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손으로 만진 물건'이라면 진짜 뭐든지 상관 없이 똑같은 제질의 창을 만들 수 있어서, 너무너무 단단해서 그 어떤 존재도 흠집하나 내지 못하는 광물로 창을 만든다거나,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신체 능력을 올려주며 마경의 존재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성검을 만지고 같은 능력의 성창을 만든다거나, 일정 이상의 충격을 받으면 폭발하는 마법 물질을 만지고 창을 던져서 폭격을 날린다거나...
듣자하니 치킨은 고기를 튀긴 요리이고 피자는 치즈라는 것을 빵위에 뿌린 것이며 햄버거는 설명이 어려운 미묘한 무언가인듯 싶었다. 다만 반응을 보아하니 꽤나 맛있는 음식인것 같은데 치즈는 뭔지 모르니까 넘어가고 고기를 튀긴건 맛이 없기가 쉽지 않은데. 아무래도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건 고기튀김 정도였다.
" 갑자기 기운이 넘쳐지셨네요. "
코를 열심히 킁킁대는 모습을 보니 아까까지 훌쩍이던 소녀라곤 믿기 힘들었다. 그래도 그 모습임 마냥 귀여워서 흐뭇하게 바라보던 나는 무언가 느껴졌는지 홀린듯이 어딘가로 향하는 알레프의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녀가 도달한 곳에서 가리킨 것을 보자마자 멈칫하고선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알레프, 그건 비누에요. "
냄새로 찾아왔더니 이런 참사가. 결국 아까 내가 이해한 고기 튀김을 먹는게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에 있는 식당들 중에 기름 냄새가 나는 곳이 ... 아 그쪽 방향이었나. 아까 돌아다니면서 무언가 튀기는 냄새가 났던 곳으로 알레프를 이끌고 향했다. 조금 걸어가자 금방 보인 곳은 여러가지 튀긴 음식을 파는 곳이었는데 생선완자튀김, 고기완자튀김, 야채를 튀긴 것까지 여러가지가 있었다.
" 치킨이 이런거랑 비슷한거죠? "
아마 내가 이해한게 맞다면 그럴 것이다. 물론 설명만 들었으니 알레프가 원하는 것과 다를 수도 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다. 그야 알레프와 나는 다른 세계 사람이니까 말이다.
비누가 정확히 어떻게 생긴 건지 몰라도, 몸을 씻을 때 사용하는 도구라는 건 알고 있다. 향긋하니 부드러운 케이크 맛이 날 거 같았던 게 사실은 비누였다니! 소녀는 노점 앞에서 우물쭈물 서성이기만 하다가, 결국 하얀 존재를 터덜터덜 따른다. 허기 느끼는 몸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먹고 싶었다. 소녀는 집에 남겨두고 왔을 컵라면을 떠올린다. 아, 가엾은 라면이여! 차갑게 식어가는 국물과 퉁퉁 불었을 면발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져온다.
풀 죽은 표정으로 라클레시아의 뒤를 따르던 소녀, 확 들이쳐오는 먹음직스러운 냄새에 고개 퍼뜩 쳐든다.
"어? 음, 그런가?"
그럼에도 소녀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확실히 노릇노룻한 튀김옷을 입힌 게 치킨과 비슷하긴 하지만, 냄새와 생김새는 상당히 달랐으니. 양념 따위도 없었고. 그렇지만 치킨도, 피자도 햄버거도 없는 낯선 곳에서 음식 가리기나 할 처지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먹는 즐거움마저 잃어버린 채 말라비틀어지고 말 거다! 이내 소녀는 눈 앞의 고기완자 튀김을 덥석 집어먹는다.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
의심은 곧 확신이 된다. 바삭한 튀김옷, 사르르 녹는 고기! 소녀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음식물을 허겁지겁 씹어 삼킨다. 그리고 다시 한 개를 집어먹고, 먹고, 또 먹고... 이거, 말리지 않으면 여기 놓인 것들을 전부 먹어치울 기세다!
설마 비누를 처음 보는건가? 나는 처음으로 이 소녀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 바로 청결 상태에 대해서. 다만 가까이 있었어도 냄새 같은건 하나도 나지 않았는데. 뭔가 특수한 방법으로 청결을 유지하는건가 싶었다. 비누를 모르는 것치고 머리카락도 깔끔한 편이고. 살짝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튀김을 파는 가게로 데려갔다.
" 그래도 튀긴거니까 맛은 있을꺼 ... "
아, 이미 하나가 알레프의 입 속으로 들어갔다. 그거 좀 뜨거울 것 같은ㄷ.. 두개째다. 세개, 네개 순식간에 소녀의 입 안으로 들어가는 튀김의 종류가 늘어난다. 이거 공짜 아닌데? 나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가게 주인장과 눈을 마주쳤다. 주인장도 이런 경우는 처음인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나와 알레프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 아 ... 그 ... 하하 그게 말이죠. "
어쩔 줄 몰라하는 사이에 알레프의 입으로 들어가는 튀김의 수는 늘어만 갔다. 다섯개, 여섯개, 일곱개까지 늘어나자 나는 순간 정신이 퍼뜩 들어 알레프를 뒤에서 끌어당겨 매대에서 멀찍이 떨어뜨려 놓았다. 이걸 어쩐담. 이미 나는 소녀의 보호자 같은 느낌으로 되어있는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도 가진거 없다구요.
" 이건 ... 제가 지금은 가진게 없는데 어떻게하면 좋을까요. "
이럴땐 최대한 불쌍한 척을 해야한다. 나는 긍지 높은 노던 엘프의 라클레시아 테시어, 이럴때는 긍지가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내 불쌍한 척이 통했는지 쫄쫄 굶은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어른으로 봐주고선 다음에 부탁하는 일을 좀 해주는걸로 괜찮다는 답변을 들었다. 고개를 조아리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 나는 알레프를 바라보며 말했다.