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안경이나 토실이에게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해 버릇해선가 문득 궁금해졌다. 어떤 의미에선 대상의 기억을 읽어 내는 셈인데, 그 대상들의 기억력은 얼마나 유지된담? 기억력이 내 수준이면 며칠 못 갈 거 같은데. 안경이랑 토실이만 믿고 있어도 되나? 연구원한테 그 질문을 했더니 연구원이 썩은 얼굴로 공부 좀 하라며 이론서를 던져 주었다. 요즘 왜케 공부하란 데가 많아;;;;;;;;;;;;; 머리에 쥐가 날 거 같은 기분으로 읽다 졸다를 반복하다가 한 구절에 잠이 확 달아났다. 계수가 충분히 낮다면, 공룡 화석에서 그 공룡의 생전 모습도 볼 수 있다나? 쩐다. 이 정도면 안경이랑 토실이 계속 믿어도 괜찮겠는데??
자수하여 광명 찾자는 생각으로 털어놓은 얘기에 대한 반응은 전혀 뜻밖이었다. 혜우는 불쾌해하지도, 당혹스러워하지도 않았다. 그저 차분하게 내 질문에 답해 주며 자기 얘기를 했을 뿐이다. 사과할 거 없다 말해 주는 건 고마웠다만, 심각한 화제를 꺼냈는데도 쿠키도 케이크도 태연스레 잘 먹는 건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불안해해야 할지 헷갈렸다. 괜찮은 걸까, 얘?;;;;;;;;
그 껄쩍지근한 예감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적중했다.
" 알고 있었어??;;;;;;;;;;;; "
계기도 어처구니가 없다. 중2병 같은 말이 생길 만큼 중학 시절이 철없는 시기라지만 그 비공계 팔로워인 걸 인증하고서 사귀자는 건 뭔 경우여??? 어이가 없어서 입이 안 다물어졌다. 근데 더 황당한 건 그 다음이었다.
" ...??????? "
복수심도 억울함도 안 든다고? 2년이나 수십 명한테 다굴을 당했고, 지금도 이래저래 당하고 있는데 어째서? 아니, 어떻게??;;;;;; 그런 짓을 당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다는 의민가?? 혼자 웅크린 채 떨던 사이코메트리 속 혜우의 모습과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모습의 괴리가 혼란스러웠다. 정말 아무렇지 않았다면, 정말 참은 게 없었다면, 그랬던 순간들은 뭐지? 아무렇지 않은 일이라면 다른 타겟 잡든 말든일 텐데, 그걸 단속해 달라는 까닭은 뭐고?
하다가 안경을 고쳐 쓰는 서연이었다. 내 머리론 부처님이나 예수님이 혜우 입장이래도 지금 혜우처럼은 못하고 안 할 거 같다만, 타인의 맘은 내 맘 같지 않으니까. 어쩌면 이해가 안 되는 게 당연한 일일 테니까. 무엇보다 이유가 뭐든 당사자가 싫다는데도 나 잣대를 들이대면 무례한 짓을 넘어 2차 가해가 되기 십상이다. 커피나 마저 마시려다 이미 캔을 비워 버린 걸 뒤늦게 깨닫고 마른 입이나 다시는 서연이었다.
그러다 저지먼트 얘기로 넘어가자 또 다시 머릿속이 물음표로 가득 찼다. 저지먼트가 자기한텐 부원 보호, 부원의 고충 상담 같은 걸 할 필요 없단 소린가? 저지먼트 부원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필요 없고? 양아름 건이야 원치 않는 개입이니까 그렇다 쳐도, 저지먼트에서 하는 활동엔 다 참여하면서 받는 건 없으면 완전 손해 아닌가?? 왜 손해 보는 일을 하지??
했다가 두 눈을 지그시 눌러 가며 마른 세수를 했다. 에비에비!!! 타인이다. 내 머리, 내 감성, 내 계산으론 도저히 헤아릴 수 없다만, 혜우가 날 이해시켜야 할 이유라곤 1도 없지. 하여 맘대로 조사했으면서 보고서 올리고 말고를 굳이 묻냐는,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지나가듯 던지는 핀잔에나 사과했다.
" 그러게. 미안;;;;;;;; "
내가 생각해도 기만적인 소리였으니.
한편, 혜우가 건강은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다친 사람을 회복시켜 주는 능력인데 본인 건강이 나쁘다니 이게 무슨 아이러니... 잠시만. '다친' 사람을 회복시키는 능력이잖아? 근데 체질적으로 약한 것도 커버가 되나? 물어볼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내 능력이 질병 치료가 아닌 이상, 물어 봤자 내 호기심 충족 말곤 달라지는 게 없잖아.
" 약 꼬박꼬박 챙겨먹는 게 쉽지 않은데. 안 까먹게 조심해. "
결국 하나마나인 소리나 하고 말았다.
스트레인지 건에 관해서도, 혜우는 농담하듯 웃는데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세상 다 귀찮고, 몸이고 뭐가 다 자길 속박하는 대상 같아 해방되고 싶었을까. 애써 상상해 봤지만 잘 안 된다. 난 죽고 싶었던 적도,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던 적도 없었으니까. 한편으론 혜우가 그러면서도 저지먼트에 대한 의무감만은 확실한 게 신기하기도 했다. 아니, 잠시만. 의무감 정도가 아니잖아!!!!!!!!! 유니온이 나한테 레이저를 쐈을 때, 혜우는 그걸 몸으로 막으려고 했다고;;;;;;;;;;;;;;;;;;;;;;;;;;;
" 어...;;;; 아니길 바라는데;;;;;; " " 설마 유니온한테 맨몸으로 달려든 것도 사라지고 싶어서였어;;;;;;;? "
아, 잠만. 이건 아니지;;;;;;;;;;;;;;; 사고방식이야 다를 수 있다 쳐도 통각까지 다르진 않을 거 아냐;;;;;;;;;;;;;;
" 내가 뭐라 할 자격은 없지만;;;;;;;; 그거보단 덜 고통스러운 방법이 있지 않을까;;;;;;;;? " " 넌 5렙이니 세상 번잡스러운 일이랑 엮일 일 없이 집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거나...?? " " 그러자면 유니온의 깽판부터 막아야겠지만...;;;;;;; "
괜히 시간 뺏었나. 혜우는 성실히 대답해 주고 있는데도,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번거롭게 하고 있다는 기분이 더 들었다. 스스로의 머리와 마음이 망가졌다는 덤덤한 말에 동의하기 어려워서, 세상 사람이라고 뭐 대단히 멀쩡하냐, 이유가 뭐든 남한테 별 해코지 않고 살았으면 됐다고 말하고도 싶었지만, 그 말이 차마 나오질 않았다. 제대로 얘기 한 번 해 본 적 없는 타인이 아무 말 대잔치 해 봤자, 신뢰감도 가치 있단 느낌도 안 들 거 아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소문을 사라지게 할 수 없다는 체념적인 반응 역시, 동의하진 않지만 가타부타 말할 수가 없었다. 없었던 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앞에서 떠들지 못하게 막을 방법은 쉽진 않아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사람들은 저 살기도 바쁘기에 차츰 잊어 갈 것이라고. (현생이고 뭐고 내버려 둔 거처럼 인첨스타에서 찧고 빻는 게 낙인 그 수십 명 때문에라도) 완전히 0명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0명이나 다름없어지는 날이 오리라고, 서연은 그리 믿었다. 학폭위 처분이나 법적 처벌 같은 강경책이 그 시간을 앞당겨 줄 수 있다고도 믿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믿음, 피해 당사자인 혜우의 믿음이 아니다. 피해를 입은 것도 혜우, 학폭위 개최나 법적 조치를 취할 때 번거로워지는 것도 혜우, 그런 절차를 무가치하게 여기는 것도 혜우이니, 내가 뭐라고 왈가왈부할까?
그래서 커피를 마시는 혜우가 커피로 입가심하며 이야기하는 동안 수선스러워진 머릿속이나 정리했다. 혜우는 원하지 않아도, 난 그 수박들을 엿먹이고 싶다. 당연히 혜우를 위한 게 아니지. 혜우가 더는 괴롭힘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내가 사실을 알아 버려서, 내가 찝찝해서니까, 역시 혜우를 위한 게 아니다. 저지먼트에서 이 일에 개입한다면? 그건 저마다 이유가 다를 테니 내가 뭐라 판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나는, 혜우를 위해서 개입한다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 혜우가 말한, 미래의 유사 사건에 대한 대비책으론 가해자에게 불이익을 확실히 주는 게 역시 최선이라 생각한다만,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으로선 혜우뿐이라 생각한다만, 그걸로 입씨름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아니, 입씨름할 자격이 나한텐 없다.
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흐트러짐 없이 단정히 얘기해 온 혜우에게 고개나 끄덕였다.
" 응. 시간 뺏어서 미안 "
혜우가 나갔다면 그제야 서연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 보고서 작성이랑 날 속여먹은 양아름 그 수박 들이받기!!!
/ 혜우가 해 준 답변에 서연이가 이러쿵 저러쿵 말 얹어도 좋은 입장은 아닌 거 같아서^c^;;;; 대체로 서술로만 처리했기 때문에 이 정도로 마무리해 주셔도 괜찮을 거 같아요. 이것저것 길게 이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혜우주!!!!!
K는 3학구 바다에 쭈그리고 앉은 채 짜증스레 필터를 씹으며 혜성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바다 속에서 빼꼼 길고 매끄러운 유백색 주둥이를 내밀고 있는 돌고래와 대화라도 하는지 한참을 서있던 혜성은 곧 신고 있는 신발만 벗어 두고 바다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 모습에 K는 기함을 토했다.
"미친놈 아냐 이거! 뭐해!! 요즘 무료해서 콱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라도 했어?!" "누가 죽는답니까. 대화를 하려면 가까이 가는 게 좋으니까요." "이 날씨에 바다로 기어들어가는 미친놈이 어딨어!!!" "바다 안쪽까지는 안들어가요. 파도도 잠잠해서 위험하지도 않..." "아니 미친놈아!!!"
K의 고함소리와 함께 혜성을 바다로 꾀어내던 돌고래의 웃음소리 같은 울음이 바닷가에 울려퍼졌다. 혜성은 K에게 뒷덜미를 잡혀서 질질 끌려나왔다는 건 여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