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그가 그려낸 성채는 무한 증식한 담쟁이 덩굴과 함께 폐기되었다. 타들어간 건 덩굴뿐이었으니 성채는 마저 완성해도 괜찮았겠지만, 아무래도 정인은 그 사건을 굳이 두 번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덕분에 커리큘럼실은 다시 텅 비워졌고 리라의 눈 앞에는 백지가 놓였다. 두꺼운 초능력 연구 논문들과 함께.
잠시 매직미러를 향했던 눈동자가 다시 종이 위로 떨어진다. 관자놀이에 붙은 뇌파 추적 패치가 조금 간지러운 것도 같다. 그러나 연산식을 쓰고, 논문을 읽다 보면 그런 사소한 감각들은 금세 사그라들기 마련이다. 지루하지만 고요한 커리큘럼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같은 시각, 정인은 매직미러 너머에서 연산식을 써내려가고 있는 리라를 응시하다가 이윽고 그의 담당 학생이 충분히 주어진 과제에 빠져든 것 같자 몸을 돌려 데스크탑 테이블로 다가갔다. 오늘은 뇌파 상태가 양호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까. 정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다. 계수 감소 그래프는 이전보다 더 적은 폭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모니터에서 차트로 눈을 옮겨 연초부터 지금까지의 변화를 되짚어보니 그 차이가 더욱 확연히 느껴진다. 그야말로 변수 투성이 피험자. 제대로 커리큘럼을 진행하게 되던 시점부터 쉴새없이 사건을 만들어 오던 담당 학생.
예상할 수 없음은 피로를 부른다. 사실 이만큼의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면 그것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능력자나 레벨이 낮은 상태로 정체된 초능력자에게는 그만큼의 신경을 기울일 가치도 없으니까. 하지만 이리라는 계속해서 성장을 이뤄왔다. 그건 유용함을 증명하는 동시에 적절한 통제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해서 나름대로 여러가지 방법을 고안했었지만 그것 또한 다양하게 방해당했으니 애초에 의도했던 것만큼의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당장 가을 축제 시기의 일만 해도...
"......"
...사실 모든 걸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 자신이 쓸데없이 수용적이었던 것 또한 원인 중 하나일 테니. 정인은 차트를 내려놓은 후 연구원실 한켠에 놓인 테이블과 소파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소파 위에 언제나처럼 놓여 있는 담당 학생의 크로스백을 가만히, 가만히 바라보았다. 뭘 하다 해먹은 건지 조금 튿어진 크로스백 아래쪽 틈으로 매끄러운 노트의 표면이 보인다. 분명 저 노트였지. 별의 별 연구소들에 대한 정보가 가득 적혀 있던.
"......잠깐."
필름을 되감듯 돌아가던 기억이 문득 한 구간에서 정지한다. 동시에 명확한 형태 없던 의심이 비로소 확신으로서 뚜렷해진다. 왜 바로 알아채지 못했을까. 저 노트에 적혀 있던 건 곁눈질로만 봐도 이가 갈릴 정도로 익숙한 글씨체였는데. 며칠 전 마주했던 뻔뻔한 회색 눈동자를 떠올리자 짧은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웃기지도 않은 거짓말을 했군."
그 날, 집에 돌아와 가방을 정리하던 리라는 어떠한 위화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위화감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