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그는 한 번도 스스로를 유능하다 생각한 적이 없었다. 아직 창창한, 불과 서른 중반인 나이에, 한 병원의 부장직에 오른 동시에 한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이란 직함을 달고서도 그 자신이 재능에 축복 받았다 생각한 적이 한 순간도 없었다.
하여 수석이란 직책을 위해 개인실을 받게 되었을 때도 말단이나 쓸 법한 작은 사무실을 쓰겠다고 했었다. 기껏해야 책장 몇 개 들어가고, 개인 책상과 접대용 테이블, 2인용 소파까지 2채 들어가고 나면 넉넉함보다는 빠듯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그러면 직책의 위상이 살지 않는다며 더 큰 사무실을 쓸 것을 권유 받았으나 나중에, 라며 굳이 미뤘었다.
그런 행동으로 인해 주변에서 어떤 말이 나오더라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질긴 정신줄을 가진 인간이기도 했다.
단 한 사람의 반응만을 제외하고.
...오늘도 변함없는 일과를 수행하던 그는 남은 서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아, 참."
뚜벅뚜벅, 묵직하게 복도를 걷던 걸음이 방향을 돌렸다. 최근, 갑작스럽다면 갑작스럽게 사무실을 바꾼 탓에 아직 가는 길이 어색하고 헷갈리는 탓이었다. 그렇게 살짝 돌아 도착한 그의 사무실에는 선객이 한 명 있었다.
"쭌 하이- 나 왔다궁-" "왔냐. 걔는." "오자마자 약 먹이구 옆방에 넣었지용-" "그래."
경박하게 들리는 말투로 그에게 인사를 한 선객은 그의 사무실이 제 집인 양 소파에 다리 뻗고 누워 있었다. 화 낼 법도 한 상황이지만, 하도 겪었는지 작은 한숨만 내쉬었다. 그가 아무 지적 없이 서류가 쌓인 책상으로 가자 선객- 진은 게임 하던 폰을 슬쩍 내리고 그를 보았다.
뭔가 할 말이 있는데 기다리는 것처럼.
시선을 눈치 챈 그는 무시하려고 했지만 계속 힐끔거리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어, 기어코 이마를 손끝으로 짚었다.
"...왜, 뭔데, 할 말 있으면 해." "음- 말해도 화 안 낸다고 약속하면?"
그 말에 그는 잠시 눈을 가늘게 떴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내. 약속해." "진짜지? 나 방금 녹음했다?" "어." "좋아 일단 저장하고... 으음, 그게 그러니까 말이지이."
진이 느닷없이 말꼬리를 늘이면서 말을 하면 그 뒤가 썩 좋은 일은 아니라는 전조나 다름없었다. 아니나다를까, 한 번 들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가 그의 귀에 들어왔다.
"그러니까- 뭘 가져왔다고?" "음- 아마도 금고? 라고 생각하는데에." "그래서, 지금 그거 끌어안고 있다고." "뭐- 현실적으로 보자면 그- 렇지이-?" "바빠 죽겠는데 헛소리를" "앗! 아 화 안 내기로 약속했잖아-" "이걸 어떻게 화를 안 내는데. 젠장."
또 무슨 정신 나간 짓거리를 하려고!
그는 구겨진 인상과 달리 각 잡힌 동작으로 일어섰다. 몸을 세우자마자 곧장 넓은 사무실을 가로질러 내부로 연결된 다른 방의 문을 열었다. 잠겨 있지 않은 문은 저항 없이 순순히 열렸고 그 안에 비치된 간이침대에서 휴식을 취하던 아니, 어쩌면 그저 거기 있을 뿐일 지도 모를 그녀를 보았다.
너비 30센치는 되어보이는 잿빛 금속 박스를 끌어안고 그 위에 녹아내린 듯 기댄 그녀를.
뒤늦게 따라온 진이 뒤에서 안절부절 못 하는 건 무시한 채 저벅저벅, 방 안으로 들어간 그는 눈 앞까지 가도 시선조차 주지 않는 그녀에게 물었다.
"왔는데 인사도 안 하냐."
그녀의 눈동자가 잠깐 위를 향했다. 그리고 다시 아래로.
"그 물건은 뭐야. 너 연구 계획서 제출한 것도 없잖냐. 보고 없이 아무거나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말 했을 텐데."
무응답.
"대답 안 하면 그거 압수한다."
그녀는 꼭 그가 그렇게 말하게 만들곤 했다. 꼭 한 번은, 강압적으로 말을 해야만 대답이든 행동이든 내보였다. 지금처럼.
"그냥... 보관함이에요. 집에 가져갈 거..." "보관함? 돌덩어리가 아니라?"
겨우 대답을 하던 그녀가 금속 덩어리의 측면을 건드렸다. 그러자 덮개가 사라지며 아홉 개의 버튼이 나타나고 그녀의 손가락이 그 위를 오가며 누르니, 정말로 열렸다. 철컥, 소리와 함께 열린 그 내부는 일반적인 금고와 다를 것이 없었다. 단지 아직 아무 것도 없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정말로 그저 단순하게 뭔가 보관하기 위한 물건인가.
질문을 시작한 그는 그 사실까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렇기에 질문했다.
"안에 아무 것도 없잖아. 뭐 넣을 건데."
그리고 곧장 후회했다.
"머리... 아니다, 심장인가..." "뭐?" "뭐긴 뭐에요, 여기에 넣을 거지..." "내가 지금 그걸 되물은게 아니"
젠장!
금방이라도 노성을 지를 듯 그의 얼굴이 구겨지자 그때서야 진이 호다닥 다가와 그의 팔을 잡아 살짝 당겼다.
"쭌쌤- 화 안 낸다고 아까 약속 했잖아, 응?" "너한테 한 소리지 쟤한테 한 말은 아니다." "나한테만, 이라는 말도 없었는 걸? 쭌쌤-" "지금 그걸 말이라고." "쌔애앰-" "...X발."
말투는 여전히 경박했지만 진의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다 알지 않냐는, 이번만이라도 이해해 줄 수 있지 않냐는, 동정 섞인 절박함. 그걸 마주한 그가 그 이상 화를 낼 수 있을 리 없었다. 참고 참은 화를 욕지거리 하나로 압축해 내뱉고 그 방에서 등을 돌렸다.
"오늘은, 이만 데리고 가. 집에 데려다 주든 네 사무실로 데려가든." "그- 래도 돼? 요?" "어. 여기 있어봤자 잠도 안 자는데 둬서 뭐하냐. 바깥 바람이나 쐬게 해." "라져!"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진은 호다닥 그녀에게 다가갔다. 축 늘어진 몸 위로 입고 온 듯한 겉옷을 둘러주며 자 일어나야지 우리 사무실 가서 놀자- 하고 추슬러주는 모습을 그는 잠시 지켜보다가 방 밖으로 먼저 나갔다. 천천히 책상 자리로 돌아가니, 뒤에서 두 사람이 나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달칵, 문 열리고 진의 말이 뒤이어 들렸다.
"그럼 쭌- 오늘은 우리 먼저 갈게- 외롭다고 울면 안 되용-?" "하여간 끝까지. 가라 가, 제발 좀 가." "히히히히히. 그럼 내일 봐!" "어어."
소란이 일렁이던 사무실은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다시 적막에 갇혔다. 오롯이 혼자 남아 침묵하던 그는, 팔로 얼굴을 가리며 의자에 푹 기댔다.
그녀가 말했던, 머리와 심장. 그 의미를, 그가 모를 리가 없었다.
"젠장..."
그는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스스로를 유능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를 만나고부터는 더더욱, 생각할 수 없었다. 고작 어린 애 마음 하나 고치지도 못 하면서 이제는 그것에 신물마저 느끼고 있으면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조용한 사무실에, 듣는 이 없는 탄식만이 한동안 이어졌다.
헛된 꿈 안고 나는 또 노래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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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노래(cover) #4] https://www.youtube.com/watch?v=PoRNsq0ePyg //다른 커버곡이 없어서 원곡 들고 옴 즉당히 혜우 목떡 필터링 해서 들어주기 찡긋 목떡 곡 https://www.youtube.com/watch?v=8oV_qxVSt94
수경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던 그 일련의 사건 이후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수경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하긴 했으나, 완벽한 해결이 아니었다든가 하는 이유로 수경의 상태를 회복시키는 것이 필요한 모양이다. 구체적인 건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아직 십 대의 소녀가 그런 일들을 겪는 게 흔한 일도 아니거니와, 적당히 넘길 만한 일도 아닌 만큼 랑은 병문안을 가보기로 했다.
사실 병문안을 갈 기회는 많았지만, 굳이 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 어차피 퇴원하면 볼 텐데. 그러나 퇴원하고 나서 저지먼트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어져서 퇴원하기 전에 한 번쯤 얼굴을 볼 생각이었다.
"여긴가."
그렇게 도착한 병원은, 생각했던 것 보다 평범했다. 랑이 수경과 함께 갔던 병원이라는 곳은 느낌이 영 좋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그런 곳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어, 랑은 또 그 나름대로 미심쩍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 그렇게 수경이 입원해 있는 병실까지 안내받고 나면, 가볍게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드.. 들어오셔도 괜찮?아요요엣. 마치 혀를 씹은 듯한 말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진짜 목소리가 아니라 그렇게 들리게 했을 뿐이라는 것을 랑은 능력의 발동으로 인해 알 수 있습니다. 문은 잠겨있지 않고 부드럽게 열리고. 수경은 등받침 쿠션에 기대어서 깨어 있기는 했지만 꼼작도 안하고 있는 상태네요.
-어..어서오세용? 당신을 어색하게 맞이하는 건 케이스입니다. 수경도 몸을 제멋대로 늘어뜨리고는 있지만, 고개를 꾸벅이며..
"안녕..하세요.." 간단한 인사를 하네요. 병문안을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병문안 사실을 전달받았기 때문에 케이스는 좀 갈등한 것인가 봐요. 이상하리만치 정돈된 주위를 보니. 케이스가 병문안 안내를 받아서 올라오는 시간동안 계속 정리를 했던 겁니다.
당혹스러운 듯한 목소리가 들리고, 들어와도 괜찮다는 말이 전해지자(들린 게 아니었다) 그대로 문을 열고 들어선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등받침 쿠션에 기대 있는 수경과, 어색하게 자신을 맞이하는 케이스.
"몸은 좀 어떠냐."
랑은 케이스에게 가볍게 고갤 까딱여 인사를 하곤, 정돈되어 있는 병실을 한번 슥 둘러본 뒤에 침대 옆에 있을 탁자에 들고 온 달콤한 케잌을 올려놓았다. 포장 너머로 계피 향이 피어오르는 것 같다. 그리곤 침대 근처에 있을 의자를 적당히 끌어와 앉곤, 케이스를 쳐다보았다. 계속 있을 거냐는 듯한 눈빛.
"연구원 쌤한테 일단 이러이러한 문제로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커리큘럼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해." "너가 정신적으로 힘들잖아? 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실거야." "왜냐면 어쩔 수 없이, 연구원 선생님한테 제일 중요한 건 성과거든, 성과." "연구소도 마찬가지라, 상담비용 정도는 연구소 예산에서 나갈거구."
단풍이의 두 눈이 토끼눈마냥 동그래졌다.
"야, 그 방법을 몰랐네! ...근데, 우리 부모님도 저런데 나 상담받았다가 취업에 지장생기거나 그러진 않겠지?" "얘, 상담센터는 물론이고 정신과 병원도 비밀보장이 원칙이야~! 그런 건 드라마속에서나 있는 일이라구. 너가 밝히기 싫은 정보가 새어나갈 일은 없어! 아, 내친 김에 좋은 데 추천해줄까?"
...그렇게 해서, 우리 상담센터에는 내담자가 한명 더 늘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늘고 있는 거 아냐?) 나한테는 꽤나 잘 맞아서 라포형성도 꽤 된 곳인데, 단풍이에게도 잘 맞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