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살짝 짧은 여학생의 꿀밤이 그녀의 미간을 정확하게 노렸고, 별로 충격이 갈만큼 세개 때린 것도 아닌데 그녀는 과한 액션과 함께 얼굴을 감싸쥐었다.
[방금건 헤드샷이거든. 뭐가 흉부를 맞았단 건지 원...] "으에에... 미간 때리면 엄청 신경쓰이는거 알잖슴까..." [나한테 자주 하는 거니까 너도 한번 당해보라고 하는 거거든.] "차라리 관자놀이를 뭉개버리십셔..." [...그건 다른 의미로 내가 힘들거 같아서 싫거든.]
한동안 오른손으로 이마를 매만진 채 반대편 손은 그대로 허공에 까딱거리고 있던 그녀는 잠깐 손을 멈추고서 말없이 화면만 바라보게 되었고, 갑자기 조용해지자 이상함을 느낀 여학생 역시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왜? 뭔가 못볼걸 본거 같거든?] "어... 그게 말임다. 방금 보안 카메라쪽을 살펴봤는데여..." [...왜? 설마하니 이상한 사람이 들어오진 않았을테고, 카메라 번호를 보면 그쪽은 누가 함부로 들어간다는거 자체가 정신나간 행동일텐데...] "차라리 사람을 찢는걸 보는게 더 나을거 같아여..." [얘는, 섬뜩한 소리 좀 하지 말아줄래?
상담 센터로 커리큘럼을 하러 가 보니 결국 사이코메트리 장비는 이전과 같은 방침대로 개발한다는 모양이었다. 이제 와 최대치의 연산을 구현하려다간 이전까지 썼던 비용이 홀라당 날아가고 앞으로 비용이 얼마나 더 들지 모르니 감당이 안 된다는 결론이었단다. 어느 쪽이건 나로선 상관없다. 내 머리를 장비에 연결한 채 사이코메트리 쓰긴 똑같으니까.
근데 상담 시간엔 말문을 트기가 껄끄러웠다. 그 싸이코에 대한 생각이 잘 정리가 안 돼서였다. 이해할 여지라곤 없게 극악무도한 자를 사람으로 여기려면 어째야 하나? 한참 버벅거리다 저번에 사이코메트리로 접했던 사기꾼 상담 사례로 투덜거렸다. 사람들한테서 십수억 원이나 뜯어먹었으면서 자기 처벌받은 것만 억울해하는 내담자를 어떻게 참냐고.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무지 전형적이고 흔한 것이었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는 마음으로 대한다고. 납득이 안 됐다. 죄는 사람의 행위 중에서 나쁜 걸 분류하는 기준일 뿐이잖아? 나쁜 짓한 사람이 잘못인데 그 분류를 왜 탓한담??
나도 모르게 따지듯 말이 나갔는데도 센터장님은 차분했다. 잘못된 행동은 당연히 잘못됐다고 얘기한단다. 다만 사람은 누구든 잘못을 고쳐 나갈 가능성이 있는 존재임을 믿는 것이란다. 그 믿음을 굳히기 위해 온갖 세세한 걸 캐물어 가며 내담자의 입장과 상황을 이성적으로 납득하고자 노력하고, 내담자와의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공감을 표현한단다. 그 과정에서 내담자 역시 본인이 완전히 망해 버린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발견하길 바라면서. 무슨 말씀이신지 알 것 같으면서도 내 표정이 썩어 가는 게 느껴졌다. 센터장님, 이상주의자야!!!!!!!!!
너무 노골적으로 썩은 표정이었는지, 센터장님이 호탕하게 웃으며 그렇다고 선이 없는 건 아니라더라. 오히려 내담자를 바꿀 수 있는 존재는 결코 상담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단다. 내담자를 바꿀 수 있는 존재는 내담자 자신뿐이라고, 그럴 기회가 아직 있음을 내담자가 실감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상담사는 제 역할을 차고 넘치게 한 것이라고. 그 점을 잊었다간 상담사가 내담자에게 매몰돼서 같이 망가지고 만단다. 사기 전과자를 내담자로 대한 상담사도 그런 마음가짐이었을 거란다.
어떤 잘못을 저질렀든 사람인 이상 그 잘못을 고쳐나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가능성을 실현하는 것은 당사자의 몫이다? 그렇게 정리하며 그 싸이코에 대해 곱씹어 보았다. 재미만을 위해 사람을 죽이고 고문한 건 생각할 것도 없이 개노답이고, 마음 고쳐먹으리라는 기대도 솔직히 전혀 안 된다. 하지만, 그런 자일지라도 자기 삶을 바꾸어 나갈 기회 혹은 바꾸어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을 기회를 아예 박탈당해선 안 된다. 끔찍하게 혐오스러운 자도 인간임을 유념하기? 암만 내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로선 이 정도가 한계다.
태오는 이제 대답도 하기 싫은지 눈을 감아버렸다. 시원은 그러든 말든 종알종알 이야기를 이어갔다. 새하얀 손에 쥔 의료기기는 한 회사가 파나케이아 덕분에 어지간한 자상 정도는 집에서도 쉽게 나을 수 있노라며, 이는 혁신이 될 거라고 연구소에 샘플로 나눠준 것이었다. 버튼만 누르고 상처에 대면 금세 아문다니.
"파나케이아 말이야, 영락의 역작."
이 어찌나 끝없이 가지고 놀기 좋은 도구인가. 태오는 눈을 가늘게 뜨며 아물어가는 팔뚝에 시선을 꽂았다. 어째서 파나케이아의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듯.
"실은 알아, 너랑 가족놀이 하는 거. 그런데 그게, 아무리 가족놀음이라 해도 고작 연고도 없는 이시미 하나랑 놀았다고 눈이 뒤집힐까?" "……." "능력을 보니까 나를 바싹 말려 죽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초콜릿 좋아하는 지팡이 할머니처럼.
태오는 들려오는 속내가 대체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렇다면 파나케이아는 날 죽여서 전쟁 병기의 값어치를 할까? 그건 첫 살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음, 있잖아, 이시미야." "큭……!" "눈 깔아." "흐, 으흐윽……." "사실 너도 생각하고 있잖아. 파나케이아가 사실은 첫 살인이 아니면 어떡하지? 아니면 마지막 살인이 아니면 어쩌지? 만약 파나케이아가 재미를 들리면? 너는 어떻게든 그것을 위로 올리고 싶어하는데, 그 애는 계속 떨어지네. 너 때문에." "……아냐." "아니, 맞아. 이시미야. 그건 너 때문에 끝없이 떨어지고 있어." ─ 나는 다 알아. 너에게 매달려서 울고 미안하다 했는걸? 오빠 잘못은 하나도 없다면서 너를 어찌나 소중히 품던지. 널 위해서라면 살인도 고사할 것 같던데…… 이미 거기에서 추락을 각오했던 거야, 으응, 어쩌면 좋아. 이것도 대충 보아하니 평생 파나케이아를 위해 헌신했는데, 결국 존재 자체로 이렇게 떨어져버리겠네. 재밌겠다.
태오는 팔뚝에서 흐르는 피에 집중하며 애써 눈을 마주하지 않고자 했다.
"제발 닥쳐줄래요……?" "싫어. 파나케이아에게 말해버릴까? 네 오빠 때문에 너는 떨어지고, 그것 때문에 이시미가 더 망가지는 거라고? 그러면 그 아이는 어떻게 반응할까, 으응, 날 죽이려나. 역시 그렇겠지, 너희같은 모르모트들은 가진 것을 난폭하게 휘두르는 법밖에 모르니까. 아, 아닌가?"
시원은 말갛게 웃었다.
"너 때문에 죽으려나. 역시 내가 방해물이라고 영영 잠들어서 오빠 앞에서 눈도 안 뜰까, 오빠가 미안해, 하고 울어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 그렇게 너는 삶을 살아가고, 너는 평생이고 품을까. 재밌겠네에, 응." "……."
태오의 머리가 아득해진다. 영악한 것을 상대하고 역린을 찔리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진다. 차라리 이대로 순응하여 부소장님께 무한한 경애와 찬사를 보내고…….
"……소용, 없어요."
태오는 팔뚝에 힘을 주며 애써 웃었다. 피가 순간 울컥 쏟아졌지만 상관 없다. 하마터면 휘둘릴 뻔했다는 사실이, 하물며 동생으로 자극한단 사실이 더 중요하되 많은 단서가 됐다. 태오는 뺨을 후려치는 손길에 고개를 그대로 이끌리며 바르르 떨었다. 이 정도 처맞는 것이야 상관없다.
"……등 돌릴 만큼 팔자 좋나봐."
더 중한 정보를 손에 얻었으니.
제사장이 바즈라에 온전히 속했다. 계획이 망했구나 싶었지만 무엇보다 극적인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하였다. 태오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도, 다가올 고통에 대비하듯 눈을 질끈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