체를 차갑게 만들고, 그 기체를 함유한 은우 선배님의 컴프레스 볼이 플레어를 식힐 수 있다면 조금은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그림자는 제로가 만들어 내는 제로 시리즈 그 깡통들이 " " 자기들 편이라고, 자기들이 맘대로 굴릴 수 있다고 믿는 거 같아. " "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면 " " 그래서 현 대표이사가 유니온과 제로를 견제하게 되면 " " 유니온과 제로를 막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몰라. "
확실친 않다. 말해 봤자 1도 안 먹힐 수도 있고, 먹힌대도 오히려 역효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니온이나 제로가 현 대표이사와 그림자 측의 협조자로만 여겨지면 앞으로도 곤란할 거라고, 근거는 불명확해 차라리 신앙에 가까운 확신이 서연에겐 있었다.
>>607 님이 먼저 썰 뜯엇자나(옆자리 비집고 들어감) 서사 정해서 맘 편하긴 한데 갠이벤 할지말지 진짜 고민중임 하면 좋은 점이 서사를 좀 더 극적으로 풀 수 있고 안 좋은 점은 내가 갈려나가고 광공이든 내 npc든 사망루트가 포함되었다는 거... 경우에 따라 npc 몰살임😒 (복복에 복실해짐)(복실뱜)
루프 없어서 온리 1회로 정해지는 생사결 경고 단 3회 그 이후 경고 없이 무조건 행동한 결과대로 진행 코뿔소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지만 앞서 말한 경고 다 써버리면 이제 애들 멘탈 빠개지는거 직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도게자 파티와 분쟁 끌려가서 님같은 사람 처음 본다며 자와자와 파티...?
나는... 나는 못 견딤... 나 맨날 최악부터 생각하는 나쁜 버릇 있어서 벌써 분쟁 끌려가서 15줄 사과문 쓰는거 생각했음
[잠입조] 금은 총알을 피한 후, 복도 바닥에 발화 에너지를 모아서 터트렸습니다. 그 때문에 서아는 다가가다가 일단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연기가 그녀의 시선을 막는 동안, 금은 쇠파이프를 던졌고 그것을 터트렸습니다. 연기 너머에서 칫 소리가 나왔고, 바로 몸을 옆으로 구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 능력. 저지먼트인 모양이지? 후훗. 그래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은 잘 알텐데?"
이어 서연은 문 너머에서 총을 조준한 후에 발사했고 서아에게 명중시켰습니다. 덕분에 서아는 30초간 행동이 멈췄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아직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어 청윤은 타이밍을 본 후에, 최대 출력으로 공기탄을 연사했습니다. 레벨4의 공기탄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했고, 그대로 서아에게 명중시켰고 서아는 큭! 소리를 내면서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새봄은 달려들었고 오른쪽 팔목에 있는 것들을 모두 시럽으로 바꿨습니다. 바로 눈앞에서 약물이 시럽으로 바뀌자 서아는 순간 당황해서 큿! 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겨우 몸이 움직여지자 서아는 새봄의 몸을 발로 걷어차려고 했습니다.
"이, 이게...무, 무슨 짓을!!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리고 서아는 이어 수경이 들고 있는 약병을 바라봤습니다. 이어 그녀는 수경이 들고 있는 그 약병을 뺏기 위해서 달려들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철현의 목소리를 듣고 피식 웃었습니다.
"정말 언제 들어도 짜증나는 목소리인걸? 하지만 얼마나 여유로울 수 있을까?"
이미 내용물이 바뀌긴 했지만, 그것을 알 리 없는 서아는 아마 수경에게서 약물을 뺏으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 와중에 새봄에게 총을 겨눠서 방아쇠를 당기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직접적으로 건든 것이 상당히 짜증이 난 모양입니다.
[플레어조] 아무도 은우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혜성은 은우의 멱살을 잡았습니다. 그러자 은우는 혜성의 손을 뿌리치면서 오히려 화난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럼 어쩌란건데!! 지금 상황 이해가 안돼?! 너도 3학년이잖아! 지금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알잖아!! 그런데... 그런데!!"
"......." "......."
디스트로이어와 크리에이터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디스트로이어는 작게 혀를 찼습니다. 자신에게 요청을 하는 한양의 모습. 그리고 리라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두 사람은 이어 은우를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이어 입을 연 것은 디스트로이어였습니다.
"어림도 없는 소리다. 저 자식이 저렇게까지 나온 이상, 그렇게 한다고 해봐야 다 녹아버려. ...그게 바로 인첨공 제 2위의 실력이다." "물을 끼얹어서 온도를 낮출 순 있겠지만 아저씨의 계산에는... 그래봐야 오래 버티지 못해. 모든 것을 멸하는 포토키네시스 능력자. 그것이 플레어야."
아이디어는 좋지만, 두 사람의 방식대로 해도 소용이 없다는 듯, 두 사람은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실제로 한양이 생성한 기술은 디스트로이어가 뭘 하기도 전에 그대로 깨졌습니다. 아마 그에 대한 충격파의 영향을 한양은 그대로 받았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2위의 힘일까요? 말 그대로 압도적인 실력차이입니다.
그 와중에 이경은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경은 아마 기억을 건드리다가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뭔가가 강력하게 차단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뇌에서 방출되는 전기신호가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하게 막고 있었습니다. 죽여라. 죽여라. 임무를 수행해라. 플레어. 죽여라. 죽여라. 그런 기억을 그는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틀림없습니다. '오지덕' 박사의 목소리입니다. 실시간으로 명령을 내리는 것일까요?
이어 크리에이터는 가만히 리라가 뽑아낸 물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한가지 방법이 있긴 해. 하지만 이 아저씨가 생각하기에 너무 위험..."
"아저씨!!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전원 대피시켜야지!!"
"난 안 가..."
이어 세은은 혜우의 손을 꼬옥 잡았습니다. 물론 플레어의 시선은 조금도 혜우에게 향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애초에 혜우의 말이 닿지 않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세은에게는 분명히 닿았습니다. 이어 그녀는 은우에게 분명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안 가. 오빠. 죽어도 여기서 같이 죽을 거야. 더 이상... 더 이상... 도망치지 않을 거야. 지금 이 순간만큼은 도망칠 수 없어. 이대로 도망치면... 오빠도, 다른 퍼스트클래스 3명도 죽을지도 모르잖아. 싫어. 더 이상 싫어. 무슨 일이 있어도 싫어."
"야!! 세은아!!"
"오빠야말로... 다른 부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지금 여기서 도망치라고 해서 도망치면...부원들의 말이 편할 것 같아? 오빠 덕분에 살았다고 오빠에게 고맙다고 할 것 같아?!"
"...!"
"네 패배다. 에어버스터. 핫. 그러니까 부하들의 교육은 평소에 시켜야지. 그래서 아재.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저 에너지 덩어리가 발사되는 순간, 저지먼트 아이들이 그보다 더 높게 뛰는 거야. 그렇다면... 적어도 무방비 상태의 플레어를 마주할 수 있어. 우리 4명은 죽을 각오로 그 에너지 덩어리를 막아내는거야. 적어도 한번은 이 아저씨의 생각대로라면 막아낼 수 있어. 하지만...딱 한번만이야. 그 이상은 안돼. 할 수 있겠니? 얘들아?"
"....호오... 확실히 그것밖에는 없나."
"각오가 되어있다면... 저 물 위에 올라타렴. 그럼 이 아저씨가 높게 띄워줄테니까. 레드윙. 아이들의 등에 날개를 달아주렴."
"네!"
이어 보라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모두의 등에 붉은색 날개를 생성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그녀의 피였습니다. 아마 그것을 이용하면 공중으로 높게 뜬 후에 단번에 하늘을 비행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어 세은은 가장 먼저 치솟아오르는 물로 향했습니다.
"오빠..." "언제나 지켜줘서 고마워.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내가, 우리가 퍼스트클래스를 지켜줄게." "봄이라면 불가능해도... 이제는 가능해." "그러니까 우리를 믿어. 오빠."
"........"
이어 은우는 이를 꽉 악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습니다.
"죽지 마. ...아무도 죽지 마. ...알았지? 모두 무사히 살아와야만 해. 알았지?!"
그 순간이었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이 더욱 강렬하게 반짝였습니다. 이어 플레어는 두 팔을 앞으로 뻗었습니다. 그 태양은 이내 앞으로 조금씩 튀어나왔습니다. 뜨거운 불꽃이 그 자리에 모여있었고, 그 불꽃은 더욱 강렬하게 반짝였습니다.
"얘들아! 가라! 여기는 이 아저씨들이 막아낼테니까... 플레어를 부탁하마!"
만약 물 위에 올라탔으면, 그대로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능력으로 단번에 수압을 조절해서 아이들을 공중으로 붕 띄웠을 것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물 위에 탄 이들 뿐입니다. 다른 방법이 있다면 다르게 대처해도 되겠죠.
어쨌건 그 순간... 반짝이던 불꽃 구체는 그대로 아래를 향해서 무차별적으로 레이저를 발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레이저에 명중하는 것들은 모두 흔적도 없이 기체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Rain of Extinction
그것은 파멸의 비였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높게 뛰어올랐다면 완전히 무방비 상태의 플레어가 그들의 눈에 보였을 것입니다. 그녀의 머리에선 하얀색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경은 전기 신호가 많이 약해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여기까지! 반응레스를 쓰고 마무리를 짓도록 해요! 다들 수고했어요!
뭐...갠이벤 하는 건 본인 선택이라서 하고 싶으면 하는 거긴 하지만 빌드업이 조지게 걸릴 것 같다면 타임 점프라는 기술을 써서 굵직한 사건을 풀어내는 게 좋을 것 같긴 한데 어 탱주가 끌리는대로 하자. 갠이벤 할 생각도 없고 서사도 안정한 내가 해줄 말이 읎어용 온사람들은 어서오고.
마음: 그냥 다 죽여버리고 렙5 찍은 뒤에 킬러 인스팅트 계승하는 서사는 안 되나? 그렇지만 모두와 행복하게 살았고 느그오빠승천서사도 괜찮은데 그럼 너무 내 얘기만 하는 것 같잖아 진짜 내 마음은 몰까 T적 사고: 달력과 날씨를 봐라 습기에 편두통 생기는 자여(마음: 이열 일케 극단적인 걸 보니 이번 달은 좀 호르몬이 빡센가본데) 몸: 작작하고 살려줘 tl발 회사: 월요일 2분 남았다! 나: 제발
라서 좀 쉬면서 생각해보려고... 일단 이 마의 기간만 좀 어케 하고 나 오늘 나갔다 들어와서 단순히 더웠단 이유로 걍 머리카락 북북 잘라버릴까 고민할 정도로 좀... 호르몬이 흉폭했다... 님들은 이런거 겪지마
두 코드 모두 안전하다. 랑은 이 곳에서의 볼 일은 끝났다는 듯 컴퓨터 앞에서 벗어났다. 그리고는 벌써 교전을 시작한 서아와 나머지 저지먼트 인원들 사이로 끼어들 틈을 노렸다, 상대는 총기를 가지고 있고. 여차하면 변신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싸워야 한다. 그렇다면... 저 여자가 변신하기 전에 최대한 전력을 온존해야겠지.
그렇기에 랑은 수경의 약물을 빼앗으면서도 새봄에게 방아쇠를 당기려 드는 서아의 팔아 채찍을 휘둘렀다. 휘감아 틀어버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강하게 후려쳐 각도를 비틀어버릴 생각이었다.
"좋네, 그런 식으로 급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까."
그 시도가 먹히든 먹히지 않았든, 랑은 다음 순간 방패를 펼치고 뛰어들어 서아를 벽으로 밀쳐 부딪히게끔 하려고 했다.
리라의 총은 다행히 효과가 있었다. 덕분에 청윤이가 홍서아를 쓰러뜨릴 수 있었고, 뒤이어 새봄이가 홍서아의 오른쪽 팔목에 있는 약물을 시럽으로 바꿨다. 근데... 그러고도 움직인다? 청윤이의 공기탄이 안 아플 리 없는데, 시럽도 팔팔 끓고 있었는데, 통각이 없나? 용케도 움직이네;;;; 다시 한 번 총을 쏘려 했으나, 새봄이와 붙어 있으니 조준 보정이 붙어도 팀킬이 될까 망설여졌다. 그 사이 홍서아는 수경이가 든 약병에 주목해서는 다가붙는가 싶더니, 선배에게 조롱조로 지껄였다. 얼마나 여유로울 수 있을까? 짜증나네.
" 나도 궁금하다. 홍서아 박사. 당신이 얼마나 여유로울 수 있을지. " " 높으신 분들하고도 연줄이 닿은 유명한 박사면 훨씬 똑똑할 줄 알았는데 " " 제로쓰리 제로세븐 그 깡통들한테 일 시키고 모니터링 한 번 안 하대? " " 제로 시리즈들이 당신들 뜻대로만 움직일 거 같아서야? " " 당신들이 만든 깡통이 아니잖아. 갑툭튀한 AI 제로가 만들었다며? " " 근데 뭘 보고 덜컥 믿고 써? "
접때 했던 소리 다시 하는 거라 앵무새가 된 거 같지만... 그래도 한 번 더 해봐야겠다.
" 제로세븐이 우리 부부장 공격했던 건 알아? 당신들이 시킨 거 아니고 지 혼자 움직인 거던데? " " 퍼클들이 말 안 듣는 게 불만이면서, 멋대로 움직이는 바이오로이드한텐 혹하냐? " " AI 제로를 누가 만들었는지, 만든 목적이 뭔진 알아? " " 당신들과 다른 목적이라도 갖고 있으면 어쩌려고? " " 바보 아냐?? "
지껄이다 너무 정신 팔았나? 어느새 홍서아는 새봄이에게 총을 쏠 태세다. 황급히 총을 움키고 있는 그 손을 향해 발포했다.
오늘의 커리큘럼은 예전에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했던 대상을 다시 한 번 사이코메트리하는 것이었다. 4렙이 되기 전, 혹은 4렙이라고 판정받은 직후에 비해 정보를 얼마나 더 많이,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직접 확인하면서 동기 부여를 해 보란 취지란다. 그보단 내가 보는 정보들이 저지먼트에 얼마나 쓸모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게 더 동기 부여가 될 거 같은데. 지금의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저지먼트의 목표 달성, 즉 인첨공의 모든 사람들을 몰살시킬 생각으로 드릉드릉한 미친 수박들(유니온과 제로는 물론, 현 대표이사랑 그림자 측도...)을 저지하는 거니. 이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구원은 4렙이 됐으니 지원금이 새로 책정됐다고 전해 주더라. 그 액수에 놀라야 할지,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지원금이 책정되고 있는 상황에 놀라야 할지 모르겠다. 가장 놀라운 건, 3렙 때 받은 지원금만큼만 쓰고 나머지는 저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앉았는 나다.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지출 계획을 짜고 있지? 좋은 현상인지, 머리가 반쯤 돌고 말았는지 아직 분간은 안 된다만, 그래도 빌어 본다. 선배도 나도 수능 칠 수 있길...
1.퍼스트클래스들과 연합해서 플레어를 쓰러뜨리는 루트부터 한다. -> 차후 홍서아 전투 스킵처리. 코드 얻기 가능 2.코드부터 얻는 루트부터 한다 -> 디스트로이어와 크리에이터 사망 처리. 레드윙 중상 처리로 리타이어. 은우 부상 처리. 그 대신 한없이 약해진 플레어 레이드 가능
좁은 복도. 상대가 총을 들고 있는 것이 조금 더 유리하긴 하다만, 한 번 기회를 뺏는다면 우리의 능력으로 대치 상황을 엎어버리는 건 충분할 것이었다. 복도에 가득 한 연기에 바랬던 대로 상대가 공격할 기회를 놓치자 다른 이들과 같이 상대를 공격한다. 쓰러졌다 일어났음에도, 아직 총을 손에서 놓지 못한 서아의 모습을 보고서 그 총을 들고 있는 손의 좌표로 발화 에너지를 모아 작은 폭발을 일으키려 시도한다.
라는 대사와 함께 볼을 콕 찌르며 윙크를 날리다, 현타가 와서 손을 툭 떨궜다. 즉흥적으로 생각나서 날린 도발이긴 한데 이거 생각보다 민망하네.
"거 문단속을 철저히 하셨어야지~! 덕분에 우린 아주 둔둔~하게 얻어가지만요!"
위험천만한 상황인데도 이쪽이 악당인 것처럼 껄렁한 말투로 약을 올리던 찰나 내밀어진 총구에 아차 싶었다. 움직여라. 쓰러지면 저사람 꼭두각시가 되고 말거야. 리라 언니의 방패(처음 가져온 건 철형 납치사건 때 타버려서 부실에 있던 여분을 가져왔다)를 크게 만들어 총알을 막아내려 할 수 있는 만큼 몸에 힘을 주고 버텼다. 이게 실패하더라도 한번 정도는 괜찮겠지. 왜냐면 나한텐 리라언니의 팔찌도 있거든! 그냥 맞아줄 수도 있지만, 그럼 모양새가 별로 좋지 않으니까. 그 다음에는 -
방법이 없는 건가. 디스트로이어와 크리에이터의 말을 듣던 리라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솔직히 이쯤 되면 정말 심각하게 두려워지고 만다. 당연하게도 죽음이 기꺼운 사람은 없으니까. 이리라와 같은 사람은 더더욱 그렇고.
다만, 이어지는 크리에이터의 말에 불투명한 포말처럼 밀려오던 절망은 한꺼풀 벗겨진다.
"지금은 뭘 해도 위험해요. 그리고 아까 말했듯이 저는 도망칠 생각이 없고요. 세은 후배님 말이 전부 맞아요, 은우 선배님. 지금 도망치면 우리 마음이 정말 편할 거라고 생각하세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평생 그 순간을 후회하며 고통스러운 삶을 영위하겠죠. 전 살고 싶지만, 명백하게 살고 싶지만 고통스럽게 과거를 후회하는 생보다는 편안하고 미래를 그려나가는 생을 살아가고 싶어요. 그러니까 도망칠 수 없습니다."
등에 달린 붉은 날개는 이제 조금 더 친숙하다. 리라는 포스트잇을 꾹 쥐고 세은을 따라 치솟는 물로 향한다.
"네 분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자 하시니 저도 그렇게 하겠어요. 그리고... 보라 양. 다음에 제대로 합동 공연을 하게 된다면 각자의 빛깔이 담긴 날개를 달고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저의 그림으로, 보라 양은 이 붉은 날개로. 강력한 만큼 아름다운 날개를 극한 상황에만 보기엔 조금 아쉬워서요."
그런 말도 이런 미소도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는 맞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기약한 리라는 수압을 타고 날아오른다. 상공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새삼스럽게도 작다. 게다가 온전한 무방비 상태의 플레어는 생각보다 더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작은 사람이라서, 목구멍 아래에서부터 무언가가 북받쳐 오른다.
"플레어! 멈춰요!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것도, 당신에게 명령하는 머릿속 목소리도 모두 고통스러운 거 알아요. 하지만 여기서 포기한다면, 모든 걸 멸하고 끝내 당신 스스로마저 멸하면 남겨진 당신의 동생은 어떻게 되는 거죠? 당신이 안위를 챙기던 세은 후배님은요? 뮤엇보다 플레어 당신 자신은, 본인을 이렇게 내버려도 괜찮은 건가요?!"
말이 잘 정리되지 않았다. 다만, 그저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당신 탓이 아니에요! 당신은 그저 존재했을 뿐이잖아요! 잘못한 사람이 있다면 심장에 폭탄을 박아넣는다는 엽기적인 발상을 한 인간들이고, 사람 하나 쥐락펴락 하겠다고 위험한 수술 끝에 귀중한 목숨 하나를 날린 인간들이고, 끝내 당신을 속이고 조종하려는 인간들이에요."
새빨간 하늘과 파란 하늘이 어지럽게 섞인다. 시야가 시큰거려서 어쩐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리라는 날아오른 그대로 포스트잇에 눈송이를 흩뿌리는 작은 구름을 그려내 플레어의 주위에 실체화 시킨다.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 죽음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당신은 아직 잘못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멈춰줘요.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을 앗아가지 말아요. 그게 얼마나 괴로운지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잖아요!"
>>0 늘 졸린 표정으로 훈련과 커리큘럼에 대충이거나, 몰래 빠져나가려 시도하던 이전과 달리 타깃을 겨누며 훈련 중인 금의 표정은 진지했다. 그 표정이야 금이 겪었던 모든 사건들의 고난이 여실히 담긴 표정이라, 앞으로 생긴 일들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던 금과의 상담 때를 다시 떠올리게 했을까. 그때 금의 얼굴이야 무언가 결심한 자의 얼굴이었으니. 담당 연구원은 매직미러 너머로 타깃을 불태우는 금을 바라봤다. 불타는 타깃 앞에 선 금의 눈빛은 반짝이고 있었고, 그 속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오 고3. 공부는 잘 되고 있냐?" "커리큘럼 시간을 좀 줄여주시면 공부할 시간이 생길 것 같아요." "그건 안된다. 레벨 4쯤 됐으면 협력요청 들어오는 것도 검토해서 확인하고 협력하고, 공부도 하고 해야지. 뭐 할지 생각했냐?" "제가 과로로 한번 더 쓰러지고 싶진 않은데요..."
"그렇게 됐군요. 그럼 다음 시간이 마지막이겠네요." "어쩌면요. 솔직히 바꾸고 싶지 않지만 연구원님이 말씀하신 게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아니기도 하고요... 그래도 시간 절약을 위해 옮기는 거니까, 제가 운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다시 올 수 있을 거예요!"
작은 수첩 위에 그린 그림이 실체화 된 미니어쳐 자동차와 학교 건물, 그리고 그보다 더 작은 사람들의 모형을 사이에 두고 그와 마주 앉은 연한 라벤더색 눈동자의 여자아이는 미소짓고 있었다. 선경은 가장 처음 이 아이를 보았을 때를 회상하다가 문득 마주 미소짓는다. 불안정한 상태로 갓 인첨공에 들어와 애써 단단한 척 하던 그때와 달리 지금 이 아이의 마음 속에는 단단한 심지가 생겼다. 상담을 타의에 의해 그만두게 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마음의 힘이 생긴 아이는 어두운 과거를 끝내 헤쳐 나왔다. 앞으로 생겨나갈 수많은 시련 또한 그렇게 이겨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상담이 아니어도 되니까 언제든 놀러와요. 센터는 늘 열려 있어요." "네!"
탁상 위 아날로그 시계의 바늘이 상담 종료 시간 10분 전을 가리킨다.
"시간이 거의 다 됐네요. 오늘도 수고했어요. 혹시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이야기...... 네, 있어요." "무슨 이야기일까요?"
다 마신 컵을 치운 뒤 리라를 바라본 선경은 그제서야 상대의 표정이 미묘하다는 것을 인지한다. 아니, 무언가 망설이는 듯한...
"리라, 무슨 이야기든 해도 괜찮아요. 여긴 그런 곳이잖아요." "......오늘은 제 얘기가 아닌데도요?" "뭐든 좋아요. 리라의 이야기가 아니면 무슨 이야기일까요?"
머뭇거리던 리라는 그제서야 가방에서 버튼이 두 개 달린 작고 하얀 상자를 하나 꺼내놓았다.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에요. 정확히는, 선생님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요."
버튼을 누르자 상자의 크기가 커진다. 이윽고 상자를 열면, 선경의 흔들림 없던 얼굴에도 금이 간다.
Q : 자캐가_잘_때_옷차림 - 선배랑 커플룩을 맞췄다면situplay>1597046763>809 그 잠옷을 입을 듯해요 Q : 자캐의_고독에_대한_면역은 - 별 생각이 없을 듯해요. 혼자 지내든 여럿이서 지내든 닥친 상황에 적응할 타입이랄까요👀👀 Q : 자캐에게_가치있는_것은 - 생존 그 자체, 맘 편히 지낼 수 있는 환경, 선배 포함 친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배 안 곯고 지낼 곳 있고 속 편하면 최고!!!)
@코뿔소 내키시면 주세요~~ ><
코뿔소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잘_때_옷차림 자캐의_고독에_대한_면역은 자캐에게_가치있는_것은
그녀의 말에 한껏 당황하여 움찔거린다. 결국 자신이 건넨 당근을 받고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우물거리는 것을 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마른 세수를 한번 한다.
" 그게 아니라.... " " 오레오가 너한테 몸통박치기를 하진 않을거 아니냐. "
결국 그제서야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실토했다. ...늦은 것 같지만.
" 엌ㅋㅋㅋㅋ " " 귀여운데? 자주 해줄까? "
주먹으로 쓰다듬자, 찌그러진 고양이같은 상태가 된 애린을 보며 키득키득 웃기 시작한 동월은, 그대로 그녀의 머리를 몇 번이나 북북 쓰다듬고 만족할때가 되어서야 손을 내렸다. 손바닥이 아니라 주먹으로 머리를 쓰다듬는게 조금 오묘한 느낌이긴 했지만... 아무튼 귀여웠으니 된거 아닐까.
" ...하여간, 사람 표정 읽는데는 선수라니까. "
미세하게 떨리는 입꼬리를 알아챈 것인지, 떨떠름하다고 지적하는 말에 툴툴거리며 시선을 옆으로 돌린다.
" 아니 오히려 그게 평범한거 아닐까. " " 결국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은 특별한 삶을 동경하는 법이니까. "
자기 손으로 턱을 훑으며 고민에 빠져본다. 뭐 물론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첨공 안에서 살아가는건 '특별한 삶' 의 범주에 들테지만, 그들에게는 이것이 평범함이니까. 그들이 굴곡 없는 삶을 원하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특별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동월은 동월은 헛소리를 내뱉어본다.
" ...... "
다른건 차치하고서라도, 자신을 이름이 아닌 '슨배임' 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진짜 그러지는 않았지만)한껏 뚱한 표정을 지으며 도끼눈으로 애린을 바라보던 동월은, 이내 나직하게 중얼거린다.
" 이름 안불러주면 당근 안줌. "
....과연 그건 유효한 협박이었을까..?
" ...혜우가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
다만 재생되기 전까지 극심한 고통 속에서 발버둥 쳐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겠지.
" 나중에 한번 그 머리카락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어... " " 머리라도 감겨줄까? "
과연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현재로써는 알 방법이 없었다. 정말 제대로 살펴보려면 정글을 탐험한다는 느낌으로 파헤져야 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머리를 감겨준다는 농담도 던져본다.
그나저나, 모카고 시즌 투는 뭐야?
" 모카고가 아니라 목화그에에- "
눈을 감은 상태로 목화고라고 정정해주려던 찰나에, 볼이 잡혀 늘어진다. 뭐라뭐라 덧붙이며 장난을 이어갈까도 싶었지만, 여기서 볼따구가 더 늘어났다간 모 해적 만화처럼 당고가 떨어져나올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그만두기로 하고 눈을 떴다.
" 안전한 미지의 세계... 없는건 아니다만. " " 아직 가볼 시기는 아니긴 하지. " " 언젠간 갈 수 있을지도 몰라. "
의미심장한 말. 그곳은 괴이를 말하는걸까? 하지만 '안전' 과는 굉장히 거리가 먼 곳이라... 동월이 어느 곳을 말하는지는 모르는 일이다. 눈치가 꽤 좋은 애린이라면 알아챌수도?
" 모른다면 할 말은 없긴 한데... " " 내 언젠가 너한테 마음의 준비를 가르치고 말리라.... "
자신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분한 걸까? 단순히 마음의 준비 뿐만이 아니라, 애린에게 알려주기로 한 것을 알려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깨우칠 것이긴 하지만... 아무튼 분하다는 표정으로 볼멘소리를 낸다.
" 그치만.... 뭐랄까, 동물들한테는 그러기 좀 힘들단 말이야. " " 뭔가 내가 건드리면 픽 쓰러질 것 같고... "
왠진 모르겠지만, 동월은 동물들에게 미움을 받는 것 같다. 그것은 단순히 살아있는 동물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리라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그림 동물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뭐 토끼 메이드인 밀크와는 나름 잘 지내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럼에도 그 솜방망이 주먹에 툭툭 맞고 사는것은 변하지 않았다.
" ...나한테도 그런 속성 없다. " " 내가 그딴짓을 하고있으면 당장에 보쌈해서 괴이에 갖다 버려라. "
애린이 말한 대로, 바부바부 거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는, 소름이 돋았는지 몸을 부르르 떨어댄다.
" .....태오 선배..? "
평소처럼 가라앉은 애린의 모습이었지만, 말투가 합쳐지니 어쩐지 그의 모습이 생각나는 것 같아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 지식의 저주... 같은건 잘 모르겠다. " " 난 돌대가리거든! "
자랑이다.
" ..... "
무수한 사랑해의 요청에 한줄기 소름이 등을 타고 오른다. 물론 동월이 사고를 자주 친다곤 해도 그게 그렇게까지 큰 사고가 된 적은 없었고, 앞으로도 아마 그렇게 되진 않을테지만... 조금 무서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글쎄, 물론 내 안에도 이상형이라는게 있을거고, 그 이상형의 모습이 너와 닮았을지 아닐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 " 알게 뭐야. "
모든 것 까지는 필요 없었다. 동월은 한가지면 됐다. 자기 자신도 그것을 알고있기에, 그저 입가에 시원스런 미소를 띄우며 말할 수 있는 것이다.
>>856 >>857 리라주 하늘하늘 샤방샤방한 원피스에 도톰 폭신한 가디건이군요. 잘 어울리겠다!! 어...@ㅁ@ 군중 속의 고독 정도도 아니고 무리에서 배제되고 해코지도 당하는 상황은 누구라도 취약하지 않을까요...;;;;;; 암튼 리라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에너지를 얻는 성향이란 건 알 거 같아요~ 그리고 리라한테 가치 있는 것들을 보니, 리라는 저 가치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누구보다 강해질 거 같단 생각이 드네요 12시간 후 도착이면 한국 시간으로 새벽 2시에나 도착하시겠네요. 시차 적응 빡셀 테니 부디 기내에서 꿀잠 주무셨길요...
>>860 여로주:3 여로의 상징색이 보라색이면 보라색 여우 잠옷 아닐까요!!! ...근데 혼자서 보드게임은 어떻게 한다죠? 4인 게임을 혼자 해 버린다 치면 4명의 게임 상황을 다 외우는가;;;; 상대한테 내 패를 속여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은 혼자 하면 패를 다 아는데 가능한가요? @ㅁ@ 음, 동거조와 저지먼트와 보드게임은 알겠는데 순대는 혹시 반려동물인가요? (설마 음식 순대인가 싶은데, 위키를 봐도 잘 모르겠어서요^c^;;;;; )
>>874 한양주 하지만 아직 나흘 남았죠................ (◀돌 맞을 소리)
>>877 캡 어서 오세요오오오 새로운 환경이지만 이전보다 만족스러우신 거 같아 잘됐어요 >< 2페이즈로 빨리 넘어가고 설득을 열심히 시도한 게 전력 손실이나 부상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 거 같던데요. 명대사나 좋은 판단들도 많이 나왔고요. 지하쪽도 수경주, 리라주, 랑주, 캡 덕에 코드 빨리 건졌으니 홍서아 제압하면(???) 마무리겠죠?^^;;;;
>>879 수경주 이런 날씨엔 컨디션이 좋으려야 좋을 수가 없죠. 덜 습하고 시원한 실내에 존버해야 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황해서 움찔거리는 당신의 반응에 도리어 보란듯이 당당한 포즈를 취하던 그녀는 결국 당근을 야금야금 처리해버리는 자신을 보고선 한숨에 마른세수를 더하자 의문을 더했다.
"흐으으음... 으으으음..."
결국 당신이 품고 있던 고민은 '과연 오레오가 그녀에게 몸통박치기를 했을 것이냐.' 에 대한 것이었다. 찬찬히 기억을 되짚으며 그녀의 과거에게 물어본 결과...
"없진 않았을 걸여? 오레오같은 토끼들은 가끔 냅다 박으려 들기도 함다."
물론 그 기준과 강도가 어느정도인지까진 역시 그녀라도 생소했을까, 아무리 오랫동안 오레오를 돌봐온 그녀라도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는게 아닌 이상 오레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진 알수 없을테니까, 단지 그동안 함께 살아왔던 기간만큼의 유대감으로 대강 이해할 뿐이었고, 우연히도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뿐일테다.
"큿... 만날 슨배임만 당할수는 읎지여... 이런 때만큼은 용서하겠서..."
당신이 충분히 만족할 때까지 북북 쓰다듬고 있었고, 그 손이 떠나간 뒤에도 한참동안 찌그러진 채로 있던 그녀는 그 다음 말을 이어갈 쯤에서야 서서히 자세를 바로잡기 시작했다.
"의외로 즈가 선수가 아니라 슨배임이 눈에 띄는 걸지두 모름다."
물론 진짜 그런지는 그녀도 아는 바가 없겠지만, 아무래도 자신에게 눈썰미가 있으리라곤 생각되지 않아서일까? 오히려 감이라는게 있으면 몰라도...
"후우우우움... 역시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생물이네여... 언어적인 부분을 떠나 그 모든 생물체 중에서두 말임다..."
스스로의 턱을 훑으며 고민에 빠진 당신을 그대로 따라하던 그녀는 이렇게 종종 철학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모습도 신기하다는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렴, 그래도 일단은 선배 아닌가. 이러나 저러나 자신보다 경험이 많은 것은 당연할테다.
"...않... 않이... 그... 잠만여...!!!"
뚱한 표정과 함께 도끼눈이 되어 자신을 바라보는 당신의 매서운 시선에 그녀는 놀란 토끼눈이 되어 이리저리 눈을 굴리기 시작했다.
"거... 음... 거시기... 엄..."
분명 자신의 입으로 '토끼에게 당근은 주식이 아니라 간식 수준인 것,' 이라 말했음에도 막상 지금 와서 보이는 반응이란... 역시 그곳에 농담으로 삼을만한 것이 있다면 사람은 그걸 가만두지 않는 법이었다.
"월... ... 선배...?"
작은 빅뱅이 일어나는 눈동자 속에선 이내 여러가지 색이 중심부로부터 산란해나가고 있었고, 그것은 본래 가지고 있던 색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반사되고 있었다.
...물론 그 뒤에 이어지는 양 팔을 이용한 풍차돌리기가 그녀의 몸이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들겠지만...
"않이, 아무리 큐티냥이 슨배임이 그 부분에서 최고봉이라구 해두 너무 당연한듯이 생각하는거 아님까..."
이번에 뚱해지는 건 그녀쪽이었다. 자주 실려간다고 좋아할 사람이 몇이나 될지... 그러면서도 당신이 그만큼 믿는 구석이 있기에 그런다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는 갔다.
"머리 감아줘여? 슨배임이? 즈 씻어여? 아님 털골라주는 검까? 즈 그거 연구소에서 많이 봤슴다. 서로간의 친애의 표시라던데여?"
단순히 그녀의 풍성하고 북슬북슬한 머리카락 안에 들어있을 잡동사니를 꺼내준다는 뜻이겠지만, 생각보다 단순한 그녀는 그 단어 곧이 곧대로 이해하고선 고개를 갸웃거렸다.
"머... 그런걸 거부할 사이두 아닌거 같지만 말임다... 후움..."
쭈와압 잡아당기면 어느샌가 뽕 하고 떨어져나와 동그랗게 말려버린 볼살경단이 상상되었지만, 역시 현실에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 법이었다. 볼살이 뜯겨 헬쓱해진 사람도 없고,
"호에에~~~ 안전한 미지의 세계가 없는건 또 아님까? 이제 후반부라구 슨배임두 막 떡밥 던지시네여."
당연한듯 메타발언을 술술 내뱉던 그녀는 정말 순수한 의문덩어리만 남아 오히려 물음표를 남발하고 있는 자신의 반응에 내심 분했는지 볼멘소리를 내며 이상한 복수를 다짐하는 당신의 한마디에 오히려 고개를 더 기울여보였다.
"그거야 슨배임, 네오덕배2세라던가 안토니영희18세한테두 곧잘 당했으니까여. 동물 한정으루 허접인 검다."
물론 정말 당신이 동물들의 질척대는 행동이나 애정표시를 버텨내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묘한 미움을 받고 있는지는 알수 없었지만... 그래도 짐작가는 부분이 하나정돈 있었다.
"...슨배임이 타격감이 좀 좋아야지 말임다~~~"
원래 장난이란건 리액션이 작은 사람보다 큰 사람에게 하는게 더 재밌는 법, 하물며 소동물의 몸통박치기 하나도 제대로 막지 못하고 나가떨어지는 반응을 보이면 누구든 동참하지 않을 수 있을까?
"스읍... 진짜 그런 검까... 그건 쵸큼 유감인디..."
자신에겐 그런 속성이 없으니 만약 그러는 모습이 발견되거든 당장 보쌈해서 괴이에 버리라니, 당신의 단호한 말에 그녀는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마치 정말 이질감만 느껴질 뿐 해가 되지 않는다면 아마 괴이의 틈새 어딘가에 밀어넣고서 몰래 지켜보지 않을까? ...바부바부를 스스로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지 진저리를 치는 당신을 보면 정말 그럴 것도 같지만...
"...머래여."
갑작스런 다른 이름 -대단한 비주얼과 몸매를 가진 남자 선배- 이 나오자 그녀는 얼굴을 뒤로 물리며 의심쩍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런거 보믄 바부바부가 아니라 그냥 바부 아닌가 생각될 때두 있서여..."
얄팍해져 호를 그리는 눈매에 떨어진 입꼬리, 묘하게 구겨진 미간이 조합된다면 흔히 말하는 경멸하는 표정이 완성되었을까? 마치 자랑스럽게 자신이 돌머리임을 공표하는 당신을 보며 그런 표정을 지어보이던 그녀는 어딘가에서 꺼낸 커다란 종이를 돌돌 말아 원뿔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 당신에게 씌워주었다.
...그것은 흔히 말하는 '바보 모자(Dunce cap)' 였다... 물론 고정할 끈 같은건 없었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바로 머리에서 벗어나 떨어지겠지만,
"헤에~ 역시 슨배임두 이상형 같은건 있는 검까~ 무식할 정도로 여성성만 강조된 장난꾸러기 여자애보단 목단같아도 조신한 아가씨가 더 잘 어울릴거 같은데여~?"
다만 이상형은 어디까지나 이상형일 뿐, 때론 자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사람에게 이끌릴 수도 있단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우선 그녀부터가 그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